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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오브블랙필드-217화 (217/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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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멋지게 싸웠다.

퍽! 퍽!

견착식 미사일을 들고 있던 두 놈의 이마가 그대로 터져나갔다.

덜컹거리는 트럭에서, 그것도 부상당한 오른발을 올리고 선 채로 방아쇠를 당긴 거였다.

강찬은 알지 못했지만, 그 순간, 대한민국이 떠나갈 정도로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지켜보던 각국의 특수팀 대원 중에는 혈기를 참지 못해 자리에서 일어서는 대원들도 있었다.

덜컹! 덜컹!

트럭이 덜컹거릴 때마다 대원들과 안쪽에 앉은 인질들의 몸이 물결치듯 흔들렸다.

숨 막히는 긴장 속에서 7분쯤 더 달린 다음이었다.

두근두근.

강찬의 심장이 무섭게 경고하기 시작했다.

강찬은 빠르게 앞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쿵. 쿵. 쿵. 쿵.

지금까지와는 다른 느낌으로 심장이 좀 더 강하게 뛰었다.

내려! 내리라구!

얼마 달리지도 못했다.

이제야 오른편 앞쪽에 언덕처럼 보이는 야트막한 구릉이 나왔고, 왼편에 지붕이 완전히 날아간 집터가 서너 개 있을 뿐이다.

강찬은 빠르게 트럭을 살폈다.

다리를 접질려서 뛰지 못하는 여자 한 명과 부상자가 셋이다.

쿵. 쿵. 쿵. 쿵.

심장이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듯 뛰었다.

폐가에서 아직 사격이 없었다.

강찬은 빠르게 앞쪽 언덕을 살핀 다음, 헬멧에 손을 올렸다.

치잇. “이두희! 앞에 폐가 쪽으로 붙여!”

치이잇. “알았습니다.”

응답은 잠시 뒤에 있었다.

대원들도 모두 무전을 들었다.

시선을 받은 강찬은 다시 헬멧의 버튼을 눌렀다.

치잇. “폐가로 이동한다! 곽철호! 우희승! 이두희! 폐건물을 점거해! 남은 대원들이 부상자를 맡아라! 지금이다!”

길을 벗어나 폐가로 움직이던 트럭이 강찬의 명령에 ‘끼이익!’하고 멈춰 섰다.

“서둘러!”

강찬의 감정을 고스란히 아는 대원들이다.

전에 없이 날카로운 고함을 알아챘고, 그만큼 빠르게 움직였다.

“무슨 짓입니까?”

인솔자인 듯한 사내가 악을 썼다.

그러나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서두르라고!”

대원들이 필사적으로 부상자를 등에 업었고, 곽철호, 우희승, 이두희가 빠르게 폐건물로 달려갔다.

“내려!”

인질들이 놀란 눈으로 우르르 내렸다.

“도대체 왜 차에서 내리라는 겁니까! 적이 있는 것도 아니잖소!”

트럭의 가장 안쪽에 앉았던 사내가 거칠게 나섰다.

“우리는 지켜주시는 분이 있어요! 믿고 행진하면 그 믿음에는 반드시 보답이 있단 말이오!”

“야, 이 개새끼야!”

강찬이 버럭 고함을 질렀다.

“너 같은 개새끼를 살리겠다고 다리 뚫리고 옆구리가 뚫린 대원들 안 보여! 저 대원들의 집에서 피눈물을 흘리면서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을 생각 안 해! 뒈지고 싶으면 넌 여기서 뒈져!”

사내가 꿀꺽 마른 침을 삼켰다.

헬멧과 복면 사이에서 번들거리는 강찬의 눈을 똑바로 본 직후였다.

“따르지 않는 인질은 포기한다.”

강찬이 먼저 몸을 돌려 트럭에서 내렸다.

대원들이 부상자와 약한 여자 인질들을 등에 업고, 트럭의 뒤편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치잇! “폐건물 확보했습니다.”

곽철호의 무전이 들렸을 때였다.

마지막 남았던 사내가 슬며시 트럭에서 내려와 대원들 틈에 끼어들었다.

“이동해! 다예! 네가 인솔해!”

우르르!

강찬의 명령에 따라 대원들이 빠르게 달렸다.

아무 일이 없다면 이건 미친 짓이다.

잘 진행하던 차를 버리고 오히려 폐가에 갇힌 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같은 감을 무시할 순 없는 일이다.

적이다! 분명 적이 근처에 있는 거다!

치잇. “이두희! 저격 준비!”

