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93 / 0419 ----------------------------------------------
16- 1 격이 다르다.
아테네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였다.
한국에서 타고 온 민간항공기에 올라가 좌석에 앉기 무섭게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활주로를 벗어난 비행기가 고도를 잡고 나자 세 번의 알람과 함께 안전벨트 표식 불이 꺼졌다.
강찬을 시작으로 전원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대원들이 들고 탔던 몸집만큼이나 커다란 가방을 열었다.
군복, 헬멧, 무전기, 야간투시경, 조끼, 그리고 소총과 권총, 탄창, 수류탄, 대검 등, 필요한 것들을 각자 알아서 챙기면 되는 거다.
철컥! 철컥!
물이 빠진 듯한 회백색 군복을 입은 강찬은 늘 하던 대로 권총을 오른쪽 허리와 왼쪽 발목에 걸었고, 오른쪽 발목에 대검을 묶었다.
탄창을 허리 뒤에 두 개, 조끼에 네 개, 수류탄, 거기에 다시 권총 탄창을 허리 좌우와 조끼의 사이드에 꽂았다.
강찬이 고개를 들었을 때 강철규도 무장을 끝냈는지 소총을 옆구리에 걸고 있었다.
레이저 조준기가 달린 K7 소음 기관총에 30발짜리 막대 탄창이었다.
물론 이두희는 저격용 소총을 들었는데 그건 증평의 특수팀도 마찬가지였다. 거기에 증평 특수팀은 C4와 유탄발사기, 그 외에 특수 장비를 몇 개 따로 챙겼다.
비무장 특수팀과의 작전은 처음이다.
그들은 특이하게 왼쪽 어깨를 감싸듯이 가죽 고리를 걸어서 어깨너머로 대검을 묶어 놓았다. 중국 영화에 나오는 검을 뒤로 맨 무인처럼 오른손을 돌리면 바로 대검을 뺄 수 있는 구조였다.
낮에 질문을 던졌던 권용희가 가죽끈 아랫부분인 왼쪽 팔뚝에 붙어있는 태극기를 보며 입을 꾹 다물었다.
권용희만이 아니다.
비무장 팀 전원이 팔에 새겨진 태극기를 비장한 표정을 보고 있었는데 몇 명은 만지기까지 했다.
“수색대는 붉은색 부대 표시와 태극기를 달았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달지 못했었다.”
시선이 마주치자 강철규가 나직하게 전해준 설명이었다.
군복과 무기를 갖추자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날카로운 기운이 강철규의 몸에서 풍겨 나왔고, 비무장 팀 전체가 그 기운에 동화되는 느낌이었다.
물론 걱정되는 한 명도 있었는데 두말할 것 없이 오광택이었다.
“이야! 오광택이 결국 태극기를 달고……! 씨발!”
나직하게 지껄이는 소리였는데 역시나 들을 사람은 모두 들었다.
‘걱정하지 마라.’
강철규가 시선으로 강찬에게 전한 뜻이었다.
어째 너무 갑자기 친해진 것 같았지만, 이 정도까지는 충분히 받아들일 만했다.
드르르륵.
앞쪽에서 이두희와 엄지환이 두 개의 카트를 끌고 왔다.
저녁인 거다.
최고급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하얀 쌀밥, 밍밍하지만 김치에 불고기까지 있었다.
충분한 양이어서 두 개를 먹는 대원도 많았다.
식사가 끝나고 캔커피를 마셨는데 강찬은 최종일과 함께 따로 봉지 커피를 타서 마셨다.
비행기 바깥은 어둠이다.
착륙과 동시에 작전에 뛰어드는 탓에 아무튼 기내 분위기는 묵직했다.
“담배 피워도 됩니까?”
“말릴 사람이 있어?”
대원이 질문을 던졌고, 강찬이 허락하자 모두들 편안하게 담배를 피웠다.
강찬은 최종일에게 눈짓을 해서 함께 앞쪽에 있는 서빙 공간으로 움직였다.
“커튼 좀 쳐.”
차르륵. 차아악.
“담배 하나 주고.”
병원에 있느라고 한동안 제대로 못 피웠던 담배다.
찰칵.
최종일과 둘이서 봉지 커피를 들고 담배를 입에 물자 이상하게 마음이 너그러워졌다.
“강 선배님 때문에 그러십니까?”
강찬의 시선을 받은 최종일이 이해한다는 투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나이 차가 있어서 저희도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기가 좀 그렇습니다.”
염병!
작전 나가는 마당이다.
이중 누가 죽을지 모르는데 그깟 나이 따져서 담배를 못마땅해 할 거라면 함께 작전에 나서지 않는 게 좋은 거다.
