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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대가리를 잡아라.
오광택의 반응은 단숨에 시선을 끌었다.
최종일, 곽철호와 인사를 나누던 제라르가 힐끔거릴 정도였다.
“왜 그래?”
강찬의 질문에 오광택이 시선을 가져왔다.
“그게…….”
“뭔데 그래?”
오광택이 평소답지 않게 당황한 얼굴로 다시 제라르를 보았다.
“도석이가 챙겼다던 CCTV 있잖냐? 거기에서 저놈을 본 거 같다.”
“무슨 일로 저러는 겁니까?”
강찬이 시선을 돌리자 제라르가 눈짓으로 오광택을 가리켰다.
강찬은 우선 한국말과 프랑스 어를 번갈아 사용하며 두 사람을 소개했다.
“인사해라. 여기는 오광택. 얘는 제라르.”
떨떠름한 상태에서 악수를 나눈 다음이었다.
“얘가 아니면 기분 나쁠 수 있으니까 우선 내 방에서 이야기를 나눠보는 걸로 하자. 당분간 같이 있을 거다. 그러니까 뒤는 걱정하지 마라.”
“그래.”
오광택이 답을 하고는 제라르를 날카롭게 보았다.
그런데 놈은 아예 확신하는 눈빛이었다.
“뭔데 그럽니까?”
강찬이 방으로 향하자 제라르가 뒤를 따르며 대놓고 고개를 돌렸다.
번득.
오광택과 제라르가 시선을 마주쳤다.
원한에 가득 찬 놈과 이런 태도가 몹시 불쾌한 놈의 대결이었다.
복도 어디선가 ‘삐리삐리비-, 와우와우와우-’하는 서부영화의 음악이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제라르. 일단 오라니까.”
제라르가 고개를 흔들며 복도 안쪽으로 걸었다.
달칵.
“뭡니까? 꼭 갱같이 생겨서?”
방으로 들어선 제라르가 으르렁거렸다.
“커피?”
“한국 커피가 있습니까?”
제라르가 불쾌함을 털어내려는 것처럼 어깨에 걸쳤던 가방을 의자의 뒤쪽 벽으로 툭 던졌다.
“담배 피우고 있어.”
“같이 가지요.”
“야! 불편해! 내가 만들어 올게.”
두 놈이 또다시 마주쳐서 째려보는 꼴을 보느니 지금은 커피를 가져오는 게 백 번 뱃속 편한 일이다.
강찬이 막 몸을 일으켰을 때였다.
“커피 가져왔습니다.”
문을 발로 민 곽철호가 양손에 머그잔을 들고 들어섰다.
아프가니스탄과 아프리카에서 치열한 전투를 함께했던 곽철호다. 오광택과의 일로 제라르가 마음 상했을 것이 신경 쓰인 모양이었다.
곽철호의 눈빛과 미소에서 어깨에 커다랗게 붕대를 감은 왼손에까지 커피를 들고 미안해하는 그의 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고맙슴니다, 꽉!”
제라르가 하는 어설픈 한국어 인사에 둘이 킬킬거리며 웃어댔다.
미친 새끼들!
강찬은 내심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작전을 뛰며 올라온 독기 때문에 아직도 눈이 번들거리는 두 사람이다.
이게 강찬이니까 이렇게 보고 있는 거지, 인상 험악한 곽철호와 볼에 칼자국 있는 제라르가 잔인한 눈빛으로 마주 웃는 것을 일반인이 봤다면?
평생 봉지 커피를 볼 때마다 소름 끼쳐 했을 거다.
“앉아.”
“저는 나가 있겠습니다.”
강찬은 곽철호를 붙잡지 않았다.
일단 말이 안 통하니까.
털썩.
제라르가 탁자의 맞은 편에 편안하게 앉았다.
자연스럽게 담배를 권했고, 둘이서 불도 붙였다.
“다예는 어디 갔습니까?”
“후우. 아테네 병원에 있어. 이따가 가보던가.”
“많이 다쳤습니까?”
“겨우 살았다.”
제라르가 히죽 웃었다.
“살았다면 됐습니다.”
치열한 전쟁터를 함께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대꾸였다.
“그런데 저 인간은 왜 그런 겁니까?”
담배를 재떨이에 꽂아 넣은 제라르가 고갯짓으로 오광택을 보았던 방향을 가리켰다.
차암!
이건 설명하자니 지랄 맞은 이야기고, 안 하자니 제라르가 불편한 상황이 생긴다.
담배를 끈 강찬은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전에 내가 정신 차려 보니까 이 몸뚱이였다고 말한 거 기억하지?”
“그걸 어떻게 잊어버립니까?”
“그때 샤흐란과 스미든을 만났었거든.”
