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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오브블랙필드-319화 (319/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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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와라.

시커먼 윤곽이 다가오고, 잠시 후 적의 복장이 확인될 정도로 거리가 가까워졌다.

비무장 팀 26명, 증평 특수팀 10명, 오광택이다.

적은 차동균의 판단처럼 300명쯤 되었다.

양동식은 눈앞에서 적이 지나가자 저절로 입에 침이 고였다. 이렇게 긴장한 순간이면 사람 목에서 놀랄 정도로 커다란 소리가 난다.

그래서 이건 삼키면 안 된다.

부스슥. 부슥. 부스슥.

몽골의 황야다.

어둠 속에서 적들은 높고 낮은 굴곡을 따라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차동균의 계획은 간단했다.

교전이 벌어지면, 강철규, 남일규, 양동식이 적을 잘라 들어간다. 그런 다음, 처음 매복해 있었던 가운데의 움푹 들어간 곳에서 적을 상대한다.

케이크를 크게 세 조각으로 자르는 것처럼 적을 갈라놓는 것이 첫 번째, 다음으로 안팎에서 공격하는 게 두 번째, 마지막으로 조각난 적을 하나씩 해치우는 거다.

비무장 팀마다 증평의 특수팀을 붙여두었다.

강철규와 김태진의 뒤에는 오광택과 특수팀 대원이, 남일규의 뒤편에는 윤상기와 대원 한 명, 그 외에 양동식의 뒤에도 두 명의 증평 특수팀 대원이 있었다.

차동균은 지휘권을 넘겨받은 때부터 지금까지 이를 악물고 있었다.

강철규를 비롯한 비무장 팀 선배들이 적진으로 달려드는 작전이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적의 정체를 모른다.

강철규에게 감당할 수 있는 적의 숫자를 듣기는 했지만, 계획을 세운 차동균은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 가는 심정이었다.

부스슥. 부슥.

적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온몸의 솜털이 바싹 서는 느낌이었다. 극장에서 끝도 없이 이어지는 광고를 보고 있는 느낌, 그렇게 끔찍할 정도로 지겨운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적이 원하는 지점에 도착했다.

강찬과 함께했던 경험이 없었다면 절대 지금처럼 침착하지 못했을 거다.

차동균은 숨을 천천히 들이마셨다.

그리고 들이마시는 숨만큼이나 천천히 검지를 움직였다.

방아쇠에 건 검지를 당기면, 그 순간부터 늘상 말하는 지옥문이 열리는 거다.

모두가 비슷한 자세로 차동균의 사격을 기다리고 있었고, 마침내 차동균이 확실하게 방아쇠를 당겼다.

타아앙!

닫혀있던 지옥문을 걷어찬 듯한 소리가 터졌다.

타앙! 타다당! 타아앙! 타다당! 타당! 타다당!

황야다.

그런데도 어디에 부딪히는지 총소리가 무시무시한 여운을 뿌려대며 주변을 맴돌았다.

삽시간에 적들이 짚더미처럼 넘어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다.

투두둑! 투둑! 투두두둑! 투둑!

적들도 빠르게 자리를 잡았고, 사격을 시작했다.

경험이 많은 지휘자도 눈에 띄었다.

이 상태에서 버티기로 들어가면 숫자 싸움이 된다.

치잇. “대기조 진입!”

차동균의 음성이 무전을 타고 들어왔다.

와라락! 와락! 와라락!

강철규와 김태진이 적진으로 달려들었고, 남일규와 양동식이 구대원들을 이끌고 뛰어나갔다.

타다당! 타당! 타당! 타아앙! 타다당!

차동균의 지시를 못 들은 대원은 없다.

뒤를 받친 대원들이 미친 듯이 방아쇠를 당겨댔다.

타다당! 타당! 타다당! 타앙! 타다당!

M16과 K2 소총이 연신 불을 뿜었고,

투두둑! 투두두둑! 투두둑! 투두두둑!

