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오브블랙필드-207화 (207/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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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목적이 뭐야?

사거리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앞에 놓고 앉아 있으려니까 이게 행복이구나 싶은 느낌이었다.

“국가정보원이 거, 무서운 곳이요.”

“나도 좀 뜻밖이긴 하다.”

뜨거운 커피를 한 모금 마신 강찬은 이어서 블랙헤드를 제거하며 있었던 일을 석강호에게 설명해 주었다.

“뭐요? 그럼 다 끝난 거요?”

“당장은 그렇지.”

“당장이라니? 남은 게 없잖소?”

강찬은 고개를 갸웃한 다음 작게 가로저었다.

“그런 게 아니라 너는 분명 에너지를 가졌을 것 같고, 샤흐란과 스미든, 둘 중 한 놈도 에너지가 있을 것 같은데 이대로 끝나는 건가 싶어서 그래. 후유증이 있을까 걱정도 되고.”

“좋게 생각합시다. 지진 막았고, 검찰 일 정리되었으니까 어쩌면 이대로 끝날 수도 있는 거 아니오?”

“그렇긴 하다.”

고글을 가져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병원에서 갈아입은 옷에는 들어있지 않았다.

“집에 들어갈 거요?”

“글쎄. 갑자기 나타나서 내일 다시 돌아가는 게 두 분께 괜히 더 이상한 일이 아닐까?”

“몇 시에 갈 건데요?”

“새벽에 가려고.”

“그건 좀 그렇소. 프랑스에 있던 양반이 밤에 불쑥 나타났다가 새벽에 가겠다고 하면 나부터라도 걱정되긴 하겠소.”

강찬은 말이 나온 김에 미국이 북한을 노리고 있다는 말을 전해주었다.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지만, 그래도 알고는 있으라는 뜻이었다.

“증평 쪽 대원들은 어때?”

“말도 마쇼. 차동균이 와서 얼마나 서럽게 우는지, 보고 있는 내 가슴이 다 무너집디다. 거기에다 대장 검찰에 당하는 꼴 못 본다고 불을 질러 놓아서 걔들 말리느라고 고생깨나 했소.”

이런 소리를 들으면 빚을 지는 느낌이었다. 가슴에 담지 않으려고 애썼는데 이미 대원들 가슴에 강찬이 담겨 있는 거다. 정말이지 서양놈들에게선 보기 어려운 유대감이었다.

“갑시다. 찜질방에 가서 뜨끈한 물에 몸 쫙 풀어준 다음에 비행기 타면 푹 잘 수 있을 거요.”

“아직 시간 있잖아? 최종일이 잠깐 만나볼까 했는데?”

“어? 그러네! 그럼 희승이 불러서 가보실라우?”

“그러자.”

저녁 9시쯤이어서 그렇게 늦은 시간은 아니었다.

강찬은 우선 우희승을 불러서 최종일이 있는 곳을 물어보았다.

“병원에 있습니다.”

“어디? 경찰 병원?”

“예.”

“가보자.”

자리에서 일어난 강찬은 이두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경찰병원으로 향했다.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아서 30분쯤 만에 도착했는데 면회에 따로 제약이 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최종일이 있는 병실은 4인실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축 늘어져 있던 최종일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리고는 통증을 이겨가며 억지로 상체를 세웠다.

강찬이 다가갔을 때 침대 앞에 서글서글하게 생긴 30대 초반의 여자가 서 있었다.

“형수님입니다. 형수님, 이분이 저희 대장이십니다. 이분이 석강호 선생님이시구요.”

셋이서 어색하게 인사를 마쳤다.

“어때 좀?”

“저 사람만 아니면 견딜만합니다.”

최종일은 아내를 힐끔 보았다가 얼른 시선을 가져왔다.

왜 결혼만 하면 저렇게 꼼짝을 못하는 거지?

강찬이 픽 하고 웃을 때였다.

“감사드려요.”

최종일의 아내가 진지한 얼굴로 인사를 전했다.

남편이 총에 맞고 온 건데?

그렇다고 비꼬는 얼굴은 절대 아니었다.

“저 사람, 최근에 집에 있으면 늘 안절부절못했어요. 처음엔 죽고 싶어서 바람을 피우나 싶었는데.”

서글서글한 줄 알았는데 눈매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나라를 위하는 일에 빠져 있다는 것을 알고는 저 사람과 결혼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어요.”

김형정부터 송창욱, 심지어 최종일의 부인까지, 손발을 맞춘 것처럼 감동을 전해준다. 이런 사람들이 묵묵하게 제 역할을 다 하고 있어서 대한민국이 돌아가는 걸 거다.

