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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오브블랙필드-27화 (27/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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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그러니까 어쩌자구?

두 사람이 바보도 아니고, 얼굴에 난 상처를 물어보는 바람에 강찬은 느닷없이 권투를 시작했다는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손은?

그냥 다친 걸로 했다.

고마웠다.

계약보다 얼굴에 난 상처와 저녁을 먹었는지를 먼저 챙기는 강대경과 유혜숙의 마음이.

“왜 자꾸 우세요?”

“안 울려고 하는데 아들을 보니까 좋고, 안쓰러워서 그래.”

“죄송해요.”

“엄마가 미안해.”

유혜숙이 길게 편 손가락 안쪽으로 눈물을 닦았다.

아름답고, 예쁘고, 안쓰럽고, 귀여웠다.

“엄마가 원래 이렇게 울보였어요?”

말을 하면서 강찬도 놀랐다. ‘엄마’ 소리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나올 줄은 몰랐다.

“뭘! 너한테만 그러지, 아빠한테는 아니다.”

“이이는!”

“저 봐. 나는 늘 만만한 거지.”

“내가 언제 그랬어!”

“알았다. 알았어.”

강대경이 짓궂게 고개를 털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들하고 바람 좀 쐬고 올게. 알지? 남자들끼리 이야기.”

“애 힘들어. 쟤가 혼자 얼마나 마음 졸였겠어?”

“아니요. 괜찮아요.”

강찬이 일어서자 유혜숙이 현관까지 따라왔다. 기운이 하나도 없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다.

“엄마.”

“응, 아들.”

“이제 정말 기운 내셔야 돼요.”

“그럴게. 아들 마음 쓰지 않게 엄마가 힘낼게.”

안아주고 싶었다. 그러나 지난번처럼 갑자기 울음이 터질 것 같아서 손을 내밀지 못했다.

“금방 들어올게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며 강찬은 감정을 다스렸다.

오늘따라 벤치에 사람이 있어서 둘은 좀 더 들어가 화단을 꾸민 커다란 돌에 앉았다.

“혹시 그때 깡패들 도움을 받은 거냐?”

강대경은 계약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눈치였다.

“아버지.”

“솔직하게 말해다오. 엄마가 기뻐하는 것을 깨고 싶지 않아서 그냥 있었다만 아빠에겐 있는 대로 말해 주었으면 좋겠다.”

강찬의 시선 앞에서 강대경은 힘겨운 얼굴이었다. 아들을 팔아 계약을 성사시킨다는 죄책감이 그의 눈에 담겨 있었다.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요. 이번 계약 건만큼은 나중에 말씀드리고 싶어요.”

진심으로 이런 사람에게 거짓을 말하고 싶지 않았다.

“영화에서 본 것 같이 협박하고 그런 거냐?”

강찬이 풀썩 웃자 강대경이 멋쩍은 웃음을 달았다. 본인이 생각해도 엉뚱한 말처럼 느낀 모양이었다.

“계약을 따내려던 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부탁받은 일을 하는데 뜻밖에도 샤흐란…씨가 먼저 제시한 거예요. 저도 좀 당황스러웠어요.”

거짓 반, 진실 반이다.

“알았다. 그렇게 알고 있으마.”

“고맙습니다.”

“고맙다는 말은 아빠가 해야지. 엄마를 저렇게 웃게 해줬으니까. 전무가 미친 사람처럼 전화했었다. 네가 대단하다고. 몰라봤다고. 그 통화를 엄마와 같이 귀대고 들었다. 엄만 계약보다 그 통화를 더 좋아하더구나.”

강대경이 커다랗게 숨을 들이마셨다.

“아빠가 신세 한번 크게 졌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 강찬의 어깨에 얹었다.

“올라가자. 아픈 엄마 목 빠진다.”

세상엔 이렇게 멋진 아버지도 있었나 보다.

둘이 실없는 웃음을 웃으며 현관으로 걸었다.

