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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오브블랙필드-118화 (118/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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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더 꺼낼 게 있어?

한남대교를 건너서 식사를 마친 참이다.

목표했던 주택까지 10분이면 충분한 거리였는데 담배도 피웠고, 커피도 모두 마셨다.

이제 출발할 시간이다.

그런데 강찬이 건네준 빈 커피잔을 이두희가 쓰레기통에 버리는 순간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두근두근.

‘빌어먹을.’

주택에 지뢰를 심어놓은 것은 아닐 테고?

강찬의 눈빛을 다섯 사람 모두 보았다.

“왜 그러쇼?”

석강호가 입에 깨문 담배를 두 손으로 감싸듯 불을 붙이며 짧게 물었다.

“뭔가 있다. 작전에 나갔다가 멈출 만큼 중요한 거.”

“그 정도요?”

강찬이 고개를 끄덕이자 석강호가 빠르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무슨 일입니까?”

이런 건 설명하기 더럽다. 아니 방법이 없다.

“팀장님. 그냥 믿어주시고, 상황을 한 번만 더 체크하죠. 행사장에서처럼 감이 더럽습니다.”

“그렇다면 일단 한적한 곳으로 자릴 옮깁시다.”

그날의 상황을 모두 지켜본 김형정은 두말하지 않고 강찬의 뜻을 따라주었다.

다 같이 차에 올라서 골목 안쪽으로 움직였다.

두근두근.

지랄 같다.

매번 그렇지만 이런 일엔 확신이 없다.

어디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 모르면서 심장만 뛰는 거다.

강찬은 전면의 유리를 통해 밖을 노려보았다.

‘뭐지? 뭐가 빠졌지?’

기껏 먼저 공격하기로 하고선 일을 벌이기 직전에 신호가 온 거다.

명령을 받아서 움직인 것도 아니다.

이 작전을 아는 다섯 명이 전부 여기에 있는데?

“팀장님. 오늘 작전을 아는 사람은 우리뿐인 거죠.”

“그건 확실합니다.”

최종일과 우희승, 이두희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굳은 얼굴이었다.

강찬이 숨을 천천히 들이마실 때였다.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전화기가 울렸다.

주머니에서 꺼내는 순간 스미든의 이름이 보였다.

“상황만 말해.”

이럴 때 다른 말은 필요 없다.

[“대장. 훈련받은 놈들입니다. 커튼 쳐놨고, 문 걸어뒀습니다.”]

“어떻게 발견했어?”

[“창에 붙어서 사랑 나누다가.”]

빠른 불어다.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옆에서 김형정의 전화가 울렸다.

“일단 버텨. 조치하는 대로 전화할게.”

[“알았습니다.”]

스미든을 습격해? 이거였나?

통화를 끝낸 강찬이 고개를 돌렸을 때였다.

“알았다. 잠깐 기다려.”

김형정은 다급한 얼굴이었다.

“아버님과 어머님 쪽에 적국의 요원으로 보이는 자들이 상담 중이랍니다.”

뭐?

생각할 틈이 없었다.

강찬은 김형정의 전화기를 곧바로 귀에 가져갔다.

“강찬이다. 상황 설명해.”

[“아버님께는 자동차 대량 구매 명목, 어머님께는 재단 기부를 빌미로 각각 두 명씩 상담 중입니다. 우리 요원이 뒤에 서 있기는 하지만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개새끼들이!

“총기 소지했지?”

[“조장 둘이 각각 배치되어 있습니다.”]

“여차하면 바로 쏴 버려.”

[“사격 명령은 팀장님의 결정이 필요합니다.”]

강찬은 김형정에게 전화기를 건넸다.

“사격 명령이 필요하답니다.”

눈빛이 얼마나 번들거리는지 돌아보던 우희승이 얼른 김형정을 보았다.

김형정은 전화를 받자마자 “필요하면 사격해.”라고 명령을 내렸다.

석강호와 나머지 셋이 충분히 알만한 상황이었다.

“우선 아버지 사무실로 출발하죠.”

강찬의 말과 동시에 김형정이 고갯짓을 했다.

차가 출발한 다음이다.

