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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시작된 거였구나.
두두두두두두.
거센 바람을 일으키며 헬리콥터가 기지 앞에 내려앉았다.
컨테이너로 만든 막사 위로 태극기가 휘날리고, 그 옆으로 기관총과 휴대용 미사일이 있었으며, 경비대원이 단단한 자세로 서 있었다.
강철규가 자세를 낮추고 기지로 움직였다.
“오셨습니까?”
김태진이 그를 맞았다.
“별일 없었나?
“사소한 항의가 두 건 정도 있었는데 우리 식으로 처리했습니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 연신 갖가지 용품들이 내려오고, 오광택과 남일규, 양동식이 아는 체를 했다.
두 사람은 일단 막사로 움직였다.
끼이익.
혹독한 겨울이 지난 덕분에 막사 안은 그럭저럭 포근한 느낌이었다.
“커피 한잔 하시겠습니까?”
“그럴까?”
커피를 타러 움직이는 김태진을 보며 강철규가 가볍게 웃었다.
“왜 그러십니까?”
“이제 좀 틀이 돌아왔구나.”
“그런 것 같습니다.”
김태진이 비슷하게 웃으며 종이컵 두 개를 들고 소파로 옮겨왔다.
“군살이 빠지니까 움직이는 것이 확실히 다릅니다.”
강철규가 나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태진이 네 덕분에 국가의 부름을 다시 받았고……. 고맙다.”
“나이 드셨나 봅니다. 전에는 제가 그렇게 물을 가져다 드려도 힐끔 보시기만 했는데.”
강철규가 소리 내서 웃었다.
“웃으시는 것도 그렇고, 이번에 좋은 일이 있으셨습니까?”
“그냥 뒤늦게 건강 찾았고, 이렇게 모인 것이 좋아 그렇지.”
종이컵을 들어 커피를 마신 강철규가 표정을 가라앉혔다.
“일주일 내외로 적의 기습이 있을 예정이란다.”
김태진이 긴장한 눈빛으로 강철규에게 집중했다.
“내일쯤 증평의 후배들 열 명이 휴가 형태로 기지에 합류할 계획이다.”
“적이 누군지는 아십니까?”
강철규가 짧게 고개를 저었다.
“기습이 있을 것도 부원장님이 겨우 얻어낸 정보라고 들었다.”
“부원장님이라면……?”
“강찬 부원장님.”
“아……!”
김태진은 어딘가 강철규가 변했다고 느꼈다.
“이번 기습은 철저하게 우리 방식으로 대응하겠다. 밤을 이용할 확률이 높으니까 당장 내일부터 준비하고, 증평의 후배들이 오면 함께 배치했으면 싶다.”
“선배님께서 지시하시는 대로 준비하겠습니다. 그런데 적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습니까?”
“글쎄. 기습이고, 이곳이 러시아와 몽골, 중국의 경계선이니까 대규모 병력은 아니라는 게 맞지 않을까?”
“그렇지요.”
김태진이 고개를 끄덕일 때 밖에서 커다랗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나갔다 오겠습니다.”
“급할 것 없어.”
김태진이 막사를 나간 다음이었다.
강철규는 쇼핑백과 양복을 싼 커버를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방의 왼편에 있는 옷장이 강철규가 사용하는 것이다.
문을 연 강철규는 커버를 벗겨내고 양복을 옷장 문 안쪽에 걸었다. 이렇게 하면 옷장을 열 때마다 문에 매달린 양복을 바로 볼 수 있다.
다음은 구두다.
강철규는 쇼핑백에 들었던 구두를 옷장의 안쪽에 내려놓았다.
그날 강찬과 식사할 때 꼭 한 번 신었던 구두다.
강철규는 양복과 구두를 번갈아 본 다음, 나머지 옷들을 옷걸이 채로 옷장에 걸었다.
이제 문을 닫으면 된다.
번득.
그런데 그 순간, 옷장 문을 잡았던 강철규의 눈빛이 매섭게 빛났다.
***
쿠웅. 쿠웅. 쿠웅. 쿠웅.
삼성동 사무실을 나선 직후다.
강찬의 심장이 무겁게 뛰었다.
숨 막히는 경고였다.
“왜 그러십니까?”
“석 선생 병원에 경호 요원들 배치했어?”
“예. 확인해 볼까요?”
