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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여길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이유슬을 안아주고 난 후에도 강찬은 교회를 떠날 수가 없었다. 노래를 끝낸 이유슬이 울면서 강찬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강찬이 걸어가 이유슬을 안았고, 그렇게 남은 행사를 함께 보았다. 예복을 차려입은 대원들에 둘러싸인 이유슬은 눈물을 그치고도 한참을 강찬에게 안겨 있었다.
마침내 행사가 끝났다.
“엄마에게 와야지.”
눈이 퉁퉁 부은 엄마의 말에도 이유슬은 고개를 저었다.
“두세요. 괜찮으시면 잠시만 더 이렇게 있겠습니다.”
이유슬의 엄마는 입술을 늘이며 눈물을 참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리고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
“우리 그이 마지막 모습을 보셨나요? 외롭지 않았나요? 무서워하지 않았었나요?”
전대극이 시선을 창밖으로 돌렸고, 김태진은 땀을 닦아내듯이 눈가를 닦아냈다.
“제가 같이 있었습니다.”
강찬의 대답을 대원들 모두가 똑똑히 듣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부족했습니다. 유슬이 아버님이 아니셨다면 여기 누구도 살아있지 못했을 만큼 위급한 순간이었습니다.”
이유슬의 엄마가 입을 틀어막았다.
“누구보다 용감했고, 끝까지 단 한 번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우리…, 그이의 모습을……, 누구도 알려주지 않아서 답답했었어요. 오늘 이렇게 와 주셔서……, 그이가 외롭지 않게, 부끄럽지 않게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서 이젠……, 마음이 놓여요.”
엄마가 울어서인지 이유슬이 또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유슬아. 아저씨하고 여기 있는 모든 분들을 아빠가 구해주셨어. 아저씨는 아직까지 유슬이 아빠만큼 용감했던 분을 본 적이 없었거든.”
이유슬이 강찬의 품을 파고들었다.
아이는 아이다.
10분쯤을 울던 이유슬은 그렇게 강찬의 품에서 잠이 들었다.
강찬은 아이를 차에 데려가 눕혀 주었다.
오래된 소형차다.
“어려운 일이 있으시면 언제고 연락 주십시오.”
“이렇게 찾아주신 것만으로 충분히 감사해요. 우리 그이를 잊지 않고 기억해 주신 것으로……, 충분히 감사합니다. 저도 이제 살아갈 용기를 얻었어요.”
강찬과 대원들에게 몇 번이나 고개를 숙인 이유슬의 엄마가 그렇게 교회를 떠났다. 전대극이 다가와 강찬의 등을 두드려 주고서야 일행은 다시 부대를 향해 움직였다.
부대에 도착한 대원들이 예복을 벗고 방한복을 걸친 다음 마당에 불을 피웠다.
화르륵!
불이 치솟았고, 나무 타는 소리를 들으며 있을 때였다. 부관과 윤상기가 인원수에 맞춰 종이컵을 들고 나타났다.
“이제부터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눈이 세모꼴인 차동균이 식은땀을 흘리며 강찬을 보았다.
강찬은 피식 웃으며 대원들을 둘러보았다.
이 새끼들은 벌써 가슴 저 깊은 곳에 자릴 잡았다.
나이? 계급?
그런 걸 떠나서 이미 목숨 걸고 신뢰할 수 있는 지휘자와 대원이 돼 버린 거다.
“차동균.”
“예.”
강찬이 입을 열자 전대극과 김태진, 김형정까지 강찬의 다음 말에 집중했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특수팀이 필요하다. 오늘 봤던 그런 아픔을 누를 수 있을 만큼 자부심 넘치는 특수군. 너희만 괜찮다면, 나는 대한민국을 유라시아 철도의 중심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차동균이 얼굴에 힘을 잔뜩 준 채로 강찬을 보고 있었다.
“이름값? 우린 이미 스페츠나츠와 SBS도 완벽하게 이겼고, 중국 공항을 폭파했고, 북한의 장성택도 죽였다. 짐작하다시피 각국의 정보국들은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 난 지금보다 좀 더 강한 특수팀이 필요하다.”
모닥불의 불빛이 달려들어서인지 대원들의 얼굴이 벌겋게 올라와 있었다.
“자신 있다면, 너희가 도와준다면, 이름이 남지는 않겠지만, 남겨진 가족이 저렇게 아프겠지만, 나는 너희와 함께 대한민국을 유라시아 철도의 중심으로 만들겠다.”
전대극은 흥분을 이기지 못해 손이 떨렸다.
평생을 꿈꿔왔던 순간이다.
누군가 이렇게 앞에 서서 이끌어주기를 바랐다.