“양진우, 이 개새끼가 먼저 움직인 거요?”

“통화 좀 하고 얘기하자.”

통화 버튼을 누른 강찬은 전화기를 귀에 댔다.

[“보스. 지금 상담 중이야. 나중에 통화하면 안 될까?”]

미쉘까지?

“미쉘. 듣기만 해. 정말 중요한 일이다.”

혹시 몰라서 프랑스어로 말을 했다.

“주변에 다른 사람이 있으면 산이 좋은 거고, 혼자 있으면 바다가 좋은 거다. 얼굴에 표시 내지 말고.”

[“나는 아무래도 바다가 좋지.”]

염병할!

“사무실이지?”

[“공식적인 일이니까.”]

“위험할 수 있어. 가능하면 여직원이라도 불러서 함께 있을 방법을 찾아봐. 몸을 뺄 수 있으면 그렇게 하고.”

[“알았어, 보스.”]

“보스가 내가 아니라고 설명해.”

[“알았다니까.”]

전화를 끊고 나자 정신이 아득했다.

한발 늦은 거다.

차는 한남대교를 건너 신호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강찬은 다시 통화버튼을 누르며 김형정을 보았다.

“당장 부를 수 있는 요원이 얼마나 되나요?”

“그렇게 되면 이 작전이 외부로 알려지게 됩니다.”

그렇기도 하겠다.

고개를 끄덕이는 동안 전화가 연결됐다.

[“이 시간에 어쩐 일이야?”]

“대표님. 지금 디아이라는 연예기획사, 전에 지켜주셨던 스미든의 집, 그리고 석강호 집이 위험합니다. 무기를 지닌 일본 정보국 소속 요원들일 수 있습니다. 대원들 파견해 주실 수 있나요?”

[“근처에 경찰과 협조하마. 주소부터 불러줘.”]

강찬은 위치와 전화번호를 차례로 알려주었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도 전에 먼저 전화가 끊겼다.

“팀장님. 차에 계시면서 상황 지휘하시고, 양진우가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봐 주세요.”

멀리 강대경의 건물이 보였다.

“석강호, 우희승하고 아버지 사무실로 가라.”

석강호와 눈이 마주친 순간이었다.

“느낌이 안 좋으면 무조건 죽여.”

“알았소. 맡겨두쇼.”

차가 멈춰 섰다.

“최종일. 어머니 사무실 알지?”

“압니다.”

드르륵.

문을 여는 순간, 강찬이 먼저 튀어 나갔다.

오피스텔 건물이라 사람이 제법 많았다.

“계단으로 가.”

강찬의 말에 최종일이 엘리베이터 옆의 계단 출입구로 들어섰다.

한 번에 두세 계단씩 뛰어올랐다.

유혜숙이 놀라는 건 다음 문제다.

우선 구하고 봐야 한다.

발목에 찬 대검이 불쑥불쑥 보였는데 강찬은 주저하지 않았다.

양복을 입은 둘이서 험악한 눈빛으로 뛰어 올라가자 중간에 마주친 여자 한 명은 화들짝 놀라 벽에 붙기까지 했다.

“여깁니다!”

끼이익.

최종일이 문을 열며 가쁜 숨을 쉬었다.

복도로 나서는 순간, 요원인 듯한 여자 한 명이 빠르게 다가왔다.

“사무실 소파에 마주앉아 있습니다. 이사장님 뒤에 조장과 요원 둘이 대기 중입니다.”

요원들이 없었다면 강대경과 유혜숙은 벌써 죽었을 거다.

강찬은 고개를 끄덕이고, 사무실 문 앞에서 호흡을 골랐다.

후우.

‘개새끼들이 어머니를 노려?’

최종일이 바로 뒤에 붙었다.

강찬은 사무실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유혜숙의 뒤에 여자 요원 셋이 날카롭게 서 있고, 맞은 편 소파에 특수훈련을 받은 것이 분명한 두 놈이 있었다.

“아들!”

유혜숙이 놀라고 반가운 얼굴을 하는 순간이었다.

맞은 편의 두 놈이 재빠르게 오른손을 뒤쪽으로 움직였다.

와락!