강찬은 고개만 끄덕였다.
최종일이 빠르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몇 마디를 나눈 뒤에 통화를 마쳤다.
“주사약 때문인지 지금 주무신답니다. 상태가 꽤 호전됐다고 조만간 퇴원하실 정도랍니다.”
강찬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심장은 아무렇지 않게 뛰고 있었다.
전쟁 소리를 들어서 예민해졌나?
염병!
껌 버리고 포장지 입에 넣는 것만큼이나 어처구니없는 소리다.
불과 며칠 전에도 전투를 치르고 온 강찬이 아무렴 전쟁 소리에 놀라서 심장이 쿵쾅거리겠나.
우선은 심장이 진정된 것이 다행이었다.
라노크부터, 강대경, 유혜숙을 거쳐 몽골의 기지까지, 잠깐이지만 떠오른 사람들의 숫자가 너무 많았다.
한두 명, 한두 곳이 아닌 거다.
사무실로 향하는 길이다.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전화가 울렸다.
번호를 확인한 강찬은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강찬 씨. 어디에 있습니까?”]
“사무실에 가는 길입니다. 무슨 일이세요?”
가뜩이나 심장의 경고가 있은 직후여서 강찬은 통화에 집중했다.
[“그렇다면 사무실에 잠깐 들러볼까요?”]
여유 있는 대꾸여서 안심이 되었고, 옅은 웃음도 나왔다.
“사무실 위치는 아시겠지요?”
[“물론입니다.”]
“지하주차장에서 바리케이드 쪽으로 들어오시면 됩니다. 얼마나 걸리세요?”
[“삼성동 호텔에서 나가는 길입니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강찬은 최종일에게 내용을 알려주었다.
“점심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게 그렇게 되나?
강찬의 시선을 받은 최종일이 고개를 갸웃하며 입을 열었다.
“주로 무슨 차를 드십니까?”
“홍차. 그리고 긴 이야기를 할 때면 시가를 즐기시기도 하지.”
“홍차는 티백이 있는데 시가는 없습니다. 제대로 된 건 호텔에서나 살 수 있을 테니까 사오라고 하겠습니다.”
“그럴 필요가 있어?”
없는 걸 알았으면 천천히 준비하면 되는 거지, 이렇게 부산스럽게 할 이유까지는 없어 보였다.
“2선 경호팀에 부탁하면 됩니다.”
“요란스럽게 그러지는 말자. 미리 준비했던 거라면 감동이 있지만, 뒤늦게 준비하는 건 아니다.”
“알겠습니다.”
최종일이 답을 할 때쯤 차가 건물의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어떻게 할까?
삼성동 호텔이라고 했으니까 강찬과 거의 같은 경로를 통해서 오게 될 거고, 그렇다면 바로 도착할지도 모른다.
잠시 차에서 내려 고민할 때였다.
지하로 내려온 승용차가 바리케이드로 방향을 틀더니 그 앞에 멈춰 섰다.
번호판도 그렇지만, 강찬의 눈에 익은 승용차였다.
조수석에서 내린 루이가 강찬을 향해 짧게 인사했다.
바리케이드가 바로 올라갔고, 루이가 옆에서 걷는 대로 승용차가 전용 엘리베이터 앞에 멈췄다.
“강찬 씨!”
“어서 오십시오, 대사님.”
프랑스식으로 인사한 강찬은 라노크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최종일과 우희승, 그리고 루이와 또 다른 프랑스 요원, 이렇게 넷만 탔다.
라노크는 강찬의 이런 모습이 흐뭇한 듯한 표정이었다.
때앵.
최종일이 보안장치에 지문을 대고 문을 열어주었다.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강찬이 창 앞에 놓인 테이블로 라노크를 안내한 다음이었다.
“강찬 씨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라노크가 루이가 건네준 쇼핑백을 강찬에게 내밀었다.
“고맙습니다. 열어봐도 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둘이서 테이블에 앉았다.
강찬이 포장된 상자 두 개를 뜯는 동안, 우희승이 커피와 홍차 재떨이와 담배를 가져다주었다.
“하하하!”
상자를 연 강찬은 커다랗게 웃고 말았다.
고풍스러운 도자기 주전자와 찻잔, 그리고 시가와 커팅기, 마지막으로는 고급 홍차가 담겨 있었다.
“그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 마음에 듭니다. 고맙습니다, 대사님.”
