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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오브블랙필드-146화 (146/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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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작전의 목표는

강찬은 빠르게 앞으로 움직였다.

눈짓을 본 석강호가 바로 따라 붙었다.

목표지점까지 최소 반나절 거리다.

이곳에서 적을 만날 이유는 없지만, 작전과 전투에서 사상자는 늘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나온다.

앞을 가린 바위의 좌측으로 강찬이, 우측으로 석강호가 돌아 나갔을 때였다.

앞쪽 경계를 맡았던 대원 둘이 총을 겨눈 채로 바위에 붙어 있는 것이 보였다.

이렇게 극도로 날카로울 때 함부로 다가가면 아군끼리 총질도 나온다.

자박.

강찬이 일부러 발소리를 내자 대원 하나가 뒤를 보았다.

사사삭!

강찬과 석강호는 빠르게 경계를 선 대원의 곁으로 붙었다.

대원은 검지와 중지로 눈을 가리킨 후, 수풀 너머를 가리켰다.

당장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무조건 대원들을 믿어주는 게 현명한 일이다.

산악지형.

바위와 차가운 바람.

그리고 전나무처럼 가지가 높은 곳에만 나 있는 나무.

대원이 가리킨 곳은 20m 전방이었다.

대화를 나누면 다 들린다.

강찬은 다예루와 시선을 맞췄다.

소총을 사격 자세로 들고, 최대한 몸을 낮춘 채로 앞으로 나갔다.

강찬의 반걸음 뒤에서 석강호가 비슷한 자세로 움직였다.

바람이 볼을 스칠 때마다, 나무에 가려진 햇살이 움직일 때마다,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느낌이었다.

후욱. 후욱.

호흡 소리가 분명하게 들렸다.

내리막이다.

이대로 앞으로 나가면 적이 강찬과 석강호의 머리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2인 1조.

반걸음 앞에 선 강찬은 앞을 맡고, 뒤에 선 석강호는 좌측과 우측을 맡는다.

총구를 좌측과 우측으로 천천히 돌리던 순간이었다.

두근두근. 두근두근.

강찬은 등줄기를 타고 한줄기 냉기가 쭉 흐르는 느낌을 받았다.

콰악!

강찬은 석강호를 들이받았다.

콰자작!

피잉! 피잉!

석강호가 서 있던 뒤쪽의 흙이 총을 맞고 허공으로 튀었다.

파바바박!

저격인 거다.

강찬과 석강호는 바닥을 기면서 일어나 바위와 나무를 끼고 달렸다.

피잉! 핑! 파악!

바닥이 튀었고, 나무가 부서지며 날렸다.

화악!

대원들이 엎드려 있는 곳을 향해 몸을 날렸다.

콰악! 콰다닥!

후욱. 후욱.

자칫했으면 죽었다.

이런 사격은 절대로 일반 사격이 아니다.

저격수가 노리고 갈긴 거다.

강찬은 맞은 편의 산을 보았다.

저기 어딘가 저격수가 있다.

거리는 대략 2㎞.

바람이 불지 않았다면, 석강호를 밀치는 것이 조금만 늦었다면 분명 둘 중 한 명은 죽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앞쪽 경계병을 부르지 않았다면 이미 죽었을지 모른다.

치잇. “최종일. 저격이 가능한 모든 지역을 경계하고, 차동균. 20m 앞쪽에 적이 있다. 포위됐을 가능성이 있으니까 대원들의 위치를 수정해.”

치잇. “알았습니다.”

후욱. 후욱.

저격병과 20m 앞에 별도의 적이 있다.

막다른 길을 차지하려던 적이 저격병을 배치한 직후에 경계병과 마주쳤을 공산이 높았다.

왔던 길로 돌아가?

강찬은 고개를 저었다.

치잇. “이두희 내가 나간 쪽 정면 산에 저격할 수 있는지 확인해.”

치잇. “알았습니다.”

강찬은 빠르게 좌측과 우측을 확인했다.

치잇. “최종일. 지금 있는 지역 위쪽에 적이 나타나거나 저격수가 있을 수 있다. 경계 확인해.”

치잇. “알았습니다.”

석강호가 강찬을 보았다.

‘포위되었다고 보는 거요?’

강찬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치잇. “저격은 가능하지만 오르막 저격은 1.5㎞가 한계입니다. 명중율이 반으로 떨어집니다.”

