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오브블랙필드-264화 (26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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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빈틈을 노린다.

밝은 빛이 눈을 파고드는 느낌에 강찬은 퍼뜩 잠에서 깼다.

온몸이 욱신거렸고, 다음으로는 눈이 쓰라렸다.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이었다.

‘윽!’

표현하기조차 어려운 통증이 강찬을 덮쳤다.

특히나 팔을 움직일 때마다 양쪽 어깨의 뼈를 통째로 뜯는 것 같아서 침대를 짚기조차 어려웠다.

“후우!”

강찬은 나직하게 숨을 내쉰 뒤에 악착같이 침대에서 일어났다. 솔직하게 총을 한 번 더 맞는 게 지금보다는 덜 아프겠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몸이 통증을 뿌려가며 더 누워있으라고 반항했다.

그래서?

그냥 하루 쉬자고?

‘포기해. 주인을 잘못 만난 거야.’

강찬은 그렇게 침실을 나섰다.

에어컨이 작동하는 막사의 거실 소파와 바닥에서 대원들이 이리저리 널브러져 자고 있었다.

오후 1시쯤이었다.

커피를 한잔 마실까 했던 강찬은 대원들을 깨우기 싫어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자 열기가 후끈 달려들었다.

걸어야 했다.

이렇게라도 몸을 풀어야 제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벤치 앞의 공터를 천천히 걷는 동안 강찬은 이가 갈리는 어깨의 통증을 이겨가며 눈을 향해 두 손을 들었다. 어젯밤에 들어간 흙먼지와 핏물이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굳은 채 나왔다.

10분쯤 걸어서 몸이 조금 더 풀리자 강찬은 두 팔을 뒤로 돌렸다. 여기서 지면 완쾌될 때까지 절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끄으응!”

팔을 완벽하게 허리 뒤에서 맞잡았을 때 막사 문이 열리고, 머리가 하늘로 치솟은 석강호가 고개를 내밀었다.

“커피 드실라우?”

“일어났으면 한잔 타!”

석강호가 안을 향해 뭐라고 하고는 바로 밖으로 나왔다.

“네가 타는 거 아니었어?”

“애들 다 일어났소. 커피 한잔 하고 점심 먹읍시다. 거기 가보자면서요?”

“응.”

둘이서 벤치에 앉은 다음이다.

석강호가 인상을 벅벅 써가며 팔을 푸는 동안 대원이 커피 두 잔을 가져다주었다.

“그런데 거긴 뭐하러 가려는 거요?”

석강호의 질문에 강찬은 어제 보고 느꼈던 것을 있는 대로 답해 주었다.

“거기에 블랙헤드가 있다는 거네?”

석강호가 주변을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분명 붉은빛을 보았고, 에너지도 느꼈어. 어제 헬리콥터 폭파하겠다고 할 때 잠깐 고민했었는데 괜히 시간 끌다간 다른 놈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아서 그냥 폭파하라고 했던 거다.”

강찬은 눈짓으로 스페츠나츠의 막사를 가리켰다.

“희한하우. 블랙헤드는 그냥 비싼 보석인 줄만 알았는데. 그나저나 어제 그 시간이면 밤이라서 빨간빛이든 노란빛이든 반짝이면 무조건 보였을 건데?”

“그러니까 가보자는 거지.”

“하긴 그 정도라면 가보면 알겠소.”

둘이서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였다.

“식사하십시오.”

막사에서 최종일이 고개를 내밀었다.

점심은 즉석밥과 김치, 계란을 이용한 비빔밥이었다.

“말했었던 대로 식사 후에 전투 지역에 다녀올 거다. 남는 인원은 특별한 명령이 없는 한, 치료받고 휴식을 취한다.”

“경계는 어떻게 합니까?”

“외인부대가 외곽을 섰으니까 권총 한 자루 지니는 정도면 될 거다.”

식사는 라면을 먹는 것보다 더 빨리 끝났다.

양치를 한 다음, 대원들과 함께 곧바로 임시 의무실로 가서 소독하고 붕대를 갈았다.

이제야 기지를 나설 기본 준비가 끝난 거다.

막사로 돌아온 강찬은 새 군복을 꺼내 입었다.

두건으로 머리를 묶고 챙이 둥그렇게 돌아간 특수팀 모자도 목에 걸었다.

느낌이겠지만 무전기, 무기, 탄창을 모두 챙기자 몸이 좀 더 수월하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밧줄과 랜턴을 챙겨.”

곽철호와 우희승이 각각 두 가지를 챙겼다.

밖으로 나오자 제라르가 무장을 한 채로 벤치에 앉아 있었다.

말이 필요없는 일이다.

벤치로 기어 나온 스페츠나츠 대원들과 SBS 대원들이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는 데 그거야 뭐 신경 쓸 일도 아니었다.

