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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한 번에 알 수는 없잖아.
강찬은 무언가 억울한 심정이었다.
강철규 때문에 힘들게 살았고, 전생의 어머니는 삶만큼이나 비참한 마지막을 맞았다. 그런데 모두가 강철규만 응원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렇게 되면 밤에 하려던 기습은 접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대원 하나가 감정을 이기지 못해도 뒤를 감당하지 못하는 판에, 가장 믿을 만한 두 사람이 감정이 엉키고 사명감에 불타고 있어서 방법이 없었다.
이 상황에 지휘자마저 흥분하는 것은 모두가 죽자는 뜻밖에 안 된다.
그래서 강찬은 적을 노려본 채로 호흡을 골랐다.
“대표님. 이곳의 지휘자가 제가 맞습니까?”
“어떤 일이 있어도 자네의 지휘를 어기는 일은 없다.”
김태진이 서운함에 민망함이 섞인 표정으로 답을 한 직후였다.
“영감을 깨워서 이리 함께 와주세요.”
강찬은 냉정한 표정으로 김태진을 보았다.
“알았다.”
직전의 질문이 있어서 그런지 김태진은 다른 말을 하지 않고 막사를 내려갔다.
바람이 거칠게 달려드는 오후의 황야에서 강찬은 홀로 막사에 서 있었다.
작전을 짤 때는 최악의 상황을 항상 계산한다.
그것이 알파와 베타 지점을 정하는 것일 수 있고, 두 가지 계획을 세워놓고 가능성이 높은 쪽을 택하는 것일 수도 있다.
후욱. 후욱.
강찬은 결국 예비작전을 선택하기로 했다.
야간 작전의 핵심이 될 두 사람의 상태를 감안해서 결정한 일이다.
그냥 바라는 대로 강철규와 김태진만 보내?
강찬은 피식 웃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지휘자로 절대 선택할 수 없는 일이다.
혹시 석강호가 있다면 강철규와 김태진에게 기지를 맡기고 둘이 달려나갔겠지만, 지금은 그놈이 옆에 없다.
휘이이잉!
바람이 흙먼지를 해일처럼 위로 들어 올리며 강찬에게 달려들었다.
오냐! 이렇게 된 거라면!
강찬은 무전기를 들었다.
치잇. “휴식 요원 위치로.”
무전을 내려놓고 1분이 채 되지 않았을 때 뒤쪽에서 급한 발걸음 소리와 소총이 쩔거덕 거리는 소리가 함께 들려왔다.
막사 위에 있던 대원들의 눈빛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고 요원 둘이 강찬의 앞으로 움직이며 자세를 낮췄다.
“내가 사격하면 미스트랄로 승용차를 갈겨.”
“알겠습니다.”
요원 한 명이 적외선 조준경을 당기며 막사 앞쪽에 엎드렸다. 그리고 그때 계단 소리와 함께 강철규와 김태진이 막사 위로 올라왔다.
강철규는 한결 편안한 얼굴이었다.
언제 이렇게 늙어버렸지?
왜 이렇게 추하게 늙었지?
강찬은 강철규에게서 시선을 돌려 앞을 보았다.
“작전을 바꿔서 준비되는 대로 앞쪽에 있는 적을 먼저 해결하겠습니다.”
강철규와 김태진이 비슷하게 놀란 표정으로 강찬을 보았다.
“유품은 해결됐다고 생각해도 됩니다. 제가 알아서 그 점은 확실하게 책임집니다.”
이를 악물었는지 강철규의 볼이 씰룩였다.
“제가 저격수, 영감이 승용차를 향해 사격을 하고, 그 사이 미스트랄로 승용차를 폭파시킬 겁니다. 그 뒤에 우리 셋이 저쪽으로 달려갑니다. 제가 선두에 설 거니까 영감이 왼쪽, 대표님이 오른쪽을 맡아주세요.”
강철규와 김태진 모두 답이 없었다.
“대표님. 내려가셔서 총소리가 나면 어제 탈취한 지프에 시동 걸고 대기해 주세요. 그리고 AK소총도 전부 뒤편에 실어주시고요. 다 되면 무전해 주세요.”
“알았다.”
강찬이 날카롭게 노려보자 김태진이 곧바로 답을 했다. 지금 강찬은 감히 다른 말을 할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지휘자의 모습이었다.
김태진이 빠르게 막사를 내려간 다음이었다.
“영감. 지프의 왼쪽에 올라타고, 대표님을 엄호해.”
“알았소.”
대답을 한 강철규의 눈빛이 무언가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이 분명했다.
“내가 책임진다고 했지?”
“고맙소.”
“잠깐만 경계를 맡아.”
