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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오브블랙필드-326화 (326/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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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입을 다물어?

김형정은 강찬에게 위험을 감지하는 동물적인 감각이 있음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위험한 일이다.

그 판단이 잘못되었을 경우, 어떤 혼선이 빚어질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경고를 받고 미리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지금도 그렇다.

아비부를 만난 직후에 황기현과 리비아 요원 살해의 연결점을 찾아보라고 했다.

김형정은 새삼 사건을 바라보는 눈이 넓어진 느낌이었다.

그 정도를 몰랐냐고?

웃기는 소리다.

뒤집어서 탈탈 털다시피 황기현의 주변을 조사했고, 그 과정에서 당연하게 리비아의 요원 살해 건과의 연관성도 살펴보았다.

더구나 요원 살해와 몽골 기습이 아랍계 적에 의해 일어났고, 비공식 정보로 리비아 민병대와 UIS가 연관되어 있으며, 황기현의 죽음 역시 그들이 즐겨 쓰는 자살 폭탄 테러다 보니 더더욱이나 연관점을 찾으려는 노력은 이미 있었다.

당장 오늘만 해도 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수단과 차드에서 우리 요원들이 펼치는 작전만 모두 7개가 넘는다.

김형정은 모니터에 떠오른 자료를 하나씩 샅샅이 살폈다.

잠시 후, 그는 화면에 떠오른 자료를 들여다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리비아에서 왜 요원들이 살해됐는지 밝히지 못했다.

황기현과 송창욱이 왜 테러를 당했는지도 모른다.

도대체 아는 게 뭔데?

국가정보원 삼성동 분실장인 김형정은 온몸의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었다.

프랑스 정보총국장을 구금하고 사살 명령을 내릴 사람이 전 세계에 몇 명이나 되겠나?

그렇게 강찬이 앞에서 고독하게 달려가고 있는데 국가정보원 전체가 수장을 잃고도 아직 어떤 증거도 얻지 못하고 있었다.

폭탄 테러는 잔인했다.

황기현, 송창욱을 경호하던 요원들 모두 별이 되었을 정도로 커다란 폭발이었다. 그래서 당시 상황을 제대로 얻을 수도 없는 처지였다.

“후우.”

김형정은 탁자에 놓인 담배를 집어 들었다.

찰칵.

강찬은 러시아로 날아가서 바실리를 만나고, 다시 중국에 들러 양범을 만난 다음 돌아올 예정이었다.

그 안에 반드시 증거를 찾아야 했다.

유일한 단서는 황기현과 송창욱의 테러 시간이 겹친다는 것이었다.

새벽 1시다.

우연일까?

정말 우연히 두 사람 모두 새벽 1시에 퇴근한 걸까?

김형정은 담배 연기를 길게 뿜고 황기현과 송창욱의 통화 기록을 하나씩 살폈다.

사건 당일뿐만 아니라 그전부터 두 사람은 아예 통화 자체가 없었다.

문자도 없었다.

따각. 따각.

마우스 버튼을 눌러가며 통화기록을 살피던 김형정은 느닷없이 등줄기로 소름이 쭉 끼쳤다.

‘이게 왜……?’

연료자원청 청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한 날이다.

그날 저녁을 황기현, 송창욱, 김형정이 함께 먹었다.

황기현이나 송창욱 모두 명함에 휴대전화 번호를 넣지 않았다. 그래서 송창욱의 전화기에 황기현의 번호를 입력해 주었다.

김형정이 직접 말이다.

분명 통화 버튼을 눌러서 양쪽 번호를 입력했다.

그런데 그 기록도 없었다.

‘뭔가 있었구나!’

김형정은 테러 현장에 떨어져 있던 솜털 하나쯤을 찾은 느낌이었다.

***

자가용 비행기다.

라노크가 이용하던 것보다는 작았지만, 그래도 속 편하게 움직이는 것을 생각하면 민간 항공기를 이용하는 것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어후!”

