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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오브블랙필드-170화 (17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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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우리는 괜찮아.

강찬은 곧바로 현관으로 움직였다.

적어도 국가정보원 요원이라면 적의 위협에 문을 열라고 하지는 않을 거다.

띠리릭.

문을 열자 김 대리란 직원이 서 있었고, 그 뒤로 정장 차림의 요원들이 입구와 계단에 가득했다.

“팀장님 지시사항입니다. 두 분을 근접 경호하겠습니다.”

이런 걸 일방적으로 거부할 수는 없다.

“옥상은?”

“아직 확보 못 했습니다. 우선 커튼을 쳐두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들어와.”

강찬의 말에 요원들이 들어섰다.

“안녕하세요?”

“어! 그래요!”

그나마 안면이 있어서 놀라움이 덜했지만, 강대경과 유혜숙은 토요일 밤 11시에 들이닥친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촤르륵! 촤아악!

바깥쪽 창을 살핀 요원 둘이 커튼을 치고 그 앞에 버티고 섰고, 여자 요원 둘이서 유혜숙에게 안방을 보여달라고 청했다. 창문을 통해 저격이 가능한지를 알아보고 싶은 모양이었다.

“팀장님이 통화를 원하십니다.”

김 대리가 전화를 건네주었다.

어수선하고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밖이 소란스럽더니 복도를 지키던 요원 한 명이 치킨을 들고 들어왔다.

놀라서 돌아갔을 배달부에게 미안했다.

안방에서 나온 유혜숙이 민망하고 놀란 얼굴로 강대경의 곁에 앉았다.

강찬은 그제야 통화 버튼을 눌렀다.

[“김형정입니다.”]

“팀장님. 무슨 일이세요?”

[“강찬 씨. 원장님이 피격당했고, 4차장이 총격으로 사망했습니다. 국가정보원의 정보가 빠져나간 바람에 강찬 씨 주변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빠르게 말을 쏟아내던 김형정이 마지막에 멈칫했다.

“뭔데요? 말씀하세요.”

[“아파트 외곽을 경계하던 요원으로부터 거수자 보고가 있었습니다. 불편하시겠지만 오늘은 요원들과 함께 계시거나, 호텔로 옮기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씨발, 위민국!

토요일에 치킨 한 마리 먹는 행복도 안 된다는 건가?

하마터면 욕을 뱉을 뻔해서 강찬은 이를 꽉 깨물었다.

[“강찬 씨. 부모님을 설득하셔서 호텔로 옮기세요. 정보가 어디까지 빠져나갔는지 모릅니다. 강찬 씨의 정보는 원장님과 저만 볼 수 있었는데, 부원장이 손을 대는 바람에 배신자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정보가 적의 손에 넘어갔을 수도 있습니다.”]

“석……!”

하마터면 강대경의 앞에서 석강호의 이름을 함부로 부를 뻔했다.

[“석 선생은 가족분들과 호텔로 옮겼습니다.”]

소파에 앉은 강대경과 유혜숙이 불안한 시선으로 강찬을 보고 있었다.

“제가 두 분께 말씀드려볼게요.”

전화를 끊은 강찬은 나직하게 한숨을 쉬며 소파에 앉았다.

커튼의 앞과 주방, 안방 앞에 요원들이 서 있어서 장면만 보면 강대경과 유혜숙을 협박하는 모양새였다.

“유라시아 철도 때문에 북한에서 테러를 계획했나 봐요. 저와 가까운 사람을 노려서 포기하게 하려고요.”

심장이 뛰고 있어서 강찬은 자꾸만 거실 커튼으로 시선을 주었다.

“여기 계셔도 좋지만, 요원들도 그렇고, 오늘은 호텔로 가시면 어떨까 싶어요.”

“너는? 너도 같이 가는 거냐?”

“그럼요. 저도 갈 거예요.”

“그래. 그럼 가자.”

몸을 떨고 있었지만, 유혜숙은 이전과 달리 견디려고 애쓰는 얼굴이었다.

“옷을 갈아입어도 되겠니?”

“적당한 옷을 싸 가시는 게 좋습니다.”

강대경의 질문에 대답은 김 대리가 대신했다.

여자 요원 한 명이 유혜숙을 따라 안방으로 들어갔다.

“저도 갈아입고 나올게요.”

강찬이 방으로 들어가 셔츠와 정장을 꺼냈을 때였다.

김 대리가 조용하게 방으로 들어섰다.

그는 품에서 권총과 탄창, 그리고 소음기를 건네주었다.

강찬은 권총을 오른쪽 허리 뒤편에 찼다.

두근두근. 두근두근.

빌어먹을 가슴이 계속해서 위험하다고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혹시 무전기 여분 있어?”