이두희의 보고가 들렸다.

강찬은 이를 악물었다.

여기서 시간을 잘못 끌면 완벽하게 포위된다.

치잇. “차동균. 총소리가 나면 대원 다섯과 지금 있는 위쪽을 확보해. 무슨 일이 있어도 머리 위에서 총알이 날아오지 못하게 해.”

치잇. “맡겨주십시오.”

염병!

치잇. “곽철호. 차동균이 위쪽 확보하면 대원 다섯과 뒤쪽을 맡아. 절대 먼저 움직이지 말고 위쪽 확보된 다음에 움직여.”

치잇. “알았습니다.”

치잇. “최종일. 석강호와 내가 앞으로 다시 갈 거다. 만약 문제가 생기면 알파 지점으로 가라. 위성전화로 알파라고 알려.”

치잇. “알았습니다.”

지시를 마친 강찬은 경계를 섰던 대원 둘을 보았다.

“적이 사격하면 엄호 사격해.”

대원이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강찬은 대원의 헬멧을 두 번 두드렸다.

치잇. “이두희. 앞쪽에서 저격이 있을 거다. 방향 짐작하고 갈겨. 절대로 편하게 저격하지 못하게 해.”

결심은 섰다.

어설프게 차동균이 위쪽으로 올라가면 저격수의 좋은 먹이가 된다.

강찬은 석강호를 보았다.

앞으로 나가서 저격수의 시선을 끄는 거다.

그래야 차동균이 위쪽을 확보할 여유를 갖는다.

하나, 둘!

파바박!

이미 적이 있는 것을 알았다.

강찬은 가능한 앞산에 직접 몸이 노출되지 않도록 나무를 끼고 달렸다.

피잉! 피잉! 파악! 팍! 팍!

푸슝! 푸슝! 푸슝! 푸슝!

맞은편 산에서 총알이 날아왔고, 이쪽에서 대응 사격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내리막이다.

앞쪽에서 적군의 흔적을 보았다고 했다.

터억!

강찬은 가능한 나무에 붙어 내리막을 향해 총을 겨눴다.

피잉! 핑! 파악!

아래쪽에서 총알이 날아왔다.

머리 위에서 나무가 터지면서 가루가 뿌옇게 날렸다.

후욱. 후욱. 후욱. 후욱.

피잉! 파악! 파악!

석강호가 몸을 웅크리며 자세를 최대한 낮추고 있었다.

저격병과 아래 있는 적에게 노출된 꼴이다.

피잉! 파악!

머리 바로 위에서 나무가 튀는 순간, 강찬은 맞은 편에서 불꽃이 튀는 자리를 보았다.

두 곳! 저격수를 지키기 위한 병력인 거다.

이대로 두면 석강호는 죽는다.

“다예!”

강찬은 내리막을 향해 몸을 던졌다.

개구리처럼 벌린 다리로 최대한 버티고, 허리를 세웠다.

강찬이 불꽃을 겨냥했을 때였다.

지이이이이익.

낙엽이 밀리며 몸이 아래쪽으로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씨발!”

석강호가 악을 쓰는 소리가 들렸고.

피잉! 핑! 피이잉!

푸슝! 푸슝! 푸슝! 푸슝!

연달아 총 쏘는 소리가 들렸다.

밋밋한 내리막이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삽시간에 10m를 내려간 다음에 2m 아래로 뚝 떨어지는 언덕이었다.

이대로라면 사격 연습용 표적이 된다.

강찬은 아예 버티던 다리에 힘을 풀었다.

콰지지지직!

속도가 붙었고, 곧바로 언덕을 지난 강찬의 몸이 허공에 붕 떴다.

푸슝! 푸슝! 푸슝! 푸슝!

콰작! 철퍼덕!

총을 네 번 쏘았고, 바닥에 처절하게 처박혔다.

떨어지는 순간에 숨이 콱 막혔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바닥을 미친 듯이 기어서 맞은 편 언덕으로 기어갔다.

푸슝! 푸슝! 푸슝! 푸슝!

강찬을 엄호하기 위해 석강호는 상체를 세운 채로 총을 쏘고 있었다.

피잉! 피이잉! 피잉!

저격병의 사격에 바닥이 튀었다.

퍼억!

석강호가 의지했던 나무가 커다랗게 튀었다.

“끄으응!”

숨이 겨우 뚫렸다.