석강호는 끝내 사무실 앞의 백화점에서 대추야자를 사 왔고, 제라르, 최종일과 함께 그 많은 양을 다 먹어치웠다.

“입이 너무 단데? 종일아, 컵라면 먹을래?”

강찬은 고개를 젓고 말았다.

경호를 핑계로 악착같이 따라붙더니 이 긴박한 순간을 완전히 ‘식도락 여행’으로 만들어 버린 거다.

강찬은 홀로 앉아 국가정보원에서 넘겨준 노트북을 꼼꼼하게 살폈다.

뭔가 있다.

아비부 그 개새끼의 표정과 눈빛에 담긴 여유에는 분명 이유가 있는 거다.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그때 김형정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김형정입니다. 혹시 지금 노트북 보고 계십니까?”]

“예.”

김형정은 살짝 흥분한 음성이었다.

[“전에 제가 원장님과 청장님의 전화번호를 입력하느라고 통화한 적이 있는데 그 기록 자체가 없어졌습니다.”]

이게 도대체 뭐라는 거지?

[“원장님과 청장님의 통화 기록이 의도적으로 삭제된 겁니다. 두 분이 테러를 당한 시간이 새벽 1시인 것과 통화기록이 삭제된 것에 무언가 연결된 것 같은데 혹시 짐작 가시는 일 없으십니까?”]

강찬은 노트북 옆의 메모지에 김형정이 쏟아낸 말들을 알아보기 쉽게 메모했다.

[“여보세요? 강찬 씨?”]

“듣고 있어요. 그러니까 두 분이 아무도 모르게 다른 번호로 연락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씀이신 거지요?”

[“예! 사고 사흘 전에 원장님께서 청장님 기록까지를 직접 삭제하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원장님의 통화 기록은 특수팀만 확인합니다. 원장님이 이걸 모르실 리가 없는데 굳이 삭제하신 겁니다.”]

“다른 삭제 목록은 없나요?”

[“직접 삭제하셨기 때문에 제가 기억하는 것처럼 따로 기억하지 않는다면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거 봐라?’

컴컴한 동굴에서 반짝하는 빛줄기가 스친 느낌이었다.

[“원장님과 청장님의 댁에 요원들을 파견했습니다. 나오는 것이 있으면 따로 보고드리겠습니다.”]

“예. 고생하세요.”

강찬은 전화기를 내려놓고 노트북의 기록들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김형정의 말을 확인한 정도이지, 다른 걸 발견할 수는 없었다.

강찬은 담배를 집어 들었다.

찰칵.

“후우.”

엄지발가락만큼 진전이 있었다.

이렇게 조금씩 다가가다 보면 언제고 아비부의 대가리를 움켜쥘 수 있을 거다.

강찬은 마우스를 움직여 놈의 사진을 화면에 올려놓았다.

‘개새끼. 그때 눈을 파버릴 걸 그랬나?’

자꾸만 독한 생각이 들었다.

***

아비부는 9층의 VIP 룸 유리창에 시선을 두었다.

높다랗게 솟은 국제 빌딩이 사거리 대각선 건너편에서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준비는?”

[“지시만 내리시면 바로 시행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대응은?”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비부가 경멸한다는 투의 웃음과 함께 국제 빌딩을 노려보았다.

불과 며칠 전 폭탄 테러로 요인 둘을 잃었음에도 한국은 다른 테러에 무방비로 있었다.

“전사들을 위로하고, 애송이의 이동을 계속 보고하도록. 이번 성전이 애송이와 꼬레아에 우리의 위대함을 알리는 훌륭한 교훈이 될 것이다.”

[“알겠습니다.”]

전화기를 내려놓은 아비부는 흡족한 얼굴로 국제 빌딩을 바라보았다.

***

국가정보원에서 중동지역으로 파견된 요원들은 아예 목숨을 내놓다시피 움직였다.

