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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 보고 배운다.
옷을 갈아입었지만, 강찬은 방을 나서지 못했다.
독기가 잔뜩 오른 눈빛을 강대경과 유혜숙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아들!”
아니나 다를까, 유혜숙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저 옷 갈아입어요!”
“그래! 그럼 다녀올게. 아들도 조심해!”
“다녀오마!”
어딜 가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묻지 않는다.
이제 고등학생인 아들에게 다른 부모들이 길을 조심해 건너란 것과는 다른 의미로 조심하란 인사를 남긴다.
행복해 질 거다.
우선 라노크를 구한 다음, 다시는 주변 사람에게 손대지 못할 만큼 무시무시한 인간이 되어서라도 행복해 질 거다.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자 강찬은 바로 전화를 들었다.
라노크의 위치를 파악하려는 거다.
그런데 어플에 라노크의 위치는 잡히지 않았다.
뭐가 문제인 거지?
쯧!
짜증을 털어낸 강찬은 석강호에게 먼저 전화했고, 다음으로 최종일에게 연락했다.
5분쯤 지났을 때였다.
[“두 분이 지금 막 아파트를 빠져나가셨습니다.”]
어플을 통해 최종일의 보고가 있었다.
강찬은 서둘러 집을 나섰다.
아파트 입구에 석강호와 최종일이 차를 두고 대기하고 있었다.
“최종일. 프랑스 대사관으로 갈 거야.”
“알겠습니다.”
강찬이 석강호의 차에 올라타자 차가 출발했다.
“무슨 일이요?”
“라노크 대사가 납치됐단다.”
“예에?”
석강호가 놀란 눈으로 강찬을 보았다가 얼른 앞으로 시선을 주었다.
“아니! 그 양반을 어떻게 납치하지? 경계가 보통이 아닌데? 경호 요원 놈들은 뭘 했답니까?”
“자세한 건 가서 들어봐야 알겠다. 안느가 울면서 전화했더라.”
석강호는 이해하기 어려운 얼굴이었다.
출근 시간대라 시간이 제법 걸렸지만, 최대한 서둘러 대사관에 도착했다.
강찬을 확인한 요원이 문을 열어주며 최종일 차를 날카롭게 보았다.
“들어오게 해. 내가 데려왔어.”
“알겠습니다, 무슈 강.”
강찬과 석강호, 그리고 최종일 일행이 모두 라노크의 집무실로 올라갔다.
“차니!”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안느가 불편한 걸음으로 강찬을 향해 다가왔다.
“괜찮아, 안느. 괜찮을 거야. 강한 분이시잖아.”
안느를 안고 다독인 강찬은 집무실을 둘러보았다.
요원, 그리고 보좌관은 있는데 역시 루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강찬은 안느를 다독여 탁자에 앉게 하고 그 맞은편에 앉았다.
“어떻게 된 거야?”
안느가 보좌관을 보았다.
“라파엘입니다, 무슈 강. 서울호텔에서 중국대사, 한국의 국회의장과 조찬을 마치시고, 잠시 밀담을 나누시겠다고 하신 이후로 연락이 끊겼습니다.”
“국회의장? 허하수?”
“그렇습니다, 무슈 강.”
“그 새…, 그놈이 언제 한국에 들어왔지?”
“무슈 강이 작전 나갔을 때 들어왔습니다.”
쥐새끼!
강찬은 이를 악물었다.
“호텔이라면서? 그런데 못 찾는다는 게 말이 돼?”
“무슈 강, 실종신고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공식적인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전에 대사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으셔서.”
“무슨 말인데?”
강찬이 탁자에 놓인 담배를 집는 동안 라파엘이 빠르게 안느를 보았다.
“이런 일이 생긴다면 그 뒤로 한국 대사관의 모든 직원은 무슈 강의 지휘를 받으라고 말씀하셨었습니다. 무슈 강에게 먼저 보고하고 어떤 결정을 하든, 무슈 강의 말씀을 따르라고.”
한숨을 내쉬자 담배 연기가 길게 뿜어졌다.
염병할!
구렁이가 이렇게까지 믿어주고 있는 줄은 몰랐다.
“일단 나와 함께 온 요원들 대기할 곳을 정해 줘. 이 방에 있을 수 있으면 더 좋고.”
말을 마친 강찬은 최종일을 보았다.
“무기는?”
“차에 있습니다.”
강찬은 바로 라파엘을 보았다.
“나부터 여기 요원들에게 권총 다섯 자루, 그리고 총마다 탄창 네 개씩 준비해 줘.”
라파엘은 상관을 대하는 태도로 강찬의 지시를 곁에 선 요원들에게 전했다.
