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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오브블랙필드-272화 (27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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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 하고 싶은 일

다음 날.

아침을 먹은 후에 강찬은 한국과 프랑스 팀을 이끌고 UN 기지를 나섰다.

“블랑쉐! 전방과 후방에 병력을 배치해.”

“위!”

UN 지휘부 직원이 기쁜 얼굴로 지켜보는 앞이었다.

두 사람은 강찬이 피식 웃으며 돌아보자 어설픈 동작으로 경례를 붙이기까지 했다.

“출발!”

그렇게 아프리카의 대지를 달렸다.

차 안에서 내내 아쉬워하던 노인과 아크리온은 블랑쉐와 함께 모가디슈의 프랑스 기지로 움직였고, 제라르와 외인부대 특수팀은 모가디슈 공항까지 함께했다.

외인부대 특수팀이 비행기 앞에 한 줄로 서서 한국 팀을 배웅했다.

차동균이 가장 먼저 제라르의 손을 잡고 어깨를 부딪쳤고, 이어서 줄 서 있는 프랑스 대원들과도 같은 방식으로 인사를 마치고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 팀 대원들이 차동균과 같은 모습으로 인사를 나누고 비행기에 오른 다음이었다.

“이 새끼, 헤어지려니까 서운하우.”

석강호가 히죽 웃으며 제라르와 손을 맞잡은 후에 비행기에 올랐다.

“대장.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다음에 보자.”

척.

제라르가 경례를 하자 특수팀 대원 모두가 강찬을 향해 경례를 올렸다.

강찬은 답례를 하고 그대로 비행기에 올랐다.

인사는 타기 전에 나눈 것으로 충분한 거다.

그으으으응.

수송기의 문이 다 닫히기도 전에 강찬은 비행기의 벽에 달린 침상에 앉았다.

덜컹.

그리고 마침내 수송기 문이 닫히면서 모가디슈의 모습이 완전히 가려졌다.

활주로를 움직인 수송기가 곧바로 한국을 향해 몸을 띄웠다.

생존자 23명 중 부상자가 7명이다.

그래서 수송기에 타고 있는 인원은 16명뿐이었다.

전투에서 보면 별것 아닌 상처 같은데 한 걸음 물러나서 보면 ‘이 정도였어?’ 할 때가 있다.

지금이 꼭 그랬다.

단 한 명을 제외한 대원들 모두 몸 이곳저곳에 붕대를 감았는데 피가 시커멓게 번져있어, 대충 보아도 가볍지 않은 부상들을 안고 있었다.

“커피 있나 봐라.”

그러니 어쩌겠나?

석강호가 뒤를 바라보자 부상이 없는 유일한 통역 대원이 얼른 몸을 움직였다. 저놈은 한국에 도착할 때까지 꼼짝없이 심부름을 하게 생겼다.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겠냐?”

“마셔야 합니다!”

통역 대원의 답을 들은 차동균이 흐느끼는 것처럼 웃었다.

나름 똑똑해서 프랑스어 통역 대원으로 뽑혔을 텐데 처절한 현장을 겪고 나서 상태가 안 좋아진 게 분명했다.

아무튼, 비행기의 벽에 기대서 커피를 마시고 있으려니까 이제야 집에 가는 거라는 실감이 났다.

강찬이 힐끔 시선을 돌아보았을 때 대원들은 모두 지친 얼굴이었다.

세계적인 특수팀이 되었다는 감동 따위 개나 주라는 저런 표정이 실제로 세계적인 특수팀이 되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일 거다.

강찬이 피식 웃을 때였다.

“점심 먹읍시다.”

석강호가 걸걸한 음성으로 말을 뱉고는 통역대원을 보았다.

***

김형정은 피로를 잔뜩 덮어쓴 얼굴로 병실의 문을 열었다.

“선배님.”

그리고 고개 숙여 강철규에게 인사했다.

“왔나?”

“꼭 이러셔야겠습니까?”

“이야기 다 끝난 거 아니었어?”

강철규는 몇 가지 되지 않는 짐을 확인한 후, 가방의 지퍼를 닫았다.

“강찬 씨가 오늘 저녁에 도착한다지 않습니까? 만나고 바로 출국하시면 좋을 것 같은데 하루 연기하시지요.”

강철규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병실을 둘러보았다.

“아직 결과도 제대로 안 나왔습니다. 그 상태에서 비행기를 타시는 건 위험합니다.”

병실을 쭉 둘러본 강철규가 시선을 김형정에게 돌렸다.

