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오브블랙필드-195화 (19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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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뜻대로 안 된다.

라노크와 다음날, 새벽 5시에 논현역 앞에서 만나 함께 움직이기로 했고, 변동사항이 있으면 통화하기로 했다.

오후 4시경이었다.

우습게도 석강호가 바로 떠올랐다.

다음은 강대경과 유혜숙, 그리고 김형정.

가장 먼저 연락을 해야 할 사람이?

전화를 꺼낸 강찬은 우선 강대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아버지, 찬이에요. 통화 괜찮으세요?”

[“그래, 무슨 일이냐?”]

“지금 프랑스 대사관에서 나오는 길인데요, 괜찮으시면 내일 출국할까 해서요.”

커다랗게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가 먼저 들렸다.

[“엄마가 많이 서운해할 텐데.”]

“죄송해요.”

[“결정이 난 거냐?”]

“요청이 있었어요. 하루쯤 늦출 수도 있겠지만, 갈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어서요.”

이번만큼은 내키지 않는지 강대경은 잠시 답이 없었다.

[“저녁은 같이 먹을 수 있겠니?”]

복잡한 감정이 담긴 채로 강대경의 질문이 들려왔다.

“예. 퇴근 시간에 맞추면 될까요?”

[“그건 아빠가 따로 전화하마. 그럼 되겠지?”]

“죄송합니다, 아버지.”

[“그래, 알았다. 이따 전화하마.”]

전화를 끊고 나자 참 엉뚱한 아들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은 감정이고, 일은 일이다.

강찬은 김형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일 출국할 거라는 사정 이야기를 하고 삼성동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럴 땐 그냥 우희승을 부르는 게 가장 편하다.

강찬은 무전기로 연락해서 우희승을 불렀고, 차를 타고 바로 삼성동으로 향했다.

마지막은 석강호다.

통화버튼을 누르자 벨이 서너 번 울린 다음 답이 있었다.

[“예.”]

“대사관에서 나왔는데 삼성동 사무실로 간다. 내일 출국할 것 같아.”

우희승이 힐끔 강찬을 보았다.

[“내일이요?”]

“그래.”

[“알았소. 삼성동으로 가면 되는 거요?”]

“응.”

전화를 끊자 이번에는 전대극, 김태진, 심지어 오광택까지 생각나는 얼굴들이 주르륵 있었다.

“내일 출국하십니까?”

“응. 그렇게 된 거 같은데?”

무언가 준비하고 있었나?

강찬은 창밖을 보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삼성동 김형정의 사무실에 들어서자 석강호가 이미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요?”

“라노크 대사가 요청한 일이야.”

석강호가 강찬을 보며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영국의 이야기는 일단 둘만 알고 있기로 해서 더 의논하기 어려운 거였다.

“실장님은 멀리 계시고, 김태진 그 친구는 바로 올 겁니다.”

김형정의 말이 있을 때 직원이 커피를 가져다주었다.

“팀장님. 대학 말인데요,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하고 휴학처리 해주실 수 있나요?”

“그건 안심하십시오. 정치외교학과 맞으신 거지요?”

“예.”

대답을 하면서 유혜숙과 김미영의 얼굴이 동시에 떠올랐다.

삐삐삐.

그때 신호음이 들렸다.

김형정이 바로 나가더니 김태진과 함께 들어왔다.

“어떻게 된 거야?”

석강호와 눈인사를 하면서 김태진이 던진 질문이었다.

“실장님과 해서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다들 벼르고 있었는데?”

서운한 감정이 잔뜩 올라와 있었는데 그런 모습이 싫지 않았다.

“필요한 것은 없어?”

“없어요.”

“하여간 종잡기가 어렵구만.”

말을 마친 김태진이 석강호를 슬쩍 보았다.

“쯧! 석 선생이 서운해서 어떡하나?”

“왜 이러십니까? 이참에 눈치 안 보고 왕 노릇 한번 해볼 겁니다. 가끔 모여서 술도 한 잔씩 하고 좋지요.”

“그럽시다, 석 선생. 우리끼리 좋은 곳도 좀 가고. 이 친구 출국하면 어째 조용해질 것 같으니까.”

서운하고 아쉬운 이야기를 하느니 지금처럼 말하는 게 낫다.

자리에 앉은 김태진은 재킷 안주머니에서 두툼한 봉투를 꺼냈다.

“이거 가지고 가서 경비로 써.”

“저 여유 있어요.”

“이건 그냥 성의야. 손 부끄러우니까 얼른 받아.”

