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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끝까지 교훈을 주는구나.
강찬은 하마터면 커피가 코로 나올 뻔했다.
“프랑스에서 송금한 자료로 볼 때 중국 쪽에서 배신했을 확률이 높소. 아직 한국에 머물고 있을 거라 판단해서 우리도 최선을 다해 찾고 있지요.”
달칵.
커피잔을 내려놓는 소리가 커다랗게 들렸다.
“샤흐란이 살아 있다는 것이 확실합니까?”
분명 심장 쪽 옆구리를 뼈째 갈랐다.
의사가 대기하고 있었다고 해도 살아나기 힘든 부상이었다.
“그가 프랑스로 통화한 내용이 정보국 감청에 잡혔소.”
라노크가 날카롭게 강찬을 살핀 다음, 입을 열었다.
“사막의 얼음이란 군 복무 시절의 코드명을 썼더군요. 음성확인도 샤흐란과 일치한 것으로 나왔소.”
심장을 갈라놨어야 했는데.
이렇게 되면 주차장 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적이 뒤를 노리는 꼴이다.
“통화내용도 아십니까?”
“사막의 얼음이다. 반드시 죽여야 할 적이 한국에 있다. 이렇게 꼭 두 문장이었다고 하더군요.”
개새끼.
누가 누굴 죽여?
“정보국 내부에서도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태입니다.”
라노크가 강찬을 똑바로 보았다.
“본국은 본국대로 송금자료를 중심으로 샤흐란의 배후를 찾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지요. 그들의 목적이 대선과 관련된 것은 아닌지 따로 조사도 하고 있고.”
“지금까지 알아낸 것은 없습니까?”
“아직 밝혀진 건 없소.”
강찬이 커피 한 모금을 마신 다음이었다.
“중국 쪽 조직이 움직이는 거 같소. 우리가 바라기는 샤흐란이 강찬 씨를 노리는 거요. 그렇다면 좀 더 쉽게 해결되겠지요. 그 뒤가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을 테니까.”
“놈을 꼬드겨야겠군요.”
“좋은 생각이오, 강찬 씨.”
이 늙은 너구리 새끼가 사람을 대놓고 미끼 취급을 해?
갑자기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올랐다.
“대사님. 혹시 담배 있나요?”
역시 깡패랑은 차원이 다르다.
라노크가 안쪽에 대고 담배를 찾자 직원이 나와 일회용 라이터가 아닌 지포 라이터와 재떨이까지 챙겨주었다.
라노크는 커다란 시가를 물었다.
“그날의 CCTV 기록이 염려되어서 우리 정보원이 달려갔을 땐 담당 직원이 이미 당한 후였소. 이렇게 되면 내가 우려했던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라노크가 입으로만 빨아드린 시가의 연기를 강찬을 피해 길게 뿜은 다음 다시 입을 열었다.
“결국, 본국은 둘 중의 하나를 택해야 하지요. 강찬 씨를 제거하든지, 함께 손을 잡고 샤흐란을 잡든지.”
“간단해서 좋네요.”
“두렵지는 않소?”
라노크는 기가 막힌 모양이었다.
“배운 적도 없는 프랑스어, 샤흐란과의 대결, 그 뒤에 있었던 스미든과의 관계까지 다 인정하겠소. 하지만 일이 커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요. 특히나 샤흐란이 살아 있다면 더더욱.”
강찬이 보기에 라노크는 이미 결론을 가지고 있었다. 하기야 저런 너구리는 대화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린 결정을 대화를 통해 명분 있게 만든다.
“우리 요원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요. 그래서 일단 내가 힘닿는 데까지 강찬 씨를 도와볼 참이오. 우선 법인을 하나 세우거나 인수하는 걸로 합시다. 비용이 필요하다면 우리 정보국에서 지급하겠소.”
이건 또 뭔 수작이지?
“학생 신분보다는 그 정도 위치가 행동하기 좋아요. 가능한 공트와 전혀 연관이 없는 쪽으로.”
“별로 내키지 않는데요.”
며칠 전 클럽에서처럼 맞지 않는 옷을 입고 광대 짓을 했던 생각이 떠올라서 강찬은 고개를 저었다.
“샤흐란의 배후가 중국과 연결되는 거라면, 그리고 만에 그 연결선이 중국 정권이라면 이건 단순히 강찬 씨 개인적인 원한으로 끝낼 일이 아니오.”
라노크가 처음으로 아쉬운 감정을 보이는 것을 보자 강찬은 마음이 살짝 누그러졌다.
