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오브블랙필드-41화 (4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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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끝장을 보자.

고속도로에 진입한 김태진은 브레이크가 없는 차를 운전하듯 달렸다.

“매듭법은 어디서 배운 거요?”

강찬이 무슨 소리냐는 시선을 주었을 때 김태진이 턱으로 강찬의 어깨와 팔뚝을 가리켰다.

“오광택이하고 친구처럼 지내는 거며, 특수부대의 근접격투술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사람의 몸에 칼을 박는 것도 그렇고.”

김태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당장에라도 우리 회사 교관으로 모셔가고 싶소. 솔직히 나이만 아니라면 한 판 붙어보고 싶기도 하고.”

강찬은 그저 하는 말이려니 하는 마음으로 전화번호를 뒤졌다.

“몇 명이나 죽여봤소?”

의도가 뭐지?

강찬이 전화기에서 시선을 들었을 때 김태진은 앞을 보고 있었다.

벌써 9시 30분이다.

석강호가 어떤 꼴로 있을지 신경이 곤두서서 다른 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전화를 걸고 벨이 세 번쯤 울리자 차소연이 받았다.

[“선배님!”]

“응. 소연아, 너희 숙소가 어디니?”

[“왜요? 선배님 오세요?”]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석강호 선생님한테 장난 좀 치려고.”

[“아쉽다.”]

차소연의 주변에서 “선배님. 오세요!” 하는 여자아이들의 합창이 들렸다.

[“저희요! 지리산 자연 휴양림 유스텔에 있어요.”]

“그래?”

[“석강호 선생님은 아까 손님이 찾아와서 같이 나갔어요. 양복 입은 세 분하고 나가시던데요.”]

강찬은 이를 꽉 깨물었다.

“알았다. 다른 문제는 없는 거지?”

[“애들이 자꾸 술 먹어보재요.”]

“그래. 재미있게 지내.”

[“네. 선배님. 들어가세요.”]

강찬은 전화를 끊고 차소연이 불러준 숙소를 알려주었다.

“거긴 내가 알지요.”

자동차의 속도계가 거의 200 이하로 내려오지 않았다.

“우리 애들이 연락을 못 할 정도면 아무래도 쉽게 끝나지 않겠는데?”

김태진은 혼잣말처럼 상황이 어려움을 살폈다.

“경찰은 어떻게 하는 게 좋겠소? 내 말을 어느 정도는 들어줄 거요.”

“내가 연락할 때까지 모른 척해주는 게 제일 좋습니다.”

김태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소.” 하고 짧게 대답했다.

미친 듯이 달리던 차가 간이 휴게소에 멈춰 섰다.

“트렁크에 가봅시다.”

강찬이 차에서 내리자 트렁크를 연 김태진이 커다란 상자를 밖으로 꺼냈다.

딸칵.

상자를 열자 우선 붕대와 몇 가지 약들이 보였다.

김태진은 다시 약품 칸을 들어 올린 다음, 강찬에게 안을 보란 듯이 시선으로 가리켰다.

“내가 비무장 지대에서 설칠 때 쓰던 대검이요. 그것 말고도 좀 있으니까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꺼내둬요.”

“고맙습니다.”

강찬은 대검과 가는 철사, 마지막으로 위장크림을 챙겼다.

김태진은 약이 담긴 칸을 올려놓고 붕대를 꺼내 강찬의 상처를 능숙하게 묶어 주었다.

굳었던 상처가 벌어져 피가 났지만, 면티 조각으로 묶은 것과 비교할 바는 아니었다.

가방에서 다른 티를 꺼내 갈아입자 밖에서 보기에 부상으로 보이지 않았다.

박스를 다시 넣고 출발했다.

“담배 하나 피워도 됩니까?”

“창문만 여시고.”

강찬이 가방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꺼내 입에 물었다.

쩔컹. 치익.

속도가 워낙 빨라서 차 안에 태풍이 부는 느낌이었다.

“다음 휴게소에서 김밥 몇 줄 삽시다.”

