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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그리고…….
말을 마친 박철수와 김형정이 사무실을 나섰다.
물론 위성영상 수신기를 김형정에게 들려서 보냈고, 내일 출발하는 팀에 챙겨두라고 전했다.
이로써 준비가 모두 끝난 거다.
일찍 들어가서 강대경, 유혜숙과 밥을 먹을 수도 있고, 김미영을 만날 수도 있었다.
강찬은 우선 김미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이 아이는 언제 들어도 목소리가 맑다. 어쩐지 요즘은 자꾸만 진흙을 묻히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연락 늦어서 미안해.”
[“바빴던 거잖아.”]
정말 서운하거나 화가 나지 않았을까?
“갑자기 전화해서 미안한데 저녁 같이 먹을 수 있어?”
[“응! 오늘?”]
대답을 해놓고 묻는 건 또 뭔지, 웃음이 픽 하고 나왔다.
“지금 아파트 앞으로 갈게. 20분쯤 뒤에 나와. 날 추우니까 먼저 나오지 말고.”
[“알았어.”]
전화를 끊으면서 문득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찬은 사무실을 나서며 강대경에게 저녁을 먹고 들어간다고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이어서 남산 호텔 일식당에 전화를 걸어서 두 자리 예약도 부탁했다.
아파트에 도착하기까지 꼭 20분이 걸렸다.
이번엔 벤치에 앉아 있던 김미영이 먼저 일어나 달려왔다.
와락!
똑같다. 지난번에 만났을 때와.
“일찍 나왔지?”
“아냐.”
아련한 비누냄새와 샴푸냄새도 같았다.
“밥 먼저 먹자.”
“응!”
강찬은 아파트 앞에서 택시를 타고 남산 호텔로 향했다.
“호텔에서 먹으려고?”
“응.”
“거기 비싸잖아?”
“나 월급 받는 거 있어.”
“그래두?”
까만 눈동자가 빤히 바라보는 것이 이렇게 숨 막히는 일인 줄은 몰랐다.
“머리는 길러볼 생각이니?”
“응. 졸업하는 거니까. 지금은 길러볼 생각이야. 자를까?”
“난 상관없어.”
“응! 응!”
그래도 대강 정리는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었다. 특히나 눈썹 위 일자로 자른 머리만큼은 좀 손봐주고 싶었는데 그렇더라도 함부로 권하기는 어려웠다.
호텔에 도착한 강찬은 우선 예약한 일식당으로 움직였다.
“오늘 저녁은 여기서 먹자. 전에 회 먹던 거 생각났어.”
“여기 맛있어?”
“그럴걸?”
입구에 도착하자 매니저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이쪽으로 오세요.”
오른쪽 창가에 따로 만들어놓은 자리다.
두 사람을 안내한 매니저가 뜨끈한 물수건을 먼저 건네주었다.
“회로 먹고 싶은데 알아서 주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혹시 술은 필요하지 않으신가요?”
“글쎄요? 맥주나 한잔 할까요?”
김미영이 놀란 눈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는데 매니저는 보기 좋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매니저가 사라지자 김미영이 상체를 바싹 기울였다.
“여기 자주 왔었어?”
“아니. 두 번짼가 그래. 전에 디아이라고 드라마 제작하는 팀하고 한 번 왔었고, 그 뒤에도 비슷하게 한 번 왔었던 거 같은데?”
김미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부와 창밖을 둘러보았다.
보통 강남이라는 곳에 살면 호텔에 밥 먹으러 한두 번씩은 다니지 않나? 더구나 아버지 김관식의 직업이 판사라면 더더욱이나 말이다. 그런데도 김미영은 어색하고 당황한 얼굴이었다.
어쩌면 저런 표정이 강찬의 실체에 접근한 김미영의 반응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 핑계였을지 몰라. 내가 가진 실제 모습을 보면 김미영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을 겁내서 나 혼자 뒷날을 변명하고 있었는지 모르는 거지.’
잠시 바깥을 보고 있는 동안 맥주가 나왔고, 이어서 간단한 요리들이 이어졌다.
“얼른 먹어봐.”
“응!”
강찬은 절반 조금 넘게 맥주를 따른 다음 김미영 앞에 놓아주고 앞에 놓인 잔을 가득 채웠다.
“건배하자.”
“응!”
어색한 웃음을 담고 김미영이 잔을 들었다.
“시험 볼 때 옆에 없었던 거 미안해.”
“흐흐흐.”
저 웃음이 없으면 이제 서운할 지경이다.
강찬이 반쯤 마시고 잔을 내려놓을 때 김미영은 입만 대고 인상을 찌푸린 다음 잔을 내려놓았다.
다른 세상에 사는 아이 같다.
자랑은 아니지만, 저 나이 때 강찬은 소주를 병으로 마셨고, 담배도 피웠었다.
