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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고맙다.
“어떻게 된 거야?”
“선생님 댁에서 나오다 차에 치였어요.”
유혜숙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 하는 사람이래?”
“밖에 있는 애…, 사람들이 미안해서 와 있다고 하던데요?”
“저게 미안해서 와 있는 거니? 괜히 겁주려는 모양인데 아버지 오시면 경찰에 신고하자.”
“아니요!”
문 쪽을 노려보던 유혜숙이 강찬을 들여다보았다.
“진심으로 사과했어요. 병원비고 치료비고 걱정하지 말고 일단 치료받으라고 했고. 새벽까지 여기 있다가 갔어요.”
의아한 시선이었으나 유헤숙은 더 말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얼마 전까지 불편했던 순간이 떠올라서 더는 강찬을 자극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침은 먹었니? 뭐 좀 사다 줄까? 먹고 싶은 거 없어?”
“먹었어요. 아침은 드셨어요?”
유혜숙은 갑자기 가슴을 툭툭 쳐댔다.
“아버지 출근하고 나서 바로 전화받은 거야. 얼마나 놀랐는지 밥 먹은 게 체한 거 같아.”
살짝 귀찮지만 나쁘지 않은 이런 감정을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전투 중에 믿음직한 동료가 옆에 있는 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편안함.
“약을 좀 달라고 하지요. 여기 병원이잖아요.”
“아냐. 너 보니까 살 것 같아.”
유헤숙이 강찬의 눈을 보며 멋쩍은 듯 웃었다.
“손 줘보세요.”
“응?”
강찬이 왼손을 뻗어 유혜숙의 손을 당겼다.
그리고 엄지와 검지가 벌어지는 곳을 세게 눌렀다.
“아!”
짧은 비명과 함께 몸을 비틀면서도 유혜숙은 행복한 얼굴이었다.
강찬이 웃었다.
“아파, 얘!”
김성희에게 달려가 ‘내가 체했을 때 우리 아들이 여기를 주물러 줬어!’ 할 표정으로 엄살을 떤다.
45일.
좋은 추억을 심어주려 했는데 오히려 평생 간직할 수 있는 아름다운 얼굴과 편안함, 소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행복들을 선물 받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치였길래 이렇게 다친 거니?”
강찬은 상의를 입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왼쪽 어깨의 상처 때문에 가슴과 어깨, 팔에 걸쳐 붕대를 감았고, 양쪽 팔뚝, 왼손 끝이 온통 붕대로 감겨있었다.
거기까지면 말을 안 한다.
허리에도 붕대를 칭칭 감아서 거의 맨살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넘어지면서 바닥에 긁혔어요.”
장면을 상상한 것처럼 유혜숙은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가 의심 반, 안심 반의 얼굴로 붕대를 살필 때였다.
문이 열리며 의사와 간호사가 들어왔다.
유혜숙이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분은 어때요?”
“괜찮아요.”
의사는 먼저 강찬에게 서글서글한 웃음을 던지고 유혜숙을 보았다.
“안녕하세요? 찬이 엄마 돼요.”
“예! 걱정 많이 하셨지요?”
“그러게요, 선생님. 우리 아들 많이 다친 건 아닌가요? 후유증이 남을 만한 상처는 없나요? 한 달 전에도 크게 다친 적이 있어서요.”
의사는 유혜숙의 질문을 넉넉한 미소로 받았다.
“치료는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구요, 급한 대로 필요한 검사는 다 해보았는데 큰 이상은 없어 보입니다. 지금부터는 제대로 먹고 휴식만 취하면 큰 탈은 없을 겁니다.”
“네에.”
유혜숙은 아직 안심하지 못하는 얼굴이었다.
“선생님. 저희 아들이 전에 삼성병원에 입원했었거든요. 그래서 괜찮으시면 그리 옮겨보려구요.”
의사가 힐끔 강찬을 보았다.
“원하시면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네에.”
그게 아니잖냐!
강찬은 나서기도 애매해서 의사만 보았다.
“그쪽 외과 과장이 제 동깁니다. 전에 허지환 교수 특진을 받으셨던데 필요하시면 제가 전화해 놓겠습니다.”
유혜숙의 눈에 놀라움이 서렸다.
물론 강찬도 놀랐다.
“중환자는 아니고 집중 케어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 오히려 이쪽으로 보내주기도 하거든요. 그쪽은 아무래도 병실이 부족하니까요.”
의사는 옆집 아저씨처럼 푸근하게 유헤숙을 다독이고 있었다.
