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오브블랙필드-180화 (18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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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그러니까 달려.

휘이이이이잉.

북한에 들어서 있는 거다.

1시간을 움직여 숲이 끝나자 논과 밭 사이로 드문드문 나무가 자리한 풍광이 펼쳐졌다.

강찬은 빠르게 주변을 훑었다.

멀리 보이는 산까지 또 1시간쯤 걸린다.

철선을 자른 것이 언제 발견될지는 알 수가 없다.

바라기는 아침 점검인데 교대 시간에 철선을 점검한다면 바로 발견되는 거다.

강찬은 우선 ‘위대한 지도자’ 어쩌고 하는 글씨 옆에서 퉁퉁한 남자가 손을 뻗어 허공을 가리키는 커다란 선전판을 1차 목표로 삼았다.

저기까지 움직인 다음, 다시 뒤편의 나무 사이로 숨어들 생각이었다.

검지를 세워 1조를 지시한 다음 검지와 중지를 거꾸로 숙여 달리는 것처럼 교대로 움직였다.

다음은 왼손 검지를 거꾸로 세우고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그 뒤에 세웠다.

2조와 3조가 엄호를 하란 뜻이다.

시선을 맞춘 1조 대원들이 강찬의 주변에 대기했다.

철컥.

2조와 3조는 좌측과 우측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하나, 둘.

허리를 낮추고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게 이동한다.

습기를 머금은 논과 밭 사이의 길이다.

미끄럽기도 했고, 발에 달라붙기도 했다.

거리는 300m가량이다.

군장을 메고, 소총을 들었다.

거기에 허리를 구부린 채 빠르게 움직인다.

평소에 쌓은 처절한 훈련과 악착같은 근성이 없다면 이겨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질척거리는 바닥이 발을 붙잡는 느낌이었다.

“헉헉.”

결국, 거친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찰박. 찰박. 쩔걱. 쩔걱.

100m를 넘어서자 군장과 무기에서도 소리가 들렸다.

속도를 낮추던가 그렇지 않다면 무시하는 게 맞다.

강찬은 좌측과 우측을 빠르게 살피면서 그대로 나아갔다.

어둠이 짙을 때, 그리고 가장 깊게 잠이 든 시간을 놓칠 수는 없었다.

편의점이나 숙박업소가 없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멀리 TV에서 보았음 직한 오래된 주택 서너 채가 전부였다.

파바박.

선전판 뒤로 몸을 숨긴 강찬은 대원들의 위치를 지정해 주었다.

철컥. 철컥. 철컥.

둥그렇게 자리잡은 대원들이 맡은 지역을 향해 소총을 겨눴다.

치잇. “3조 이동.”

치잇. “알았습니다.”

강찬은 곽철호의 조를 먼저 이동시켰다.

이동 간에 문제가 생긴다면 강찬과 석강호가 양쪽에서 지켜주는 것이 현재론 최선이다.

훈련은 정말 잘 되어 있다.

그렇더라도 지켜보는 사람 입장에서 피가 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철벅. 철벅. 찰칵. 찰칵.

“헉헉. 헉헉.”

3조가 자리로 돌아왔다.

강찬은 곽철호에게 뒤편 경계를 지시했다.

다음은 다예루다.

강찬이 무전을 하기 위해 버튼을 누르는 순간이었다.

치이잇.

저 멀리에서 불빛이 보였다.

방향이 빠르게 이리저리 움직인다.

자동차나 자전거가 아니라 손전등의 움직임이었다.

치잇. “다예. 발각됐다. 그냥 달려!”

강찬은 아예 상체를 세우고 총을 겨냥했다.

촤박. 촤박. 촤박. 촤박. 쩔걱. 쩔걱.

석강호와 조원들이 빠르게 달려왔다.

“헉헉. 헉헉.”

멀리서 고함이 들리고, 불빛이 선전판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치잇. “다예! 앞에 보이는 산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 곽철호가 중간, 후미는 나와 1조가 맡는다.”

우르르. 촤박촤박.

강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석강호가 앞으로 달려나갔다.

이어서 곽철호와 2조가 강찬을 스치듯이 지나치며 달려나갔다.

불빛은 어느새 200m 앞에 있었다.

가늠 인원은 대략 6명?

“따라가!”

강찬의 외침에 조원들이 달렸다.

강찬은 선전판에 기댄 채로 불빛에 어른거리는 적의 형상을 겨눴다.

타아앙!

불꽃이 피어나면서 요란한 총소리에 정적이 찢겼다.

개새끼들이!

푸슝! 푸슝! 푸슝! 푸슝!

