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오브블랙필드-236화 (236/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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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누구 마음대로?

울란바토르 도착까지 4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는데 강찬과 김태진은 일등석 승객이어서 가장 먼저 내렸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겠나?”

“그러죠.”

화도 어느 정도 가라앉았고, 오광택은 물론이고 요원들에게까지 미안하던 참이다. 강찬은 순순히 입국장의 라운지에 앉았다.

잠시 후에 나타난 것은 오광택과 주철범이었다.

“야!”

오광택이 투덜거리면서 강찬의 옆에 앉았다.

“너답지 않게 왜 그랬어?”

“아까는 미안했다.”

“됐어. 나도 잘한 건 없는데 뭘. 그리고 사내새끼가 빈정 상할 때는 욱하기도 하는 거지? 그런데 갑자기 왜 그런 거냐?”

“이번은 그냥 넘어가자.”

“알았다.”

강찬의 등을 툭 하고 친 오광택이 들고 있던 물병을 들어 물을 마셨다.

공항인데도 입국장은 몹시 추웠다.

잠시 후다.

요원 한 명이 다가와 바로 헬기를 타러 간다고 알려주었다.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강찬은 오광택, 주철범과 함께 잠자코 요원이 이끄는 대로 움직였다. 활주로로 나서기 전 작은 통로에서 입국 스탬프를 받았고, 곧바로 밖으로 나갔다.

“염병! 코 떨어지겠네!”

오광택이 거칠게 말을 뱉을 정도로 한낮의 몽골 날씨는 매서웠다.

서둘러 움직여 민간 수송용 헬기에 올라탔는데 김태진과 강철규는 다른 헬기를 이용하는지, 이쪽은 요원 둘과 오광택의 동생 두 놈이 타고 있었다.

얼핏 봐서 함께 움직이는 헬기는 모두 6대였고, 그중 두 대는 커다란 망에 짐을 달고 있었다.

두두두두두두.

헬기는 곧바로 공항을 떠났다.

여기서 목적지인 출론크로루트까지는 다시 헬기로 3시간을 날아가는 거리다.

누구랄 것 없이 가방에 있는 두툼한 옷과 방한화로 갈아입느라 잠시 시간을 보냈다.

옷을 갈아입자 조금은 살 것 같았다.

“강찬.”

오광택이 헤드셋에 달린 마이크를 통해 강찬을 불렀다.

“뭔지는 모르겠다만, 거 영감 좀 봐 줘라.”

언짢은 말이다. 하지만 오광택에게 실수한 것이 있어서 강찬은 인상만 찌푸리고 말았다.

“하기야 너 같은 놈이 그럴 정도면 내가 모르는 뭐가 있어도 있는 거겠지.”

“오광택.”

“왜?”

강찬이 입을 연 것이 오광택은 반가운 모양이었다.

“난 여기 며칠 있다가 아프리카로 움직여야 돼. 그리고 원래 이곳의 총 책임자는 너다. 이곳에서 사람을 쓰고 안 쓰고는 네 소관이지 내가 결정할 일이 아냐. 그러니 마음 편하게 생각해라. 오늘 일은 어쨌든 미안하다.”

“흥! 개새끼! 이러니까 이제 강찬 같네.”

강찬이 피식 웃자 오광택이 다시 한 번 등을 두드려주었다.

그래, 길어야 일주일 안팎일 거다.

그때까지만 없는 사람 취급하다가 아프리카로 날아가면 어지간해서 다시 볼일도 없다.

볼에 살이 퉁퉁하게 찌든, 낯짝에 번지르르하게 기름이 끼든, 몽골 여자와 재혼을 하든, 다시는 볼 일이 없는 거다.

강찬은 나직하게 숨을 내쉬며 마음을 굳혔다.

유치하게 굴지 말자.

친아들이 곁에 있는 것도 모르는 인간이다.