일시적인 감정에서 책임지지 못할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강찬이라면 지금 뱉은 말을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능력과 자격을 갖추고 있는 거다.
강찬이 대원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피식 웃었다.
“해볼래?”
차동균이 비슷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지금 갓 오브 블랙필드가 기회를 주었다. 하기 싫은 사람은 물러나도 좋다. 어떠냐?”
당연하게 누구도 답을 하거나 움직이는 사람은 없었다.
“곽철호!”
“예!”
차동균의 부름에 곽철호가 씩씩하게 답을 했다.
“내가 몸이 나을 때까지 네가 훈련을 맡는다.”
“맡겨주십시오!”
곽철호가 단단하게 답을 한 다음이었다.
“씨발! 이젠 정말 죽었네!”
“이런 날은 소주 한잔 해줘야 하는데 아깝다!”
“야! 적군이 크리스마스라고 쉰다던?”
“압니다! 그냥 그렇다는 거지요.”
누군가가 투덜대는 소리를 시작으로 술 한잔 들어가지 않았는데 턱없는 농담들이 오갔다. 그만큼 분위기가 훈훈했고, 끈끈했다.
“고맙다.”
턱없는 인사와 함께 전대극이 강찬의 등을 쓸어주었다.
30분쯤 함께 시간을 보낸 뒤에 강찬 일행은 부대를 떠났는데 대원들은 완벽하게 기운을 얻은 얼굴로 강찬을 배웅했다.
***
서울에 도착한 것은 새벽 한 시가 조금 넘었다.
강찬과 석강호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사거리 커피 전문점에 앉았다.
“오늘 멋졌소.”
“저런 놈들을 어떻게 버려두겠냐? 맡은 일도 있고, 함께 가보는 거지.”
“맡은 일이요?”
강찬은 프랑스 정보총국의 차장이 되었다는 말과 권한에 관해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피에르가 했던 조언에 대해서도 남김없이 전했다.
“허! 하여간 대장답소.”
“뭐가?”
“그렇잖소? 아프리카에서도 그렇더니 어딜 가든 주목을 받는 걸 보면.”
“피곤하다.”
상황이 어떻든, 그래도 석강호와 함께 있어서 무척이나 든든했다.
“정보총국 일은 김 팀장에게는 말해 주는 게 좋지 않겠소?”
“그건 대사님과 의논해 보고 하려고. 아무래도 함부로 말할 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건 또 그렇소.”
30분에 걸쳐 커피를 다 마셨다.
“이제부터 좀 바빠지나?”
“너 때문이야!”
“어? 내가 뭘 어쨌다고 그러쇼?”
“네가 뭔 작전에 안 나가면 사는 맛이 있네, 없네 한 뒤로 이렇게 된 거 아니야?”
“푸흐흐흐.”
석강호가 묘한 웃음으로 강찬의 말을 받았다.
“들어갑시다.”
“그러자.”
둘이서 택시를 타고 집에 들어왔고, 아파트 앞에서 헤어졌다.
현관을 열고 들어갔을 때 강대경과 유혜숙은 뜻밖에도 거실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아들!”
“어? 안 주무셨어요?”
강찬은 간단하게 씻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다음 거실로 나갔다.
“피곤할 텐데, 들어가서 자. 아빠랑 엄마도 이제 잘 거야.”
강찬을 기다렸던 눈치였는데 그냥 들어가기 서운한 기색도 있었다.
“괜찮으시면 같이 보세요. 무슨 영화예요?”
강대경이 듬직하게 있고, 유혜숙이 자상하게 안아준다.
집에 돌아온 거다.
“그럼 우리 치킨이라도 한 마리 시켜 먹을까?”
“그러세요.”
셋이서 치킨을 시키고 오랜만에 영화를 함께 보았다.
부상당한 대원은 잘 위로해 주고 왔느냐는 질문을 시작으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그 와중에 유혜숙은 영화보다 강찬을 더 자주 보아서 결국 강대경을 웃게 하기도 했다.
영화가 끝났을 때는 새벽 3시쯤이었다.
“편히 주무세요.”
“그래, 너도 잘 자라.”
“아들, 잘 자.”
유혜숙이 행복한 얼굴로 방에 들어간 것을 보고서야 강찬도 방으로 들어섰다.
“후우!”
침대에 앉자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생각이 많은 건 좋지 않다.
강찬은 몸을 눕혔다.
***
깜빡 졸고 깬 것처럼 잠이 깼다.
끈적이며 달라붙는 잠을 털어내며 침대에서 일어난 강찬은 적당한 복장으로 아파트를 나섰다.