“다치지 마라. 자식이 다친 걸 보면, 아무리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도 며칠은 내내 걱정되더라.”

“예.”

둘이 올라갔을 때 유혜숙은 소파에 있었다.

“누워있지 힘들게 왜 그러고 있어?”

유혜숙은 강찬을 보면서 배시시 웃었다.

“어이구, 병이다, 병! 그래서 아들 장가는 어떻게 보낼래?”

“장가가면 한 달에 한 번만 볼 거야.”

“왜요?”

진심으로 의아해서 물어본 말이었다.

“그래야 아들하고 사이좋게 지낸대.”

뭔 소린지 알아듣지 못했다.

“참! 석강호 선생님이 교통사고로 입원하셔서 오늘 밤은 그곳에 있고 싶어요.”

하필이면 불과 일주일 전에 써먹었던 교통사고가 튀어나왔을까? 그러나 내친걸음이다.

“지난번에 곁을 지켜주셨으니까 오늘은 제가 있어드리려구요.”

“힘들어서 어쩌니?”

유혜숙이 걱정하는 뒤에서 강대경이 힘겨운 얼굴로 강찬을 보았다.

내일 석강호의 문병을 하겠다는 유혜숙을 말리며 강찬은 강대경에게 도움을 청했다. 말은 필요 없었다. 그저 잠깐 시선을 맞췄을 뿐이다.

“내일 계약 끝내고 우리 맛있는 저녁 먹을까?”

“당신은 회사 사람들하고 회식이라도 해야지.”

“그러네. 그럼 모레 저녁으로 하자. 괜찮지?”

“예. 그러죠.”

유혜숙이 어쩔 수 없다는 듯 현관으로 따라 나왔다.

가뜩이나 힘겨워하는 두 사람에게 내일 학교를 빠져야 한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

“안 안아주세요?”

유혜숙이 머뭇거리는 걸 느껴서 건넨 말이었다. 자꾸만 그러면 강찬이 싫어하지는 않을지, 안고 싶은데 아들이 귀찮아 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하는 얼굴이었다.

“아들. 사랑해.”

“저두요. 엄마.”

강찬은 유혜숙의 등을 다독였다.

강대경의 힘겨운 얼굴 앞에서였다.

***

강찬이 병원에 도착한 것은 자정이 살짝 넘은 시간이었다.

복도에 있던 깡패들이 거창한 인사를 하며 그를 맞았는데 뜻밖에도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었다.

“선생님이 깨어나셨습니다, 형님.”

지금 이보다 반가운 소식이 있을까.

강찬은 빠른 걸음으로 병실에 들어섰다.

석강호는 천장을 보고 있던 눈을 한껏 옆으로 틀었다.

“살아났네?”

“아무렴 그 새끼 손에 죽을 줄 알았소?”

말을 마친 석강호가 ‘끄응.’하는 신음을 뱉었다.

“대장은 다친 데 없소?”

“갈비뼈 금가고 오른손 이렇게 됐다.”

재밌다는 투로 피식 웃던 석강호가 인상을 버럭썼다.

“담배 하나 주쇼.”

“담배?”

없다. 집에 들어가야 해서 꺼내놓은 참이다. 강찬은 밖으로 나가 또 담배를 얻었다. 내일은 담배 한 보루와 라이터 10개쯤 사서 갚아줄 생각도 했다.

“자!”

강찬은 두 개비에 불을 붙여 똑바로 누워있는 석강호의 입에 한 개비를 물려주었다.

천장을 향해 머리가 고정된 석강호다.

공장의 굴뚝처럼 연기가 피어올랐다.

둘이서 한 개비씩을 더 피우는 동안 강찬은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천천히,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잘됐소.”

“그거보단 내일 샤흐란을 어떻게 할지가 문제야.”

“아! 뜨거!”

강찬이 급하게 석강호가 물고 있던 담배를 받아주었으나 이미 불똥이 볼에 튀었다. 이놈은 확실히 뜨거운 것과는 뭔가 맞지 않는다.