“내가 고집 피우는 거 잘 알아. 그런데 이렇게라도 내 역할을 하고 싶은 걸 어쩌겠나? 내 인생에 두 번 다시 없을 것 같던 임무를 받았다. 거기에 후배들만 기지에 있다니까 한순간이라도 마음을 놓을 수 있어야지.”

“그렇다면 강찬 씨라도 만나고 가십시오.”

“난 그 친구에게 시간을 달라고 할 자격이 없어.”

김형정이 알아듣지 못한 눈으로 강철규를 보았을 때였다.

“그런 게 있다.”

강철규가 잔잔하게 웃었다.

***

공항까지 강철규를 배웅한 김형정은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황기현과 함께 오산 공항으로 향했다.

“오늘 고생이 많았지?”

“괜찮습니다.”

“아랍 쪽 동향은?”

“입국자 명단을 파악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황기현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실제로 원유 공동 개발과 차세대 에너지 개발 협약 제안이 온 것을 보면 우리가 모르는 다른 일이 있는 게 분명해.”

김형정은 침묵할 수밖에 없는 말이었다.

정보 세계에서 국가정보원은 아직 프랑스나 러시아, 미국 등과 비교해 분명 능력 차가 있었다.

“방송 통제는?”

“자료 영상만 전해주기로 했습니다.”

파병에서 돌아오는 것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특수팀의 얼굴을 방송에 공개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다.

대화를 나누는 사이, 차량은 오산 공항에 진입했다.

환영 행사는 따로 없고, 군 장성 몇 명과 군악대, 의장대, 그리고 국가정보원에서 황기현과 김형정이 참석하는 게 전부였다.

간단하게 군 관계자들과 인사를 마친 황기현이 대기실에 앉아 차를 마실 때였다.

“수송기가 도착합니다.”

공군 간부가 들어와 수송기의 도착을 알렸다.

관제탑이 있는 3층 건물의 1층을 통해 활주로로 들어선 황기현은 김형정과 함께 건물의 앞에 섰다.

아직은 추위가 그대로 남아 있는 1월 말이다.

군악대와 의장대가 대기한 가운데 어둠이 내려앉는 활주로는 볼이 얼얼할 정도로 매서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수송기가 활주로의 끝을 타고 내려앉았다.

거친 엔진 소리와 타이어 소리를 울리며 거대한 몸집이 내려앉자 그제야 안에 있던 관계자들이 모두 나왔다.

속도를 완전히 줄인 수송기가 머리를 돌려 관제탑의 앞으로 움직였다.

유도관이 어서 오라는 듯 두 팔을 뒤쪽으로 흔들다 마지막에 엇갈려 세웠고, 그 순간 수송기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으으응.

수송기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황기현과 김형정은 곧바로 수송기를 향해 걸었다.

철컹!

이윽고 수송기의 문이 바닥에 닿은 다음에, 강찬을 시작으로 대원들이 걸어 나왔다.

“강찬 씨!”

“다녀왔습니다.”

“부원장. 고생 많았습니다. 석 선생! 고생 많았습니다.”

황기현과 인사를 마친 강찬은 김형정과도 짧은 인사를 나눴다.

“자네들도 고생 많았다.”

석강호의 뒤에서 경례를 올리는 최종일과 우희승, 그리고 이두희를 향해 황기현이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희생된 대원들과 부상자는요?”

“희생된 대원들은 내일 이 시간에 도착할 예정이고, 부상자들은 상태를 봐서 움직이기로 했습니다.”

저쪽 편에서 차동균이 군 관계자에게 인사하고 있었다.

“춥습니다. 움직이면서 이야기하지요.”

“알겠습니다.”

강찬의 답이 있고, 일행은 곧바로 관제탑이 있는 건물 1층을 지나쳤다.

건물 뒤편에 도착하자 최종일이 강찬에게 다가왔다.

“저희는 이곳에서 경찰병원으로 갑니다.”

“알았어. 고생했고, 전화하자.”

“고생하셨습니다.”

최종일과 헤어진 강찬은 석강호와 함께 승용차에 올랐다.

“우선 방지병원으로 가겠습니다.”

“말씀을 해두셨나요?”

“예. 요원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김형정의 대답이 끝나고,

“부원장. 나는 병원 앞에서 바로 돌아가겠습니다. 우선 치료하고 좀 쉰 뒤에 따로 봅시다.”

“공항에 와주신 것만 해도 감사합니다.”

황기현이 강찬에게 말을 건넸고 대화가 이어졌다.