굳은 몸을 좌우로 천천히 풀어주고 커다랗게 호흡도 가다듬었다.
확실히 공기가 다르다.
오늘은 좀 쉬자!
몸이 악을 쓰는 것 같이 힘겨웠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지금 힘들다고 쉬면 언제고 결정적인 순간에도 걸음이 멈춰진다. 누군가를 구해야 할 때, 소중한 사람을 위해 달려갈 때, 마지막 한 걸음을 뻗을 때의 힘겨움을 이겨내려면 지금 멈춰서는 안 되는 거다.
“헉헉. 헉헉.”
아파트의 마당으로 돌아온 강찬은 가쁜 숨을 토해냈다.
겨우 몸을 들었을 때였다.
우희승이 웃는 얼굴로 물병을 들고 있었다.
사양할 것 없다.
강찬은 물을 시원하게 들이켠 다음 우희승을 보았다.
“뭐 좋은 일 있어?”
“아닙니다.”
강찬은 피식 웃고 말았다.
분명 웃는 얼굴인데 아니라면 또 뭐 그렇게 파고드는 성격은 아니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닐 테니까 말이다.
적당하게 운동을 하고 아파트로 올라갔다.
“아들! 감기 걸려, 얼른 씻어.”
맛있는 밥 냄새, 그리고 유혜숙의 웃는 얼굴.
집에 돌아온 것을 이렇게 확실하게 알려주는 것이 있을까?
강찬은 씻고 옷을 갈아입은 다음, 식탁에 앉아 함께 밥을 먹었다.
“오늘은 뭐할 거니?”
“대사관에 잠깐 들러볼까 해요. 두 분은 약속 있으세요?”
“응. 우린 보육원에 가기로 약속이 되어 있어서, 아마 저녁쯤에나 들어올 거다.”
정말 작은 것에서 행복을 느낀다.
함께 치우고 함께 차를 마시고 아침을 그렇게 마쳤다.
방으로 들어온 강찬은 라노크와 통화를 하고 바로 만나기로 했다.
강대경과 유혜숙은 거실에 있었다.
“아들, 추워. 위에 뭘 입고 나가야지.”
“그런가요?”
그러고 보니 달랑 양복만 입고 나가기는 날이 춥다.
유혜숙이 안으로 들어가서 강대경이 입던 두툼한 외투를 가져다주었다.
“오늘은 일단 이걸 입고 나가. 엄마가 하나 사다 줄게.”
“이 녀석이 언제 커서 내 옷을 다 입게 됐지?”
이렇게 권하는 건 거절할 수가 없다.
강찬은 인사를 하고 대사관으로 향했다.
***
“강찬 씨.”
라노크는 프랑스식의 인사를 마친 후에 강찬을 탁자로 안내했다.
“피곤은 좀 풀렸습니까?”
“대사님의 방법을 이용했더니 그렇게 피곤하지도 않았습니다.”
“하하하. 이동 간의 휴식을 말하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커다랗게 웃으며 라노크가 차를 따라 주었고, 강찬과 함께 한 모금씩 마셨다.
강찬은 우선 프레드릭, 피에르와의 대화, 이어서 안느와의 통화에 대해 라노크에게 털어놓았다.
“대사님. 솔직하게 저를 왜 정보총국의 차장이라는 중요한 자리에 올려놓으신 건지 정확하게 알고 싶습니다. 그래야 제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를 알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달칵.
라노크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강찬을 똑바로 보았다.
“강찬 씨. 내가 유라시아철도를 연결하겠다는 꿈을 가졌던 것은 꽤 오래전의 일입니다. 그 시작점에서 난 아내를 잃었고, 안느는 부상을 당했지요.”
자동차에서 총격을 당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라노크는 그때부터 이미 유라시아 철도를 계획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제부터는 유라시아철도 설립을 실질적으로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앞으로 철도의 연결을 두고 치열한 대결이 있을 겁니다. 그런 일에 직접 달려들기에 나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강찬에게 설명하듯 라노크는 말을 이었다.
“프랑스에는 적당한 인물이 없었습니다. 이 치열한 싸움에서 한순간을 놓치면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지요. 그런 의미로 나는 강찬 씨가 누구보다 적임자라고 여겼습니다. 그리고 언제고 프랑스에서 인재가 나온다면 그를 지켜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나직한 한숨이 나왔으나 이미 이렇게 진행된 사항에서 다른 말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지금의 라노크는 강찬에게 있어 진정한 스승과 같은 인물이었다.
“대사님. 한국의 국가정보원에 차장 직위에 관해 알려도 되겠습니까?”
“그건 강찬 씨의 판단대로 하는 것이 옳습니다.”