“사고 내신 분이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다고 병실을 다 비워달라셔서 그렇게 하긴 했는데 저희도 대기 환자가 밀려서…….”
능구렁이인가? 아니면 음흉한 너구리?
“시간을 정해 주시면 제가 허 교수에게 전화해 놓겠습니다.”
“아니에요, 선생님. 그러실 필요까지야……. 애 아빠 오면 제가 의논해서 말씀드릴게요. 생각해 보니까 꼭 옮길 필요는 없겠어요.”
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을 대로 하시지요.”
“그런데 선생님! 저희 아들 정말 괜찮을까요?”
“그 점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예?”
“병원에 도착하고 나서 외과, 내과, 흉부외과, 신경과까지 노티를 했는데 모두 문제가 없다고 들었습니다.”
“아, 예.”
유혜숙은 어느새 의사의 말을 신뢰하고 있었다.
무서운 인간이다.
“어머님은 잠시 나가 계시겠습니까?”
“왜요?”
“드레싱을 하고 붕대도 감아야 하는데 어머님이 보시기에 좋지 않습니다. 원래는 치료실로 가야 하는데 워낙 VIP라 병실에서 하는 겁니다. 그래서 다른 환자도 받지 않았으니까요.”
“예에.”
유혜숙이 강찬에게 “엄마 밖에서 기다릴게.”하고는 안쓰러운 시선으로 병실을 나갔다.
의사는 푸근한 얼굴로 간호사와 둘이서 붕대를 풀어냈다.
강찬은 진심으로 의사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써걱. 써걱.
붕대의 중간을 가위로 자르며 벗겨 내는 의사의 표정이 진지했다.
‘윽!’
강찬이 비명을 삼켰다.
“피가 붕대 사이로 파고들며 굳지요. 가능하면 약을 많이 바르긴 하는데 이런 상처에는 효과가 없어요.”
투둑. 투둑.
붕대를 당길 때마다 살이 딸려 올라왔다가 떨어지곤 했다.
붕대를 떼어 낸 의사가 고개를 갸웃하며 피가 엉긴 붕대와 강찬의 어깨를 두어 번 반복해서 보았다.
“문제가 있나요?”
“흠.”
의사는 의아한 표정으로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실밥이 딸려 나왔어요. 이런 건 통상 보름이 지나야 하는 건데…….”
“또 꿰매야 하나요?”
“아뇨. 상처가 그만큼 빨리 나았다는 뜻입니다.”
당황한 눈으로 의사가 간호사를 흘깃 보았다. 네가 보기엔 어떠냐는 의미였는데 간호사는 눈만 동그랗게 떠 보일 뿐이었다.
“특이 체질인가? 허 교수도 그런 말을 하긴 하던데. 전에 5층 건물에서 떨어져서 입원한 거 맞죠?”
“예.”
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곳에서도 놀랐다고 하더군요. 반신마비까지 각오할 상황이었는데 한순간에 퇴원할 정도로 호전돼서 당황스러웠다고 하고요.”
강찬도 놀라고 있었다.
“어디 다른 상처도 한 번 봅시다.”
심오한 표정으로 의사가 상처를 풀어냈다.
아픈 게 문제가 아니다.
강찬도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았다.
“흠. 이건 정말 특이체질이란 말 말고는 할 말이 없네요. 이 정도면 통원치료를 해도 된다는 말인데?”
“그 정도입니까?”
“아니요.”
강찬이 상처에서 시선을 들어 의사를 본 다음이었다.
“그보다 훨씬 좋습니다.”
이런 능구렁이가?
강찬은 풀썩 웃고 말았다.
“그래도 드레싱은 하고 붕대는 감읍시다.”
의사는 간호사가 준비해 준 소독약으로 상처를 닦아내고 약을 바른 다음, 붕대를 감았다.
“어머니 일은 고맙습니다.”
병원을 안 옮기게 된 것보다는 유혜숙을 안심시켜 준 것이 고마워서 한 인사였다.
“내가 유학 갔을 때 동생 놈은 깡패가 되었던 모양입니다. 늘 비교되는 것을 힘들어하더니 제 놈이 나보다 칼을 더 잘 쓴다고 악을 쓰더군요.”
의사는 남의 이야기를 하듯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붕대를 감고 있었다.
“응급실에서 죽었습니다. 신고가 들어갈까 봐 시간을 끌었던 모양입니다. 망할 놈이 내가 있는 병원은 죽어도 못 간다고 버텼답니다.”
붕대의 끝을 테이프로 고정하며 이어진 말이었다.
“난 깡패들 경멸합니다. 그래도 병원 오는 것을 머뭇거리다 죽는 놈들은 없었으면 해서 이 짓을 하지요.”