“그러시죠.”

강찬이 담배를 껐을 때 전화가 울렸다.

[“석강호 선생님 부인하고 딸은 남산 호텔에 모셔놨어. 애들을 바로 옆방하고 맞은 편 방에 대기시켰으니까 걱정하지 마라.”]

“매번 고맙다.”

[“죽은 놈 넷은 우리 방식으로 처리했고, 남은 새끼들 조져서 그쪽 오야붕하고 합의 볼 테니까 그것도 걱정하지 마.”]

“오광택.”

[“왜?”]

고맙다고 하려고 했는데 앞에 이미 했고, 지난번 일이 미안하다고 하자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전화기 너머에서 픽 하고 웃는 소리가 들렸다.

[“김태진 사장하고도 아는 사이냐?”]

“이번 일로 알게 된 거야.”

[“하여간 너란 놈을 알려고 한 내가 미친 거지.”]

이번엔 강찬이 피식 웃었다.

[“5분쯤 뒤에 출발할 거다. 어디로 가면 돼?”]

“부담스러운데?”

[“끊어.”]

전화가 바로 끊겼다.

김태진은 강찬의 통화에 관심이 없는 사람처럼 운전에만 집중했다.

30분쯤 더 달린 후에 휴게소가 나왔다.

차를 세운 김태진은 직접 달려가 아이스 커피 두 잔과 김밥 네 줄을 사왔다.

“한 시간이면 도착할 테니 지금 먹어두는 게 제일 좋을 거요. 커피는 일부러 좀 진하게 타왔소.”

작전을 나가는 후임을 챙기는 듯한 투였다. 어쩐지 군대의 선임을 만난 것 같아서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커피와 김밥을 트렁크에 올려놓고 서서 먹었다.

“경호를 나가는 직원들 신발에는 발신기가 달려 있어요. 추적기가 있으니까 가져가면 도움이 될 겁니다.”

강찬은 말없이 아이스 커피를 들이켰다.

2분 만에 식사가 끝났다.

포장지와 빈 컵을 버리고 출발했다.

김태진이 말한 대로 조수석 수납함을 열자 손바닥만 한 추적기가 나왔다.

“아직은 거리가 멀어서 신호가 안 잡힐 거요. 산속이라 대략 2㎞ 안쪽? 그 정도라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 정도면 됩니다.”

김태진이 운전하는 동안, 강찬은 담배를 하나 더 피웠고 무심히 창밖을 보았다.

‘살아만 있어라.’

생각만으로 이가 꽉 물렸다.

‘사람 살인마 만들지 말고.’

마누라와 딸이 무사하다는 것만이라도 알려줄 수 있으면 싶기도 했다.

석강호를 협박했던 번호는 안다.

그런데 혹시 잘못해서 공연히 놈들에게 경계심만 심어줄까 봐 따로 전화하기 어려웠다.

지리산 자연 휴양림.

길이 구불거리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표지판이 나왔는데 김태진은 코너를 돌면서도 속도를 그다지 줄이지 않았다.

그렇게 15분쯤 더 달리자 커다란 건물이 나왔다.

간판에 ‘유스텔’이라고 적혀있었다.

김태진이 앞쪽에 차를 세웠으나 추적기에 잡힌 신호는 없었다.

“이 정도라면 안쪽에 있는 펜션이나 별장이라는 건데.”

김태진이 고개를 갸웃할 때였다.

빨간불이 번득였다가 사라졌다.

강찬은 신호가 잡힌 쪽을 손가락으로 짚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정면에서 보았을 때 유스텔의 오른쪽 산이다.

“대충 저 산인 모양이네요.”

김태진이 차를 움직여 건물의 뒤쪽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석강호 선생을 납치하고도 강찬 씨에게 연락이 없다는 건 결과가 좋지 않다는 의미일 수 있소.”

그런 말에 대꾸할 틈이 없었다.

강찬은 왼손에 가는 철사를 감은 다음, 위장 크림을 꺼내 얼굴에 발랐다.

