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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오브블랙필드-144화 (14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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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어떻게 된 거야?

커피전문점에 도착한 시간은 자정에서 30분이 지난 시간이었다. 석강호와 약속한 것이 새벽 2시 30분이니 두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까짓 두 시간.’

집에 있었으면 잠들지 못했을 유혜숙을 생각하면 이것이 훨씬 마음 편한 일이다.

담배를 피울 욕심으로 테라스의 빈자리를 보던 강찬은 그만 풀썩 웃고 말았다. 최종일, 우희승, 이두희가 주르륵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커피 드시겠습니까?”

“응. 연하게 부탁해.”

이두희가 빠르게 주문대로 움직였다.

테이블 위에 놓인 재떨이에 담배꽁초가 제법 있는 것으로 봐서 훨씬 전에 도착한 모양이었다.

“집에 안 들어갔어?”

“갔다 왔습니다. 늦게 부스럭거리면 애가 깹니다. 그냥 출장 핑계로 얼굴만 보고 바로 나왔습니다.”

이두희가 커피를 가져와 뚜껑을 열어주었다.

한 모금 마시자 닭튀김에서 느꼈던 느끼함이 많이 사라졌고, 대신 담배가 생각났다.

찰칵.

불을 붙인 강찬은 길게 연기를 뿜어내며 세 사람을 보았다.

이 중 누가 죽고, 누가 살아서 돌아올지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자 작전의 무게가 실감 났다.

말이 SBS지, 전 세계 어느 특수팀과 비교해도 실력이나 경험이 뒤떨어지지 않는다.

강찬은 의자의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잠시 계산을 해보았다.

제 몫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할 수 있는 사람은?

무조건 다예루.

이 새끼는 SBS와 충분히 붙어볼 실력을 지녔다.

다예루의 사격과 반응 속도는 강찬도 충분히 인정할 만했다. 거기다 풍부한 경험과 긴장을 잡아먹는 강단을 생각하면? 하여간 어딜 던져놔도 제 몫은 한다.

다음은 최종일, 차동균, 곽철호다.

실력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데 경험을 생각하면 의문 부호가 붙는다.

잘하는 짓인지, 못하는 짓인지!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어설픈 작전에 끌려다니는 것보다 이런 작전이 실력을 키우는 데 백 배쯤 도움된다는 것.

물론 살아 돌아와야 경험이니 뭐니 가능한 거다.

세계 최강이라던 외인부대 제6연대 특수팀이 알제리에서 장렬하게 전원 사망한 이후, 제13연대 특수팀이 지금까지 명성을 이어오는 것도 그런 이유다.

“후우.”

강찬은 피우던 담배를 커피 찌꺼기에 꽂아 넣었다.

“걱정되십니까?”

최종일의 질문에 강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실력도 그렇고, 경험도 그렇고. 솔직히 벅찬 작전이야. 아버지와 저녁을 먹으며 의논했을 정도로 자신이 서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

최종일뿐만 아니라, 우희승, 이두희도 강찬의 말과 표정에 집중하고 있었다.

“실탄 연습을 결심했을 때의 계산은 간단해. 훈련장에서 팔다리가 뚫리는 게 작전에 나가서 죽어 돌아오는 것보다 훨씬 낫다, 이런 거. 몽골 작전에서 죽은 대원들의 관에 태극기 배지를 꽂는 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해.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강찬이 최종일을 시작으로 세 사람을 차례로 보았다.

“특수대는 그런 거라고? 그럴 수 있다고?”

강찬은 도로를 향해 고개를 돌려 잠시 지나가는 차들을 보았다.

“죽은 놈들은 가슴에 담겨. 내가 좀 더 달렸더라면, 내가 좀 더 현명했더라면, 그리고 내가 좀 더 악착같이 훈련 시켰더라면…….”

나직하게 한숨을 내쉰 강찬이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눈빛이 달라지셨습니다.”

최종일의 말에 강찬이 피식 웃었다.

아프리카에서의 전투를 생각하고, 작전에 나간다는 것이 실감 나자 실제로도 날이 서는 느낌이었다. 며칠 전부터 느꼈던 찜찜함이 털리지 않는 것도 있었다.

강찬이 담배를 잡았을 때였다.

최종일이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개를 돌린 곳에서 석강호가 택시 문을 닫고 있었다.

“벌써 왔소?”

“왜 이렇게 일찍 왔냐?”

이두희가 커피를 가지러 주문대로 움직일 때 석강호는 옆 테이블의 의자를 가져와 강찬의 곁에 앉았다.

“잠들기도 어정쩡해서 커피나 한잔 때려주려고 했지요. 어쩐지 빨리 나가고 싶더니 이렇게 만나려고 그랬던 모양이오.”