대충 휴지에 물을 묻혀 얼굴을 닦아 준 다음이었다.

“내일 샤흐란 그냥 보냅시다.”

천장을 설득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석강호가 입을 열었다.

“아버님 계약도 그렇고, 꼴 보니 스미든 챙겨서 돌아갈 모양인데 고민할 것 없소. 이제 범인도 알았고, 스미든도 적당히 두들겼으니 고민하지 말고 보냅시다. 대장 다치는 꼴이나 아버님 계약 부러지는 것보단 그게 낫겠소.”

“그렇지?”

“그렇소.”

“내가 어떻게 할 것 같으냐?”

“지랄 맞게 끝까지 샤흐란 족치겠다고 하지 않겠소? 아후! 모가지야.”

강찬이 풀썩 웃고 말았다.

“나 저녁 못 먹었소.”

석강호는 이 와중에도 배가 고픈 모양이었다.

“김밥 사다 줄까?”

“그럽시다.”

둘이서 히히덕거리며 웃고 난 다음, 강찬은 잊고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석강호. 내가 깜빡 잊은 게 있거든. 화내지 말자.”

“뭔데 그러쇼?”

강찬은 그제야 침대 아래쪽으로 가서 레버를 돌렸다.

“젠장! 이런 게 있으면 담배 피울 때 좀 하지 그랬소?”

“화내지 말자고 했잖냐.”

복도에 있던 깡패 한 놈에게 김밥과 몇 가지 주전부리를 사오라고 시키고 강찬은 커피를 탔다.

“갈비뼈 금 갔다면서요?”

“커피잔이 덤빌 것도 아니고 그게 뭐 어때서?”

“자상해지셨소?”

“확!”

이상하게 유쾌했다.

김밥이 도착하자 석강호는 인상을 써가며 악착같이 두 줄을 먹었다.

“내일 우리 마누라한테는 교통사고라고 합시다.”

“벌써 그렇게 됐다.”

석강호의 눈알이 돌아왔으나 따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이놈의 마누라는 보상금 많이 받으려고 할 텐데.”

강찬은 물끄러미 석강호를 보았다.

“넌 안 헛갈리냐?”

“마음 굳혔다니까 그러쇼. 난 그냥 이대로 살기로 한 거요. 억울하게 죽은 놈들 분풀이했으니 됐고, 대장 옆에 있어서 내가 미친 거 아니란 것도 알았고. 어쩔 거요? 생긴 대로 살아야지.”

어쩌면 정답일지 모른다.

하지만 강찬은 샤흐란을 그냥 보내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나 좀 움직이게 해주쇼.”

“그만하자.”

“스미든, 그 개새끼를 꼭 한번은 봐야겠소. 내일 호텔로 데려가면 더는 못 볼 거 아니요?”

이것까지는 말리기 어려웠다.

강찬은 복도 한쪽에 있던 휠체어를 가져와 석강호를 태우고 스미든의 병실로 향했다.

프랑스 갱과 떨어져 혼자 있던 스미든이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눈을 온통 감싼 데다 사지를 붕대로 둘둘 말아놓았는데 가슴과 배 아래쪽, 허벅지 사이로 노란 털이 숭숭 나 있어서 영 흉측한 몰골이었다.

“스미든.”

강찬이 부르자 놈이 움찔했다.

“다예루가 와 있다.”

석강호는 불어를 모른다.

그러니 당연히 통역이 필요했다.

“씨발 놈아. 난 이걸로 너 용서했다.”

정말이지 한국어 욕은 대체할 다른 말이 없다. 강찬은 적당히 석강호의 말을 전해주었다.

“절대 그러지 않겠지만, 내일 가게 되면 평생 억울하게 죽은 대원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아라.”

강찬이 석강호의 말을 전해주자 스미든의 고개가 석강호 쪽으로 기울었다.

“정말 갓 오브 블랙필드가 맞는 거요?”

“앞에서 내내 말 다해놓고 뭐라는 거야?”