“맛있다아!”
아무렴 해수욕장에서 먹었던 회랑은 다르지 않을까?
그렇더라도 저렇게 기뻐해 주는 모습을 보니까 저절로 미소가 나왔다.
“천천히 많이 먹어.”
“응! 너도 얼른 먹어.”
서빙하는 직원과 지배인이 궁금한 눈치를 꾹꾹 눌러 담는 것이 확실하게 보였다.
***
“이걸 내가 다시 볼 수 있겠나?”
“녹화해 둔 거라 얼마든지 괜찮습니다. 저녁 드시고 보시면 어떻겠습니까? 그런데 왜 그렇게 땀을 흘리십니까?”
강철규는 곽에 담긴 휴지를 두 장 꺼내서 이마를 닦았다.
“강찬이란 저 친구, 출신 부대가 어디지?”
“그건 저도 모릅니다.”
강철규가 고개를 돌려 김태진을 빤히 보았다.
“선배님께 거짓말을 해서 뭐하겠습니까? 저 친구의 출신, 교육과정, 그 외에 세세한 점은 저도 굳이 알려고 들지 않습니다. 두어 번 물어봤지만, 대답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그저 알고 있는 건 저런 실력이 있다는 것, 그리고 프랑스어를 현지인처럼 한다는 것 정도입니다.”
진심인 것을 알았는지 강철규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선배님이 이렇게 관심을 보이실 줄은 몰랐습니다.”
“이걸 봐.”
강철규가 쥔 휴지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적으로 저런 친구를 만나면 어떨까 생각했더니 숨이 턱턱 막히는군. 지금껏 감각이 저렇게까지 살아있는 인물을 만나본 적이 없었어. 분하기도 해. 내가 저렇게 싸울 수 있었다면, 가슴에 태극기 달고 저렇게라도 싸워보고 이 꼴이 되었다면 억울하지 않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김태진은 입술에 힘을 준 채로 고개만 끄덕였다.
“저 친구가 함께 간다면 나는 갈 일이 없겠어.”
“며칠 뒤에 아프리카로 움직일 겁니다.”
“흠. 말이 안 돼. 고등학생이라고? 저건 적어도 실전에서 십 년 이상 지휘관으로 움직여야 가능한 작전 능력인데? 8살, 9살부터 총을 들고 전장을 뛰어다니지도 않았을 텐데? 기가 막히는군!”
“전 실장님과 최 장군, 김형정, 그리고 저도 처음엔 선배님과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그저 우리가 모르는 능력이 있거니 하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백병전 보았지?”
“그거야 저도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보았습니다.”
강철규가 피식 웃으며 김태진을 보았다.
“프랑스 외인부대 특수팀에서 사용하는 근접 격투술이다. 저 어린 친구가 어떻게 그걸 저렇게까지 몸에 익히고 있는 거지?”
“저희 직원 다섯을 위탁 교육한 적이 있어서 직접 봤는데 저 역시 어떻게 익힌 건지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그 외에도 프랑스 외인부대 특수팀이 아예 지휘관으로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프랑스에서 비밀리에 양성하던 요원이 아닌가 막연하게 짐작만 하고 있었습니다.”
“하하. 기가 막히는군.”
“강찬을 처음 알게 된 분들은 대개 그런 반응을 보였습니다.”
강철규가 고개를 내저은 뒤에 TV를 날카롭게 보았다.
왼편에 석강호, 오른쪽에 곽철호를 대동한 채 활주로를 걷는 장면이 정지화면으로 잡혀 있었다.
***
주변이 어두워졌다.
여유 있게 식사를 마친 강찬은 김미영과 함께 로비 라운지로 움직였다.
테이블마다 기름불을 켜 놓았고, 한쪽에서 멋진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지배인이 안쪽 창가의 자리로 두 사람을 안내해 준 다음, 메뉴판을 놓아 주었다.
앞쪽 정원을 수놓은 전등, 그 너머로 도시의 불빛이 화려하게 펼쳐져 있었다.
“뭐 마실 거야?”
“난 커피나 한잔 할게. 넌?”
“음, 그럼 나도 커피.”
“잠 안 오면 어떡하려고?”
“그럼 코코아 마실까?”
“그래.”
강찬이 고개를 돌리자 지배인이 빠르게 다가와서 주문을 받았다.
“미영아.”
“응?”
어쩜 저렇게 환하게 웃는 얼굴을 만들 수 있는 거지?
그냥 말을 삼키고 싶었지만, 강찬은 하고 싶은 말을 꺼내기로 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그때 마침 차가 와서 잠시 말이 끊겼다. 분위기를 눈치챈 지배인이 빠르게 잔을 놓아주고 사라졌다.