강찬은 곧바로 몸을 날려 가까이 있는 놈의 얼굴을 팔꿈치로 찍고, 멀리 있는 놈의 어깨를 걷어찼다.

퍼억!

짧은 순간이다.

그런데 적이 강찬의 팔꿈치를 막고 옆구리를 찍었다.

콰다당! 와락!

강찬이 테이블로 넘어지는 순간, 최종일과 여자 요원 둘이 멀리 있는 놈에게 달려들었다.

파박! 팍! 팍! 파바박.

강찬은 상체를 일으키며 주먹과 손날을 뻗었다.

실전 경험이 많은 놈!

놈과 시선이 부딪칠 때 느낀 감정이었다.

퍼억!

최종일이 옆구리를 맞으면서 놈의 오른쪽 손목을 움켜쥐었다.

여자 요원 하나가 유혜숙을 끌다시피 책상 쪽으로 움직였다.

파바박! 팍! 파박!

강찬과 적이 탁자와 소파에 끼어 연신 손날과 팔꿈치를 부딪칠 때,

퍼억! 콰다당!

목을 얻어맞은 여자 요원이 탁자에 처박혔다.

팍! 파박! 타악! 팍!

강찬이 뻗은 손날을 적이 때려냈고, 적의 팔꿈치를 강찬이 밀쳐냈다.

틈을 주면 권총을 꺼낸다.

최종일이 필사적으로 상대하는 놈의 오른손목을 쥐고 있는 이유다.

이 정도로 강할 줄은 몰랐다.

시간이 너무 끌렸다.

강찬은 날아드는 놈의 팔꿈치를 위로 쳐냈다.

놈의 왼쪽 주먹이 곧바로 날아들었다.

맞아주는 거다!

퍼억!

‘크흑!’

놈의 왼 주먹이 강찬의 명치에 꽂히는 순간!

쩌걱!

오른쪽 주먹으로 놈의 턱 안쪽을 세차게 쳐올렸다.

“큭!”

염병! 숨이 콱 막혔다.

개새끼.

강찬은 와락 놈의 대가리를 움켜쥐었다.

으드득!

움직여야 하는데 숨이 막혀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쩌걱!

여자 요원 하나가 얼굴을 제대로 얻어맞고 뒤로 넘어졌다.

강찬은 볼 안쪽 살을 이 사이에 넣었다.

꽉!

‘끄윽!’

끔찍한 통증과 함께 비릿한 피 냄새가 올라왔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숨이 뚫렸다.

최종일이 오른손목을 잡고 있는 틈이다.

퍼억!

“컥!”

강찬이 목을 세차게 갈기자 놈의 몸이 휘청했다.

퍼억! 퍼억! 퍼억!

강찬은 연속해서 목만 세 번 갈겼다.

놈이 상체를 구부린 순간,

콰직!

뾰족하게 중지를 세운 주먹으로 놈의 울대를 있는 힘껏 찍어버렸다.

여기서 끝내면 마무리를 못 하는 거다.

와락!

강찬은 곧바로 달려들어 놈의 대가리를 움켜쥐었다.

드드득!

목을 완전히 돌렸다.

두 놈 모두 죽인 거다.

강찬이 손을 풀자 놈이 소파 앞으로 구겨지듯 무너졌다.

최종일은 바닥에서 주저앉아 가슴을 움켜쥐고 있었고, 여자 요원 하나는 얼굴이 온통 피투성이였다.

강찬이 고개를 돌렸을 때 유혜숙은 완벽하게 겁에 질린 눈을 하고 있었다.

소파에 엎어졌던 요원이 몸을 일으키는 옆으로 강찬이 걸어가자 유혜숙이 고개를 저었다.

놀란 거다.

강찬은 걸음을 멈췄다.

유혜숙은 강찬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눈빛이었다.

사람을 죽이는 모습을 쉽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흔치 않다. 특히, 여자는.

진짜 아들이 아닌 것을 알아도 저런 눈빛을 할 거다.

“아버지도 위험하세요.”

말을 하는데 입에서 피가 쭉 흘러나왔다.

볼을 얼마나 세게 물어뜯었는지 연신 입안에 피가 고였다.

