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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적응해야 되겠지?
전투는 확실히 흐름이 있다.
타다다당! 투두둑! 푸슝! 푸슝! 투둑! 투두둑!
강찬이 연속해서 적의 이마를 뚫어대고 제라르가 나선 데다, 아래쪽에서 석강호가 밀어붙이자 적은 확실히 기가 꺾이기 시작했다.
푸슝! 푸슝! 푸슝! 푸슝! 퍽! 퍽! 퍽! 퍽!
쿠드스가 아랍권 최고의 특수부대라 해도 이쪽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특수팀이다.
한번 기세를 잡자 상황은 단박에 기울어졌다.
투두두둑! 푸슝! 투둑! 타다당! 타다다당!
총이 번쩍거리는 것으로 봐서 적의 숫자는 얼추 200명쯤 되었다.
아프리카의 내전에서 반군 천 명쯤 우습게 나온다.
하지만 쿠드스가 저렇게 많이 나타난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다행히 스페츠나츠와 그린베레만 45명에 프랑스와 한국의 특수팀 20명이 가세한 상황이어서 그리 크게 밀리지는 않았다.
푸슈슝! 푸슝! 투두둑! 피이잉! 퍼버벅! 퍼벅!
30m 앞에 있는 적의 이마?
교전이 벌어지면 불과 20m 앞을 달려가는 적도 제대로 맞추기 어렵다.
달려가는 놈 너머에서 누군가 엄호사격을 하고, 삽시간에 몸을 일으켰다가 바로 숨어야 하는 상황에서 조준점을 잡기가 쉽지 않은 거다.
투두둑! 퍼벅! 퍽! 투둑! 피이융! 퍼억!
바로 옆의 흙이 튀고 머리를 가렸던 바위가 깨져 나간 다음 고개를 들면 정말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투두둑! 퍼벅! 타다다당! 푸슝! 푸슝! 푸슝! 타당!
강찬이 상체를 들기 직전에, 그리고 방아쇠를 당기는 동안 제라르가 확실하게 엄호사격을 가했다.
이럴 때 이만큼이나 믿을 놈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반대로 제라르와 대원들은 강찬이 반드시 적을 잡아줄 거라는 믿음으로 방아쇠를 당긴다.
투두둑! 타다당! 푸슝! 퍼억! 타다다다당! 타다당!
스페츠나츠와 그린베레가 승기를 잡고 밀고 내려오자 전세는 완벽하게 이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불과 15분, 그동안 적 50명 이상을 잡았다.
이 상태라면 한 시간 안에 이쪽은 정리된다.
투두둑! 퍼버벅! 투두두둑! 피이이잉! 피잉! 퍼버벅!
후욱. 후욱.
푸슝! 푸슝! 푸슝! 푸슝! 철컥!
연속해서 네 번 방아쇠를 당긴 강찬이 몸을 숙인 다음 탄창을 떨궜다.
피잉! 퍼벅! 퍼버벅!
그 사이 돌이 부서져 나가고 흙이 튀었다.
철커덕!
새로운 탄창을 끼운 순간이었다.
치잇. “트럭이 쫓겨옵니다. 뒤편의 트럭들과 교전 중입니다! 반복합니다. 뒤편의 트럭들과 교전하며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습니다.”
SBS인가?
투두두둑! 퍼버벅! 투둑! 피이잉! 퍼억!
강찬은 고개를 숙인 채로 헬멧에 손을 가져갔다.
치잇. “SBS! 다가오는 차량이 SBS라면 라이트로 신호를 보내라!”
통역 대원들이 강찬의 말을 자국의 말로 바꾸어 전달한 다음이었다.
치이이잇! “선두 차량이다! 불빛 확인하라! 도움이 필요하다! 반복한다! 도움이 필요하다!”
무전 소리에 거친 엔진 소리, 총소리, 악쓰는 소리가 뒤엉켜있었다.
치잇. “차동균! 이글라 동원해서 추격하는 차량 막아줘! 뒤편이 뚫리면 우리가 고립된다! 그쪽 브라보 대원까지 전부 지휘해! 입구를 지키는 브라보 대원은 지금부터 차동균의 지휘를 받는다.!”
