소설리스트

갓오브블랙필드-355화 (35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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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당신을 믿습니다.

박승용의 팰콘이 서다시피 수직으로 치솟는 순간이었다.

“내 뒤에 적기가 붙었다!”

3번기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우우웅! 위이이아아아앙!

거꾸로 돈 팰콘이 땅으로 곤두박질치는 순간, 박승용은 아득해지는 정신을 잡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3번기! 적기 안으로 들어가! 내가 잡는다!”

후이이이잉!

아래를 스치고 지나가는 적기에 팰콘이 흔들렸다.

“회피기동!”

박승용은 연속으로 악을 쓰며 스틱을 좌측으로 틀었다.

콰으으으응!

아군에게 격추된 적의 팬텀 한 대가 불을 뿜으며 아래로 떨어지고,

띠띠띠띠띠띠띠.

박승용의 팰콘이 적의 레이더 조준 범위에 들었다는 경고음을 연달아 쏟아냈다.

“3번기! 지금이다!”

휘이이이잉!

박승용은 3번기가 오른쪽으로 돌다가 왼쪽으로 트는 틈을 파고들었다.

적은 F-4 팬텀을 12기나 끌고 왔다.

이 근처를 완전히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편성인 거다.

거기에 F-14 톰캣이 10기, 미그 29가 8기다.

콰으으으으응!

그 사이 또 한대의 적 팬텀기가 불을 뿜으며 아래로 떨어졌다.

띠띠띠띠띠띠띠.

뒤엉켰지만, 허공이다.

박승용의 뒤를 적기가 악착같이 따라붙고 있었다.

회피기동?

명칭은 좋은데 막말로 ‘페인트 모션’이다.

오른쪽으로 가는 것처럼 크게 선을 그리다가 느닷없이 왼쪽으로 가는 것!

박승용은 스로틀 레버를 밀면서 사이드 스틱을 몸쪽으로 세차게 당겼다.

휘이이이이잉!

하늘과 땅이 거꾸로 변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3번기가 적의 추격을 따돌린 순간이었다.

콰아아앙!

“7번기! 탈출해! 탈출하라고!”

폭발음이 들렸고, 연달아 이기도의 고함이 터져 나왔다.

팬텀을 노리던 7번기가 당했다.

3번기를 엄호하던 그 짧은 사이에 말이다.

날개에 불이 붙은 7번기가 고꾸라지는가 싶더니,

퍼어어엉!

탈출도 못 했는데 공중에서 폭발했다.

죽음을 아쉬워할 틈?

“내 뒤에 붙었다! 내 뒤에 적이 붙었다!”

이어져서 이기도의 다급한 무전이 들려왔다.

박승용은 스로틀 레버와 사이드 스틱을 거침없이 움직였다.

위이이이이잉!

하얗게 빛나는 해가 캐노피의 오른쪽에서 왼편으로 스치고, 땅과 하늘이 왼쪽에 반, 오른쪽 반으로 보인다.

“내가 잡는다! 5번기!”

삐삐삐삐삐삐.

적의 기체가 미사일 범위에 들어왔고,

띠띠띠띠띠띠.

박승용의 팰콘도 적의 미사일 범위에 담겼다.

“1번기! 위험합니다! 나오세요!”

여기서 나가면 이기도가 맞는다.

그리고 여기에서 5번기 이기도를 잃으면 적의 팬텀이 여유를 갖는다.

기체를 좌우로 비트는 이기도를 미그 29가 따라붙고, 그 뒤를 박승용이, 다시 또 다른 미그 29가 박승용을 노린다.

숫자가 너무 부족했다.

‘내 목숨은 이미 태극기에 바쳤다!’

박승용은 팰콘을 위로 들었다가 삽시간에 아래로 내리꽂았다.

삐이이이이이.

달칵.

피슈우우우우우우!

날개 끝의 암람이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박승용의 팰콘이 옆으로 던진 것처럼 회전하며 멀리 날아갔다.

쒜에에에에에엑!