“나 사실은 국가 기관에서 일하기로 했어.”
“응.”
알고 있었구나.
김미영의 눈을 보자 확신처럼 든 생각이었다.
“알고 있었니?”
“아빠가 그러셨어. 네가 국가를 위해 일하고 있는 거니까 절대로 방해하지 말라고. 기다리는 게 싫으면 널 좋아해서도 안 된다고 하셔서 알았다고 말씀도 드렸어.”
강찬은 그만 맥이 빠져서 웃고 말았다.
이건 도대체가……?
“또 무슨 말을 들었는데?”
원래는 속을 터놓을 생각이었는데 이제는 김미영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건지가 궁금해졌다.
“유라시아철도 한국 총 책임자가 너라고 하시던데?”
이거야말로 고개가 쑥 빠져나갈 답이었다.
분명 그런 말이 있기는 했지만, 김미영에게서 다시 들을 줄은 짐작조차 못 했다.
“그걸 아버님이 말씀하신 거라고?”
“응!”
“어디서 들으셨대?”
김미영이 살며시 강찬의 눈치를 살폈다.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야. 아직 결정 나지 않은 일이라 쉽게 알기 어려운 거라서.”
“유라시아철도 한국 담당 부서가 만들어진 건 알지?”
“아니.”
이번엔 김미영이 놀란 눈으로 강찬을 보았다. 설마 하는 눈치였다가 곧바로 ‘정말?’ 하는 눈빛으로 바뀌었다.
“정말 몰랐어. 나는 말만 들었지 그런 부서가 실제로 만들어진 줄은 몰랐거든.”
“작년 10월쯤 되었을 거야. 아빠가 거기 법률 담당으로 옮기셨대.”
“아버님이?”
“응!”
염병!
이 양반이 도대체 어디까지 아는 거야?
갑자기 머릿속이 온통 뒤엉키는 기분이었다.
그냥 여자친구의 아버지가 판사인 것도 부담스러울 판에 아예 유라시아철도의 법률담당 간부라면?
염병할, 잠자리는 관두고 키스도 다 했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하여간, 빌어먹을 놈의 유라시아 철도가 인생을 배배 꼬고 꼬아서 양쪽 끝을 꽉 묶어버렸다.
“그래서 그동안 전화 제대로 못 해도 다 이해한 거야?”
“나보다 아빠가 더 신경 쓰셔. 우리 집은 나라에서 받은 돈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절대로 나라에 해가 되는 일을 하면 안 되는 거라고 얼마나 뭐라고 하셨는데! 특히 엄마한테는 함부로 네 얘기 입에 담지 말라고 무척 엄하게 말씀하셨어. 그래서 우리 엄마는 요즘 친구분들하고 전화도 마음 놓고 못해.”
졌다! 이건 완벽하게 진 거다.
갑자기 오늘 김미영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조차 까맣게 잊어버렸다.
아니, 그렇다고 쳐도 어떻게 이런 걸 고스란히 다 얘기할 수가 있는 거지?
어쩌면 김관식이 그건 당부하지 않았는지 모른다.
“그래서 난 너 얼마든지 기다리겠다고 대답했어. 또 그럴 거고.”
우등생이다.
김미영은 정답을 외웠고, 그걸 지켜 내려는 열망이 가득한 눈을 하고 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다.
이런 상태에서 더 깊은 이야기를 하는 것도 무리인 거다.
강찬은 잠시 다른 이야기를 했고, 함께 호텔 앞쪽 정원을 걷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나 내일부터 몽골 가.”
“응, 오래 걸려?”
“글쎄,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김미영이 울음 같기도 하고, 투정 같기도 한 소리를 내면서 강찬의 손을 잡았다.
정답을 알고는 있지만 기다리는 게 쉽지는 않은 얼굴이었다.
“미안해. 가능하면 빨리 올게.”
“졸업하면 우리 여행은 가는 거지?”
“너는 정말 나 선택한 거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응!”
갑자기 이야기가 훌쩍 튀어버렸다.
강찬은 김미영의 눈을 똑바로 보았다.
“너, 나랑 여행 가자는 말의 의미가 뭔지 알아?”
김미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부끄러워하는 것이 분명한데 시선도 피하지 않는다.
“나중에 후회되면 어떡할 건데?”
“우리 헤어지면?”
“그래, 그렇게 되면?”
“그럼 후회해야 돼?”
얘가 좀 모자랐었나? 아니면 원래 이랬는데 그동안 자주 못 봐서 잊고 있었던 건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정답을 선택했으면 후회는 안 해. 혹시 그게 틀렸다면 왜 틀렸는지 알아서 다음번에 그런 답을 안 고르면 되지. 만약 나랑 여행 다녀와서 내가 싫어지면 그렇다고 말해 주면 돼. 그럼 내가 뭘 잘못했는지 생각해 볼게. 대신 여행 갔던 걸 후회하지는 않을 거야.”
