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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오브블랙필드-218화 (218/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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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멋지게 싸웠다.

앞으로 달려간 강찬은 부서진 채로 시커먼 연기를 뿜어내는 트럭 너머를 보았다.

이상한데?

강찬은 적의 움직임을 보며 덜컥 의심이 들었다.

무언가 이상하다.

이건 감으로 밖에 설명이 안 되는 일이다.

석강호가 고개를 갸웃하며 강찬을 빠르게 보았다.

‘뭔가 이상하우!’

‘너도 그렇지?’

뒤쪽은 분명 평지다. 그래서 한 명만 지키고 있었다.

하늘에서 다 본다고 하지 않았나?

앞쪽에 200명이 있다고 한 것 말고는 없었는데?

적을 노려보던 강찬은 이를 악물었다.

언덕에서 출발한 트럭이 폐건물의 좌측을 향해 커다랗게 돌아가는 것이 보였다.

강찬은 재빨리 헬멧에 손을 올렸다.

치잇. “적이 우리를 포위한다! 뒤편은 내가 맡는다. 그렇더라도 저격수는 무조건 앞쪽 능선을 맡아라! 앞면의 지휘는 석강호가 한다! 우희승! 대원 3명과 뒤편 지원해!”

투두두둑! 투두두둑! 투둑! 퍼버벅! 퍼벅! 퍼버버벅!

강찬의 무전이 끝나기 무섭게 적의 사격이 시작되었다.

와다닥!

강찬이 몸을 움직였고, 우희승과 대원 셋이 따랐다.

“부상자와 인질들을 안쪽으로 옮겨!”

철커덕!

강찬은 무너진 담벼락에 소총을 올리고 트럭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투두두둑! 푸슝! 푸슝! 푸슝!

빌어먹을!

20대가 넘는 트럭이 널따랗게 벌린 채 흙먼지를 피워내며 달려온다.

저렇게 많이 있을 줄은 몰랐다.

푸슝! 푸슝!

강찬이 방아쇠를 당긴 직후에 운전사가 죽어버린 트럭 한 대가 커다랗게 방향을 틀며 흘러갔다.

저 많은 트럭 어딘가에서 미사일 한 방 갈기면 모든 게 끝이다.

강찬은 방아쇠를 당기면서도 연신 트럭 전체를 살폈다.

푸슝! 푸슝! 푸슝! 푸슝! 푸슝!

부상자들을 안쪽으로 옮긴 우희승과 대원들이 달려들면서 뒤편 상황은 잠시 편해졌다.

투두둑! 피융! 피이이융! 투두두둑! 퍼버벅! 퍼벅!

그러나 뒤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곽철호가 맡고 있는 왼편과 석강호가 지키는 앞쪽에서도 연신 총소리와 담벼락 터져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타캉! 타캉! 투두둑! 투둑! 투두두둑! 피이융!

트럭의 볼록한 앞쪽이 총알을 맞아 불꽃이 튀는 동안에 적 역시 미친 듯이 사격을 가했다.

치잇. “트럭이 또 나옵니다! 전면에서 오른쪽입니다.”

씨발 놈들이!

이렇게 넓게 달려들 수 있는 건 TV로 내부 상황을 완벽하게 보고 있기 때문일 거다.

푸슝! 푸슝! 투두둑! 퍼벅! 타캉! 푸슝! 푸슝!

강찬이 두 번의 방아쇠를 당기자 또 한 대의 트럭이 방향을 잃고 커다랗게 회전했다.

거리는 이미 50m 안쪽이었다.

강찬은 빠르게 새롭게 트럭이 다가온다는 방향으로 몸을 움직였다.

치잇. “다예! 오른쪽 지원해!”

강찬은 부상한 대원과 인질들이 대기한 공간의 담벼락으로 소총을 올렸다.

염병할!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트럭을 모조리 끌고 온 것도 아닐 텐데!

투두두두둑! 푸슝! 피이융! 퍼버벅! 퍼벅! 퍼버벅!

총알이 얼마나 처박히는지 고개조차 들기 어려웠다.

