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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 너무 무리하지 맙시다.
외인부대 특수팀과 차동균의 3조가 움직여 저녁을 가져왔다.
동굴 안에 조그맣게 불을 피웠고, 담요도 나눠주어서 소말리족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는데, 저녁을 먹고 나서 한 아이가 또 죽었다.
구슬픈 비명이 터져 나오자, 아직 적응하지 못한 박철수가 안쓰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건 정말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아프리카에서 펼쳐지는 삶의 일부분이라고 단순하게 보고 이해할 시간이 말이다.
저녁을 먹은 강찬은 다시 아래가 내려다보이는 바위에 기대앉아 멀리 시선을 두었다.
몽골의 석양이 피처럼 붉었다면 아프리카의 석양은 평범해 보인다. 그런데 그 속에 감추기 어려운 슬픔이 담겨서 보는 사람의 마음을 애잔하게 만든다.
맹수에게 목을 물린 사슴의 울음, 사방에 널린 포식자, 물소의 뿔에 받혀 죽어가는 사자의 신음.
아프리카의 석양이 주는 감정은 늘 그렇게 죽음을 담고 있었다.
피식!
강찬은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석양을 보았다.
제법 오래 아프리카에 있었지만, 기린이나 코뿔소, 혹은 사자를 직접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TV에서는 그토록 흔하게 나오는 것들인데 말이다.
자박. 자박.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리며 향긋한 커피 냄새가 코를 간질였다.
“뭐하쇼?”
“뭐하겠냐?”
석강호가 “푸흐흐.”하며 강찬에게 머그잔을 내밀었다.
“두 봉짜리요.”
이놈은 이런 거 정말 마음에 든다.
“생수도 가져다 놨으니까 커피 마시고 양치하쇼.”
강찬은 잔을 입으로 가져가다가 웃고 말았다.
실제로 이런 걸 챙겨주는 놈도 이놈밖에 없다.
“제라르가 걱정합디다. 내일 UN이 새로운 작전지시를 내리면 대장이 많이 곤란해질 거라던데요.”
“저 사람들이 우선이야.”
“그래서 걱정 아니요?”
석강호가 머그잔을 든 반대쪽 손으로 담배를 꺼냈다.
“내일 남은 인원 구하러 갈 거요?”
강찬이 시선을 준 앞에서 석강호가 담배를 디밀고 있었다.
강찬은 두말하지 않고 담배를 꺼냈다.
뭐라고 해도 봉지 커피엔 담배가 있어야 하는 거다.
찰칵!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때라 담배 끝에 올라온 불이 빨갛게 보였다.
“후우! 사는 건 진짜 재밌는데!”
석강호가 뿜어낸 연기가 길게 날아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우린 아무래도 담배 때문에 일찍 죽을 거요.”
강찬은 피식 웃고 말았다.
“그러니까 죽기 전에 대장 하고 싶은 대로 마음 놓고 하쇼. 염병할! 오래 살 지도 못 할 건데 뭐 가릴 게 있겠소?”
“걱정 되냐?”
“내가요?”
“여기 너 말고 누가 또 있어?”
석강호가 바닥에 담배를 문질렀다.
“솔직히 대장이 걱정이요.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틀림없이 대책은 없을 거고.”
피식. 히죽.
둘이서 특유의 웃음을 웃고는 시선을 멀리 두었다.
강찬은 얼마 남지 않은 담배를 빨아들인 후 석강호처럼 바닥에 비벼 껐다.
“난 군인이 꿈은 아니었어. 전에도 얘기했듯이 엿같이 태어나 개처럼 사는 게 싫어서 아프리카까지 온 거였지. 그때 너나 제라르를 만나지 못했다면 나도 어떻게 됐을지 몰라.”
석강호는 무릎에 손을 걸친 자세로 어둠이 내려앉는 대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지켜야 할 사람을 지키지 못하는 게 내겐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일이다.”
강찬은 말끝에 기다랗게 숨을 내뱉었다.
“검다고, 우리와 상관없다고, 지금은 아니라고 해서 저 사람들을 죽게 둘 수는 없어. 이대로 기지로 돌아가면 난 평생 저 사람들의 모습 때문에 제대로 살지 못한다. 그래서 너와 제라르, 그리고 대원들에게 오히려 미안하다.”
석강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라면 생각 안 나요?”
“야! 사람이 진지한 얘길 하는데!”
