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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오브블랙필드-283화 (28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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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국가가 부른다.

요원 셋이 양손에 더할 수 없이 많은 비닐봉지를 들고 왔다. 몇 명이 탁자를 붙이는 사이 이번엔 고기 냄새가 사무실을 가득 메웠다.

“양이 정말 많소!”

“한 사람당 3인분을 주문한 게 너 아냐?”

“넘어갑시다.”

나무젓가락이 놓이고, 머그잔마다 음료수를 채울 때였다.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강찬의 전화가 울렸다.

이건 뭐지?

안느가 정보총국에서 연락할 때 떠오르던 번호였다.

새로운 직원이 인사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알로?”

강찬은 석강호가 건네주는 젓가락을 받으며 편안하게 답을 했다.

[“부총국장님을 새롭게 담당하게 될 위고입니다.”]

역시! 생각대로인 것 같았다.

“잘 부탁해.”

[“부총국장님과 함께 일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긴급한 보고사항이 있습니다.”]

인사치고는 음성이 급하게 나온다 싶었다.

[“리비아에 도착한 한국 요원들이 UIS에 쫓기고 있습니다. 현재 3명 이상 사망을 확인했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해봐.”

강찬의 음성과 표정을 본 석강호와 요원들이 동작을 멈추고 시선을 집중했다.

[“현지 정보원의 배신으로 알-아지지야에서 쫓기고 있습니다. 정보국의 판단으로는 다음 이동장소도 발각되었을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강찬은 창으로 다가갔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무사히 도착했다는 현지 정보원의 보고를 믿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강찬은 힐끔 뒤를 돌아보았다.

석강호가 진지한 눈으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위고. 현장에 정보총국 요원들이 있나?”

[“20분 거리에 있습니다.”]

“한국 요원들에게 도움을 줄 방법은?”

[“일단 출동한 다음 결과를 봐야 합니다. UIS의 인원이 적지 않습니다.”]

한국 요원들을 살리기 위해, 멀쩡한 프랑스 요원들에게 죽을 곳으로 뛰어들라는 명령을 내리는 거다.

강찬은 시선을 떨어트려 창밖으로 펼쳐진 도로를 보았다. 그런데 그 짧은 순간에, 아무런 도움 없이 죽어가는 요원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당장 프랑스 요원들에게 미안한 결정이지만, 반대의 경우더라도 같은 결정을 내렸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정보총국 요원을 파견하는데 필요한 절차가 있나?”

[“총국장님의 결재가 필요합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지?”

[“문자로 승인 번호를 보내면 됩니다.”]

“당장 확인하고 답을 줘.”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강찬이 천천히 몸을 돌렸다.

“리비아에 도착한 요원들이 현지 정보원에게 속아서 현재 3명이 사망했다는 보고다.”

천장에서 쇳물을 부은 것처럼 묵직한 침묵이 사무실을 짓눌렀다.

“프랑스 정보총국 요원들이 출동할 수 있는지를 확인 중이다.”

“대장!”

석강호가 번들거리는 눈으로 강찬을 불렀을 때였다.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전화가 다시 울렸다.

“알로?”

[“총국장님의 승인이 떨어졌습니다. 부총국장님의 명령을 기다립니다.”]

“정보총국 요원을 파견해라. 임무는 리비아의 한국 국가정보원 요원들을 구출해서 48시간 동안 보호하는 거다. 그 안에 이쪽에서 지원을 보내겠다. 암호와 접선 장소가 결정되면 바로 알려주도록.”

[“조치하고 보고 드리겠습니다.”]

“대사님께 보고가 들어가나?”

[“그렇습니다.”]

“알았다.”

강찬은 빠르게 답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프랑스 정보총국 요원들이 출발할 거다.”

“대장.”

이번엔 착 가라앉은 음성으로 석강호가 강찬을 불렀다.

강찬은 언젠가 몽골에 보내달라고 라노크에게 부탁했었던 때가 떠올랐다.

강찬도, 석강호도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그리고 전화가 또 울렸다.

“알로?”

[“현지 정보총국 요원들이 출발했습니다.”]

“고맙다, 위고. 그리고 이번 일을 지시한 놈과 실제 지휘한 놈, 그리고 작전에 참가한 놈을 찾고 싶다. 이것도 총국장의 결재가 필요한가?”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파악되는 대로 알려줘.”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강찬은 바로 전화기에서 번호를 뒤진 다음, 통화 버튼을 눌렀다.