강찬은 곧바로 입구를 향해 움직였다.

“블랑쉐!”

“위.”

“전투 현장을 돌아보고 오겠다. 조금이라도 의심스럽거나 통제에 따르지 않는 차량, 또는 인원이 다가오면 무조건 사살해라.”

“알겠습니다.”

부르르르릉! 부르르릉!

이두희와 곽철호가 각각 허머를 끌고 왔는데 이두희가 운전하는 허머에 강찬, 석강호, 제라르가 올라탔다.

출발이다.

전투 현장까지 시간이 제법 걸릴 거라서, 강찬은 제라르에게 다시 태어났었던 일부터 영국, 그리고 어젯밤에 느꼈던 일에 대해 적당하게 설명했다.

프랑스말에 시끄러운 자동차 소리가 섞여서 이두희가 알아들을 염려는 없었다.

이야기가 끝났을 때 제라르는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었다. 하기야 어떤 놈이 이런 말을 듣고 바로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겠나.

“대장. 그럼 샤흐란 그 새끼가 지금 살아 있습니까?”

“로리암 지하에 있을 거다.”

“그럼 저 인간이 정말 다예루입니까?”

이 새끼가 기껏 입 아프게 설명했더니!

“저 새끼가 왜 내 이름을 부르는 거요?”

“우리 얘기 제대로 해줬다.”

“애새끼. 정신이 하나도 없겠네.”

제라르는 정말 넋이 나간 얼굴이었다.

지금껏 대장이라고 부르고 다예라고 상대하고는 있었지만, 막상 이야기를 듣자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영국과 프랑스가 지진을 일으킬 무기를 개발했는데 그 에너지를 블랙헤드에서 얻는다. 그 바람에 나와 다예가 이런 모양으로 살게 된 거 같고. 그런데 아예 없어진 줄 알았던 그 에너지가 어제 전투에서 다시 보인 거다.”

“비밀로 해야겠군요.”

“꼭 에너지 때문이 아니더라도 블랙헤드가 발견될 때마다 한바탕 난리가 났었으니까 일단 비밀로 하는 게 좋겠지.”

“그럼 헬기 폭파를 좀 미루지 그랬습니까?”

“그랬다간 누구든 이상하게 생각하는 놈이 나오지 않겠냐? 솔직히 헬기를 폭파할 때 아예 묻혀 버렸으면 싶기도 했고.”

“그것도 그렇습니다. 참! 여기 대원들은 믿을만합니까?”

제라르가 이두희를 눈짓으로 가리켰다.

“쟤들이 배신하면 깨끗이 당하고 말란다.”

제라르가 입술을 늘이며 웃었다.

“솔직히 이렇게 대장과 있으면서도 아직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나랑 다예는 어떻겠냐?”

제라르가 고개를 끄덕일 때였다.

하늘 저 위에서 독수리가 여유롭게 나는 것이 보였다.

200여 명을 상대했던 곳이다.

불타고 남은 차들 사이에서 아프리카 독수리들이 바쁘게 대가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끼이익.

산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도착했다.

철컥. 철커덕.

허머에서 내려 능선을 올라가는 동안 처절한 전투의 흔적이 곳곳에 새겨져 있었다.

능선을 올라가 외길을 따라서 안으로 들어서자 부족의 마을이 나왔다.

염병!

부족민의 집에서부터 맞은편 산 아래까지가 완전히 내려앉아서 커다랗게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다.

“오래 있기 힘들겠소.”

석강호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건넸다.

부패한 시체만 천 구다.

속을 뒤집는 냄새가 계속해서 풍겨왔다.

“저기에 로프를 걸어.”

우희승과 곽철호가 부족민의 집 하나를 택해 로프의 끝을 거는 동안, 강찬은 적당한 돌을 찾아 아래로 던져 보았다.

투우욱!

이 정도면 20m 내외일 거다.

“일단 한번 둘러본 다음에 판단하자.”

석강호와 제라르를 비롯해 전부가 나서서 밧줄의 중간을 잡았다. 흙으로 만들어진 움막이라 아무래도 불안했던 탓이다.

강찬은 우선 두건을 풀어 코를 막았다.

그리고 랜턴을 챙겼고, 마지막으로 로프를 허리에 감았다.

“조심하쇼.”

고개를 끄덕여준 강찬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부스슷! 부스스스!

10m쯤 밑으로 내려간 강찬은 랜턴으로 아래를 비춰보았다.

완전히 고철로 변한 헬리콥터의 잔해만 제대로 보일 뿐 당장 수상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기대했던 것은 두 가지였다.

붉은색, 그리고 심장이 주는 경고.