“있습니다. 받아서 방으로 가져오겠습니다.”

거실로 나갔던 김 대리가 무전기를 들고 왔다.

강찬은 왼쪽 귀에 이어 셋을 걸고 본체는 왼쪽 허리에 찼다.

재킷을 입어도 허리춤이 불룩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차는?”

“지하주차장에 승합차 두 대를 준비했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강찬이 거실로 나왔을 때, 유혜숙과 강대경은 바퀴 달린 중간 크기의 여행 가방을 들고 있었다.

분위기는 살벌했다.

강대경은 이겨내려 애쓰는 얼굴이었고, 유혜숙은 완전히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강찬은 소파로 가서 TV의 전원을 껐다.

“가실 수 있겠어요?”

“그래.”

강찬의 귀에 걸린 이어셋을 억지로 외면한 채 강대경이 답을 했다.

강찬이 눈짓을 하자 요원 한 명이 트렁크를 대신 들었다.

잠시 신발을 신었고,

치잇. “복도 상황 확인.”

치잇. “이상 없습니다.”

김 대리의 무전에 곧바로 답이 있었다.

두근두근. 두근두근.

심장이 방심하지 말라고 미친 것처럼 경고했다.

계단인가? 엘리베이터?

띠리릭.

현관문을 열자 계단의 위아래로 검은 복장의 요원들이 가득했다.

강대경과 유혜숙은 아예 얼이 빠진 얼굴이었다.

띠잉!

엘리베이터를 누른 요원과 시선이 마주쳤다.

“계단으로 가.”

강찬은 엘리베이터를 포기했다.

이렇게 심장이 뛸 때는 손톱만큼이라도 불안한 요소는 피하는 게 제일이다.

“계단이다! 움직여!”

김 대리의 말에 요원들이 강대경과 유혜숙을 감싸다시피 달려들었다.

위쪽 계단으로 2개 층, 아래로 2개 층, 위아래를 별도로 지키는 상황이다.

얼추 보아도 스무 명이 넘는 요원이 동원되었다.

“허어억! 허어억!”

긴장하고 놀란 유혜숙의 숨소리가 거칠게 나왔다.

조용한 계단을 꽉 채우는 걸음 소리가 사람을 더 긴장시키는 느낌이었다.

층마다 문이 있다.

먼저 내려간 요원들이 강대경과 유혜숙이 지날 때마다 그 층의 문을 막아섰다.

어떻게 내려왔는지 모른다.

쿠웅. 쿠웅. 쿠웅. 쿠웅.

지하로 내려오자 심장이 미칠 것처럼 뛰었다.

끼이이익!

“서둘러! 밖의 경계는?”

승합차 두 대가 달려왔고, 요원들이 강대경과 유혜숙을 완전히 감싼 채로 차로 다가갔다.

뭐지? 뭐가 문제인 거지?

숨이 콱 막히는 이 경고는 도대체 뭔 거야?

“승합차 경호는?”

“주차장 출구에 별도로 승용차 두 대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정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석강호도 호텔로 갔다고 들었고, 이렇게 출발하는 건데 여기에 더 뭐가 있다고?

쿠웅. 쿠웅. 쿠웅. 쿠웅.

그런데도 심장은 위협이 코앞에 있다고 마지막 경고를 전하고 있었다.

뭐지? 도대체 뭐가 남은 거지?

여기서 더 늦으면 돌이키지 못한다.

이렇게 심장이 뛰는 적도 별로 없다.

설마 가는 도중에?

강대경과 유혜숙이 차에 올랐을 때였다.

푸슝! 푸슝! 털썩! 털썩!

두 번의 총소리와 함께 요원 둘이 무너지듯 바닥으로 쓰러졌다.

“출발해!”

강찬은 악을 썼다.

아직 문이 안 닫혔다.

푸슝! 털썩! 푸슝! 파아악!

승합차를 감쌌던 요원이 쓰러졌고, 차에서 불꽃이 튀었다.

끼이익!

뒤에 있던 승합차가 급발진처럼 총알이 날아오는 곳을 막아섰다.

“출발하라고!”

부우웅! 끼이이익!

“아들!”

승합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강찬은 운전석 쪽의 문을 잡은 채로 차와 함께 달렸다.

어디서 또 뭐가 튀어나올지 모른다!

“문닫아!”

안에 탄 요원이 슬라이딩 도어를 닫았다.

오른쪽 정강이가 찢어지는 것처럼 아팠다.

그래도 멈출 수는 없었다.

푸슝! 티잉! 티잉! 티잉! 피잉! 피이잉!

절룩이는 걸 보면 강대경과 유혜숙의 가슴이 찢어질 것을 알지만, 절대로 차에서 떨어질 수는 없는 거다.

