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오브블랙필드-79화 (79/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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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후회하게 해주지.

부우웅!

끔찍한 충돌음이 울려 나온 직후에 석강호는 반대편 차선으로 튀어 나갔다.

트럭은 코너를 돌던 형태에서 멈췄고, 앞쪽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끼이익!

강찬과 석강호는 동시에 달려나갔다.

승합차와 그 앞쪽 승용차에서 내린 놈들이 강대경이 타고 있는 쉬프를 덮치고 있었다.

후다닥!

강찬은 조수석 뒷자리에 선 놈을 향해 달려들었다.

홰액!

칼이다.

강찬은 놈의 손목을 잡아채며 오른손 팔꿈치로 얼굴을 세차게 갈겼다.

콰자작!

힘이 풀린 놈의 손목을 비틀어 칼을 뺏었다.

피윳! 피윳!

대번에 손목과 팔뚝을 그어버린 다음이다.

피윳!

“끄아아악!”

강찬은 놈의 왼쪽 눈을 그어버렸다.

콰다당!

“끄아악!”

반대쪽에서 석강호가 한 놈을 차에 밀치고 연속해서 어깨와 허리, 그리고 허벅지를 가르고 있었다.

“죽여!”

회칼과 쇠파이프를 든 놈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피윳! 터억.

강찬은 먼저 달려든 놈의 손목을 벤 다음 놈의 멱살을 끌어당겼다.

강대경을 노려? 아무 힘도 없는 사람을?

푸욱!

옆구리에 칼을 꽂아 넣었고, 그대로 겨드랑이까지 그어 올렸다.

“끄아아! 끄아! 끄아아악!”

홰액!

그 와중에 칼이 날아들었다.

푸욱.

“끄윽!”

팔뚝을 찔린 놈이 몸을 꼬는 순간이다.

홰액! 홰액!

연달아 두 개의 칼이 날아들었다.

이 자리에서 밀리면 강대경은 버티지 못한다.

피윳! 피윳!

“어? 어어어?”

두 놈이 목을 누른 채로 뒤로 밀려났다.

푸아악!

놈들의 손가락 사이에서 피가 분수처럼 튀어나왔다.

홱!

또 칼이 날아들었다.

강찬은 놈의 팔을 잡아챘다.

그리고는 삽시간에 손목과 겨드랑이, 목, 그리고 눈을 갈랐다.

핏! 피윳! 피잇! 핏! 핏!

“끄아악!”

와락!

한 놈이 강찬에게 달려들었다.

터엉!

유리창에 부딪히는 순간, 강찬은 놈의 등에 칼을 꽂았다.

푸욱! 푹. 푹. 푹. 푹. 푹.

보이지도 않을 만큼 빠르게 등을 연달아 쑤셨다.

강대경이 보고 있을지 모른다.

참아야 하는데 미칠 것처럼 화가 치밀었다.

강찬은 등에 꽂았던 칼을 홱 비틀었다.

“끄윽!”

또 다른 세 놈이 달려들었다.

피윳! 핏! 핏! 핏! 푹! 푹!

놈들을 단숨에 해치우자 나머지가 주춤거렸다.

“난데요!”

일본말이다.

강찬이 노려본 곳에서 다른 놈이 “늦었어! 그만해!” 하고 악을 썼다. 다친 놈들을 질질 끌며 놈들이 승합차와 승용차에 올라탔다.

무슨 일인가 하고 왔던 사람들이 끔찍한 광경에 치를 떨며 달려갔다.

강찬은 우선 석강호를 보았다.

“괜찮냐?”

“난 괜찮소.”

팔뚝에서 피가 나고 있었지만,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다.

“요원들 좀 살펴.”

“알았소.”

강찬은 쉬프의 뒷문을 열었다.

강대경은 놀란 눈으로 강찬을 보고 있었다.

“괜찮으세요?”

“어.”