그 뒤로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황기현이 계속 말을 걸었는데 아프리카에서의 상황을 묻는 것 외에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승용차가 병원 입구에 도착하자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나와 강찬과 석강호를 감싸서 안으로 들어갔다.

“어후!”

강찬을 맞은 유헌우는 상처를 보는 순간, 대뜸 인상을 찌푸렸다.

“염증이 없어 보이긴 하는데, 어깨는 MRI를 찍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거 어디서 꿰맸어요?”

강찬이 웃는 것으로 답을 대신한 다음이었다.

“이거? 흙이잖아요?”

핀셋에 소독 솜을 짚어 상처를 먼저 닦은 유헌우가 인상을 좀 더 찌푸렸다.

흙이 쏟아지는 동굴을 달렸으니까 상처를 문댈 때마다 소독 솜에 흙이 묻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인 거다.

“석 선생도 이런 건가요?”

“아마 비슷할 겁니다.”

“그럼 그쪽에서 소독을 먼저 합시다.”

환자복 바지만 입은 상태에서 거의 온몸을 새로 닦다시피 하는 소독이다.

의사 한 명이 더 와서 소독 솜에 흙이 묻어나오지 않게 소독하는 데만 대략 40분쯤 흘렀다.

“팀장님. 피곤하실 텐데 들어가셨다가 내일 오셔도 돼요.”

“전 괜찮습니다. 그리고 참! 전 실장님도 이리 오신다고 했습니다.”

소독이 끝나고 MRI를 찍는데 다시 40분이 걸렸고, 상처가 벌어진 곳을 꿰매느라 또 30분쯤 시간이 더 걸렸다.

그 외에 주사를 다섯 대씩을 맞았다.

“고맙습니다.”

치료가 다 끝나고 강찬이 고맙다는 인사를 했을 때였다.

“내가 고맙습니다.”

유헌우가 능글맞은 얼굴로 강찬에게 답을 했다.

이 양반이 왜 이러지?

치료비를 푸짐하게 받았나?

강찬이 궁금해서 들여다보았는데 유헌우는 다른 말을 하지 않고 병실을 알려주었다.

병실은 5층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요원들이 잔뜩 있었다.

“이럴 필요까지 있나요?”

“충분히 그럴만합니다.”

강찬은 석강호, 김형정과 함께 병실에 들어갔다.

“저녁은 어떻게 할까요?”

김형정은 아예 준비하고 있었던 것처럼 담배를 탁자에 내려주고 커피를 탔다.

“실장님 오신 다면서요?”

“벌써 9시입니다. 드셨을 겁니다.”

김형정이 탁자에 종이컵을 올려놓을 때였다.

드르륵.

병실 문이 열리고 전대극이 들어섰다.

“오셨어요?”

전대극은 날카로운 눈매와 각진 턱에 어울리지 않게 가슴이 울렁인 듯한 얼굴로 다가와 강찬의 어깨를 두드리며 또 동시에 석강호의 손을 잡았다.

“고생했다. 석 선생, 애 많이 썼어요.”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다 같이 탁자에 앉았다.

“실장님, 저녁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그냥 왔는데? 아직 전이지?”

“그렇지 않아도 지금 시키려던 참입니다. 강찬 씨! 뭐로 할까요?”

“자네 석 선생을 몰라? 누구 시켜서 요 앞에 보내서 고기 좀 잔뜩 구워오라고 해. 어때, 석 선생?”

“그거 좋지요!”

결국, 저녁 메뉴는 갈비가 되었다.

실컷 먹고 치우고 나니 밤 11쯤 되었다.

“그럼 우선 쉬어. 내일 또 올게.”

“예.”

“그럼 저도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전대극과 김형정이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을 나갔다.

솔직히 어수선하고 멍한 기분이었다.

긴 비행의 여파와 주사약을 맞은 탓일 거다.

“가서 자라.”

“여기 침대도 있는데 그냥 잡시다.”

“코 골면 죽인다.”

“어후! 피곤하다!”

석강호가 못 들은 것처럼 뻔뻔한 얼굴로 침대에 몸을 눕혔다.

저걸 어쩌겠나?

강찬은 고개를 저으며 침대에 몸을 눕혔다.

창으로 들어오는 화려한 불빛, 깨끗한 건물, 환한 형광등, 차가운 날씨까지, 한국으로 돌아온 건 분명한데 실감이 나질 않았다.

***

깊은 잠을 자고 눈을 떴을 때는 새벽 5시였다.

시차라는 게 있으니까 조금은 다른 시간에 일어나도 괜찮을 텐데 희한하게도 꼭 이 시간에 잠에서 깬다.