랜턴 세 개가 바닥으로 떨어져 땅을 비췄다.

타앙! 타아앙! 피잉! 핑!

푸슝! 푸슝!

두 번 불꽃이 피어나는 방향을 향해 강찬은 방아쇠를 잡아당겼다.

그러면서 알았다.

저 새끼들은 선전판을 향해 총을 쏘지 못한다.

아무리 밤이라도 강찬의 총에서 피어난 불꽃을 봤을 텐데 멀리서 달리는 앞조를 노리는 거다.

추격은 대충 막았다.

더 떨어지면 방법이 없어진다.

강찬은 몸을 돌려 빠르게 달렸다.

차박. 차박. 철컥. 철컥.

어둠을 뒤집어쓴 습기가 빠르게 달려들었다.

있는 힘껏 달리는 거다.

석강호와 곽철호 역시 죽을 힘을 다해 달리는 거라 자칫하면 정말 낙오하게 된다.

앞쪽에 대원들의 형체가 검게 보였다.

뒤편이나 주변 논밭 너머에서 불빛은 보이지 않았다.

“헉헉. 헉헉.”

조절이고 자시고 할 것 없다.

있는 힘껏! 달릴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달리는 게 중요했다.

2분쯤 달리자 1조 대원들의 바로 뒤를 달렸다.

“헉헉. 헉헉.”

거친 숨소리가 고스란히 들렸고,

철컥! 철컥! 철컥! 철컥!

군장과 소총이 요란하게 울었다.

5분쯤 지났다.

앞으로 5분이면 기동대가 국도를 막아설 거다.

가슴이, 몸이, 이건 너무 하는 거 아니냐고 반항해댔다.

그래도 죽는 거보단 낫다.

잡혀서 고문당하다가 죽여주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백번 나은 일이다.

2분쯤 달리고 나서다.

앞쪽에 달리던 대원들의 모습이 위로 불쑥 떠올랐다가 다시 아래로 푹 가라앉았다.

착착착착착.

바닥에 마른 흙이 밟히면서 달리기가 좀 더 수월했다.

국도였다.

달리는 곳보다 위쪽으로 국도가 있었다.

대원들과 강찬은 국도를 가로질러 산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렸다.

철컥. 철컥. 철컥. 철컥.

“허억! 허억!”

전력질주만 10분이 다 되어간다.

코를 꽉 틀어막은 것 같은 숨 막힘, 가슴이 찌그러진 것 같은 답답함, 허리가 끊어지는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

달렸다. 달리는 거다!

철퍼덕!

앞쪽에서 누군가 엎어졌다.

철퍽! 철퍼덕!

그리고 다리가 걸린 대원 둘이 연달아 엎어졌다.

“달려!”

이런다고 멈추면 다 죽는다.

누구라도 빨리 산으로 가서 엄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만들어야 했다.

콰악!

강찬은 걸려서 넘어진 대원 둘의 군장을 한꺼번에 당겼다.

“가! 빨리!”

헉헉대는 대원 둘이 앞으로 달렸다.

콰악!

강찬은 가장 먼저 넘어진 대원을 일으켰다.

씨발!

이를 악문 대원의 팔을 보며 강찬은 욕을 삼켰다.

소총에 걸렸는지 중지와 약지가 완전히 뒤로 젖혀 있었다.

“달려! 알았지? 너 때문에 다른 대원이 죽게 하지 마!”

“손가락을 꺾어 주십시오.”

대원의 눈을 본 강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른손으로 대원의 손목을 잡고 왼손으로 손가락을 잡았다.

멀리에서 불빛이 허공을 비췄다.

오르막길을 자동차가 달려오는 거다.

자그락!

강찬은 대원의 뒤집힌 손가락을 제 모습으로 꺾었다.

대원은 이를 악물고 눈을 부릅떴지만,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이리 줘!”

철커덕!

강찬은 대원의 소총을 어깨에 가로 걸었다.

그르르릉! 그르릉!

멀리서 엔진 소리가 들려왔고, 불빛이 좀 더 밝게 허공과 주변을 비췄다.

말이 필요 없다.

강찬은 대원과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허억! 허억! 허억! 허억!”

이대로 가자!

5분에서 10분이면 기차역을 통과하는 거다.

통천역에서 이곳까지 아무리 빨라도 20분에서 30분 거리다.

저 트럭만 피해서 산으로 들어가면 승산이 있는 거다.

야간에 걸어서 1시간이 안 되는 거리라 지금처럼 달린다면 20분 안쪽인 거다.

“허억! 허억!”

대원은 폐를 토할 것처럼 숨을 헐떡이면서도 잘 견디고 있었다.