조수석 햇빛 가리개의 거울 속에서 강찬의 눈이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갑니다.”

“같이 갑시다.”

아무래도 안 되겠는지 김태진이 한숨을 내쉬며 차에서 내리려 했다.

강찬은 김태진의 팔뚝을 잡았다.

“죄송하지만 여기 계십시오. 경찰을 좀 막아주시고, 석강호나 직원들을 데리고 갈 병원이 있나 알아봐 주세요. 소문이 나면 서로 힘들어집니다.”

김태진이 이를 꽉 물고 강찬을 똑바로 보았다.

“살아올 자신 있소?”

“석강호는 살아올 겁니다.”

김태진이 묘한 미소를 지었다.

“염치없지만, 우리 새끼들도 부탁하오. 계약금은 두 배로 돌려드리겠소.”

이런 사람을 만나서 다행이란 생각이었다.

강찬은 차에서 내려 신호가 잡혔던 곳을 노려보았다.

주차장 뒤쪽으로 돌을 쌓은 담이 있었다.

“후.”

숨을 커다랗게 내쉰 강찬은 곧바로 돌을 차고 위로 올라갔다.

산은 가팔랐다.

여름이라 나무줄기에 힘이 있는 게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 10분쯤 위로 올라가자, 경사가 완만해졌는데 함부로 움직이기 힘들었다.

유스텔의 불빛에 생기는 그림자 때문이었다.

강찬은 다시 한 번 숨을 골랐다.

적이 나오는 건 두렵지 않다.

무서운 건 죽어 나자빠진 석강호의 시체를 발견하는 일이다.

조심스럽게 수풀을 헤쳐나가던 강찬은 굳은 듯 움직이지 못했다.

커다란 나무에 팔이 뒤로 묶인 석강호가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죽었나?

석강호가 꼼짝도 않고 있는 것을 보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얼마나 오래됐는지는 모르지만, 서울에서 내려오는 내내 저렇게 매달려 있었던 거라면 살아 있어도 위급한 상황이었다.

나무둥치에 경호원인 듯한 사내 셋이 묶여 있었다.

유인이다.

부비트랩이든, 아니면 이 앞에 나타나길 바라든.

사람이 거꾸로 매달려 얼마나 견디냐고?

다 다르다.

하지만 네 시간이 경계라고 보는 게 맞다.

가장 먼저 눈의 실핏줄이 터지고 피눈물이 나온 다음에 귀와 코에서 피가 터지면 대강 끝났다고 보면 된다.

강찬은 칼날이 아래로 가게 단검을 잡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

저벅저벅.

발걸음을 죽일 필요도 없었다.

묶여있던 경호원들이 강찬을 보고 세차게 고개를 저어댔다.

머리에 피가 엉겼고, 입에 재갈을 물려놓았다.

“석강호.”

강찬은 우선 석강호를 불렀다.

“왔소?”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

피가 쏠려서 성대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아마 생각이나 판단도 정상적이지 못할 거다.

“가족은 무사하다.”

“푸흐흐…….”

강찬이 올라왔던 길을 제외한 삼면에서 사내놈들이 시커멓게 몰려나왔다.

“대장. 가쇼. 그리고 나중에 이 개새끼들 전부 죽여주쇼.”

작정하고 기다렸던 모양인지 일본도를 든 놈만 열이 넘었다.

“다예.”

“예.”

“너 내가 누군지 잊었냐?”

석강호의 대답은 없었다.

“거, 애처로워서 못 보겠구먼.”

대신 일본도를 든 놈이 불쑥 나섰다.

“강찬. 우리가 끝난 줄 알았지? 여기가 너랑 저 새끼 무덤이야. 그다음에 오광택이. 알았어? 이 개새끼야?”

강찬은 주변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

50이 넘는 놈 중에 아는 얼굴도 있었다.

언젠가 학교 앞에서 모가지를 비틀어 주겠다고 했던 놈이다.

피식.

강찬은 고개를 좌우로 꺾었다.

