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오브블랙필드-225화 (22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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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그리운 사람이 서 있던 자리

확실히 좀 더 나아졌다.

치킨을 먹는 짧은 시간을 함께 보냈을 뿐인데 이유슬은 마지막에 손을 흔들며 집으로 들어갔다.

석강호가 일부러 툴툴거렸고, 차동균과 곽철호가 군인이 되겠다는 말에 과할 정도로 감동한 표정을 보인 것이 제대로 먹힌 느낌이었다.

네 사람은 이유슬이 손을 흔들며 아파트 입구로 완전히 모습을 감출 때까지 지켜보고 있었다.

“시간 좀 되십니까?”

차를 향해 걷는 동안 차동균이 건넨 질문이었다. 위민국 쪽에서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당장 숨 가쁠 일은 없다.

“의논드릴 게 있습니다.”

“어차피 부대로 태워다 줘야 하잖아? 거기서 얘기해도 되지?”

석강호가 운전을 했고, 올 때처럼 한 차로 움직였다.

부대로 돌아온 강찬은 석강호와 함께 막사로 들어섰다. 곽철호가 봉지 커피를 타서 앞에 놓아주었고, 차동균과 부관이 함께 앉았다.

“이곳을 맡을 분이 없습니다. 최 장군님이 보이셨던 모습이 워낙 유명해서 비교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그런 점에서 저희를 받아들이기 불편한 모양입니다.”

강찬은 종이컵을 입으로 가져가며, 차동균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제가 이곳을 맡게 해주십시오.”

차동균이 어렵게 입을 열었다.

“중위 계급으로 그게 가능해?”

강찬의 질문에 부관이 얼른 고개를 들었다.

“이 부대를 국가정보원에서 위탁 관리하면 됩니다. 소속은 국방부인데 관리는 국가정보원 대테러 팀에서 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군의 규정대로 하면 저희는 지금같은 훈련을 제대로 못 합니다. 전에는 그 모든 것을 최 장군님께서 막아주셨는데 당장 FM대로 하는 분이 오시면 서로 숨 막혀서 견디기 어렵습니다.”

강찬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칫하면 특수팀을 손에 넣겠다는 것처럼 비칠 수도 있는 일이다. 군의 생리, 그것도 특수팀이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한다면 쉽게 요구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것도 최근에 급성장한 특수팀이다.

“그러니까 소속은 국가정보원으로 하고 실제로는 동균이 네가 관리하고 싶다는 거지?”

“그렇습니다.”

석강호의 질문에 차동균이 분명하게 답을 했다.

“내가 그걸 요구했을 때 쉽게 허락을 할 수 있는 건가?”

“반반입니다.”

이번엔 강찬이 물었고, 부관이 얼른 답을 했다.

“아무래도 군에서 특수팀을 쉽게 내놓지는 않을 겁니다. 그 외에도…….”

“내게 힘이 너무 집중되는 것일 수도 있고?”

“그렇습니다.”

차동균과 부관이 개인적인 욕심으로 이러지 않으리라는 믿음은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해 주기를 바라기는 어렵다.

“일단 서울에 가서 김 팀장님하고 의논해 볼게.”

“알겠습니다.”

차동균의 답을 들으며 강찬은 생각난 것이 있었다.

“그런데 지난번에 비하면 몸이 많이 나았네?”

“회복 속도가 점점 빨라집니다. 종일 선배도 마찬가지랍니다. 병원에서도 놀라던데 담배를 끊어서 그런 건가 싶기도 합니다.”

석강호가 한쪽 입술을 들어가며 웃었다.

이게 정말 수혈한 덕분인 건가?

표정으로 봐서 석강호는 완벽하게 그렇다고 믿는 눈치였다.

“알았다. 일단 올라가서 정리해 볼 테니까 그동안 대원들 잘 챙기고 있어.”

“감사합니다.”

그 길로 강찬은 석강호와 함께 서울로 올라갔다.

“위민국이 너무 잠잠한 거 아니오?”

“일주일까지는 지켜봐야지. 우리 보고 숨어 있으라면 보름 이상 처박혀 있지 않겠냐?”

“그건 그렇소.”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석강호가 속도를 냈다.

“내일은 대사님을 만나볼 생각이니까 그렇게 알고, 혹시 1층, 아버지 모시고 가서 볼지 모른다.”

“푸흐흐. 재단까지 옮겨오면 건물에 요원 숫자가 엄청나겠소.”

강찬도 웃음이 나왔다.

그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서울에 도착한 것은 밤 10시쯤이었다.

“수고했어.”

“내일 아침에 통화합시다. 나는 바로 사무실로 가 있겠소.”

“알았다.”

석강호와 헤어진 강찬은 바로 아파트로 올라갔다.