강찬은 이후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야기를 전했다.
이왕 시작한 이야기다.
강찬은 뒤로 이어지는 라노크와의 만남, 블랙헤드와 얽힌 이야기까지를 모두 전했다.
“일부러 다 이야기한 거군요.”
“뭐를?”
“아까 갱이 CCTV를 확인할 수 있으니까 그전에 믿고 있다는 걸 알리려고 이런 거 아닙니까?”
“미친놈.”
잔을 내려놓은 강찬은 피식 웃으며 제라르를 보았다.
“난 그런 머리 못 써. 그리고 믿는 놈은 그냥 믿는다. 이걸 너에게 다 이야기한 것은 이따가 오광택과 마주쳤을 때 네가 불편하지 않았으면 해서지 다른 뜻 없다.”
제라르가 히죽 웃은 뒤에 입을 열었다.
“그런 일 모릅니다.”
“그런 거 같았다. 그리고 그런 일이 있었어도 돼. 대신 지금 솔직하게 이야기해 줄 수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만 있는 거지.”
아무튼, 털어놓고 나니까 속이 후련했다.
“뒤에 감춰진 일들이 엄청나군요.”
“그보다 앞에 깔린 적이 문제다.”
“흠.”
제라르가 턱을 싸안는 것처럼 오른손을 들어서 손가락으로 볼을 문댔다.
“이렇게 되니까 그놈의 녹화 본을 꼭 보고 싶습니다. 도대체 어떤 모습이길래 갱이 저 정도까지 나오는지 알고 싶습니다.”
“휴가가 얼마나 되는데?”
“20일 꽉 채웁니다.”
강찬은 웃음을 터트렸다.
알차게도 나왔다.
***
저녁을 먹기 전에 오광택을 따로 만난 강찬은 제라르의 입장을 설명했다.
“최종일 씨에게서 어떤 사람인지 얘기 들었다. 거기에 네가 이렇게까지 말하는 거 보면 맞는 거겠지.”
그러면서도 오광택은 자꾸만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게 서양놈들은 대개 비슷해 보이잖아? 그런데도 선글라스를 낀 걸 보는 순간에 딱 그놈이구나 싶은 거야.”
그나마 의심이 어느 정도는 풀린 얼굴로 말이다.
“서울에 같이 갈 거다. 함께 가서 CCTV 녹화된 거 보고 어떻게 된 일인지 의논하자.”
“알았다. 야! 내가 잘못 안 거면 미안해서 어쩌냐?”
“확! 그러니까 생각 좀 하고 내질러.”
“도석이가 망가진 일이라서 그랬다. 야! 안 되겠다. 사내새끼가 아닌 건 아닌 거지. 어디 있냐? 가서 미안하다고 내 입으로 말을 해야 속이 좀 풀리지, 이건 남자 새끼가 할 짓이 아니다.”
또다시 오광택의 목청이 커지고 있어서 강찬은 함께 방에서 기다리던 제라르에게 향했다.
오광택이 사과했고, 제라르가 기쁘게 받았다.
서부 영화는 그렇게 끝났다!
회의실에서 제라르를 소개한 후에 다 함께 식사를 마쳤다.
그리고 먼저 나온 강찬은 김형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울로 돌아가는 일에 대한 의논과 몇 가지 부탁 때문이었다.
[“말씀하신 내용은 바로 원장님께 보고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출발은 12시간 뒤에 하시면 어떻겠습니까?”]
“준비되면 알려주세요. 환자들은요?”
[“따로 특별기를 보내겠습니다.”]
“이번에 제라르도 함께 갈 겁니다.”
[“그건 조치해 놓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자 커다란 숙제 하나를 끝낸 느낌이었다.
방을 나선 강찬은 기다리던 제라르와 함께 병원으로 움직였다.
면바지에 운동화, 그리고 면티에 편안한 겉옷을 걸치자 제라르와 함께 휴가를 나온 기분도 들었다.
“말은 합니까?”
“아마 지금쯤 라면 먹고 있을걸?”
히죽 웃은 제라르가 무슨 말인가를 하려다가 운전석을 보고는 입을 닫았다.
프랑스 정보총국 요원들이 신경 쓰인 모양이었다.
“사람들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전혀 모르겠군요.”
제라르가 시선을 밖에 둔 채로 중얼거렸다.
그동안 세상에 나왔던 강찬과 달리 전쟁터를 맴돌던 제라르다. 강찬이 없었다면 아마 이런 휴가 따위 나오지 않았을 거다.
강찬은 피식 웃었다.
강찬 역시 세상의 조명 아래에서 느닷없이 초라해지는 자신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었다.