전투기의 엔진음이 몸을 파고드는 것처럼 들렸다.

강찬은 이를 악문 채로 위를 향해 달렸다.

저격수가 움직이면 그만큼 잡기 어렵다.

다행이라면 적기가 폭격을 하지 못했고, 비행기 소리에 어지간한 발걸음 소리는 아예 들리지도 않는다는 것이었다.

“허억! 허억!”

정상 근처까지 달린 강찬과 제라르가 가쁜 숨을 내쉬었다.

잡는다! 이 개새끼를 잡아야 아군이 동굴로 피한다!

강찬은 제라르에게 세 곳을 가리켰다.

제라르가 맡아야 할 공간이다.

후욱. 후욱.

숨을 고른 강찬은 천천히 앞으로 나갔다.

각도가 이상한 풀, 풀 사이에 불쑥 솟은 나무, 그것도 아니라면 지면과 다르게 올라온 자리.

쒜에에에에엑!

한데 뒤엉킨 비행기 소리에 몸이 저릿저릿했지만, 악착같이 보이는 것들에 집중했다.

8대가 30대를 감당하는 싸움이다.

우선 동굴에 몸을 피한 다음, 가능하다면 아군기를 빠져나가게 하고 싶었다.

높게 올라와서인지, 비행기 탓인지 바람이 좀 더 세게 불었다.

강찬은 나무와 나무를 의지해 조금씩 움직였다.

어디지? 어디 있지?

제라르도 아직 수색 중이다.

분명 이 근처일 텐데.

어쩌면 바로 옆이나, 코앞에 있는 건지도 모른다.

아니면 지금쯤 조준경 십자선에 머리를 걸었는지도.

치잇.

그때였다.

“대장. 내가 동굴 앞으로 움직일 거요. 저격수가 날 쏘기 전에 잡으쇼!”

석강호의 무전이 들어왔다.

이 미친 새끼!

강찬의 반경 바깥에 저격수가 있다면 석강호는 일단 대가리가 터지고 출발이다.

다급한 거다.

30대의 적기를 8대의 아군기가 막고 있어서 언제 폭격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석강호를 조급하게 만든 걸 거다.

아무리 전투기 소리가 요란해도 이곳에서 무전을 하기는 어렵다.

강찬은 독이 잔뜩 오른 눈으로 주변을 훑어갔다.

강찬의 눈이 사정없이 번들거렸다.

쒜에에에에엑! 쒜에엑!

“6번기! 빠져! 빠져!”

이기도의 고함에도 6번기는 고집스럽게 적의 팬텀을 따라잡았다.

지금 6번기가 쫓는 팬텀이 지상을 노린 것은 안다.

그렇더라도 미그기를 꼬리에 다는 건 너무 위험한 일이다.

그아아아아앙!

적기가 아래로 향했고, 뚝 떨어지는 것처럼 6번기가 밑으로 꽂혔다.

“6번기! 빠지라고!”

“잡았습니다! 적기를 잡았습니다!”

푸쉬이이이이이!

6번기가 암람을 발사한 직후였다.

그를 쫓던 미그기가 AA-11 미사일을 뿜었다.

콰으으응! 퍼어어어엉!

적의 팬텀과 6번기가 동시에 허공에서 화염으로 변했다.

그아아아아아앙!

박승용의 기체가 중심을 잃은 것처럼 뚝 떨어지다가는 한순간에 자세를 잡았다.

삐이이이이이.

6번기를 터트린 미그 29가 그의 레이더에 잡혔다.

달칵.

푸시이이이이.

콰으으으으응!

‘제발!’

박승용은 간절하게 바랐다.

지상군이, 며칠 전에 보았던 강찬이 피할 곳을 찾아 몸을 숨기길 말이다.

후욱. 후욱.

모든 것이 천천히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다.

머리칼이 곤두설 정도로 날이 날카롭게 올랐고, 목과 등줄기가 서늘할 정도로 독기가 피어났다.