이두희가 커피를 놓아주자 석강호가 고맙다고 한 후, 뚜껑을 열었다.

석강호의 눈빛과 표정이 반쯤 바뀌어 있었다.

최종일도 눈치챈 모양인지 강찬과 석강호를 번갈아 보고 있었다.

“뭔 일 있었지?”

담배에 불을 붙이느라 석강호는 눈만 움직였다.

“후우. 이상하게 마누라가 이번만큼은 가지 말라고 매달립디다. 안아주고 나서도 자꾸 품을 파고들고. 돈 잘 벌지, 체력 좋아졌지. 아무래도 내가 너무 매력적으로 변했구나 싶소.”

넉살 좋게 떠들면서도 석강호는 편치 않은 얼굴이었다.

이걸 빠지라고 해?

아서라, 강찬도 분명 작전에 못 가게 지랄할 거고, 악착같이 놓고 가면 마음 불편해서 견디기 어려울 거다.

“나 빼놓을 생각 같은 건 마쇼.”

강찬은 얼른 담배를 집었다.

머리가 좋아지더니 눈치도 빨라졌다.

“느낌은 어때요?”

“별로다. 찜찜한 게 안 떨어져.”

“가서 털어버리고 옵시다.”

석강호가 별거 아니라는 투로 말을 하고는 커피를 마셨다.

“애들은 공항으로 바로 오기로 했소?”

“응.”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았다.

툭툭 말을 던지고는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긴장을 잡아먹는 것처럼 석강호의 눈빛이 점점 더 번들거렸다.

SBS의 실력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가 석강호와 최종일의 표정 차이일 거다.

“아후! 여긴 뭐 먹을 거 없나?”

“빵 종류가 있습니다.”

“있어봐. 먹을 건 내가 고르는 게 편해. 뭐 먹을래?”

다들 내키지 않은 눈치였는데도 석강호는 크림이 잔뜩 얹어진 식빵을 세 개나 사왔다.

“먹자. 자꾸 먹고, 잘 수 있을 때 무조건 자.”

석강호가 포크로 빵을 찍을 때였다.

강찬은 퍼뜩 생각나는 게 있었다.

“야! 나 편의점 좀 다녀올게.”

“뭔지 알겠소. 내가 다녀오면 되지.”

석강호가 입가에 크림을 잔뜩 묻히고 몸을 일으켰다.

“빵 먹고 있어. 심심해서 그러니까.”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같이 가자.”

이두희가 강찬을 따라 편의점으로 움직였다.

작은 편의점이라 그런지 물건이 많지 않았다.

바구니에 편의점에 있는 거의 모든 봉지 커피와 컵라면, 그리고 봉지라면을 담았다.

“이거 말고 더 없어요?”

“안에 더 있는데 갔다 드려요?”

아르바이트가 분명한 여학생이 의심스러운 눈치로 강찬과 이두희를 보았다.

뭐가 의심스러운 거지?

“그럼 커피 다섯 상자하고 컵라면 다섯 상자 부탁해요.”

이렇게 되면 바구니에 넣은 게 필요 없다.

혹시 몰라서 기다렸는데 여학생이 커피 세 상자와 컵라면 두 상자를 들고 왔다.

“지금은 이게 전부에요.”

“그럼 이것까지 한꺼번에 계산해 주세요.”

카드를 꺼내 계산을 마친 다음, 강찬이 비닐봉지를 들었고, 이두희가 라면 상자를 양팔에 끼고 편의점을 나왔다.

“이걸 먹을 곳이 있습니까?”

“나중에 고마워서 눈물이 날 걸?”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커피전문점에 도착하자 최종일과 우희승이 웬 라면인가 하는 표정으로 상자를 살폈다.

석강호가 악착같이 빵을 다 먹고, 커피, 담배를 즐겼을 때쯤 시간이 되었다.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강찬은 전화를 들어서 발신자를 확인하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대사님. 강찬입니다.”

[“강찬 씨. 스위스 쪽이 아니라 프랑스로 이동하는 게 좋겠습니다. 만약 SBS가 움직이면 뒤를 쫓는 것보다는 프랑스에서 그들을 찾아 전진하는 게 나을 거라는 정보총국의 판단입니다. 작전지역 지도를 가진 안내인이 함께 비행기에 탑승할 겁니다.”]

“지도를 보고 결정해도 되나요?”

[“이 작전의 지휘자는 강찬 씨입니다. 정보국과 정보총국은 정보를 전달할 뿐이고, 판단과 결정은 전적으로 강찬 씨에게 있습니다.”]

“그럼 비행기에서 결정하겠습니다.”