강찬의 강렬한 눈빛을 푸근한 의사는 피하지 않았다.
“부탁 하나 합시다.”
“말씀하세요.”
“듣자니 앞으로 강남을 주름잡을 분이라 하더군요.”
세탁소를 차린 것도 아니고.
강찬이 피식 웃은 다음이었다.
“언제든 와도 좋고, 누구를 보내도 좋지만 죽이거나 죽지는 맙시다. 그럴 때마다 이 짓이 너무 힘들게 느껴져서 그렇소.”
“이러다 문제 되시면 어쩌려고 그러세요?”
“벌 만큼 벌었소. 면허 정지되면 미국 가서 살 거요.”
의사의 눈은 답을 원하고 있었다.
“알았습니다. 저도 굳이 다른 사람을 죽이며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의사가 보기 좋은 웃음을 달았다.
“전화번호 따로 드릴 테니 급하면 전화해요.”
“여길 또 오라고요?”
“강찬 씨와 마주 선 깡패는 위험할 거 아니요?”
강찬이 풀썩 웃자 의사가 마주 보며 웃었다.
“오늘 퇴원해도 됩니까?”
“그건 곤란해요. 뭐 전 세계에서 0.1% 정도 특이체질이 보고되기는 하는데 솔직히 처음 경험하는 거라서 확인할 필요가 있어요. 그러다 곪으면 왼쪽 팔을 잘라야 할지도 모르고.”
끔찍한 소리를 편안한 얼굴로 하는 재주가 있다. 이 의사는.
“퇴원하죠? 이렇게 지내는 것도 그렇지만 학교에 곤란해할 애들이 많이 있어요.”
의사는 강찬의 눈을 빤히 보았다.
“일진들에 맞서다가 이렇게까지 됐다더니 정말 그런가요?”
강찬은 대답하지 않았다.
“앞으로 닷새간 통원 치료한다는 조건이면 그리합시다. 대신 내가 입원하라면 무조건 따르겠다고 약속해요.”
“그러죠.”
생각보다 말이 통하는 의사였다.
“선생님.”
의사가 고무장갑을 벗다가 강찬을 보았다.
“고맙습니다.”
“내가 고맙지요. 의료보험이 아니어서 수입이 짭짤하거든요.”
이 능구렁이는 때려도 주먹이 튕겨 나올 것만 같다.
“혹시 죽어서 오면 내가 부모님 몰래 장기 왕창 꺼내서 팔아먹을 거요.”
유혜숙이 들었다면 목을 조를 만큼 섬뜩한 말을 남기고 의사는 방을 나갔다.
유혜숙이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봐서 의사와 이야기를 하거나 아니면 그의 방으로 함께 간 모양이었다.
***
강대경이 달려오고 한바탕 소란이 있었다.
그러나 의사를 만난 두 사람은 구렁이에 칭칭 감긴 새처럼 반항 한번 못하고 퇴원 절차를 밟았다.
피범벅에 칼자국이 가득한 교복을 찾아달랄 수는 없는 일이다.
유혜숙과 강대경이 의사를 만나는 사이, 강찬은 고무줄 바지와 면티로 갈아입었다. 물론 깡패들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병원비는 당연히 오광택이 냈다고 했다.
그런데 밖에 서 있던 놈 중 하나가 내민 봉투가 문제가 됐다.
“통원 치료하시고, 괜찮으시면 보약이라도 한 재 드십사하고 드리는 겁니다.”
“그건 우리가 알아서 할게요. 아들 사고 난 돈을 당장 받고 싶지도 않고요. 이걸 받았다가 나중에 후유증이라도 생기면 어쩌라고요?”
“합의금이 아니니 오해하지 마십시오. 혹여 후유증이 생기면 저희가 모두 책임지겠다고 써 드리겠습니다. 안 받으시면 제가 사장님께 꾸지람을 크게 듣습니다.”
제법 점잖은 척 말을 했으나 깡패 특유의 태도와 음성을 감추지 못했다.
“부탁드립니다.”
게다가 놈이 허리를 구십 도로 구부리며 인사까지 했다. 당연하게 뒤에 서 있던 놈들도 비슷한 꼴을 보였다.
유혜숙이 강대경을 보았다.
참 뻑뻑한 상황이었다.
“받으세요. 나중에 사장 만나서 돌려주면 되죠.”
강찬의 말에 강대경이 마지못해 봉투를 받아들었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이번에도 허리를 굽히는 인사다.
강찬은 빨리 이놈들을 피하고 싶었다.