유리가 워낙 검어서 안이 보이지는 않지만, 유혜숙은 강찬을 보고 있을 거였다.

끼이익.

승합차가 방향을 틀자 아파트 바닥이 비명을 질러댔다.

부우웅.

출구를 향해 올라가는 길이다.

비상등을 켠 승용차, 그리고 그 주변에 서너 명의 요원이 있었다.

“바로 출발해!”

승용차 한 대가 출발했고, 승합차가 그 뒤를 따랐다.

아파트를 빠져나가는 자동차를 확인한 강찬은 그제야 시선을 돌렸다.

낮에 커피전문점으로 전화기를 가져왔던 요원을 비롯해 다섯 명가량이 승용차 옆에 서 있었다.

“아래가 위험해!”

“요원들에게 맡기고 얼른 피하시랍니다!”

지하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인상을 찌푸린 강찬이 지하주차장으로 향할 때였다.

치잇. “지하주차장은 제압했다. 반복한다. 지하주차장 제압했다. 모든 대원은 현 위치를 지켜라.”

무전기에서 다급한 연락이 있었다.

이런 걸로 거짓말할 일은 없는 거다.

호텔로 피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었다.

“김 팀장님께 전화 연결해줘.”

요원이 통화버튼을 누른 다음 전화기를 건네주었다.

[“김형정입니다.”]

“팀장님. 부모님은 호텔로 출발하셨고, 이곳에서 벌어졌던 총격전은 제압됐답니다. 그런데 감이 정말 안 좋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안전한 곳에 계신가요?”

[“강찬 씨. 그건 저도 알 수 없습니다. 일단 경호실에 비상령이 내렸으니까 전 실장님도 대비하고 계실 겁니다.”]

강찬은 이제야 조금이나마 안심이 되었다.

[“강찬 씨. 일단 호텔로 움직이세요. 그곳에 계시다가 상황을 보고 대처하는 게 좋습니다.”]

김형정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알겠습니다. 이곳에 있는 요원들과 움직일게요.”

전화를 끊은 강찬은 아파트 주변을 둘러본 다음, 요원들에게 우선은 호텔로 가자고 했다.

앞에 승용차, 그리고 강찬이 탄 승용차, 뒤로 별도의 승합차가 있었다.

위민국을 빨리 죽여버리는 게 지금으로선 가장 빠른 길이다. 중국의 통제조차 받지 않는 미치광이가 한국에 있는 거다.

혹시 라노크 대사를 또 노리건 아닐까?

그렇진 않을 거다.

적들도 이리저리 인원을 나누었을 텐데 라노크는 가뜩이나 납치된 이후로 경계를 단단히 하고 있는 참이다.

또 스미든이?

강찬은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삼성동으로 가.”

밤새 호텔에서 서성거릴 바에야 차라리 김형정과 함께 있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었다.

차는 방향을 바꿔서 삼성동으로 향했다.

자정이 넘어선 시간이라 길이 막히지는 않았다.

건물을 지키던 요원의 지시로 바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고, 다시 5층으로 올라갔다.

달칵.

문을 열어준 직원이 김형정의 방문도 열어주었다.

“어서 오세요.”

김형정은 서울 지도를 펼쳐놓고 있었다.

강찬이 자리에 앉았을 때였다.

벨이 울렸고, 김형정이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응. 수고했어. 잠깐만 기다려.”

김형정은 전화기를 내리고 강찬을 보았다.

“부모님께서 지금 호텔 객실에 도착하셨답니다. 전화받아보시겠습니까?”

“주세요.”

김형정이 “두 분 중 한 분 바꿔줘.” 하고 말을 한 뒤 전화기를 건네주었다.

“여보세요?”

[“아들!”]

유혜숙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넘어왔다.

“무사히 도착하신 거죠?”

[“우리는 괜찮아! 아들은? 괜찮은 거지? 어디야?”]

“전 요원들 건물에 와 있어요. 호텔보다 더 안전한 곳이에요. 경호 요원들이 머무는 건물이요.”

[“정말이지? 정말 그런 거지?”]

가슴이 뻑뻑할 정도로 긴장된 상태다.

유혜숙의 음성을 듣는데도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

“예. 괜찮아요. 그러니 걱정 마세요.”

한참을 다독여주고 나서야 유혜숙은 전화를 끊었다.

“석강호를 이리 오라고 해도 되나요?”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김형정이 다른 번호로 전화를 했고, 5분쯤 뒤에 함께 출발한다는 답이 있었다.

“오늘은 이걸로 끝난 모양입니다. 모두 6곳에서 피격이 있었고, 4차장 사망, 그리고 부상이 2명 있었습니다. 평소와 같은 경계를 했었는데 경호 요원들의 동선까지 모두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강찬은 김형정이 빨간색으로 표시해 놓은 지도를 살펴보았다.