번호 키를 누르고 들어가자 거실에 있었던 모양으로 강대경과 유혜숙이 맞아 주었다.

“병문안 갔던 일은 어땠냐?”

“많이 좋아져서 마음 편하게 돌아오는 길이에요.”

인사를 마친 강찬은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거실로 나왔다.

“아버지. 내일 바쁘세요?”

“나? 연말이라 좀 그렇긴 한데 시간이 많이 필요한 일이냐?”

“아뇨. 대략 한 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은데요.”

“무슨 일인데?”

강대경은 정말 궁금하다는 눈빛이었다.

“미쉘이 디아이를 옮긴 건물이라는데 1층과 2층이 비었다고 해서요. 혹시 괜찮으시면 전시장을 그리 옮기시면 어떨까 싶어서요. 어머니도 가실 수 있어서 한 건물에 계시면 훨씬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그게 어디냐?”

강찬은 대략 위치를 알려주었다.

“그 건물은 알지. 누구 들어올 사람이 있다고 건물주가 내놓지 않는다고 했다던데?”

강대경이 고개를 갸웃하며 강찬을 보았다.

“마음에는 드세요?”

“코너에 있으니까 지금 있는 곳보다 훨씬 낫지. 그런데 임대료가 많이 비싸지 않겠니? 새로 지은 건물이라 욕심내는 사람도 많을 테고.”

“지금 내시는 정도로 가능할 것 같다고 하던데요?”

강대경은 사업을 하는 사람이다.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한 뒤에 곧바로 걱정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네가 알아서 잘하겠지만, 혹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라면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건 아니에요. 믿으셔도 돼요.”

“그렇다면 우선 지금 있는 건물 관리실과 먼저 의논해 보고 결정하는 게 맞다. 그래도 되겠니?”

“예, 그 정도는 괜찮을 거예요. 그럼 결정되시면 알려주세요.”

“그러자.”

“여보! 우리 한 건물에 있으면 좋기는 좋겠다. 요원분들이 모여 있을 수도 있고.”

강대경이 그렇다고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

새벽에 일어난 강찬은 잠시 고민하다가 아침 운동을 거르기로 했다. 다리가 아직 충분히 낫지 않은 상태여서 굳이 무리하고 싶지 않았다.

“아들! 오늘은 운동 안 해?”

“예. 오늘은 좀 게을러지네요.”

“어디 아픈 건 아니지?”

유혜숙은 운동을 거른다는 말을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스러운 얼굴이었다.

이런 엄마를 어떻게 싫어할 수 있겠나?

“아침은 뭐 먹어요?”

“응, 콩나물 넣어서 김칫국 해먹으려고.”

“도와드릴까요?”

유혜숙은 국과 밥을 했고, 강찬은 냉장고에서 반찬을 꺼내고 수저를 준비했다.

“어? 운동 안 나갔니?”

“예, 오늘은 좀 쉬려구요.”

강대경이 빠르게 강찬의 다리를 보았다가 시선을 들었다.

‘괜찮은 거지?’

‘그럼요.’

그리고는 강찬의 미소를 보고서야 반쯤 안심하는 표정을 지었다.

모처럼 여유 있게 세 식구가 아침을 함께 먹었다.

출근하는 두 사람을 배웅한 강찬은 느긋하게 책상에 앉아 라노크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찬 씨! 몸은 좀 어떻습니까?”]

“연락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대사님, 시간 괜찮으시면 언제고 찾아뵙겠습니다.”

라노크가 일정을 확인하는데 잠시 시간이 걸렸다.

[“그렇다면 내일 점심을 함께 먹을까요? 시간은 12시가 좋겠습니다.”]

“예. 그럼 그 시간에 뵙겠습니다.”

털썩.

소파에 길게 늘어진 강찬은 멍하니 천장을 보았다.

강대경과 건물을 둘러보고 라노크도 만날 계획이었는데 느닷없이 하루가 텅텅 비었다.

‘미영이를 만나볼까?’

마침 방학일 테니까 우선 전화를 걸어서…….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그런데 그 순간, 무슨 헛생각을 하느냐는 것처럼 전화기가 울었다.

“여보세요?”

[“양범입니다, 강찬 씨. 내일 대사님을 만나기로 하셨다던데 제가 함께해도 되겠습니까?”]

이 인간들은 도대체 다른 나라 방문하는 걸, 강찬이 증평 가는 것만큼이나 별일 아닌 것처럼 움직인다.

“저야 상관없습니다.”

[“그럼 저도 12시에 대사관으로 가겠습니다. 그때 뵙지요.”]

“예.”

확실히 오늘 약속은 없는 건데도 양범까지 온다니까 어쩐지 김미영을 만날 여유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더라도 아무튼 약속은 내일인 거다.

