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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차원이 다르다.
두툼한 돼지고기를 장작을 쌓은 불판 위에 올려놓자, 단박에 불길에 휩싸였다.
대원들이 먹기 좋게 잘랐는데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어색함을 푸는데 가장 도움을 준 사람은 김태진이었다.
최성곤보다 선배이지만, 현역이 아니라는 편안함, 그리고 그가 가진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대원들을 편안하게 당겼다.
서상현이 간간이 끼어들면서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강찬과 석강호, 그리고 최종일 일행은 한쪽의 불판을 차지했다.
화르륵!
불길이 사정없이 치솟았으나 우희승과 이두희가 능숙하게 고기를 잘랐다. 특히 갈비를 그대로 구워서 가위로 잘라 놓은 것이 먹을 만했다.
강찬이 나무젓가락으로 고기 한 점을 입에 넣었을 때였다.
“차동균입니다.”
세모꼴로 치솟은 눈을 한 대원 한 명이 다가와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발표회장에도 있었습니다. 무전으로 지시를 듣기는 했는데 갓 오브 블랙필드가 강찬 씨인 줄은 짐작하지 못했습니다. 고등학생으로 알고 있었거든요.”
쇳소리가 섞인 음성이어서 나이를 더 먹으면 틀림없이 전대극처럼 괄괄한 목소리가 될 거다.
“우리끼리도 말이 많았습니다. 만약 행사장에 있던 강찬 씨가 갓 오브 블랙필드가 맞다면 몽골에 갔던 분인데 그게 말이 되느냐? 뭐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이거라도 한 잔 받으십시오.”
차동균이 페트병에 담긴 음료수를 종이컵에 따라 강찬에게 건네주었다.
“궁금한 게 있습니다.”
최종일이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차동균을 보고 있었다.
“오늘 우리가 힘 한번 못 쓰고 당한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주변에서 고기를 먹는 척했지만, 차동균의 질문이 떨어지는 순간에 누구도 젓가락을 움직이는 사람은 없었다.
화르륵! 화르륵!
우희승이 고기를 아예 불길이 닿지 않는 한쪽으로 밀어놓았다.
“죽일 수 있다고 믿는 것과 죽여본 것의 차이쯤이라고 하는 게 적당할 것 같은데?”
차동균이 묘한 미소를 그려냈다.
반말을 들어서라기보다는 내용이 거슬린 모양이었다.
“여기 있는 대원들은 모두 작전에 나가본 경험이 있습니다. 비록 죽일 기회는 없었을지 몰라도 적을 죽이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겁낼 대원은 없습니다.”
강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화로가 가까이 있어서 차동균의 음성을 모두 들었다.
최성곤마저 몸을 돌려 강찬을 바라보고 있었다.
“운전면허를 땄다고 해서 바로 차를 끌고 다니기는 어려워. 물론 강단이 있으면 끌고 나가도 되지. 하지만 사고 날 확률이 높지 않을까? 작전에 나가서 사고는?”
“우릴 초짜 딱지 붙이는 병아리로 보시는 거군요.”
“그게 사실이니까.”
분위기가 싸하게 가라앉았다.
그런데도 석강호는 고기를 입에 넣고 뜨거워서 몸을 비틀어댔다.
어차피 한번은 시도해보기로 한 거다.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안성까지 달려온 전대극과 김형정, 그리고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겠다는 김태진을 봐서라도 한 번쯤은 시도해보기로 했던 일이었다.
“몽골 작전의 결과가 어땠지?”
차동균의 볼이 씰룩하고 움직였다.
“발표회장에 이글루가 세 대 있었지? 그중 하나는 결국 발사됐어. 만약 적국에 작전을 나갔다가 그런 경우가 생기면? 그냥 죽음을 각오했으니까 죽어서 오면 되는 건가?”
강찬의 말이 끝나자 석강호 외에 누구도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
“제대로 긁어대는군요.”
“저 친구는 이유 없이 저럴 친구가 아냐.”
최성곤이 귀에 대고 말을 건네자 김태진이 혼잣말처럼 답을 했다.
금방이라도 사고가 터질 것처럼 분위기가 살벌했다.
“총을 왜 들고 다닌다고 생각하나?”
강찬이 차동균을 똑바로 보았다.
“권총은? 대검은? 내가 원하는 건 행사장 지키고, 사람 모형에 풍선 달아놓고 쏘는 실력이 아니라 실제로 오늘 같은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대원이다.”
“외국에서 벌어진 작전에 한 번도 못 나갔던 것처럼 말씀하지 마십시오. 이곳에 있는 대원들은 외국의 유명한 팀들과 합동 훈련했고,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중동 쪽 작전에도 다녀온 경험 있는 베테랑들입니다.”