라노크는 아직까지 가면을 꺼내 들지 않은 편안한 얼굴이었다.
강찬은 우희승에게 눈짓을 해서 홍차와 찻잔 세트를 건네주었고, 라노크에게 시가를 권했다.
“선물 덕분에 대사님께 시가를 대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라노크가 시가의 끝을 잘랐고, 불을 붙였다.
아프리카에서 시가는 몇 번 피어보았다.
특유의 냄새와 목으로 넘어오는 뻑뻑한 느낌이 싫어서 더는 찾지 않았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피웠던 것보다 월등히 비싸고 고급스러운 것이겠지만 말이다.
강찬이 담배에 불을 붙인 다음이었다.
우희승이 홍차를 들고 다가왔다.
쪼르륵.
강찬이 홍차를 따라주었다.
“루이. 안에 휴게실이 있으니까 쉬고 있어. 최종일. 루이와 휴게실에 있는 게 좋겠다.”
“알겠습니다.”
루이가 최종일의 손짓에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널따란 공간에 강찬과 라노크 둘만 남았다.
“전망이 정말 좋군요.”
강찬은 라노크의 시선을 따라 멀리 펼쳐진 도로를 보았다.
“강찬 씨.”
잠시 후에 라노크가 시선을 가져왔다.
“가브리엘이 호텔 화장실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사인은 심장마비인데 정보국에서 사용하는 독에 당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일이 긴박하게 흘러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제라르의 양부는 세르게이 카라카야프로 러시아 핵미사일을 관리하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소형 핵탄두를 감추고 프랑스로 넘어왔습니다.”
이럴 것 같았다.
핵탄두를 짐작했던 것이 아니라 이 정도로 일이 커질 것 같았다는 의미였다.
“이번 일을 알아내면서 확실한 것 두 가지를 더 알게 되었습니다.”
라노크가 덤덤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영국 정보국의 이인자 조쉬, 그가 다윗의 별과 관련이 있다는 것과……”
모르는 놈이라 그다지 놀랍지는 않았다.
아무렴, 그토록 능력 있다는 놈들이라는데 그 정도 인물이야 심어놓는 게 맞지 않겠나.
“로망 역시 다윗의 별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염병할!
절로 고개가 저어지는 말이어서 강찬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라노크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토록 물밑에서 움직이던 다윗의 별이 강찬 씨 때문에 고개를 들었습니다.”
“대사님. 로망은 대사님께서 교체하실 수 있지 않습니까?”
“아프가니스탄 작전 때까지는 가능했었습니다만 지금은 정보총국이 제 손에서 벗어났습니다.”
라노크는 상관없다는 투로, 다른 사람 이야기하듯 말을 이었다.
“정보국의 생리를 따지면 간단합니다. 이전에는 내 지시로 로망의 암살이 가능했었지만, 지금은 그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조쉬가 다윗의 별이란 이름을 내걸고, 각국 정보국에 솔깃한 제안을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라노크가 한쪽 입술을 올리고 웃었다.
“정보국 간의 협약이 깨졌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이제부터 암살과 음모가 지배하는 혼돈이 펼쳐질 겁니다. 누군가 이 세계를 지배할 때까지입니다.”
강찬은 조용하게 숨을 들이마셨다.
황기현에게서 들었던 전쟁 가능성이 피부를 찌르는 것처럼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대사님. 우리나라에 차세대 발전 시설을 짓는 것에 대한 기득권이 있습니다. 이미 합의된 사항도 많구요. 지난번에 모임도 있는데 갑자기 얼굴을 바꿀 수도 있습니까?”
라노크가 냉정해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분명 다윗의 별이 한국에 건설되는 발전 시설만큼 매력적인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정보총국은 그 조건에 동의한 모양입니다.”
라노크가 시가를 털고는 강찬을 향해 시선을 주었다.
“가브리엘을 러시아 정보국에서 찾아냈고, 제라르의 1년을 정보총국이 알아내지 못했다는 보고를 했던 점, 그리고 겨우 찾아낸 가브리엘이 시체로 발견되었다는 것이 정보총국의 입장을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국가정보원에서 강찬에게 등을 돌린다면 느낌이 어떨까?