김태진의 눈에 담긴 서운함을 보자 거절하기가 어려웠다.

“고맙습니다, 잘 쓸게요.”

“전화는 된다면서? 필요한 게 있으면 석 선생 통해서 알려주고 그래.”

“그럴게요.”

“떨어져 있으면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에게 부탁 못 하는 자질구레한 일들이 많아. 그런 건 주저하지 말고 내게 부탁해.”

유혜숙보다 말이 더 많을 줄은 정말 몰랐다.

강찬을 시작으로 석강호, 김형정이 웃고 나서야 김태진의 당부가 끝났다.

“저녁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부모님과 먹게 될 것 같아요.”

김형정이 고개를 끄덕였는데 역시나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는 얼굴이었다.

“왜들 이러세요? 6개월 뒤에 온다니까요?”

“저녁도 같이 먹고, 함께 술이라도 마시고 하면 좀 덜 서운할 텐데 별안간 내일 출발한다고 하니까 그래서 그런가 봅니다.”

김형정의 말이 있고,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강찬의 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찬아, 통화 괜찮니?”]

“예, 아버지.”

[“엄마랑 저녁 먹기로 했다. 저녁 시간에 맞춰서 아빠 회사 앞으로 와줄 수 있겠니?”]

“예. 그리 갈게요. 6시쯤이면 될까요?”

[“그래, 그럼 좋겠다.”]

“예, 이따 뵐게요.”

전화를 끊자 출국한다는 사실이 더욱 확실하게 느껴졌다.

“참! 강찬 씨, 이걸 가지고 가세요.”

김형정이 고개를 털어내며 작은 서류 봉투를 건넸다.

“이게 뭔가요?”

“지난번에 만들어드린 신분증과 같은 여권입니다. 아마 출입국 신고 없이 움직이실 것 같은데 혹시라도 CIQ를 통과하게 되시면 그 여권을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예, 그렇게 할게요.”

“출발 시간은 아직 안 나왔나요?”

“새벽 5시에 만나서 함께 가기로 했어요.”

“그럼 석 선생은 우리랑 같이 저녁 드십시다.”

“저야 좋지요.”

다들 아쉬운 감정들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 전 이만 일어나야겠어요.”

강찬이 일어나자 세 사람이 함께 일어섰다.

“조심해서 다녀오십시오.”

김형정이 굳은 얼굴로 강찬의 손을 잡았고,

“연락 안 하면 찾아갈 거야.”

툴툴대는 김태진의 손도 잡았다.

“저녁 먹고 전화할게.”

“알았소.”

마지막으로 석강호에게 말을 건넨 강찬은 지하주차장으로 향했다. 기다리던 우희승의 차를 타고 강대경의 사무실로 가는 길이었다.

“저, 이거 받으십시오.”

조수석에 앉은 우희승이 몸을 돌려 봉투를 건넸다.

“이게 뭐야?”

“대원들끼리 조금씩 걷었습니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지휘관에게 전하는 저희의 성의입니다.”

아프리카에서의 대원들에게서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감정이었다.

얼마 되지도 않는 월급일 거다.

죽음을 각오한 삶을 살면서도 넓은 아파트, 고급 승용차는 생각하지 못하는 삶들을 산다. 오죽하면 최성곤이 부상당한 대원의 집을 찾아가 금일봉을 전할까.

그런 놈들이 모은 돈이다.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

“고맙다고 전해줘.”

우희승이 씨익 웃으며 앞쪽으로 몸을 돌렸다.

이런 건 절대로 못 쓴다.

봉투를 만지면서 강찬은 대원들을 떠올렸다.

삼성동에서 강대경의 사무실은 시간으로 얼마 되지도 않는다.

곧바로 전시장 앞에 내렸는데 주변에 요원들이 깔려 있었다. 몸을 굳이 감출 것이 없는 게 이렇게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적에게 알려주는 것이 경호에는 더 효과가 있는 거다.

강유모터스 직원들을 보기 뭐해서 강찬은 전화를 꺼내 들었다.

[“왔니?”]

“예. 전시장 앞인데요, 올라갈까요?”

[“아니다. 바로 나가마.”]

전화를 끊고 채 5분이 되지 않아서 두 사람이 전시장에서 나왔다. 강대경은 억지로 웃는 얼굴이고, 유혜숙은 울 것 같은 얼굴이었다.

“어떻게 된 거야, 아들?”

“일정이 좀 당겨졌나 봐요. 죄송해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찬이 배고프다, 여보. 식당부터 가자.”