그런데 느껴지는 건 눈이 아릴 정도로 지독한 악취와 가스뿐이었다.

여기까지가 한계다.

치잇.

“당겨!”

스으윽! 스으윽!

무전이 떨어지는 것과 동시에 몸이 1m씩 위로 올라갔다.

“여기요!”

석강호가 내민 손을 잡고 구덩이에서 몸을 빼내는 순간이었다.

“휘-유!”

있는 대로 인상을 구긴 석강호가 코를 향해 손을 부쳐댔고, 제라르와 대원들 모두가 얼굴을 찌푸렸다.

“퉤에! 장비 없이는 못 들어가겠다. 특별한 것도 없고.”

“저기 부족민들의 시체까지 이리 집어넣은 것 같은데 그렇게 따지면 이 안에 천 명이 넘는 시체가 있는 거요.”

석강호의 말에 강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부패가 진행된 시체 천 구를 헤집어가며 블랙헤드를 찾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

뭐 반가운 놈이라고?

“어이고. 아무래도 무리했던 모양이오.”

그리고 그때 석강호가 눈짓으로 가리킨 강찬의 어깨에서 또다시 피가 번져 나오고 있었다. 아무래도 로프에 매달리느라 무리했기 때문일 거다.

“일단 갑시다.”

“그러자.”

몸을 돌려 차가 있는 곳으로 내려오는 길이다.

“여기 왜 왔는지 아직 안 물어봤지요? 쟤들 정말 괜찮은데요?”

제라르가 능선을 내려가며 강찬에게 건넨 말이었다.

그러고 보니 영문도 모르고 이곳에 와서 로프를 잡아당겼던 최종일과 차동균, 나머지 셋이 끝까지 무슨 일인지를 묻지 않았다.

이 새끼는 한국말도 모르면서 눈치로 또 그걸 때려잡는다.

뭐라고 대꾸하기 어려워서 강찬은 말없이 허머로 향했다.

크르르릉! 크르르릉!

부족민 600명, 쿠드스 600명이다.

무려 1,200명의 죽음에 아군의 죽음이 더해진 곳을 떠나는 길이다.

“담배 하나 피우고 가지?”

강찬의 말에 제라르가 담배를 건네주었다.

쩔껑! 치이익!

강찬은 두 개의 담배에 불을 붙여 능선의 앞까지 걸어갔다.

이런 전투현장을 떠날 때면 늘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유치하고 우습게 들릴지 모르지만, 적이 600명이나 뒈져있는 이곳에서 숫자가 적은 아군이 시달리지는 않을까 싶은 것이었다.

그래서 종교가 있는지도 모른다.

죽은 아군만큼은 이곳에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다.

강찬은 바닥의 흙을 모으고 그 한가운데 담배 하나를 꽂았다.

미안하다.

제대로 지켜주지 못해서, 이 아프리카에서 죽게 만들어서 미안하다.

몸을 세운 강찬은 다시 허머로 걸어갔다.

“주술사가 살아 있었으면 역시 수르드카드라고 매달렸을 겁니다.”

제라르가 피우던 담배를 휙 던지며 농담을 건넸다.

“가자!”

강찬이 올라타자 허머가 출발했다.

***

기지에 도착한 강찬은 블랑쉐의 보고가 아니더라도 UN 지휘부가 돌아왔음을 알았다.

특별한 능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하얀 글씨로 ‘UN’이라고 써놓은 차 세 대가 서 있으니 알파벳만 읽을 줄 알면 대강 알 수 있는 일이었다.

강찬이 차에서 내리자 지휘부 막사에서 두 명이 빠르게 달려왔다.

“무슈 강.”

개새끼들.

죽었어야 할 놈이 살아서 돌아다니니까 당황스럽기도 할 거다.

“각 팀의 지휘부를 만나고 싶습니다.”

“그건 내가 허락할 일이 아닌데?”

“그린베레와 SBS가 무슈 강이 있을 때 함께 보겠다는 의견을 전해왔습니다.”

UN 직원이 대원들을 힐끔 보았다가 얼른 시선을 가져왔다.

“어깨 상처를 먼저 치료하고 봐도 되나?”

“당연히! 치료를 먼저 해야 합니다.”

흉측한 상처를 드러낸 각국의 대원들이 매서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앞이다.

두 명의 UN 직원이 막사로 돌아가자 가장 먼저 안드레이가 강찬에게 다가왔다.

“무슨 말을 하든 같이 들읍시다.”

“상처를 치료할 거니까 여기서 기다리든지, 아니면 먼저 들어가 있어.”

“여기 있겠소.”

답을 한 안드레이가 강찬의 어깨를 살폈다.

“그런데 어딜 다녀오는 거요?”

이 새끼는 듬직할 거 같은데 말투며, 표정이며, 참 한결같이 빈틈을 노린다.