지금 필요한 건 정보였다.

황기현과 송창욱의 테러, 몽골 기습, 그 외에 전쟁과 관련한 단서를 건지기 위해 사방으로 뛰어다녔다.

큰 줄거리는 안다.

UIS와 리비아 민병대라는 정보도 받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국가정보원 요원들은 현지 정보원과 끄나풀들을 통해 지휘자와 테러에 가담한 자들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물론 그럴수록 죽음이 좀 더 확실한 모습으로 달라붙었는데 그걸 두려워하는 요원은 없었다.

엄지환도 마찬가지였다.

치잇. “엄지환. 들려? 감도 괜찮아?”

당장 귓속에 감춘 이어셋의 무전을 확인했고, 무기와 돈 가방도 챙겼다.

해가 머리 꼭대기에 있는 시간이었다.

“이곳에 얼굴이 알려지지 않아서 초짜인 너를 보내는 거니까 절대로 고집 피우거나 욕심내지 마.”

“알겠습니다.”

엄지환이 다부지게 답을 했다.

“위성 좌표만 얻으면 된다. 접선 깨지더라도 부담 가질 것 없어. 불러주는 대로 외우고 만약 상황이 이상하면 바로 다음 접선 장소로 달려. 알았어?”

“예.”

“아직 한국에 보고도 제대로 못 한 거니까 위성 좌표를 못 얻더라도 상관없다. 현직 정보 장교다. 조금만 수상하다 싶어도 바로 빠져나와.”

엄지환이 안쓰러운지 선배 요원은 두 번, 세 번, 잔소리처럼 주의사항을 늘어놓았다.

“다녀오겠습니다.”

엄지환은 목표 지점이 멀리 보이는 2층에서 나와 약속된 장소로 걸었다.

치잇. “현재 이상 없다. 자리에 앉아도 좋다.”

무전은 이어셋을 통해서 들을 수만 있다.

엄지환은 이집트 알 파이옴의 외곽에 있는 카페에 앉아서 담배를 입에 물었다.

찰칵.

라이터를 켜서 불을 붙이는 동안 덩치가 커다란 직원이 다가왔다.

“두리두 안탑 모랍(تريد أن تأمر؟, 주문하시겠습니까)?”

“데쉬아이 알벳 하렛(الشاي البارد, 차가운 차).”

아랍어라고 지껄일 수 있는 건 몇 개 되지도 않는다.

주문을 마친 엄지환은 오른손에 라이터를 쥔 채로 담배의 재를 털었다.

엄지환은 슬쩍 오른손을 보았다.

라이터의 불이 나오는 방향이 분명 아래로 향해 있었다.

별로 긴장되지는 않는데 이상하게 목이 탔다.

엄지환이 나직하게 숨을 내쉴 때 점원이 커다란 유리컵을 가져다주었다.

얼음이 담긴 시커먼 색의 차가 가득 담겼다.

엄지환은 차를 들어서 입에 가져갔다.

이런 걸 마시는 건 바보짓이고, 심하게 표현하면 자살 행위와 같다.

정보전에 뛰어든 요원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죽을지 모르는 삶을 산다. 그러니 목을 부여잡고 길바닥에서 몸을 떨다가 죽고 싶지 않다면 이런 차를 함부로 마셔서는 안 되는 거다.

엄지환은 마치 생각난 것이 있는 것처럼 컵을 다시 내려놓았다.

그리고 전화기를 꺼냈다.

물론 자연스럽게 차를 마시지 않기 위해 한 행동이지 당장 전화를 걸 곳이 있는 건 아니었다.

엄지환이 전화기의 번호를 확인하다 석강호의 이름을 보고 픽 하고 웃을 때였다.

“Four two point six two, One three six point nine three(42.62, 136.93).”

영어로 짧게 숫자 들렸다.

기습적으로 들린 숫자다.

돌아볼 수도 없다.