이것도……, 졌다.
뭐라고 대꾸할 말이 없을 정도로 김미영은 완벽한 답을 갖추고 있었다.
김미영이 앞으로 다가와 강찬의 가슴을 안았다.
“기다릴게. 아빠가 하신 말씀도 맞다고 생각하거든. 대신 둘이 만드는 추억도 있었으면 좋겠어. TV에 나왔을 때 기억나? 그때부터 우리 학교 여자애들이 다 너 좋아해. 음, 다는 아닐지 몰라도 대강 그래. 그래서 가끔은 이렇게 밥만 먹는 거 말고, 너도 나 좋아한다고 말해주고, 보고 싶었다고 해주고, 그랬으면 좋겠어.”
그리고 말을 마친 김미영이 고개를 들어서 강찬을 보았다.
피식. 흐흐흐.
“으이그!”
“흐흐흐.”
강찬은 김미영을 커다랗게 안았다.
“그동안 많이 보고 싶었어.”
“나두! 나두!”
반짝이는 김미영의 눈이 참 아름다운데, 염병할! 최종일이 어딘가에서 보고 있을 거다.
***
아파트 앞에서 김미영과 헤어진 강찬은 집으로 들어가 강대경, 유혜숙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출국을 알고 있어서 마음이 편했고, 심지어 민간 항공기로 가기 때문에 출국 시간과 비행기 편명까지 나와서 한결 이야기가 편했다.
유혜숙이 마지막으로 태워다주면 어떻겠냐는 뜻을 비쳤지만, 유비캅의 직원들까지 모두 함께 움직인다는 말에 마음을 접었다.
“아침은 평소처럼 먹으면 되겠지?”
“예. 집에서 10시에 나가면 되니까 두 분이 먼저 출근하시면 돼요.”
“아니야, 아빠는 먼저 나가시고, 엄마는 점심 먹고 가기로 했어. 우리 아들 가는 거 보고 출근해도 돼.”
며칠 일찍 들어와 함께 시간을 보낸 덕분에 유혜숙은 전에 비해 훨씬 덜 서운해하는 얼굴이었다.
***
새벽에 일어난 강찬은 멋지게 달리고 기본 운동을 한 다음, 아침을 먹었다.
기분은 나쁘지 않았는데 며칠 전부터 가슴 한쪽에 답답했던 느낌은 여전해서 오히려 강대경과 유혜숙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가 염려될 정도였다.
강대경이 먼저 출근했고, 강찬은 간단하게 가방을 챙겼다.
민간 항공기로 울란바토르까지 가고, 그곳에서 다시 헬기로 이동한다고 들었다.
두툼한 내복과 속옷, 그리고 방한화 한 켤레 정도를 챙겼다. 이것도 원래는 김태진이 전부 챙기기로 했는데 유혜숙이 워낙 염려해서 그대로 받아 넣었다.
시간이 되어서 강찬은 가방을 들고 현관으로 나섰다.
“다녀오겠습니다.”
“아들!”
그렇게 자주 들락거리는 아들을 내보내면서 유혜숙은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왜요? 금방 와요, 어머니.”
“몸조심해서 다녀와, 아들. 사랑해.”
“저두요.”
엄마의 품은 질리지 않는다.
강찬은 인사를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파트 입구로 나왔다.
최종일과 우희승, 이두희가 기다리고 있다가 공항으로 움직였다.
“저쪽은 출발했답니다. 전 실장님과 김 팀장님이 전화 부탁한다고 전해달라셨습니다.”
“그래.”
트렁크에 가방을 싣고 바로 출발했다.
가는 길에 전대극과 통화했고, 다음으로 김형정, 마지막으로 석강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빨리 마무리 짓고 넘어오쇼.”
“내 말이 그렇다. 오바하지 말고 대원들 잘 챙겨.”
“걱정 마쇼.”
전화를 끊었을 때는 공항 전용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자동차는 직원 전용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입구를 지키고 있던 직원이 차에 붙은 증명을 보더니 얼른 바리케이드를 열어주었다.
괜찮다고 했으나 세 사람은 청사 안으로 들어와 항공사 라운지 앞까지 따라왔다.
“이 안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아프리카에서 보자.”
“조심해서 다녀오십시오.”
세 사람과 악수를 나눈 강찬은 기다리던 공항 요원을 따라 항공사 라운지로 들어갔다.
“이쪽입니다.”
복도을 따라 걷다가 왼편에 커다란 아치로 막아놓은 로비가 나왔다.
둥그렇게 놓인 의자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일어서며 강찬을 맞았다.
유비캅 직원, 그 뒤로 오광택, 김태진, 그리고…….
염병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