“갑자기 라면 땡기는 얘길 하니까 그런 거 아뇨?”
결국, 둘이서 킬킬거리는 것으로 강찬의 말이 마무리되었다.
“난 같이 있는 걸로, 또 이 아프리카에 함께 돌아온 것으로 만족해요. 바람이 있다면 아프리카가 대장을 부른 것이 아니었으면 싶은 거요.”
“뭔 소리야?”
“어쩐지 그런 거 같아서요. 아프리카가 대장을 다시 부른 느낌. 대장이 행복해지는 것을 시기하는 것처럼.”
이 새끼가 뭐 이렇게 심오한 말을 하는 거지?
“또 라면 생각나겠다?”
“어허! 사람이 진지한 얘기하는데 꼭!”
“미친놈!”
“푸흐흐흐!”
둘이서 킬킬거리는 동안 해가 홀랑 대지 너머로 넘어갔다.
“달빛 죽이네!”
한동안 떨어져 있었더니 이렇게 둘이 앉아 있는 것이 새삼 반갑다.
“에이! 이놈의 모기만 아니면 정말 좋을 텐데!”
석강호가 남은 커피를 벌컥벌컥 마셨다.
단 냄새를 없애려는 거다.
강찬도 빠르게 커피를 마셨다.
조금만 더 들고 있으면 커피에 새카맣게 벌레가 달려들어서 커피 반, 벌레 반이 된다.
“여기 계속 있을 거요? 다른 애들하고 교대하지 그래요?”
“아직 아프리카에 적응 못 했을 거다. 이렇게 트인 곳은 너나 내가 보는 게 맞아. 그러지 말고 경계서는 대원들에게 벌레나 박쥐 조심하는 법 좀 알려줘.”
“벌써 다 전달했소.”
머그잔을 받아든 석강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달빛을 받아 허리에 찬 권총과 발목에 건 권총, 대검의 윤곽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담뱃가루 더 뿌릴 거요?”
“지금까지 바닥에 비벼댄 걸로 차고 넘친다.”
“이거 가져다 놓고 올 테니까 그때 교대합시다.”
“천천히 해.”
석강호가 자박거리며 동굴 쪽으로 움직였다.
스슥! 자바박!
밤이 되자 알지 못할 소리들이 들렸다.
저런 것에 일일이 신경 쓰면 말라죽는다.
반대로 적의 소리를 놓쳐도 죽는다.
이런 건 경험으로 해결될 문제인 거지, 설명한다고 이해되는 게 아니다.
꾸욱! 꾸욱! 끼윽! 끼으윽!
당최 적응 안 되는 새와 동물의 울음 소리도 들렸다.
낮에는 구경도 못 해 본 놈들이 밤이 되면 저렇게 열심히 울어댄다.
잠시 후에 또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뭐하십니까?”
이 새끼들이 똑같은 질문을?
“보면 몰라?‘
제라르가 강찬과 비슷하게 피식 웃으며 옆에 앉았다.
철컥!
이놈은 소총을 들고 와서 어깨에 기대 놓았다.
“내일 몇 명이나 데리고 갈 겁니까?”
강찬이 시선을 준 곳에서 제라르가 깊은 눈으로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형도 모르고, 혹시 UN 지휘부가 구출지시를 내릴 수도 있어서 쉽지 않다.”
“반군이 먼저 공격하기 전에는 UN도 구출 지시를 내리지 않을 겁니다. 들어보니 산을 돌아가야 해서 거리가 제법 됩니다. 만약 움직이려면 아침 식사를 마치는 대로 바로 가는 게 좋습니다.”
“지형은?”
“이곳과 비슷한가 봅니다. 내일 음식을 가지러 갈 때 직접 가서 지도를 챙겨볼 생각입니다.”
강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과 비슷한 지형이면 달려가는 순간에 미국의 그린베레처럼 RPG를 멋지게 얻어맞을 수도 있다.
“구해내도 문제입니다. 트럭에 태울 수 있는 인원은 아무리 구겨 넣어도 백 명입니다. 남은 인원 300명을 데려올 방법이 필요합니다.”
“중화기는?”
“우리가 가지고 온 무기가 있습니다. 이글라도 있고, 기관총도 있어서 필요할 것 같으면 내일 오전에 가져오겠습니다.”
“일단 가져와.”
“알았습니다.”
제라르는 아예 마음이 편한 얼굴이었다.