“어제 전투 현장을 돌아보고 왔다.”

안드레이가 고개를 갸웃하며 강찬을 보았다.

이유를 알고 싶은 눈치였다.

피식.

갑갑하기도 할 거다.

힘으로 누르기도 어렵고, 총으로 위협할 수도 없고.

“안드레이.”

강찬은 갑자기 이 새끼를 골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개를 슬쩍 놈의 귀에 가져갔다.

“어제 헬기가 추락하기 전에 구덩이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것을 본 것 같거든. 그래서 가봤던 거다. 그런데 도저히 방법이 없었다.”

안드레이가 의심과 놀라움이 뒤섞인 표정으로 강찬에게서 고개를 떼었다.

“뭐라고 생각했었던 거요?”

이 새끼는 확실히 강찬에 대해서 무언가 알아내라는 명령을 받은 게 분명해 보였다.

“아프리카에서 번쩍일 게 뭐가 있겠냐?”

안드레이가 눈을 갸름하게 하고 강찬을 보았다. 이런 중요한 걸 왜 자기에게 말해 주느냐는 얼굴이었다.

하여간 애새끼가 의심은 정말 많다.

강찬은 그대로 몸을 돌려 임시 의료실로 가서 어깨를 치료했다.

“이대로 가면 염증이 생깁니다. 더는 무리하지 마세요.”

의료실 직원의 경고를 들으며 소독을 마친 강찬은 곧바로 막사로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통역! 그리고 차동균, 다예! 같이 가자.”

대원들은 휴식을 취하게 한 뒤에 강찬은 세 사람과 함께 UN 지휘부로 향했다.

따로 부를 필요도 없이 제라르부터 안드레이, 타일러, 로버트가 죄 벤치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다들 눈빛에 불을 켜놓은 것 같았다.

달칵!

회의실은 중앙에 간이 스크린 시설이 되어 있는 통상적인 브리핑 룸이었다.

강찬을 시작으로 각자 편한 자리에 앉아 중앙의 테이블에 마주 앉아 있는 두 명의 UN 지휘부 직원을 보았다.

“먼저 지난 하루, 지휘부가 없음에도 어려운 고비를 이겨내 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피식.

강찬의 표정을 본 직원이 서둘러 말을 덧붙였다.

“또한, 어제의 전투에서 사망한 대원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심심한 위로와…….”

철커덕!

UN 직원이 고개를 들었다가 강찬이 권총의 노리쇠를 당기는 것을 보고는 말을 잇지 못했다.

달칵.

강찬은 의자에 설치된 필기판에 권총을 올려놓았다.

“불편하게 하지 말자구.”

UN 직원이 마른 침을 삼키는 사이 각 팀의 지휘자들은 강찬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간단하게 설명할 테니까 제대로 들어.”

나직한 강찬의 말에 UN 직원 두 놈이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말도 안 되는 적의 기습이 있었다. 그리고 너희는 거짓말처럼 그 직전에 사라졌지.”

“그건…….”

“적당히 넘어가기에는 너무 많은 대원이 희생됐다. 그러니 지금부터 내가 하는 질문에 답이 느리거나, 혹은 엉뚱한 소리를 지껄이면 결과가 좋지 않을 거다.”

가뜩이나 다른 팀 지휘자와 대원들의 눈빛에 주눅이 들어있던 UN 직원 둘은, 강찬의 태도와 눈빛에 아예 질려버린 얼굴이었다.

“첫 번째 질문, 적의 습격이 있을 거라는 사실을 안 시간?”

피식.

강찬이 권총을 집어 드는 순간이었다.

“습격이 있으리라는 것은 몰랐습니다. 그저 빨리 모가디슈의 UN 본부로 돌아오라는 지시대로 움직였습니다.”

타아앙! 퍼억! 타아앙! 퍼억!

강찬이 두 번 방아쇠를 당기자 눈을 꼭 감은 UN 직원이 두 번 몸서리를 쳤다.

후다닥! 철컥! 철거덕!

총소리에 뛰어들어온 외인부대원들이 제라르의 손짓에 아예 경례를 붙이고 돌아나가는 형편이다.

“이번엔 스크린을 맞췄지만, 다음번은 확실히 이마를 뚫어주마. 좋아! 쉬운 질문을 하나 하지. 이번 사건에 대한 UN의 공식 입장은?”

“반군입니다! 600명에 달하는 반군의 대대적인 기습에도 UN 평화유지군은 완벽한 승리를 거둔 것으로 발표할 예정입니다.”

정말 빠르고 자신감 넘치고 대답이었다.

“반군을 보낸 지휘자는?”

그러나 강찬의 다음 질문에 UN 직원은 바로 답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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