지금 만나서 밥을 먹으면…….

그때였다.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넌 오늘 절대로 김미영을 못 만나!’ 하는 것처럼 전화기가 또다시 몸을 떨어댔다.

김형정이다.

강찬은 빠르게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곽도영이 나타났습니다.”]

강찬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바로 갈게요.”

[“알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점심이 문제가 아닌 거다.

강찬은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

먼저 우희승에게 전화를 걸었고, 다시 아파트를 내려오면서는 석강호의 번호를 눌렀다.

“곽도영이 나타났단다. 난 여기서 희승이 차로 움직일게.”

[“사무실인데 바로 가겠소.”]

“눈치채지 않도록 멀찍이 내려.”

[“알았소.”]

집에서 이태원까지 꼭 15분 걸렸다.

강찬은 우선 김형정이 기다리고 있는 승합차로 올라갔다.

사흘 내내 승합차에서 지냈다더니 김형정은 꺼칠한 얼굴이었다.

“아직 집에 있나요?”

“예. 들어가고 나서 지금까지 별다른 움직임은 없습니다.”

승합차에는 다섯 개의 모니터가 있었는데 건물 위쪽에서 찍은 주택의 곳곳을 보여주고 있었다.

“요원들은요?”

“무장한 대테러 팀이 대기 중이고, 그 외에 사복 요원들 20명이 주변에 있습니다.”

강찬은 김형정이 건네준 무전기를 착용했고, 권총을 허리에 걸었다.

김형정이 꺼칠한 얼굴로 화면을 노려보고 있을 때, 문이 열리고 석강호가 불쑥 들어왔다.

말이 필요없는 일이다.

석강호 역시 무전기를 착용했고, 다음으로 권총을 받아 허리에 걸었다.

“들어갈 거요?”

석강호의 질문이었다.

강찬은 어떠냐는 의미로 김형정에게 시선을 주었다.

“지금은 굳이 그럴 필요 없습니다. 일단 곽도영이 혼자 나오면 미행해서 어디에 있다가 오는 건지 확인하고 체포해도 됩니다.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한꺼번에 잡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네. 그러고 보니까 이 새끼가 지금까지 어디 있다가 불쑥 나타난 거지?”

“호텔에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김형정의 답을 들으며 강찬은 시계를 힐끔 보았다.

오전 10시 30분이었다.

이걸 확 들어가 버려?

문제는 안에 정말 위민국이 있느냐는 거다.

무턱대고 들어갔다가 만에 하나 곽도영만 있다면 위민국에게 도망가라고 고함을 질러준 꼴이 된다.

김형정이 지시하자 뒤에 있던 요원이 봉지 커피를 타서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염병할!

곽도영이 나타났다는 말에 곧바로 달려온 건데, 애새끼가 처박혀서 꼼짝을 하지 않는다.

그 바람에 멋지게 무전기와 권총 차고서 승합차에 두 시간을 앉아 있었다.

“이 새끼들은 뭔 할 말이 이렇게 많은 거야?”

석강호의 툴툴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강찬은 천천히 모니터를 살폈다. 2층 양옥에 마당까지 넓어서 이 정도면 가격이 제법 나가지 싶었다.

“팀장님. 이 집 소유주가 누구로 되어 있던가요?”

“6개월 전에 1년 계약으로 월세로 빌린 집이고, 계약자는 김철웅, 월세는 1년 치 선불로 되어 있었습니다.”

“김철웅은요?”

“가명입니다. 계약서에 명시된 김철웅은 가양동에 살고 있는데 이 사건과 전혀 무관한 사람입니다.”

강찬이 고개를 끄덕일 때였다.

현관이 열리며 덩치 큰 사내가 나오는 것이 보였다.

“곽도영입니다.”

김형정이 알려준 순간에 곽도영이 안쪽을 향해 시선을 준 다음, 대문을 향해 몸을 돌렸다.

분명 누군가 현관 안에 있었다.

치잇. “미행팀 대기.”

치잇. “2조 출발.”

치잇. “3조 출발.”

곧바로 승합차로 무전이 들어왔다.

“택시로 위장한 차량이 두 대, 그 외에 오토바이, 승용차가 각각 두 팀씩 대기하고 있습니다.”

강찬은 김형정의 말을 들으면서도 현관을 비춘 모니터를 계속 노려보았다.

위민국, 이 개새끼!

이 새끼가 지랄만 하지 않았어도 최성곤이 살아 있을 거고, 그랬다면 이유슬의 아버지도 죽지 않았을 거다.

치잇. “1조다. 한남대교를 건너간다.”

치잇. “3조가 교대한다. 1조는 앞서 가라.”