가능한 한 빨리, 그리고 다 죽인다.

그래야 석강호를 구한다.

“크흐흐. 가족을 미끼로 선생만 잡아놓으면 반드시 혼자 올 거라고 하더니 정말 그럴 줄 몰랐다. 하여간 그 돼먹지 않은 배포 하나만은 인정해 주마.”

샤흐란!

저 새끼들 뒤에 샤흐란이 있는 게 분명했다.

저벅저벅.

강찬은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갔다.

놈들이 각기 무기를 드는 것이 보였다.

파바박.

그 순간, 강찬이 빠르게 달렸다.

쉑.

앞에 있던 놈이 일본도를 똑바로 내리쳤다.

병신!

피윳!

강찬은 살짝 피하며 놈의 목줄을 대검으로 그어버렸다.

땡강.

“꺼어억!”

목을 감싼 놈의 손가락을 뚫고 피가 분수처럼 뿜어졌다.

쉐엑.

긴 칼은 이놈처럼 사선으로 휘둘러야 피할 곳이 부족하다.

강찬은 뒤로 펄쩍 뛰었다가 곧바로 달려들었다.

쩌억.

올라오려는 손목을 잡고 이마로 미간을 받았다.

피윳!

그리고는 놈의 목줄도 끊었다.

파아악!

강찬은 피를 뿜어내는 놈을 파고들며 앞으로 밀고 나갔다.

피윳! 피윳! 피윳!

세 번이나 칼을 맞은 놈의 눈이 하얗게 뒤집어지는 순간이었다.

푹!

방패로 썼던 놈의 머리를 젖히며 바로 뒤에 있던 놈의 목덜미에 칼을 꽂았다.

“끄르륵!”

강찬은 칼을 꽂은 채로 놈을 끌어당겼다.

피윳! 피윳!

두 번이나 날아든 칼을 당긴 놈으로 막은 직후였다.

푸욱!

몸을 돌리며 옆에 놈의 가슴에 단도를 깊게 박고 그대로 밀고 나갔다.

“아악! 아아아악! 아아아악!”

폐를 찔린 놈이 발악처럼 비명을 질러댔다.

홱.

강찬이 칼을 비틀자 놈의 몸에서 힘이 쭉 빠졌다.

피윳!

오른쪽 등이 뻐근했다.

와락.

강찬은 칼에 박힌 놈을 잡아채 몸을 가렸다.

피윳! 푹! 푹! 푹!

삽시간에 네 개의 칼이 놈을 찌른 순간이다.

휙!

회칼이 앞으로 날아들었다.

강찬은 왼손으로 회칼의 안쪽을 붙잡았다.

처럭.

철사를 감아놔서 칼날의 안쪽 모서리가 손에 딱 걸렸다.

푸욱!

“끄윽!”

강찬은 놈의 팔뚝에 칼을 박고 쭉 잡아당겼다.

인간은 학습의 동물이다.

몇 번 동료를 방패막이로 쓰자 놈들도 함부로 칼을 휘두르지 않았다.

강찬은 팔뚝에서 칼을 뽑자마자 다시 놈의 쇄골 안쪽에 칼을 박았다.

푹!

“끄아악!”

“개새끼야. 좀 조용히 해.”

강찬은 놈의 귀에 으르렁거리자 주변에 있던 놈들이 움찔거렸다.

놈은 강찬의 품에 안겨 있는 것처럼 보였다.

강찬은 칼을 박은 오른손에 왼손을 가져가 재빠르게 철사를 풀어냈다. 그런 다음, 그 끝을 안고 있는 놈의 목에 감았다.

묶여있던 경호원 놈들이 넋이 나간 얼굴로 강찬을 보는 앞이다.

“가자!”

강찬은 칼을 뽑자마자 놈을 앞으로 확 밀어냈다.

맞은 편의 두 놈이 놈을 받으려 했고, 다른 세 놈이 강찬에게 달려드는 순간이었다.

확!

강찬은 세차게 철사를 잡아당겼다.