라노크는 찻잔을 들며 강찬에게 말을 이었다.
“해가 바뀌면 더 많이 바빠질 겁니다. 참고로 정보총국에 업무를 지시할 일이 있을 경우, 내 의견이 필요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굳이 전화하거나 알리지 않아도 됩니다.”
강찬이 듣기에 굉장한 부담이었지만 이 역시 다른 말을 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해보기로 한 일이다. 그리고 라노크라면 어려운 순간, 잘못된 판단을 그저 지켜보기만 하지는 않을 거라는 일종의 믿음도 있었다.
“오늘은 다른 일정이 있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점심을 같이해도 됩니까?”
강찬은 웃으며 그렇다고 답을 했다.
안느까지 프랑스로 보낸 라노크는 당장 크리스마스에 함께 식사할 가족이 없는 거다.
이후로 강찬은 러시아, 독일, 이스라엘에서 있었던 이야기, 블랙헤드의 에너지를 제거할 때의 일들을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고, 다시 라노크와 두 시간에 걸쳐 점심을 먹었다.
라노크는 강찬의 이야기를 들으며 간간이 유쾌한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기쁜 얼굴로 와인잔을 들어 건배를 제의했는데, 오랜만에 강찬과 둘이 앉아 하는 식사가 무척이나 즐거운 느낌이었다.
결국은 외로운 사람이었을까?
가면을 벗어버린 라노크의 한쪽은 그렇게 보였다.
마침내 두 시간에 걸친 식사가 끝났고, 디저트를 먹은 후에 강찬은 커피를, 라노크는 홍차를 앞에 두었다.
“강찬 씨 덕분에 즐거운 식사였습니다.”
“대사님과의 이런 시간이 많이 그리웠습니다.”
라노크가 묘한 미소를 보인 후에 시가를 들었다.
“이제부터 강찬 씨가 무엇을 하게 될지 나도 모릅니다. 대신 어떤 일을 할지 기대되고 설레는 것도 사실입니다.”
불을 붙인 라노크가 허공에 연기를 뿜어냈다.
“당분간은 한국을 위해 일해 볼 생각입니다.”
“훌륭한 선택입니다.”
라노크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강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강찬 씨가 가진 능력을 발휘해서 한국을 위해 일 하세요. 그러다 보면 분명 앞으로 해내야 할 일들이 선명해질 때가 있을 겁니다.”
“도와주실 거지요?”
“이런! 그런 식의 정치적 대화를 구사하는 걸 보면 이번 교육의 효과가 나쁘지는 않았던 모양이군요.”
라노크의 농담에 둘이서 함께 웃었다.
오늘 라노크는 전대극이 그랬던 것처럼 강찬을 반기고 있었다. 그동안 가장 자주 만났지만, 개인적인 시간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강찬은 언제고 라노크와 함께 안성의 매운탕 집이나, 아니면 가평의 밤이 많았던 별장에 한번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대사관에서 나온 시간은 오후 1시 30분경이었다.
휴일 거리는 한산했다.
이럴 때는 역시나 석강호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통화버튼을 누르고 얼마 안 있어 석강호가 답을 했다.
[“나요. 어디쇼?”]
“대사관에서 이제 나왔다. 너는 어디냐?”
[“그럼 사무실로 나오쇼.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은 한 번 해봐야지요.”]
“그럴까? 그럼 거기서 만나자.”
[“희승이가 지하에서 바로 올라오는 방법 아니까 아예 같이 오쇼.”]
“알았다.”
답을 한 강찬은 우희승을 불러서 새로 인수한 건물로 향했다.
“지하주차장을 멋지게 보강해 놓아서 삼성동보다 편리하게 해 두었습니다.”
“그래?”
우희승이 도착하기 전부터 건물을 설명해주었다. 그런데 이런 건 들어서는 잘 이해되지 않는다. 결국, 강찬은 건물에 도착해서야 우희승의 설명을 제대로 알아들었다.
지하 2층의 한쪽에 아예 자동문이 설치되어서 그 안쪽은 일반 차량이 전혀 들어오지 못하는 별도의 공간을 두었고, 이중으로 된 문이 설치되어 있었다.
강찬은 새삼 미쉘의 일 처리에 감탄했다.
엘리베이터 역시 따로 있었다.
“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는 바깥에 별도의 문을 설치해서 일반인들은 이 안에 엘리베이터가 있는 줄도 모릅니다.”
“그럼 다른 엘리베이터의 이용은?”
“물론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꼭대기 층으로 올라가는 버튼을 누르려면 카드를 입력해야 합니다.”
강찬은 엘리베이터의 숫자를 보았다.
이제부터 정말 일을 시작하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