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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스쿨존.
허름한 고무줄 바지에 티셔츠를 걸치고 지내던 강찬은 옷장을 열어 청바지와 검은색 라운드 티를 꺼내 입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돈이다.
그런데 그때 강찬은 퍼뜩 자신이 전에 모아두었던 돈이 떠올랐다.
찾을 수는 없겠지만 알아볼 필요는 있으리라.
그가 방을 나서자 유혜숙이 화들짝 놀라 일어서며 그에게 만 원권 열 장을 건네주었다.
“이거면 머리 자를 수 있나요?”
“그럼. 충분하지. 모처럼 나가는 거니까 친구들 만나서 피자도 사주고 해.”
강찬은 유혜숙을 바라보았다.
진심으로 아들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눈빛이었다.
그런데 왜 정작 예전의 아들이 괴롭힘 당하는 것은 몰랐을까?
“왜?”
“아닙니다. 다녀올게요.”
“응. 그래. 조심하고. 너무 늦지 말고. 길 건널 때…….”
현관으로 나가던 강찬이 홱 돌아보자 유혜숙의 고개가 불쑥 뒤로 밀렸다.
“늦으면 전화할게요.”
“어. 응.”
고개를 두 번이나 끄덕인 유혜숙을 뒤로 한 채 강찬은 아파트를 나섰다.
기분이 묘했다.
누군가 걱정해주는 것도 그렇고, 어머니란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는 것도 그랬다.
밖을 나오자 강찬은 가장 먼저 담배를 사서 피우고 싶었다. 2주가량을 참았던 터라 강한 흡연 욕구가 피어오른 것이다.
“머리부터 자르고.”
그러나 그는 혼잣말로 투덜거리며 눈에 띄는 미용실로 들어갔다.
“어머! 찬이 아니니! 다쳤다더니 이제 괜찮아? 엄마한테 말 들었어. 머리 자르려고?”
외웠다가 하래도 숨이 막힐 말들을 단숨에 쏟아낸 서른 초반의 여자가 그를 반갑게 맞았다.
“여기 앉아. 어떻게 잘라줄까?”
“군인 머리처럼 시원하게 쳐줘요”
“그래? 찬이는 이렇게 좀 기르는 게…….”
“그냥 좀 자르죠?”
“어? 어! 그래.”
주인 여자가 놀란 얼굴로 답을 하고는 앞 선반에 놓인 기계로 그의 머리를 시원하게 깎기 시작했다.
조금씩 머리칼이 잘려나가며 강찬은 그나마 지금의 인상이 조금씩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조금 더 바싹 쳐 줘요.”
“그래? 그럴까?”
눈빛이 다르다.
예전의 머리스타일을 찾으니 적어도 눈빛만큼은 과거의 강찬과 닮아가고 있었다.
마침내 원하는 스타일을 찾은 강찬은 머리를 감고 말렸다.
“젤이 있나요?”
“있지! 어떻게 하려고?”
“그냥 좀 주시죠.”
강찬은 넘겨받은 젤을 이용해 짧은 앞머리를 뒤로 넘겼다.
‘그래! 이래야 강찬이지!’
그는 오랜만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거울 속에서 부대에 처음 배속되어 온 신병의 눈빛을 한 자신을 발견해서였다.
미용실을 나온 강찬은 곧바로 같은 건물에 있는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말보로 한 갑하고 라이터.”
대학생인 듯한 청년이 강찬을 흘깃 보았다.
“주민증 보여줘요.”
“뭐?”
“신분증이 있어야 담배를 팔 수 있어요.”
“언제부터?”
아르바이트가 분명한 학생은 망설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모처럼 기분 좋거든? 다음에 보여줄 테니까 적당히 하고 담배랑 라이터 팔아라.”
‘이거다.’
강찬은 조금씩 원래 자신의 모습을 되찾는 느낌이었다. 음색이야 아무렴 어떤가? 성격에 맞는 말투를 찾았으니 그 정도면 되었다.
잠시 망설이던 학생이 주변을 살피며 얼른 담배와 라이터를 건네주었다.
계산을 치르고 난 강찬은 건물 밖으로 나와 아파트 입구를 나섰다. 그는 입구 한쪽에 있는 화단의 돌에 걸터앉아 느긋하게 담배를 꺼내 물었다.