강찬은 차동균에게 명령을 내린 다음 다시 프랑스어로 무전을 보냈다.
투타타타타타! 삐이이이융! 쿠우우웅!
입구 쪽에서 요란한 소리와 섬광, 그리고 바닥이 흔들리는 충돌음이 들렸다.
치잇. “인원이 너무 많습니다! 달려오는 트럭의 숫자가 30대가 넘습니다!”
차동균의 급한 무전이었다.
강찬은 얼이 빠질 지경이었다.
트럭이 30대면 통상 15명씩 태운다고 가정할 때 450명 규모의 인원이다.
치잇. “차동균! SBS 구출하는 대로 뒤로 물러나! 반복한다! 뒤로 물러나서 능선 위를 차지해!”
투타타타타타! 투두두둑! 투둑! 타다다다당! 타당!
사방에서 빛이 번쩍거리고 총소리, 흙이 튀는 소리, 비명, 고함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치잇. “다예! 돌아와! 상황이 변했다!”
치잇. “알았소!”
무전에 총소리가 섞여서 제대로 들리지도 않았다.
푸슝! 푸슝! 푸슝! 타다다당! 투두둑!
치이잇. “대장! 엄호가 필요하오!”
치잇. “셋을 세고 달려!”
치잇. “하나! 둘!”
“엄호해!”
푸슝! 푸슝! 타다다당! 타다당! 타당! 푸슈숭!
강찬의 지시에 따라 석강호가 돌아올 방향에 대고 일제히 사격을 가했다.
퍼벅! 퍼벅! 피이이잉! 피잉! 퍼버버벅!
석강호는 잠시 뒤에 강찬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치잇. “찰리! 델타! 이쪽으로 돌아와! 입구에 적이다! 숫자가 상당하니까 떨어져 있는 건 위험하다! 돌아와서 입구를 지원해!”
치이잇! “알았소!”
타다다당! 투타타타타! 투타타타!
치잇. “찰리! 부상자 발생! 엄호해라!”
치잇. “입구입니다. SBS 대원 셋이 위독합니다!”
투두두둑! 투두둑! 투두둑! 삐이이융! 쿠으으응!
번쩍하는 불빛이 또 터졌다.
치잇. “부상자 발생! 적의 숫자가 너무 많습니다!”
차동균의 말소리가 총소리로 묻혀서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치잇. “물러나! 일단 능선 위로 올라와!”
상황이 더렵게 됐다.
“제라르! 이곳을 맡아!”
투두둑! 투둑! 타다다당! 타당! 타다당!
“다예!”
강찬은 석강호를 불러서 위로 올라갔다.
타다다당! 푸슈슝! 푸슝! 투두둑! 퍼버벅! 투두두둑!
제라르와 대원들이 사격을 가하는 동안, 강찬은 석강호와 능선의 위로 올라왔다.
투두두둑! 투두둑! 투다다다다다다다다!
염병!
산의 앞쪽에 트럭이 쫙 깔렸다.
그리고 그곳에서 M60 특유의 총소리와 함께 하얀색이 덩어리로 능선을 향해 날아왔다.
퍼버버버버버버벅!
치잇. “부상자 뒤로 빼!”
차동균의 고함이 무전을 통해 들렸다.
부스스스! 부스스슷!
강찬은 능선의 아래로 미끄러지듯 내려갔다.
“물러나! 뒤로 올라가!”
그때 스페츠나츠와 그린베레가 옆에서 나타났다.
“그쪽을 지켜!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위로 적이 못 올라오게 막아!”
타다다당! 투두둑! 투다다다다다다다다!
퍼버버버버버버버벅! 퍼버버버버벅!
대원 몇이 날아가는 것처럼 뒤로 처박혔고, 강찬의 앞쪽이 파이는 것처럼 커다랗게 튀었다.
강찬은 석강호와 달려들어 부상자를 들여다보았다.
가슴이 반은 없어졌다.
“다예! “여길 잡아줘!”
지이이이익!
강찬이 달려들어 죽은 대원을 능선 위로 올리는 순간이었다.
투웅! 투웅! 투웅!