치잇. “카피. 3조.”

가장 아래쪽 오른편의 모니터에 한남대교 주변의 지도가 떴고, 미행팀의 차량이 화살표로 표시되었다.

방식은 최첨단인데 그림과 화살표가 어딘지 투박하고 촌스러운 느낌이었다.

이 새끼는 어디로 가는 거지?

치잇. “논현동 방향. 2조가 맡는다.”

치잇. “카피, 2조 출발.”

이게 듣고만 있으니까 갑갑하기도 하고, 좀 더 긴장된 느낌이었다.

치잇. “호텔 도착. 5조, 6조가 맡는다.”

치잇. “카피, 2조.”

잠시 침묵이 흐른 다음이었다.

치잇. “호텔 투숙. 1조 차량 추적장치 부착. 5조, 6조 화물 동선 파악.”

치잇. “카피.”

뭐야? 그냥 호텔에 투숙한 거야?

강찬이 고개를 틀어 김형정을 보았을 때였다.

치잇. “511호, 투숙. 화물 외에 다른 특이사항 없음.”

하는 무전이 들어왔다.

강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라면 더 시간을 끌 이유가 없는 거다.

“팀장님. 전에 스미든 집 주변에 했던 것처럼 휴대전화기 통화를 막을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그걸 작동해 주세요.”

“들어가실 생각입니까?”

“이 정도면 적어도 안에 위민국이 있는지 정도는 확인하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요?”

“알겠습니다.”

김형정이 답을 하고는 스위치를 세 개를 연속으로 눌렀다.

“마지막으로 이 버튼을 누르면 반경 3㎞ 안쪽은 휴대전화의 통화가 불가능합니다. 대 테러 팀과 요원들 대기 중에 있습니다.”

철커덕.

강찬은 마지막으로 권총을 꺼내서 안전장치를 확인하고 노리쇠를 당겼다.

“저는 이곳에 있겠습니다.”

누군가 지휘를 해주는 게 맞다.

강찬은 고개를 끄덕이고 석강호와 함께 승합차에서 내렸다.

요원 두 명이 앞에 있다가 바로 앞에 있는 골목으로 걸음을 옮겼다.

치잇. “외곽 교통 통제.”

치잇. “카피.”

김형정의 무전에 곧바로 답이 들려왔다.

치잇. “전기 차단 대기.”

치잇. “카피.”

치잇. “저격수 대기.”

치잇. “카피.”

텅텅 비어 있는 골목을 걸어가는 동안 김형정의 무전과 답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저 집입니다.”

요원이 두 건물 옆의 집을 가리켰다.

모니터로 본 것과 달리 담이 꽤 높았다.

“대테러 팀은 저쪽에 대기 중입니다.”

안쪽에 검은색 승합차가 두 대 있었다.

강찬은 승합차로 걸음을 옮기며 집을 살폈다.

골목이 안쪽으로 휘어 있어서 승합차에서는 건물이 보이지 않는다.

“외곽 통제된 거지?”

“그렇습니다.”

“옆집은?”

“주변 4개는 모두 비어 있습니다.”

어떻게?

강찬의 시선을 받은 요원이 빠르게 답을 했다.

“경품에 당첨돼서 여행간 집이 한 곳, 미국 영주권에 문제가 생겨서 미국으로 출국 한 곳, 그리고 나머지 두 곳은 코트라에서 협조해 주었습니다.”

뭘 어떻게 협조했는지 중요하진 않다.

지금 당장은 저 빌어먹을 집에 위민국이 진짜 있는지, 그리고 그 놈이 어떤 장치를 했는지가 문제인 거다.

강찬이 힐끔 시선을 준 곳에서 석강호 역시 눈을 번들거리고 있었다.

감은 나쁘지 않았다.

그렇더라도 언젠가 공장에서처럼 폭탄을 설치했다가 터트리면 이곳의 대원들과 요원들이 무사하길 바라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솔직히 이 정도에 은신하고 있다면, 저 새끼도 감시 카메라 정도는 설치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진입 계획은?”

“양쪽 집에서 레펠을 연결하고, 동시에 다른 조가 담을 타고 넘어갈 생각입니다.”

“폭탄을 설치했을 경우는?”

“가능한 한 빠르게 진압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 외에 여성 요원이 방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여성 요원?

이번에도 빠른 답이 들려왔다.

“도시가스 안전 검사 시일을 넘겼습니다. 주방에 설치된 밸브 안전 검사를 핑계 대고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강찬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위민국이나 북한 특수군을 만만하게 보았다간 곧바로 목숨이 날아간다.

강찬은 나직하게 숨을 내쉬며 건물을 노려보았다.

개새끼! 마지막까지 정말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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