휘청!

바닥이 푹 꺼지는 길이다.

콰아악!

강찬은 대원의 뒤를 잡고서 비틀거렸다.

넘어지면 죽는다.

여기서 멈추면 지금껏 잘 이겨내던 통증이 몰려오는 거다.

강찬이 버텨주는 것만큼 대원의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손가락의 통증이 삽시간에 달려들고, 터질 것 같이 힘든 폐가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꼬드기고 있을 거다.

“여기서 멈추면 넌 특수팀 아냐! 그러니까 달려!”

“끄으응!”

대원이 울음을 터트렸다.

촤박촤박. 촤박촤박.

그러면서도 달렸다.

“으윽! 으으윽!”

한계를 넘어선 대원이 신음을 내뱉었다.

둘이 달리는 거다.

앞쪽의 대원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더 빨리 달려야 한다.

자각. 자각. 자각. 자각.

바닥이 꺼진 이유를 알았다.

자갈이 깔린 철길이 있었다.

강찬과 대원은 철길을 가로질렀다.

휘청!

위로 올라가는 길에서 대원이 두 번째로 휘청였다.

콰아악!

강찬은 빠르게 대원의 군장을 잡았다.

철퍼덕! 철퍽!

그러나 앞으로 엎어진 대원을 이기지 못해서 함께 엎어지고 말았다.

“허억. 허억.”

강찬은 곧바로 일어섰다.

그리고 대원의 군장을 벗겼다.

“일어나, 개새끼야!”

대원의 오른손이 바람을 불어넣은 고무장갑처럼 부어 있었다.

처어억!

강찬은 대원의 군장을 등에 짊어지고 양쪽 어깨에 대각선으로 걸었다.

“허억. 허억. 최 장군이 널 보면 뭐라고 할 거 같으냐?”

“끄으응.”

“그래, 이 새끼야!”

둘이서 또 달렸다.

군장을 벗어서인지 최성곤의 이야기에 정신이 들어서인지 대원은 속도가 떨어지지 않았다.

목과 허리가 끊어지는 것 같았다.

철길을 건넌 거다.

5분이나 10분이면 된다.

실제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산이 보였다.

더럽게 높다.

대신 그만큼 의지가 됐다.

우우우웅. 우우우웅. 우우우웅. 우우우웅.

구형 사이렌 소리가 멀리서 들렸다.

‘늦었어! 개새끼들아!’

산으로 들어가면 승산이 있다.

씨발! 어떻게 된 게 단 한 번도 수월하게 넘어가는 작전이 없다.

“허억! 허억!”

한계가 느껴졌다.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등에 사람이 하나씩 더 올라타는 느낌이었다.

이럴 때면 죽음의 무게를 느낀다.

늦어지면, 그리고 그 사이 뒤에서 누군가 총을 갈기면 삶이 끝나는 거다.

악착같이 살았다.

외로운 놈들이 용병으로 온다.

그리고 그놈들이 가슴에 담기면서 사는 맛도 났다.

그런 놈들을 잃고 났을 때의 아픔은 늘 끔찍했다.

“헉헉! 헉헉!”

멈추거나 늦어지면 죽는다.

발을 뻗는 것이 죽을 것만큼이나 힘들지만, 멈출 수는 없는 거다.

탁탁!

앞쪽에서 소총의 머리를 손으로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다예루다.

엄호하고 있다는 의미이고, 방향을 잡으라는 뜻이다.

“끄응! 끄으응!”

개새끼!

저렇게 잘 달릴 거면서!

시커먼 산이 눈앞에 있었다.

나무, 그리고 위로 올라가는 등성이가 보였다.

대원들의 모습과 그들이 겨눈 총구도 있었다.

콰악!

강찬을 석강호가 급하게 안았다.

“허억! 위로! 위로 가!”

군장을 벗기는 것을 그대로 두었다.

처억!

석강호가 군장을 짊어졌다.

솔직히 저걸 계속 메고 산을 올라가기는 부담스럽다.

그래서 그대로 두었다.

따각! 푹!

손가락이 부러진 대원의 손에 몰핀을 꽂아 넣은 다음이다.

가파른 산의 등성이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위이이잉. 위이이잉. 위이이잉.

사이렌이 또렷하게 들렸고, 멀리서 제법 많은 불빛이 있었다.

철도를 차로 건너려고?

할 수 있으면 해 봐!

강찬은 이를 악물고 위로 올라갔다.

인생 별거 없는 거다.

대통령 비서실장, 국정원장과 짬뽕을 먹을 수도 있는 거고, 며칠 있다가 북한 땅을 달리기도 하는 거다.