“루드비히, 반트, 그리고 바실리의 전화번호를 찾아줘.”
“무슈 강. 괜찮으시면 책상을 이용하십시오. 그곳에 직통 전화가 있습니다. 연결은 제가 하겠습니다.”
뜻밖의 제안이라 강찬이 답을 못했는데 안느가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라노크를 구하고 본다.
강찬이 책상으로 움직였다.
자리에 앉자 라노크가 뒤에서 지켜보는 느낌이었다.
그 사이 요원 서넛이 탁자와 의자를 가져와 석강호와 최종일 일행을 앉게 했고, 차와 재떨이, 그리고 권총 다섯 자루를 올려주었다.
이런 건 고민하면 안 된다.
허하수가 라노크를 납치할 정도의 인물이라고?
웃기는 소리다.
강찬은 먼저 전화기를 꺼내 김형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찬 씨, 김형정입니다.”]
“팀장님. 길게 설명드리기 어렵습니다. 지난번 스위스 작전 나갔던 한국의 특수팀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전원 무장하고 대기해주었으면 합니다.”
김형정은 잠시 멈칫한 다음 답을 했다.
[“이유를 설명하기 곤란한가요?”]
“그렇습니다.”
[“원장님과 통화한 후, 바로 답을 드리겠습니다.”]
“꼭 했으면 하는 일이라고 전해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고맙게도 김형정은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전화를 끊은 강찬은 라파엘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외인부대 전체 비상령을 한 번 더 내리고 싶다. 지난번 몽골 작전 나갔던 특수팀은 바로 한국으로 출발시키고. 누구에게 말하면 되지?”
“대사님이 직접 하시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라파엘이 곤란한 얼굴을 지었다.
“좋아. 그럼 우선 루드비히를 연결해 줘.”
라파엘이 책상에 있던 전화기를 들어 번호를 눌러주었다.
두루루루. 두루루루. 두루루루.
수화기를 귀에 대자 신호음이 울렸다.
[“라노크! 이 시간에 어쩐 일인가?”]
“루드비히. 한국의 강찬입니다.”
놀랐는지 루드비히의 답이 없었다.
“부탁이 있어서 전화했습니다.”
[“라노크에게 일이 생겼습니까?”]
“그런 모양입니다. 도움이 필요합니다.”
[“흐-음. 내용을 먼저 알 수 있을까요?”]
“KSK 비상령, 그리고 3개 구대의 지휘권이 필요합니다.”
[“후우!”]
루드비히는 잠이 확 깬 것처럼 커다랗게 한숨을 내쉬었다.
[“목표는 어딥니까?”]
“중국입니다.”
[“흐허허.”]
기가 막힌 모양이었다.
[“강찬 씨. 지금 말씀하신 것에 대한 무게를 알고 있습니까?”]
“루드비히.”
강찬의 음성이 달라지자 루드비히는 다시 침묵으로 맞섰다.
“도와주든, 도와주지 않든, 나는 움직입니다. 만약, 누구라도 라노크 대사를 다치게 한다면, 난 그 명령을 내린 관계자 모두를 반드시 응징할 겁니다. 정보국 사이에서 내 결정이 어떤 의미인지보다 라노크 대사의 안위가 내겐 더 중요합니다.”
전화기 건너편에서 아직 답은 없었다.
“루드비히. 뜻은 알았습니다. 다만, 이 시간 이후로 당신은 내 친구가 아닙니다.”
강찬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냉정한 새끼들!
생각보다 일이 지지부진하다.
강찬은 시선을 들어 라파엘을 보았다.
“자비에가 어디 있는지 알지?”
“알고 있습니다.”
“프랑스 요원 한 명 붙여줘.”
말을 마친 강찬은 최종일을 보았다.
“프랑스 요원이 안내해 줄 거다. 가서 자비에란 놈을 잡아와. 총을 가졌고, 특수 훈련을 받은 놈이니까 조심하고, 총을 쏘든, 팔을 자르든 상관없으니까 살려서만 데려와.”
“알겠습니다.”
최종일이 순순히 답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찬의 고갯짓을 받은 라파엘이 방에 있던 요원에게 내용을 설명한 직후였다.
직통전화가 울렸다.
라파엘과 시선을 마주친 강찬은 직접 전화를 들었다.
“알로!”
[“강찬 씨. 루드비히요.”]
이번엔 강찬이 침묵을 지켰다.
그 사이 요원 한 명과 최종일 일행이 무기를 챙겨 집무실을 나섰다.