적의 AK 소총에서도 요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차동균을 비롯한 증평의 특수팀 대원 모두 미친 듯이 총을 쏴댔다.

선배들이, 늘 뿌듯한 시선으로 후배들을 바라봐 주는 선배들이 대뜸 적진으로 달려들어 간 거다.

타아앙! 피이이잉! 타다당! 피이이이융!

투두둑! 피비빙! 투둑! 투두두둑! 피비비빙!

황야가 삼키지 못한 총소리를 연달아 뱉어냈고, 그 소리가 바람을 찢어발겼다.

오광택은 연신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타앙! 타앙! 타앙! 타앙!

K2 소총의 반동이 어깨를 흔들었고, 노릿한 화약 냄새가 코를 파고들었다.

투두둑! 퍼버벅! 투둑! 퍼벅! 투두둑! 퍼버벅!

적이 쏘아댄 총탄이 그의 주변에 사정없이 박히는데도 오광택은 변함이 없었다.

강철규와 김태진을 노리는 적을 찾아 가늠자에 올리고 방아쇠를 당긴다.

막아야 한다. 지켜줘야 하는 거다.

커다랗게 튕겨 나가는 적을 확인하거나 동정할 틈은 없었다.

드드득!

강철규가 왼손을 내밀면 여지없이 적의 목이 기괴하게 뒤틀렸다.

그것뿐이 아니다.

피윳! 푸시시!

오른손이 움직이는가 싶으면 여지없이 적의 목에서 피가 솟구쳤다.

걷는 것도 아니다.

그냥 적진을 달린다.

총구를 돌렸던 적이 같은 편 때문에 주춤했는데 그 짧은 순간에 강철규는 적의 목을 돌리거나 갈라버렸다.

김태진은 강철규와 이렇게 가까이서 싸워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를 엄호하며 달리는 동안 혼이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사방이 적이다.

누군가 방아쇠 한번 당기면 목숨이 끝나는 거다.

투두둑! 투둑! 투두둑!

실제로 죽음을 직감한 적은 무턱대고 총을 쏘았다.

그런데도 강철규는 멈추는 법이 없었다.

드드득! 털썩! 푸시시시! 터얼썩!

목이 돌아가거나 갈라진 적들이 강철규가 지나간 다음에 바닥에 고꾸라졌다.

엄호는 관두고 김태진은 강철규를 따라 달리기도 벅찼다.

타다당! 타당! 타다당! 타다당! 타당! 타다당!

목숨을 내놓은 듯한 오광택과 대원의 엄호가 무척이나 큰 힘이 되었다.

목표 지점까지는 20미터 거리다.

철퍽! 철퍼덕!

그런데 거짓말처럼 적의 한가운데를 강철규와 김태진이 삽시간에 뛰어들었다.

철커덕! 철컥!

강철규는 등에 메고 있던 소총을 앞으로 돌렸다.

지익! 지이익! 지익!

김태진이 시체를 당겨 벽을 쌓는 틈이다.

타앙! 퍼억! 타앙! 퍼억! 타앙! 퍼억! 타앙! 퍼억!

강철규의 총에서 한 발이 나갈 때마다 반드시 적 한 명이 고꾸라졌다.

스페츠나츠가, 백랑대가, 북한의 공강병들이 진저리치던 비무장왕의 모습이 몽골의 황야에서 완벽하게 되살아나고 있었다.

타다당! 투두둑! 투둑! 타앙! 타다당! 투두둑!

퍼버벅! 퍼벅!

남일규를 따르던 대원이다.

그가 경련처럼 몸을 떨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강철규가 귀신같은 솜씨로 막아주고 있는데도 말이다.

터억! 드드득! 피잇! 피윳! 피시시시시!

남일규는 악착같이 적의 목을 돌렸고, 대검을 휘둘렀다.

적들이 세 토막으로 갈라졌다.

움푹 들어간 공간에 처박혀서 총을 쏴댔는데 한가운데에 강철규와 김태진이 똬리를 트는 바람에 효과적이진 못했다.