“알았소.”
강철규가 적을 향해 시선을 돌릴 후에, 강찬은 겉에 입고 있던 두꺼운 방한복을 벗었다. 그리고 소매에 걸었던 대검을 꺼내 오른쪽 발목의 옷과 방한화에 찔러 넣었다.
“탄창 여분 있으면 하나씩 뒤로 밀어.”
미스트랄을 겨냥한 요원과 그 옆의 요원이 탄창을 뒤로 밀어주었다.
강찬은 탄창 하나를 상의 주머니에 넣고 앞쪽을 노려보았다.
“탄창 챙겨.”
강철규가 두말하지 않고 강찬처럼 바깥에 입었던 두꺼운 옷을 벗고, 대검과 탄창을 단단히 챙겼다.
후욱. 후욱.
강찬은 호흡을 느끼며 시선을 돌렸다.
“영감. 지휘는 내가 해. 쓸데없이 나서서 리듬 끊지 말고 엄호 잘해.”
“알았소.”
이럴 때는 ‘맡겨달라.’ 거나 ‘걱정하지 말라.’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닐까?
강찬은 곧바로 고개를 흔들어 잡생각을 털어냈다.
지금 이렇게 나선 이유는 요원과 오광택 쪽 식구들을 지키기 위해서다. 냉정하게 판단해서 효과적인 작전을 하려는 마당에 공연히 불편한 감정을 일으켜서는 곤란했다.
의학에 지식이 없어도 강철규는 위험해 보였다.
그러나 지금 강철규만 한 실력을 갖춘 사람이 이곳에 없다. 그리고 억지로 이유를 하나 더 붙이자면 감정이 엉키지 않은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멋지게 싸울 기회를 주고 싶었다.
강철규가 준비를 마치고 소총을 오른팔에 걸친 뒤였다.
치잇. “준비가 끝났다.”
김태진의 무전 소리가 들렸다.
트럭 너머에서 적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강찬과 강철규, 그리고 김태진과 요원들의 움직임을 보고서 나름으로 의논을 하는 모양이었다.
강찬은 곧바로 무전기를 들었다.
치잇. “지금부터 앞에 있는 적을 공격하겠다. 먼저 나와 영감이 사격을 할 거고, 그동안 미스트랄로 적의 승용차를 노린다.”
요원들이 빠르게 강찬에게 시선을 주었다.
“지프로 출발하고 나면 도착할 때까지 최대한 엄호사격을 한다. 가는 동안 미스트랄을 한방 더 갈겨라. 목표는 앞쪽 트럭이다.”
“알겠습니다.”
바로 앞에 있는 요원이 육성으로 단단하게 답을 했다.
치잇. “혹시 우리 셋이 모두 쓰러지면 그때는 남은 차량을 이용해 전원이 공격한다. 하지만 그전에는 절대로 움직이지 마라. 질문?”
강찬이 옆에 놓인 막사를 주르륵 돌아볼 때였다.
치잇. “만약 우리와 적이 모두 쓰러져서 이곳의 요원들만 남으면 어떻게 하나?”
김태진이 요원들을 대신하는 것처럼 질문을 던졌다.
강찬은 피식 웃으며 무전기를 들었다.
치잇. “적을 해치우고 나면 무조건 탈취한 차를 가지고 기지를 떠난다. 위성 전화로 몽골 정부와 흥정하면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을 거다.”
강찬의 무전을 끝으로 누구도 입을 여는 사람은 없었다.
겉옷을 벗어서 그런지 차가운 바람이 뼈를 파고드는 느낌이었다.
강찬은 강철규에게 시선을 주었다.
‘준비됐어?’
강철규가 고개를 짧게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후욱. 후욱.
강찬과 강철규가 똑같이 의아한 시선으로 서로를 보았다.
상대가 호흡을 세는 것이 느껴진 거다.
이전에 이런 느낌을 받아본 적은 없었다.
번들거리는 눈빛, 약간 오만한 표정, 그리고 적을 포함한 모든 사물을 완벽하게 느끼게 해주는 호흡.
하필이면 이럴 때 이런 느낌을 받다니!
강찬이 이를 악물고 적을 향해 시선을 돌린 뒤에도 강철규는 의아한 눈빛을 지우지 못했다.
철컥!
그러나 강찬이 소총을 드는 것을 본 강철규는 곧바로 표정을 갈무리했다.
“준비!”
강찬이 커다랗게 외치자 미스트랄을 맡은 요원이 힐끔 뒤를 돌아보았다.
철컥!
강철규가 소총을 드는 순간이었다.
타아앙! 타아아앙! 타아앙! 타아아아앙!
강찬을 시작으로 강철규가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했다.