[“이 나이가 되면 어떤 일을 결정하기 전에 계산을 먼저 하게 됩니다. 이곳은 지금 새벽 2시요. 자다가 느닷없이 그런 제안을 들으면 누구나 시간이 필요하지요.”]
강찬은 계속해서 대꾸하지 않았다.
우습게도 라파엘이 찻잔에 차를 따라서 강찬의 앞에 놓아주고 있었다.
[“KSK에 비상령을 내렸소. 지금쯤 유럽의 정보국이 신경을 날카롭게 곤두세웠을 겁니다. 원하는 3개 구대는 어떻게 하면 됩니까?”]
됐다! 우선 하나는 된 거다.
강찬은 터져 나오는 한숨을 들리지 않게 하려고 고개를 돌렸다.
“고맙습니다, 루드비히. 3개 구대는 따로 지시를 내리겠습니다. 대신 지휘권을 갓 오브 블랙필드가 갖는다고 알려주십시오.”
[“알겠소, 강찬 씨. 살면서 라노크가 부럽다고 느끼다니! 좋은 결과를 바랍니다.”]
전화를 끊자 갑자기 담배 생각이 간절했다.
그런데 라파엘이 재떨이와 담배를 가져다 주었다.
“대사님께선 꼭 이런 순간에 시가를 즐기시곤 했습니다.”
피식.
강찬은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인 다음, 바실리에게 전화를 연결해 달라고 했다.
라파엘이 번호를 누른 다음, 수화기를 건네주었다.
뚜루루루.
[“라노크, 바실리다.”]
이 새끼는 벨이 한 번 울렸는데 전화를 받았다.
“바실리. 강찬이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바실리도 침묵을 들고 나왔다.
“대사님께 말을 전해 들었지. 후우. 중재를 원한다던데 맞나?”
[“흐음. 새벽 4시에 전화할 만큼 급한 요구인가?”]
개새끼!
벨 한 번에 전화를 받을 만큼 급하면서 여유 부리기는!
“스페츠나츠 3개 구대가 필요해. 꼭 죽이고 싶은 놈이 있어서. 이건 중재와 관련 없이 내가 필요해서 그런 거다.”
[“후후후.”]
바실리의 기막혀하는 심정이 웃음을 타고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이유나 들어볼까?”]
“중국.”
[“허어! 아예 세계 대전이라도 일으킬 생각인가?”]
“그렇진 않아, 바실리. 사실 자고 나서 독한 마음이 생기더라구. 왜 멀쩡한 내 목을 노리는 놈들이 주변에 자꾸 생기는지 말이야.”
말을 하다 보니까 실제로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안느는 이미 눈물을 그치고 강찬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한꺼번에 다 상대하기는 어려워서 한 놈만 집중적으로 때리려고 하는 거다. 어떻게 할래?”
[“강찬. 내가 약점을 보였다고 러시아와 한국이 대등하다는 생각을 해서는 곤란해.”]
“조만간 알게 될 거다, 바실리.”
[“내게 협박하는 사람을 다 보는군.”]
“그렇다면 중재는 없던 걸로 하지.”
[“라노크는 어디 있나?”]
기습적으로 날아든 질문이었다.
그러나 어차피 숨길 생각은 없었다.
“내가 왜 중국을 때리겠다고 생각하겠나? 바실리?”
[“후후후.”]
바실리의 웃음 사이에 무언가 알지 못할 느낌이 있었다.
[“좋은 방법이야. 그래서 루드비히가 먼저 움직였군. 알았다. 대신 내게 신세를 졌다는 것만은 분명히 하자.”]
“인정하지, 바실리.”
[“루드비히와 같은 조건으로 하지. 스페츠나츠 전원 비상령, 3개 구대의 지휘권. 이러면 되겠나?”]
무서운 새끼.
그새 독일의 움직임을 알아챈 거다.
“고맙다, 바실리.”
[“살면서 무서운 인간을 두 번째 보는군. 독일에 이어 러시아의 비상령이 내려진다면 유럽 전체와 미국도 비상령이 떨어져. 아차 하는 순간에 정말 전쟁이 벌어진다. 결과는 누구도 예측 못 해.”]
“알았다.”
전화를 끊은 강찬이 의자에 등을 기댔을 때였다.
“무슈 강. 지금 러시아까지 비상령을 내리신 겁니까?”
라파엘이 긴장한 얼굴로 질문을 던졌다.
“독일과 러시아의 비상령이라면 정보총국에서도 따를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한번 통화해 보시겠습니까?”
“아직 대사님의 실종을 모르고 있을 텐데?”
“이미 비상령이 내려졌다면, 반드시 반응할 것입니다.”
강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석강호가 심오한 표정으로 차를 마시고 있었다.
