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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꼬리잡기.
강찬은 쿠크리의 날을 팔에 바짝 붙였다.
퍼억! 퍽!
적은 강찬의 팔꿈치를 함부로 막지 못했다.
터더덕!
왼손으로 적의 팔을 두 번이나 쳐낸 강찬이 오른손을 좌우로 저었다.
서걱! 서걱! 서거걱!
쿠크리의 날이 적의 겨드랑이와 어깨 그리고 왼편 목을 파고 들었다.
푸아악! 쿵쿵쿵. 콰다당.
적이 목에서 피를 뿜으며 뒤로 밀리다 커다랗게 넘어졌다.
순간 기다렸다는 듯 한놈이 나섰다.
휘릿! 휘이익! 휙!
양쪽이 다 칼을 들었다.
이대로는 위험하다.
현관 통로를 이용해 하나씩 상대하고 있는 거다.
이 상황에서 바깥쪽 베란다를 타고 내려오거나 거실 창을 열고 나와 앞뒤에서 달려들면 얘기가 다르다.
“대장!”
석강호의 음성이 커다랗게 들렸다.
젠장!
강찬은 흘깃 뒤를 보았다.
피윳! 핏!
그 순간 상체를 뺐는데도 어깨를 두 번이나 베였다.
후다닥!
강찬은 현관을 빠져나가듯 튀었다.
안쪽에서 놈이 쫓아 나왔다.
휘익! 휙. 휙. 휙.
강찬은 쿠크리를 네 번이나 휘둘러 놈을 막아섰다.
퍼억!
그리고 현관에 떨어져 있던 종이백을 걷어찼다.
놈이 상체를 들어 피하는 순간이다.
퍼억! 퍼억!
두 개의 종이백을 더 걷어차며 마지막 순간에 종이백과 함께 달려들었다.
종이백을 피하기 위해 상체를 비틀었던 놈이 놀란 눈으로 강찬을 보았다.
서억! 서걱!
강찬은 놈의 목과 귀밑을 깊게 베었다.
푸아학!
피가 뿜어지는 순간에 강찬은 놈을 안다시피 밀고 들어갔다.
콰다당!
휘릿! 휘익! 휘이익!
좌우에서 두 놈이 달려들었다.
셋 모두 칼을 들고 있어서 근접전이라 해도 팔꿈치조차 부딪치지 못했다.
밖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이 층에서 베란다 바깥 계단으로 내려온 놈들과 붙은 거다.
마음이 급했다.
까드득!
강찬은 오른쪽에 있는 놈의 비수를 쿠크리로 감았다.
피윳! 서거억!
왼쪽 놈에게 허리를 베이는 대신, 오른쪽 놈의 손목을 갈랐다. 칼이 바닥에 떨어진 순간이다.
파바바박!
강찬은 왼쪽 놈에게 안기듯 달려들었다.
거걱! 거거걱! 퍼억. 서걱! 퍼억. 서걱! 서걱!
놈의 칼을 쿠크리의 날에 걸고 뒤튼 다음, 손목, 팔뚝, 그리고 목을 그었다.
그 사이 오른쪽에 있던 놈에게 옆구리와 겨드랑이를 두 번이나 찍혔다. 다행히 오른손목을 갈라놓은 덕분에 쿠크리를 놓치지는 않았다.
강찬은 이를 악물고 돌아섰다.
퍼억! 퍽! 퍼벅! 서거걱!
놈의 발길질을 막는 동작 끝에 허벅지를 그었다.
다리를 뺀 놈이 놀란 눈으로 강찬을 보았다.
그럴 시간이 있어?
강찬은 곧바로 달려들어 쿠크리로 놈을 휘저었다.
서걱! 서거걱! 서걱!
쿵!
겨드랑이, 목, 귀밑을 갈린 놈이 무너지듯 쓰러졌다.
밖에서 비명과 고함이 연달아 들렸다.
강찬이 튀어 나갔을 때 마당에는 이미 열이 넘는 깡패들이 피를 뿜으며 뒹굴고 있었다.
석강호는 그럭저럭 견딘다.
강찬은 우선 오광택의 옆으로 달려갔다.
콰악!
어깨로 오광택을 밀어버리고 앞에 있는 적을 상대했다.
퍼벅! 퍽! 퍽! 서거걱! 서걱!
이제 알았다.
처음 두 놈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실전 경험이 부족했다.
강찬이 놈의 목을 가르고 돌아서 새로운 적에게 달려들었다.
그 사이 깡패 세 놈이 더 목을 움켜쥐며 처참한 비명을 토해냈다.
강찬은 곧바로 깡패들을 밀쳐내며 쿠크리를 휘둘렀다.
가각! 가가각! 서억! 서어억!
목을 움켜쥔 적이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강찬을 보았다.
푸아학! 털썩.