“앞으로도 위험한 임무가 있다면 가장 먼저 저이를 뽑아주세요. 제 남편이어서가 아니라 특수팀 대원으로 반드시 제 역할을 다할 거라고 믿어요.”

최종일도 우희승도 눈치만 살필 뿐, 입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아 참! 차 한잔 하셔야죠?”

“차는 마시고 왔습니다. 대신 밖에 나가서 담배 하나 피우고 갈까 하는데 괜찮으세요?”

“그럼요!”

흔쾌히 강찬에게 답을 한 최종일의 아내가 빠르게 고개를 돌렸다.

“뭐 해? 얼른 모시고 나가.”

실없는 웃음이 나오는 장면이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좋아 보이기도 했다. 하는 일을 이해하고 강단 있게 지켜주는 아내가 있다는 것이 말이다.

이두희가 휠체어를 가져와서 다섯이 병원 뒤편으로 돌아가 주차장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언제 출발하십니까?”

“새벽에 갈 거야.”

“바쁘실 텐데…….”

“됐어. 그냥 얼굴 한번 보고 가고 싶었어.”

이렇게 모여 있으니까 작전 나갔던 일이 엊그제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안식구 성격이 장난이 아니던데?”

석강호가 짓궂게 웃자 최종일이 계면쩍게 웃었다.

“형수님, 606에서 굉장했었습니다.”

같은 특수팀 출신이란 이야기는 들었었다.

우희승이 무언가를 말하려다 최종일의 시선을 받고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 남의 아내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재촉하기는 또 좀 그렇다.

자연스럽게 화제가 바뀌어서 그때 부상의 정도를 묻거나 병원에서의 지원은 어떠냐는 등의 대화가 오갔다.

그때 강찬의 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어디냐? 통화 괜찮아?”]

전대극의 괄괄한 목소리를 듣자 웃음이 절로 나왔다.

“경찰 병원에 있어요.”

[“종일이 보러 갔구나? 언제 가?”]

“새벽에 갈 거 같아요.”

[“내일 새벽까지 근무인데 하루만 더 있다가 가면 안 되냐?”]

“금방 끝나고 올 건데요, 뭘. 다녀올게요.”

전대극은 워낙 아쉬운 음성이었다.

“실장님. 이번에 힘써 주신 것만도 충분히 감사합니다. 서운한 거 전혀 없으니까 정말 신경 쓰지 마세요.”

[“그래. 그렇게 생각한다니 고맙다. 가서 교육 잘 받고. 그렇게 배운 것들로 이 나라를 위해 힘써 다오.”]

“알겠습니다.”

어딘가 벽에 ‘애국심 강조기간’이라는 포스터가 주르륵 붙어있을 것만 같은 하루다.

전대극과 통화를 마친 강찬은 석강호와 둘이서 평소에 다니던 찜질방으로 향했다. 뜨거운 물에 몸 담그고, 스포츠 마사지 받고, 석강호가 바득바득 우겨서 얼굴에 팩도 했다.

“건물 분양은 순조롭게 되고 있소. 다음 주에 디아이도 넘어온다고 합디다.”

반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시간이 무지하게 빨리 흐르는 느낌이었다.

“벌써 한 달 지난 거요.”

‘아직 다섯 달이나 남았소.’처럼 들렸다.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그때 라노크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러고 보면 이 양반도 정말 잠 없다.

“예, 대사님.”

[“강찬 씨. 검찰은 국가정보원이 마무리한 것 같은데 다른 문제는 없습니까?”]

“예. 이대로 잘 끝난 것 같아요.”

[“그렇군요. 출발 준비는요?”]

“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럼 4시경에 논현역 3번 출구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사님.”

[“인사는 내가 해야지요. 유럽을 구해주었는데 그에 맞는 보상을 못 하는 것이 무척 미안합니다.”]

“그런 걸 바라고 했던 일이 아닙니다.”

라노크의 웃음소리와 함께 “강찬 씨다운 답이군요.” 하는 말이 있었다.

프랑스 말이다.

석강호는 알아듣지 못해서, 그리고 곁에 있던 몇몇은 궁금한 눈으로 강찬을 바라보고 있었다.

얼추 시간에 맞춰 백반을 먹은 다음 논현역으로 향했다. 들어가란다고 먼저 들어갈 석강호가 아니어서 강찬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여깄소.”

“뭐냐?”

20분쯤 시간이 남았는데 석강호는 핫초코를 두 잔 가지고 와서 강찬 앞에 놓아주었다.