그래도 강찬은 달려온 석강호와 둘이서 교대로 짧게, 짧게 소총을 쏘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미사일은 막는다!

푸슝! 퍼버버벅! 퍼벅! 퍼버버벅!

방아쇠 한 번 당기는데 담벼락이 열 번도 넘게 터져나갔다.

푸슝! 푸슝!

강찬이 한 대의 트럭을 또 잡았으나 이미 트럭과 폐가의 거리는 채 30m가 되지 않았다.

이러면 전투 중에 가장 끔찍한 육박전이 벌어진다.

부상당한 대원들이 권총과 대검을 꺼내 들고 있었다.

푸슝! 푸슝! 투두둑! 투두두둑! 퍼버벅! 퍼버버벅!

강찬이 또 한 대의 트럭을 잡은 직후였다.

투타타타타타! 퍼버버버버벅! 투타타타타타!

곽철호가 맡고 있는 왼편에서 M60 기관총 소리가 요란하게 터져 나왔다.

“다예!”

강찬의 고함을 들은 석강호가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서 이곳을 지켜줘야 하는 거다.

저격수가 미사일에 묶인 것이 가장 아팠다.

와다닥!

강찬은 머리를 처박은 인질들을 지나 곽철호가 있는 왼편으로 달렸다.

투타타타타타타타! 퍼버버버버벅!

가루를 흩날리며 터져나가는 담벼락 아래로 대원들이 고개를 처박고 있었고, 바닥에 두 명의 대원이 쓰러져 있었다.

퍼버버벅! 퍼버버버벅!

강찬은 담벼락이 튀는 방향을 따라 빠르게 달려들었다.

불쑥!

푸슝! 푸슝!

M60 사수를 잡은 직후였다.

그 틈을 타고 20m 안쪽으로 파고든 적들이 트럭에서 내려 폐가를 향해 달려들었다.

무전을 누를 짬도 없었다.

“곽철호! 전부 인질이 있는 곳으로 모여!”

푸슝! 푸슝! 푸슝!

강찬이 방아쇠를 당기는 사이, 대원 둘이 부상자의 겨드랑이를 끼고 움직였고, 앞쪽에 있는 대원들이 소총을 갈기면서 뒤로 물러났다.

푸슝! 털썩! 푸슝! 털썩! 투둑! 푸슝! 털썩! 푸슝!

“인질을 둘러싸! 무조건 인질을 지켜!”

강찬의 고함에 따라 대원들이 인질을 둘러싸며 물러났다.

불쑥! 푸슝! 털썩! 불쑥! 푸슝! 털썩!

담벼락에 올라오는 적은 이슬람 특유의 복장에 목을 자를 때 쓰는 커다란 칼을 들고 있었다.

똑같다! 아프리카에서 벌어졌던 전투와 말이다.

철컥! 타아앙! 투둑! 타아앙! 타앙! 투두둑!

탄알이 떨어진 대원들이 권총을 뽑아서 쏘았다.

투둑! 털썩! 투두둑! 털썩!

그리고 숫자에 밀리면서 대원들도 하나둘 바닥에 쓰러졌다.

적의 목표는 확실히 강찬이었다.

그래서 강찬은 물러서지 못했다.

쓰러진 대원들을 뒤로 뺄 시간이 필요했다.

저대로 두면 적의 칼에 완전히 뭉개져서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한다.

타앙! 퍼억! 타앙! 퍼억! 타앙! 퍼억! 타앙! 퍼억!

강찬은 권총을 꺼내 적의 이마를 뚫었다.

구부러진 담벼락을 타고 넘어오던 적들이 피보라를 남기며 뒤로 넘어갔고, 곧바로 빈자리를 다른 적이 차지하고 있었다.

타앙! 털썩! 타앙! 털썩! 타앙! 털썩!

두 번째 권총을 뽑아서 쏠 때 이미 사방 벽으로 적이 올라오고 있었다.

TV 중계 탓일 거다.

그래서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던 것일 거다.

적은 대놓고 커다랗게 휜 칼을 들고 담벼락을 올라오고 있었다.

타앙! 퍼억! 투두두두두두두두둑!

