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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혼자 가지는 마라.
“동영상에 있던 놈은 내가 아닙니다.”
제라르와 눈을 마주친 상태였다.
다예 못지않게 번들거리는 눈을 가진 놈이다.
그런데 지금처럼 슬퍼 보일 때가 있었다.
사진에 있던 그 어린 제라르의 눈처럼 말이다.
고맙다.
정말 고마웠다.
강찬이 피식 웃자 제라르가 볼의 흉터를 꿈틀거리며 따라 웃었다.
“제라르.”
“Oui.”
“미쉘의 전화를 받았을 때 알았다. 네놈이 동영상의 그놈이라도 널 버려두지 못한다는 걸.”
이번엔 제라르가 먼저 웃었다.
“정말 못 말리는 분입니다.”
강찬은 피식 웃은 다음 비상구의 문을 열었다.
그래, 됐다.
이제 정말 된 거다.
놈에게 속을 때 속더라도 그때까지는 강찬이 아는 제라르인 거다.
몽골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놈에게 빚진 것들만 생각하기로 했다.
비상구를 나온 강찬은 바로 1522호로 향했다.
제라르가 복도를 돌아 엘리베이터 앞으로 가는 것이 보였다.
딩동. 딩동.
벨을 누르자 김형정이 문을 열었다.
“어서 오십시오.”
김형정의 얼굴을 보자 괜히 웃음이 나왔다.
“기분 좋은 일이 있으셨나 봅니다.”
“그냥 팀장님 뵈니까 좋아서 그래요.”
김형정이 넉넉하게 웃으며 탁자로 움직였다.
간단한 빵과 음료수가 올려진 탁자에 마주앉았다.
“팀장님. 이 방에서 하는 말이 밖으로 나갈 염려가 있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요원들이 사용하는 방에는 기본적으로 저렇게 방청 장비를 설치합니다.”
김형정이 시선을 돌린 곳에서 컴퓨터 본체만 한 기계가 빨갛고 파란 불을 깜박이고 있었다.
“비무장 팀은 어떻게 됐나요?”
“승인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내일 점심시간 전에 요원 신분증이 교부될 겁니다. 강철규 선배가 말한 무기와 차량, 무전기는 이미 지급했습니다. 그리고 이건 입국 처리한 여권입니다.”
김형정이 제라르의 여권을 건네주었다.
“고맙습니다.”
김형정이 음료수병의 뚜껑을 열어서 강찬 앞에 놓아주었다.
“팀장님. 열흘 정도 안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비부란 사람이 방문할 계획이라던데 맞나요?”
“예. 야당 초청 형식으로 들어옵니다.”
그걸 어떻게, 그리고 왜 그러냐는 투로 김형정이 빠르게 답을 했다.
“연료자원청의 송창욱 청장을 만날 때 저를 함께 보자고 할 거랍니다.”
김형정은 모르고 있던 것이 분명했다.
“아비부는 리비아의 일과 관련 있는 인물입니다. 저를 만나자고 해서 한국에 묶어 놓고, 그 사이에 몽골 기지를 노릴 거라는 정보가 있습니다.”
김형정이 확연하게 놀란 눈으로 강찬을 보았다.
“이번 일은 비밀 유지가 생명입니다. 우리가 대비한다는 것을 알면 아비부가 다른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실 생각입니까?”
“비무장 팀을 몽골로 보내겠습니다.”
“강찬 씨는요?”
“한국에서 아비부를 만나겠습니다.”
김형정이 숨을 천천히 들이마신 다음, 나직하게 뱉어냈다.
“비무장 팀이 제가 맡은 대테러 팀인 건 맞나요?”
“맞습니다.”
강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중으로 증평으로 내려가서 그쪽 팀과 손발을 맞추고, 이틀이나 사흘 뒤에 몽골로 보내겠습니다. 이번 작전은 팀장님만 알고 계세요.”
“강찬 씨. 대테러 팀이야 그렇게 보낼 수 있지만, 증평은 상황이 다릅니다.”
“휴가를 보내죠.”
“휴가요?”
김형정이 놀란 눈으로 강찬을 보았다.
“몽골 기지에 기본적인 무기는 모두 있습니다. 적이 얼마나 올지는 모르지만, 비무장 팀만으로는 어렵습니다. 대략 10명 정도 휴가 명목으로 각각 몽골로 입국시켰으면 싶습니다.”
김형정은 당장 답을 하지 못했다.
“원장님께도 보고하지 말라는 말씀인가요?”