“알겠습니다. 진지하게 고민한 후에 결정하지요.”
“저녁을 함께하시겠소?”
이 판국에 마주 앉아서 밥을 먹고 싶을까?
“나중에 하죠.”
“그럼 그렇게 합시다.”
자리에서 일어선 다음이었다.
“강찬 씨.”
라노크가 정중하게 그를 불렀다.
“프랑스 국적을 취득합시다. 솔직히 당신과 함께 일해보고 싶소. 내가 앞으로 펼치고 싶은 미래를 위해.”
“처음부터 그렇게 말씀하시지요.”
너털거리는 라노크의 웃음도 처음 보았다. 그의 진솔한 감정을 본 느낌이기도 했다.
“원한다면 강찬 씨가 지정하는 모든 사람이 함께 취득할 수 있도록 하겠소.”
“제안은 감사합니다.”
솔깃한 제안이었지만 강찬은 짤막한 대답으로 대화를 끝냈다.
호텔에서 나온 강찬은 택시를 탔다.
어딘가 사람이 북적이는 곳이 필요했다.
혼자가 아닌 곳.
시선이 집중되지 않는 곳.
“트론스퀘어로 가주세요.”
그래서 생각해 낸 곳이 전에 김미영과 같던 트론스퀘어였다.
일요일 오후라 길이 한산했다.
프랑스 대선?
지랄들 하는 소리다.
대원을 팔아먹은 샤흐란, 그 외에 만약 놈을 지원하고 조정하는 윗놈들이 있다면 거기까지만 때려잡으면 된다.
이게 다 마무리가 부족해서 생긴 일이다.
개새끼.
‘끝까지 교훈을 주는구나.’
마무리의 중요성은 정말이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강찬이 이를 굳게 물었을 때 택시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트론스퀘어는 강찬을 실망시키지 않고 바글바글했다.
1층 로비의 의자에 걸터앉아 이런저런 생각을 했으나 결론은 하나였다.
샤흐란의 숨통을 끊고, 배후가 있다면 라노크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박살 낸다.
그래! 복잡할 일이 아니다.
강찬은 트론스퀘어의 높다란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도대체 이렇게 다시 태어나게 한 이유가 뭐요?’
“쯧!”
기분이 좋지 않았으나 아무튼, 샤흐란을 먼저 죽인 다음에 생각할 일이다.
비겁한 중국 새끼들.
자존심이 어쩌고 하며 샤흐란을 데려가더니 고작 돈 몇 푼과 자존심을 맞바꿨다.
‘방학 안에 끝낼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중국 조직이라면 오광택과 연락을 취할 필요도 있었다.
사는 거 하난 정말 박진감 넘친다.
트론스퀘어 1층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각자 어떤 감정으로 살아가는 것인지 궁금했다.
“여기까지!”
강찬은 무릎을 짚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왕 벌어진 싸움이다.
먼저 샤흐란의 모가지나 심장에 칼을 꽂아준 다음에 뒷일을 생각하는 게 맞다.
적을 모르고 고민하는 것보다 얼마나 뱃속 편한 일인가.
‘얼른 와라. 샤흐란.’
마음을 정하자 담배 하나 피우고 싶었다.
라노크의 방에서 가져온 담배와 라이터가 주머니에 있었다. 넣어두라는 말도 있었지만, 가격이 싼 군용 지포 라이터라 받았다.
트론스퀘어 뒤편으로 주차장 철망과 건물 사이에 화단이 있다. 사람 허리 높이의 화단 앞이 담배 피우기가 적당해 보여서 강찬은 그리로 향했다.
편하게 있으면서 충분히 냄새를 지운 다음 집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강찬은 화단 앞에서 담배를 피워물고 라이터를 꺼냈다.
쩔컹. 치익.
오랜만에 지포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니까 아프리카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퍼억. 퍽.
강찬이 담배를 한 모금 마셨을 때였다.
화단 건너편에서 누군가 얻어맞는 소리가 들렸다.
허리높이의 화단 위로 키가 큰 화초가 가득해서 건너편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짜악.
이번 건 따귀 때리는 소리다.
하여간 애새끼들 열심히는 산다.
그런데 저 새끼들은 어떻게 저길 건너갔지?
강찬은 화단 옆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그러자 몸을 옆으로 비틀어야 들어갈 만한 통로가 보였다. 본인이 끌려들어 가지 않으려고 버티면 어지간해서는 통과하기 어려울 정도로 좁은 공간이었다.
‘뭐지?’
순간, 강찬은 멍했다.
이호준과 허은실이다.
강찬은 벽에 기대어 안쪽을 보았다.