석강호의 권총에 미간을 뚫린 적이 방아쇠를 당긴 채로 담벼락 너머로 사라졌다.

“ان شاء الله(인샬라)!”

그리고 첫 번째 적이 담벼락을 넘었고, 연달아 적들이 담을 타고 넘어섰다.

이럴 때 주춤거리면 총에 맞는다.

스응!

강찬은 거침없이 대검을 꺼내 들고 앞으로 뛰어들었다.

피윳!

커다랗게 휘두른 칼의 틈을 파고든 강찬은 적의 목을 끌어안고 빠르게 목젖을 갈랐다.

피윳! 피윳! 피윳! 타아앙!

포로들이 꿩처럼 벽에 머리를 처박았고, 그 앞을 열 명이 총과 칼로 싸우며 막는다.

지금은 누구도 함부로 총을 쏘기 어렵다.

터억! 피윳! 피윳! 피윳!

강찬은 적의 멱살을 잡으며 단숨에 옆구리, 목, 그리고 다시 옆에 있던 적의 목덜미를 갈랐다.

“꿀럭!”, 피시시시시!

수돗물이 가득 찬 호스가 터진 것처럼 적의 목에서 피가 뿜어졌다.

퍼억!

개새끼야! 칼을 들었다고 꼭 칼만 쓰라는 법 있어?

피윳! 피윳!

강찬은 미간을 들이받은 놈의 목을 두 번이나 빠르게 갈랐다.

왜 이런 싸움을 하는지, 지금은 적도 강찬도 떠올릴 틈이 없었다.

그저 살기 위해서 죽여야 하는 싸움이었다.

푹푹! 피윳! 피윳!

적의 명치와 목에 대검을 꽂은 강찬은 곧바로 옆에 있는 적의 겨드랑이와 목을 베었다.

그러면서 왼손으로 수류탄을 잡았다.

엄지로 핀을 빼고 쥐었던 손을 살짝 놓는 순간이다.

티잉! 피윳! 피윳! 피윳! 휘익!

강찬은 미친듯이 칼을 휘두른 도중에 훌쩍 수류탄을 옆 방으로 던졌다.

홰액! 피잇!

그 틈에 날아든 적의 칼이 옆구리를 베고 갔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쿠우우웅!

이걸 아는 건 다예루밖에 없다!

귀청을 찢는 폭발음과 바닥이 흔들리는 진동 틈에서 강찬은 단박에 적에게 달려들었다.

피윳! 피윳! 피윳! 피윳! 피윳!

강찬이 남은 적의 목을 무자비하게 베고 있는 동안, ‘티잉!’, ‘티잉!’ 하는 소리가 두 번 들렸다.

그리고 석강호가 두 발의 수류탄을 던졌다.

“인질들을 감싸!”

한 발과 두 발이 다르고, 처음과 두 번째가 또 다르다!

콰아아앙! 콰으으응!

담벼락이 부서질 것처럼 튀었고, ‘털썩!’하며 발목이 끊긴 적의 발이 인질들의 사이로 떨어졌다.

강찬은 석강호와 둘이서 적의 소총을 집어 들었다.

투두두둑! 투두두두둑! 투두두두둑!

전투에 리듬이 있다면 믿겠나?

벼르던 작전이 무산되거나, 팀을 이끄는 리더가 죽어버리면 의외로 한 번에 무너질 때가 있다.

강찬과 석강호가 주워든 M85A2 기관총을 쏴대며 달려들자 남은 적들이 물러나기 시작했다.

투두두둑! 카카카아앙! 투두두두둑! 카카카아앙!

트럭 뒤에 숨은 놈들이 머리를 처박는 것도 보였다.

씨발 놈들아!

괜히 ‘죽음을 부르는 신’이라고 불리는 게 아냐.

“헉헉. 헉헉.”

헬멧과 상의, 손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복면까지 온통 피범벅이었다. 야릇한 피비린내가 계속해서 코를 파고들었다.

“꺄아아아악!”

그때 세상을 찢는 것 같은 비명이 들렸다.

“으악! 으아아아악!”

강찬과 석강호가 달려갔을 때 인솔자가 주저앉은 채 뒤로 물러나려고 버둥대며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한눈에 알았다.