뒤로 돌아섰을 때 석강호가 피투성이가 된 채 싸우고 있었다.
저놈이 마지막이다.
강찬은 바로 달려가 석강호를 향해 칼을 휘두르는 놈의 왼쪽 어깨를 갈랐고, 연속해서 목과 귀밑을 그었다.
털썩.
“이 새끼들 뭐요?”
석강호가 씹는 것처럼 말을 뱉어냈다.
“김 팀장에게 연락하고 아래층 살펴봐. 나는 위층을 뒤져볼 테니까.”
얼빠진 얼굴로 서 있는 오광택을 지나쳐 강찬은 이 층으로 달렸다. 바깥의 계단을 통해 베란다로 올라갔고, 곧바로 2층으로 뛰어들었다.
“쯧!”
강찬은 눈살을 찌푸렸다.
열 놈쯤 되는 깡패들이 목과 귀밑을 베인 채로 죽어있었다. 중국에서 불러왔다는 놈들일 거다.
아직 꿈틀대는 놈도 있었다.
하지만 응급실에 있어도 저렇게 두 곳을 동시에 잘리면 죽는다고 보는 게 맞다.
목과 귀밑 사이의 동맥이 잘리는 순간 말려들어서 반 이하로 줄어드는 탓이다.
이 층에는 양쪽에 방이 하나씩 있었다.
양쪽 방은 더 처참했다.
강찬과의 싸움에서 부상을 입은 게 분명했던 놈들이 붕대를 감은 채로 목이 벌어진 채 죽어 있었다.
도대체 어떤 놈들이 무엇 때문에.
강찬은 마당으로 내려갔다.
석강호가 옷을 찢어 팔과 어깨를 묶은 채로 현관에서 나오고 있었다.
“특별한 건 없소.”
“담배 하나 줘.”
“여깄소.”
석강호의 손이 온통 피로 범벅이어서 강찬이 받아서 불을 붙여 입에 물려주었다.
“초짜인 거 같습디다.”
강찬은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오광택!”
오광택은 아직 정신을 못 차린 모양이었다. 멍한 눈으로 강찬에게 걸어왔다.
“여기.”
반사적으로 담배를 받은 오광택에게 강찬이 불을 붙여주었다.
찰칵.
“후우.”
이럴 때 담배만 한 것도 없다.
“김 팀장에겐 연락했냐?”
“꼼짝 말고 있으랍디다. 의료팀이랑 같이 올 거니까 다른 데 연락하지 말라고 하고.”
마당을 둘러보았다.
스물가량 왔다는 깡패들 중에 서 있는 놈이 오광택 포함해서 넷뿐이었다.
죽은 놈들에겐 미안하지만, 개떼가 호랑이한테 덤빈 격이다.
“담배 하나 더 있냐?”
강찬은 말없이 오광택에게 담배를 건네주었다.
“이래서 나보고 빠지라고 했던 거냐?”
정신이 돌아왔는지 오광택의 눈이 파랗게 빛나고 있었다.
“대답해 봐.”
잘하면 덤벼들 기세였다.
“오광택. 너희도 칼을 들고 싸울 때 각오가 다르진 않을 거다. 특히, 너 같은 놈은. 하지만 이건 다른 싸움이야. 이런 싸움을 위해 만들어진 놈들이거든. 밥 먹고 사람 죽이는 연습만 한 놈들.”
“너랑 강호 형님은?”
강찬이 석강호를 흘깃 본 후에 다시 시선을 가져왔다. 오광택은 기껏 달라던 담배를 한 모금도 피우지 못하고 있었다.
“너랑 강호 형님은 뭐냐고!”
“우리 둘은 원래 이런 바닥에서 살았었다. 더 이상은 말 못한다.”
오광택의 눈을 강찬이 똑바로 보았다.
놀란 거다. 분한 거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거다.
저런 놈들은 둘 중 하나다.
덤벼들거나.
“후우!”
지금 오광택처럼 고개를 떨구거나.
강찬이 담배를 물고 라이터를 감싼 채로 불을 붙였다.
“하나 더 줘.”
오광택이 들고 있던 담배를 바닥에 던지고 손을 내밀었다.
철컥.
“후우. 죽은 새끼들한테 미안해서 어떡하지? 내 앞을 막아섰다가 칼 한번 못 써보고 죽은 놈들한테 뭐라고 해야 하는 거지?”
이런 건 건드리는 거 아니다.
달려든다면 두들기기야 하겠지만 부하나 아끼던 사람을 잃은 놈을 건드리는 건 예의가 아니다.
자갈 밟는 소리와 엔진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더니 승합차와 구급차가 거칠게 들어왔다.
철컥!
문이 열리고 요원들과 구급대원들이 쏟아져 나왔다.