젓가락을 든 석강호가 강찬을 똑바로 바라보는 앞이었다.

[“강찬 씨.”]

“팀장님. 강찬입니다. 리비아에 도착한 우리 요원들이 현지 정보원에게 속아서 쫓기고 있고 ,이미 3명이 희생되었다는 정보입니다.”

[“예? 지금, 지금 말씀하신 게……,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강찬은 김형정에게 또 한 번 내용을 알려주었다.

“전화하기 직전에 프랑스 정보총국 현지 요원들을 출동시켰고, 우리가 지원할 때까지 48시간 동안 보호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바로 원장님께 보고 드리겠습니다!”]

“팀장님.”

[“예, 강찬 씨!”]

상황이 그래서인지 김형정의 대답이 무척이나 급했다.

“증평에서 스무 명, 국가정보원에서 열 명의 요원을 선발해 주세요. 지휘자는…….”

강찬이 석강호를 똑바로 본 채로 말을 이었다.

“석강호로 하겠습니다.”

[“리비아에 파견할 인원입니까?”]

“그렇습니다. 프랑스 정보총국 요원들이 이미 출발했습니다. 한국 요원들을 언제까지 그들에게 맡겨놓을 수는 없습니다. 제가 지금 증평에 전화할 테니 원장님의 결재를 받아주세요.”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강찬은 석강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들었지? 증평에 전화해서 대원 20명 선발해.”

“고맙소, 대장.”

석강호가 전화기를 들고 구석으로 움직였다.

“대원들을 보내도 됩니까?”

“쫓기는 우리 요원을 호위해서 오는 임무다. 필요하다면 시가전을 벌여서라도 데려와야지.”

질문을 던졌던 최종일이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강찬을 보았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 하나 믿고 떠난 요원들이다. 마지막 순간에 전쟁이 무섭고, 뒷수습이 겁난다는 이유로 저들을 버리면, 결국은 누구도 나서지 못하게 된다.”

“지금까지 이런 상황이 없었습니다.”

강찬은 주변을 둘러본 다음,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있는 동안은 앞으로 계속 이럴 거다. 그리고 우리는 그 어떤 경우에도 철저한 응징을 기본으로 한다. 이번은 실패했지만 우린 응징이 될 때까지 또 간다. 그래서 중국에서처럼 화끈하게 뒤집어주고 온다.”

뜨거운 것이 솟구친 모양이었다.

요원들 몇은 이를 악문 것처럼 볼을 불끈거렸고, 또 몇은 불을 질러놓은 것처럼 눈빛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동균이와 통화했소.”

그때 한쪽으로 가서 통화를 마친 석강호가 강찬에게 다가왔다.

“얼른 점심 먹어. 그래야 출발하지.”

“알았소.”

뭔 복에 편안하게 졸업 축하 식사를 하겠나.

분위기로만 따지면 최후의 만찬이 따로 없었다.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전화가 또 울렸다.

[“강찬 씨. 원장님께 보고가 끝났습니다. 성남에서 오후 5시 출발입니다.”]

“고맙습니다. 나머지는 저녁에 뵙고 말씀드리죠.”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강찬은 석강호에게 내용을 알려주었다.

“다예.”

“예.”

강찬이 부르자 석강호가 빠르게 답을 했다.

“이번은 구출 작전이야. 무리하지 말고 일단 돌아와. 이번 일 주동한 놈하고, 직접 총질한 놈들 명단을 구할 것 같으니까 제대로 된 응징은 다시 하자.”

“알았소.”

식사가 그럭저럭 끝나서 몇 명이 음식을 치웠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많이 먹었다.

“먼저 가. 집에 들렀다 가야지.”

“다녀오겠소.”

석강호가 움직이자, 요원 여섯 명이 함께 사무실을 나섰다.

라노크의 심정이 이랬을까?

보내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은 거?

내일 발전소 건설 때문에 중요한 약속이란 말을 안 들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다 할 수는 없다.

유라시아 철도, 발전소 건설, 몽골 기지, 아프리카 파병, 응징, 요원 구출, 열심히는 달리고 있지만, 모든 것을 다 나설 수 없다는 현실이 강찬을 옭아매는 느낌이었다.

“커피 드시겠습니까?”

“그러자.”

환풍기 성능이 좋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음식을 깔끔하게 치워서인지는 몰라도 더는 고기 냄새가 나지 않았다.