“비행기 타면 바로 자야 할 거 아니오? 이게 따끈하게 한잔 마시면 잠도 잘 오고 피곤도 쉽게 풀리고 한답디다.”

“너 혹시 커피 마시면 잠 안 오고 그러냐?”

“그럴 리가 있소? 자기 전에 커피 한 잔 마셔줘야 잠이 푹 들고 그렇소.”

“그런데 왜 이런 걸 사와?”

“어허! 오늘은 그냥 드쇼. 이런 게 마음 아니오?”

둘이서 쓸데없는 소릴 지껄이며 킬킬거렸다.

“아! 다음 주가 애들 수능이요.”

“그래?”

김미영에게 찹쌀떡 사주기로 했던 게 떠올랐다.

“학교에서 기대 많이 하는 모양입디다.”

강찬은 시선만 주고서 석강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미영이가 수능 만점 받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였소.”

강찬과 석강호가 동시에 기가 막힌 웃음을 터트렸다.

수험생 중에서 시험을 가장 잘 본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그것도 그냥 1등이 아니라 나온 문제를 모두 맞춰서 만점을 받는 거다.

강찬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건 정말 차원이 다른 거다.

핫초코를 반쯤 마셨을 때 승합차가 길가에 멈춰 섰다.

“간다.”

“조심해서 다녀오쇼. 혹시 고기 생각나거든 지금처럼 훅 날아왔다가 가고 합시다.”

강찬이 피식 웃었고, 석강호가 히죽 웃었다.

이런 건 길게 끌면 힘들다.

강찬은 얼른 차에 올랐고, 바로 출발했다.

***

프랑스의 니아플르에 도착한 강찬은 다시 교육에 집중했다. 그리고 이틀 뒤에 이스라엘로 출발하게 되었다. 문제는 앞으로 2주간 전화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거였다.

강대경, 유혜숙, 그리고 석강호와 김형정, 심지어 미쉘에게까지 알려주면 그만인데 문제는 김미영이었다.

시험을 코앞에 두었는데 엉뚱한 소리를 하기도 그렇고.

강찬은 문자를 남기기로 했다.

[급한 일이 있어서 프랑스에 왔어. 2주 정도 연락이 안 될 거야. 시험 잘 볼 거라고 믿고, 끝나는 대로 전화할게.]

마음은 무거웠지만 그래도 느닷없이 연락이 안 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었다.

이스라엘에서의 교육은 보복에 관한 내용이 주로 있었다. 상대가 반항할 마음을 포기하게 하는 법, 거기에 억압을 받아들이는 단계와 그 방법까지.

강찬의 성격과는 맞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이스라엘이 그런 방식을 버리지는 않을 테니까 알아두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2주를 그렇게 지내는 만큼 교육생 간의 관계가 좀 더 친해진 느낌도 있었다.

2주 교육이 끝나고 다시 프랑스로 돌아온 다음 날이 일요일이었다. 이곳도 일요일은 쉰다.

강찬은 한국시간에 맞춰 가장 먼저 유혜숙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들!”]

연결음이 꼭 한번 울렸을 때 전화를 받은 유혜숙이 울 것 같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어머니. 무슨 일 있으세요?”

[“아들 목소리 들으니까 반가워서 그래.”]

이런 사랑이 있을까?

강찬은 마음이 포근해지는 느낌이었다.

필요한 것은 없는지, 몸은 건강한지를 수차례 확인한 후에야 강대경과 통화했다.

다음은 석강호, 김형정과 통화를 마쳤는데 당장 한국에 특별한 사안이 있지는 않았다.

통화를 끝낸 강찬은 김미영의 번호를 찾아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미영아. 시험 잘 봤어?”

[“너무해!”]

웃음이 나왔는데 소리를 낼 수는 없었다.

[“언제 와?”]

“생각보다 길어질 것 같아. 어쩌면 한 5개월은 더 있어야 할 것도 같고.”

[“그럼 학교는?”]

“일단 입학은 된 걸로 아는데 어쩌면 휴학하게 될지도 모르겠어.”

김미영은 잠시 답이 없었다.

서운하기도 할 거다.

[“방학 때 내가 프랑스 가도 돼?”]

그런데 뜻밖의 질문이 수화기에서 들려왔다.

“이곳 일정이 워낙 빡빡해서 시간이 어떨지 몰라. 혹시 비는 날이 있는지 알아볼게.”

[“전화는? 통화는 아무 때나 해도 되는 거야?”]

