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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오브블랙필드-251화 (25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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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이해하기 어렵다.

투두둑! 투둑! 투두두둑!

연달아 AK 소총 소리만 들렸다.

“다예! 차동균!”

강찬은 두 사람을 부르고 빠르게 앞으로 달렸다.

부스스! 찌이익!

바위나 길이 자꾸만 부서져서 미끄럽기까지 한 산길이다.

흙이 아래로 밀려날 때마다 몸이 휘청했지만, 속도가 줄지는 않았다.

왼편으로 돌아간 직후다.

강찬이 재빨리 자세를 낮췄고, 그 뒤를 따라 석강호와 차동균이 멈춰 섰다.

후욱. 후욱.

20m쯤 아래다.

투두둑! 투두두둑! 투두두둑!

커다란 동굴이 보였고, 그 안에서 소총을 쏠 때마다 불꽃이 튀었다.

강찬은 자세를 낮춘 채로 시선을 돌렸다.

눈빛을 받은 석강호가 뒤를 향해 손을 들었다.

철컥! 철커덕!

뒤편에서 대원들이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

프랑스 팀과 스페츠나츠가 산 건너편 비슷한 지점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치잇. “저 새끼들 느닷없이 RPG를 날립니다.”

제라르의 말대로 프랑스 팀 앞쪽 두 곳이 커다랗게 패여서 시커멓게 흙이 탄 자리가 보였다.

치잇. “부상자는?”

치잇. “가벼운 부상 두 명입니다.”

강찬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동굴의 위쪽 언덕까지 대략 10m쯤 되었다.

치잇. “우리를 아직 못 본 것 같으니까 산을 돌아 동굴 위로 가겠다. 그동안 시선을 뺏어.”

치잇. “알았습니다.”

제라르가 바로 답을 했다.

치잇. “안드레이. 동굴 정면으로 움직일 수 있겠나? 들키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발각될 경우 RPG를 피할 곳이어야 돼.”

치잇. “앞으로 가겠소.”

안드레이의 다부진 답이 들렸다.

애새끼가 영 믿음이 가진 않지만, 스페츠나츠의 능력을 의심하는 것 또한 말이 되질 않는다.

강찬은 천천히 뒤로 몸을 뺐다.

푸슝! 푸슝! 투두둑! 투둑! 투두두둑!

프랑스 팀의 사격과 동시에 곧바로 적도 반격을 하고 나섰다.

대원들이 모인 앞이다.

“우리는 이 위로 돌아서 동굴 왼쪽으로 움직인다. 시간을 끌기 어려우니까 이대로 기습하겠다. 소리가 나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해.”

대원들을 훑어본 강찬이 가장 먼저 앞으로 나갔다.

이제는 몸에 익은 전진이다.

당연하게 강찬이 선두, 다음으로 석강호와 차동균이 그 뒤를 따르고, 다시 최종일과 곽철호, 우희승이 두 사람을 받친다.

자그락. 부스슥!

빌어먹을 흙이 자꾸만 흘러내려서 신경이 곤두섰지만, 소총 소리를 뚫고 들릴 정도는 아니었다.

후욱. 후욱.

강찬은 날을 바짝 세우고 앞으로 나아갔다.

거칠고 말라 비틀어진 대지라고 해도 명색이 산이라고, 야트막한 초목들이 제법 자라 있었다.

동굴까지는 대략 50m쯤 되었다.

후욱. 후욱.

자라라락!

발을 옮길 때마다 흙이 지랄을 떨어댔다.

이런 산에는 적군만큼이나 무서운 게 또 있다.

나뭇가지와 구별조차 어려운 나방, 멋진 빛깔을 자랑하는 개구리, 그리고 덩치가 커다란 모기, 하다못해 개미까지, 피부에 닿거나 물리면 바로 주저앉아 비명을 지르게 되는 벌레들이다.

그중 가장 무서운 건 역시 개미다.

언제 군화를 타고 들어와 발을 깨물지 모른다.