잘려나간 적의 발을 이제야 발견한 거다.

인질들이 앉아 있던 바닥이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그래도 토하지 않는 게 대견…….

“웨에엑! 웨엑!”

염병할!

대원 하나가 허리를 숙여 적의 발을 든 다음, 홱 옆으로 던지고서야 비명은 멈췄다.

“이두희!”

“예!”

“미사일을 막아!”

“알겠습니다.”

강찬도 옆구리가 갈라져 있는 마당이다. 전부 이런저런 상처가 있었고, 이두희 역시 전신이 피투성이였다.

“곽철호! 이두희한테 두 명 붙여줘!”

곽철호가 눈짓을 하자 복면이 흠뻑 젖은 대원 둘이 달려갔다.

이러면 적이 움직일 때까지 당장은 여유가 있었다.

“넷이 위험합니다.”

곽철호가 조용하게 전한 말이었다.

인질의 안쪽에 의식을 잃은 대원 넷이 있었다. 허벅지를 다쳤던 대원 한 명은 전투 중에 또 총에 맞았는지 윤상기가 가슴을 급하게 싸매주고 있었다.

“웨에엑!”

피비린내를 처음 맡는 사람은 어쩔 방법이 없다. 그 냄새가 계속해서 코끝을 간질이는 동안은 계속 저렇다.

“우욱! 우우욱!”

그리고 한 사람이 시작하면 전염병처럼 돌아가면서 저렇게 속에 담긴 것을 보여준다. 더더군다나 지금처럼 목이 갈라진 채로 꿈틀대는 적의 시체가 코앞에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제라르, 이왕 오는 거, 조금 더 서둘러라!

강찬은 먼 하늘로 시선을 주었다.

***

처절하다는 말로도 표현하기 어렵다.

총을 쏘며 싸울 때는 울고불고하던 여자 앵커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부들거리며 몸을 떨었고, 남자 앵커는 계속 눈물을 삼키고 있었다.

저런 싸움이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탓이다.

“제발! 우리 특수팀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기를, 부상당한 대원들이 모두 살아서 돌아오기를, 국민 여러분! 다 같이 힘을! 특수팀을 위해……, 힘을 모아 주십시오!”

상황이 진정되자 앵커가 울먹이는 소리로 내뱉은 말이었다.

인질들 옆에 쓰러져 있는 대원들과 그들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열 몇 명 남은 대원들의 모습을 보자 울음 말고는 나오는 것이 없었다.

“지금은 지휘관의 능력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부끄러운 순간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의 국민을 지키기 위해 저토록 처절하고 숭고한 싸움을 하고 있는 대원들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대한민국 특수팀 대원 여러분!”

적이 담을 타고 넘어오고, 우리 대원들이 쓰러지는 것을 보며 이제는 끝났구나 하고 가슴 아팠었다.

그런데 새카맣게 담을 넘는 적들을 지휘관이 악착같이 달려들어 물리쳐 낸 거다.

지금은 지휘관이 네 곳의 경계를 돌아보는 동안, 대원들은 적의 시체를 끌어서 담벼락 바깥에 내놓는다.

소리가 들렸다면 어땠을까?

그때 앵커가 정신을 차린 것처럼 얼른 고개를 돌렸다.

“현재 폐가에 들어간 지 1시간, 그리고 처절한 사투가 벌어진 이후 30분이 조금 넘었습니다. 대원들은 물과 식량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안타깝습니다. 저렇게 춥고 긴박한 상황에서 얼마나 목이 탈지를 생각하면 물 한 모금 마시는 것도 죄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는 감정을 많이 추스른 얼굴이었다.

***

위기를 또 넘겼다.

바보처럼, 아이처럼, 강대경은 입술을 길게 늘인 채로 울음을 터트렸다.

손을 얼마나 세게 움켜쥐었는지 강대경의 손을 잡아주었던 유혜숙이 인상을 찡그릴 정도였는데 그는 그것도 알지 못했다.

“당신 정말 왜 그래?”