심장이 얼마나 빨리 뛰는지 머리가 어질할 정도였다.

삐이이융!

그때였다.

폭죽 날아가는 소리와 함께 오른쪽 언덕에서 하얀 연기가 트럭을 향해 날아왔다.

강찬은 쩔뚝이는 걸음으로 악착같이 대원들의 뒤를 달렸다.

“달려! 달려!”

하얀 연기가 선을 그리며 트럭에 닿는 순간이었다.

멈칫한 침묵이 이어졌고, 곧바로 ‘콰아아앙!’ 하는 소리와 함께 트럭이 폭발했다.

철푸덕!

이런 지대에선 수류탄 하나만 터져도 반경 100m 안쪽 땅이 울린다.

트럭이 폭발하는 순간, 대원 거의 전부가 휘청였고, 서넛이 엎어졌다.

투두두두둑! 투두두두둑! 투둑! 투둑!

그리고 엄청난 사격이 쏟아졌다.

다행인 것은 언덕과 트럭의 거리가 멀어서 명중률이 높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눈먼 총알에 맞아도 죽는 건 변함이 없다.

누군가 남아서 뒤를 지켜줘야 한다.

대원들과 인질들이 폐가에 도착할 때까지 말이다!

“다예!”

왼쪽 어깨가 피투성이인 석강호가 눈을 번들거리며 강찬의 뒤에 남았다.

엎드린 상태다!

멀리 언덕에서 시커멓게 적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푸슝! 푸슝! 푸슝! 푸슝!

강찬이 방아쇠를 당기는 것을 신호로 석강호도 방아쇠를 당겼다.

적들이 움찔하면서 엎어지는 것이 보였다.

치잇. “전원 대피했습니다!”

잠시 후, 곽철호의 반가운 무전과 함께 폐건물에서 대원들이 총을 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언덕에서 트럭이 달려오는 것도 보였다.

“들어가!”

석강호의 답이 없었다.

“어깨 때문에 달리면서 총을 못 쏘잖아! 들어가서 자리 잡고 엄호해!”

이런 곳에서 시간을 끌면 둘 다 위험하다.

석강호가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강찬을 보고는 빠르게 몸을 돌려서 달리기 시작했다.

푸슈슝! 푸슈슝! 푸슝! 투두두둑! 투둑! 투두둑!

대원들이 알아서 석강호를 엄호했고, 적들은 악착같이 석강호를 노린다.

강찬의 주변 흙이 사정없이 튀었다.

***

여자 앵커는 계속 울음을 삼키느라 말을 하지 못했고, 남자 앵커는 주먹으로 입을 가리며 겨우 표정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지휘관이 어떻게……, 흠! 어떻게 적의 매복을 알아차렸는지……, 알 길은 없습니다…….”

울먹이는 음성이었다.

“저 처절한 전투가 대한민국……특수팀의 의지와 기개를 보이는 일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여자 앵커의 훌쩍이는 소리가 고스란히 TV를 통해 들렸다.

“대원들과 인질들의 무사귀환을 고대합니다. 고맙습니다……. 대한민국 특수팀,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겨우 말을 마친 앵커가 고개를 돌리며 눈을 감쌌다.

복받치는 감정을 이기지 못한 그의 흐느낌이 대한민국 국민들의 모습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었다.

“제발, 지휘관이 무사히……. 건물로 들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무엇이……, 저 지휘관을 저렇게 처절하게 싸우게 하는 것인지……. 고맙습니다.”

밑도 끝도 없는 고맙다는 말을 끝으로 앵커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홀로 남은 강찬의 주변 흙이 사정없이 튀는 모습에 앵커는 결국 커다랗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

투두두둑! 투두둑!

일어날 수가 없었다.

트럭을 엄폐물로 삼은 적의 총알을 피할 방법이 필요했다.

치잇. “저격수! 미사일을 경계해!”

치잇. “알겠습니다!”

이두희의 단단한 각오가 들렸다.

투두둑! 피융! 핑! 투두두둑! 피피핑!

얼추 보아도 100명은 넘는 인원이었다.

치잇. “대장! 유탄발사기 날릴 거요! 그때 들어오쇼!”

치잇. “알았다.”

역시 석강호다!

짧은 상황에 주변을 파악했고, 방법을 짜냈다.

치잇. “준비하쇼!”

석강호의 무전이 들린 직후였다.

터컹! 터컹!

연달아 두 번의 둔탁한 소리가 들렸고, 잠시 후, 적의 트럭 하나가 커다랗게 폭발했다.

와다닥!