“팀장님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하지만 말이 새 나가면 아군의 희생이 불가피해집니다.”
다시 짧은 침묵이 흘렀다.
“제 일정을 좀 짜주세요. 방송에 노출되지 않는 선에서 공식적인 일정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한국에 있다는 것을 매일 알려줄 수 있는 일정이요.”
“그거야 송창욱 청장님과의 대면이나 김관식 준비위원장과의 면담으로 얼마든지 채울 수 있습니다.”
강찬은 고개를 갸웃했다.
송창욱이야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그 양반이 맞는데 혹시 김관식이라면 김미영의 그……?
강찬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강찬 씨가 원장님을 따로 만나시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그게 옳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신 내일 대테러 팀이 증평에 가서 손발을 맞출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이번 몽골 작전의 지휘자는 강철규 이사로 하겠습니다.”
“강 선배도 그걸 알고 있습니까?”
“제가 따로 말하겠습니다.”
“그러시죠.”
강찬이 하고 싶은 말을 끝내자 이번엔 김형정이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말을 듣고 보니 황기현을 한 번쯤 만날 필요가 있었다.
“차세대 에너지 건설 장소로 강원도 고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쪽을 유라시아 철도의 시발점으로도 삼을 예정이어서 이번에 미시령을 관통하는 고속도로를 새로 건설합니다.”
해외에서 죽고 죽이는 사이 일이 하나씩 진행되고 있었다. 이런 일들을 준비하고, 강찬과 특수팀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일도 절대 쉬운 일은 아닐 거다.
“왜 그러십니까?”
“제가 일을 벌이는 동안 뒤에서 정말 고생하셨구나 싶어서요.”
김형정은 고개를 저었다.
“희생된 요원과 대원들을 볼 때마다 늘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정말 그들에게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김형정은 올라온 감정을 털어내려는 것처럼 짧게 숨을 뱉어냈다.
“일정은 내일 정리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최종일 요원 조가 내일부터 투입됩니다. 참! 집에는 가보셨습니까?”
“부모님은 제가 이곳에 있는 것도 모르실 거예요. 이따가 밤에라도 찾아뵈려고요.”
“조금이라도 휴식을 취하셔야 할 텐데…….”
“전 괜찮습니다.”
둘이서 동시에 씁쓸하게 웃었다.
지금은 지쳐 쓰러지기 직전까지 달리고 달려야 할 때였다. 라노크의 말마따나 자칫하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김형정의 방을 나선 강찬은 다시 강철규의 방으로 움직였다.
딩동. 딩동.
“누구세요?”
저 소리가 안 들리면 방에 없는 거다.
달칵.
강철규가 문을 열고 섰다.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어?”
강찬의 좌우를 살핀 강철규가 한쪽으로 몸을 비켰다.
안으로 들어간 강찬은 그와 함께 테이블에 앉았다.
쓰레기통에 종이컵, 음료수병들이 담겨 있었는데 그것을 제외하면 방은 여전히 깔끔했다.
강찬은 우선 아비부의 방문과 몽골의 일에 관해 설명했다.
“내일 증평에 가서 대원들과 손발을 맞추고 하루 이틀 사이에 몽골에 가줬으면 해.”
“그러마.”
강철규는 숨도 안 쉬고 답을 했다.
“미안해.”
‘뭐가?’ 하는 의미처럼 강철규가 고개를 비틀었다.
“자꾸 아쉬울 때마다 부탁해서. 일이 쉬운 것도 아니고.”
강철규가 입술을 늘이며 웃었다.
이제까지 보여주던 것과는 전혀 다른 웃음이었다.
“부원장.”
이번엔 강찬이 의아한 눈으로 강철규를 보았다.
그리고 강철규가 내린 시선을 따라 그가 눈짓으로 가리킨 것을 보았다.
강찬이 사 준 옷과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강철규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걱정하지 마라. 몽골 기지 안으로 발을 들인 적은 단 한 명도 살아가지 못한다.”
영감이……!
강찬을 향해 강철규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맡겨달라는 뜻을 이보다 확실하게 전하기도 어려워 보였다.
“갈게.”
강찬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말을 어떻게 꺼내겠나.
강철규가 문 앞까지 함께 움직였다.
달칵.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강찬은 짧게 “후.” 하며 감정을 털어냈다.
그리고는 제라르와 미쉘이 기다리는 방으로 움직였다.
달칵.
문을 열자 탁자에 있던 제라르와 미쉘이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짐은?”
“다 챙겨놨습니다.”