그리고 그런 감정으로 어딘가의 바에 앉아 있을 때면 꼭 건드리는 놈이 있었다.
함께 온 놈들 앞에서, 마음에 드는 여자가 볼 수 있도록 거들먹거리면서 말이다.
헛웃음이 찍찍 나올 정도로 한심한 눈빛으로 달려드는 놈들을 볼 때의 심정이라니. 팔이 부러지면 침까지 흘리면서 우는 놈들이.
자동차가 병원의 현관을 미끄러지는 것처럼 들어섰다.
달칵.
둘이서 차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갔고, 당연하게 엘리베이터로 5층으로 향했다.
때앵.
복도로 몸을 내밀자 가장 먼저 담배냄새가 풍겨왔다.
강찬은 곧바로 석강호의 병실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드르륵.
침대를 한껏 세워서 등을 기댄 석강호의 코에서 두 줄기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뭐하냐? 너는?”
“저녁 먹었……. 어? 제라르!”
석강호가 나름 반가운 표정으로 제라를 맞았다.
“이놈이 어쩐 일이오?”
“휴가란다.”
“휴가요?”
“그래.”
셋이 앉자 벌써부터 속이 시끌시끌한 기분이었다.
석강호는 확실히 회복 속도가 빨라 보였다.
“잘 왔다, 제라르.”
“잘 왔단다.”
“몸은 괜찮냐?”
“몸은 괜찮냔다.”
그러고 보니까 이것들이 확!
강찬이 인상을 확 구기는 것을 본 두 놈이 뭐가 재미있는지 킬킬거렸다.
새롭다.
아프리카나 총을 들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셋이 앉아 있는 것이 말이다.
“내일 서울로 출발할 거야.”
“어? 나도 같이 갑시다.”
“부상자들은 특별기를 따로 보낸단다.”
“어허! 나는 이제 부상자가 아니오. 보쇼.”
“다예가 뭐라는 겁니까?”
강찬은 고개를 털었다.
“작전 결과는 들었소. 연락 올 때까지 동균이가 얼마나 분위기를 잡아대던지…….”
“야! 참!”
강찬은 잽싸게 오광택이 했던 말을 설명하고, 제라르에게 그동안의 일을 거의 설명했다는 말도 전했다.
“이 새끼가 그랬을 리가 있소? 이 새끼는 눈앞에서 느닷없이 칼을 들면 들었지, 뒤통수를 칠 놈은 아니잖소.”
“아닌 게 아니라 모르는 일이라고 하더라.”
“그게 맞을 거요. 그나저나 오광택이 눈썰미가 그렇게 둔하지는 않을 건데? 아! 그 CCTV 무지하게 보고 싶네.”
“나중에 함께 보자.”
“그러게 나도 같이 가야 한다니까요!”
확실히 석강호는 오광택과 다르다. 그래서 화제를 바꿔봐도 원하는 바를 챙긴다.
셋이서 이야기를 나누며 2시간쯤 보냈다.
“얘는 휴가나와서 여태 호텔이랑 병원에만 있었던 거 아니요?”
강찬이 힐끔 제라르를 보았다.
“나가서 술이나 한잔 해요. 모처럼 대장도 멀쩡한 몸이구만.”
“그런가?”
강찬은 석강호의 말을 전해주고 제라르에게 뜻을 물었다.
“내일 간다면서요? 오늘은 편히 쉬고 한국 가서 그 맛있다는 음식 한번 먹지요.”
“알았다.”
아테네를 돌아다니고 싶어도 따라붙을 정보총국 요원들이 신경 쓰인다.
30분쯤 더 있은 뒤에 강찬은 몸을 일으켰다.
“대장. 내일 나도 갑시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까지 석강호가 진지한 눈빛으로 강찬을 붙들었다.
살아나서 라면 처먹고, 담배 피운다고 해도 아직은 붕대 감은 몸뚱이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었다.
이 상태로 비행기를 타면 반드시 상처 부위에 문제가 생긴다.
“부상당하고 비행기 한두 번 타는 것도 아니고, 같이 갑시다.”
이 새끼가 이제 눈빛을 보고 생각을 읽나?
상황을 짐작한 제라르가 입을 다물고 강찬을 지켜보고 있었다.
“개새끼!”
히죽.
석강호가 웃는 의미를 알아챈 제라르가 비슷한 표정으로 웃었다.
“푸흐흐흐. 내일 봅시다. 제라르! 내일 보자!”
강찬은 병실을 나섰다.
“어? 언제 오셨습니까?”
그런데 마침 병실을 나서던 차동균이 통역병과 함께 다가왔다.
당연하게 제라르와는 반가운 사이다.