“여기 시간으로 일과 끝나고는 거의 될 거야. 혹시 안 될 때는 따로 일정이 있어서 그런 거니까 번호 확인하면 내가 나중에 전화할게.”

이런 애가 어떻게 시험 볼 때까지 전화 한 통 안 하고 견디고 있었을까? 확실히 공부 잘 하는 애들은 어딘가 무서운 구석이 있다.

[“나도 1년 휴학하는 거 알아볼게.”]

“벌써 합격한 걸 아는 거니?”

[“될 거 같아.”]

얘가 혹시 정말 만점을 받았나?

어쩐지 그랬을 것도 같았는데 묻지는 못했다.

“휴학은 좀 그렇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조금 천천히 생각해 보자.”

그 뒤로 대략 30분가량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시험 끝날 때까지 어떤 심정으로 기다렸는지, 보고 싶은데 서운하다는 투정도 부렸고, 반대로 건강은 어떤지 물어보았다.

[“그럼 내일부터 매일 전화해도 돼?”]

“그러지 말고 전화받을 수 있을 때 문자를 해. 그럼 내가 걸게. 그게 낫지?”

[“응!”]

저렇게 억양을 높여서 하는 대답을 들으면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진다.

***

다음 날부터 교육이 끝나면 꼭 김미영과 통화를 했다. 대략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였는데 솔직하게 삶에 위로와 활력이 되었다.

조잘조잘, 그날 있었던 일, 요즘 한국에서 문제 되는 사건, 어제 읽은 책, 그리고 은소연이 엄청난 스타가 되었다는 이야기 등등.

그리고 마지막은 보고 싶다는 나직한 소리로 끝이 났다. 얘도 누군가를 좋아하면 표시를 내지 않지만, 어지간히 우직한 스타일이구나 싶었다.

일주일이 지나서 다시 2주 동안 독일에 가게 되었다.

강찬은 전화를 통해 앞으로 2주 동안 연락이 되지 않을 거라고 알려주었다. 물론 김미영이 서운해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는데 의외로 투정이 심하지 않았다.

독일에서의 과정은 여론의 분열과 조장, 그리고 언론의 장악이 주된 과정이라 할 수 있었다.

저걸 믿는다고?

워낙 단순하고 무식한 방법들이어서 의심스러울 정도였는데 사례들을 보고 나자 그 효과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2주간의 교육이 끝나고 다시 니아플르로 돌아온 다음이다. 기다렸을 사람들과 통화를 마친 강찬은 전화기를 내려놓고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이 교육을 왜 하는 거지?’

강찬은 쉽게 답을 얻지 못했다.

물론 보통 사람들이 전혀 상상하지 못하는 곳에서 정보전이 벌어지고 심지어 총을 들고 맞서는 작전을 펼치는 것은 인정한다. 그런데 이렇게 여섯 나라의 사람들을 모아놓고 이 짓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떠올리면 답을 찾기 어려웠다.

서로 알고 지내자는 거?

이스라엘과 독일에서 더 알게 된 사람이라야 교관 몇 명과 음식을 준비해 준 직원이 전부다.

계산 없이는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 인간들이 이 교육을 통해서 얻으려고 하는 것.

다른 교육생들은 아예 생각을 않고 있는 눈치였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돌리자 프레드릭이 방으로 들어섰다.

“방해된 거 아니지?”

“앉아.”

이 새끼가 뭐 할 말이 있나?

프레드릭이 강찬의 맞은 편에서 역시나 거실 창을 향해 앉았다.

“영국에서 엄청난 활약을 했다고 하더군.”

강찬은 힐끔 시선만 주었다. 그런 일이 영원히 비밀로 남을 수는 없는 거다.

“미국도 그 사실을 대강은 짐작하고 있었지. 어쩌면 영국이 타켓으로 삼는 게 미국일 수도 있었으니까. 조직 검사를 통해 에너지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고.”

평소에 실실거리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는데 그런다고 강찬이 그런 것에 신경 쓸 사람은 아니다.

“하고 싶은 말이 뭐야?”

프레드릭이 고개를 돌려서 강찬을 보았다.

“담배 있어?”

이 개새끼를 확!

“내 방에서 가져올까?”

강찬이 고갯짓을 하자 프레드릭이 한쪽에 치워져 있던 담배와 재떨이를 들고 왔다.

찰칵.

불을 붙인 후, 담배 연기를 뿜어낸 프레드릭이 어렵게 입을 열었다.

“무슈 강. 라노크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 거야?”

강찬은 눈빛이 날카로워졌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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