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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어떤 놈이 시켰어?
오산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새벽 2시쯤이었다.
구급차에 대원들을 먼저 태웠는데, 강찬은 마지막에 실려 나가는 윤상기의 곁을 함께 걸었다.
구급차에 올리기 전이다.
“고생하셨습니다.”
윤상기가 억지로 웃으며 말을 전하고는 구급차에 실렸다.
타악! 부우우웅!
혹시나 시선을 끌까 봐 구급차인데도 이곳에서는 라이트를 끄고 있었다. 특수팀의 숙명이어서 이런 걸 서운해하는 놈들은 절대로 목숨을 걸고 작전에 나서지 못한다.
버스 앞으로 걸음을 옮기던 강찬은 그만 픽 하고 웃고 말았다.
차동균이 문 앞에서 경례를 하고 있었다.
이런 건 뭐라고 할 수도 없다.
TV로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어야 했던 차동균의 심정을 어떻게 모른다고 하겠나?
강찬은 차동균의 얼굴에서 최성곤을 본 느낌이었다.
“고생하셨습니다.”
“대원들 며칠씩 쉬게 하고 다음 작전은 반드시 같이 가자.”
“알겠습니다.”
차동균의 답이 있고 나서 대원들이 차례로 버스에 올랐다. 왼편 옆구리에 헬멧을 끼고, 오른편에는 소총을 걸었다.
이 새끼들, 눈빛이며 걸음, 그리고 행동 하나하나가 이젠 정말 세계적인 특수팀에 뒤지지 않는다.
짧은 경례를 하며 강찬을 바라본 대원들이 하나씩 버스에 올랐다.
“가겠습니다.”
차동균이 경례를 하고 버스에 올랐다.
치이익.
문이 닫혔고, 별다른 소리조차 내지 않고 버스가 출발했다.
강찬은 마지막으로 버스 뒤에서 기다리던 승합차로 걸음을 옮겼다.
“고생하셨습니다. 옷은 뒤쪽 가방에 두었습니다.”
운전석 요원이 나직하게 인사를 전하고는 차를 움직였다. 그러나 오산 비행장을 나온 승합차는 바로 도롯가에 멈춰 섰다.
승용차 앞에 전대극과 김형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전대극은 달려들 듯 다가와 강찬의 양쪽 팔을 붙들었다. 그리고 우는 건지, 웃는 건지 모를 표정으로 강찬을 바라보았다.
“고생했다. 석 선생, 고생 많았어.”
“실장님. 일단 출발 하시죠.”
김형정이 주변을 둘러보아서 네 사람은 모두 승합차에 올랐다.
“방지 병원에 연락해 뒀다. 우선 그리 갈 거다.”
“좀 씻어야 할 것 같은데요? 복장이 이래서 남들 눈에 띄면 곤란하지 않을까요?”
“조치해 뒀다.”
이 양반들이 유헌우를 괴롭힌 건 아니겠지?
강찬이 피식 웃은 다음이었다.
“공항에서 비행기 타기 전에 강찬 씨 왼편에 걷던 분이 석 선생 아닙니까?”
강찬과 석강호가 무슨 소린가 해서 김형정을 바라보았다.
“TV 화면에 석 선생 왼편 팔뚝의 피 묻은 태극기가 가득 잡힌 게 있는데 그 장면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특수팀의 희생과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엄청난 반응도 있었구요.”
석강호가 힐끔 제 어깨를 내려다본 다음이었다.
“부상당한 대원들과 특수팀의 발전에 써달라고 모인 돈이 상당합니다. 거기에 병무청은 특수팀 지원 자격을 문의하는 전화로 아주 몸살을 앓고 있구요.”
“푸흐흐.”
아무리 사명감에 불타서 지원하더라도 지금 석강호의 눈빛과 웃음을 보면 한 걸음씩 물러나고 말 거다.
승합차의 앞과 뒤로 경호 차량이 두 대씩 따로 붙었다.
“방송은 어떤 놈들이 한 짓입니까?”
“아직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강찬은 잠자코 있었다. 프랑스 정보총국에 알아볼 계산이었다.
승합차는 정말 빠르게 달렸다.
그런데도 석강호의 어깨를 생각하면 좀 더 속도를 냈으면 싶었다.
방지병원 앞은 거의 교통을 통제하고 있는 수준이었다.
“너무 눈에 띄는 거 아닙니까?”
“다른 행사 핑계를 댔습니다. 저 앞쪽에서 엉뚱한 영화촬영을 하고 있을 겁니다.”
세상 참!
병원 현관에 도착하자 요원들이 우르르 달려들었다.
문을 열고 내리기 무섭게 담요를 덮어씌웠고, 그렇게 강찬과 석강호는 원장실로 들어갔다.