자그락! 자각! 콰직!

“허억! 허억!”

몸뚱이가 미친 거냐며 곳곳에 통증을 뿌려댔다.

‘맘대로 해!’

허리가 끊어지든, 어깨가 빠지든, 살 거다.

여기 있는 놈들이 모두 살아서 돌아갈 때까지 싸우고 또 싸울 거다.

촤르륵! 촤아악!

잔돌이 구르고, 미끄러지는 대원이 나왔다.

산이라 그런지 더럽게 어둡다.

위장 크림을 처발라서 흰자위만 보인다.

그런 놈들이 헉헉거리며 산을 기어 올라가는 거다.

산 아래에 불빛이 다가왔다.

개새끼들, 숨 좀 찰 거다.

이제부터 누가 더 악착같은지의 싸움이다.

지겹도록 해본 싸움이다.

그리고 그런 싸움에서 한 번도 져본 적 없다.

“허억! 허억!”

대원들이 이미 한계를 넘어선 것은 안다.

그렇다고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다들 아는 거다.

그래서 부들거리는 다리로 가파른 바닥을 버티고, 긁히고 찢어진 손으로 넝쿨과 바위 결을 붙들어가며 올라가는 거다.

20분쯤을 올라간 다음이다.

아래는 보이지도 않고, 멀리서 자동차의 불빛과 더 멀리 고정된 불빛들이 보였다.

“정지!”

강찬의 말과 동시에 거친 호흡들이 터져 나왔다.

“잠깐 쉰다.”

털썩! 털썩!

여기저기서 주저앉는 소리가 들려왔다.

철컥!

강찬은 소총을 어깨에 걸고 바위에 왼쪽 다리를 얹은 자세로 아래쪽을 노려보았다.

철퍼덕!

석강호가 하나 더 메고 있던 군장을 집어 던지고 강찬의 곁으로 왔다.

“씨발, 하마터면 죽을 뻔했소.”

누가 들으면 남쪽 땅으로 귀환한 줄 알겠다.

강찬은 목이 타서 죽을 지경이었다.

“뒤로 돌아봐.”

석강호가 뒤로 돌았다.

손을 뻗어 석강호의 군장을 뒤진 강찬이 링커 팩처럼 생긴 물주머니를 꺼냈다.

벌컥. 벌컥.

물이 한없이 들어간다.

그렇다고 정말 그렇게 마시면 몸이 퍼진다.

“허우!”

강찬은 왼손으로 입을 닦으며 물주머니를 석강호에게 주었다.

꿀꺽. 꿀꺽.

“커후!”

사방이 정말 어둡다.

그사이 여기저기서 물을 마시는 소리가 들렸다.

석강호가 잠가서 건네준 물주머니를 강찬이 넣어주었다.

“다예. 앞을 맡아. 이 산을 타고 안으로 넘어갈 거다.”

“알았소.”

강찬과 비슷한 자세로 아래쪽을 경계하던 석강호가 쉬고 있는 대원들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눈으로 물었다.

“쟤는 내가 챙길 테니까 앞을 확실히 뚫어.”

“흐억. 흐억.”

거친 숨을 내쉬면서 정말 괜찮겠냐는 눈빛이었다.

강찬이 피식 웃자 석강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2조 선두, 3조, 그리고 1조가 후미를 맡는다. 출발해.”

철커덕! 짜그락!

곽철호가 손가락이 부러진 대원의 군장을 대신 멨다.

나쁘지 않다.

한번씩 돌아가면서 메면 된다.

그리고 손가락이 부러진 건 잘못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상태에서 여기까지 달려온 걸 칭찬받아야 하는 거다.

손가락이 부러진 대원이 복잡한 표정으로 다가서는 강찬을 보고 있었다.

“멋지게 달렸다.”

툭툭.

강찬이 헬멧을 두드려주고 걸으라고 턱짓을 했다.

강찬의 바로 앞이다.

대원들이 가장 안심하는 자리.

자박자박. 자그락. 자그락.

걷고 팔로 매달려가며 위로 올라간다.

경사가 심해서 그렇지, 이게 또 전진과 같다.

물을 마시고 났더니 몸이 한결 개운했다.

새벽 3시 30분쯤이었다.

캄캄한 하늘에 쏟아질 것처럼 별이 가득했다.

축축한 신발만 말릴 수 있다면 좀 더 빨리 움직일 것 같았다.

철커덕! 촤르르르!

바위 사이로 작은 돌들이 굴러 내려왔다.

누군가 휘청하면서 미끄러진 걸 거다.

거친 숨소리, 소총 움직이는 소리, 그리고 돌을 밟는 소리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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