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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수르드카드
“대장.”
석강호의 음성에 퍼뜩 눈을 떴다.
분명 가라앉은 음성이어서 강찬은 빠르게 시선을 들었다.
석강호는 말 대신 고개를 움직여 왼편을 가리켰다.
멀리서 흙먼지가 올라오고 있었다.
치잇. “좌측에서 미확인 차량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외인부대 대원의 무전이 바로 들어왔다.
강찬이 몸을 일으킬 때 통역 대원이 외인부대 대원의 무전을 우리 말로 전해주고 있었다.
강찬은 곧바로 헬멧에 손을 올렸다.
치잇. “저격수 대기하고, 휴식 중인 대원은 모두 좌측으로 이동한다.”
프랑스어다. 그래서 통역 대원이 곧바로 강찬의 명령을 우리말로 바꾸었다.
“내가 가볼 테니까 이곳을 지켜.”
“알았소.”
반대편에서 뭐가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 중요한 자리에 경험이 부족한 대원들을 세우기는 어렵다.
강찬은 곧바로 몸을 움직여 외인부대 대원들이 지키던 장소로 향했다.
철커덕! 철컥! 철커덕!
대원들은 이미 언덕을 올라가고 있었다.
저 새끼들은 뭐지?
먼지가 피어나는 곳은 5㎞ 정도 떨어진 곳이다. 그리고 이 정도 접근했다면 벌써 무전이 있어야 맞다.
강찬은 빠르게 언덕을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먼지가 세 줄, 차량 세 대로 달려온다는 뜻이다.
산에 특수팀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이지 죽여달라고 발버둥 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짓이다.
저벅, 저벅. 부스스스.
강찬은 우선 최종일 옆으로 움직였다.
철커덕!
그리고 가장 먼저 탄창을 확인했다.
어떤 놈들이든 죽고 싶다고 지랄 떠는 걸 사양할 마음은 없다.
누군가를 죽이려면 제 놈들 목숨도 걸어주는 게 공평한 거고, 그렇게 붙었을 때는 대개 강한 놈이 이기는 거 아니겠나.
강찬이 탄창을 확인하자 이곳저곳에서 무기를 점검하는 소리가 울렸다.
그때였다.
치잇. “차량에 소말리아 국기와 레드 크로스 기가 붙어 있습니다.”
프랑스 대원의 무전을 통역이 빠르게 전달했다.
이것들이 도대체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거지?
아프리카에서 가장 대표적인 무정부 국가가 소말리아인데, 그런 소말리아 정부가 이들을 지킬 힘이 있다고?
지나가던 하이에나가 배를 잡고 웃을 소리다.
거기에 뜬금없이 적십자 깃발까지 나타났다.
이쪽에 국제기구가 활동하고 있기는 하지만, 적십자가 저따위로 깃발을 꽂고 나타난 걸 본 적도 없었다.
강찬은 헬멧에 손을 걸었다.
치잇. “로베르! 저놈들이 다가오면 위쪽에 대기하도록.”
치잇. “알겠습니다.”
혹시 몰라서 소말리어를 통역할 대원을 부른 사이, 차량은 강찬이 있는 곳 2㎞ 전방까지 다가왔다.
반군에게서 인질을 지키는 것과 명색이 정부군과 적십자 차량에 사격을 가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
아침부터 찜찜한 기분이 들더니만 식전부터 엿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1㎞를 지난 차량은 잠시 지켜보는 동안, 곧바로 100m 안쪽까지 다가왔다.
철컥!
강찬은 소총을 들어 차량의 앞을 겨눴다.
저렇게 달려드는 차량에 상상도 못 할만큼의 폭탄이 실렸을 때도 많았다.
정부군이나 적십자 깃발을 달았다고 해서, 그걸 믿고 순순히 다가가면 자살 폭탄의 위력을 화끈하게 증명하는 거다.
이 빌어먹을 땅에서는 그 어떤 증명도 믿을 수 없다.
헛웃음이 나올 것 같은 쓰레기장 한쪽에서 구별하기 어려운 위조 신분증을 만들어내는 곳이 아프리카인 탓이다.
그러니 복장에 속아서 가까이 가면?
확인할 틈도 없이 몸뚱이가 갈가리 찢겨 나간다.
푸슝! 푸슝! 푸슝!
강찬은 산 아래로 다가온 차량의 앞을 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끼이이익!
흙이 총알을 맞고 튀자 차들이 휘청하며 멈춰 섰다.
문이 열리고, 군복 차림의 흑인 댓 명과 서양놈 셋이 차에서 내렸다.