유혜숙이 고개를 끄덕이고 강찬의 팔을 안았다.

강대경이 간 곳은 전시장의 바로 뒤편에 있는 한우 전문점이었다.

식당에 앉았고, 등심을 주문했다.

“어머니. 대학은요,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하기로 했어요. 휴학처리 되니까 돌아와서 기본 공부 좀 하다가 내년에 복학할게요.”

무척 기뻐할 줄 알았던 유혜숙이 뜻밖에도 고개만 끄덕였다.

“아들, 먹어.”

그리고는 팔 없는 자식을 먹이는 것처럼 고기를 집어 입에 넣어주고 쌈을 싸서 넣어주느라 바빴다.

숨 막히게 먹었다.

그런데 말려줄 줄 알았던 강대경이 고기를 잘 구워서 유혜숙 앞에 놓는 것을 보고는 도저히 못 먹겠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한 점이라도 더 먹이고 싶은 거다.

대범한 척, 모두 이해하는 척했지만, 먼 길 떠나는 아들이 고기 한 점이라도 더 먹었으면 하는 것은 유혜숙과 다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정말 많이 먹었다.

강대경과 유혜숙이 인정할 만큼.

“어머니, 저 더 못 먹어요.”

강찬이 물러나자 강대경과 유혜숙은 그나마 만족한 얼굴이었다.

“두 분은 안 드세요?”

“너 먹는 것만 봐도 배불러. 밥은 어떻게 할래?”

강찬은 배를 내밀어서 보여주며 “정말 많이 먹었어요.” 하고 답을 했다.

“내일 몇 시 출발이니?”

“집에서 새벽 4시쯤 나가야 할 거예요. 대사관에서 차를 보낸대요.”

“그럼 오늘 밤늦게 가는 거랑 다른 게 없잖아? 아들, 필요한 짐은? 정말 아무것도 안 가지고 가도 되는 거야?”

“예. 교육이라 괜찮은가 봐요.”

강대경이 얼마나 다독여 놓았는지 억지로나마 유혜숙은 지금 모습을 받아들이려 애쓰고 있었다.

“같이 들어갈래?”

“인사할 사람들이 있어서 몇 분만 뵙고 들어갈게요.”

“그래. 너무 늦지 말고.”

강대경이 눈짓으로 유혜숙을 가리켰다.

식당에서 나와 두 사람이 출발하자 강찬은 사거리 커피 전문점으로 향했다.

먼저 소화제를 사 먹고, 커피를 주문해서 테라스에 앉았다.

새벽 5시 출발이다.

6개월이면 돌아오고 전화 통화도 할 수 있다고 하니 특별하게 멀리 떨어지는 느낌도 없었다. 더구나 그곳이 익숙한 프랑스라면 더더욱 말할 나위가 없었다.

강찬은 소화가 좀 되기를 기다렸다가 석강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디쇼?”]

“저녁 먹고 사거리 커피전문점이다.”

[“잠시만요.”]

왜 그러지? 강찬이 고개를 갸웃한 순간이었다.

[“실장님 모시고 바로 그리 가겠소.”]

하는 석강호의 말이 있었다.

20분쯤 지나서 전대극과 삼성동에서 인사를 마쳤던 세 사람이 다시 등장했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출발해?”

영국과의 일을 짐작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차를 시키고 앉아 이런저런 당부를 한 다음, 전대극과 김형정, 김태진이 먼저 일어섰다.

“건강한 얼굴로 돌아와.”

“다녀올게요.”

전대극이 강찬의 손을 꽉 잡아주고 돌아섰다.

김형정과 김태진도 다시 악수를 나누고 전대극의 뒤를 따라 나가서 강찬과 석강호 둘만 남게 되었다.

“이튼의 말이 사실이라고 하더라.”

“그럼 위험한 거 아니오?”

석강호가 주변을 둘러보며 말을 건넸다. 저녁 시간이 되자 테라스에 제법 사람들이 많았다.

강찬은 마지막에 라노크가 했던 말을 그대로 전해주었다.

“캬하! 그 양반이 은근히 매력 있네!”

“매력?”

“그렇잖소? 국가를 선택할 거냐? 아니면 좋아하는 사람을 선택할 거냐의 기로에 선 건데, 대장 같으면 어땠겠소?”

석강호의 말을 들으니 고개가 끄덕여지긴 했다.

“아무튼, 분위기가 심상치 않을 수도 있으니까 생각은 하고 있어.”

“특수팀 훈련에 같이 있을 거니까 여차하면 부르쇼.”