짐이라야 처음 들고 왔던 가방에 새로 산 옷들을 담은 쇼핑백이 전부였다.
“나가자.”
강찬은 제라르의 쇼핑백을 나눠 들고 방을 나섰다.
복도를 지나 엘리베이터로 걸었다.
제라르는 호텔에서 나가는 것이, 강찬의 집으로 간다는 것이 기분 좋은 모양이었다.
입구에 선 요원들에게 삼성동의 고깃집을 알려주었다.
그리고는 미쉘의 차를 타고 셋이 움직였다.
강찬이 뒤에 탔다.
염병할! 차가 좁아서 뒷자리가 더럽게 불편했다.
석강호와 들렀던 음식점이다.
셋이서 등심에 소주와 맥주를 적당하게 마셨다.
등심을 구워 먹는 건 바비큐와 다를 바 없다.
제라르는 밑반찬에 감동한 얼굴이었다.
아직 김치에 적응하지는 못했는데 그 외 것들은 제법 잘 먹었다.
제라르와 함께다.
그것도 강찬이 믿는 제라르.
강찬은 어깨에 올려져 있던 멍에를 던져버린 것처럼 홀가분한 느낌이었다.
식사가 끝날 때쯤 강찬은 등심 3인분과 갈비 3인분을 구워서 따로 싸 달라고 부탁했다.
“커피 한잔 해야지?”
부탁했던 포장이 끝나자 셋이서 바로 옆에 있는 커피 전문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저녁인데도 그다지 춥지 않았다.
베란다에 자리를 잡았고,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앞에 놓았다.
“바로 집으로 가?”
“아니. 병원에 들러서 만나볼 사람이 있어.”
“집에 가져가려고 고기 포장한 거 아냐?”
“병원에 가져가려고 준비한 거.”
대화를 들은 제라르가 씨익 웃었다.
“내일은?”
“지방에 다녀올지 몰라.”
“제리하고?”
이것들이 그러고 보니까 언제부터 애칭을 쓴 거지?
“같이 가려고. 서울에 혼자 있으면 심심하잖아?”
“그럼 됐어. 난 또 오늘 일이 있어서 차니가 일부러 내게 부탁하지 않을까 봐 말한 거야.”
“혹시 같이 못 가게 되면 그때 말할게.”
“그래, 차니.”
미쉘은 고개까지 끄덕이며 답을 했다.
“대리 불러. 우리도 이제 병원에 가볼게.”
미쉘이 전화기를 꺼내 대리운전을 부탁했다.
“오늘 고마웠다. 놀랐을 텐데, 그것도 미안하고.”
“내가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서 그런 거지.”
잠시 커피를 좀 더 마셨을 때 대리 기사가 커피 전문점에 도착했다.
미쉘은 프랑스식 인사를 마치고 그와 함께 출발했다.
강찬은 무전을 통해 차를 불렀다.
“다예에게 가려는 겁니까?”
“응. 혼자 병원에 있을 거다.”
차가 바로 나타났다.
바로 차의 뒷자리에 올라서 병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혹시 석강호가 가족을 불렀으면 어떻게 할까 싶었다.
그래서 전화를 걸었다.
[“나요.”]
“밥 먹었냐?”
[“좀 전에 먹었소. 어디쇼?”]
“삼성동인데 병원으로 가려고. 혹시 가족 와 있는 거 아니냐?”
[“이 상처를 설명할 방법이 없잖소. 푸흐흐. 얼른 오쇼. 심심하던 참인데 잘 됐소.”]
“알았다. 조금만 기다려.”
반가운 목소리를 들어서 그런지 실없는 웃음이 나왔다.
방지병원은 얼마 떨어지지도 않았다.
병원에 도착한 강찬은 곧바로 석강호가 있는 병실로 들어갔다.
드르륵.
침대의 머리 쪽을 한껏 세운 석강호가 앉아 있는 자세로 강찬을 맞았다.
“어서 오쇼! 어이, 제라르!”
확실히 움직임이 달랐다. 게다가 붓기가 완전히 빠져서 이젠 정말 사람처럼 보였다.
“어? 그건 뭐요?”
“제라르랑 이걸 먹어서 싸 달랬는데 너무 늦었나 보다.”
“뭔 소리요?”
석강호가 인상을 찌푸리며 탁자로 움직였다.
“저녁 먹었다면서?”
“거, 병원 밥이 새 모이만큼 아니오? 그렇지 않아도 자기 전에 족발을 시켜 먹을까 하던 참이었소.”
환자용 슬리퍼를 끌면서 석강호가 탁자로 걸어왔다.