그렇지만 작전 아니라 세상없는 이유를 갖다 붙여도 아버지란 걸 아는데 어떻게 그 앞에 담배를 물겠나.
이런 거 보면 프랑스 놈들이 참 담배 하나는 속 편하게 즐긴다.
촤아악.
그때 커튼이 거칠게 열리며 오광택이 불쑥 들어왔다.
“여기서 뭐 하냐?”
“담배 피우잖아.”
오광택이 뒤를 힐끔 돌아본 다음에 강찬의 옆으로 다가왔다.
“커피 마시려고. 봉지 커피 있던데?”
최종일과는 아직 서먹한 분위기여서 오광택이 멋쩍은 말투로 탁자 안쪽을 기웃거렸다.
“여기 있습니다.”
최종일이 봉지 커피를 한잔 타주고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하고 객실로 가면서 커튼을 쳐주었다.
강찬도 뜨거운 물을 더 받아서 봉지 커피를 탔고, 이어서 오광택과 함께 담배를 하나씩 물었다.
찰칵.
라이터의 불빛은 언제 봐도 위안이 된다.
“후우. 부탁이 하나 있다.”
강찬이 시선을 주었을 때 오광택은 연기를 길게 뿜어내고 있었다.
“내가 죽어도 우리 마누라랑 딸애는 충분히 먹고살 거다.”
강찬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래도 혹시 아버지 없다고 놀림당하지는 않게 네가 가끔 들여다봐 주라.”
강찬이 피식 웃자 오광택이 인상을 찌푸리며 피우던 담배를 종이컵에 집어넣었다.
“알아! 깡패 새끼가 제 새끼 챙긴다는 거! 나는 깡패라도 내 딸은 죄 없는 거 아니냐! 걔 때문에 깡패 짓도 때려치운 건데.”
“오광택.”
“왜?”
치이익.
다 피운 담배를 종이컵에 담근 강찬이 고개를 들었다.
“강 이사에게서 떨어지지 마.”
“이 새끼가 사람을 어떻게 보고…….”
“비겁하라는 게 아냐. 이번에 악착같이 따라다니면서 상황에 따라 어떻게 움직이는지, 대원들을 어떻게 지휘하는지 모조리 보고 배우란 거다.”
오광택의 얼굴에 사명감이 짙게 올라왔다.
“우리나라에 몇 명 안 되는 인물이다. 김태진 대표는 물론이고, 대통령 경호실장까지 인정한 사람. 그러니까 확실하게 배워라. 그리고 악착같이 살아남아서 다음번엔 네가 동생들을 이끌어.”
“후우. 알았다.”
오광택이 고개를 끄덕이며 커튼 너머를 보았다.
하여간 이 새끼는 협상 자리에 절대 보내면 안 되는 놈인 것 하나만은 분명했다.
오광택이 자리로 돌아간 다음에도 강찬은 배식 테이블에 기댄 채 그곳에 있었다.
강철규와 곽철호에게는 각각 목표 지점이 담긴 지도를 건네주었고, 이동 방법까지 확실하게 알려주었다.
그 외에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 한국어를 아는 안내인도 배정된다.
작전 도중에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느껴지면 언제고 돌아서거나 그 자리에서 버티라는 말까지 해 놓은 상태다.
빠진 게 또 있나?
강찬은 천천히 하나씩 다시 되새겼다.
***
아비부는 불편한 얼굴로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브랜든의 계좌로 송금했던 사실을 이유로 미국은 완벽하게 얼굴을 돌렸다.
이란의 특수부대 쿠드스는 아프리카에서 씨가 마르다시피 해서 도움을 청하기는커녕, 오히려 도움을 주어야 할 상황이었다.
한국이고, 한국인이다.
석유 수급과 건설 공사 수주를 위해 비굴할 정도로 고개 숙이며, 미녀를 옆자리에 앉히려 애쓰던 바로 그 한국 말이다.
방법이 필요했다.
최소한의 체면을 지킬 방법이…….
두르르르. 두르르르. 두르르르.
그때 전화가 울려서 아비부는 우선 전화기를 들었다.
“알루.”
아비부가 답을 한 직후였다.
[“이번만큼은 못 본 척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달래는 듯한 음성이 대뜸 아비부에게 견디기 어려운 선택을 권하고 나섰다.
[“티레니아해는 프랑스가, 지중해는 미국이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알제리는 프랑스의 세상입니다.”]
“이집트가 있지 않소?”
[“수에즈운하 때문에 영국과 이스라엘의 압력에 눌린 상태입니다.”]
“차드나 수단은 어떻소?”
[“바로 옆 콩고에 외인부대 특수팀이 집결해 있습니다. 지금 리비아를 돕는 흉내만 내도 두 나라는 정권이 바뀌게 됩니다. 더구나 특수팀 지휘관이 제라르라는 사실도 기억해야 합니다.”]