개새끼! 어디 숨어봐라.

폭격을 각오하고도 아군을 노린다면, 나는 폭격을 각오하고 너를 잡아주마.

강찬은 전에 없이 피어난 독기를…….

멈칫.

강찬의 시선이 한 곳을 향해 굳었다.

유독 풀이 뭉친 곳.

그리고 바람이 불어도 뻣뻣하게 버티는 풀줄기.

강찬은 방아쇠에 손을 걸었다.

그리고 그 순간, 석강호의 무전이 들렸다.

치잇. “지금 움직일 거요.”

피식.

봤다. 총구가 묘하게 움직이는 것을 말이다.

푸슝! 푸슝! 푸슝! 푸슝! 푸슝!

강찬은 대강 짐작되는 저격수의 대가리부터 몸통까지 세 발, 그리고 그 너머에 두 발을 연달아 갈겼다.

와락!

강찬이 먼저 뛰어들었고,

철커덕!

제라르가 옆에서 불쑥 달려들었다.

푸슝! 푸슝! 푸슝!

가슴을 맞아 울컥거리는 엄호병에게 강찬이 한 발, 제라르가 두 발을 더 갈겼다.

중간에 놓인 RPG7이 강찬의 시선을 당겼다.

이 새끼들은 루트를 잡고 기다린 거다.

여기를 헬리콥터로 날았으면?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결과가 나온다.

치잇. “이쪽은 잡았다! 혹시 저격수가 더 있을지 모르니까 동굴에 들어갈 때 나눠서 뛰어들어가!”

강찬이 무전을 마치는 순간이었다.

쒜에에에에에엑!

쿠우우우웅! 콰으으으응!

앞쪽 산에서 커다랗게 불기둥이 치솟고, 땅이 흔들렸다.

폭격이다!

치잇. “서둘러!”

강찬이 고함을 지른 다음이었다.

쒜에에에에에엑!

앞산을 폭격했던 전투기가 커다랗게 몸을 틀었다.

힐끔.

강찬은 제라르를 보았다.

‘하나! 둘!’

안다. 알아서 그러는 거다.

미치고 팔짝 뛰겠지만 이럴 땐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와락!

강찬과 제라르가 동시에 산 아래로 몸을 던졌다.

콰자작! 콰자자작!

미끄러져 내려간다고?

아니!

이건 그냥 산에서 떨어진 거랑 같다.

나무에 부딪히면 뼈가 부러지고, 돌에 머리를 찧거나 목이 부러지면 바로 사망이다.

부웅.

언덕을 만나면 몸이 높다랗게 뜨고,

철퍼덕! 콰자작! 콰자자작!

바닥에 처박힌 몸이 뱅글뱅글 돈다.

찌익!

뾰족한 돌에 허벅지가 찢기고!

콰악! 콰가각!

커다란 돌에 가슴을 찍히면 숨이 턱 막힌다.

세상이! 땅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

그러나 이보다 빨리 산을 내려가는 방법은 없다.

콰으으으응! 콰으으응!

조금 전에 서 있던 곳이 불바다로 변하며 또다시 땅이 커다랗게 흔들렸다.

조금만 늦었으면…….

철퍼덕! 철퍽!

강찬과 제라르가 산의 아래로 처참하게 처박혔다.

‘끄으으.’

신음은커녕,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부시시시시!

흙덩이들이 강찬과 제라르를 덮칠 때였다.

콰악!

강철규와 남일규가 강찬을 잡아당겼다.

그아아아아아앙!

박승용의 팰콘이 중력을 무시하는 것처럼 치솟았다.

지상에 폭격이 시작되었다.

6번기가 죽음을 각오하고 팬텀을 잡았던 이유다.

쒜에에에에에엑!

“8번기! 꼬리에 붙었어!”

또다시 이기도의 고함이 들렸다.

“저놈을 못 잡으면 아군이 견디질 못합니다!”

그아아아아아앙!

박승용이 기체를 억지로 트는 순간이었다.