“전에 불안하다고 말했던 거 기억납니까?”
“내가 한국으로 오라고 했었잖아?”
제라르가 멀리 시선을 둔 채로 입을 열었다.
“대장이 한국으로 갈 때 저는 옷을 벗겠습니다. 이런 곳에 혼자 남을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프랑스 놈치곤 코가 세련되게 섰다.
거기에 깊은 눈과 짙은 눈썹, 볼의 상처가 아프리카와 정말 잘 어울렸다.
강찬은 갑자기 매콤한 라면이 생각났다.
“왜 웃으십니까?”
“라면 생각이 나서 그런다.”
제라르는 기가 막힌 얼굴이었다.
“하여간 시끄럽게 만드는 건 세계 최강입니다.”
“또 왜?”
“난 정말 UN을 상대로 버티는 사람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었습니다.”
“UN이 별거냐?”
“미치겠네!”
둘이서 하나도 웃길 것 없는 대화를 나누다가 킬킬거리며 웃었다.
아마 제라르가 정상일 거다.
“부총국장은 뭡니까?”
“그렇게 됐어. 명예직 같은 거라고 생각해라.”
제라르가 “하아!” 하면서 숨을 털어냈다.
“하긴 특수팀 대장을 맡길 때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이거 눈부시게 승진하셨습니다.”
“확!”
둘이서 또 킬킬거렸다.
“여길 계속 맡으실 겁니까?”
“한국 대원들은 아직 아프리카를 경계하기에 경험이 부족해.”
“알겠습니다. 그럼 이따가 심심하면 오지요.”
“한숨 자둬. 나도 다예랑 번갈아가며 잘 거니까.”
“봐서 움직이겠습니다.”
“그래라.”
철컥거리는 소총 소리와 함께 제라르가 걸음을 옮겼다.
***
문재현은 서류에서 시선을 들어 맞은 편에 앉은 황기현과 김형정을 차례로 보았다.
“부원장이 UN의 지시를 무시하고 독자적인 군사행동을 했다는 비공식적 항의가 있었습니다. 수일 내로 이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으면 공식적으로 항의할 예정이라는 뜻을 전해왔습니다.”
“독자적인 군사행동이란 뜻이 내가 알고 있는 대로 인질을 보호한다는 것이 맞습니까?”
“그렇습니다.”
문재현은 의아한 표정이었다.
“인질을 보호하는 것이 어떻게 UN의 지시를 위반한 일이 됩니까? 그렇다면 UN은 구출한 인질을 버리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뜻인가요?”
“소말리족의 살해 행위를 막은 것까지는 UN의 결정이고, 그들을 단독으로 보호하는 것부터는 일종의 내정간섭이 된다는 견해입니다.”
황기현이 무거운 얼굴로 답을 했다.
“후우.”
한숨과 함께 서류의 앞부분을 들추던 문재현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 자료는 어디에서 받은 겁니까?”
“UN이 보내준 자료에 국가정보원이 수집한 정보를 첨부했습니다.”
문재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서류를 더 들여다보다가 시선을 들었다.
“대책은요?”
“부원장에게 UN의 지시를 따르라고 전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부원장이 그 말을 따르겠습니까?”
문재현은 진심으로 궁금한 얼굴이었다.
“그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겠지요. 그동안 보여왔던 모습으로 볼 때 UN의 지시를 무시해가면서까지 인질을 지키고 있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들을 버리라고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황기현이 시선을 돌리자 김형정이 곧바로 입을 열었다.
“보고 드렸듯이 이번 파병은 여러 가지로 의문점이 남습니다. 부원장의 이번 행동은 아마 그런 점들과 관련해서 나온 것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정보국의 반응은 어떻던가요?”
“주요 정보를 넘겨주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 거군요.”
문재현은 다시 서류에 잠시 시선을 주었다.
“일단 우리는 부원장을 지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읍시다. UN이 공식 항의를 해오면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침이었다고 발표하세요. 우리 비용으로, 우리 특수팀을 파병한 마당에 UN의 말 한마디에 우리 특수팀의 사기를 꺾을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정부는 특수팀의 판단을 최대한 존중한다고 우선 답을 하지요.”
“대통령님. 그렇게 하면 부원장에게 동조하지 않은 미국, 러시아, 영국을 모욕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문재현이 등받이에 기대며 책상에 올린 두 손을 마주 잡았다.