더럽게 불쌍한 어머니는 이미 비참한 삶을 마감한 거고, 이 인간은 이곳에서 새 삶을 찾는다.

‘여기까지!’

아버지란 사람도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다.

강찬의 전 아버지는 죽었다!

그러니 이제 와 무슨 미련이 남았다고 화내고 못마땅하게 생각하겠나.

강찬은 도착과 동시에 바실리에게 전화를 할 생각이었다. 어지간하면 좋게좋게 이쪽 일을 마무리하고 하루빨리 아프리카로 날아가려면 바실리와 해결하는 게 가장 빠르다.

결심이 서자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그나저나 민간 항공기나 헬기는 커피와 담배를 못하는 게 정말 지랄이다.

강찬은 가방에서 두툼한 옷을 하나 더 꺼내 적당하게 바닥에 깔고 바로 가방에 기댔다.

오광택과 주철범이 존경한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거야 뭐?

강찬은 그렇게 잠이 들었다.

두두두두두두.

누군가 건드리는 느낌에 눈을 떴을 때 헬기는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착륙합니다.”

요원 한 명이 헤드셋을 통해 상황을 알려주었다.

한숨 자고 나자 기분이 좀 더 좋았다.

아래쪽으로 보온재를 잔뜩 뒤집어쓴 컨테이너 막사, 그리고 태양열 집열판이 가득 보였고, 거기에 중국군 복장을 한 군인들이 외곽 울타리 한쪽에 몰려 있었다.

“몽골 국경 수비대랍니다.”

강찬은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막사 주변으로 높고 낮은 구릉 외에 보이는 것은 없었다.

두두두두두두두.

헬기가 바닥에 내렸다.

사람들이 내리는 동안, 국경 수비대원들이 다가와 헬기에 매달린 짐을 수습했다.

요원이 먼저 국경수비대로 가서 대화를 나누고 강찬에게 다가왔다. 몽골어 특기자였던 모양이다.

“국경 수비대장이 인사를 하고 싶답니다.”

“그렇다면 나보다 김태진 대표와 여기 오광택 사장을 소개하는 게 좋아.”

“알겠습니다.”

강찬의 말에 따라서 김태진과 오광택, 그리고 주철범이 가서 국경 수비대장과 인사를 나눴다.

“무기는?”

강찬은 근처에 있던 다른 요원에게 무기에 대해 물었다.

“헬기에 실어온 화물 중에 M16 소총과 실탄, 대검들을 챙겨왔습니다.”

강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적당히 하고 우선 몸을 녹일 필요가 있었다. 실제로 느껴지는 추위가 장난이 아니었다.

인사는 빠르게 끝났고, 국경 수비대가 짐을 움직여 주었는데 그동안 김태진이 강찬에게 다가왔다.

휘이이잉!

거센 바람이 강찬과 김태진의 얼굴을 때리고 지나갔다. 정말 코와 주둥이가 잘려나가는 줄 알았다.

“내일까지는 국경 수비대가 함께 지내기로 했다. 막사 배정은 어떻게 할까?”

“원래 대표님이 이쪽은 알아서 하기로 하셨잖아요. 편하게 하세요.”

우우웅! 우우우웅!

이곳은 미친년 바람이 분다. 소리도 그렇고, 방향도 그렇고 도통 종잡기가 어렵다.

“그래! 그럼 우선 헬기에 탔던 인원대로 나누자. 저쪽에 보이는 A동 건물을 자네와 오 사장이 거길 써.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배정할 테니까.”

“알겠습니다.”

휘이이이잉! 우우우웅! 우우웅!

“기온이 영하 30도라더니! 우선 한 시간쯤 휴식을 취하고 있어! 내가 넘어갈게.”

“그러시죠.”

막사는 얼추 10개가 넘었다.

강찬은 김태진의 말에 따라 A동의 막사로 움직였다.

달칵!

“아후! 살 것 같다.”

막사에 들어선 오광택이 소파에 몸을 던졌다.