[“강찬 씨.”]

라노크가 가면을 벗더니 이젠 음성에 감정까지 담는다.

“대사님. 너무 늦게 주무시면 건강 해칩니다. 다녀와서 안느와 골프 한번 치러 가시죠.”

수화기 너머에서 웃음소리가 건너왔다. 그런데 한숨으로 끝났다.

“한국팀을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찬 씨. 나는 강찬 씨를 믿는 겁니다.”]

웃는 소리로 통화가 끝났다.

아직도 석강호를 제외한 세 사람은 불어를 능숙하게 지껄이는 강찬을 신기한 눈빛으로 보았다.

“차 왔소.”

도로를 살피던 석강호의 말대로 검은색 승합차가 출구 앞에 멈춰 섰다.

저절로 숨이 들이 마셔지는 순간이었다.

강찬이 다가가자 문이 열리고 요원 한 명이 주변을 빠르게 훑었다.

***

오산에 도착한 것은 정확하게 3시였다.

이미 통화했던 대로 비행장 앞 사거리를 지나자 관광버스와 승용차가 서 있었다.

강찬이 탄 승합차가 버스 앞에 멈추자, 문이 열리고 최성곤과 차동균이 내렸다.

강찬이 다가갔을 때 최성곤이 불쑥 손을 내밀었다.

얼결에 잡은 손이다.

‘부탁합니다.’

최성곤의 눈빛이 전하는 말은 알아들었다.

“장군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입술을 굳게 다문 최성곤이 고개를 끄덕였다.

프랑스 요원이 다가와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고 알려왔다.

“나는 여기 버스로 함께 갈 테니까 입구에서 기다려.”

“알겠습니다, 무슈 강.”

요원이 깍듯하게 답을 하고 승합차에 올랐다.

“잠시만 시간을 주실 수 있겠소?”

“출발까지 1시간 정도 여유 있습니다.”

최성곤이 버스에 올라가 대원들의 손을 잡고, 어깨를 두드려 주는 모습이 앞유리를 통해 드문드문 보였다.

“저 양반이 애들을 엄청 아꼈나 보우.”

석강호의 느낌은 그랬나 보다.

강찬은 담배를 피워 물었다.

찰칵.

“후우.”

최성곤의 눈빛에 담긴 안타까움이 작전의 어려움을 알려주는 듯싶었다.

얼마나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죽은 놈들을 가슴에 담고 견딜 수 있을까?

강찬이 한숨처럼 담배 연기를 뿜어낼 때였다.

진청색 승합차 세 대가 버스 앞으로 다가왔다.

‘이 시간에 뭐지?“

강찬이 날카롭게 노려볼 때, 다가온 승합차는 아예 1차선을 막다시피 하며 강찬의 앞, 버스 운전석 옆에서 멈춰 섰다.

석강호와 최종일도 경계하는 자세였고, 대원들과 인사를 마친 최성곤이 빠르게 내려왔다.

드르륵.

염병!

강찬은 빠르게 담배를 바닥에 던지고 발로 밟았다.

문재현이었다.

그 뒤를 황기현과 경호 요원들이 받치고 있었다.

“강찬 씨.”

강찬과 악수를 나눈 문재현이 최성곤에게 손을 내밀었다.

“각하, 이곳에서는 관등성명을 대지 못합니다.”

“압니다. 우리 대원들은 버스 안에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문재현의 뜻을 알아들은 최성곤이 빠르게 버스 앞으로 움직였다.

윤곽만 보인다.

한 명씩 자리에서 일어났고, 문재현과 포옹을 했다.

10분가량 지난 뒤에 문재현과 최성곤이 버스에서 내려왔다.

문재현의 빨갛게 변한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담겼다.

“강찬 씨. 부탁합니다. 모두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세요.”

“예, 각하.”

악수를 할 줄 알았다.

그런데 한 걸음 다가온 문재현은 강찬을 안았다.

이런 남자도 있는 거다.

석강호, 그리고 최종일, 우희승, 이두희를 안아준 문재현이 머리에 새기듯 버스를 돌아보고는 승합차에 올랐다.

“강찬 씨. 잘 부탁합니다.”

설마 최성곤도 포옹하는 건 아니겠지?

그랬다.

그런데도 강찬은 멍한 눈으로 최성곤을 볼 수밖에 없었다. 그가 자세를 꼿꼿하게 세우고 강찬에게 경례를 하고 있었다.

강찬은 빠르게 손을 올렸다.

‘내 새끼들을 잘 부탁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착!

손을 내린 최성곤은 곧바로 승용차로 움직였다.

“후우.”

출발이다.