뜨끔해서 내려다보는 순간부터 구역질이 나기 시작하고 하늘이 빙빙 돈다.

그래서 길을 여는 지휘자는 바닥까지 살펴야 한다.

엄청나게 성격이 포악한 개미집을 피해서 걸어야 하는 거다.

투두두둑! 투둑!

소총 소리가 들린 다음이었다.

삐이이융! 콰으으으응!

RPG를 쏜 것이 분명한 폭발음과 함께 땅이 흔들렸고,

부스스스슷!

흙가루가 하늘에서 곱다랗게 내렸다.

염병할!

강찬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섰다.

얼마 가지 않아 오른쪽으로 길게 도는 길이 열렸다.

자박. 부스스. 자박. 부슥.

이런 곳에서 활동하다가 아스팔트로 지어진 모형도시 같은 곳에 던져 놓으면 아무리 달려도 발걸음 소리가 전혀 나지 않는다.

투두둑! 푸슝! 푸슈슈슝! 투두두둑!

프랑스 특수팀이 악착같이 사격을 가하며 적의 신경을 긁어대고 있었다.

치잇. “스페츠나츠 대기.”

그 와중에 안드레이의 무전이 있었다.

5분쯤 더 걸은 다음이었다.

강찬은 마침내 동굴의 왼편에 도착했다.

강찬은 검지와 중지로 눈을 가리키고 좌측과 우측, 동굴의 반대편을 찍었다.

차동균이 두 명씩 지정해서 강찬이 가리킨 방향에 경계를 세웠다.

언덕 위에서 동굴까지는 대략 10m 높이다.

치잇. “우리 팀이 내려가겠다. 프랑스와 스페츠나츠는 절대로 적이 총구를 우리 쪽으로 돌릴 수 없도록 엄호해라.”

치잇. “알았습니다.”

치잇. “알았소.”

두 개의 답이 날아온 다음이었다.

강찬은 석강호, 차동균, 최종일, 곽철호를 가리킨 다음, 조심스럽게 언덕을 향해 몸을 눕혔다.

부스슥! 부스스슥!

이대로 힘을 빼면 미끄럼틀이 따로 없다.

강찬의 바로 위에서 석강호가 몸을 눕히고 내려왔다.

부스스스슷!

머리와 어깨 위에서 흙이 밀려왔는데 강찬에게 걸려서 아래로 쏟아지는 양은 많지 않았다.

푸슈슝! 푸슝! 푸슈슈슈슝!

타다당! 타다다다당! 타다다다당!

느닷없이 정면에서 스페츠나츠가 사격을 가하자 동굴 안의 적이 놀란 것처럼 당장 응사하지 못했다.

강찬은 아예 손에서 힘을 뺐다.

스아아아악!

총소리가 울린 틈에 빠르게 내려가기로 한 거다.

타다다다당! 타당! 타다당! 타다다다당!

작전을 눈치챈 스페츠나츠가 대놓고 하는 사격 때문에 동굴 입구의 벽이 거칠게 파였다.

스아아악! 스아아아악! 스아아악! 스아아아악!

그 틈에 네 명이 모두 강찬의 뒤에 섰다.

준비가 모두 끝났다.

타다다다당! 타다당! 푸슝! 푸슈슝!

강찬은 오른손을 위로 들고 검지를 펴서 허공에 세웠다. 다음은 검지와 중지, 두 개의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하나! 둘!’

총소리가 뚝 끊기는 순간이었다.

와다다닥!

강찬과 석강호, 그리고 대원 셋이 동굴로 뛰어들었다.

바보가 아닌 다음에 동굴 입구에 서지는 않는다.

푸슝! 퍼억! 푸슝! 퍼억! 푸슝! 푸슝! 퍼억!

동굴 벽에 붙어서 연달아 방아쇠를 당겼고 석강호와 둘이서 셋을 잡았다.

어두운 동굴에 번개가 치듯 불빛이 번쩍번쩍 튀었다.