“그땐 놀라서 그랬소. 다예루란 이름 나오고 상황이 벌어지는 바람에 정신이 없었잖소. 그 뒤에 혼자 있는 동안 샤흐란이 비밀번호 빼내려고 작업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더랬소.”

“샤흐란은 네가 16살짜리 여자애 덮치다 뒈지게 맞은 거 모를걸?”

스미든은 아무 말이 없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다음이었다.

“다예루가 아랍어는 합니까?”

“알제리 놈이니 당연히 하지. 그런데 네가 알제리 말을 모르잖아.”

“그렇죠.”

이 멍청한 새끼는 정말 변한 게 하나도 없다.

“내가 다예루에게 빌린 돈이 있는데 그게 얼만지 한번 물어봐 주쇼. 정확하게.”

강찬이 말을 전하자 석강호는 갑자기 화가 나는 모양이었다.

“저 개새끼. 술 처먹다가 여자 사야 한다고 세 번 빌려 갔수. 아니다. 마지막 한 번은 나 화장실 간 사이에 상의에 넣어둔 돈을 들고 튀었으니까 네 번이구나.”

강찬은 석강호의 말을 그대로 전해주었다.

스미든의 목젖이 커다랗게 움직였다.

“대장.”

“쯧! 더 확인할 거면 관둬라. 짜증 난다.”

“짜증 날 때 내는 소리까지 똑같네. 세상에 이런 일이 진짜 있는 거요?”

“우린 오죽하겠냐.”

스미든은 이제야 현실을 받아들이는 모양이었다.

“내일 샤흐란에게 널 넘길 거다. 비밀번호는 저쪽에 안 넘겼으니까 프랑스로 건너가라.”

석강호가 담배를 피워물자 스미든이 담배 하나를 청했다. 붕대에서 주둥이와 코만 내민 놈이 담배 피우는 꼴을 봤다.

“샤흐란 비밀번호 내가 압니다.”

뭐라는 거지?

“내 이름으로 공트 지분도 있소. 반은 다이아몬드를 판 돈이 들어갔고, 나머지 반은 갱단이 댔수. 그래서 이대로 프랑스 가면 난 죽을 거요.”

참 가지가지 하면서 살았다.

“날 지켜주쇼. 그럼 내가 통장 비밀번호 다 넘겨드릴게.”

“스미든.”

강찬은 이 구질구질한 거래에 끼고 싶지 않았다.

“내가 네놈을 이 정도까지 대하는 건 마지막에 네놈이 솔직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대원들 목숨값에 손댈 생각 없으니까 헛소리 그만하고 내일 샤흐란과 담판 지어. 물론 그전에 내가 그놈을 어떻게 할지는 모르지만.”

“시청 앞 호텔과 반포 호텔에 중국과 일본 마피아 애들이 각각 열 명씩 와있어요. 샤흐란이 내일 날 넘겨달라고 했다면 걔들 데리고 수작 부릴 거요. 그러니 날 살려주쇼.”

“휴우.”

일이 너무 커진다.

그냥 가능하다면 이 밤에 달려가 샤흐란을 두들기고 진심으로 발을 빼고 싶었다.

“마약은 일본하고 중국으로 넘기려고 했나 봅디다. 어제 나한테 전화할 때 그 방에서 의논 끝났지요. 걔들도 독이 올라서 분명 가만있진 않을 거요.”

“넌 한국에서 못 살아.”

“공트 한국 지사장 시켜주쇼.”

강찬은 기가 막혀서 웃기만 했다.

“저 새끼가 뭐라는 거요?”

강찬은 담배를 하나 물고 스미든이 한 말을 그대로 석강호에게 전했다.

“샤흐란 비밀번호 어떻게 알았는지 물어보쇼. 저 새끼가 잔머리는 없잖소?”

“너 혹시 돈이 탐나서 그런 거냐?”