번호를 누른 라파엘이 또 수화기를 건네주었다.
“갓 오브 블랙필드라고 하시는 것이 설명이 쉬울 겁니다.”
수화기를 귀에 대는 순간에 “알로?” 하는 소리가 들렸다.
“갓 오브 블랙필드입니다.”
[“그런데 왜 이 번호를 사용하지요?”]
바닥에 쫙 깔리는 음성이었다.
“대사님의 신변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독일과 러시아의 특수군 비상령은 그것 때문입니다. 프랑스도 움직여주었으면 싶습니다.”
[“무슈 강이 대사님의 수신 위치를 확인한 후에 벌어진 일들이 이것 때문이었군요. 무얼 원하십니까?”]
“프랑스 외인부대 비상령. 그리고 특수팀 3개 구대 지휘권.”
[“알겠습니다. 특수팀의 지휘권은 어떻게 운용하겠습니까?”]
“지금은 대기만 해 주면 됩니다.”
[“목표 지역을 알 수 있겠습니까?”]
“중국입니다.”
역시나 기가 막힌 모양인지 당장 반응은 없었다.
[“준비하겠습니다. 1분이면 됩니다.”]
“고맙습니다.”
전화를 끊었다.
강찬이 찻잔을 들어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담배를 물었을 때였다.
시선을 돌리다가 안느와 눈이 마주쳤다.
“아빠 젊을 때 모습과 똑같아요, 차니.”
강찬은 피식 웃고 말았다.
“아빠가 그랬어요. 한번 마음먹으면 무르는 법이 없었어요. 그리고 통화가 끝나면 지금처럼 차와 시가를 즐겼구요.”
이런 걸 뭐라고 대꾸할까?
강찬이 담배에 불을 붙였을 때다.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김형정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강찬 씨. 1공수, 3공수, 5공수, 35 여단, 606 특수팀 전원 비상대기입니다. 앞으로 5분만 지나면 북한 특수군도 전원 비상대기에 들어갈 겁니다. 참고하십시오.”]
“고맙습니다, 팀장님.”
[“이 일이 대한민국에 도움되기를 바랍니다.”]
그렇구나!
전화를 끊으며 강찬은 새롭게 배우는 것이 있었다. 어떤 일이든 그것과 관련된 이들의 이익을 생각하는 것!
물론 당장은 그런 걸 계산할 자신은 없다.
급하게 일을 저지르고 봤는데 나름 나쁘지 않은 방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안느와 라파엘의 표정에 담긴 기대감이 그랬다.
물론 석강호는 지루함과 싸우는 표정이었지만 말이다.
강찬이 스페츠나츠와 마주쳐 싸우고 있을 때, 라노크가 사용한 방법이었다.
건드리면 전쟁도 불사하겠다.
강찬은 이것이 도박이라고 생각했다.
가진 것을 다 던지는 도박.
이래서 라노크를 되찾지 못하면 입장이 정말 난처해진다.
당장 중국의 누굴 때리겠나?
그렇다고 전쟁을 일으킬 수도 없다.
뚜르르르. 뚜르르르. 뚜르르르.
전화벨 소리와 함께 긴장과 버무려진 침묵이 깨져나갔다.
라파엘을 바라본 강찬은 직접 전화를 들었다.
“알로?”
[“정보총국입니다. 중국의 6개 지역에 있는 SW가 비상대기에 들어갔습니다.”]
반응은 바로 왔다.
물론 라노크를 납치한 게 중국이 아닐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이 정말 아니더라도 라노크를 납치한 놈들을 찾아낼 의무도 중국에 있는 거다.
중국 입장에선 억울한 거 아니냐고?
그러길래 왜 허하수와 손을 잡고 지랄을 떨어대냐는 말이다.
중국 대사와 허하수를 만나고 오는 길에 사고가 났다.
한국에도 죄가 있는 거 아니냐고?
중국이 허하수를 그렇게 생각할 리가 없다.
그러니 중국 정도 되는 강대국이라면 알아서 해줘야 하는 거다.
라노크를 납치한 범인을 찾아내거나, 아니라면 강찬을 죽여버리거나.
이미 내지른 일이다.
“6곳의 정확한 위치와 인원을 파악해 주세요.”
[“무슈 강. 정보는 파악하는 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중국 본토에 들어가는 것만큼은 무슈 강의 명령으로 되지 않습니다.”]
“알겠습니다. 우선 정보부터 주세요.”
전화를 내려놓자 라파엘이 다시 차를 따라주었다.
강찬은 책상 위에 세운 팔에 이마를 걸쳤다.
공트 자동차 발표회장에서 라노크를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사람 인연은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