이를 악문 강찬은 불꽃이 튀었던 자리를 향해 올라갔다.

강찬이 움직이는 것을 본 석강호가 빠르게 몸을 숨겼다.

위장이다.

망을 뒤집어쓰고 그 위에 흙과 낙엽을 덮은 적 두 놈이 미간을 뚫린 채 죽어 있었다.

치잇. “위쪽 확보했습니다.”

차동균의 무전이 들렸다.

강찬은 빠르게 움직였다.

석강호가 있는 곳과는 달리 강찬이 서 있는 자리는 위에서 사격하기 까다로운 곳이다.

치잇. “이두희. 저격수 위치가 어디쯤 돼?”

치잇. “이곳에서 위로 30도. 앞쪽에서 올라가면 60m쯤 됩니다.”

치잇. “석강호. 아래쪽을 맡아.”

치잇. “알았소.”

이 정도 교전에 적이 더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이곳이 주력이 아니란 뜻이다.

매복하는 도중에 재수 없게 마주친 거다.

이들도 무전을 했을 거고, 그렇다면 주력이 오기 전에 저격수가 있던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급했다.

강찬은 무릎을 보았다.

피가 나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데 군복은 찢어지지 않았다.

위쪽으로 올라가는 길을 확인할 때였다.

치잇. “곽철호입니다. 뒤편에서 적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급한 음성이 들렸다.

치잇. “차동균. 적 확인 돼?”

치잇. “뒤를 확인하려면 저격수에게 몸이 노출됩니다.”

염병!

강찬은 다시 한번 저격수가 있을 거라고 여겨지는 장소를 보았다.

치잇. “최종일. 뒤로 인원 더 보내줘. 곽철호. 10분만 막아라.”

치잇. “알았습니다.”

최종일과 곽철호의 답이 동시에 들렸다.

강찬은 소총을 오른쪽 어깨에 걸고 산을 올라갔다.

바위와 나무가 있어서 올라가기 어렵지는 않았지만, 저격팀은 2인 1조가 기본인 것을 생각하면 언제 총알이 날아들지 모를 일이었다.

치잇. “좌측에서도 적이 접근합니다.”

강찬이 바위에 손을 걸치고 몸을 끌어 올릴 때 차동균의 무전이 들어왔다.

이곳에서는 함부로 무전을 하기 어렵다.

다예! 부탁 좀 하자!

치잇. “석강호다. 판단해서 대응 사격해라.”

곧바로 석강호의 지시가 떨어졌다.

강찬은 위를 살피며 계속 올라갔다.

포위된 거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거지?

궁금함이 컸지만, 이렇게 되면 저격수를 빨리 잡고 우리 쪽 저격수를 이곳에 심는 것이 중요했다.

“흐윽. 흐윽. 흐윽. 흐윽.”

소리를 내지 않으려다 보니까 숨소리가 흥분한 변태처럼 나왔다.

자라락.

돌가루가 흘러내리는 소리에 강찬은 바위에 몸을 바싹 붙였다.

위쪽에 무언가 있는 거다.

푸슝! 푸슝! 푸슈슝! 푸슝!

피잉! 핑! 핑! 피이잉!

대원들이 있는 쪽에서 총소리가 터져 나왔다.

강찬은 살짝 고개를 내밀어 위를 살필 때였다.

치잇. “대장. 위쪽에 경계병 하나 있소. 지금 오른쪽으로 도쇼.”

석강호의 무전이 들렸다.

강찬은 빠르게 오른쪽으로 몸을 빼서 위로 올라갔다.

총소리 덕분에 발걸음 소리와 숨소리를 숨기기 편했다.

치잇. “그쪽에서 왼쪽으로 10m쯤 위요.”

바로 가면 좋겠지만, 아직 돌아가야 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사정이 달랐다.

총소리가 마음을 급하게 했지만, 강찬은 소총을 겨누고 천천히 산을 올라갔다.

자박. 자박. 자박.

후욱. 후욱.

바위와 산의 사이로 작은 길이 보였다.

저격수가 대원을 노리고 있는지 연신 총을 쏘는 소리가 들렸다.

하나, 둘!

강찬은 와락 길을 향해 몸을 날렸다.

2인 1조가 맞았다.

홱!

적 경계병이 놀라서 고개를 돌린 순간이었다.

푸슝! 퍼억!

푸슝! 퍼억!