그리고 그 불빛에 소총을 겨눈 반군이 보였다.

철컥! 푸슝! 퍼억! 투두둑!

어딜!

푸슝! 퍼억! 푸슝! 퍼억!

이런 싸움은 특수팀에게는 사실 싱거울 정도로 쉽다.

빌어먹을 자살 폭탄만 아니라면, 그리고 뜬금없이 날아드는 RPG만 없다면 그야말로 사람 모형을 놓고 쏘는 훈련과 거의 다를 바 없었다.

“앉아!”

강찬은 한국말로 악을 쓰고 손으로 허공을 누르는 시늉을 연신 했다. 인질들이 일어서는 것으로 봐서 반군은 모두 죽었다고 봐도 될 것 같았다.

밖에서 들어오는 빛으로 동굴 안은 그다지 어둡지 않았다.

이때가 가장 무섭다!

저 중에 반군이 있다가 버튼을 누르면 그걸로 끝인 거다.

푸슝! 퍼벅! 푸슝! 퍼벅!

“앉아!”

강찬은 동굴의 천장에 대고 두 번 방아쇠를 당기고 다시 한국말로 커다랗게 악을 썼다.

동굴 안이 다시 조용해졌다.

강찬은 헬멧에 손을 올렸다.

치잇. “스페츠나츠는 동굴 앞에서 인질을 받는다! 제라르! 상황에 따라 엄호해!”

치잇. “알았습니다.”

치잇. “강찬이다. 한국 팀 1조는 동굴 입구로 내려오고 2조와 3조는 상황에 따라 경계와 엄호를 맡는다.”

치잇. “알겠습니다.”

이두희가 답을 했다.

동굴 왼쪽 벽에 석강호와 최종일이 섰고, 오른편에 차동균과 곽철호가 어깨에 총을 올리고 인질들을 겨누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부터 내가 인질들을 밖으로 내보낼 거다. 상황이 이상하다고 생각되면 일단 사격한다.”

말을 마친 강찬은 가장 앞에 있는 인질에게 다가갔다.

후욱. 후욱.

날카롭게 인질 주변을 살핀 다음, 눈을 똑바로 보았다.

힐끔!

겁에 질린 시선을 본 순간이었다.

강찬은 인질에게 밖으로 나가란 고갯짓을 했다.

쭈뼛. 쭈뼛.

강찬은 다시 한 번 밖을 향해 고개를 꺾었다.

인질이 기다시피 밖으로 향할 때였다.

철컥!

강찬은 인질의 뒤에 앉았던 여인을 향해 총을 겨눴다. 이럴 때 방심하면 우르르 달려 나오고 그럴 때 폭탄이 터진다.

얼추 200명쯤 되는 인원이다.

이걸 일일이 검사할 거냐고?

맞다. 그리고 지금은 이것 외에 방법이 없다.

대화가 통해서 말을 할 수 있더라도 지금은 무조건 이런 식으로 내보내는 게 맞는 거다.

두 명, 세 명, 다시 네 명, 다섯 명.

지겹도록 시간을 끌면서 인질들을 밖으로 내보내자 인질들도 강찬의 의도를 안 것처럼 함부로 일어서지 않고 순서를 기다렸다.

“다예! 앞쪽에 인질을 맡아!”

“알았소.”

강찬이 오른쪽으로 옮기자 석강호가 그쪽에 있는 인질들을 살피고 밖으로 내보냈다.

어떻게 대충 보고 아냐고?

폭탄이 묶인 인질은 무조건 운다.

특히나 이럴 때는 백발백중 눈물을 흘린다.

후욱. 후욱.

커다란 눈, 거칠게 튼 입술, 땟국물이 흐르는 가냘픈 몸을 한 인질들이 강찬과 석강호의 지시를 기다렸다가 숨 막히게 밖으로 달려나갔다.

아이를 안은 여자도 있다.

강찬이 방금 고갯짓을 한 여자도 아이를 안았다.