문재현이 달려오고, 최성곤이 저렇게까지 한 것은 처음인 데다, 맞서야 하는 적이 너무 강한 탓일 거다.

강찬 일행은 바로 버스에 올랐다.

자리를 비워놓은 앞쪽에 앉자마자 버스가 출발했다.

버스 안이 사명감과 각오로 빡빡하게 차 있어서 지금 붙으면 SBS도 이길 것 같았다.

강찬이 피식 웃는 사이 버스가 입구에 도착했고, 프랑스 요원의 손짓에 출입문이 바로 열렸다.

승합차가 비상등을 켜고 관광버스 앞을 달려 C295 수송기 앞까지 안내했다.

수송기의 엔진 소리는 늘 서두르라고 재촉하는 것처럼 들린다.

대원들이 일어나 짐칸에서 천으로 된 점프 백을 꺼내 드는 사이, 강찬은 먼저 차에서 내렸다.

승합차에서 프랑스 요원이 커피 상자와 라면 상자, 비닐 백을 들고 있어서 우희승과 이두희가 받았다.

이제 시작이다.

강찬이 지켜보는 앞에서 대원들이 수송기에 올랐다.

모두 탔다.

“행운을 빕니다.”

프랑스 요원이 인사를 마치고 승합차에 오르는 것을 보고 난 뒤에 강찬과 석강호도 수송기에 올랐다.

끄으으응.

문이 닫혔다.

역시나 벽에 걸어놓은 침대가 있었고, 대원들은 가장 아래 침대에 주르륵 걸터앉았다.

띵. 띵. 띵.

드드드드드!

기다렸다는 것처럼 비행기가 출발해서 당장 무언가 말하기는 어려웠다.

활주로의 굴곡을 완벽하게 전해주던 수송기가 허공에 떠올랐다.

“앞으로 최소 12시간을 비행한다!”

대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강찬에게 달려들었다.

“가능하면 자둬라. 앞쪽에 봉지 커피와 컵라면을 두었으니까 먹고 싶은 사람은 편하게 꺼내먹고. 질문!”

“담배 피워도 됩니까?”

“불만 내지 않는다면 아무 상관 없다!”

강찬이 피식 웃으며 답을 한 이후로 질문은 없었다.

“푸흐흐흐. 설레우!”

침대에 걸터앉았을 때, 석강호가 눈빛을 번들거리며 담배를 권해 주었다.

안내할 사람이 함께 탄다고 했는데?

담배를 피우며 조종석 쪽을 바라보는 순간이었다.

휘장을 제치고 나오는 사람이 있었다.

“어?”

대원들의 시선, 석강호의 놀란 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내는 강찬의 앞으로 다가왔다.

제라르였다.

“놀라셨죠?”

“어떻게 된 거야?”

강찬의 반응이 만족스럽다는 것처럼 제라르가 입을 열었다.

“어깨에 구멍이 나서 작전에 참가할 수 없었습니다. 뭐, 이쪽에 왔던 경험도 있고, 프랑스 쪽이야 원래 제 바닥이니까 안내하기도 편하고. 지원했습니다.”

“어깨는?”

“아직 두 달 더 지켜본 뒤에 작전 투입 여부를 알려준답니다.”

“저 새끼가 뭐라는 거요?”

강찬은 빠르게 제라르의 말을 설명해 주었다.

“그래도 모르는 놈보다는 훨씬 낫소.”

“다예루가 뭐라고 하는 겁니까?”

두 새끼가 만나자마자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모르는 사람보다 낫단다.”

뜻을 전해주자마자 두 놈이 마주 보며 히죽 웃었다.

“앞에 봉지 커피 잔뜩 사놨습니다.”

“한잔할래?”

“그래야죠. 담배도 하나 피우고 싶구요.”

제라르가 움직여서 커피를 타왔고, 셋이서 담배도 물었다.

대원들도 삼삼오오 모여서 봉지 커피와 담배를 피워댔지만, 연기 걱정은 없었다. 내부의 공기가 문과 화물칸의 틈으로 곧장 빨려 나간 덕분이다.

“막내 기억하시죠?”

“왜?”

죽었나?

강찬의 시선을 받은 제라르가 씨익 웃었다.

“그 새끼, 대장 흉내 내고 다닌답니다. 벌써 제 몫을 다 한다는데, 병아리가 중닭 흉내 내는 꼴인 것 같아서 사고 칠까 봐 조마조마합니다.”

강찬이 피식 웃은 다음이었다.

“대장. 이런 말 대장한테 하기는 이상한데 이번 작전은 이상하게 감이 안 좋아요. 느낌 어때요?”

제라르가 종이컵에 담배를 던져넣으며 시선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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