밖에서 본 것과 달리 막사는 20피트 컨테이너 6개를 붙여서 만든 크기라 내부가 제법 넓었다.

거실과 붙은 주방, 그리고 화장실, 방, 방, 방의 구조였고, 방 마다 두 개의 침대가 있었다.

바람이 컨테이너를 때리는 소리가 멀리서 들리는 것처럼 들렸다.

“야! 커피 좀 타 봐라.”

“예, 형님.”

오광택의 동생 놈 하나가 얼른 가방을 뒤져서 생수를 들고 주방으로 움직였다.

그 사이 요원 한 명이 강찬의 짐을 안쪽 방으로 옮겼고, 주철범은 오광택의 짐을 다른 방으로 옮겼다.

대강 사용할 방까지 정해진 꼴이다.

강찬이 소파에 앉자 오광택이 담배를 건네주었다.

“침대가 부족하지 않을까?”

“막사가 열 개쯤 되더라. 이따가 봐서 남은 인원은 다른 막사로 보내면 될 것 같은데? 정 모자라면 여기 소파에서 자도 되고. 좀 지내다 보면 방법이 생길 거다.”

찰칵.

“후우. 그렇긴 하겠다.”

담배 물었고, 종이컵에 커피도 받았다.

“씨발! 오광택이 인생 2막이 존나리 추운 곳에서 시작되는구나!”

강찬이 픽 하고 웃자, 오광택이 씩 하고 따라 웃었다.

정리랄 것도 없어서 지금은 모두 종이컵에 커피를 받았고, 담배를 하나씩 물었다.

염병할!

창문을 꽁꽁 싸매 놓아서 문을 열어야 했다.

***

문재현은 황기현, 전대극, 그리고 김형정과 함께 비상회의실에 있었다.

“국회에서 내일 파병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입니다.”

“그거야 알고 있던 일이 아닙니까?”

문재현은 황기현의 다음 말을 기다리는 얼굴이었다.

“야당에서 유라시아철도 한국 책임자의 자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재현이 “후우!”하고 커다랗게 숨을 내쉬었다.

“강찬 부원장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경계하는 세력이 모이고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부담스러울 정도입니다.”

“자! 여기서 말이 새 나가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어느 정도나 부담스러운 건가요?”

황기현이 전대극과 김형정을 바라본 다음 결심한 것처럼 입을 열었다.

“군부의 움직임까지 포착되고 있습니다.”

“야전군을 포함합니까?”

“우리 군은 주로 작전 장교 위주로 진급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들에게 증평의 특수팀이 부담스러운 모양입니다. 더구나 그 힘이…….”

“강찬 부원장에게 쏠린다고 생각하겠군요.”

“그렇습니다.”

문재현이 나직하게 숨을 토해냈다.

“군의 특수성을 인정하셔야 합니다. 각 공수부대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인 대원들이 606, UDT, 35여단으로 배치되고, 다시 그들 중 가장 뛰어난 대원들이 증평으로 선발됩니다. 거기에 증평은 기본적으로 3공수를 끌어안고 있는 형태라 선후배로 연결되는 대한민국 특수팀의 정점에 있습니다. 그들이 대놓고 부원장을 따르고 싶어하는 기류가 형성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공수부대나 특수팀이 부원장에게 끌리는 게 군부에 위협이 됩니까?”

“작전 장교들은 늘 야전군을 경계합니다.”

이번 질문에 대한 답은 전대극이 했는데 곧바로 황기현이 말을 이었다.

“미국은 현재 대통령님의 방침과 강찬 부원장이 못마땅한 기색이어서 양쪽의 요구가 딱 맞아 떨어집니다. 결정적으로 미국은 우리나라가 유라시아철도에 연결되지 않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원장. 만약 정권이 야당으로 넘어가면 유라시아 철도는 무사할까요?”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회의실에 다시 한 번 나직한 한숨이 흘렀다.

잠시 침묵이 흐른 다음이다.