저런 여자의 나이가 열넷이나 열다섯이라면 믿기나?

에이즈와 영양실조로 제대로 살지도 못하는 여자아이들이 저 나이에 애를 낳는다.

히잡을 쓰지는 않지만, 이슬람의 영향으로 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도, 남자들과 함께 식사하는 법도 없다.

먹을 것이 생기면 남자와 아이가 먼저 먹기 때문에 젖이나 물리다가 바싹 말라서 쓰러져 죽어간다.

강찬은 빠르게 인질들을 구별해 밖으로 내보냈다.

130명쯤 나간 다음이었다.

철컥!

강찬은 아이를 안은 여자를 보고 총구를 겨눴다.

후욱. 후욱.

울고 있었다.

커다란 눈에서 흐른 눈물이 볼을 타고 턱에 기다랗게 선을 만들었다.

염병할!

강찬은 여자의 품에 안긴 아이를 보았다.

의식이 거의 없을 정도로 진이 빠진 상태라 파리가 아이의 눈과 코, 귀에 잔뜩 붙었다.

못 먹어서 죽는 아이는 배가 붓는다.

그래서 배터지게 먹은 아이처럼 배가 볼록하다.

“다예.”

강찬은 조용하게 석강호를 불렀다.

석강호는 안다. 지금 부르는 의미를.

“차동균.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내 자리로 와.”

석강호가 나직하게 말을 건네고 강찬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강찬은 여자의 눈을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내가 풀 거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노루처럼 커다란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괜찮아. 아이도, 너도 살릴 테니까 걱정하지 마.’

석강호가 조심스럽게 강찬의 곁에 섰다.

강찬은 천천히 자세를 낮추고 소총을 바닥에 놓았다.

철커덕!

그리고 두 손을 들어 보였다.

“4시. 2미터.”

석강호가 최악의 상황에 피할 곳을 알려주었다.

강찬은 그동안 단 한 순간도 여자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내가 구할게. 괜찮지?’

여자가 강찬을 의심스럽게 보는 순간이었다.

“디바또 라이얀(dhibaato lahayn).”

강찬은 문제없을 거라는 뜻의 소말리아 말을 나직하게 건넸다.

아프리카 장사만 10년을 했었다.

이 정도 말을 주워듣지 못한 게 오히려 이상한 거다.

후욱. 후욱.

같이 살자.

울지 말고.

강찬이 다가서자 여자가 움찔했는데 당장 반항하거나 몸을 뒤틀지는 않았다.

강찬은 천천히 손을 내밀어 아이의 밑으로 넣었다.

괜찮아! 내가 반드시 살려낼게.

이럴 때 시선을 놓치면 다 죽는다.

누군가 옆에서 벌떡 일어나거나 여자에게 외부인의 손이 닿았다고 고함을 질러도 끝이다.

후욱. 후욱.

여자가 아이를 보았다.

시선을 뺏길 때가 가장 위험하다.

“디바또 라이얀(dhibaato lahayn).”

여자의 시선이 곧바로 위로 올라왔다.

믿어도 될까?

여자의 눈에 담긴 의심을 본 강찬은 나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의 무게가 강찬의 팔에 전해졌다.

강찬은 아이를 천천히 당겼다. 아무 일 없었다.

시선을 고정한 채로 팔을 왼쪽으로 돌리자 석강호가 아이를 안아 들었다.

너도 살릴 거다.

강찬은 팔을 내려서 발목에 걸었던 대검을 조심스럽게 뽑았다.

스응.

‘불안해하지 마. 괜찮지?’

불안한 눈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시간을 끌 수도 없어서 강찬은 조심스럽게 여자의 뒤로 움직였다.

울긋불긋한 옷의 틈으로 다이너마이트가 벨트처럼 감겨 있었다.

어딘가 스위치에 연결된 선이 있다.

바닥에 묶여 있어서 일어설 때 터질 수도 있고, 손에 감겨 있거나, 아니면 발목, 또는 아이에게 묶여있을 수도 있는 거다.