양동식은 구대원들의 엄호를 받으면 미친 사람처럼 길을 뚫었다.

다르다.

비무장 지대에서 싸웠던 방식과 전혀 다른 싸움이었다.

그러나 그런다고 물러날 마음은 없었다.

이 싸움은 이겨야 할 이유가 있었다.

푹! 피잇!

양동식이 적의 목을 찌른 대검을 거칠게 잡아챘을 때였다.

타앙! 타앙! 타앙! 타앙! 타앙!

눈앞에서 강철규가 총을 쏘고 있었다.

김태진은 차동균의 첫 번째 계획이 멋지게 성공했음을 알았다.

300명의 적을 맞아 가운데를 차지할 생각을 하다니. 그런데 이런 기발한 작전이 지금까지는 성공한 거였다.

타앙! 퍼억! 타앙! 퍼억! 타앙! 퍼억!

귀신 같은 사격 솜씨를 지닌 강철규가 안에 있기에 더욱 완벽해 보이는 작전이었다.

머리를 드는 적, 아군을 노리던 적들이 강철규의 총소리가 울리는 순간마다 여지없이 고꾸라졌다.

대략 절반 비슷한 적을 죽였다.

염려했던 것보다 적의 전투력이 높지 않았다.

세 곳으로 나뉜 적들이 전열을 가다듬는 사이, 전투가 잠시 느슨해졌다.

양쪽이 모두 시체를 당겨 앞에 쌓았다.

부스럭. 부스슥.

각각 다른 방향을 맡았던 남일규와 양동식이 바닥을 기다시피 해서 강철규에게 다가왔다.

이마와 팔, 그리고 상체 두어 곳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다친 곳은?”

강철규가 소총을 겨눈 채로 물었다.

“저는 괜찮습니다. 선배님. 허리 묶겠습니다.”

김태진이 화들짝 놀라서 시선을 내렸다.

그리고 그제야 강철규의 허리 부위에 피가 배어 나오는 것을 알았다.

“놔둬라. 스친 건데 요란 떨 것 없다.”

강철규는 정말 대수롭지 않다는 투였다.

김태진은 미안함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엄호는 고사하고 부상당한 것도 모르고 있었던 거다.

치잇. “기지를 6시로 잡고, 12시 방향 적을 먼저 칠 계획입니다. 강 선배님. 준비가 끝나면 알려주십시오.”

그때 차동균의 무전이 들렸다.

치잇. “알았다. 이쪽에서 준비가 끝나면 바로 알려주겠다.”

강철규가 답을 하고 났을 때였다.

“저놈들 정규군도 아닌 것 같은데요?”

붕대를 다 묶은 양동식이 의아한 얼굴로 강철규의 눈치를 살폈다.

“함께 움직일 대원 선발해라. 6명이면 되겠다.”

“예.”

대답은 지켜보던 남일규가 했다.

강철규는 정말이지 누구도 거역하기 어려운 카리스마를 뿜어낼 때가 있었다. 지금처럼 말이다.

***

강찬은 김형정과의 통화를 마치고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리바아 놈들이란다. UIS 민병대. 퇴역한 특수팀 놈들이 지휘관으로 들어가서 최근에 전력이 많이 강화되었다는데?”

“얼마나 갔답디까?”

“정확한 숫자는 아직도 파악이 안 된 모양이다.”

석강호가 나직하게 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민병대라니까 좀 낫소. 퇴역한 특수팀이라야 몇 명 되지도 않을 거고.”

강찬은 슬쩍 창밖을 보았다.

일주일이나 남았다. 아비부가 오기로 한 것은.

그 새끼를 만나기 전에 할 수 있는 바를 다 해놓고 싶었다.

전화기를 든 강찬은 번호를 찾아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연결음이 세 번 울린 다음이었다.

[“주연께서 어쩐 일인가?”]

빈정거리는 듯한 바실리의 답이 있었다.

“바실리. 내가 로망과 조쉬를 제거해버리면 어때?”