아비부는 나직하게 숨을 내쉬었다.
온통 금으로 둘러싸인 치장과 테이블에 놓인 황금잔이 이렇게까지 무력하게 느껴진 것은 처음이었다.
“내가 더 많은 돈을 제시하면 어떻겠소?”
잠시 침묵이 흐른 다음이었다.
[“라노크와 셔먼이 손을 잡다시피 했습니다. 이럴 때는 확실하게 양보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러시아와 영국, 독일이 특수팀을 대기시킨 것은 누구라도 개입하면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고작 한국의 정보요원 몇이 죽은 일이오.”
아비부의 기가 막힌 심정이 말투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한국의 정보요원이 죽은 것은 말씀대로 별일 아닙니다. 문제는 갓 오브 블랙필드가 보낸 후속팀을 공격하신 것에 있습니다.”]
“그런다고 우리의 전사를 죽일 수는 없었지 않소?”
[“그때라면 적당하게 몇 명으로 끝났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리비아에 있는 UIS 핵심 간부가 죽는 것으로만 끝나도 다행입니다.”]
“50명도 안 되는 한국 군인이오! 그중에는 퇴역한 군인이 20명이나 있다고 들었소!”
아비부의 목소리가 높아져서인지 상대는 대꾸가 없었다.
“흐흠. 목소리를 높였던 것은 유감이오.”
[“이해합니다.”]
전화기 너머에서는 아직 부드러운 음성이 넘어오고 있었다.
[“한국의 50명도 안 되는 인원이 무서운 것은 그들의 지휘관이 갓 오브 블랙필드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끝을 보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미국은 리비아를 폭격할 것이고, 이어서 프랑스가 리비아를 점령할 겁니다.”]
“그를 죽여주시오. 원하는 비용을 내가 지불하겠소.”
[“돈으로 우리를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비부는 말문이 턱 막혔다.
[“길지 않은 미래에 한국은 전쟁터가 됩니다. 그러니 지금은 참으시는 게 좋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쿠드스를 잃은 상처가 고스란히 남았는데 또다시 죽어가는 전사들을 돕지 않는다면, 앞으로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소?”
[“때론 황금이 말보다 더 큰 위로가 됩니다.”]
부드럽지만, 이미 끝난 일이라는 사실을 상대방은 계속 알려주고 있었다.
[“기쁜 소식이 있을 겁니다.”]
아비부의 대꾸가 없음에도 상대는 전화를 끊었다.
그가 마지막까지 지키려던 자존심이 산산이 부서져 나가고 있었다.
***
띵. 띵. 띵. 띵.
안전벨트의 표식이 깜박이며 네 번의 알람이 울렸다.
곧바로 비행기가 왼쪽 날개를 기울였고, 그편 창으로 불빛이 드문드문 꽂힌 도시의 모습이 보였다.
내려가면 곧바로 흩어지는 거다.
철컥. 철컥.
강찬은 곽철호와 대원들이 앉아 있는 중간 자리로 걸어갔다.
“불꽃놀이 멋지게 마치고 와.”
툭!
그리고 말과 함께 곽철호의 헬멧을 툭 때렸다.
툭툭.
이미 아는 방식이다.
곽철호가 손을 내밀어 강찬의 헬멧을 두드렸다.
사기가 꺾인 특수팀이다.
강찬은 증평의 특수팀 전원의 헬멧을 두드려 주었고, 그들의 손이 헬멧을 두들길 수 있게 해주었다.
마지막은 윤상기였다.
“이번엔 걸어서 돌아와.”
“싹 쓸어버리고 오겠습니다.”
프랑스, 중국, 북한, 아프가니스탄에서 함께 했던 동료다.
이런 신뢰는 결정적인 순간에 커다란 힘이 된다.
윤상기의 뒤부터 비무장 특수팀이었다.
고개를 든 강찬은 바로 뒤에 있는 권용희와 눈이 마주쳤다.
“보기 좋습니다.”
그가 나직하게 건넨 말에 부러움과 아쉬움이 묻어있었다.
강찬은 피식 웃으며 옆걸음으로 움직여 권용희의 옆에 섰다.
“억울하게 당한 요원들과 대원들의 복수를 확실하게 부탁드립니다.”
툭툭.
그러면서 팔을 뻗어 권용희의 헬멧을 두드렸다.
사십 중반의 권용희다.
어색한 얼굴을 하고 있다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강찬의 헬멧을 건드렸다.
옆자리에 있는 대원은 전에 몽골에서 태극기를 세워도 되느냐고 물었던 바로 그 대원이었다.
“비무장 팀의 무서움을 UIS에게 보여주세요.”