“이번 파병은 우리 말고도 4개국이 더 나갑니다. 그 부분에 관한 위험부담은 김형정 팀장이 직접 보고 드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문재현이 시선을 돌리자 김형정이 바로 입을 열었다.

“부원장의 말로는 한국 팀이 가장 위험한 역할을 맡을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소말리아 내전을 핑계로 움직이지만 실제로 우리가 상대할 적은 SSIS라는 이슬람 무장 세력이 될 거라고 했습니다.”

“그 말뜻이 뭔지 잘 모르겠는데 좀 더 쉽게 설명해 주겠습니까?”

“우리 특수팀을 소말리에서 잃을 확률이 높다는 뜻입니다. 특히 미국과 영국이 힘을 합해 그런 상황을 연출하리라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문재현은 잠자코 김형정의 말을 기다렸다.

“조사해본 결과, 부원장의 말대로 소말리아에 SSIS가 활동하고 있었고, 우리 특수팀은 이번 같은 합동 작전에 참여한 경험이 없어서 그 뒤는 짐작만 할 뿐입니다. 그 외에도 부원장의 말대로 미군은 주로 폭격 등의 지원 업무를 맡을 확률도 높았습니다.”

“결국, 우리의 소중한 특수팀이 죽으러 가는 것과 같다는 뜻이군요.”

“현재로는 그렇습니다.”

문재현이 입술을 꾹 다물고 회의실 허공을 노려보았다.

“미국은 그렇다고 쳐도, 우리 군 수뇌부가 우리 군 최고의 특수팀이 부담스러워서 죽을 곳으로 보내려 하고 국회의원들이 거기에 동조를 하다니…….”

문재현이 고개를 저었다.

“자! 문제는 알았습니다. 해결책은 있습니까? 아니, 대안이라도 있다면 들어봅시다.”

세 사람은 입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아까도 말했듯이 이곳에서 말이 나가면 방법이 없습니다. 뭡니까? 무슨 말이길래 그렇게 뜸을 들입니까?”

“대통령님.”

“말씀하세요.”

“남은 것은 전쟁밖에 없습니다.”

문재현이 고개를 쑥 내밀었다가 기가 찬 듯이 웃었다.

“설마 북한을 선제공격하자는 건 아닐 거고?”

“친일파를 처벌해야 합니다.”

이번에도 문재현은 비슷하게 웃었다.

“불가능한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원장이……? 현재 국회의원의 반수 이상이 친일파의 후손이고, 주요 언론사의 반수가 그렇고, 재계가 또 그렇습니다. 내전을 일으키거나 암살을 하자는 것도 아닐 텐데 방법이 있습니까?”

문재현이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세 사람을 돌아보았다.

“이런 사실을 우리 국민이 모른다고 생각합니까? 대한민국 국민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교육열이 높고 실제로 학력도 높습니다. 그런데 왜 친일파와 그 후손들이 이렇게 살고 있는지 여기 있는 세 분이 정말 몰라서 그런 말을 하는 건 아닐 텐데?”

문재현이 힐끔 황기현을 보고는 씁쓸하게 웃었다.

“유라시아 철도를 연결하려는 이유가 그겁니다. 경제가 단단해지고 친일파의 후손이 아니어도 국민들의 생활과 생계가 보장되어야 친일파를 처벌할 수 있는 겁니다. 지금 저들이 유라시아 철도를 악착같이 반대하는 이유, 서민들의 수입을 어떻게 해서든 줄여서 생계를 어렵게 만들려는 이유가 바로 그거라는 걸 알고 있잖습니까? 그런데 지금 친일파를 처벌하려고 하면 국민들이 당장 고통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 이유로 정권이 야당으로 넘어가면 그땐 유라시아 철도가 끝납니다.”

“대통령님, 이대로라면 유라시아철도의 담당자를 또 저들에게 넘겨줘야 합니다.”

