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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어딜 빠져나가려고?
삼성동 사무실을 나온 강찬은 곧바로 라노크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찬 씨.”]
라노크의 음성이 착 가라앉아 있었다.
“대사님. 혹시 잠깐 뵐 수 있을까요?”
[“오늘은 곤란합니다. 이동 중인 데다 일정이 언제 끝날지 알기 어렵습니다. 급한 일이라면 전화로 의논해도 됩니다.”]
“그 정도는 아니구요, 그럼 내일 시간 되실 때 전화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하지요.”]
바쁘게 사는 사람들 천지다.
“만나기로 한 거요?”
프랑스어를 제대로 못 알아듣는 석강호가 신호를 보며 질문을 던졌다. 여차하면 방향을 바꿀 자세였다.
“내일 통화하기로 했다. 바쁜 모양인데?”
“저녁 어떻게 할 거요?”
“오늘은 일찍 들어가자.”
또 고기를 먹기도 그렇고, 밖에서 먹는 음식에 질리기도 해서 강찬은 집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그럼 나는 모처럼 마누라와 고기나 구워 먹을까?”
풀썩 웃음이 났지만, 먹고 탈이 나거나 살이 찌는 것도 아니어서 강찬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파트 앞에 도착한 시간은 대략 5시쯤이었다.
강찬은 느긋하게 걸어서 집에 들어갔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일주일이 무척이나 어수선하게 지나갔다.
프랑스에서의 작전, 라노크의 구출, 그런데도 아직 허하수를 잡아야 하는 일이 남았다.
웅웅웅.
강찬은 전화기를 힐끔 보았다.
[축제 도와줘서 고마워.]
김미영의 문자였다.
그냥 웃음이 나왔다.
전화를 걸어볼까?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그런데 또 벨이 울렸다.
김미영인가 싶었던 강찬은 고개를 갸웃하며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강찬 씨. 통화 괜찮아요?”]
“예. 어쩐 일이세요?”
유헌우가 먼저 전화할 일이 뭐가 있지?
또 피를 달라는 건 아닐 테고?
[“검사 결과를 받았습니다.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나왔어요.”]
“그래요?”
이건 정말 이상하다.
라노크가 조직검사를 의뢰한 적이 있냐고 물어볼 정도의 일인데 결과는 아무 이상이 없다니.
[“걱정할까 봐 전화했어요. 언제 지나가는 길에 한번 들르세요. 안 다쳐서 좋긴 한데 병원 수입이 확 줄어서 서운합니다.”]
하여간 이 능구렁이도 말로는 이길 방법이 없다.
통화를 끝낸 강찬은 이것도 미국 정보국에서 무언가 손을 쓴 거라고 생각했다.
무서운 세상이다.
마음만 먹으면 검사기록도, 사망기록도 다 바꿀 수 있는 놈들이 나라마다 있는 세상.
아무튼, 허하수 문제만 해결하면 눈앞의 일들은 일단락된다. 국회의장이라서 중국과의 공조에 군사기밀을 빼돌렸다는 증거가 필요하긴 하지만, 양범이 있고, 자비에도 있어서 그다지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개새끼. 아무것도 모르고 기분 들떠 있겠는데?’
강찬은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
황기현은 한남동의 안가에서 허하수와 마주앉았다.
“내일 국무총리를 교체해 주시오.”
“각하께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약 내일까지 고건우 총리가 사임하지 않으면 중국에서 모종의 조치가 있으리라는 것을 분명하게 밝혀둡니다.”
“알겠습니다.”
허허수는 황기현을 향해 불만스럽게 입술을 내밀었다.
“사과를 끝내 안 했다고 들었소. 국무총리의 교체는 단순히 시간을 끄는 의미 외에는 아무것도 얻는 것이 없소. 그러니 그 학생이 다시 중국대사관에 가서 사과를 하는 것이 좋을 거요.”
“의논하겠습니다.”
“그럼 나는 다른 일이 있어서 일어나야겠소.”
“함께 일어나면 되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허하수는 끝내 황기현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
모처럼 집에서 먹는 저녁이다.
강찬이 있는 것을 안 유혜숙이 삼겹살을 사오는 바람에 결국 고기를 먹게 되었다.
“아들. 많이 먹어. 요즘 고기 한번 제대로 못 해줬잖아.”
“저 밖에서 잘 먹고 다녀요.”
“얼굴이 쑥 빠졌는데 뭘.”
“그래, 괜히 김밥이나 이런 것만 먹지 말고, 이틀에 한 번은 고기도 먹고 그래라.”