아프리카에서 날아와서 그런지, 느닷없이 다시 태어났을 때의 느낌이 떠오르기도 했다.

강찬은 고개를 털고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보았다.

한국 맞다.

강대경과 유혜숙이 있는 곳.

긴장이 완전히 풀렸는지 어깨와 허벅지가 욱신거렸는데 어쩌면 어제 치료를 다시 받아서 그런지도 모른다.

“어흑!”

석강호가 목이 갈라지는 소리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몇 시요?”

“5시.”

“어후!”

훌쩍이며 몸을 일으킨 석강호가 침대에서 내려오려다가 인상을 버럭 썼다.

“어? 왜 이렇게 아프지?”

“어제 새로 치료해서 그런가 보다. 나도 욱신거린다.”

석강호가 억지로 움직여서 물을 마신 뒤에 화장실을 다녀왔다.

“커피 하실라우?”

“그러자.”

링거대를 끌고 간 석강호가 커피를 타는 동안, 강찬은 탁자로 내려왔다.

“멍하우.”

“나도 그래.”

석강호가 건네준 종이컵을 받은 강찬이 천천히 커피를 마실 때였다.

드르륵.

간호원이 들어와서 링거줄에 주사약을 하나씩 넣어주고 나갔다.

“이제 어쩔 거요?”

“우선 라노크 대사님부터 쭉 만나봐야지. 어쩐지 어제 전 실장님이나 김 팀장님이 뭔가 말하지 않는 게 있는 거도 같고.”

“대장도 그렇게 봤소?”

강찬은 고개만 끄덕여주었다.

“대장. 이번 파병은 아무래도 이상하지요?”

“시작부터 끝까지 말이 안 되긴 하지. 그곳에서는 보안 때문에 마음 놓고 통화를 못 한 것도 있으니까 일단 대사님을 만나보자. 그러면 윤곽 정도는 알 수 있을 거다.”

“어떤 새끼들이 쿠드스를 보냈는지는 꼭 좀 알아봐 주쇼.”

“그래야지.”

둘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려니까 문이 열리고 이번에는 유헌우가 들어왔다.

“일찍 오셨네요?”

“VIP 환자 아닙니까?”

유헌우가 느긋한 얼굴로 다가왔다.

“좀 어때요?”

“어제보다 상처가 좀 쑤시는 거 같은데요?”

“그거야 소독하고 새로 꿰맸으니까 당연한 거고, 우리 석 선생님은요?”

“저도 상처가 아픈 것 외에 다른 건 없습니다.”

“MRI 소견에 특별한 것도 없고, 이대로 잘 아물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석 선생님도 상처가 전보다 좀 더 빨리 아무는 느낌인데 그건 두 분의 특이 체질 덕분이니까 달리 의심할 사항이 아니고.”

강찬이 전에 석강호에게 수혈을 해준 것을 말하는 것 같아서 달리 대꾸할 것은 없었다.

“아침 드시고 드레싱합시다. 그때 보면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겁니다.”

“예.”

유헌우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려니까 한국에 돌아온 것이 좀 더 확실하게 실감 났다. 아프리카와 다른 현대화, 그리고 평화로움을 느껴서 일지도 모른다.

“참, 원장님. 어제 고맙다고 하신 게 무슨 뜻인가요?”

“예?”

“어제 치료 끝나고 제가 고맙다고 했을 때 원장님이 고마운 거라고 하셨던 말씀이요.”

“아!”

유헌우는 이제야 알겠다는 듯 강찬을 보았다.

“김형정 팀장님이란 분이 강찬 씨의 치료를 전담하는 조건으로 병원에 필요한 의약품과 불편한 일들을 처리해 준다는 약속을 하셨거든요. 그거 말씀드린 겁니다.”

아닌 거 같은데?

강찬이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보았으나 유헌우의 구렁이 같은 표정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그럼 9시쯤 다시 들르지요.”

유헌우가 나가자 문득 배가 고파졌다.

“아침 어떻게 할래?”

“전에 먹던 갈비탕 시켜 먹읍시다.”

“그러자.”

석강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음식을 시키는 동안, 강찬은 화장실로 들어가 간단하게 세수를 했다.

“후우!”

물기를 닦지 않은 채로 거울을 들여다본 강찬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

지금 무슨 짓을 하다가 온 거지?

이게 내가 원하던 삶은 맞는 건가?

엉뚱한 곳에 다시 태어나서 소중한 사람을 지키고 싶다고 시작한 일이 점점 커지더니 이젠 걷잡을 수 없게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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