“강찬 씨. 석강호 선생도 오랜만입니다.”
조금은 당황하고 있을 줄 알았던 유헌우는 오히려 능글맞은 표정이었다. 다만, 늘 보조를 했던 간호사가 잔뜩 긴장한 얼굴로 곁에 있었다.
“어깨를 먼저 봐주세요.”
석강호의 어깨에 감아놨던 붕대와 상의를 잘라내자 총에 맞은 상처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어후!”
유헌우가 인상을 찌푸렸다.
소독하고, 상처를 살피는 동안 링거와 혈액을 꽂았고, 간호사가 요원과 함께 나가더니 바퀴 달린 엑스레이 촬영기를 들고 왔다.
“탄알이 조각나서 박힌 것 같아요. 일단 찍어보고 제거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커피 있나요?”
유헌우와 간호사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면 이렇게 된다.
요원이 나가서 커피를 타 가지고 왔다.
“나는?”
그리고 석강호 것도 가져왔다.
둘이 합쳐 3시간이 넘게 치료를 받고 병실로 함께 올라온 것은 오전 6시쯤 되었다.
치료는 강찬과 석강호가 받았는데 전대극과 김형정이 더 지친 표정이었다.
“아침은 어떻게 할까요?”
“함께 드실래요?”
결국, 넷이서 병실에 앉아 갈비탕을 먹었다.
그동안 한국에서의 반응을 들었는데 그건 뭐 중요한 게 아니었다.
“밖에 요원들 배치했습니다. 나중에 다시 오겠습니다.”
“그럼 좀 자. 석 선생. 쉬어.”
아쉬운 표정으로 두 사람이 나갔다.
오랜만이다, 방지병원.
“아후! 이제 한숨 잡시다.”
“씻고 나올 테니까 먼저 자라.”
물론 치료받으면서 거품을 이용해서 닦기는 했지만, 개운한 맛은 덜하다.
강찬이 비닐로 상처를 감싸고 씻고 나왔을 때 석강호는 코를 골고 있었다.
***
달칵.
심해에서 갑자기 튀어오른 것처럼 잠이 깼다.
날카롭게 문을 노려보았을 때 간호사가 놀라고 당황한 얼굴로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눈빛이 너무 살벌했나?
시선을 돌린 강찬의 눈에 금방이라도 목을 부러트릴 것처럼 잔인한 눈빛의 석강호가 보였다.
둘 다 긴장이 풀리지 않았던 거다.
“지금 몇 시인가요?”
“오전 11시에요.”
주춤거리면서 간호사가 우선 강찬에게 다가와 링거에 주사약을 첨가해 주었다. 다음은 석강호다.
“어흑! 아후!”
석강호가 깔깔한 목을 풀기 위해 이상한 소리를 내는 동안 주사약을 넣어준 간호사가 도망치듯 나갔다.
“점심 먹읍시다. 보쌈에 막국수 어떻소?”
염병, 목소리도 풀리지 않은 놈이 링거대를 끌고서 번호를 찾는 모습이라니.
“알아서 시켜. 난 전화 몇 통 할 테니까.”
“알았소.”
강찬은 가장 먼저 유혜숙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들! 어떻게 된 거야?”]
마음 한쪽이 따듯해지는 느낌이었다.
“전화 못 드려서 죄송해요.”
[“언제 와?”]
“이삼일 여기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어머니랑 아버지, 다른 일은 없으신 거죠?”
[“아들 보고 싶은 것 말고는 아무 일도 없어.”]
“죄송해요. 가능하면 빨리 갈게요.”
[“그래, 아들. 어제 TV 보고 나서 아빠가 이상하게 힘들어하시니까 아들이 좀 빨리 와서 위로해 드려. 전화도 드리고.”]
“그럴게요.”
[“아들, 사랑해.”]
“저두요.”
석강호가 힐끔 보고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캬하! 보기 좋수. 아버님께는 전화 안 하쇼?”
“지금 할 거다.”
“잠깐만요. 이거 시키고 합시다.”
석강호가 껄껄한 음성으로 보쌈과 막국수를 시켰다.
강찬은 강대경의 번호를 찾아 통화 버튼을 눌렀다.
신호음이 꼭 한 번 울렸을 때였다.
[“여보세요?”]
다급한 음성의 답이 있었다.
“아버지. 무슨 일 있으세요?”
[“어? 일은! 그래, 어디냐?”]
왜 이러시지?
“잘 있다고 전화 드린 거예요. 어머니께도 드렸구요. 이삼일 있어야 집에 갈 것 같단 말씀도 드렸어요.”
[“그…래? 정말 그 정도면 집에 오겠니?”]
알고 계신 거구나!
이런 건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아버지.”
당장 답이 들리지 않았다.