띠띠띠띠띠띠띠!

적의 미그기가 뒤에 붙었다.

레이더를 볼 필요도 없었다.

콰악!

박승용은 원을 그리듯 사이드 스틱을 감았다.

그으아아아아앙!

삽시간에 하늘과 땅이 뒤집혔다가 바로 섰고,

삐삐삐삐삐삐.

삐이이이이이.

꼬리에 붙었던 미그기가 앞에 있었다.

달칵.

푸쉬이이이이이이!

박승용의 팰콘이 폭발을 피해 처박히듯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띠띠띠띠띠띠띠.

‘어떻게?’

박승용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콰으으으으응! 콰아아아아앙!

8번기가 잡은 팬텀과 박승용이 잡은 미그기가 동시에 공중에서 화염으로 사라졌다.

그아아아아아앙!

박승용은 다시 던진 것처럼 팰콘을 옆으로 굴렸다.

우아아아아아앙!

그리고는 거짓말처럼 수직으로 치솟았다.

순간!

“8번기! 돌아! 돌아!”

이기도의 무전이 들렸고,

“늦었습니다! 제발 아군을 지켜……!”

퍼어어어어어엉!

8번기가 허공에서 커다랗게 터져나갔다.

그아아아아아아앙!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다.

연료가 돌아가기에도 아슬아슬했다.

쒜에에에에에엑!

“잡았다! 내가 잡았다!”

4번기의 무전이다.

꽈으으으으응!

그리고 적의 톰캣이 터져나갔다.

“5번기다! 적을 잡았다! 뒤를 막아줘!”

그아아아아아아앙!

박승용은 바로 이기도의 팰콘 뒤로 떨어져 내렸다.

“뒤는 내가 맡는다! 5번기!”

“제발! 잡혀라! 제발!”

미친 듯이 허공을 휘젓는 팬텀을 이기도의 팰콘이 악착같이 따라붙고 있었다.

이기도나, 함께 싸우고 있는 다른 파일럿 누구 한 사람 연료를 걱정하지 않는다.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는 것!

박승용은 편대원들이 이렇게 자랑스러울 수 없었다.

띠띠띠띠띠띠띠!

박승용의 팰콘이 위험하다고 악을 써댔다.

“서둘러라! 5번기!”

“잡았다!”

피쉬이이이이이이이!

쒜에에에에엑! 그아아아아아앙!

이기도가 왼편으로, 박승용은 오른편으로 튕겨 나갔다.

콰으으으으으응!

팬텀이 커다랗게 폭발했고, 뒤를 쫓던 미그기가 팰콘의 화염을 피하지 못했다.

쒜에에에에에엑!

이런 기회를 놓칠 박승용이 아니다.

그의 팰콘이 왼쪽으로 뱅글뱅글 돌아서 당황한 미그기의 뒤에 붙었다.

달칵.

푸시이이이이이이!

그아아아아아아앙!

팰콘이 높다랗게 치솟았을 때 미그기가 커다랗게 폭발했다.

뾰족한 돌을 든 100명이 순서대로 한 번씩 찍으면 딱 지금 강찬과 제라르의 몰골이 나올 거다.

긁히고 찢기고, 움푹 팬 상처가 온몸에 셀 수도 없이 박혔다.

붕대로 온몸을 묶을 건 아니다.

“다예.”

“알았소.”

석강호가 다가와 대검으로 붕대를 잘라 돌돌 말았다.

그리고는 움푹 팬 상처에 손가락으로 구겨 넣었다.

‘끄윽.’

한두 곳이 아니다.

비무장 팀 대원들이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는 앞에서 석강호는 무려 여섯 곳이 넘는 강찬의 몸에 붕대를 말아 집어넣었다.

“묶읍시다.”

“제라르를 먼저 치료해.”

석강호가 다시 제라르에게 다가가 붕대를 말아 밀어 넣었다.

동굴은 꽤 깊었다.

쒜에에에에에엑! 그아아아아앙!