강찬은 테이블의 왼편에서 창을 향해 몸을 돌리고 앉았다.

달칵.

강찬이 힐끔 돌아보았을 때 최종일이 테이블에 잔을 놓고 서서 눈치를 살폈다.

석강호를 보낸 강찬이 안쓰러운 얼굴이었다.

“앉아.”

“예.”

“직접 가실 줄 알았습니다.”

“내일 대사관에 갈 약속이 있거든. 발전소 건설과 관련해서 중요한 거라고 따로 말까지 있었는데 지금 취소하는 건 도리가 아니지.”

최종일이 “그렇군요.”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리비아의 요원들이 별로 사라지고, 이번에 이런 일이 있는 것 모두가 발전소 건설을 막으려고 하는 건데 정작 중요한 일을 미루고 리비아로 가면 저놈들이 원하는 대로 되는 거 아닐까?”

“예.”

말을 마친 강찬은 머그잔을 들어 커피를 마셨다.

“석 선생님이 아랍어를 잘하십니까?”

“아랍어는 죽여줄걸?”

알제리 출신이다. 아랍어라면 모국어 수준이 아니라 그냥 모국어인 거다.

기운을 내서 달려가야 하는데 자꾸만 맥이 빠졌다.

아침에 보았던 욕심 가득한 사람들의 인터뷰, 아직 능력이 부족한 국가정보원, 일이 있을 때마다 프랑스의 정보총국에 손을 벌려야 하는 것까지, 그런 모든 것들이 강찬의 힘을 빼는 느낌이었다.

부족한 능력으로 엄청난 욕심을 낸 대가인지 모른다.

그래서 애꿎은 대원들과 요원들만 죽어가는 거라면 차세대 에너지만큼은 이쯤에서 그만두고 싶었다.

강찬이 못하겠다고 하면 죽어가는 요원들과 대원들의 숫자는 줄일 수 있을까?

피식.

강찬은 창밖을 보며 웃었다.

여기서 멈추면 앞에서 죽어간 대원들과 요원들에게 또 뭐라고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다가 나온 웃음이었다.

맥이 빠진다.

석강호가 혼자 리비아로 가서 그런 건 아니었다.

***

쩔꺽. 쩔꺽.

탄창과 대검, 그리고 권총이 한재국이 걸을 때마다 특유의 소리를 냈다.

부관에게 서류를 건네주던 차동균의 앞에 도착한 한재국이 활활 타오르는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소위 한재국입니다.”

“그래, 왜?”

“왜 제가 이번 선발에 빠져 있습니까?”

“뭐?”

차동균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재국은 입을 열었다.

“처음 부족했던 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중위님도 이 정도면 됐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왜 제가 이번 선발에 빠진 겁니까?”

“이 새끼가!”

“욕을 하셔도 좋습니다. 대신 저를 뺀 이유는 분명하게 알려주십시오. 그것도 제가 인솔해 온 이재호도 들어있는데 왜 제가 빠진 겁니까?”

차동균은 고개를 비틀고 한숨을 먼저 내쉬었다.

“너는 어쩌면 그렇게 곽철호 초창기랑 똑같냐?”

그러면서 고개를 돌렸을 때 곽철호가 빠르게 막사로 들어섰다.

“곽철호!”

“소위 곽철호!”

“얘가 지금 왜 헛소릴 지껄이는 거야?”

“출정 명령을 처음 받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한재국이 차동균과 곽철호의 눈치를 빠르게 살필 때였다.

차동균이 기가 막힌 표정을 담은 채로 한재국에게 고개를 불쑥 디밀었다.

“너 혹시 출정자 명단만 보고 온 거냐?”

“그렇습니다!”

차동균이 픽 웃으면서 고개를 들었다.

“야! 빨리 데려가서 준비시켜!”

“알겠습니다. 가자.”

곽철호가 한재국을 불렀다.

나이가 두 살 많아서 그럭저럭 반말이 거슬리지 않는 사이였다.

“소위 이상은 출정하지 않을 때만 따로 통보한다.”

한재국이 슬쩍 뒤를 보았다가 얼른 고개를 돌렸다.

쩔걱. 쩔걱.

그의 탄창과 대검, 권총이 기쁜 것처럼 소리를 내고 있었다.

“후우!”

준비가 모두 끝났다.

브리핑은 비행기에서 탄 이후에 듣고 인솔자는 석강호다.