강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실력을 보여줄 수 있어?”
“어떻게 말입니까?”
차동균의 눈빛이 반짝하고 빛나는 순간이었다.
강찬은 최성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내일 대원들 훈련을 제가 맡아도 됩니까?”
“물론이오.”
최성곤이 김태진을 짧게 본 후에 답을 했다.
“내일 훈련에서 실력을 보여 봐.”
“알겠습니다.”
존경심에 적대감이 살짝 묻어서 대원들의 눈빛이 복잡했다.
차동균이 돌아가자 석강호가 젓가락을 건네주었다.
“맛이 죽여줍니다. 얼른 드쇼.”
다들 고기를 먹기 시작했는데 분위기는 완전히 가라앉아버린 뒤였다.
적당히 먹고 나서 김태진과 강찬, 그리고 석강호와 서상현은 최성곤이 안내했던 막사로 들어갔다.
사무실 공간 옆의 문을 열자 간이침대가 있었다.
불편하게 하기 싫다고 최성곤은 사무실에 부관과 함께 간이침대를 설치했다.
“제대로 해볼 생각인 거지?”
“예. 눈빛을 보니까 자꾸 마음이 약해지네요.”
“그런데 왜 그렇게 약을 올렸어?”
“내일 두들길 생각이거든요.”
서상현은 멍하니 있었고, 석강호는 끔찍하다는 듯이 고개를 저어댔다.
“가능성은 어때?”
“실력은 안 빠지는데 실전 경험이 너무 부족해요. 그렇다고 계속 끌고 다니면서 경험을 쌓게 할 자신도 없구요.”
“흠. 역시! 우리도 늘 그걸 아쉬워했지. 다른 나라에 나가거나, 선제공격을 해봤어야 말이지. 비무장지대에서야 계속해서 경험이 전달되니까 나름 실력자가 나오는데 이런 종류의 작전은 경험을 쌓을 기회가 없었어.”
“아니, 솔직히 저 정도 실력이면 어디 가도 제 몫은 하지 않습니까?”
듣고 있던 서상현이 답답한 듯 질문을 던졌다. 대원들의 입장에 감정이 이입된 얼굴이었다.
맞는 말이면서 틀린 말이다.
“연습과 실전의 차이는 간단하죠.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방아쇠를 당길 거냐, 대기할 거냐? 그런데 그 한순간이 생사를 가릅니다.”
“얘네들 누구보다 빠르게 쏠 능력 있습니다.”
강찬의 답이 서상현은 억울한 모양이었다.
“다른 나라에 몰래 들어가서 짐승이 나타났다고 방아쇠를 당기면? 그다음은요? 그게 짐승인 줄 알았는데 적이면? 그런 순간적인 판단은 경험에서 만들어집니다.”
“그런 종류의 훈련은 이미 받습니다.”
“내일 보면 알겠죠.”
서상현도 더는 말을 하지 못했다.
달빛이 창을 타고 훤하게 들어왔다.
“참, 시간 빠르다. 비무장지대 누비던 게 엊그제 같은데…….”
김태진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릴 때 석강호가 코를 고는 소리가 들렸다.
“얼른 주무세요. 조금 지나면 정말 못 주무실 수 있어요.”
“코를 심하게 고나?”
“견디기 힘드실 겁니다.”
“그럼 얼른 자야지.”
김태진이 모포를 제대로 덮으며 옆으로 돌아누웠다.
***
6시에 기상했고, 간단하게 씻은 후, 아침 식사를 했다.
밥과 반찬이 최고대우라고 할 만큼 훌륭해서 김태진도 만족할 정도였다.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며 30분쯤 휴식을 취했다.
“훈련을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간단하게 구보하고 산악전과 시가전을 해볼 생각입니다.”
“그럼 난 쉬는 게 좋겠네.”
김태진이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밖으로 나갔을 때 대원들이 정렬해 있었다.
“오늘 하루 함께 훈련한다. 우선 구보다. 모형 도시로 가서 도시 외곽을 달린다. 다들 몸을 풀도록.”
강찬의 말에 대원들이 능숙하게 몸을 풀었다.
석강호는 물론이고, 최종일 일행, 서상현도 대원들과 함께 섰다.
“준비됐으면 가지?”
“중대 좌향좌! 뛰어가!”
차동균의 구령에 맞춰 대원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착. 착. 착. 착.
군화가 바닥을 밟는 소리가 일정하게 들렸다.
100m를 지나자 모형도시가 나왔다.
외곽 도로가 있어서 달리기는 편했다.
오와 열을 맞춰 달리는 왼편에 강찬이 달렸다.
달리면서 알았다.
실력은 뒤지지 않는다.