“죄송해요.”
[“흡! 아니다. 아버지는……, 네가 자랑스러워.”]
강대경이 기다랗게 내쉬는 숨소리가 들렸다.
“아버지. 저 초밥이 먹고 싶어요.”
[“이놈이…….”]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처럼 강대경은 말을 마치지 못했다.
[“아빠가 사 갈까?”]
“예, 방지병원에 있어요.”
[“그래! 그럼 아빠가 초밥 사 가마! 지금 갈까?”]
강찬은 멋쩍은 얼굴로 앉아 있는 석강호를 보았다.
“저녁때 부탁드려도 돼요? 많이 사오셔야 되는데요. 여기 돼지가 살거든요.”
석강호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눈을 껌벅였다.
[“그래, 알았다. 아빠가 많이 사가마. 7시까지 갈 거다.”]
이렇게 반가워하는 강대경의 음성은 처음이었다.
“예, 그럼 이따가 뵐게요.”
[“오냐!”]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시원한 강대경의 대답을 끝으로 전화가 끝났다.
“왜 그러쇼?”
“알고 계셨던 모양인데?”
석강호가 무언가 알겠다는 것처럼 입술을 길게 늘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뭔데?”
“어머님은 몰라도 아버님은 아실 수도 있겠다 싶어 그렇소.”
누가 얘기했을 리도 없는 일이다.
아무튼, 그런가 보다 하고 있을 때 문이 열리더니 요원 한 명이 보쌈과 막국수를 들고 들어왔다.
“아차! 생각 못 하고 우리 것만 시켰다. 밖에 몇 명이야?”
“저희 걱정하지 마시고 맛있게 드십시오.”
“몇 명이냐니까?”
“부원장님.”
뜻밖의 호칭에 강찬이 고개를 들었을 때였다.
“저희 앞으로 100일은 밥 안 먹어도 배부릅니다. 요원들 사기가 지금처럼 높았던 적도 없습니다. 저희끼리 이럴 때 사소한 일로 부원장님께 민폐 끼치지 말자고 해서, 앞으로 50일간은 사석에서도 술 안 마시기도 했습니다. 맛있게 드셔 주시면 저흰 그걸로 충분히 만족합니다.”
기습적으로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고생하셨습니다.”
물까지 모두 챙겨다 놓은 요원이 깍듯하게 고개를 숙이고 문을 나섰다.
“부원장은 뭐요?”
“그거 내가 말 안 했냐?”
나무젓가락을 쪼개 건네는 석강호의 맞은 편으로 강찬이 움직였다. 그러고 보니까 이놈은 따로 합류했었다.
둘이 보쌈과 막국수를 먹었고, 강찬은 대통령 문재현과 있었던 일을 쭉 설명했다.
“그러닝깡, 이제엥 빼도 박도 못하는 거용?”
“야! 삼키고 말해!”
막국수를 입에 구겨 넣은 석강호가 턱을 커다랗게 움직이며 강찬을 보았다.
“어흑!”
에이, 더러운 새끼!
물을 벌컥거린 석강호는 만족한 얼굴로 다시 젓가락을 움직였다.
배불리 먹었다.
어설프게 치우면 요원들이 달려들 기세라 팔 다친 놈과 다리 다친 놈, 둘이서 냄새가 나지 않도록 꽁꽁 묶어가며 치웠다.
커피 한잔을 시원하게 때려준 다음, 강찬은 침대의 곁에 앉아 전화를 들었다.
[“강찬 씨.”]
“대사님. 연락이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상처는 어떻습니까?”]
“다리 쪽 부상 때문에 사흘 정도 병원에 있어야 한답니다.”
[“가슴 부위에도 칼을 맞지 않았습니까?”]
“깊지 않습니다.”
라노크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대사님. 이번 중계에 숨겨진 내막이 있습니까?”
[“강찬 씨. 그 점은 퇴원하고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 외에 궁금한 점은 안느가 나보다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어쩐지 혼자서 움직여 버릇하라는 충고처럼 들렸다.
“대사님. 그럼 퇴원하는 대로 찾아뵙겠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전화가 끊겼다.
무언가 숨겨 놓은 것이 있는 느낌이었는데 유헌우나 라노크는 당최 구렁이가 같아서…….
드르륵.
그때 유헌우 구렁이가 간호사를 뒤에 세운 채로 병실에 들어섰다.
“아이구! 뭔 맛있는 냄새가 이렇게 나지?”
침대로 다가온 유헌우는 먼저 강찬의 상처를 살폈다.
옆구리의 상처는 정말 심하지 않았는데 오른쪽 다리는 제법 부상이 컸다.
소독하고 붕대를 새로 감자 욱신거리는 통증이 곧바로 올라왔다.
다음은 석강호다.