석강호가 입을 꽉 다물고 강찬을 보았다.

아이를 안고 있지만, 여자가 조금이라도 수상하게 움직이면 당장 방아쇠를 당긴다.

강찬은 다이너마이트를 감은 가죽끈에 대검을 대고 몸쪽으로 당겼다.

툭!

아직 선은 발견하지 못했다.

이런 경우는 거의 허벅지와 사타구니를 연결해 선을 감는 경우가 많았다. 만지기 어려운 부분에 감아서 일어서는 순간 터지게 하려는 거다.

툭!

여자의 가슴이 커다랗게 부풀었다가 가라앉았다.

툭!

이제 하나 남았다.

툭!

마지막 끈을 자르자 앞쪽으로 다이너마이트가 쏠렸다.

강찬은 천천히 여자의 앞으로 움직여 눈을 들여다보았다.

‘어디야?’

여자가 시선을 아래로 떨어트렸다.

알려주려는 것이 아니라 살 수 있다는 희망에서 가장 위험한 부분을 본능적으로 보는 거다.

다시 든 여자의 시선을 보면서 강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시커먼 손이 옷을 걷자 무릎에 감긴 선이 나왔다.

이런 건 일도 아니다.

강찬은 왼손으로 선의 양쪽을 구부려 잡고 대검을 가져갔다.

툭!

이어서 손을 내밀었고, 다이너마이트의 한쪽을 잡아 조심스럽게 당겼다.

스스슥.

뱀이 옷을 스치는 듯한 소리가 들리고 다이너마이트 벨트가 옷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앞쪽에 달린 폭발장치도 보였다.

마지막으로 연결선을 잡아당긴 다음이다.

‘후우!’

나직한 한숨이 나왔다.

강찬은 고갯짓을 했다.

쭈뼛. 쭈뼛.

여자가 어렵게 일어나서 석강호의 앞으로 갔다.

아이를 안는 거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인질과 아이가 밖으로 나갔다.

대검을 꽂았고, 소총을 든 강찬은 다시 석강호와 함께 인질들을 살폈다.

30분에 걸쳐 모두 살폈는데 폭탄은 하나뿐이었다.

밖으로 나오자 동굴 앞에 모여 앉은 인질들을 스페츠나츠와 1조 대원들이 지키고 있었다.

지쳤다.

오랜만에 하는 거라 그런지 몰라도 진이 쭉 빠졌다.

따지고 싶은 것이 몇 가지 있었는데 그건 나중 일이고, 당장은 인질들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치잇. “지휘본부. 인질이 200명 있다. 본부로 데려갈 수 있도록 차량 지원 부탁한다.”

강찬이 무전을 보냈으나 당장 답은 없었다.

치잇. “지휘본부. 반복한다. 인질이 200명이다. 차량 지원 바란다.”

치이잇. “지휘본부입니다. 인질들은 기지로 데려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요청을 했을 때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

치잇. “이대로 두면 또 인질이 되거나 아니면 무조건 살해당한다. 기지가 어렵다면 기지 앞에 따로 임시 막사를 만들어서라도 데려가는 게 맞다.”

치잇. “반복합니다. 기지로는 인질들은 데려갈 수 없습니다.”

뭐야? 구하기는 하는데 살리지는 말라고?

강찬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안드레이를 보았다.

이 새끼는 뭐 좀 아는 게 있을까?

그런데 놈을 보는 순간 알았다.

단순하게 생겨 먹은 안드레이는 딱히 아는 것이 없는 얼굴이었다.

“안드레이!”

“위, 무슈 강.”

안드레이가 불만스러운 표정을 감춰가며 강찬에게 답을 했다.

“지금부터 나는 지휘본부의 명령에 따르지 않는다. 그러니까 스페츠나츠는 원하는 대로 움직여라.”

철컥!

소총을 세워 든 강찬을 안드레이가 심오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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