자동차는 병원 지하 주차장에 있었다.
그런데 그곳에도 깡패들 열댓 명이 서 있다가 강찬을 보고 허리를 꺾으며 인사하는 것이 아닌가.
분위기가 묘했다.
뭔가 의심은 가지만 딱히 뭐라 하기 어려운 상황.
마치 탈출하는 것처럼 강대경이 운전하는 차가 병원을 빠져나왔다.
강남에 있는 병원이라 집과 그리 멀지 않았다.
집에 도착하니 마음이 한결 푸근했다.
강찬은 학교에 나갈 생각이었다.
‘교복을 하나 사야 하나?’
세탁을 하더라도 칼에 날카롭게 베인 자리가 남는다.
나중에 생각할 문제였다.
거실에서 유혜숙의 놀란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에요?”
“교복은 왜? 학교에 가려고? 안 돼! 오늘만이라도 쉬어야지.”
“아니에요. 갈 수 있으면 가봐야죠. 그런데 무슨 일이세요?”
유혜숙은 봉투 위에 수표를 들여다보았다.
“액수 때문에 그래. 5천만 원짜리 수표야.”
미친 새끼!
어쨌든 피 묻은 돈을 받을 생각은 없었다.
“나중에 돌려주실 거잖아요.”
“그러자. 이거 어쩐지 찜찜해.”
유혜숙을 달랜 다음이었다.
“회사 나갈 거니까 아빠가 태워다 줄까?”
“예.”
강대경과 강찬은 지하로 내려갔다.
“아빠에게 말 안 한 거 있니?”
엘리베이터를 타자 강대경이 던진 질문이었다.
내내 무거운 표정이더니 유혜숙이 없을 때를 노렸던 모양이다.
강대경은 강찬을 보며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때앵.
지하에 도착했다.
말없이 걸었고, 차를 탔으며, 지하를 빠져나왔다.
답답했다.
차라리 지금까지의 일들을 시원하게 말해 버릴까 싶기도 했다.
10분이면 도착하는 학교다.
벌써 절반쯤이 지났다.
“돈가스 좋아하세요?”
운전 중이던 강대경이 힐끔 시선을 주었다.
서운하고, 화난 표정이었다.
“먹을래?”
그러면서도 강찬의 뜻을 받아주었다.
학교 앞 분식집.
적당한 곳에 차를 대고 두 사람은 돈가스를 시켰다.
“싸움이 있었습니다.”
“흐흠.”
강대경이 신음처럼 숨을 내쉬었다.
“지난번에 학교에서 싸웠던 애들 뒤를 봐주던 깡패였답니다.”
말이 끝났을 때 돈가스가 나왔다.
“죽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그 싸움이 병원에 있던 조직에 도움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학교를 포함해서 더는 얼굴 보지 않는 조건으로 끝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왜 거짓말을 했어?”
“어머니가 걱정하실까 봐 그랬어요.”
강대경은 복잡한 얼굴이었다.
“죄송해요.”
“먹으면서 얘기하자. 얼른 먹어.”
강대경은 강찬이 썩썩 썰어 젓가락으로 먹는 것을 보더니 그대로 따라 했다.
“이 집, 나중에 엄마랑 같이 한번 오자.”
강대경은 후련해진 모양이었다.
“엄마가 아빠를 위해 희생한 건 알지?”
당연히 모르지만 아는 척해야 하는 상황이다.
“너 낳을 때도 그랬어. 의사가 극구 말린 걸 목숨 걸고 낳은 거야.”
목이 메는지 강대경은 멀건 국물을 한 모금 마셨다.
“아빤 엄마가 어떤 모습이어도 사랑스럽다. 어떤 귀찮은 일을 시키든, 어떤 투정을 부리든, 아빠는 엄마를 이해할 수 있어. 널 낳을 때 죽지 않은 것만으로도 엄만 세상에서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을 아빠에게 해 준 거거든.”
강찬은 입안에 남았던 돈가스를 꿀꺽 삼켰다.
“널 잃을 뻔했을 때, 난 너와 엄마를 함께 잃는 줄 알았다. 엄마가 말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때 엄마, 온종일 피를 흘리면서 중환자실 앞을 떠나지 않았다.”
“예.”
“엄마 울게 하지 마라. 대학? 아빤 그런 거 안 바란다. 그런 걸로 속상해하는 건 아빠가 다 받으마.”
두 사람은 멋쩍게 웃었다.
“오늘 솔직히 말해줘서 고맙다.”
“죄송해요.”
강찬은 강대경의 미소가 애처롭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