푸슈슝! 푸슝! 푸슈웅! 투두두둑! 투두둑!

강찬은 악착같이 폐건물을 향해 달렸다.

오른 다리가 찢어져 나가는 것 같은 통증에 걸음이 이상했다.

피잉! 퍽! 피이이잉! 퍼버벅! 피이잉! 퍼벅!

총알이 처박히는 소리 사이에서 강찬은 폐건물로 향해 몸을 날렸다.

철푸덕! 지이이익!

석강호와 곽철호가 달려들어 강찬을 잡아당겼다.

***

환호와 비탄이 연속되는 대한민국이다.

강찬이 건물을 향해 커다랗게 몸을 날렸고, 이어서 대원 둘이 빠르게 끌고 가는 장면이 나왔다.

“아아!” 하는 앵커의 탄식이 묻힐 만큼 비슷한 비명이 온 나라에서 동시에 울려 퍼졌다.

영상은 상공에서 보여준다.

멀리서 적의 모습까지 함께 보여줄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폐건물 안을 집중해서 보여주고 있었다.

대원 둘이 끌고 들어간 지휘자를 부서진 벽에 기대놓았다.

모두가 숨을 죽이며 지휘자를 보고 있을 때였다.

지휘자가 상대의 헬멧을 툭 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와-아아!”

미친듯한 함성이 또다시 터져 나왔다.

***

강대경이 서럽게 울음을 터트렸다.

“여보오!”

얼마나 안쓰럽게 흐느끼는지 함께 울던 유혜숙이 강대경의 어깨를 감싸줄 정도였다.

유혜숙은 나무처럼 딱딱하게 굳은 강대경의 목과 어깨를 주물러주었다.

“울지마, 여보. 왜 그래?”

울음 섞인 유혜숙의 말을 들은 강대경은 숨을 들이마시며 눈물을 닦았다.

“괜찮아, 여보. 저분들 다 무사히 돌아올 거야. 응?”

“그래. 그럴 거야.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야.”

강대경은 눈물을 삼키며 유혜숙이 건넨 말을 자꾸만 되새겼다.

***

“거리가 있어서 미사일이 바로 날아오긴 어렵다!”

폐건물은 네 개였다.

안쪽에 인질들과 부상한 대원들을 모아놓았고, 가장 앞에 저격수를 배치했으며, 남은 대원들이 옆 건물에 적당하게 나누어 들어가 있었다.

찌이익!

윤상기가 붕대를 가져와 강찬의 다리를 거세게 묶어주었다.

강찬도 알고 석강호도, 그리고 대원들 모두 알았다.

대한민국 특수팀은 이제 세계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 실력과 경험을 갖췄다는 사실을.

눈빛으로 상황을 읽고, 어떤 위기에서도 당황하지 않는다.

다리를 묶어주고 있는 윤상기의 눈빛이 바로 그 답이었다. 지금의 윤상기에게 이름값 믿고 껍죽대는 놈이 있으면 곤죽이 되도록 터지는 일밖에 없는 거다.

강찬은 헬멧에 손을 올렸다.

치잇. “트럭이 경계점이다. 그 안쪽으로 넘어오지 않는 한, 사격하지 마라.”

적도 지금은 사격을 하지 않는다.

치잇. “저격수. 너희에게 우리 목숨이 달렸다. 지금은 단 한 발의 이글라에도 모조리 죽는다. 부탁한다.”

치이잇. “맡겨 주십시오.”

이두희의 음성이 얼마나 단단한지 돌멩이가 귀를 후비고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치잇. “적이 대열을 갖출 거다. 그때까지 재주껏 쉰다.”

무전을 마친 강찬은 부상당한 대원들이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셋이서 연습이라도 했던 것처럼 똑같이 고개를 돌려 강찬을 보았다.

“미안하지만, 이게 최선이다. 방법을 찾을 테니까 악착같이 견뎌라.”

대원의 눈을 바라본 강찬이 고개를 숙여서 손을 내밀었다.

툭. 툭.

그리고 대원의 헬멧을 두드렸다.

당연하게 부상을 입은 대원 역시 손을 들어 강찬의 헬멧을 두드렸다.

이런 놈들은 처음이다.

한 놈 빠짐없이 가슴에 담기다니.

강찬은 피식 웃고는 다시 앞으로 움직였다.

***

최종일의 팔뚝에 꽂혀있던 링거의 바늘 바로 앞쪽 줄이 붉게 물들었다. 장면마다 얼마나 힘을 썼는지 링거의 바늘로 피가 역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보.”