멀리서 박격포 소리가 커다랗게 들렸다.
“엎드려! 엎드려!”
쿠으응! 쿠으응! 쿠으응!
하늘로 치솟은 흙이 덩어리째로 몸을 덮쳤다.
“이두희! 저 새끼들만 잡아!”
타다다당! 타당! 푸슝! 푸슝! 푸슝!
“저격수! 박격포와 RPG부터 잡아!”
강찬은 한국말과 프랑스말을 번갈아 사용하며 저격수를 찾았다.
투타타타타타! 투타타타타타!
프랑스 대원이 M240을 갈기고 저격수가 박격포를 잡으며 잠시 공격이 주춤했다.
“부상자 이리로 옮겨!”
지이이익!
타다다다당! 타다당! 투두둑! 투둑! 투타타타타타!
온갖 총소리가 뒤섞였고, 총에서 튀는 불꽃이 이곳저곳에서 번쩍였다.
“다예! 부족이 있는 곳으로 피한다!”
강찬은 사망자와 부상자를 한쪽으로 눕힌 다음, 곧바로 석강호를 찾았다.
“제라르가 아래를 막고 있으니까 네가 앞장서! 내가 뒤를 맡을 테니까 일단 부족이 있는 곳으로 움직여!”
“알았소!”
푸슝! 푸슈슝! 투둑! 투두두둑!
치잇. “찰리! 델타! 부족이 있는 곳으로 옮긴다! 방어하면서 우리 쪽 선두를 따라라! 가장 후미는 내가 맡는다!”
치잇. “알았소!”
답이 들리자 강찬은 능선을 내려갔다.
“차동균! 부족이 있던 곳으로 움직인다! 뒤로 물러나!”
퍼버벅! 피이이융! 피융! 피융! 퍼버벅! 퍼버버벅!
사방의 흙이 계속해서 튀어 올랐다.
“올라가!”
푸슝! 푸슝! 푸슝! 푸슝!
트럭에 몸을 숨기고 있는 적의 위치는 30m 안팎이었다.
투두둑! 퍼억! 타다다당! 타당! 타다당! 투두둑!
대원 한 명이 또 쓰러졌다.
와라라락! 부스스!
강찬은 그대로 달려가서 대원의 팔을 잡아 끌었다.
“아아악! 아악!”
총알이 몸 어딘가의 신경을 건드린 거다.
강찬이 끌어당기자 대원이 머리를 좌우로 저으며 계속해서 비명을 질러댔다.
퍼억!
‘끄윽!’
강찬은 오른쪽 허벅지에 후끈한 통증을 느꼈다.
“여기 대원 데려가!”
피융! 퍼버벅! 퍼벅! 피융! 투두둑! 투둑!
400명이 넘는 적이 갈겨대는 총알을 감당하기가 벅찼다. 반군이라면 여유도 있었겠지만, 특수부대 쿠드스 400여 명이다.
퍼벅! 털썩! 퍼버버벅! 피이이융! 피융!
대원 또 한 명이 뒤로 무너지듯 넘어갔다.
강찬은 엄지와 검지, 중지를 펴서 위를 가리켰다.
세 곳의 경계를 세우고 올라가는 아군을 엄호하라는 뜻이었다.
“부상자를 업어! 다예! 출발해!”
타다다당! 타다당! 푸슈슝! 푸슝! 푸슈슝!
“안드레이!”
강찬은 스페츠나츠의 뒤편에서 총을 갈기고 있는 안드레이를 불렀다.
“대원 넷 뽑아서 나랑 후미를 맞아!”
“알았소!”
투두둑! 투타타타타타! 퍼억! 퍽!
대원 한 명이 또 쓰러졌다.
그 사이 입구에 있던 대원들이 거의 능선으로 올라왔다.
타다당! 타다다다당! 타다당! 타다당!
“실탄이 얼마 남지 않았소!”
안드레이가 악을 썼다.
개새끼! 그렇게 갈겨대더니!
하긴 저 새끼 잘못도 아니다.
제라르가 있는 쪽에서도 총의 불꽃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치잇. “제라르! 다예가 길을 뚫을 거다! 대원들 챙겨서 뒤로 물러나!”