적의 저격수가 고개를 처박았고, 승용차의 유리창이 퍽퍽 터져나갔다. 그리고.
푸쉬이이이! 삐이이유우웅!
미스트랄 한 기가 흰 연기를 뒤로 뿜으며 허공으로 떠올랐다.
콰아아앙!
승용차가 불덩어리로 튀어 오르면서 바닥이 울렁거렸다.
투두두두둑! 푸슝! 푸슝! 피잉! 타다다당! 타다당!
곧바로 총소리가 거칠게 울렸는데 그동안 강찬과 강철규는 미끄러지듯 계단을 내려갔다.
와다닥!
강찬과 강철규가 올라타자 지프가 거칠게 달려나갔다.
부우우웅!
기지를 빠져나가기 직전에 강찬은 AK소총을 들어서 어깨에 대각선으로 멨다.
타아앙! 타다당! 타다당! 타아앙! 타아앙! 타다당!
기지를 빠져나가자 강찬은 저격수를 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저놈이 제대로 한방만 갈기면 김태진은 죽은 목숨이다. 그러니 잠시도 틈을 줄 수가 없었다.
투두두둑! 카가가강! 투두둑! 피이잉! 피잉!
적의 반격도 만만치 않아서 지프의 앞쪽에서 불꽃이 튀었다.
강철규의 사격은 완벽했다.
적이 제대로 김태진을 노릴 수 없도록 3점사로 갈겨댔는데 그 덕분에 강찬은 저격수를 제대로 막아낼 수 있었다.
타아아앙! 타다당! 타아앙! 타다당!
500미터다!
지프가 흙먼지를 뿌옇게 일으키며 달려갔지만, 쉽사리 가까워지기는 어려운 거리였다.
삐이이유우웅!
적당한 순간에 미스트랄이 적진으로 날아갔다.
콰아아아앙!
트럭이 불쑥 튀어 올랐다가 거칠게 떨어졌다.
부우우우우웅!
타아앙! 타아아앙! 타아아앙!
화염이 피어올라 적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감이다.
이럴 때는 정말 감으로 방아쇠를 당길 수밖에 없다.
강철규가 M16을 던지고 AK소총을 집어 들었다.
투두둑! 투두두둑! 투두둑!
뭐라고 설명할까?
호흡이 척척 맞는 이 느낌을!
강찬이 방아쇠를 당기는 시점을 완벽하게 알고 그 사이를 파고드는 사격이었다.
강찬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마치 석강호와 함께 있는 것처럼 완벽하게 호흡이 맞았다.
염병할!
그런데 그게 이상하게 마음 불편했다.
부우우웅!
100미터쯤 남았다.
투두둑! 투두둑! 타아앙! 타아앙! 타아앙!
30발이다.
강찬은 아직 여유가 있었지만, 강철규는 또 다른 AK소총을 집어 들었다.
카가강! 카아앙! 카아앙!
거리가 가까워지자 지프의 앞쪽에 정확하게 적의 총알이 떨어졌다.
김태진은 거의 눕다시피 핸들을 쥔 채로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타아앙! 타아앙! 타아앙! 타아앙! 철컥!
강찬은 달리는 와중에 주머니에서 탄창을 꺼내 곧바로 교체했다.
타아앙!
저격수는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짧은 순간만 막을 수 있다면 안전한 거다.
30미터쯤 접근한 순간이었다.
“달리세요!”
김태진이 힐끔 시선을 던졌고, 강찬이 악을 썼다.
여기서 멈추면 정말 다 죽는다.
게다가 지금은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엄호사격이 그만큼 어려웠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적의 사격으로 봐서 스페츠나츠는 저격수를 포함해 셋 이상은 없다고 판단했다.
투두둑! 투두두두둑! 투두두둑! 철컥!
강철규의 소총이 총알을 다 사용한 순간이었다.
콰아앙!
지프가 승용차를 받으며 안으로 뛰어들었다.
타앙! 타앙! 타앙! 타앙! 타앙!
강찬은 눈에 보이는 놈들을 닥치는 대로 쏘았다.
그 사이 김태진이 자세를 세웠고, 강철규는 새로 소총을 집어 들었다.
투두둑! 투두두둑! 투두둑!
강철규가 사격을 시작한 순간이었다.
강찬은 펄쩍 지프에서 뛰어내리며 M16을 던졌다.
철커덕!
그리고는 어깨에 메고 있던 AK 소총을 앞으로 밀었다.
투두두둑! 퍼버벅! 투두둑! 퍼벅! 투두두둑!
마피아 따위!
강철규가 왼쪽, 김태진이 오른쪽 뒤에서 함께 달렸다.