부인이 죽고 딸은 평생 다리를 제대로 못 쓰게 되면서까지 프랑스를 위해 일했던 라노크다. 그에게 프랑스 정보총국이 돌아선 것이 어떤 느낌일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대사님. 혹시 본국으로 가실 수도 있습니까?”
라노크가 왜 그러느냐는 투로 강찬을 보았다.
“정보총국에 그 정도 능력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렇습니다.”
라노크가 정말 재미있는 말을 들었다는 것처럼 커다랗게 웃었다.
“강찬 씨의 발전을 보는 것은 내게 정말 커다란 기쁨이 됩니다.”
웃음을 마무리 지은 라노크가 홍차 잔을 들었다.
“당장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저쪽의 준비가 완벽해진다면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강찬은 담배를 들어 불을 붙였다.
“아까 말씀하신 혼돈에 대사님과 안느의 안전도 포함되어 있나요?”
“글쎄요.”
라노크가 입술 한쪽을 올렸다.
“강찬 씨. 내가 부탁한 것을 잊지는 않았겠지요?”
“대사님과 안느의 안전을…….”
“프랑스를 부탁합니다. 앞으로 프랑스에서 누군가 강찬 씨처럼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면 그를 도와주었으면 싶습니다.”
강찬의 말을 자른 라노크가 단호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각오가 선 거다.
강찬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라노크를 보았다.
오광택처럼, 강철규처럼, 라노크도 이미 최악의 순간을 각오하고 있는 거였다.
그런데도 마지막으로 프랑스를 부탁하고 있었다.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차세대 발전 시설을 건설하지 못하면 제게는 그럴 능력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차세대 발전 시설을 지켜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미 전쟁 가능성을 알고 있다는 대꾸였다.
가장 먼저 만나 의논하고 도움을 청하려 했던 라노크가 오히려 강찬에게 당부를 한다.
“대사님께선 제가 그럴 능력이 있다고 믿으십니까?”
“나는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합니다.”
라노크가 들고 있던 시가와 강찬의 손가락에 꽂힌 담배에서 두 줄기 연기가 천장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연기가 아니었다면 시간이 멈춘 건가 싶을 정도로 강찬과 라노크 모두 꼼짝도 않고 있었다.
“대사님.”
강찬이 입을 열자 시간의 흐름을 증명하던 연기가 거칠게 흔들렸다.
“제가 언제 괴물로 변하는지 아실 거라고 믿습니다.”
“나는 나를 협박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피식.
강찬 특유의 웃음을 라노크는 입술 한쪽을 올리는 미소로 받았다.
“강찬 씨.”
“예.”
라노크가 시가를 재떨이에 눌렀다.
“냉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를 비롯해 가능한 모든 것을 이용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세계 어디든 공격할 단호함도 필요합니다.”
알았다.
라노크가 지금 다윗의 별을 상대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음을 말이다.
“강찬 씨의 판단대로, 강찬 씨가 결정한 대로 움직여야 합니다. 내게 의논할 필요도 없습니다. 차세대 발전 시설을 완성할 때까지 도움이나 협조, 혹은 명령이라도 상관없습니다. 그런 것만 알려주면 됩니다.”
이 정도일까?
라노크가 안느와 라파엘, 루이도 못 믿을 만큼?
“나는 강찬 씨가 이 위기를 잘 헤쳐나가리라 믿습니다.”
강찬은 묵묵하게 라노크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시간 이후로 정보총국을 믿지 마세요.”
라노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창밖에 시선을 주었다.
강찬이 최종일과 루이를 불러오고나셔야, 라노크는 몸을 돌렸다.
“자!”
강찬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라노크가 황기현과 똑같은 표정과 자세로 손을 내밀고 있었다.
꽈악.
강찬의 손을 꽉 쥔 라노크가 웃으며 입구로 움직였다.
전쟁은 이미 시작된 거였구나!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 보인 라노크의 눈빛과 표정이 그 답이었다.
강찬은 천천히 사무실의 커다란 유리 앞으로 걸었다.
햇살, 도로를 가득 메운 차들, 그리고 건너편 빌딩에 흰색 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보였다.
강찬은 고개를 돌려 라노크가 나간 문을 노려보았다.
이 개새끼들이!
내 스승을 저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만들어?
전쟁?
너희 땅은 무사한지 어디 두고 보자!
강찬의 눈빛이 얼마나 번들거렸던지 들어서던 최종일이 급하게 문 쪽을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