앞에 선 흑인이 높다랗게 팔을 들어 엇갈리듯 흔들었다.
쏘지 말라는 뜻이다. 그리고는 여덟 놈이 강찬이 있는 곳을 향해 걸어왔다.
이 정도 떨어지면 차량이 폭발한다 하더라도 그다지 위험한 거리는 아니다.
치잇. “로베르, 앞으로 나오고, 저격수는 차량을 노린다.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사격해라.”
강찬이 몸을 일으켜 앞으로 나가자, 알았다는 무전이 들어왔다.
강찬이 앞쪽으로 올라설 때 로베르가 다가왔다.
저벅저벅. 부스스스!
부서지는 흙을 밟아가며 내려가는 길이다.
둘이서 산을 내려가자 흑인이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부족 자치부에서 나왔답니다.”
로베르가 프랑스어로 놈의 말을 통역한 직후다.
“한국 특수팀 지휘자입니까?”
서양놈 중 하나가 능숙한 프랑스어로 강찬에게 질문을 던졌다.
“용건은?”
“적십자에서 일하는 마이크입니다. UN의 요청에 따라 이곳에 대피한 부족을 원래 살던 지역으로 옮기기 위해 왔습니다.”
강찬의 시선을 받은 놈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신분증은?”
강찬의 말이 떨어지자 서양놈이 주머니에서 운전면허증처럼 사진이 붙은 신분증을 건넸다.
앞쪽에 사진과 이름, 뒤편에 영어로 된 문구가 가득했다.
“마이크?”
“그렇습니다.”
강찬이 신분증을 돌려줄 때 정부군의 흑인 한 명이 손바닥에 가득 잡힐 크기의 신분증을 건넸다.
사진과 오른쪽 아래로 커다란 직인이 찍혀 있었다.
강찬은 얼굴을 확인한 다음 신분증을 돌려주었다.
“이동 방법은?”
“걸어서 가야 합니다. 어제 습격했던 반군은 모두 물러갔습니다.”
강찬이 마이크란 서양놈을 들여다볼 때였다.
치잇. “기지에 갔던 차량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무전이 들렸다.
“아침 식사가 왔으니까 밥부터 먹이고 결정하지.”
“정부 관리와 적십자가 UN의 요청으로 온 겁니다.”
“마이크. 결정은 내가 해.”
서양놈이 고개를 갸웃하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정부 관리가 뭐라고 떠들자 그가 뚝딱거리는 말로 답을 했는데 강찬의 반응을 전하는 듯 보였다.
“이곳에서 기다려.”
“알았소.”
마이크가 강찬의 소총을 힐끔 본 다음에 다시 정부관리에게 뭐라고 지껄였다.
강찬은 몸을 돌려 산으로 올라갔다.
높이야 얼마 되지 않는다.
잠깐 사이에 최종일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저놈들 감시하고 있어. 만약 허가 없이 올라오면 경고사격하고 바로 알려줘.”
최종일의 답을 들은 강찬은 석강호가 지키는 곳으로 향했다.
“뭐라는 거요?”
“정부 관리와 적십자란다. 인질들을 원래 부족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겠다는데?”
석강호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프랑스 팀이 있는 곳을 보았을 때 제라르와 차동균이 올라왔다.
“지휘부에서 협조 요청을 했다고 인원을 넘기라고 하던데요?”
제라르가 강찬을 보며 먼저 입을 열었다.
“그렇지 않아도 저쪽에 와 있다. 그럼 정체를 의심할 필요는 없겠는데?”
“UN도 명분을 잃을 바엔 좋게 처리하자는 뜻이겠죠.”
그동안 대원들이 음식을 들고 위로 올라왔다.
“먼저 먹을 걸 나눠줘.”
“알았습니다.”
제라르가 고갯짓으로 로베르를 데리고 동굴로 향했다.
강찬은 방금 제라르가 했던 말을 석강호에게 전해 주었다.
“어떻게 할 거요?”
“이 정도면 믿어줘야지?”
강찬의 말을 들은 석강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
김형정은 새벽부터 혼이 쏙 빠질 만큼 바빴다.
어제 대통령 보고가 있었고, 눈을 뜨면서부터 몽골 기지의 요청들을 처리해야 했으며, 오전부터 들어오는 유럽 각국 정보원들의 보고를 처리해야 했다.
물론 이런 정보는 매일 들어온다.
그런데 오늘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모든 정보가 붉은색 ‘특1급’이라는 표식과 함께 암호문으로 날아와서, 그것들을 분류하고 처리하는데 아예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다.
‘전쟁이라도 일어나는 건가?’