[“흥!”]

무시하겠다고 기다리고 있었던 놈처럼 답이 나왔다.

[“조쉬 같은 놈들은 얼마든지 죽여주마. 핵탄두가 어디 있는지 알아낼 수만 있다면 말이지.”]

염병할!

몽골 기지에 UIS 민병대가 들이닥친 것만 해도 정신 사나운데 이놈은 핵탄두들 들고 나선다.

[“북한에 백날 가봐도 그곳엔 답이 없어. 자넨 정보 세계를 너무 단순하게 바라보고 있는 거야.”]

“흠.”

강찬은 대놓고 한숨을 내쉬었다.

문재인과 황기현의 간절한 바람을 바실리는 이렇게 평가하고 있는 거였다.

[“놈들은 북한을 핑계로 삼았을 뿐이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핵미사일을 날리려고 하는 거지. 실제로 북한에서 발사할 가능성도 물론 있다. 그럴 경우, 북한은 그게 서울로, 그것도 핵탄두를 장착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돈 받고 장소만 빌려줄 뿐인 거다.”]

실없는 웃음이 나왔다.

[“북한이 정말 전쟁에 관해 의논할 생각이었으면 아마 5천억쯤 요구했겠지. 이번 일이 북한 지도자에게는 자다가 느닷없이 돈벼락을 맞은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야.”]

“미국이 송금을 모른 척하는 건?”

수화기 건너에서 답답함을 털어내는 듯한 한숨이 들려왔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미국은 무조건 남는 장사다. 한국이 지불하는 돈으로 재래식 무기를 털어낼 수 있고, 차세대 발전 시설에서 다시 지분을 챙길 기회도 얻는다. 우리와 중국 때문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못해서 그렇지.”]

“더럽게 복잡하군.”

[“한국은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어. 만약 대통령과 정부가 조금만 어리석었어도 지금쯤 자네를 제외하고 우리끼리 앞으로 한국을 어떻게 할지 의논하고 있었을 거다.”]

“솔직하게 묻자.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

바실리에게서 답이 없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다음이었다.

[“조쉬가 핵탄두를 내놓을 만한 조건을 생각해 봐. 라노크와 양범, 그리고 내가 뒤를 쫓고 있다. 이런 건 분명 밝혀진다. 다만, 우리가 찾아내기 전에 핵탄두가 발사될 수도 있으니까 그가 솔깃해할 만한 제안. 그걸 제시하는 게 가장 빠르다.”]

“조쉬의 연락처는?”

[“난 교환원이 아니야.”]

바실리의 대꾸가 웃겨서 강찬은 피식 웃고 말았다.

[“그 잘난 정보총국에 연락하면 바로 알려줄 거다.”]

그런데 그게 기분 나빴던지 딱딱한 바실리의 답이 건너왔다.

“고맙다. 바실리.”

[“조쉬를 상대할 때는 긴장을 늦추지 마라. 놈은 빈틈을 절대 놓치지 않아.”]

뚝.

바실리다운 통화였다.

강찬은 수화기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석강호가 궁금한 눈치여서 우선 지금의 통화를 알려주었다.

“그럼 조쉬란 놈을 만날 생각인 거요?”

“아는 놈부터 만나는 게 낫지 않겠냐?”

“아는 놈이요?”

석강호의 질문을 받은 강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

12시 방향에 적은 40명쯤 됐다.

솔직히 숫자에 비해 전력은 별로였다.

물론 특출난 능력을 지닌 지휘자나 대원들이 있긴 했는데, 불행하게 이쪽에는 강철규가 있었다.

그래서 초반에 설치던 적들은 대개 강철규의 소총에 시체로 변해 있었다.

간간이 소총 소리가 울리는 도중이었다.

“준비 끝났습니다.”

남일규의 보고를 받은 강철규가 헬멧으로 손을 올렸다.

치잇. “차 대위. 이쪽은 준비가 끝났다.”

치잇. “알겠습니다.”

곧바로 차동균의 답이 있었다.