“그거야 내가 임명하는 겁니다. 국가정보원처럼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만들면 됩니다.”

“만약 저들에게 담당자를 넘기지 않으면 제2의 IMF가 올 수 있습니다.”

문재현이 고개를 갸웃한 직후였다.

“미국과 유대계의 외국인 투자사가 보유 중인 주식 전량을 매도하겠답니다. 한 마디로 셀 코리아입니다. 기한은 2주를 받았습니다.”

황기현이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외국계 회사는 파생상품 증거금이 필요하지 않아서 실제 매도가 일어날 경우, 우리나라가 보유 중인 외환의 95%가 한순간에 사라집니다.”

“야당에서 정말 그런 말을 했습니까?”

문재현의 질문에 황기현은 답을 하지 않았다.

“정말 대한민국의 제일 야당이 그런 뜻을 전했습니까?”

그래서 비슷한 질문만 두 번 회의실을 맴돌았다.

***

한 시간쯤 쉬고 난 뒤에 강당동에 모두 모여서 이곳 생활에서 주의할 점에 관해 들었다.

가장 첫 번째는 절대로 일몰 후에 울타리 바깥을 혼자 나가지 말라는 거였다. 멀리 떨어져 방향을 잃을 경우, 30분 이내에 무조건 얼어 죽고, 그렇지 않더라도 늑대의 습격을 받아서 죽는다는 위협이 있었다.

다음은 물이다.

화장실은 거품을 이용한 변기를 사용하고, 1인당 하루 1.5ℓ 물병 하나로 씻고 먹는 것을 모두 해결하라는 말이 있었다.

그 외에 총기의 사용과 국경 수비대의 식별 등에 관한 교육, 식사 시간, 식당을 비롯한 막사 배치도, 기상, 취침시간 등에 대한 안내가 있었다.

“현재 시간 오후 4시 30분입니다. 5시 30분에 저녁을 먹을 예정이니, 개인별로 무기를 지급 받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설명을 마친 요원이 강찬과 김태진을 차례로 보았다.

첫날 이 정도면 됐다.

강찬은 충분히 만족했고, 김태진도 당장 다른 의견은 없어 보였다.

“오광택 사장님과 일심 상사 직원분들은 잠시 남아서 무기 취급 요령에 대해 교육을 하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각자 휴식을 취하시면 됩니다.”

강찬은 고개를 끄덕인 후에 걸음을 옮겨서 무기를 지급 받았다.

철컥! 철커덕!

노리쇠를 당겨 안쪽을 살폈고, 곧바로 지급 받은 탄창을 끼웠다.

틀림없이 몽골에서 지원받은 무기이겠는데 러시아 마피아가 러시아군에서 조달받는 무기에 비하면 반동, 소음, 그리고 장탄수에서 아쉬운 감이 없잖아 있었다.

하기야 무기 좋다고 이기는 건 아니겠다만…….

이어서 대검을 받은 강찬은 인상을 찌푸렸다.

오늘 밤은 이 빌어먹을 대검 날을 세우다가 홀랑 밤을 새우게 생겼다.

아무튼, 강찬은 서둘러서 회의동을 빠져나왔다.

휘이이이잉!

미친년 바람을 뚫고 걸음을 옮겨 A동에 들어오자 콧물이 쭉 흘러나왔다.

사람 더러워지는 거 한 방이다.

“커피 한잔 하시겠습니까?”

“그럴까?”

한국과 시차도 한 시간밖에 나지 않는다.

강찬은 느긋하게 커피 한잔 때려준 후에 전화통화를 하기로 했다.

부글부글.

뜨거운 김이 주전에서 올라왔다.

이제 종이컵에 봉지 커피를 넣을 테니까, 이 타이밍에 느긋하게 담배 하나 깨물어주고…….

탁자에 놓인 담배를 집던 강찬이 눈만 들어 허공을 보았다.

두근두근. 두근두근.

심장이 갑자기 빠르게 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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