고작 달리기지만, 속도와 호흡, 그리고 묘하게 느껴지는 기운을 통해 알 게 된 것이었다.
이런 대원들이 외인부대처럼 처절한 실전을 쌓는다면 정말 엄청난 부대가 될 거다.
하지만 실전 경험은 한 번의 전투나 작전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지금 대원이 절반 이상 죽어 나가고, 그 뒤에 후임병이 와서 더 많이 죽어 나가면서, 그 쌓인 경험들이 전달되고 전달되어야 나오는 거다.
강찬은 왜 그렇게 전대극과 김형정, 김태진이 안타까워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각오와 질릴 만큼의 반복된 훈련을 했음에도 실전에 나갈 기회가 없었던 거다.
작전에 성공할 자신이 있어도 이후에 감당해야 할 것들이 두려워 나서지 못하는 특수팀의 비애.
잘난 자식을 두었지만, 아버지의 능력이 부족해 마지막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할 때 심정이 그렇지 않을까?
삽시간에 10㎞를 달렸다.
강찬은 서서히 피가 뜨거워지는 것을 알았다.
대원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투지와 열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좀 더 속도를 높인다!”
강찬은 실제로도 좀 더 빨리 달리기 시작했다.
착착착착. 착착착착.
대원들의 상체가 내딛는 발에 따라 규칙적으로 좌우로 움직였다.
아직 대열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10㎞를 넘게 뛰었고, 속도를 더 높였는데도 말이다.
훈련하고, 훈련하고, 훈련한 거다.
실전 경험 대신 극한까지 스스로를 몰아붙이면서 훈련에 매달린 거다.
강찬은 시선을 돌려 대원들을 보았다.
힘들어하는 얼굴이었다.
그런데도 달린다.
걸음을 멈추는 것이 동료를 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다.
‘이 새끼들.’
가슴에 담기면 불편하다.
저놈들 중 하나라도 죽으면 견디기가 어렵다.
그런데 고작 달리는 것을 지켜보는 것으로 대원들의 의지와 열정이 강찬의 가슴을 흔들고 있었다.
이미 20㎞를 넘게 달렸다.
호흡이 가쁜 것은 누구 한 사람 다를 게 없는데 그렇다고 포기할 대원도 없었다.
“막사로 돌아간다!”
모형도시로 들어서는 산길이 본 강찬의 외침이었다.
대열은 모형도시의 외곽도로를 벗어나 산길로 접어들었다.
“허억! 허억!”
막사 앞에서 김태진과 최성곤, 그리고 부관이 대원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강찬은 물론이고, 대원들까지 땀에 흠뻑 젖었다.
“헬멧, 방탄조끼가 있습니까?”
“다 있습니다.”
“소총까지 전부 준비해 주십시오.”
최성곤이 지시하자 부관이 빠르게 움직였다.
가쁜 숨이 어느 정도 멎었을 때, 부관이 헬멧과 방탄조끼, 그리고 소총을 앞에 놓아주었다.
“실탄을 주십시오.”
최성곤의 고개가 불쑥 튀어나왔고, 대원들의 놀란 시선이 삽시간에 강찬에게 다가왔다.
“실탄이라고 했습니까?”
“예. 오늘 훈련은 실탄으로 할 예정입니다.”
최성곤이 함부로 답을 하지 못했다.
김태진마저 의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훈련 내용을 알려주시오.”
최성곤이 노려보는 시선으로 강찬을 향해 요구했다.
강찬은 막사 앞 계단에 올라섰다.
“선제공격을 하러 갈 생각이다. 이 중에서 12명이 필요하다. 지원할 사람은 한 걸음 앞으로 나와라.”
척!
알고 있었던 것처럼 대원들 전원이 한 걸음을 나섰다.
석강호와 서상현까지 모두 다.
“오늘 훈련은 실탄으로 한다. 두 팀으로 나누되 맞출 수 있는 곳은 헬멧과 방탄복뿐이다. 총을 맞아서 부상을 당한 대원, 그리고 상대 팀을 다치게 한 대원은 탈락이다. 불만 있는 대원은 물러나라.”
최성곤이 항의하는 듯한 시선으로 김태진을 보았을 때였다.
석강호가 나와서 방탄조끼와 헬멧, 그리고 소음기관단총을 챙겼다.
최종일, 우희승, 이두희도 앞으로 나섰다.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에 헬멧을 뒤집어쓰고 방탄조끼를 걸친 다음, 앞면을 조였다.
“젠장!”
서상현이 내뱉은 말을 모두 들었다.
그런데 그가 움직여 헬멧과 방탄조끼를 든다.
“재미는 있겠네.”
놀라운 것은 김태진이다.