“좀 더 드쇼.”
“배불러.”
강찬이 건네준 고기와 반찬을 석강호가 테이블에 펼쳐놓았다.
향긋한 커피 냄새다.
고개를 돌린 곳에서 제라르가 봉지 커피를 타고 있었다.
“뭐 뭐 먹었냐?”
석강호의 질문과 제라르의 답을 강찬이 번갈아 전했다. 분주하긴 했는데 어느새 분위기가 좋아져서 셋이 킬킬거리고 있었다.
이런 날이 있으리란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아프리카의 그 끔찍했던 전투에서 벗어나 서울 한복판에서 셋이 이렇게 유쾌하게 웃을 줄은.
무서운 식욕을 발휘한 석강호는 6인분의 고기를 결국 모두 입으로 넣었다.
“제라르!”
그리고는 입으로 손을 가져가 무언가 마시는 시늉을 했다.
환자다.
제라르가 군소리 않고 봉지 커피를 타서 석강호에게 가져다주었다.
“담배 없소?”
“넌 좀 낫거든 피우지.”
“그러지 맙시다. 사람 서운하게!”
석강호는 정말 서운한 얼굴이었다.
강찬이 일어나 창문을 열었고, 셋이서 담배를 물었다.
“비무장 팀은 내일 요원증 나온단다. 그리고…….”
강찬은 아비부의 방문과 몽골 기지가 위험하다는 내용을 석강호에게 전해주었다.
“개새끼들이!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그렇게 끝까지 지랄인 거지?”
강찬은 피식 웃었다.
죄? 죄라면 약한 나라라는 거?
그런 약한 나라가 어느 날 갑자기 블랙헤드의 에너지를 손에 넣었다는 거?
마지막으로 고분고분 갖다 바치지 않고 고개를 들었다는 게 죄일 거다.
“대장이 안 가도 되겠소?”
“강 이사에게 부탁했어.”
석강호의 눈빛을 본 제라르가 시선을 주었다.
강찬은 제라르에게도 내용을 설명해 전해주었다.
제라르는 재킷을 의자 등받이에 걸쳐 놓고 있었다.
하얀 셔츠 차림이었는데 갈색 머리와 깊게 들어간 눈이 오늘따라 정말 멋있어 보였다.
“햐! 이 새끼! 이렇게 입으니까 사람이 달라 보이네! 나도 내일부터는 양복을 입고 다녀야 할까 보우.”
강찬은 대답하지 않았다.
조직 폭력배처럼 보인다는 말을 굳이 해서 뭐하겠나.
이왕 말이 나온 김이다.
강찬은 CCTV를 보았던 일부터 오늘까지의 일도 석강호에게 알려주었다. 다만, 가족 사항을 알게 되었다는 말은 전하지 않았다.
제라르는 말 도중에 나온 CCTV와 라노크의 이름을 들으면서 어떤 대화를 하는지 짐작하는 눈치였다.
“대장은 저놈 말 믿소?”
“그렇지 않아도 벌써 말했다. 저 새끼가 다윗의 별이라고 해도 난 저놈 못 버린다.”
석강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제라르”
그리고는 제라르를 불렀다.
“만약 네게 말하지 못할 무언가가 있다 해도 나는 이해한다. 우린 그래서 아프리카에 모였던 거니까.”
제라르가 번역하는 강찬을 힐끔 본 다음, 다시 석강호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렇다고 죽을 자리에 혼자 가지는 마라.”
이 새끼가 왜 이러지?
강찬은 잠자코 석강호의 말을 프랑스 말로 바꿔주었다.
“네가 어딘가에서 외롭게 죽으면 대장은 반드시 무시무시한 짓을 해댈 거다.”
강찬은 말을 전하지 않고 석강호를 보았다.
이런 말을 할 이유는 없는 거다.
그리고 낯이 간지러워서도 전하지 못할 말이었다.
“대장. 다예가 뭐라고 한 겁니까?”
그런데 제라르가 진지한 얼굴로 강찬을 바라보았다.
“네가 어디선가 외롭게 죽으면 내가 무시무시한 짓을 할 거란다.”
제라르가 볼의 상처를 길게 늘이며 웃었다.
“다예.”
이것들이 정말!
“너나 잘해.”
강찬은 그만 흐느끼는 것처럼 웃고 말았다.
“이 새끼가 뭐라는 거요?”
“너나 잘하란다.”
짧은 침묵이 흐른 다음이었다.
“푸흐흐흐!”
석강호가 특유의 웃음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