투두둑! 카가강! 투두두둑! 투두둑! 카가강!
불타는 승용차와 트럭에서 올라오는 연기, 매캐한 냄새, 총소리.
몽골의 황야에서 의심스러울 정도로 단숨에 적을 제압했다.
철컥! 철커덕!
강찬과 강철규, 김태진은 각자 맡은 방향으로 총구를 겨누며 혹시라도 달려들지 모를 적에 대비했다.
후욱. 후욱.
이때가 오히려 더 위험하다.
대원들에게 달려오지 말라고 한 것에는 이곳에 설치했을지 모를 폭탄도 계산한 거였다.
전투란 참 묘하다.
날이 서는 이런 순간에 얼마나 냉정하게, 그리고 얼마나 빠르게 반응하느냐가 생사를 가른다.
타다당!
강철규가 방아쇠를 당기자 바닥에 있던 적의 몸뚱이가 흔들렸다.
확인사살일 수도 있고, 꿈틀거렸을 수도 있다.
강찬이 총구를 왼편으로 틀었을 때였다.
강철규가 이를 악물고 있는 것과 그의 코에서 피가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막사 위에서 부들거리던 모습을 보면 고통이 대단할 텐데 그걸 이기고 있는 모양이었다.
철컥!
강찬은 좀 더 빠르게 총구를 돌렸다.
승용차 두 대만 뒤지면 모든 것이 끝난다.
투두두둑! 퍼버버벅! 투두둑! 퍼버벅! 투두두둑!
강찬은 승용차의 문을 향해 총을 갈겼다.
그리고 두 걸음을 옮겼을 때였다.
티잉.
경쾌한 쇳소리가 들렸다.
심장이 바닥에 떨어지고 온몸의 솜털이 곤두섰다.
수류탄이다.
어디지?
왜 심장의 경고가 없었지?
강찬의 시선에 모든 것이 천천히 흘러가는 것처럼 담겼다.
총을 맞은 승용차, 그 옆을 타고 흐르는 연기, 트럭의 뒷부분, 그리고…….
도로로록.
구형 레몬 수류탄이 굴러 나왔다.
퍼뜩!
세 사람이 동시에 봤다.
와락!
그리고 그 순간, 강철규가 덮치듯이 강찬에게 달려들었다.
콰악!
강찬은 반사적으로 강철규의 가슴을 잡고 비틀었다.
와라락!
강철규의 몸이 빙글 돌아 강찬의 밑으로 깔리는 그 짧은 순간에 눈이 마주쳤다.
놀라고 허탈해 하는 강철규의 시선이 고스란히 강찬에게 담겼다.
휘이이익!
강철규의 몸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왜? 난 아들의 유품만 찾으면 되는데……?’
‘헛소리하지 마!’
콰아악!
강철규의 몸이 바닥에 처박혔고, 그 위를 강찬이 덮었다.
콰으으응!
멀리 몸을 던진 김태진이 엎드린 채로 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투두둑! 투두두둑!
강찬은 뒤통수를 야구 배트로 얻어맞은 것처럼 멍했고, 이어서 후끈한 통증을 느꼈다.
꿈틀!
강철규가 몸을 일으키려고 애쓰는 것이 느껴졌는데 당장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염병할, 영감!
살아 있는 거지?
강찬의 눈에 강철규의 코밑을 적신 피가 보였다.
어딜 내 앞에서 죽으려고? 그것도 나를 감싸서?
평생 미안하라고?
강철규가 억지로 일어나 강찬의 상체를 안아 들었다.
“왜……?”
뚝. 뚝.
강철규의 피가 턱을 타고 강찬의 얼굴과 목으로 떨어졌다.
“영감…….”
“왜 그랬어?”
“내가… 지휘자야.”
뚝. 뚝.
“얼굴… 좀… 치워.”
강철규는 얼굴을 치우지 않고 있었다.
철커덕!
김태진이 강찬과 강철규의 곁에 서서 주변을 경계하는 앞이다.
강찬은 강철규의 얼굴에 초점을 맞추려고 자꾸만 눈을 껌벅였다.
“영감.”
뚝. 뚝.
피가 자꾸만 강찬의 얼굴과 목에 떨어졌다.
“살아……. 비겁하게 피하지 말고 살아 있어.”
강철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런 감정을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품에 안고 있는 이 젊은 사람이 아들처럼 가슴에 담기는 이 느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죽은 아들에게 미안하고, 죽어가는 이 젊은 지휘자에게 미안했다.
“빌어먹을……, 피!”
그때 강찬이 힘겹게 뱉어낸 말을 들은 강철규는 그제야 코밑을 팔등으로 닦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