강찬이 부상자를 돌보고 다시 앞으로 움직이는 장면이 나올 때였다.

4인 병실의 다른 사람이 들리지 않게 최종일의 부인이 그를 조용하게 불렀다.

“저분이 그때 그분, 맞지?”

최종일은 붉게 충혈된 눈으로 고개만 끄덕였다.

“당신이 다시 일하게 돼서 저분의 죽음을 대신한다면, 난 당신 평생 영웅으로 생각할 거다.”

“알았다.”

“그리고 부럽다. 저런 분의 곁을 지킨다는 게. 낫거든 집은 잊어버려. 그리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목숨을 바쳐. 우린 이 땅의 마지막 보루로 살았다. 당신을 선택한 것도 그런 당신 모습에 반했던 거고.”

울컥 올라오는 것을 삼킨 최종일이 고개를 끄덕인 다음이었다.

“분해! 저런 자리에 내가 없는 게 너무 억울해!”

최종일의 부인이 손등으로 눈을 쓱 훔친 다음, 최종일을 노려보았다.

“엄살 부리지 말고 빨리 일어나! 그래서 저런 분을 위해 싸워!”

“알았다.”

최종일은 또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

한 시간쯤 흘렀다.

강찬은 가장 앞쪽에서 좌측의 건물로 움직였다.

“윤상기.”

“예!”

“위성 전화 누가 가지고 있어?”

그렇지 않아도 왜 전화를 사용하지 않는지 궁금하던 참이다.

윤상기의 옆에 있던 대원이 곧바로 “여기 있습니다.” 하고 허리에 걸고 있던 전화기를 들었다.

“연결해 줘.”

“알겠습니다.”

작전 중에 소리가 날까 봐 아예 전원을 꺼놨던 위성 전화다. 암호를 풀기 위해 스위치를 아홉 번이나 누른 대원이 귀에 전화기를 댔다가 곧바로 강찬에게 넘겨주었다.

찌르르륵. 찌르르륵. 찌르르륵.

위성 전화 특유의 신호음이 들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터미널입니다.” 하는 응답이 들렸다.

“배달부다. 현재 고립되어 있는 상황이다.”

[“알고 있습니다, 배달부. 현재 상황이 모두 TV로 중계되고 있습니다.”]

강찬은 빠르게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무슨 지랄을 떨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염병할 하늘은 시리도록 맑고 높기만 했다.

[“배달부, 현재 적의 상황도 보입니다. 대대적으로 인원을 모았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200명 이상으로 보입니다.”]

염병! 200명을 17명으로 상대해야 한다.

강찬은 이를 악물며 멀리 있는 언덕을 노려보았다.

[“프랑스와 미국에서 특수팀을 파견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아파치 헬기가 빠르게 이동 중에 있으니 조금만 더 견디면 됩니다.”]

평정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김형정의 음성에 안타까움이 잔뜩 묻어 있었다.

분명 또 그 이상한 회의실에 모여 앉아서 다 같이 듣고 있을 거다.

“다른 전달 사항은 없나?”

[“이상입니다.”]

이름, 국적, 그리고 목적을 말하지 않는 건 통신의 기본 중 기본이다.

알 놈들은 이미 다 알고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위성 전화에 대고 “팀장님.”, “강찬 씨.” 할 수는 없는 거다.

“배달이 끝나면 연락하겠다.”

[“알겠습니다.”]

아쉬움을 잔뜩 남긴 채 통화가 끝났다.

위성 전화를 건네준 강찬은 곧바로 곧바로 무전을 통해 지금의 통화 내용을 알려주었다.

치잇. “적들이 대규모 공세를 취할 예정이란다. 저놈들이 무슨 짓을 하든, 우린 끝까지 인질과 함께 모두 무사히 돌아간다. TV로 중계된다고 하니까, 이유슬도 보고 있을 거다. 이제부터 이유슬에게 아버지가 부끄럽지 않게 싸웠다는 걸 보여준다.”

무전을 잠시 멈춘 강찬이 다시 헬멧에 손을 올렸다.

치잇. “낯 간지럽긴 한데…….”

무전을 통해 강찬이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렸다.

“너희 지금까지 멋지게 싸웠다.”

여기저기서 실없는 웃음이 들렸다.

치잇. “왜 웃어?”

치잇. “낯 간지러워서 그랬소.”

석강호의 툴툴대는 음성의 뒤로 폐건물 안쪽에서 찬송가 소리가 들려왔다.

그때였다.

치잇. “저 새끼들 움직이는 것 같소.”

석강호의 다급한 음성이 무전을 통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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