웃기는 것은 통역병이 고향 형을 만난 것처럼 제라르를 반긴다는 건데, 아프리카에 진출할 욕심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닐 거다.
강찬은 병원 프런트 쪽으로 움직였다.
우선 한국 상황을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 곧바로 김형정이 받았다.
[“김형정입니다.”]
지칠 만도 한데 목소리에 힘이 있었다.
“팀장님. 내일 병원에서 움직일만한 인원은 모두 함께 갈까 하는데 괜찮을까요?”
[“민간항공기로 귀국하는 거니까 공항까지 이동만 하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다만 의료진과 간단한 치료물품을 준비해야 하는데 그건 지금 답을 드리기 어렵습니다.”]
아차차! 의료팀이 필요하지!
이왕 석강호를 데려갈 바에는 차동균부터 움직일만한 대원들도 모두 함께 움직이려 했었다.
강찬이 나직하게 한숨을 쉴 때였다.
[“낮에 말씀하셨던 부분은 원장님의 결재가 있었습니다. 명단만 넘겨주시면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잘됐네요.”
김형정이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었다.
남은 것은 역시 이동이었다.
석강호야 강찬이 챙기면 괜찮을 텐데 그렇게 했을 때 남아야 하는 대원들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의료팀은 제가 알아보고 전화드리겠습니다.”]
“그래 주세요.”
정보총국에 전화하면 이 병원 직원이 함께 갈 수 있을 거다. 그런데 작전도 아니고 부상자를 옮기는 것까지 구차스럽게 손을 내밀고 싶지는 않았다.
원하는 대원들만 함께 갈 생각이었다.
그렇다고 석강호처럼 대책 없이 비행기에 태울 수는 없다. 상태가 심각해지는 대원이 안 나온다는 보장이 없는 거다.
그때 안쪽에서 제라르가 차동균, 통역대원과 함께 걸어왔다.
석강호의 말마따나 휴가 나와서 호텔과 병원을 왔다 갔다 하고, 시커먼 대원들과 킬킬거리는 모습을 보니 안 됐다는 생각도 들었다.
제라르가 힐끔 강찬을 살폈다.
안 가냐는 의미처럼 보였다.
“차동균. 혹시 움직일 수 있는 대원들은 내일 함께 한국으로 출발할지 몰라. 의료팀이 결정되면 그때 확실하게 알려줄게.”
“알겠습니다.”
차동균의 배웅을 받으며 강찬은 제라르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이대로 호텔로 갈 거다.”
“그게 낫습니다. 뭐하면 호텔에 가서 꽉, 초이랑 함께 와인을 마시던가, 그것도 아니면 대장과 둘이 호텔 바에 들르죠.”
“그래. 그렇게 하자.”
강찬이 답을 할 때 엘레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다.
때앵.
요원 한 명이 먼저 내렸고, 현관문 앞에도 양복을 입은 요원이 서 있었다.
강찬과 제라르는 현관으로 나서 승용차에 올랐다.
***
낮잠을 실컷 잔 대원들이다.
강찬이 7층에 올라갔을 때 오광택의 목소리가 복도를 시끄럽게 달리고 있었다.
회의실 앞을 지날 때였다.
안에 강철규를 비롯해 거의 모든 대원들이 있었다.
“잠깐 들렀다 갈까 하는데 너는 어떻게 할래?”
“맞은 편 방에서 샤워나 하겠습니다.”
“그래라.”
제라르를 보낸 강찬은 회의실로 들어갔다.
전해줄 말이 있었다.
“왔냐!”
오광택이 손을 들어가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강찬은 한쪽에 있는 머그잔에 커피를 따라서 자리로 움직였다.
“전할 말이 있습니다.”
그나마 조용하게 오가던 대화가 삽시간에 뚝 끊겼다.
“내일 중으로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우리가 가는 것은 확정인데 병원에 있는 대원들이 함께 갈지 특별기를 이용할지는 아직 결정 나지 않았습니다.”
아드득.
과자를 깨물었던 양동식이 좌우로 눈알을 굴리며 눈치를 살폈다.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강찬은 강철규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비무장 팀 대원 중 원하시는 분들은 국가정보원 대테러 팀의 특수 요원으로 선발하겠습니다.”
강철규가 고개를 살짝 비틀며 강찬을 보았고, 무거운 침묵이 회의실에 가득했다.
“지금 그 말은 우리가 다시 국가의 부름을 받을 수 있다는 거냐?”
강철규가 말을 더듬을 줄은 몰랐다.
강찬이 피식 웃으며 “맞아.”라고 답을 했다.
“태극기를 달고?”
“이제는 가족에게 미안할 일은 하지는 마.”
강철규가 이를 꽉 깨물고 강찬을 노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