“예, 그럴게요.”
석강호 덕분에 매일 물리도록 고기를 먹는다는 말을 하기는 그렇다.
식탁 한쪽에서 바로 굽는 삼겹살, 상추, 깻잎, 김치, 그리고 유혜숙이 가장 자주 내놓는 콩나물 무침.
밖에서 먹는 것과 비할 바가 아닌 거다.
배부르고 맛있게 저녁 식사를 마쳤다.
유혜숙이 설거지와 뒷정리를 마치는 동안 강찬은 차를 탔다.
“아들, 엄마 다음 주부터는 사무실 안 나가도 돼.”
손을 매만지며 거실로 나온 유혜숙이 기쁜 표정으로 말을 건넸다.
“왜요?”
“수입금하고 지원비가 같아져서 한 달에 한두 번만 봐도 충분하거든.”
“집에만 계시면 심심하지 않으세요?”
“아니야.”
유혜숙이 웃으며 거실을 둘러보았다.
“그동안 소홀했더니 청소도 그렇고, 빨래도 그렇고. 할 일이 없는데 굳이 나가서 사무실에 있을 필요는 없잖아. 나머지는 여직원이 다 알아서 할 거야.”
누가 뭐래도 재단 일은 유혜숙이 판단하는 거다.
강찬은 고개만 끄덕였다.
“그런데 아들, 학교는 어떻게 되는 거니?”
“예?”
유혜숙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강찬을 보았다.
“특례입학, 그거 어떻게 진행되는 건지 궁금해서. 혹시 그것도 접수 시한이 있는데 모르고 있는 건 아닌가 걱정되기도 하고.”
“생각 못 했어요. 내일 알아볼게요.”
솔직히 생각도 않고 있던 이야기다.
강찬은 우선 시간을 벌었다.
그 뒤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방으로 향한 강찬은 오랜만에 책상에 앉아서 컴퓨터를 켰다.
드라마 반응을 살피고 싶어서였다.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바탕화면이 제대로 자리 잡기 전이다.
‘누구지?’
모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강찬 씨. 양범입니다.”
무척이나 급한 음성이었다.
“예. 어쩐 일이세요?”
“본국의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허하수도 지금쯤 상황을 충분히 알고 있을 겁니다. 저는 일단 몸을 피합니다. 라노크 대사가 연락이 되질 않아서 우선 강찬 씨에게 전합니다. ”
이게 지금 뭐라는 소리지?
“강찬 씨. 북한의 특수군이 넘어올 수 있습니다. 그럼 또 연락하겠습니다.”
전화가 끊겼다.
모니터의 화면이 완벽하게 자리를 잡고 대기하고 있었지만, 강찬은 마우스를 움직이지 못했다.
삼겹살 잘 먹었고, 대학에 가는 문제를 고민할 정도로 느낌이 없었는데?
북한 특수군?
모니터 구석에 9시 26분이란 시간이 떠 있었다.
***
허하수는 삼청동 자택의 거실에서 허상수, 허창선과 마주앉아 있었다.
“내일 국무총리 자리를 넘겨주지 않으면 바로 후속 조치가 있을 거다. 나를 대하는 꼴이 중국의 변화를 모르고 있는 것 같던데?”
“정보를 최대한 감추고 있습니다.”
허창선이 빠르게 답을 했다.
“이참에 국정원장까지만 교체해도 이 싸움은 이긴다. 들어오기로 했던 손님들은?”
“내일 오전에 도착 예정입니다.”
“국무총리만 차지해도 반은 성공이다. 너는 내일 출국해서 그분들께 우리 뜻을 확고하게 전해라.”
“예.”
허상수는 형이 아니라 수장을 대하듯 허하수에게 고개를 숙였다.
“사욕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를 위하는 일이다. 미국은 너무 멀리 있어. 이제는 중국이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렇다고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도록 주의를 게을리하지 마라.”
***
“자네가 이곳까지 올 정도의 일이 뭐가 있을까?”
정장을 차려입은 바실리가 막사의 중앙 소파로 라노크를 안내했다.
“보드카?”
“나쁘지 않겠군.”
블라디보스톡의 러시아 공군기지 막사다.
라노크는 기다란 다리를 꼬고 앉아 소파에 등을 기댔다.
“자, 시가! 그리고.”
시가가 가득 든 상자를 밀어준 바실리가 볼이 넓은 잔에 보드카를 부어주었다.
라노크는 시가에 먼저 손을 뻗었다.
찰칵.