이호준은 바지를 무릎까지 내렸다.
저 새끼는 그렇다고 쳐도 허은실은 아무에게나 얻어맞을 년이 아닌데?
그때였다.
덩치가 커다란 놈이 허은실의 가슴 끝을 꽉 쥐고 비틀었다.
그 바람에 볼 수 있었다.
가슴을 비튼 놈 뒤에 칼을 든 놈을.
이거야! 아프리카의 한적한 오지도 아니고, 서울 번화가 한복판에서 저런 일이 벌어진다는 게 말이 되는 건가.
허은실이 고통스럽게 몸을 비틀자, 주변에 있던 계집애 셋이 깔깔거리며 웃었다.
바지를 내린 이호준의 허벅지가 시퍼렇게 멍들어 있는 것도 보았다.
‘너희가 왕따시킨 애들은 그거보다 비참했을 거다.’
솔직히 짜증이 확 솟구쳤다.
저건 누가 강요한 게 아니라 저것들이 선택한 삶이다.
퍼억. 퍼억. 짜악.
이호준과 허은실은 계속 얻어맞았다.
반항도 못 하고.
담배를 다 피운 강찬이 가기 전 마지막으로 시선을 주었을 때였다.
허은실의 멱살을 당긴 사내놈이 가슴을 향해 담뱃불을 가져가는 것을 보았다.
왜 저렇게 잔인한 거지?
어째서 아프리카의 종족 전쟁에서나 보일 만한 짓들을 서울 한복판에서 봐야 하는 거지?
“쯧!”
그가 언짢은 소리를 내자 담뱃불을 가져가던 놈이 멈칫하고는 고개를 돌렸다.
“뭐야! 씨발 놈아, 저리 안 꺼져?”
강찬은 풀썩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런데 이 개새끼가 미쳤나? 어디서 실실 웃고 지랄이야!”
“너, 이리 와 봐.”
강찬이 웃으면서 손끝을 까딱이자 놈이 허은실의 멱살을 뿌리치고는 화단 옆을 통해 단박에 건너왔다.
“왔다. 이제 어쩔 건데?”
이 새끼는 정말 궁금해서 묻는 놈 같다.
퍽. 퍽.
강찬은 곧바로 놈의 목과 명치에 엄지를 꽂았다.
“컥! 컥!”
목을 움켜쥔 놈이 듣기 거북한 비명을 연신 토해내자 안쪽에 대가리 여러 개가 이쪽을 향해 기웃거렸다.
강찬은 왼손으로 놈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쫘아악!
쫘아아아아아악!
털썩.
놈이 바닥에 쓰러졌다.
“야! 이 개새끼야!”
그러자 화단 건너편에서 대뜸 욕이 날아오더니 열댓 명이 화단을 뛰어오르거나 옆의 통로를 통해서 우르르 몰려나왔다.
“미치겠네.”
많기도 하다.
겁이 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드는 게 싫어서 나온 말이었다.
파박.
강찬은 단박에 화단을 뛰어 올라갔다.
퍽! 퍼억! 퍽퍽!
그리고 위로 올라왔던 세 놈을 팔꿈치와 엄지, 중지를 세운 주먹으로 연달아 두들겼다.
이 정도에서 떨어진다고 죽지 않는다.
뻑!
강찬은 화단을 막아선 놈의 대가리를 걷어차며 바닥으로 내려섰다.
이호준과 허은실을 보자, 한숨이 푹 나왔다.
“넌 뭐야?”
아직 열 가까운 놈들이 강찬을 둘러싸고 으르렁거렸다. 계집애도 셋쯤 되었다.
“저 새끼들은 뭐냐?”
강찬이 턱으로 가리키자 허은실이 “일진 연합.”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 씨발 놈이 사람 말을 존나 개 무시하네.”
강찬이 피식 웃으며 놈을 보았다.
덩치도 있고, 깡도 있어 보이고.
아까부터 한 뼘 정도 되는 나이프를 들고 있던 놈이다.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뒈질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하지 않나?
강찬은 똑바로 놈을 향해 다가갔다.
“이 씨발 놈아!”
휙. 휙!
터억!
놈이 움찔움찔 휘두른 두 번째 순간에 강찬이 손목을 잡아챘다. 그리고는 딸려오는 놈의 면상에 오른 팔꿈치를 찍어 넣었다.
쩌억.
강찬은 곧바로 놈의 손가락을 잡아 비틀었다.
짜그락!
“끄어엉.”
코와 입 근처가 피범벅이라 비명에 콧소리가 담겼다.