치잇. “알았습니다!”
타다당! 타다다당! 타당! 투두둑! 투둑! 투두두둑!
차동균과 대원들이 부상당한 대원들을 등에 업고 능선을 따라 달렸다.
“저격수! 물러나!”
철컥! 철커덕!
이두희와 프랑스 저격수가 몸을 일으키는 순간, 강찬은 재빨리 M240을 잡았다.
투다다다다다다! 투다다다다다! 퍼어엉! 퍼어어엉!
트럭 두 대가 터지며 적의 몸뚱이가 커다랗게 떠올랐다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안드레이!”
타다당! 타다다당! 타다다당! 투두둑! 퍼버벅!
안드레이와 대원들이 강찬의 옆을 지나가는 순간이었다.
투타타타타타타타타!
강찬은 아래에서 다가오는 적을 향해 M240을 갈겨댔다.
쩔컥!
총알 떨어졌다.
트럭에서 바퀴벌레가 기어 나오듯 적이 새카맣게 능선을 향해 달려왔다.
푸슝! 푸슝! 푸슝! 푸슝! 푸슝! 푸슝! 푸슝!
강찬은 뒤로 물러나며 연신 방아쇠를 당겼다.
“제라르!”
타다당! 투두둑! 투둑! 투두두둑!
프랑스 대원들이 등에 부상자를 업고 올라왔다.
제라르와 최종일이 마지막으로 능선에 도착한 다음이다.
푸슝! 푸슝! 푸슝! 푸슝! 푸슝! 푸슝!
강찬은 좌우로 연신 방아쇠를 당기며 최종일의 뒤를 지켰다.
타다다당! 투둑! 투두두둑! 투둑!
강찬은 입구를 막았고, 제라르와 최종일은 옆면을 타고 올라오는 적을 상대했는데 숫자를 이기기는 어려웠다.
타다다당! 타다당! 투두둑! 투웅! 투웅! 투웅!
총소리 끝에 박격포 소리가 들렸다.
쿠으응! 쿠으응! 쿠으응! 부스스스스!
이번 사격은 건너편의 적에게 떨어졌다.
능선을 따라 달리기 시작하자 그나마 숨통이 뚫렸다.
맞은편 산에 있던 저격수를 잡지 못했다면 이 싸움은 여기서 끝장 났을 거다.
투두두둑! 푸슝! 푸슝! 타다당! 타다다당!
길이 좁아서 적들도 한꺼번에 올라오지는 못했다.
산을 타고 돌자 아예 숨통도 틔였다.
“달려!”
부스스! 부스스슷! 철퍼덕!
부상자를 업고 달리던 프랑스 대원이 바닥이 미끄러지면서 앞으로 엎어졌다.
콰악!
강찬과 제라르가 대원의 어깨를 붙잡아 일으켰고, 등에 업혔던 대원을 최종일이 대신 업었다.
푸슝! 푸슝! 푸슝! 철컥! 철커덕! 푸슝! 푸슝! 푸슝!
강찬은 뒤로 물러나며 연속해서 방아쇠를 당겼다. 탄창도 갈았는데 그 틈을 제라르가 막아줬다.
능선은 폭이 좁다.
올라온 적이 연속해서 이마가 뚫려 나가자 적의 공세가 잠시 주춤했다.
한밤중이고, 부서지는 길을 달리는 참이다.
부상자를 업은 대원들이 자꾸만 미끄러지는 바람에 속도가 주춤거렸다.
푸슝! 푸슝! 투두둑! 타다당! 푸슝! 퍼버벅! 퍼벅!
불꽃이 번쩍거릴 때마다 사람 하나가 죽어갔다.
부족이 있는 곳의 길이 구불거리는 것까지 감사할 정도였다.
치잇. “어디로 가면 좋겠소?”
치잇. “적의 저격수가 있던 자리로 올라가!”
치잇. “알았소!”
석강호의 무전에 답을 하고 5분쯤 뒤로 물러났을 때 부족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강찬은 이를 악물었다.
한쪽에 부족민들의 시체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투두둑! 푸슝! 푸슝! 푸슝!