“후우!”
그리고는 허공에 연기를 뱉어냈다.
“쉬커를 죽인 걸로 이 먼 길을 오지는 않았을 거고, 내가 보고 싶어서 온 것은 더더욱 아닐 테고.”
얇은 입술을 움직여 말을 뱉은 바실리가 흥미롭다는 시선으로 답을 기다렸다.
“정산을 서둘렀으면 한다, 바실리. 서로들 너무 엉켜 있어. 그리고 중국이 심상치 않다.”
바실리의 눈빛이 삽시간에 달라졌다.
“적당히 하자, 라노크. 지금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중국을 더 이상 자극하는 건 좋지 않다.”
“허하수가 국무총리를 바꾸려 할 거다. 다음은 당연하게 대통령을 암살하겠지.”
바실리는 나직하게 숨을 뱉어냈다.
“중국이 한국을 먹고 싶어하는 거야 모르는 사람이 없던 일이다. 지금 대통령이 틀어막지만 않았다면 합법적으로 한국의 땅 절반은 사들이고도 남았어.”
바실리는 못마땅한 기색을 눈 끝과 입술로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원하는 게 뭐야?”
“핵무기.”
“정말 원하는 것을 말해.”
“한국의 러시아 유전 개발권.”
바실리가 앞에 놓인 보드카를 단숨에 들이켰다.
“후우! 진심으로 중국이 자네를 암살해 주었으면 싶다.”
라노크가 강찬처럼 피식 웃었다.
“기분 나쁜 것만 골라가며 배우는군.”
“한편이어서 그런지 나쁘게 보이지 않던데?”
바실리가 라노크의 눈을 똑바로 들여다보았다.
”그만 돌아가.“
“그러지.”
라노크가 시가를 재떨이에 얹고 몸을 일으켰다.
***
[“강찬 씨. 분명하게 지금 한 이야기가 사실입니까?”]
“예.”
대꾸할 가치도 없는 질문이었지만, 강찬은 확실하게 답을 해주었다.
[“중국 쪽에서 아무런 정보가 없었습니다.”]
“팀장님. 제가 들은 대로 말씀드린 겁니다.”
[“알겠습니다. 우선 보고하고 변동 사항이 있으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김형정이 빠르게 전화를 끊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그건 그렇고, 북한 특수군은 왜 또 넘어온다는 거지?
짐작 가는 것은 하나밖에 없다.
발표회장에서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함께 노렸던 이유, 국무총리가 교체되고 난 이후에 문재현이 없어지면 모든 것이 허하수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거다.
그런데 아무리 그렇더라도 대통령을 이런 식으로 노릴 수 있을까?
유니콘 발표회장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통령의 집무실에 뛰어들 것도 아니다.
강찬은 잠시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겨 있다가 다시 전화기를 들어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밤에 웬일이야?”]
이 양반은 목소리 하나는 참 걸걸하다.
“실장님. 통화 괜찮으세요?”
[“상관없어. 무슨 일인데 그래?”]
“북한 특수군이 넘어오면 대통령 암살이 가능한가요?”
[“뭐? 지금 뭐라고 했어? 북한 특수군?”]
“예. 전처럼 지대공 미사일을 쏠 각오로 달려들면 암살에 성공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나요?”
[“왜 그러는데? 정보가 있어서 그래?”]
“아직은요. 혼자 이런저런 생각 하다가 전화 드렸어요. 이래 버릇해야 나중에 안부 전화도 하죠.”
[“흐음.”]
전화기를 통해 커다란 한숨이 먼저 들려왔다.
[“장소에 따라 다르지만, 비공식 외부 행사 때라면 가능성이 30% 정도 되지.”]
“국가정보원에서 대통령의 일정을 먼저 알 수 있나요?”
[“그건 행사에 따라 달라. 수일 전부터 확정된 일정의 경우는 가능하지만, 그 외 일정은 경호실에서만 알 수 있지. 대신 사전에 확정된 일정은 경호실에서 그만큼 대비를 할 수 있어서 그만큼 더 안전하다.”]
전대극의 말을 듣자 혹시 목표가 문재현이 아니라 다른 사람인가 싶었다.
퍼뜩.
강찬은 갑자기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실장님. 경호실에 허 씨 성을 가진 직원이 있어요?”
[“허 씨? 근접 경호 직원이 50명인데 그중에는 없다.”]
그렇다면 그것도 아니고.
차라리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정말 무슨 일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일인데 혹시나 싶어서 그래요.”
[“그런 첩보를 듣기는 들은 거구나!”]