강찬은 놈의 오른팔을 엎어서 어깨에 걸쳤다.
그리고는 팔꿈치에 양손을 걸고 힘차게 당겼다.
빠드득!
“끄아아앙!”
“개새끼, 더럽게 시끄럽네. 거기 안 서!”
화단을 빠져나가던 놈들이 움찔하면서 강찬을 보았다.
“지금 나가는 놈은 이호준이 앞세워서 전부 찾아낸다. 평생 팔 못 쓰고 싶은 놈이 있으면 가봐.”
“조까! 씨발!”
화단 통로의 중간쯤에 있던 놈이 몸을 빼며 욕을 꽥 뱉어냈다.
파바박!
강찬은 곧바로 화단을 타고 건너편에 내려섰다.
이렇게 빠르게 넘어올 줄은 몰랐겠지.
퍼버벅!
명치와 목, 그리고 콧등을 얻어맞은 놈이 꺽꺽거렸다.
“야! 이 새끼 안으로 끌고 가.”
눈이 마주친 놈이 놀란 얼굴로 버둥거리는 놈을 안쪽으로 끌고 갔다.
“너도 안으로 들어가.”
처음 얻어맞았던 놈이 눈치를 살폈다.
“그런데 이 개새끼가.”
화다닥.
정말 빠른 속도로 놈이 안으로 들어갔다.
강찬은 다시 화단을 뛰어올라 안쪽으로 건너갔다.
애새끼들 덕분에 정말 바쁘다.
“끄으응.”
“조용히 안 해?”
팔이 밖으로 꺾인 놈이 이를 악문 채로 입술을 벌렸다. 피가 코를 막아서 숨을 쉬기 어려운 모양이었다.
“어떤 새끼가 대가리야?”
이호준은 말귀를 못 알아들은 모양이었다.
그때였다.
“저기, 강찬인 줄 몰라서 그런 거야.”
한쪽에 있던 놈이 강찬의 눈치를 살피며 입을 열었다.
“닥치고! 어떤 새끼가 대가리야?”
놈의 시선이 팔 부러진 놈을 보았다.
강찬은 구석에 찌그러진 놈에게 다가가 쪼그린 자세로 놈을 들여다보았다.
“일진? 까는 소리 하네. 한 번만 더 모여서 주접떤다는 소리 들리면 넌 정말 죽어.”
만약 반항하는 눈빛을 보이면 적어도 반년은 죽은 것처럼 살게 할 생각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시선을 떨어트린 놈의 눈 끝에 앙심과 독기가 남았다.
마무리를 엿같이 했더니 샤흐란이 살아난 것처럼 이놈도 또 뒤를 노릴 거다.
턱.
강찬은 놈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어엉!”
쫘아아악!
허은실이 움찔하며 몸서리를 쳤는데 이호준도 다르지 않았다.
쫘아아악!
“끄응. 끄으응.”
쫘아아악!
강찬은 다시 허리를 숙여서 놈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피식.
시선이 마주치자 놈이 얼른 눈을 피했다.
하지만 주변에 있는 놈들 앞에서 기가 죽고 싶지는 않은 것처럼 보였다.
이 새끼는 분명 다시 애들을 모은다.
그리고 이호준이나 허은실을 불러놓고 지금 당한 것을 분풀이하려고 할 거다.
강찬은 놈의 머리를 놓고 왼팔을 잡아챘다.
“으어엉!”
“시끄러, 씨발 놈아.”
그가 오른쪽 어깨에 팔을 엎어서 걸치자 놈이 버둥거렸다. 뒤틀린 오른팔이 흉측하게 흔들렸으나 바깥쪽으로 빠져나가서 강찬을 말리지는 못했다.
콰자작!
“끄아아아앙!”
턱!
강찬이 놈의 머리를 당겼을 때 처음으로 공포에 질린 얼굴이 다가왔다.
“또 모일래?”
“앙이. 앙이!”
놈이 고개까지 저으며 악을 써댔다.
강찬은 몸을 세운 후에 주위에 선 놈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
“어떤 새끼든 일진 어쩌고 하는 소리 들리면 전부 팔을 부러트려 줄 테니까 알아서 해.”
진심이었다.
“이 새끼 데리고 꺼져.”
쭈뼛쭈뼛.
세 놈이 받친 후에야 놈들이 모두 사라졌다.
강찬은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
이호준과 허은실이 벽에 남아서 강찬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에라이.’
욕하기도 지겨운 것들.
“후.”
강찬은 짜증을 풀기 위해 담배 연기를 뿜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