“여기 여자분들은 국가정보원에서 파견 나온 특수 요원이에요. 그러니까 이분들 따라서 움직이세요.”

유혜숙의 곁에 있던 여직원이 전화를 받고는 대답 두 마디를 한 다음, 강찬에게 눈짓을 했다.

강대경은 무사하다는 뜻이었다.

유혜숙이 떨기 시작했다.

최종일이 강찬의 뒤에 겨우 섰다.

“어머니 안전한 곳으로 모셔.”

“예.”

뒤를 돌아보자 코를 감싼 여자 요원이 피를 뚝뚝 흘리고, 목이 돌아간 두 놈이 기괴한 자세로 자빠져 있었다.

강찬은 손바닥 안쪽으로 입가를 닦았다.

꿀꺽.

아직도 볼에서 피가 연신 나왔다.

“아버지 챙겨드리고 올게요.”

억지로 미소도 지었다.

피를 삼키느라고 말소리가 이상했는데 유혜숙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고, 눈빛을 바꾸지 못했다.

이게 맞는 거다.

원래는 이런 거였는데 그동안 속인 거 맞다.

강찬이 숨을 커다랗게 들이마시고 문을 향해 몸을 움직일 때였다.

“아……들.”

그 순간, 유혜숙의 떨리는 목소리가 강찬을 붙들었다.

고개를 돌렸을 때, 유혜숙은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괜찮은……거지?”

공포와 두려움을 이겨내려고 애쓰는 얼굴을 보며 강찬은 아무 말도 못 했다.

“우리 아들, 괜찮은 거지?”

유혜숙이 힘겹게 강찬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애처롭게 떨리는 손을 들어 강찬의 볼을 만졌다.

“엄만……괜찮아. 그러니까 아들도 다치면 안 돼.”

“그럴게요.”

“엄마가……, 엄마가 너무 놀라서. 하지만 엄마는.”

유혜숙이 떨리는 두 팔을 뻗었다.

“엄만, 아들 사랑해. 아들 사랑해.”

이겨내려는 거다. 받아들이려 애쓰는 거다.

따스하게 느껴지는 유혜숙의 품이 사치처럼 느껴졌다.

“어머니. 아버지랑 집에 가 계세요.”

강찬이 눈짓을 하자 여자 요원이 다가와 유혜숙의 어깨를 안았다.

유혜숙이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말라는 의미로 보였다.

강찬도 고개를 한 번 끄덕여주고는 바로 사무실을 나왔다.

계단을 타고 내려오는 동안에 남자 요원 셋이 올라오다 최종일에게 인사했다.

“대표님도 무사하십니다.”

“다친 사람은?”

“요원 셋이 다쳤는데 생명에는 지장 없습니다.”

“뒤처리하고 두 분 집으로 모셔.”

“알겠습니다.”

강찬은 최종일과 함께 바로 강유모터스 사무실로 올라갔다.

“아버지.”

강대경은 그래도 좀 나았다.

하얗게 질린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어머니는 무사하세요. 그런데 좀 많이 놀라신 모양이에요.”

“아빠가 잘 달래마. 넌 다친 데 없지?”

“예.”

피를 흘리지 않으려고 입에 고인 것을 꿀꺽 삼켰다.

고개를 돌려보자 테이블은 완전히 박살 났고, 두 놈이 자빠져 있는 주변으로 군데군데 피가 번져 있었다.

“어머니 부탁드려요.”

“오냐.”

강대경이 이를 꽉 깨물며 강찬의 어깨를 다독여주었다.

“다녀올게요.”

강대경이 강찬의 눈을 똑바로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강찬이 몸을 돌리자 석강호와 최종일, 그리고 우희승이 뒤를 따랐다.

강유모터스에 있는 요원 수가 적지 않아서 안심이었다.

건물을 빠져나온 강찬은 곧바로 차에 올랐다.

김형정은 이미 상황을 보고받은 눈치였다.

드르륵.

승합차의 문이 닫혔다.

“팀장님. 오늘은 제가 지휘하겠습니다.”