강대경의 서글픈 울음에 유혜숙이 바보처럼 따라 울었다. 그리고 그 울음의 끝에 ‘혹시나?’하는 의심이 달렸다.

“아냐!”

강대경은 눈을 손등으로 닦았다.

“군대 있을 때 생각이 나서 그랬어! 흐으으!”

그리고 강대경은 또 바보처럼 울었다.

“울지 마! 당신이 그렇게 슬프게 우니까 내 맘이 찢어져.”

“응! 흐으으! 흐으으으!”

그러면서도 강대경은 자꾸만 바보처럼 울어댔다.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잡혀 있는 아이처럼 말이다.

***

적의 시체를 치우고, 오물 때문에 그나마 좀 깨끗한 곳으로 인질들과 부상자를 옮긴 다음이었다.

무기들을 챙기고, 실탄을 확인한 강찬은 실없이 웃고 말았다. 배가 고프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에 강대경이 샀었다는 초밥이 떠올라서였다.

강찬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혹시 이 방송을 강대경과 유혜숙이 보고 있는 거 아닐까?

“뭐하쇼?”

“배고파서 하늘 봤다.”

“푸흐흐흐.”

이럴 때 웃을 수 있는 놈은 이놈밖에 없을 거다.

“한 번 더 덤벼들면 어렵소.”

“저 새끼들도 시간이 필요할 거다.”

물론 웃는다고 해서 번들거리는 눈빛이 바뀌거나 상황을 잊는 건 아니다.

“저 새끼들 결국 그 짓을 하겠지요?”

“알면서 그래?”

석강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대대적인 공격이 무산되면 저놈들은 반드시 자살 테러를 감행한다.

다음번에 달려드는 놈들은 몸뚱이에 폭탄을 두툼하게 감고 있는 거다.

한 놈만 이 안으로 들어와도 상황 깨끗하게 끝이다.

더 잔인한 새끼들은 애들과 여자들을 앞세운다.

폭탄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방아쇠를 당겨야 하는데 정말 끔찍한 것은 다섯을 보내면 그중 둘 정도만 폭탄을 두르고 있다는 거였다.

거짓말처럼 여자와 아이들은 폭탄을 둘렀을 때와 아닐 때의 표시가 확실히 난다.

식은땀을 흘리면 맨몸이고, 눈물을 흘리고 있으면 폭탄을 두른 거다.

여자와 아이들은 백이면 백, 거의 그랬다.

“아, 씨발! 배고프네!”

이 새끼는 배가 고픈데 왜 욕이 나오지?

석강호가 ‘끙’하면서 돌아섰다.

어깨와 팔뚝, 허리를 감싼 붕대가 시뻘겋게 물들어 있었는데 강찬 역시 옆구리와 오른 다리에 감은 붕대가 검붉은 피로 범벅이었다.

강찬은 부상당한 대원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물론 지금은 멀쩡한 대원이 없다.

대신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대원 10명을 인질들 곁에 두었는데 그중 4명은 점점 더 상태가 위험해 지고 있었다.

작전에 따라 준비물이 다르다.

이런 작전에 시레이션을 들고 오는 것은 정말 웃긴 거다. 그나마 모르핀과 몇 가지 필수적인 의약품이 있는 것이 다행이었다.

이 새끼들은 정말 세계적인 팀이 되었다.

부상당한 상태에서 권총과 대검을 꺼내 든다는 것이 쉬운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그리고 그런 모습이 악착같이 싸우고 있는 대원들에겐 정말 큰 힘이 된다.

이놈들을 살릴 방법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제 구토를 멈추고 겁먹은 눈으로 강찬을 바라보는 인질들도.

그때였다.

“적이 움직입니다!”

곽철호의 외침이 있었다.

인질들의 겁에 질린 시선 앞에서 강찬은 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강찬은 이를 꽉 깨물면서 앞을 노려보았다.

루싸리다!

그리고 마끄네를 쓴 아이들이 그 옆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분명 저 뒤로 적이 따라 움직일 거다.

곽철호가 무슨 일인가 하는 표정으로 시선을 주었을 때였다.

치잇. “갓 오브 블랙필드. 제라르입니다.”

하는 무전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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