뒤를 따라온 적의 이마를 뚫은 다음이었다.
부슈웅! 부슈웅! 부슈웅!
부족민의 집을 내려다보는 산에서 저격수의 총소리가 들렸다.
털썩! 털썩! 털썩!
적이 고꾸라지는 틈에 강찬도 산으로 뛰어 올라갔다.
부슈웅! 부슈웅! 부슈웅!
저격수의 총소리가 아름답게 들릴 정도였다.
투두둑! 투두두둑! 부슈웅! 부슈웅!
산으로 들어가자 조금이나마 안심이 되었다.
“부상자 저쪽으로 눕히고, 저격수는 기관총과 박격포, 미사일을 잡아! 제라르! 이쪽에 대원 열 명 배치해!”
제라르가 프랑스 팀 여섯과 한국팀 네 명을 지명해서 부락으로 들어오는 길을 지키게 했다.
뒤편 산으로 돌아오기는 어려워서 당장은 이 정도로 숨통이 트였다.
“차동균! 저기, 저기, 저기! 세 곳에 대원들 배치하고 배치 끝나면 저격수 그리로 올려!”
“알았습니다.”
적 역시 전열을 가다듬는지 당장 달려들지는 않았다.
여유가 생겼다고 아까 총에 맞은 오른쪽 허벅지에서 후끈후끈한 통증이 올라왔다.
강찬이 부족민의 집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타일러요. 우리 팀은 사망 여덟, 부상 다섯이오.”
고릴라 새끼처럼 단단한 SBS 지휘자가 강찬에게 다가왔다.
먼지와 피 때문에 얼굴이 엉망이었다.
“다들 나가고 UN 지휘부에 갔을 때 아무도 없는 게 마음에 걸렸었소.”
강찬의 눈빛을 받은 타일러가 힘겹게 헬멧을 벗었다.
“무장한 상태로 있었는데 갑자기 들이닥친 거요.”
“잘했어.”
강찬도 손을 들어 헬멧을 벗었다.
그동안 갇혀있었던 열기가 모자 밖으로 달려나가는 느낌이었다.
“오늘 도움은 잊지 않겠소.”
“살아난 다음에 이야기하자.”
“알았소.”
분한 눈빛으로 입구를 바라본 타일러가 뒤편으로 움직이자 제라르가 다가왔다.
“사망 넷, 부상 넷입니다.”
제라르도 모자를 벗어서 왼쪽 어깨에 걸었다.
“대장. 병아리가 위독합니다. 잠시 봐주었으면 싶습니다.”
염병할!
강찬은 제라르와 함께 부상자를 눕혀 놓은 곳으로 움직였다.
프랑스 대원 넷 중 가장 오른쪽에 누운 병아리가 강찬을 보며 힘겹게 웃었다. 이마 왼쪽이 뚫려서 살아나기는 힘겨워 보였다.
“멋진……, 전투였습니다.”
강찬은 말없이 그 옆에 앉았다.
“대장을 만난 건…, 내게 행운이었습니다.”
피식.
행운?
작전에서 만나 이렇게 헤어지는 게 행운이라고?
“대장. 그 미소, 잘……, 안 됩니다.”
“얼른 일어나. 제대로 가르쳐 줄게.”
“담배……, 됩니까?”
“여긴 앞에서 안 보여. 저격 걱정도 없는데 상관없다. 하나 줄까?”
병아리가 “고맙습니다.”하고 답을 했다.
강찬이 돌아보자 제라르가 담배와 지포 라이터를 건네주었다.
강찬은 담배 두 개를 꺼내 불을 붙이고 하나를 병아리의 입에 물려주었다. 병아리가 담배를 빨아들이는지 힘겹게 담배의 끝에 달린 불꽃이 피어올랐다가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후-.”
스으으윽.
연기를 뿜어내던 병아리의 고개가 옆으로 떨어졌다.
입 끝이 피식 웃는 것처럼 올라가 있었다.
“후우-우!”
강찬은 기다랗게 연기를 내뿜었다.
“제라르.”
“위.”
“한 대 제대로 맞았으니까 두 대쯤 때려줘야겠지?”
제라르가 눈을 번들거린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