이마가 뚫린 적의 고개가 뒤로 넘어갔고, 목 뒤를 맞은 저격병은 잠든 것처럼 앞으로 엎어졌다.

치잇. “저격수 제거했다. 최종일, 저격수 한 명, 대원 두 명 이리 보내.”

치잇. “대원 둘은 여기 있는 애들 보내면 되겠소.”

치잇. “알았다.”

강찬은 위에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뒤편은 안심해도 되었다.

죽은 적의 얼굴을 바라본 강찬은 고개를 갸웃했다.

특수팀이라는 게 세계 각국에서 능력자를 뽑는다고 하지만, SBS에 러시아 인이 있는 건 이상하다.

주변에서 연신 불꽃이 튀었고, 아군의 사격이 어디에서 있는지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이쪽은 사격이 없어서 저격수와 처음 적을 발견했던 대원 둘이 군장을 멘 채로 뛰어 올라왔다.

“너는 이쪽만 경계하고, 너는 여기서 아래만 봐. 저 아래에서 올라오는 걸 놓치지 마. 여길 뺏기면 우리 다 죽는다.”

고개를 끄덕이는 대원을 두고 강찬은 빠르게 산을 내려왔다.

사방에서 총소리가 울려 나왔다.

촤라락!

미끄러지는 것처럼 산을 내려온 강찬은 다시 위장막을 싸고 있었던 적의 얼굴을 확인했다.

감이 잡혔다.

떨어진 곳으로 올라가긴 어려워서 우측으로 5m쯤을 돌아 언덕을 올라갔다.

“괜찮소?”

“가자.”

그대로 달려갔다.

최종일을 중심으로 대원들이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다.

강찬은 뒤로 움직였다.

당장 사격은 없었다.

“저기 보이는 뾰족한 바위 앞에서 움직이지 않습니다.”

곽철호가 손으로 바위를 가리켰다.

왜 안 움직이지?

고개를 끄덕여 준 강찬은 뒤로 물러나 지도를 꺼냈다.

이곳이 이두희가 있는 곳.

지도를 확인한 강찬은 이두희가 있을 곳을 보았다.

그리고 여기가 차동균이 올라가 있고, 그 아래로 최종일, 마지막으로 강찬과 곽철호가 지키는 방향이?

젠장!

강찬은 이를 악물고 뒤를 보았다.

아까 떨어졌던 언덕을 노리는 건가?

지도를 집어넣은 강찬은 손으로 이마를 쓸었다.

버텨야 하나? 아니면 뚫고 나가야 하나?

미친놈처럼 번들거리는 눈빛을 한 채로 석강호가 히죽 웃었다.

강찬의 표정과 상황을 짐작하고 긴장을 처먹은 거다.

여기서 버티면?

외인부대 특수팀이 올 때까지 얼마나 걸릴까?

뚫고 나가?

이곳에 와 있는 적의 규모를 모른다.

치잇. “이두흽니다. 이곳 맞은편 7㎞ 지점에 적 출현.”

치잇. “차동균입니다. 왼편에서도 새로운 적 출현. 거리 7㎞ 추정.”

강찬은 석강호를 보았다.

피식.

히죽.

이미 벌어진 일이다.

강찬은 헬멧의 버튼을 꾹 눌렀다.

치잇. “강찬이다.”

무거운 정적을 뚫고 바람이 훅 지나갔다.

“우리와 마주친 적은 러시아의 스페츠나츠로 보인다. 설명이 필요없는 세계 최강팀이다.”

대원들의 몸이 딱딱하게 굳은 것처럼 보였다.

치잇. “석강호와 차동균 한조. 최종일과 곽철호 한조. 그리고 내가 움직인다.”

대원 하나가 힐끔 강찬을 돌아보고 빠르게 맡은 구역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직 의미를 모르는 눈치였다.

“지금부터 대한민국 특수팀이 스페츠나츠를 사냥한다. 실탄훈련과 다를 것 없다. 내려가는 대원들은 암살조. 남는 대원들은 점령군이다. 점령군이 이곳을 지켜주지 못하면 모두 죽는다.”

곽철호가 강찬을 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여유를 가지려고 했지만, 긴장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거다.

“반드시 죽이고, 반드시 지켜라. 작전의 목표는.”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대원들의 시선이 강찬에게 돌아왔다.

“적 전원 사살이다.”

힐끔거렸던 대원이 멍한 눈으로 강찬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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