알고 있었던 것처럼 말 한마디 없이 네놈이 집안으로 뛰어들어갔고, 구급대원들은 둘로 나뉘어 죽은 깡패들을 살피고 살아 있는 이들의 상처를 돌봐주었다.
요원과 의사가 동시에 강찬에게 다가왔다.
“팀장님은 삼성동에 계셔서 조금 뒤에 도착하신답니다. 시신들은 경찰병원으로 이송하겠습니다. 거기서 사망진단서 작성한 후에 인계하겠습니다. 치료부터 받으시죠.”
“난 큰 상처 아니니까 알아서 할게. 오광택!”
강찬이 부르자 오광택이 순순히 걸어왔다. 시신의 처리에 대해 이야기해 주어도 오광택은 듣고만 있었다. 그 사이 의사가 오광택의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
“알겠습니다.”
요원이 지시하기 위해 걸음을 옮기자 강찬은 마당 한쪽에 엎어져 있는 누런 플라스틱 통에 걸터앉았다.
“넌 아무렇지도 않냐?”
오광택은 곁에 있는 커다란 돌에 다리를 펴다시피 기대앉아서 양손으로 얼굴을 쓸었다.
“오광택. 화나고 허탈할 거 알겠다만, 지금은 네가 먼저 추슬러야 해.”
강찬의 목소리가 가라앉아 있었다.
그때 집안에 있던 요원이 다시 강찬에게 다가왔다.
“위층에 있는 시체들을 처리하는데 시간이 좀 걸립니다. 지원을 요청했는데 따로 필요한 거 없으십니까?”
“여긴 됐어.”
요원이 돌아서서 차로 움직인 후에 상의를 홀랑 벗고 어깨와 가슴에 붕대를 감은 석강호가 다가와 얕은 대리석 조각에 철퍼덕 앉았다.
“쿠크리는 대검과 달라. 적의 몸에 대고 그어야지, 일반 대검처럼 쓰면 굳이 그걸 들 필요 없어.”
“알았소. 어깨랑 허리 치료하고 오쇼.”
“놔둬라. 죽은 놈이 이렇게 많은데 이깟 상처 치료하기도 미안하다.”
“피가 계속 난다니까요.”
“그냥 이래야 편할 거 같아서 그래. 두고 보다가 정 안 되겠으면 그때 치료할 테니까 지금은 놔둬라.”
석강호가 한숨을 내쉬며 시선을 돌렸고, 오광택이 의아한 눈으로 강찬을 보았다.
“치료받아.”
“내 잘못 때문에 죽은 놈들이 너무 많아.”
“그게 왜 네 잘못인데?”
“알아보지도 않고 뛰어들었으니까. 특수훈련을 받은 놈들이 있을 거란 계산 못 했으니까. 오광택. 나도 억지로 참고 있는 거야. 지금은 냉정해져야 할 때라서. 그러니까 그냥 놔둬.”
말을 하면서 강찬의 눈이 번들거리자 오광택도 입을 닫았다.
미쉘이 타줬던 것 같은 따끈한 커피가 그리웠다.
어쩌면 냄새가 그리웠는지 모른다.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전화기를 꺼내서 보았다. 김형정이었다.
[“강찬 씨. 15분에서 20분쯤 걸릴 겁니다.”]
“죄송하지만 오실 때 캔커피든 생수든 뭐 마실 것 좀 부탁드려요.”
[“알겠습니다.”]
강찬은 한숨을 크게 내쉬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해가 기우는 반대쪽 끝에서부터 어둠이 스멀스멀 다가오고 있었다.
잠시 후에, 구급차가 서너 대 더 들어오고 나서 시체들을 모두 수습했다.
“오광택. 병원에 가 있어라. 쟤들 마지막은 네가 지켜줘야지.”
“누군지 알게 되면 꼭 연락해 주라. 아니라면.”
뭔 소리를 지껄여봐야 씨알도 안 먹힐 강찬이다.
오광택이 이를 깨물며 돌아섰다.
토끼굴인 줄 알았더니 독 오른 오소리가 튀어나온 꼴이다.
‘이 개새끼들이 정말 노린 게 뭐였을까?’
제대로 훈련받은 놈 둘, 중간 하나, 그리고 경험이 부족한 놈 다섯 정도다.
강찬을 보고 달려들던 놈들이 석강호가 온 것을 알고는 그대로 위로 올라가 숨어있던 놈들의 목을 갈랐다.
석강호가 부르지 않았거나, 오광택만 따라왔다면 적들은 둘을 먼저 죽이고 강찬을 노렸을 거다.
그런다고 강찬이 이 싸움에서 죽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대신 오광택은 시체 확정이고, 석강호는 위태로웠을 거다.
‘뭐지? 뭘 노린 거지?’
강찬이 멍하니 마당 구석을 노려보고 있자니 요원 하나가 잡지 책 위에 종이컵을 얹어서 다가왔다.