김형정이 엉뚱한 생각을 할 만큼 급하고 중요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거기에 아랍 쪽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았다.
뚜루루. 뚜루루. 뚜루루.
그때 책상 위의 전화가 울려서 김형정은 곧바로 수화기를 들었다.
“김형정입니다.”
[“병원입니다. 환자가 지금 깨어났습니다.”]
“그래? 내가 바로 간다. 경호 확실히 해.”
[“알겠습니다.”]
수화기를 내려놓은 김형정은 확인한 정보들을 내부 통신망을 통해 모두 분석실로 보냈다.
앞으로 세 시간이면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대한 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는 거다.
김형정은 지하로 내려가면서 전화기를 꺼내 통화 버튼을 눌렀다.
[“무슨 일이야?”]
걸걸한 전대극의 음성이 바로 들렸다.
“강 선배께서 의식을 차렸답니다.”
[“그래?”]
전대극 역시 무척 기다렸던 소식인 만큼 확실히 반가워하는 음성이었다.
[“나는 아무래도 내일 오전에나 가 볼 수 있는데 자네는 어때?”]
“지금 가는 길입니다.”
[“그렇군. 아프리카 지원은?”]
“어제 화물을 발송했으니까 오늘 늦게 도착할 겁니다.”
지하에 도착한 김형정은 차에 올라타면서 전대극의 질문에 답을 했다.
“실장님.”
그리고는 재차 전대극을 불렀다.
[“급한 일이 아니면 다음에 통화하지?”]
“200 근무와 관련된 일입니다.”
200 근무는 대통령 경호를 지칭하는 음어다.
전대극이 침묵으로 김형정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논과 산 전체가 빠르게 움직입니다. 지금껏 이런 걸 본 적이 없습니다.”
[“200 근무와 관련된 사항이라면서?”]
“그 움직임에 우리가 끼어 있습니다. 논과 산 전체가 우리를 향할 이유는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알았다.”]
“오후에 분석 자료가 나오면 보다 확실하겠지만, 이 사태가 진정되기 전에는 코드 원에 집중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김형정의 보고가 끝나자 전화가 뚝 끊겼다.
업무의 성격상 자질구레한 인사를 하느니 경호를 강화하는 것이 더 급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전체의 정보국이 빠르게 움직이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보다 더 급한 것은 위성을 마음대로 돌리고, 엄청난 경비를 사용하는 미국과 유럽의 정보국이 한국의 정보를 수집하는 이유를 분석하는 일이었다.
논은 미국이고, 산은 유럽이다.
따라가기도 벅찬 정보국들이 빤하디빤한 한국의 정보를 수집하는 데 혈안이 된 이유가 무엇일까?
김형정이 눈살을 찌푸리며 고민하는 동안 차가 병원에 도착했다.
대기하던 요원이 김형정을 데리고 바로 엘리베이터로 이동했다.
살균한 옷과 모자, 신발, 장갑을 착용한 후에, 다시 소독과정을 거치고서야 김형정은 강철규의 병상에 다가설 수 있었다.
깡마른 강철규가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선배님, 김형정입니다.”
강철규는 아직 제대로 정신을 추스르지 못한 얼굴이었다.
“예?”
그의 입술이 억지로 움직이자, 김형정은 고개를 숙이며 귀를 가져갔다.
“강찬……은?”
김형정은 우선 표정을 감추고 고개를 들었다.
“잘 있습니다.”
강철규의 입이 또 움직였다.
“선배님이 계시다는 말에 서른 명이 몽골 기지에 건너가 있습니다. 다들 기다리고 있으니까 얼른 일어나십시오.”
강철규가 고맙다는 듯 눈을 껌벅였다.
***
아침을 먹고 난 소말리족은 어느 정도 활기와 안정을 찾은 얼굴이었다. 식사가 완전히 끝난 것을 확인한 로베르가 정부 관리, 적십자 직원과 함께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갈 예정이라는 말을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웅성웅성!
눈치를 살피며 말을 주고받던 사람들이 점점 더 소란스럽게 떠들기 시작했다.
“암무싸이(Aamusay)! 암무싸이!”
로베르가 두 번이나 고함을 지르고서야 소란이 가라앉았다. 그런데 침묵이 채 자리 잡기도 전에 흑인 여자 한 명이 손을 저어가며 불만을 터트렸다.
로베르가 곤란한 표정으로 강찬을 보았다.
“저 사람들을 믿기 어려우니까 차라리 이곳에 있겠답니다. 자기들은 남아 있는 사람들을 구해서 이리로 와주는 게 훨씬 좋겠답니다.”
“정부 관리와 적십자 직원이라고 했어?”