강대경이 얼이 빠진 얼굴로 고개까지 끄덕였다.

강찬은 상체를 들어 주변을 살폈다.

이 정도 되면 앰블런스와 견인차는 와야 한다.

그런데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강찬은 뒤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바로 뒤에서 석강호가 우그러진 문을 잡고 힘을 쓰고 있었다. 흰색 승용차는 쉬프와 트럭 사이에서 완전히 찌그러져 있었다.

놈들의 차가 떠나고 3분쯤 지났을 때였다.

삐요. 삐요. 삐요. 삐요.

“다예! 거기 놔두고 차 먼저 빼!”

석강호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차를 보고는 앞으로 나왔다.

아차차!

강대경 앞에서 석강호는 체육선생이다.

강찬은 허리를 숙여 강대경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버지. 우선 저 차로 옮기세요.”

손과 소매에 놈들의 피가 흥건하게 묻어 있었다.

얼이 빠진 게 맞다.

강대경은 다리에 힘이 풀려 제대로 걷지 못했다.

사고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후에 벌어진 싸움에 얼이 빠진 것이 맞다.

“얼른 타세요.”

강대경을 뒷자리에 앉힌 강찬이 운전석을 보았다.

“우선 병원으로 가세요. 가서 전화주시구요.”

“알았다.”

석강호의 대답을 들은 뒤에 강찬이 고개를 돌렸을 때였다.

강대경이 강찬의 팔을 붙잡았다.

“너는?”

“뒤에 수습할 일이 있어요. 정리되면 바로 갈게요.”

강대경이 고개를 저어댔다.

강찬은 강대경의 눈을 똑바로 보았다.

“아버지. 선생님하고 먼저 가세요. 뒤에서 트럭 막아줬던 분들 챙겨야 해요.”

“바로……, 바로 올 거지?”

“예. 병원에 계시면 그리로 갈게요.”

앞에서 경찰과 병원 직원들이 달려왔다.

“선생님. 크게 다친 거 아니면 방지 병원으로 가세요. 김태진 대표에게 연락해서 직원들 그리 더 보내달라고 하시구요.”

차 문을 닫은 강찬은 요원들이 탄 차를 향해 움직였다. 경찰 둘이 문에 매달려 힘을 쓰고 있다.

깨진 유리 너머에서 셋은 피투성이가 된 채로 여기저기 쓰러져 있었다.

‘저녁도 제대로 못 먹었다고 했는데.’

왜 이런 순간에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견인차 운전사가 장비를 들고왔다.

한쪽에서 경찰관이 수신호를 하면서 차들이 천천히 움직였다.

강찬은 트럭으로 갔다.

문이 활짝 열려있고 운전석은 텅 비어 있었다.

이번에는 강대경의 쉬프로 움직였다.

중년 남자가 도롯가에 주저앉아 있다가 강찬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아저씨가 운전했어요?”

“예에? 예. 예. 제가 운전했습니다.”

이 사람은 그냥 대리운전자 맞다.

“요금은 받았어요?”

“아닙니다. 됐습니다.”

강찬은 지갑에서 10만 원을 꺼내 운전자에게 주었다.

“병원에 꼭 가보시고 만약 다친 곳이 있으면 강유모터스로 연락하세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찬은 한쪽으로 나와서 전화기를 들었다.

[“강찬 씨.”]

“팀장님. 여기 용인인데 아버지 경호하던 요원 셋이 중상입니다. 어쩌면…….”

[“알았습니다. 지금 어딥니까?”]

뜻밖에도 김형정은 침착한 음성이었다.

“아버지는 석강호 차로 방지병원으로 출발했고, 여기는 용인에서 서울로 넘어가는 외곽도로인데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습니다.”

[“경찰은 왔습니까?”]

“예.”

[“바로 확인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통화를 끝낸 강찬은 오광택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찬? 어쩐 일이냐? 또 술 생각 나냐?”]