“꺽!”

철푸덕.

달려들던 놈들이 철사와 묶인 놈에게 걸려 한데 뒤엉켰다.

푹! 푹! 푹! 푹

삽시간에 네 번이나 칼을 쑤셨다.

카가각.

그리고 철사를 단도로 끊어냈다.

푹. 피윳!

그 순간, 왼쪽 허리와 오른쪽 등에 불로 지지는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

피윳! 피윳! 피윳!

강찬은 왼쪽 허리를 찌른 팔을 세 번 그으며 넘어진 놈들을 밟고 앞으로 달려나갔다.

뒤를 당했다고 돌아서면 또 뒤를 당한다.

척! 피윳! 푹! 푹! 푹!

달려드는 놈의 팔을 잡고 목을 갈랐고, 옆에 놈을 세 번 찔렀다.

피윳!

그사이 또 오른쪽 어깨를 베였다.

푹!

강찬은 앞에 놈의 옆구리를 찔러서 옆으로 던졌다.

푹! 피윳!

하마터면 두 개의 일본도를 그대로 맞을 뻔했다.

피윳! 피윳!

그 와중에 달려 들은 놈 둘의 팔뚝을 가르고 나무에 등을 기댔다.

“후우.”

이 정도면 용병 때의 몸 상태다.

그런데 찔린 옆구리로 몸의 기운이 서서히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검은색 양복을 입어서 몰랐는데 나무에 묶인 경호원들의 상체도 온통 피범벅이었다.

팍!

강찬은 가장 가까이 있는 경호원을 묶은 줄을 잘라주었다.

주춤주춤.

놈들이 조심스럽게 경계를 하며 강찬의 주변으로 다가왔다.

아직 40은 고스란히 남은 것처럼 보였다.

“내가 저쪽으로 몰고 가면 석강호를 풀어줘.”

속삭이듯 말을 마친 강찬이 고개를 좌우로 비틀었다.

이 새끼들은 석강호나 경호원에겐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멀리 떨어지면 이들을 죽일 수도 있어서 10m 안쪽을 벗어나면 안 된다.

“와 봐! 이 벌레 같은 새끼들아!”

강찬이 이죽거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감정을 긁어놔야 강찬에게 집중한다.

“쓰레기 같은 새끼들. 그 숫자로 나 하나 해결 못 해? 무서워? 겁나? 어? 이 개새끼들아?”

“이 씨발 놈이!”

쉑!

사선으로 떨어지는 일본도를 상체만 빼서 피했다.

겁을 먹어서 달려들지 않은 거다.

와락!

강찬은 놈에게 몸을 날렸다.

그리고는 허리를 끌어안으며 옆구리에 칼을 쑤셔 넣었다.

“아아악!”

홱!

힘을 쓰면 힘들다. 강찬이 칼을 비틀자 놈의 몸에서 힘이 쭉 빠졌다.

세 걸음쯤 달리고 놈을 버렸는데 그 사이 등 쪽에 두 번이나 칼을 맞았다.

몸을 세웠을 때 놈들이 강찬의 앞에 쭉 늘어서 있었다.

“흐흐흐.”

강찬이 야릇하게 웃으며 다가서는 놈들을 향해 웃었다.

독이 잔뜩 올라 무기를 쳐든 놈들 뒤에서 경호원 셋이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제 다예루를 내릴 때까지 시선을 빼앗기지만 않으면…….

저벅저벅.

그때 강찬의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여유가 없는 강찬이 빠르게 시선을 던졌다.

“경찰은 조치했소.”

김태진이 강찬의 옆으로 다가왔다.

한 사람이 더 있었다.

“아이구. 전쟁터가 따로 없구만.”

서상현이 기가 막힌다는 투로 말을 뱉었다.

마주 선 놈들이 당황한 듯 함부로 달려들지 못했다.

“곤란하시다면서요?”

“피가 끓어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요.”

강찬이 피식 웃고는 앞을 노려보았다.

이 정도면 석강호는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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