“이 정도면 거의 게릴라전 수준인데요?”

“이렇게까지 도발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딘가에 베이스가 있을 거잖아요?”

“특수팀이 대부도의 화랑산으로 출발했습니다. 중국 정보국에서 알려준 정보입니다. 강찬 씨가 부상을 입은 데다, 합류할 시간이 없어서 먼저 출발했습니다.”

아쉽지만 모든 작전에 참여하겠다고 우길 수는 없는 일이다.

“아파트에서 발견했다는 거수자는요?”

“CCTV를 분석 중입니다. 강찬 씨의 정보는 우리와 했던 작전 수준에서 빠져나갔을 겁니다. 집, 부모님 근무처, 석강호 선생, 대략 그 정도입니다.”

강찬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은 심장이 두근거리지 않았다.

숨을 커다랗게 들이마셨고, 담배를 물었다.

찰칵.

막 불을 붙였을 때 문이 열리고 석강호가 들어왔다.

“어서 오세요. 가족분들이 많이 놀라셨지요?”

“지금은 괜찮습니다. 방이 워낙 고급인 데다, 룸서비스 잔뜩 시켜주고, 내일 맛있는 거 먹기로 해서 좀 나아졌습니다.”

강찬과 눈인사를 나눈 석강호가 자리에 앉아 담배를 꺼냈다.

“부모님은 괜찮으신 거요?”

“들었냐?”

“오는데 말해 줍디다.”

강찬은 통화했었다는 말을 해주었다.

“위민국 짓입니까?”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CCTV를 분석 중이니까 조만간 단서를 잡을 수 있을 겁니다.”

김형정이 의자에 기대고 한숨을 크게 내쉴 때였다.

“무슨 일이 있을 것 같소?”

석강호는 강찬의 눈빛과 표정을 알아챈 모양이었다.

“감이 정말 안 좋다.”

“흐음! 뭐가 또 있을까?”

석강호의 혼잣말을 들은 김형정이 몸을 일으켰다.

“강찬 씨의 짐작이 그렇다면 방심할 순 없는데 국가정보원 간부급 이상은 전부 이중 경호 중이고, 두 분 가족분들은 호텔로 옮긴 데다 대통령 경호실도 초비상입니다. 현재로는 짐작 갈 만한 곳이 없습니다.”

강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작전을 지휘하는 것이 아니라서 할 만한 일도 없었다.

“혹시 부모님이 습격당하셔서 그런 거 아니오?

“글쎄. 지금은 정말 모르겠다.”

오른쪽 정강이의 상처가 맥박이 뛰는 리듬을 맞춘 것처럼 규칙적으로 욱신거렸다.

띠리리리. 띠리리리. 띠리리리.

“김형정입니다. 예! 예!”

책상에 놓인 전화를 팔을 뻗어 받은 김형정이 바퀴 달린 의자를 책상 쪽으로 움직였다.

“고생했습니다.”

수화기를 내려놓는 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다.

“화랑산에서는 발견한 것이 없답니다. 주변을 3공수가 더 수색하기로 하고 철수한답니다.”

“그렇다면 서울 어딘가에 있다는 말이네요? 중국 쪽에서 인원은 파악 못 했답니까?”

“그런 정보는 없었습니다.”

“골치 아프네.”

내용을 짐작한 석강호가 투덜거리며 강찬의 커피를 빈 컵에 반쯤 부었다.

시간은 벌써 12시를 훌쩍 넘겨서 새벽 1시가 가까웠다.

미치지 않은 다음에야 이 시간에 게릴라가 설칠 일은 없을 거다. 대신 일요일부터는 다들 살얼음판 위에 서 있는 것처럼 긴장을 풀기 어렵다.

강찬은 책상에 놓인 지도를 노려보았다.

뭔가 남은 거 같은 찜찜함을 털어내기가 어려웠다.

이 밤에 대통령이 길거리를 혼자 배회하지도 않을 거고, 토요일, 아니 자정이 넘었으니 일요일 새벽 한 시에 도대체 누가 위험한 거냔 말이다.

얼굴을 손으로 문댄 강찬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띠리리리. 띠리리리. 띠리리리.

그때 책상 위의 전화가 또 울렸다.

“김형정입니다.”

전화를 받은 김형정이 빠르게 강찬을 보았다.

“고생들 했다.”

수화기를 내려놓은 김형정이 침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지하실에서 총을 맞은 요원 중 세 명이 사망했답니다. 적 두 명은 현장에서 사살했고, 현재 맞은 편 옥상을 수색 중이랍니다.”

강찬은 이를 꽉 깨물었다.

위민국, 이 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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