강찬이 손을 뻗자 그 대원이 권용희보다는 좀 더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강찬의 헬멧을 두드려주었다.
그때였다.
곽철호를 시작으로 증평의 특수팀이 자리에서 일어나 강찬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고, 다시 그 뒤에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섰다.
“선배님! 작전 끝나면 저희가 멋지게 한번 모시겠습니다.”
“자네들이 우리의 희망이다. 반드시 살아서 보자.”
권용희가 붉어진 눈을 하고 곽철호의 헬멧을 두드렸다.
툭툭. 툭툭.
웃는 얼굴로, 혹은 얼굴이 익은 사이에서는 이런저런 말을 주고받으면서 헬멧을 두드린다.
“개새끼! 이런 건 또 어떻게 아는 거냐!”
감정이 울컥 올라온 오광택과 헬멧을 두드린 다음이었다.
그 뒤에 앉아 있던 강철규와 시선이 마주쳤다.
강찬은 옆으로 한 걸음을 더 걸었다.
등에 지네를 뿌려놓은 것처럼 어색함이 스멀스멀 온몸으로 퍼지는 느낌이었다.
작전은 모른다.
누가 죽고, 누가 살아서 돌아올지.
어쩌면 이곳이 강철규와 마지막 인사를 나눌 자리인지도 모르는 거다.
“영감.”
강철규가 피식 웃었다.
이렇게 말을 건네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다는 얼굴이었다.
그런데 더 바라지 않겠다는 강철규의 얼굴을 보는 순간, 강찬은 느닷없이 강대경의 모습이 떠올랐다.
대학이고 뭐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테니 건강하게만 돌아오라는 강대경의 얼굴이 말이다.
이 영감은 강찬에게 무사히 돌아오라는 말을 하는 것조차 과분한 일이라는 생각에 저렇게 웃은 거다.
진심은 살아오라고, 몸조심하라고 말하고 싶을 텐데 말이다.
곽철호가 오광택과 함께 헬멧을 두드렸다.
강찬이 자리를 비켜주어야 할 시간이었다.
강철규는 그때까지 시선을 돌리지 않고 있었다.
강찬은 손을 뻗어 강철규의 헬멧을 두드렸다.
툭툭.
‘살아 돌아와.’
피식.
강철규는 또다시 웃기만 할 뿐, 손을 움직이지는 않았다.
영감이!
쑥스러운 걸, 멋쩍은 걸 참고 손을 뻗었는데 이건 또 뭐야!
에이! 뻣뻣한 영감!
강찬은 고개를 돌리고 곽철호의 옆을 비켜 앞쪽으로 움직였다.
강철규와 인사를 나눈 곽철호가 강찬의 뒤를 따라 다시 앞으로 움직였을 때 비행기가 바닥으로 내려앉기 시작했다.
띵. 띵. 띵. 띵.
알람과 함께 실내등이 모조리 꺼졌고, 그때쯤 인사를 마친 대원들이 의자에 앉았다.
그으으으응.
창으로 보이는 날개의 뒷부분이 튀어나오며 비행기가 가라앉았다.
드드득. 드드드드드드득!
활주로의 진동과,
후우아아아앙!
엔진의 거센 울음이 들린 다음에 마침내 비행기가 속도를 완전히 줄였고, 실내에 조명이 다시 들어왔다.
철컥. 철커덕. 찰칵.
마지막으로 지니고 있는 무기들을 점검하면서 엄청난 긴장이 비행기 안을 감쌌다.
내리는 순간부터 팀별로 작전에 나선다.
증평의 특수팀, 비무장 팀, 그리고 국가정보원 팀의 순서로 트랩을 내려가서 준비된 차를 타고 바로 출발하는 거다.
우우우우웅.
비행기가 활주로의 끝에서 천천히 앞을 돌릴 때였다.
“선배님들!”
곽철호가 악에 받쳤나 싶을 정도로 쇳소리 가득한 고함을 질렀다.
“반드시! 다시 뵙겠습니다! 후배들은 선배님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비무장 팀의 나이 든 대원들이 곽철호를 지켜볼 때였다.
“선배님들께 우리의 각오를 들려드린다!”
곽철호가 뒤편의 대원과 요원들을 향해 악을 썼다.
“우리의 구호!”
“나의 피로!”
우우우웅.
비행기의 속도가 확실하게 줄었다.
“국가를 지킬 수 있다면!”
권용희가 붉어진 눈시울로 대원들을 지켜보는 앞이다.
“나는 행복하다!”
“씨발!”
더럽게 유치한 짓이기는 한데 오광택이 욕을 뱉을 정도로 뜨거운 무언가가 전해지고 있었다.
우우우웅.
그리고 그 순간에 비행기가 움찔하면서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