이놈은 뜻도 모르고 반가운 모양이었다.

“오광택. 부탁 하나 하자.”

[“뭔데? 천하의 강찬이 부탁이라고 하니까 겁이 덜컥 난다.”]

“오늘 용인에서 아버지가 습격당했다. 놈들을 찾아줘.”

[“뭐? 지금 뭐라고 그랬어?”]

“용인에서 서울 넘어가는 경계에서 아버지를 습격한 놈들이 있어. 트럭으로 뒤를 들이받고, 승합차 한 대, 승용차 한 대나 두 대로 몰려 왔었다. 일본놈이 끼어 있었고. 찾을 수 있겠냐?”

[“너는? 아니지! 아버지! 아버지는 무사하고?”]

“직원 셋이 죽었거나 중태다. 네 말대로 기관에서 나서지 않게 하마. 대신 어떤 놈들인지 찾아주라.”

건너편에서 작은 한숨 소리가 들렸다.

[“끊고 있어. 내가 최대한 빨리 찾아서 알려줄게.”]

전화를 끊은 강찬이 피식 웃었다.

개새끼들.

쪽발이 놈들 지시를 따르며 원한도 없는 강대경을 노려?

너희는 사람 잘못 건드렸어.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김형정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강찬 씨. 사고 당시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와요. 일단 자리를 피하세요.”]

무슨 소리지?

[“전화기로 싸우던 장면을 찍은 사람들이 있나 봅니다. 뉴스는 틀어막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올리는 동영상을 막기는 어려워요. 그러니까 일단 자리를 피해요. 대북송금 때문에 대놓고 국가정보원이 움직이기 어려워서 그래요. 그대로 있으면 무조건 구속입니다.”]

“석강호는요?”

[“전화해 놨습니다. 방지병원에 도착하는 대로 우리가 조치하겠습니다. 그러니 강찬 씨부터 얼른 피하는 게 좋습니다.”]

“알았습니다.”

사고나고 차가 움직인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동영상이 올라온다는 거지?

웅웅웅. 웅웅웅. 웅웅웅.

“여보세요?”

[“괜찮아? 다친 곳은 없어?”]

김태진의 목소리가 묘하게 위로가 되었다.

[“방지병원은 걱정하지 마라. 아직 도착하지는 않았는데 병원 바깥에 직원 서른 명이 감쌌고, 병실 앞에 열 명을 따로 보냈다. 그리고 혹시 몰라서 아파트 앞에서 스무 명 더 배치했고.”]

“고맙습니다.”

[“형정이 그 친구에게서 말 들었다. 얼른 몸 빼서 용인 적당한 곳에 서 있어. 내가 지금 출발하니까 40분이면 도착한다.”]

“제가 갈게요.”

[“강찬. 지금 자네가 잘못되면 모든 게 뒤틀려. 그리고 나도 내 식구 잘못되는 거 못 본다. 우리가 일 벌인 게 아니니까 형정이 그 친구 쪽에서 해결할 때까지 잠시만 피하자. 소나기는 피하고 보는 거야.”]

차의 시동 걸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런 성의는 거절하기 어렵다.

“알겠습니다. 적당한 곳으로 움직여서 전화 드릴게요.”

[“서둘러. 조금 후에 보자.”]

강찬이 전화를 끊고 주변을 둘러볼 때 마침 대리기사가 승합차를 타고 있었다.

“아저씨!”

강찬이 부르자 사내가 화들짝 놀라며 얼굴을 돌렸다.

“나도 좀 태워다 줘요!”

“예! 예! 얼른 오세요!”

놀란 가운데에서도 우호적인 눈빛이었다.

강찬은 빠르게 가서 승합차에 올라탔다.

운전자는 대리기사만을 태우고 다니며 돈을 받는다고 했다.

강찬이 두 사람 몫으로 5만 원을 건네주자 5만 원만 더 주면 서울까지도 가겠다고 흥분했다.