“둘 다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 어떻게 믿겠냐고 그러는데요?”
강찬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누가 들으면 강찬은 여러 번 봤던 사람인 줄 알겠다.
“일단 정부 관리와 적십자 직원을 만나보고 결정하자고 해.”
로베르가 몸을 돌려 소말리아 말을 지껄이자, 곧바로 아까 그 여자가 입을 열었고, 몇 명이 고개를 끄덕여가며 말을 덧붙였다.
강찬은 프랑스 말을 알아듣지 못해 답답해하는 석강호의 심정이 제대로 이해되었다.
강찬이 빠르게 떠드는 소말리아 여자를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그 여자가 강찬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을 쏟아내자 동굴 안의 소말리족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이거나 박수를 쳐댔다.
로베르가 빠르게 고개를 돌렸다.
“대장이 함께 가주는 조건이라면 따라가겠답니다.”
가는 길이 위험해서 그런가?
강찬이 어쩔까 하는 심정으로 로베를 보고 있을 때, 소말리족 여자가 또다시 입을 열었고, 역시나 박수 소리가 울려 나왔다.
“대장이 수루드카드산의 주인일 거랍니다. 이쪽 부족에 내려오는 전설입니다. 부족을 지켜줄 수루드카드산의 주인이 돌아오면 산이 붉게 빛난다는, 그런 내용입니다. 대장을 어떻게든 끌고 가고 싶은 모양입니다.”
염병!
강찬이 기가 막혀서 고개를 뒤로 돌렸을 때였다.
“대장이 소말리아 스티일르(style)인 줄은 몰랐습니다.”
제라르가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강찬이 소리 나지 않게 ‘확!’하고 인상을 썼는데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 대책이 서지는 않았다.
“고민할 것 있습니까? 우리가 호위하겠다고 하면 저놈들도 거부하기 어려울 거고, 정부 관리와 적십자 직원을 핑계 대면 반군이 나타났을 때 시원하게 상대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저놈들하고 이야기를 해보면 윤곽이 나오겠지. 갔다 올 동안 일단 이동 준비를 해 둬.”
강찬은 고개를 끄덕이고 우선 동굴을 나섰다.
먼저 석강호, 박철수, 차동균에게 호위를 하게 될 것 같다는 내용을 전했고, 다음으로 산 아래로 내려갔다.
산 아래 그늘에 있던 정부 관리와 적십자 직원이 반갑고 궁금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도착 지역까지 우리가 함께 가겠다.”
적십자 직원의 표정에 언짢은 기색이 스쳤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표정을 수습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정부 관리에게 강찬의 말을 전했다.
두 놈이 번갈아 지껄인 다음이다.
“알았습니다. 대신 가능한 한 서둘러서 한낮은 피합시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지?”
“한 시간 정도요.”
“준비가 끝나는 대로 함께 내려오겠다.”
말을 마친 강찬은 다시 산을 올랐다.
“제라르! 우리가 호위한다. 애를 안은 여자, 상처가 있거나 아픈 여자들을 추려서 트럭에 태워!”
“알겠습니다!”
강찬은 다시 박철수와 석강호에게 내용을 전하고 대원들에게 이동 준비를 지시했다.
동굴 속이 시끌시끌하더니 소말리족이 마르고 기다란 다리를 휘청이며 동굴을 나왔다.
로베르가 소리 지르고 제라르가 고갯짓을 해서 트럭에 탈 여자들을 먼저 내려보냈다.
웅성거리는 소리, 대원들이 걸을 때마다 울리는 소총과 장비 소리, 발걸음 소리로 동굴 앞이 소란스러웠다.
20분쯤 걸려서 트럭에 부상자들이 올라탔고, 자리가 꽤 남아서 다시 태울 수 있을 만큼 추려서 더 태웠다.
트럭 세 대에 대원들이 둘씩 올라가 경계를 섰다.
부르릉!
허머와 트럭이 시동을 걸자 긴장감이 느껴졌다.
가장 앞에 정부 관리와 적십자 차량, 다음으로 허머, 그리고 걸어서 가는 사람들, 다시 트럭 세 대, 마지막에 허머의 순서다.
“출발!”
강찬과 석강호, 제라르는 걸었다.
소말리족을 대원들이 감싸다시피 했는데 가장 선두와 좌측, 그리고 우측의 지휘를 셋이서 맡았다.
걷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우이와-야!”
여자 한 명의 선창을 시작으로 소말리족이 아프리카 부족 특유의 노래를 시작했다.
“우이와이-야!”
아프리카에 와 있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먼지, 소말리족의 노래, 그리고 뜨거운 태양 덕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