붕대를 가위로 잘라낸 유헌우가 진지한 표정으로 상처를 들여다보았다.
“전보다 아무는 속도가 빨라졌네요?”
그리고는 강찬을 보았다.
아니, 의사가 모르는 걸 바라본다고 답을 할 수가 있나?
“하루 정도만 움직임을 최대한 자제하세요.”
“그러죠.”
유헌우는 소독을 한 후에, 석강호의 어깨를 싸매준 다음 병실을 나섰다.
“지난번에 수혈을 받아서 그런 모양이오?”
“그게 계속 약발을 받겠냐? 막말로 종일이하고 차동균은 그렇게 빨리 낫지 않았잖아? 그게 아니라, 너한테 블랙헤드 에너지가 있어서 그런 거 아닐까?”
“그 새끼들은 죽을 거 살아난 거 아니오? 나야 가벼운 상처고.”
어깨에 총탄이 박힌 놈이 할 말은 아니지 싶었다.
“어디 TV나 한번 볼까?”
석강호가 리모컨을 들고 TV를 켜자 상공에서 찍은 전투장면이 화면 가득 나왔다.
“이걸 이런 식으로 보여주고 있었구먼.”
이 새끼들이 사람이 죽고 사는 일을 이렇게 방송에 내보내?
강찬은 갑자기 아파치 헬기가 떠올랐다.
개새끼들이!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그리고 그때 전화벨이 울려서 석강호가 얼른 볼륨을 줄였다.
“알로?”
[“부총국장님. 안느입니다.”]
“뭐?”
[“이번에 부총국장으로 격상되셨어요.”]
명색이 프랑스 정보총국이 동네 편의점 알바 뽑듯이 부총국장을 임명했단다.
[“이번 방송은 미국의 DIA와 영국의 이튼이 계획했던 일입니다. 이튼은 지금 한국에 도착해서 대사님을 만날 예정입니다.”]
“목적이 뭔데?”
[“이튼은 대사님과 부총국장님을 살해할 목적이었던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그 계획에 합류했던 전 부총국장 테오가 제거되었습니다.”]
이전보다 안느의 목소리는 좀 더 공손했고, 사무적이었다.
“미국은?”
[“DIA의 의도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강찬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문득 생각난 것이 있었다.
“안느. 외인부대 특수팀을 제라르에게 맡기고 싶은데 방법이 있나?”
[“부총국장님의 지시로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그럼 그렇게 임명해 줘.”
[“알겠습니다.”]
“그리고 안느, 호칭은 전처럼 하자. 불편하다.”
[“예, 무슈 강.”]
이제야 좀 아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위민국의 위치를 파악했습니다.”]
강찬은 상체를 들며 자세를 바로 세웠다.
염병할, 잘 있던 옆구리가 갑자기 욱신거렸다.
[“곽도영, 전 허상수 의원의 비서관과 함께 있습니다.”]
징그러운 새끼들, 무슨 바퀴벌레들처럼 끝없이 연결고리가 나온다.
“위치는?”
[“전화기로 주소를 보내겠습니다.”]
강찬은 문득 궁금한 것이 생겼다.
“안느. 그런데 정보총국은 이걸 어떻게 찾아내지?”
[“무슈 강, 위민국이 중국에 있을 때 즐겨 먹던 식품부터, 주로 구매했던 물품, 한 번이라도 통화했던 흔적들을 전부 뒤졌고, 그중에 곽도영이 잡혔습니다.”]
이렇게 들으니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 같다.
영문을 모르는 석강호가 강찬의 표정을 살피는 앞이다.
“다른 사항은?”
[“이외에 특별한 내용은 없습니다.”]
“고마워, 안느.”
전화를 끊은 강찬은 지금의 통화를 모두 석강호에게 알려주었다.
“위민국 이 개새끼! 이제야 최 장군의 복수를 제대로 할 수 있겠소.”
석강호가 곧바로 눈빛을 번들거리며 TV를 껐다.
“대장. 나 다 나았소. 그러니까 그 개새끼 잡으러 갈 때 절대 나 빼지 마쇼.”
이놈이 이럴 필요까지 있나?
확실히 석강호는 평소보다 흥분한 얼굴이었다.
“내가 증평에 다녔잖소? 그때 확실히 알았소. 그 양반 없었다면 지금 특수팀도 없었을 거요. 차동균이 우는 거 보니까 가슴이 미어집디다.”
강찬은 피식 웃으며 석강호를 보았다.
더럽게 외롭게 살았던 다예루가 가슴에 담기는 사람이 생긴 석강호가 된 거다.
“대장!”
“개새끼, 모가지를 제대로 비틀어주자.”
히죽.
석강호가 개를 찾은 배고픈 호랑이처럼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