최성곤보다 선배인 그가 몸을 움직여 역시나 헬멧과 조끼를 집어 든 거다.
“이런 훈련이 의미가 있습니까!”
차동균의 당찬 질문이 터져 나왔다.
“아니면 그냥 실전으로 할래?”
“그런 뜻이 아니잖습니까?”
“훈련했다면서!”
강찬이 다부지게 받아쳤다.
늘 냉정하던 강찬이다.
그런데 지금은 목소리를 높인 거다.
김태진이 표정을 감추기 위해 얼른 방탄조끼를 살피는 척, 고개를 숙였다.
“작전을 나가서 엉뚱한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할래? 알던 방식이 아니니까! 정보가 새 나갔으니까! 실탄으로 움직이는 적을 상대해 본 적이 없으니까! 그때도 이따위 변명할 거냐!”
강찬이 대원들을 주르륵 둘러보았다.
“실전 경험이 없다는 말뜻을 새겨! 너희 중에 절반 이상이 죽어서 돌아오는 작전을 치르는 거다! 새로운 대원이 투입돼서 또 그 이상 죽어서 돌아오는 작전이 반복된 뒤에! 살아남은 대원들이 베테랑이 되고, 그 경험이 밑으로 내려간다. 차동균! 그럴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 같나!”
차동균이 답을 하지 못했다.
“외인부대 특수팀은 1년에 수차례, 크고 작은 작전과 전투를 치른다. 너희는? 몽골 작전이 끝난 뒤, 바로 작전을 나가야 하는 너희는! 여기 몽골 작전에 나갔던 대원이 있나!”
강찬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대원들을 돌아보았다.
“미친 짓이다. 안다. 그런데 누구도 실전 경험을 대신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모의 전투? 어제 총을 맞았던 대원들이 실제로 죽었고, 오늘 또다시 그런 작전에 나가야 한다면 어떨 것 같나?”
강찬은 모처럼 피가 끓는 기분이었다.
“내키지 않으면 안 하면 된다. 나는!”
강찬이 차동균을 똑바로 보았다.
“작전에 나가서 반드시 살아 돌아올 대원이 필요하다! 정보가 새 나가도! 완벽하게 포위되어도! 끝까지 살아남을 대원! 너희는! 죽은 대원을! 그것도 피투성이가 되어서 죽어 나자빠진 동료를 볼 때의 심정을 모른다! 그러니까 허튼소리 지껄일 놈들은 빠져!”
석강호가 슬쩍 김태진을 보았다.
두 사람 모두 강찬의 저런 모습을 처음 보는 거라 놀라는 눈빛이었다.
눈싸움을 하는 것처럼 강찬과 차동균이 시선을 움직이지 않았다.
여기까지다.
대원들의 열정, 전대극, 김형정, 김태진의 성의.
그것들에 감동해서 울컥 피가 끓었지만, 더 이상은 강요하지 못한다.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작전이다.
알려줄 수는 있지만, 끌고 가서는 안 되는 거다.
차동균의 볼이 씰룩했다.
저벅. 저벅.
“중위 차동균! 실탄 훈련에 지원합니다!”
이를 꽉 깨문 차동균이 헬멧과 방탄조끼를 잡았을 때였다.
“하사 유광렬! 실탄 훈련에 지원합니다!”
“중사 박대기! 실탄 훈련에 지원합니다!”
“소위 윤상기! 실탄 훈련에 지원합니다!”
악을 쓰는 것처럼 뜻을 밝힌 대원들이 차례로 나와 헬멧과 방탄조끼를 집어 들었고, 착용했다.
“이 새끼들!”
최성곤이 이를 악물며 대원들을 보았고, 김태진은 붉어진 눈을 감추기 위해 하늘을 향해 시선을 들었다.
“부관! 실탄 지급하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의무관 이리로 오라고 해!”
“알겠습니다!”
최성곤의 명령이 떨어지는 순간에도 대원들이 악을 쓰며 헬멧과 방탄조끼를 집어 들고 있었다.
강찬이 막사 아래로 내려가 헬멧과 방탄조끼를 집어 들었을 때였다.
“갓 오브 블랙필드!”
차동균이 강한 음성으로 강찬을 불렀다.
“이 훈련을 통해서 대한민국 특수팀이 선제공격을 할 수 있게 된다면! 나는 기쁘게 죽겠습니다!”
강찬이 시선을 주었을 때 차동균이 절도있게 반 바퀴를 돌아 대원들을 향해 섰다.
“우리의 구호!”
“나의 피로 국가를 지킬 수 있으면, 나는 행복하다!”
피가 섞인 것처럼 뜨겁고 강렬한 함성이 쩌렁쩌렁 산을 향해 달려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