“그들의 판단 역시 존중한다고 발표하면 됩니다.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우리 정부는 해외에 파병한 우리 군을 비난해서는 안 됩니다. 바로 이 자리에서 나는 최선을 다해 부원장을 지키겠다고 약속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지금 같은 상황이 부원장을 지켜주어야 할 때라고 믿습니다.”
황기현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
[“한국은 특수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라노크는 가면을 쓴 듯한 표정으로 책상에 놓인 자료를 들여다보았다.
“사우디아라비아, SSIS, SISS, 미국의 사소한 움직임 하나까지 전부 감시하도록.”
[“정보국의 모든 인원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상태라면 그들도 우리의 움직임을 눈치채게 됩니다.”]
라노크의 한쪽 입술이 위로 들렸다.
“무슈 강의 판단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마치 우리의 계획을 알고 있는 것처럼 중심으로 다가가고 있다. 프랑스 정보국과 정보총국은 사활을 걸고 무슈 강의 결정에 따른다.”
[“알겠습니다.”]
“문재현과 무슈 강의 호흡이 정말 환상적이구나. 이대로라면 한국이 지배하는 세상이 열릴 수도 있다.”
[“미국의 DIA, CIA가 문재현과 관련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 한국 국가정보원은 미국을 상대할 힘이 없어서, 이대로라면 한국은 문재현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라노크는 잠시 허공에 시선을 두었다.
“프랑스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모른 척해야 할 테고, 무슈 강의 성향을 생각한다면 그를 도와야 하겠지. 정보국의 판단은?”
[“문재현이 무너진다면 무슈 강은 프랑스의 품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라노크는 고개를 갸웃했다.
“아직 시간이 남았다. 그 부분은 좀 더 지켜보기로 한다. 12시간 후에 다시 변동사항을 보고하도록.”
[“알겠습니다.”]
달칵.
수화기를 내려놓은 라노크가 날카롭게 서류를 넘겼다.
***
멀리서 게으른 늑대 새끼처럼 태양이 떠올랐다.
지금부터 음식을 가지러 가야 하고, 다음은 인질들의 안전을 확보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아직 남았다는 소말리족 400명을 구해야 한다.
소말리족을 구하는 일은 사실 UN이 나설 수도 있는 일이다. 그래서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확신하기 어려웠다.
“대장. 기지에 다녀오겠습니다.”
씩씩하게 걸어왔던 제라르가 표정을 굳히며 강찬을 보았다.
“알아서 잘하겠지만, 오늘은 좀 더 신경 써라.”
“느낌이 안 좋습니까?”
“인질들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내가 갔을 거다.”
“알겠습니다. 맡겨주십시오.”
제라르가 시원하게 답을 하고 몸을 돌렸다.
차동균까지 움직이는 길이다.
저 정도라면 어설픈 반군에게 당하지는 않는다.
차가 출발한 뒤다.
강찬은 날이 밝으며 시작된 불안함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어디서 뭐가 잘못됐는지를 알 수 있다면……?
하긴 어처구니없는 생각이긴 하다.
그런 걸 전부 알 정도가 되면 무엇 때문에 이 짓을 하고 있겠나?
철컥. 철컥.
소총 소리가 들리고 양손에 머그잔을 든 석강호가 다가왔다.
“커피요.”
석강호는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목소리가 더럽게 깔깔했다.
“아후! 마시고 가서 좀 쉬쇼.”
거기에 아프리카에 오더니 하마 흉내라도 내는 것처럼 커다랗게 하품을 해댔다.
“봐서. 피곤하면 가서 좀 더 쉬어.”
“무슨 소리요? 그나저나 감은 어떻소?”
“안 좋아.”
“그럴 것 같았소.”
“왜?”
강찬의 시선을 받은 석강호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우리 둘이 언제 쉬운 적이 있었소? 당연히 이번에도 감이 안 좋겠구나 싶었소.”
듣고 보니 정말 그랬다.
강찬이 픽 하고 웃는 동안 석강호가 멀리에 시선을 두었다.
커피를 다 마신 다음이다.
강찬은 멀리 갈 것 없이 바위에 기댄 채 눈을 감았다.
짧으면 30분, 길면 한 시간쯤 잘 수 있다.
열기가 서서히 올라오는 느낌을 받으며 강찬은 잠에 빠져들었다.
아프리카? 소말리족? 말도 안 되는 UN의 명령?
염병!
사람은 절대 쉽게 변하는 거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