“대원들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부관이 서류철을 들고서 나직하게 말을 건넸다.

“출발 한 시간 전에 저렇게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프랑스어 통역은?”

“아까부터 줄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

차동균이 먼저 웃었고, 부관이 따라 웃었다.

“몸은 괜찮겠습니까?”

“국가가 우릴 필요로 한다. 이 정도 상처로 나약한 소리를 하면 최 장군님이 뭐라고 하시겠나?”

부관은 어쩐지 최성곤의 젊은 시절이 꼭 이랬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

지난번에도 그러더니 또다시 마음이 편치 않은 상태에서 미쉘을 만나게 되었다.

“오늘도 기분이 별로네!”

반갑게 맞아주는 직원들과 인사하고 미쉘의 방에 함께 앉은 다음이었다.

“올 때마다 이래서 미안해.”

“나한테 감정을 숨기지 않는 건데? 난 오히려 그런 차니의 모습이 고마워.”

미쉘이 강찬을 들여다보며 미소 지었다.

어깨 근처에서 웨이브진 채로 넘어간 금발, 크고 파란 눈, 비현실적으로 보일 만큼 기다란 속눈썹, 높은 콧대.

대개의 프랑스 여자들이 나이 들면 몸이 굵어지고, 소위 마귀할멈 스타일로 코가 휘면서 볼이 늘어진다.

그런데 미쉘은 동양인의 피가 흘러서 그런지 얼굴형이 조금은 다른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이 그녀를 더 빛나게 한다.

“여기!”

미쉘이 테이블에 담배와 라이터를 놓아주고는 책상 뒤로 움직여 버튼을 눌렀다.

지이이이이이잉.

바깥에서 차가운 바람이 들어오자 숨이 확 뚫리는 것처럼 속이 후련했다.

찰칵.

강찬은 담배에 불을 붙인 다음, 미쉘이 입에 문 담배의 끝에 라이터를 켜 주었다.

“졸업 축하해.”

“어머니가 그런 말씀도 하셔?”

“그럼. 선물도 준비했어.”

부담스러워서 강찬이 피식 웃었을 때 미쉘이 오른손 검지로 자신의 이마를 가리켰다.

얘도 참 한결같다.

“그게 그렇게 중요하냐?”

“중요하지 않은데 굳이 피할 필요 있어?”

하! 말을 말든가!

미쉘이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또 고개를 기울여 강찬을 들여다보았다.

“오늘은 또 기분이 왜 그래?”

“그냥 일이 좀 힘든 느낌이라서.”

미쉘이 고개를 끄덕이며 고개를 들었다.

하얀 셔츠에 진한 정장을 입었는데 위에서 단추 세 개를 풀어놓아서 가슴이 반쯤 드러나다시피 했다.

“전에 유라시아 발표회장에서 보이던 차니 모습은 어떤 일이 있어도 양보하지 않을 것 같더니.”

대꾸할 말이 없어서 음료수를 들어 한 모금 마실 때였다.

“차니는 일보다는 사람 때문에 힘든 거지?”

가슴을 들여다본 것 같은 미쉘의 질문이 날아들었다.

“그런가?”

한숨처럼 답을 하며 잔을 내려놓았다.

바깥에서 들어온 바람, 그리고 속을 알아주는 미쉘 덕분에 숨 쉬는 게 조금은 편한 느낌이었다.

오후 2시가 조금 넘었다.

이제 세 시간이 지나면 석강호와 요원, 그리고 증평의 대원들이 출발한다.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그때 전화가 울렸다.

미쉘이 프랑스 말을 알아듣지만 지금은 시간을 끌 수가 없었다.

“알로?”

[“위고입니다. 한국 요원 19명을 구해서 접선 장소에 대기 중입니다. 상황이 급박합니다.”]

“알았다. 프랑스 요원의 희생은?”

미쉘이 놀란 눈으로 보았지만, 이것 또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사망 7명입니다.”]

강찬은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UIS와 전투가 벌어졌다면 부상자가 있기는 어렵다. 발견하는 즉시 칸자르로 목을 긋기 때문이다.

“내게 문자를 보내는 게 보안이 유지되나?”

[“지금의 전화는 감청이나 도청이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이 전화로 위치를 보내줘. 그리고 상황 발생 시 시간에 관계치 말고 연락하고.”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강찬은 나직하게 숨을 내쉬었다.

눈이 번들거리고 있어서 당장 미쉘을 바라보기는 곤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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