치잇. “작전 지시가 떨어지면, 오 대표님, 윤상기는 12시 방향 강 선배님 팀을 엄호합니다. 중앙은 김태진 선배님께서 지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스으응. 스응. 스응. 스응. 스응.

남일규와 양동식, 그리고 세 명의 대원들이 왼쪽 어깨에 있던 대검을 뽑아들었다.

철컥! 철커덕! 철컥! 철컥!

강철규가 탄창을 확인하는 순간에 김태진과 남는 대원들이 연달아 소총을 확인했다.

멀리 있는 오광택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피가 바글바글 끓는 기분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강철규와 함께 적진으로 뛰어들고 싶었다.

군인이, 특수팀이 이런 것인 줄은 정말 몰랐다.

리비아에서는 그저 끔찍하기만 했었는데, 조금 전 강철규와 김태진이 적진에 달려드는 것을 볼 때의 감정은 뭐라고 표현해야 하는 건지.

그냥 이 사람들은…….

씨발! 이래서 사람은 배워야 하는 거다.

대신하고 싶었다.

적진에 달려드는 것을, 심지어 죽는 것조차 대신할 수 있다면 정말 그렇게 해주고 싶었다.

이래서 죽을 자리에 서로 가겠다고 다투는 거였을까?

이제 또 새로운 전투가 벌어진다.

강철규, 남일규, 양동식, 그리고 세 명의 대원이 적진으로 달려가는 거다.

빗발치는 총탄을 뚫고, 적이 바글거리는 한가운데를 향해 달려가야 하는 여섯 명.

오광택은 소총을 바싹 당겨 어깨에 붙였다.

지킨다. 지켜낸다.

오광택이 눈빛을 번들거리는 순간이었다.

치잇. “작전을 시작하겠습니다.”

무전기에서 차동균의 말이 들렸다.

움찔! 콰악!

튀어 나가려던 양동식의 뒷덜미를 남일규가 잡아챘다.

“야, 이……! 좀!”

‘왜? 뭐야?’

양동식이 이유를 몰라 눈치를 살필 때였다.

치잇. “셋. 둘…….”

차동균이 숫자를 거꾸로 셌다.

“작전!”

타다당! 타당! 타다다당! 타다당!

투둑! 투두둑! 투두둑! 투둑! 투두둑!

아군이 일제히 사격을 시작했고, 적들이 반격을 가했다.

와라락! 와락! 와라락!

강철규를 시작으로 남일규와 양동식, 그리고 대원 셋이 빠르게 적진으로 달렸다.

타앙! 타앙! 타앙! 타앙! 타앙! 타앙! 타앙!

달리면서 소총을 쏘는 강철규를 아군 모두가 보았다.

비무장왕이다.

전설처럼 떠도는 그의 닉네임이 말이다.

그냥 뛰어난가 싶었다.

리비아에선 대원들 지휘를 잘하는 거구나 싶었다.

그런데 지금의 강철규를 본 증평의 특수팀 대원들은 그가 왜 그렇게 불리는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강찬이 앞에 있는 것처럼 든든했다.

쿠드스 600명을 상대하면서도 단 한 번도 밀리지 않았던 그 강찬이 선두에서 뛰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타다당! 타당! 타다당!

강철규의 모습이 대원들의 피를 끓게 했다.

달려가면서 한 발에 한 명씩 적을 쓰러트린다.

아군은 마약이라도 처먹은 것처럼 힘이 나고, 적은 강철규에게만큼은 소총을 겨누고 싶지 않아진다.

와라락! 와락! 와라락!

소총 소리가 요란한 가운데 남일규와 양동식이 적진으로 뛰어들었다.

타앙! 타앙! 타앙! 타앙! 타앙! 타앙!

강철규가 한쪽 무릎을 꿇은 자세로 대원들을 지켜주고 남은 대원들은 다시 강철규를 엄호한다.

“씨발!”

오광택이 대뜸 욕을 뱉었다.

이상하게 가슴이 후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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