“저는 내일 경찰서로 오랍니다.”

“가세요. 가셔서 보신대로 말씀하세요.”

“예. 그런데 먼저 간 사람들이……?”

강찬이 피식 웃으며 사내를 보았다.

“아저씨하고 전혀 상관없는 일이고, 이미 끝난 거예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예.”

사내가 대답하며 힐끔거렸다.

그의 시선을 따라서 상체를 보았는데 여기저기 피가 묻어 있었다. 그나마 검은색이라 좀 나았는데 불빛이 스칠 때면 분명하게 알 정도였다.

개새끼들.

마음에 드는 옷까지 망쳐 놓은 거다.

강찬은 재킷을 벗어 거꾸로 뒤집은 다음 팔에 걸쳤다.

20분쯤 지나서 회식했던 식당 맞은 편에 내린 강찬은 석강호가 커피를 사왔던 커피점에 자리를 잡았다. 커피 주문하고 김태진에게 연락하고.

담배를 하나 물었을 때 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차니! 혹시 용인에서 칼부림 났다는 거, 이거 차니 아니야?”]

미쉘이 벌써 그걸 볼 수 있나?

[“드라마나 연기자 검색하는 도중에 느닷없이 떠오른 거야. 계속해서 지워지긴 하는데 그래도 구해보려면 얼마든지 볼 수 있어. 차니 맞지?”]

강찬의 대답이 없어서 미쉘의 음성이 떨리기 시작했다.

[“차니! 어디야? 다친 곳은 없어?”]

“없어. 괜찮아. 대신 일이 정리될 때까지 잠시 피해야 할지 몰라. 어쩌면 당분간 전화 연락 못 할 수도 있고.”

[“어디에 있으려고? 그러지 말고 나랑 있어. 방배동 말고 내가 따로 만들어 놓은 작업실 있거든. 거기 있으면 돼! 어디야? 내가 갈게.”]

“여기 누가 데리러 오고 있으니까 움직이다가 불편하면 연락할게. 너무 걱정하지 말고 드라마 제작 잘해라.”

[“차니! 그러지 마!”]

미쉘이 울먹였다.

“걱정할 거 없다니까. 금방 해결될 거야. 그때 같이 맥주 마시자. 이쪽에 오고 있는 분이 있어서 연락해야 돼.”

[“알았어. 그럼 꼭 연락은 줘. 응?”]

“그래.”

전화를 끊고 담배를 다시 입에 물었다.

생각보다 일이 크게 터졌다.

강찬은 전화기를 물끄러미 보았다.

유혜숙에게 먼저 전화를 해야 하나?

강찬도 강대경도 없으면 어떻게 하지?

쯧!

강찬이 인상을 찌푸릴 때 커피점 앞에 차가 멈춰 섰다. 지리산을 갈 때 함께 탔던 차다.

김태진이 내리더니 강찬을 보며 느긋하게 웃었다.

“기다려. 커피 한 잔 사 올 테니까.”

김태진이 눈짓으로 강찬의 옷을 가리켰다.

그 짧은 순간에 피가 묻는 것을 알아본 모양이다.

“발악을 해대는 느낌이다.”

잠시 후, 강찬의 맞은 편에 앉은 김태진이 커피를 내려놓으며 말을 건넸다.

“유니콘이 발표 나기 전에 어떻게든 틀어막아 보려는 것 같은데 그렇더라도 아버님을 노린 건 좀 의외인데?”

“일본 놈이 끼어 있었어요.”

김태진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어떤 식으로든 설명이 안 돼. 자네의 정체가 밝혀졌다고 하면 자넬 노리는 게 맞지, 아버님을 노려서 얻을 게 없거든. 기껏해야 자네가 복수하러 나서는…….”

김태진이 설핏 고개를 들었다.

강찬도 같은 생각이 들긴 했다. 그렇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억지 같았다. 강찬을 궁지에 몰아넣으려고 강대경을 죽여? 영화도 아니고?