“아래 식당에서 가져왔습니다.”
김형정이 전화로 지시한 모양이었다.
막상 커피를 한 모금 마셨는데 생각하던 맛이 아니어서 강찬은 종이컵을 옆에 내려놨다.
어둠이 주변에 깔릴 때쯤 전조등 불빛을 앞세워서 승용차가 들어섰다.
차에서 내린 김형정이 강찬에게 곧바로 다가왔다.
“괜찮습니까?”
“예.”
김형정이 강찬의 상처를 보고 의아한 듯 주변을 둘러보았다.
“강찬 씨. 일단 나갑시다.”
의료팀은 모두 철수했고, 주변에는 국가정보원 요원들밖에 없었다.
“팀장님. 우리 셋이 여기서 잠깐만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나갑시다. 유비캅이라도 가죠.”
강찬은 고개를 저었다.
잠시 굳은 표정으로 있던 김형정이 뒤에 있던 요원에게 “내려가서 대기해.” 라고 명령을 내렸다.
“여기라도 앉으세요.”
강찬은 엎어진 플라스틱 들통, 석강호는 마당 안쪽의 대리석 조각, 김형정은 정원에 놓인 돌에 걸터앉았다.
“여기는 오광택이 찾았습니다.”
강찬은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인 다음 담뱃갑과 라이터를 석강호에게 건네주었다.
“덮쳤을 때 특수훈련을 받은 놈들이 열 명 정도 있더군요. 둘은 최정예, 하나는 정예, 나머지는 그럭저럭 이었습니다. 이걸 모르고 계셨다면, 이놈들이 누군가를 노릴 때까지 무방비로 있었던 걸 거고, 알고 계셨다면 제게 말씀 안 하신 게 됩니다. 어느 쪽입니까?”
담배를 문 석강호가 강찬을 힐끔 보았다.
“깡패가 스물 가까이 죽었습니다.”
강찬이 피식 웃은 다음 말을 이었다.
“팀장님. 유니콘? 대한민국의 발전? 저도 기꺼이 돕겠습니다. 하지만 제게 소중한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당해야 하는 거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아버지가 병원에 계신 건 다녀가셨으니 잘 아실 테고, 다음은 누굽니까? 이깟 인원으로 라노크나 총리님을 노린 건 아닐 테니 석강호나 어머니쯤 되겠네요?”
“석 선생. 담배 하나 주시겠습니까?”
강찬의 다음 말을 듣지 않으려는 것처럼 김형정이 손을 내밀었다.
찰칵.
담뱃갑을 든 채로 라이터를 감싼 김형정이 능숙하게 불을 붙였다.
“후아-아. 10년 만에 피워 보네요.”
김형정은 손가락 안에서 담배를 돌려가며 본 후에 다시 입으로 가져갔다.
“골프장에서 습격했던 사람들의 신원은 어느 나라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 죽은 자들도 같을 겁니다. 치아 조사, DNA 검사 등으로 추정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론은 북한 특수군이 중국에서 2차 훈련을 받은 다음,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로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어둠이 내려앉자 모기가 하나둘 달려들기 시작했다.
“골프장 정보는 라노크 쪽에서 흘러나갔을 확률이 높습니다. 강찬 씨를 프랑스와 우리 정부가 키워낸 비밀 요원이라고 생각하는 중국과 일본이 먼저 라노크, 다음으로 강찬 씨를 노렸다는 게 맞을 겁니다.”
이건 원하는 답이 아니다.
강찬이 불만스럽게 고개를 비틀고 있자, 김형정이 얼마 남지 않은 담배를 빨아들인 후, 구석으로 던졌다.
“이 사실을 강찬 씨가 알게 된 이후를 모두 걱정하고 있습니다.”
김형정이 강찬을 보고는 커다랗게 숨을 내쉰 후에 다시 입을 열었다.
“국가정보원은 우리나라에서 이들의 입국을 도운 주도 세력으로 양진우, 허상수, 두 사람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둘 다 처음 듣는 이름이다.
물론 가만둘 생각은 없지만, 이들을 아는 게 뭐가 문제가 된다는 걸까?
“허상수는 5선 국회의원으로 외교통상부 담당이고, 양진우는 서정그룹 회장입니다.”
서정그룹?
강찬이 고개를 비틀었다.
어디서 들었지? 서정? 서정모터스?
강찬이 김형정을 보았을 때였다.
“강유자동차 때문에 완전히 망가진 서정모터스의 모그룹입니다.”
“그렇다면 아버지를 노린 게?”
“강찬 씨에 대한 경고와 당시의 일에 대해 복수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용인 사고에서 도망갔던 트럭 운전사가 시체로 발견되었는데 그 사람이 전에 서정통운 소속이었습니다.”
강찬이 피식 웃었다.
양진우? 이 개새끼.
김형정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