“그럴 각오로 나선 겁니다. 강찬 씨가 원하는 대로 하시면 됩니다. 양진우는 현재 청담동 주택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본에서 들어온 것으로 확인되는 요원의 숫자가 잘못 파악됐던 모양입니다. 청담동에만 따로 20명 이상이 더 있습니다.”

강찬은 고개를 끄덕인 다음 바로 전화를 들었다.

신호가 세 번 울렸을 때였다.

[“어! 나다.”]

“오광택. 지난번 분당 건과 관련된 놈들을 찾았다.”

[“뭐? 정말이냐? 가만! 어디야? 너! 혼자 가면 안 돼!”]

다급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

“놈들이 총을 가졌을지 모르니까 조심해. 두 군데니까 애들 나눠서 들어가고, 부탁 하나 하자.”

[“뭔데? 뒤로 물러나 있으라고 하면 너하고도 칼부림할 거다.”]

강찬은 피식 웃은 다음 입을 열었다.

“난 다른 곳에 가 볼 때가 있다. 그래서 그런데 두 곳에 있는 놈들 모조리 죽여버려라. 내 부탁은 그거다.”

[“알았다. 혹시 경찰을 막아줄 수 있냐? 아니면 내가 다 뒤집어쓸 준비가 필요해.”]

“잠깐만.”

강찬은 전화기를 잠시 내렸다.

“경찰을 막아줄 수 있나요?”

“알겠습니다.”

김형정뿐만 아니라 차에 있는 나머지 모두 통화내용을 들은 다음이어서 팽팽한 긴장감이 차 안에 가득했다.

“오광택. 경찰은 막을 수 있어. 너무 요란하게 하지 말고, 되도록 총소리가 나지 않게 해.”

[“맡겨주라. 그리고 강찬.”]

오광택은 대답할 틈도 없이 말을 이었다.

[“고맙다.”]

“지랄하지 말고 살아나면 술이나 한잔 먹자.”

[“알았다.”]

통화가 끝났다.

강찬은 숨을 한번 들이마셨다.

실력으로 봐서 이렇게 여섯이 스물을 상대하러 가는 건 자살 행위다.

“전 실장님께 전화 좀 넣어주세요.”

김형정은 각오한 것이 있는지 얌전한 부하 직원처럼 통화버튼을 누른 뒤 곧바로 전화를 건네주었다.

[“전대극이다. 무슨 일이야?”]

“강찬입니다.”

[“강찬? 아! 강찬! 어쩐 일이오?”]

“실장님. 일본에서 들어온 요원 놈들을 치러 갑니다. 짐작하시겠지만 비밀작전입니다. 실장님과 실장님이 믿을만한 직원이 필요합니다.”

너무 설명이 짧았나?

테러를 저지를 놈이라든가, 양진우라고 말을 할걸 그랬나?

전대극의 숨소리가 두 번쯤 들린 다음이었다.

[“나하고 다섯 명 갑니다. 저쪽은 몇 명입니까?”]

“최소 스물쯤 될 거고, 전 실장님까지 다 합치면 우리 쪽은 열셋입니다.”

[“어디서 봅니까?”]

“장소는 김 팀장이 설명해 드릴 거예요.”

전화기를 넘겨주자 잠시 대답하던 김형정이 호텔이름을 대고 그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강찬은 마지막으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대원들 완전히 배치했고, 디아이는 순수한 투자자로 확인했다. 어디야?”]

강찬은 고맙다는 말과 함께 전대극에게 한 것과 같은 설명을 김태진에게도 전했다.

[“요즘 김형정 그 친구와 자네 분위기가 이상하다 했지. 상현이도 데려가마. 괜찮겠나?”]

“그렇게 하시죠. 장소는?”

강찬이 시선을 주자 김형정이 ‘오륜호텔’이라고 답을 했다.

“오륜호텔이랍니다.”

[“바로 출발하지.”]

전화를 끊은 강찬이 시선을 돌렸을 때였다.

김형정이 히죽 웃으며 입을 열었다.

“양진우, 이 개새끼! 반드시 죽여버립시다.”

강찬과 석강호가 픽 하고 웃었고, 최종일과 우희승은 얼른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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