엄지환은 얼른 담배를 발로 끄고, 새 담배를 꺼냈다.

찰칵.

한 번 더 불러달라는 의미였다.

“Four two point six two, One three six point nine three(42.62, 136.93).”

실제로 숫자가 다시 한 번 더 넘어왔다.

반복해서 확인해도 앞과 똑같았다.

그래서 엄지환은 악착같이 흩어지는 숫자를 기억하려 애썼다.

이제 가방을 두고 일어나면 모든 게 끝난다.

엄지환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이었다.

투두둑! 투둑! 투두두둑!

느닷없는 총소리가 사방에서 동시에 들려왔다.

와라라락!

엄지환은 상체를 숙이고 빠르게 앞으로 달렸다.

투두둑! 퍼버벅! 투둑! 파삭!

엄지환이 있던 탁자가 터지며 컵이 요란하게 부서졌고, 뒤쪽에 있던 이집트 중년 남자가 고꾸라졌다.

타앙! 타앙! 투두둑! 투둑!

무전이 없다.

선배 요원들과 교전이 벌어졌…….

투두둑! 피비빙! 투둑! 피이잉!

엄지환의 주변 흙이 거칠게 터져나갔다.

꾸욱.

숨 가쁘게 달리면서 엄지환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조금 전에 보느라 걸려있던 석강호의 번호였다.

투두둑! 투둑! 타앙! 타앙! 타앙!

머릿속에서 숫자가 자꾸만 흐트러졌다.

치잇. “뛰어! 접선 장소 포기하고 달려!”

엄지환의 귓속에 숨긴 이어셋에서 선배 요원들의 외침이 들렸다.

제발! 번호가 헛갈립니다!

치잇. “어떡해서든 그 좌표 전달해!”

선배 요원들의 두 번째 외침이 들린 순간이었다.

[“여보세요?”]

석강호의 걸걸한 음성이 들렸다.

“사십이점육이, 백삼십육점구삼!”

[“여보세요? 야? 너 뭐라는 거야?”]

“제발 외우세요. 사십이점육이, 백삼십육점구삼!”

투두두둑! 퍼버버벅! 투두둑! 피이잉! 피잉!

[“뭐라고?”]

“좌표예요. 사십이점육이, 백삼십육점구삼!”

석강호는 답이 없었다.

불러준 숫자를 외우려고 하는 게 분명했다.

엄지환은 골목을 돌았다.

“헉헉! 헉헉!”

최대한 이곳을 빠져나가야 했다.

구석진 건물 앞까지만 가면 숨을 곳이 있었다.

***

석강호는 엄지환이 불러준 숫자를 강찬 앞에 놓인 메모지에 휘갈겨 썼다.

“이게 뭐냐?”

“지환이가 전화를 걸어서 다짜고짜 외우라고 불러준 숫자요. 뒤에서 총소리가 나던데요?”

강찬은 숫자를 들여다보았다.

“좌표! 좌표라고 합디다.”

외인부대 있으면서 지도의 위도와 경도를 보는 법은 알았다.

“지환이 아시잖소? 엄지환이.”

“알아. 총소리가 났다고 그랬냐?”

“맞소. 총소리가 들렸고, 다급한 소리로 제발 외우라고 세 번이나 불러준 거요.”

석강호의 표정을 본 제라르와 최종일이 다가왔다.

“일단 김 팀장님에게 물어보자.”

강찬이 전화기를 들었을 때였다.

“위성 좌표 아닙니까?”

제라르가 숫자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세 사람이 제라르를 바라보았지만, 강찬만 말을 알아들었다.

“위성 좌표?”

“제가 요즘 계속 위성 사진을 보고 있었잖습니까? 뒤에 숫자가 좀 더 많이 있을 수도 있지만 대개 이렇게 표시하거든요.”

“그래서 여기가 어딘데?”

“그건 모르겠습니다.”