이런 건 차라리 좀 더 조심하는 게 낫다.
강찬은 어느 정도는 솔직하기로 했다.
“예. 사실은 그런 내용을 전해 들었어요. 올지 모른다 정도요. 확인되지도 않았고, 김 팀장님도 전혀 모르는 내용이어서 혼자 고민하다가 전화 드린 거예요.”
[“누가? 누가 그런 소릴 했어?”]
“국가정보원에서도 아직 신상이 파악되지 않은 사람이구요, 지금은 연락도 안 돼요.”
[“그래도 확실히 그런 정보를 들었다는 거지?”]
“예.”
입맛을 다시는 소리와 한숨 소리가 섞여서 들렸다.
[“알았다. 경계를 좀 더 강화시키고, 따로 전화하마.”]
“그러세요.”
전화를 끊고 나자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이럴 땐 이쪽도 특수팀 비상 걸고 북한의 최고 요인 암살 계획을 세우는 게 최고인데…….
아서라.
강찬은 바로 고개를 흔들었다.
대원들에게 죽음을 강요하는 일이다.
웅웅웅.
[자?]
그때 순간을 파고드는 것처럼 김미영에게서 문자가 왔다. 오후에 보냈던 문자에 답을 하지 않아서 서운할 수도 있겠다.
강찬은 통화버튼을 눌렀다.
[“응!”]
“학원 끝났어?”
[“응! 지금 집에 가는 길이야.”]
하아! 어떻게 하지?
아차 하면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는데 김미영을 만나도 되나?
[“낮에 보낸 문자 봤어?”]
“응. 그때 일이 좀 있어서 답 못했어. 잠깐 볼 수 있어?”
[“지금도 일 있는 거 아냐?”]
“집인데 뭘. 나가 있을게, 잠깐 보자.”
[“응! 빨리 갈게.”]
강찬은 적당한 카디건을 걸치고 방을 나섰다.
강대경과 유혜숙은 자는 모양이어서 가능한 한 소리가 나지 않게 집을 나섰다.
아파트를 나와 벤치에 앉자 서늘한 바람이 느껴졌다.
아파트 입구를 보던 강찬은 고개를 갸웃했다.
김미영이다. 김미영이 맞다.
그런데 불과 며칠 사이에 또 바뀌었다.
밤에 멀리 있는 모습을 봐서 그런가?
강찬을 본 김미영이 빠르게 달려왔다.
“힘들겠다.”
“아냐.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어.”
가쁜 숨을 쉬면서도 커다란 눈이 초롱초롱하게 강찬을 향해 있었다. 코가 좀 더 오뚝해진 느낌이고, 턱과 볼의 윤곽이 분명해져 보였다.
“배는 안 고파?”
“집에 가면 샌드위치 먹어.”
“잠깐 앉을래?”
“계속 앉아 있어서 그런데 조금 걸으면 안 돼?”
“그래, 그럼 걷자. 가방 이리 줘.”
강찬은 김미영의 가방을 받아 어깨에 메고 아파트 입구를 빠져나왔다.
“축제 도와준 거 고마워.”
강찬은 풀썩 웃으며 김미영을 보았다.
“가끔은 학교 와서 점심 먹으면 안 돼?”
“점심을?”
“응! 같이 밥도 먹고 싶고, 보고 싶기도 하니까 가끔은 그런 생각해. 혹시 낮에 혼자 있을 때면 학교에 와서 같이 밥 먹으면 좋지 않을까 하고.”
그럴 수가 있을까?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갔다가 다른 일이 생기면 곤란하다.
거기에 학교에 가서 달랑 밥만 먹고 오는 것도 우습고.
“프랑스 문화원은 매일 가는 거야?”
얘한테 제대로 말하지 않았나?
“아니. 그런 건 아냐.”
“거긴 뭐 입고 가?”
“음. 그냥 편한 대로.”
“그럼 나중에 지난번에 TV 나왔을 때처럼 양복 입고 점심 먹으러 와 주라.”
김미영이 꿈꾸는 것처럼 강찬을 보았다.
그냥 둘이서 프랑스로 유학 갈까?
그렇게 하면 이런저런 복잡한 일에서 떨어져 재미있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까?
김미영이 왜 그러냐는 투로 눈을 커다랗게 뜨고는 강찬을 들여다보았다.
불빛이 담긴 김미영의 눈을 보자 프랑스의 작전 때 품었던 감정이 피어올랐다.
그리고 강찬은 처음으로 김미영과 입을 맞추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