“나쁠 게 뭐 있어요? 저놈들 악한 짓에 쓰는 거보다 어려운 사람 돕는데 시원하게 던져주면 더 좋지. 죽은 놈들도 그걸 더 바랄 것 같은데, 아니요?”

이놈이 정말 다예루가 맞나?

“일단 물어보고 신빙성이 있으면 내일 기다릴 거 뭐 있어요? 대장 잘하는 대로 밤에 호텔 가서 짱개랑 단무지들 죄 두들기는 거지.”

“그다음은?”

“거 참. 내일 계약 끝나는 대로 샤흐란 목 따야죠.”

답을 듣고 있자니 심지어 배신당한 느낌마저 들었다. 이 새끼가 이렇게 똑똑하다니.

“그럼 저 새낄 한국 지사장 시켜?”

“저놈이 여기서 여자 후리는 걸 보고 있을 수나 있겠소?”

“그러니까 어쩌자구?”

“저 새끼 어디 가서도 죽는 담서요? 그냥 학교에 데리고 있읍시다. 설마 대장 앞에서 고등어 건드리겠소? 아프리카에서 그렇게 뒈지게 맞았는데? 그러고 있다가 거, 암놈 스미든 셋에게 슬쩍 넘겨주면 되지요. 천생연분 아니오? 저놈에겐 그게 천국일 텐데?”

이 자식이 그동안 따로 공부를 했었나?

강찬은 곧바로 스미든을 보았다.

“스미든, 너 샤흐란 비밀번호는 어떻게 안 거야?”

샤흐란은 보통 냉철한 놈이 아니다. 그런 놈이 멍청한 스미든에게 비밀번호처럼 중요한 정보를 흘릴…….

“갓 오브 블랙필드요.”

이런 병신 같은 새끼들이!

“그건 어떻게 알았는데?”

“내가 은행에 비밀번호를 불러주다가 알았소. 샤흐란이  전화해서 출금 신청했다고 나보고 전화하랄 때가 있었죠. 숫자를 부르기 전에 늘 스미든 오브 아프리카하고 먼저 말하는데 그날따라 헛갈려서 갓 오브 블랙필드 하고 말했더니, 다음 비밀번호 대세요, 합디다.”

기가 찰 일이다.

“그래서 스미든 0702 오브 0913 아프리카 하니까 처리되었다고 하고. 그러니 샤흐란의 비밀번호가 갓 오브 블랙필드인 거지요.”

무식한 두 놈이 주는 충격이 적지 않았다.

이건 됐다.

남은 것은 샤흐란을 어떻게 처리하는 가였다.

“샤흐란이 항상 뒤를 계산하는 건 알잖아요? 중국과 일본 마피아를 철석같이 믿고 있을 테니까, 걔들을 먼저 해치웁시다.”

마치 제 놈이 하는 것처럼 스미든은 흥분해 있었다.

“남은 게 뭐가 있어요? 내일 계약 끝나고 조용히 프랑스 보내버려요. 그럼 세흐토 브니므 애들이 더 확실하게 끝내줄 텐데.”

주객이 완전히 바뀌었다.

“네가 우리와 있으니까 배신할 거라 생각은 안 하겠냐?”

“그럼 어쩔 겁니까? 거기다 비밀번호를 하나씩 가지고 있어서 설마 할 거요. 지금까지야 갱단이 낄 일이 없었는데 샤흐란이 욕심부리는 바람에 공트 주식까지 산 거요. 그러니 살고 싶으면 프랑스 데려가서 통장에 있는 돈으로 손해 물어주려 하겠지요. 돈이 없어지면 난 죽고, 샤흐란은 다음 계획 세우고.”

“흠.”

“대장. 눈알 하나 깨졌고, 오른팔 나갔소. 배신하려 한 것도 아니고. 나 한 번만 살려주세요.”

강찬은 다시 한 번 커다랗게 숨을 내쉬었다.

“저 새끼. 살려줍시다.”

그때 말귀를 알아들은 것처럼 석강호가 한 마디를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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