강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은 어떻게 갈 거요?”

“논현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새벽 5시.”

“그럼 4시쯤 나오쇼. 커피 한잔 때려주고 헤어집시다.”

강찬은 피식 웃으며 그러자고 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석강호까지 못 나오게 할 이유는 없었다.

“일찍 들어가쇼. 아, 참! 미영이한테는 말했소?”

“시험 망칠까 봐 말 못했다.”

“그건 또 그러네. 에효! 전화할 수 있다니까 나중에 알려주면 되지요. 일어납시다.”

석강호의 재촉에 강찬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둘이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고, 아파트 앞에서 헤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유혜숙이 현관 앞에 있었다.

“아들! 어떻게 벌써 들어와?”

늦게 들어올 줄 알았던지 무척이나 반가운 표정이었다.

간단하게 씻고, 거실에 앉아 함께 과일을 먹었다.

솔직하게 배가 꺼지지 않았지만, 과일 몇 쪽을 못 먹을 정도는 아니다.

“너무 힘들면 그냥 와도 돼, 아들. 아침 운동하는 것처럼 무리하지 말고.”

“그럴게요.”

3시간쯤 함께 있다가 방으로 들어왔다.

강찬은 책상과 컴퓨터를 손으로 쓸어보았다.

여기까지!

내일부터 주변 사람들을 제대로 지킬 수 있을 만큼 강한 사람이 되는 것, 그리고 다시 태어난 대가로 치러야 할지 모를 블랙헤드의 에너지에 대해서만 생각하기로 했다.

강찬은 침대에 누웠다.

잘 수 있을 때 잔다.

***

새벽 3시에 일어나 씻고 나왔을 때 강대경과 유혜숙은 거실에 있었다. 셔츠에 정장을 입고 방을 나서자 유혜숙이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어머니, 가서 전화 드릴게요.”

말도 못하고 입을 길게 늘인 유혜숙이 강찬을 안고 커다란 눈물만 뚝뚝 흘렸다.

유혜숙을 겨우 다독이고 났을 때였다.

“어디 아들을 제대로 한번 안아볼까?”

강대경이 강찬을 안고 등을 두드려주었다.

“조심해서 다녀와라.”

“예, 아버지.”

현관에서 신발을 신고 엘리베이터로 나섰는데 유혜숙이 따라 나왔다.

때앵.

“다녀올게요.”

“조심해.”

유혜숙을 한 번 더 다독인 강찬은 엘리베이터에 타고 버튼을 눌렀다.

“다녀오겠습니다.”

문이 닫힐 때 유혜숙은 입을 가렸다.

아파트 현관을 나온 강찬은 나직하게 숨을 들이켰다.

차가운 바람이 폐로 들어오자 감정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저런 부모를 두고는 절대로 용병은 되지 못할 거란 생각도 들었다.

입구로 나가자 우희승이 기다리고 있었다.

“잠은 안 자?”

“출국하시면 실컷 잘 겁니다.”

강찬이 뒷좌석에 우희승이 조수석에 올랐다.

논현역 앞의 커피 전문점의 테라스에 석강호가 앉아 있다가 강찬을 발견하고 몸을 일으켰다.

“커피요?”

“응.”

둘이서 한 테이블에 앉았고, 우희승과 이두희가 건너편 테이블에 앉았다.

“사고 치지 말고.”

“어허! 누굴 걱정해요? 거, 괜히 애들 너무 때리지 말고 적당히 양보도 좀 하고 그러쇼.”

둘이서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웠다.

갑자기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느낌이 들었다.

“있다가 없으면 더 지랄 같은 건 아쇼?”

강찬이 피식 웃는 것을 본 석강호가 히죽 웃고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빨리 오쇼.”

강찬이 고개를 끄덕일 때였다.

커피 전문점 앞으로 검은색 승합차 한 대와 승용차가 멈춰 섰다.

“간다.”

석강호는 이를 꽉 깨문 채 대답하지 못했다.

“다예.”

볼을 씰룩한 석강호가 강찬을 똑바로 보았다.

“갔다 올게.”

“알았소.”

강찬은 돌아서서 우희승과 이두희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드르륵.

강찬이 다가가자 승합차에서 내린 요원이 승용차의 문을 열어주었다.

새로운 싸움이 시작되는 거다.

“강찬 씨. 기분은 어떻습니까?”

“좋은데요?”

라노크가 특유의 미소를 지을 때 승용차가 출발했다.

그때까지 테라스에 서 있던 석강호의 시선이 승용차를 따라 천천히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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