그럼 그렇지.

이 새끼한테 뭔가를 기대하면 안 되는 건데.

“대장. 제라르가 뭐라는 거요?”

“위성 좌표 같다는데?”

“위성 좌표요?”

석강호가 눈을 껌벅이다가 장소가 어디냐고 물었다.

“그건 모르겠단다. 일단 김 팀장님에게 전화해 보자.”

이번엔 세 사람이 바라보는 앞에서 강찬은 전화기를 들었다.

[“김형정입니다.”]

“팀장님. 지금 엄지환에게서 전화가 왔는데요.”

[“엄지환이요? 엄지환 요원 말씀하십니까?”]

“예. 전에 리비아에 함께 갔던 그 엄지환이요. 총소리가 나는 상황에서 좌표라고 숫자를 불러줬거든요.”

김형정이 “잠시만요.” 한 다음에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현재 이집트에 있습니다. 오늘 정보를 얻을 것이 있다는 보고만 있었고, 아직 정확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지금 좌표를 불러줬다고 하셨습니까?”]

이거 봐라?

강찬은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설명했고, 메모지에 적힌 번호를 불러주었다.

“총격전이 벌어진 것 같다던데 상황 확인되세요?”

전화기를 귀에 대고 있던 석강호가 강찬을 향해 고개를 저어댔다.

“이쪽에선 엄지환과 연락이 안 됩니다.”

[“현지 책임자도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또다시 자판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보내주신 위성 좌표는 일본과 러시아상의 공해입니다. 동해와 연결된 지점입니다.”]

“공해? 바다를 의미하는 그 공해요?”

석강호와 최종일이 서로를 마주 봤고, 제라르는 답답한 얼굴로 강찬을 살폈다.

[“예. 위성 좌표는 그렇습니다. 일단 다른 가능성을 확인해보겠습니다.”]

“예, 그리고 엄지환이랑 이집트 상황 아시는 대로 연락 부탁드려요.”

전화기를 끊은 강찬은 통화 내용을 세 사람에게 알려주었다.

“그렇게 긴박한 상황에서 연락한 좌표라면 이 근처에 선박이나 잠수함이 있다는 뜻 아닐까요?”

선박이나 잠수함?

강찬은 멍한 얼굴로 제라르를 보았다.

“바다의 좌표를 검토하는 건 주로 지정된 선박이나 잠수함을 확인하는 경우였습니다.”

강찬은 전화기를 들었다.

그리고 김형정에게 전화해서 해당 지역에 있는 선박이나 잠수함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렇지 않아도 확인했는데 해당 지역을 지나는 선박은 없었습니다. 잠수함은 사무실로 옮긴 지원팀에 협조를 요청하겠습니다.”]

“이집트 요원들은요?”

[“아직 연락이 되질 않습니다.”]

빌어먹을!

강찬은 이를 악물었다.

“제라르. 만약 여기 잠수함이 있다면 확인할 방법이 있었냐?”

“사무실에 있던 애들은 자국에서 넘어온 정보를 바탕으로 확인하는 것 같았습니다. 위치가 그쪽이라면 러시아나 중국, 일본 잠수함일 확률이 높지 않겠습니까? 아! 일단 러시아하고 중국에서 지원 나온 놈들에게 한번 물어보지요?”

“그걸 알고 있을까?”

“그놈들 자기네 잠수함 위치는 계속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우리 애들 있었지?”

“예.”

강찬은 급하게 전화기를 들었다.

구석에서 석강호가 “야! 메시지 들으면 바로 전화 좀 해!” 하고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대장! 그 새끼들, 선박의 위치는 알려주지만 잠수함은 입을 다물 겁니다.”

제라르가 다부진 표정으로 건넨 말을 들으며 강찬은 번호를 찾아 통화 버튼을 눌렀다.

입을 다물어?

그럼 찢어서라도 열게 해야지.

신호음이 느긋하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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