곽철호가 다가와 피가 겨우 통할 정도로 강찬의 상처를 묶어줄 때였다.

“윤상기! 아군 전투기와 교신할 수 있어?”

강찬이 뒤를 돌아보며 악을 썼다.

전투기 소리가 동굴 안을 할퀴고 지나가서 어지간한 소리는 들리지도 않았다.

“가능합니다!”

“그럼 교신 잡아줘!”

윤상기가 벽돌 크기의 무전기를 꺼내 귀에 댔다.

쒜에에에에엑! 쒜에엑!

삐이이이이이!

박승용이 적의 톰캣을 잡았다.

달칵.

푸시이이이이이!

사이드 와인더가 날아가는 순간,

그아아아아앙!

박승용의 팰콘이 공중 고개를 벌이는 것처럼 뱅글뱅글 옆으로 날았다.

하늘이 땅이 서너 번을 뒤엉킨 직후였다.

박승용이 사이드 스틱을 대각선 앞으로 디밀자 청룡열차가 뚝 떨어지는 것처럼 기체가 아래로 고꾸라졌다.

“내가 잡았다! 엄호해! 엄호해!”

그때 이기도가 또다시 고함을 질렀다.

그아아아아아앙!

박승용의 팰콘이 뱅그르르 돌며 이기도의 뒤로 치솟았다.

“내가 지킨다! 5번기!”

쒜에에에엑! 쒜엑! 쒜에에에엑!

띠띠띠띠띠띠띠.

박승용의 팰콘이 경고음을 커다랗게 울렸다.

당장은 5번기의 뒤를 비킬 수가 없다.

이기도를 죽게 할 수는 없는 거다.

쒜에에에에엑!

뚝 하고 가라앉은 팬텀을 쫓아 5번기가 가라앉았고, 박승용의 팰콘이 연달아 가라앉았다.

불쑥불쑥 올라온 산들이 빠르게 스쳤고,

그아아아아아앙!

굴곡을 따라 급하게 기체를 틀었으며,

우아아아아아앙!

미친 것처럼 위로 치솟았다.

푸쉬이이이이이!

이기도가 사이드 와인더를 발사하는 순간,

그아아아아앙! 쒜에에에에엑!

5번기와 박승용의 팰콘이 교차하는 것처럼 허공에서 엇갈렸다.

쒜에에에에엑!

적의 톰캣이 급하게 허공으로 치솟았다.

5번기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그아아아아앙!

5번기가 느닷없이 뱅그르르 돌아서 톰캣의 뒤에 붙었다.

치잇. “파견소! 우리는 안전하다! 이만 빠져나가라!”

그때 강찬의 음성이 무전을 통해 들렸다.

우아아아아아앙!

박승용은 5번기의 뒤를 다시 지켰다.

띠띠띠띠띠띠띠.

적은 바보가 아니다.

숫자도 많다.

그리고 살아남은 미그기와 톰캣이 모두 박승용을 먼저 잡기 위해 줄줄이 매달리고 있었다.

“우리는 이미 돌아갈 연료가 없다! 최선을 다해 적기를 막을 테니 대한민국을 부탁한다!”

무전은 모두 들었다.

그아아아아아앙!

그리고 그에 대한 답을 하는 것처럼 몸부림치는 적의 톰캣을 이기도가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시간이 없다! 서둘러! 5번기!”

띠띠띠띠띠띠띠.

박승용은 몸을 빼지 못한다.

이기도가 무방비 상태로 당하기 때문이었다.

쒜에에에에에에엑!

눈 깜짝할 사이에 두 번이나 몸을 비튼 5번기의 뒤를 박승용이 막아설 때였다.

“비행물체 접근 중! 속도 900노트! 숫자가 엄청나다! 반복한다! 비행물체 접근 중! ”

2번기의 무전이 다급하게 들려왔다.

그아아아아아앙!

띠띠띠띠띠띠띠.

박승용의 팰콘이 당장 뒤에 붙은 미그기부터 피하라고 악을 써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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