“너무 나가지는 말죠.”

“흐흠. 아닐 수도 있어. 유니콘이 벌어들이는 이익을 계산해 보면 말이지.”

강찬은 고개를 저었다.

“유니콘이 되면 다 같이 돈을 번다면서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재벌이 더 벌면 더 벌었지 뺏길 게 없잖아요? 대신에 일본놈들이야 악을 쓰며 달려들 만하죠. 문제는 왜 일본놈들이 아버지를 노렸느냐 이건데?”

커피가 뜨거운 게 싫었는지 김태진이 강찬의 잔에 반쯤을 부었다.

“정권이 이대로 유지되는 게 재벌과 기득권은 싫을 수 있지. 그동안 누리던 특권과 혜택이 사라지니까.”

“다 같이 잘 사는 거라면서요?”

“그들은 지금도 잘살고 있으니까. 아무튼, 잠시 지켜보자.”

“어머니가 많이 놀라실 거예요.”

“지금 혼자 계신가?”

“예. 그래서 걱정이에요.”

강찬은 마음이 무거웠다.

웅웅웅. 웅웅웅.

“아버지?”

[“괜찮니? 너 무사한 거지?”]

“지금 용인 시내에서 커피 마시고 있어요. 앞에 유비캅 대표님도 계시구요.”

[“그래. 아빠 지금 집에 간다.”]

“아버지? 검사 제대로 하셔야 해요.”

[“아빤 별 이상 없단다. 엄마가 걱정할 테니까 우선 집에 가서 엄마 다독이고 있으마.”]

강찬은 나직하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당분간 오늘 있었던 일은 엄마에게 말하지 말자. 너 집에 들어오고 셋이 같이 있는 자리에서 지나가는 말처럼 할 테니까. 알았지?”]

“예. 그럴게요.”

[“찬아.”]

“예.”

강대경이 숨을 커다랗게 들이마시는 소리가 먼저 들렸다.

“무사히 들어올 수 있는 거지?”

강찬이 “그럼요.” 하고 대답한 다음이었다.

[“체육 선생님이 정말 멋진 분이시더구나.”]

강대경이 석강호를 평가하는 말에 강찬은 그만 풀썩 웃고 말았다.

[“그럼 아빠 집에 가 있을게.”]

“예.”

[“잠시만 기다려라.”]

뭐지?

[“나다.”]

석강호의 근엄한 음성이 들렸다.

“말해.”

[“아버님 모셔다 드리고 내가 또 전화하마. 여기 유비캅 직원들과 함께 움직일 테니까 염려 안 해도 될 거다.”]

“고생했다. 너 다친 건 어떠냐?”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전화로 하자.”]

묘한 대화가 끝나고 “가시죠, 아버님.”, “예. 선생님”하는 대화가 들리더니 통화가 끊겼다.

강대경이 집에 있다면 어느 정도는 안심이다.

남은 것은 인터넷에 떠오른 영상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와 도대체 어떤 놈들이 이런 짓을 하는 건지를 아는 일이다.

웅웅웅. 웅웅웅.

강찬은 전화기를 보았다가 다음에 연락한다는 문자가 발송되게 만들었다.

“누군데 그래?”

“허은실이라고 대표님도 본 여학생이에요.”

“아! 그 강단 있게 생긴 여학생?”

그년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는 건가 싶었다.

그 뒤로 차소연과 문기진 등의 전화가 몇 통 왔는데 모두 끊어 버렸다.

이 정도라면 대강 얼굴을 알아봤다는 말이다.

“형정이 이 친구가 잘 덮어야 할 텐데.”

김태진이 곤혹스러운 얼굴로 강찬을 보았다.

“그보다는 사고당한 요원 셋이 걱정돼요.”

김태진이 말없이 커피를 마셨다.

담배 하나 피우고 난 다음이었다.

“일어나자.”

김태진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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