찰칵.
“후우우.”
살 것 같다.
죽은 것은 아니지만 퍼져나가는 연기를 보며 강찬은 과거와 현재가 적당히 손을 잡는 느낌마저 받았다.
학교는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두 가치나 담배를 피우고 난 강찬은 아파트 앞을 지나던 택시를 잡아 신묵고등학교로 향했다. 아직은 버스니 지하철 노선을 제대로 알지 못했고, 무엇보다 번거롭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휴가 나온 기분인데?’
뒷좌석에 척 몸을 기대자 기분도 한결 좋아졌다.
10분 남짓 달린 택시가 학교 앞에 내려주자 강찬은 느긋하게 걸어 학교로 들어갔다.
‘근데 내가 몇 반이지?“
낭패였다.
정문을 들어서도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전혀 모른다.
강찬은 주변을 둘러보다 무작정 건물을 향해 걸었다.
“뭔 놈의 학교가 건물이 세 개씩 돼? 저건 아무래도 업무를 보는 곳 같고. 요기가 학생들이 있는 곳일라나?”
강찬은 운동장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건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운동장은 인조잔디가 깔려서 파랗게 보였는데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라인이 그려져 있었고, 양 끝에 골대가 놓여있었다.
“이제 어쩐다?”
건물 앞에서 강찬이 고민할 때였다.
딩동댕.
그의 고민이 정답이라는 듯 벨이 울리더니 갑자기 건물이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말소리, 거칠게 책상이 움직이는 소리가 울려 나왔다.
아이들은 교복을 입고 있었다.
‘여자아이들도 있네?’
건물을 나온 아이들이 강찬을 힐끔거리며 지나갔는데 아는 사이가 아닌지 구경하는 눈빛이었다.
그가 멍하니 아이들을 보고 있을 때였다.
“여어! 강-차안!”
누군가 길게 그를 부르며 다가왔다.
주머니에 손을 넣은 자세며 거들먹거리는 걸음걸이가 좋은 뜻이 아님은 분명했다.
놀라운 것은 아이들의 반응이다.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녀석을 피하고 있었다.
피식.
“어쭈? 교복도 안 입고 머리 세우더니 정신이 이렇게 된 거야?”
마침내 강찬의 앞에 선 녀석이 오른손 검지를 머리에 대고 빙빙 돌려 보였다.
멀찍이 떨어진 아이들이 이쪽을 구경하고 이 층 교실에서 머리들이 튀어나와 강찬과 앞에 선 녀석을 지켜보고 있었다.
강찬은 음성을 듣고 알았다.
그래도 교전 전에 최소한 적을 식별해야 하지 않는가.
“이호준?”
“그래, 이 새끼야! 너의 철저한 무관심에 담배랑 점심을 내 손으로 해결해야 했던 이호준. 이제 정신이 똑바로 들어?”
쫘아악.
순간 소란을 누군가 꿀꺽 삼켜 버린 것처럼 사방이 조용했다.
강찬은 오래 끌고 싶지 않았다. 같잖은 녀석에게 욕을 먹고 싶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이런 녀석과 푸닥거리를 하고 싶은 마음은 더더욱 없었다.
쫘아악. 퍼억. 퍽. 퍽. 퍽. 퍽. 퍽.
반대쪽 따귀를 올려붙인 강찬은 대놓고 이호준의 목과 가슴, 명치를 두들겼다.
“커헉. 꺼어어어어어.”
숨을 쉴 수가 없는지 이호준이 상체를 구부리며 보기 흉하게 주둥이를 벌렸다. 그럼에도 제법 키가 커서 이호준의 머리는 강찬의 허리 높이에 있었다.
강찬은 이호준의 머리칼을 움켜쥐었다.
‘보이냐? 어디 있는지 모르지만 이제 분을 풀어라.’
쫘아악. 쫘아악. 쫘아악. 쫘아악. 쫘아악.
이미 이호준의 얼굴 아래에 피가 흥건하게 고였는데 강찬의 손은 멈추지 않았다.
쫘아아아아악.
마지막 따귀를 시원하게 후려갈긴 강찬이 이호준의 머리를 잡아 들었다.
퉁퉁 부은 왼쪽 눈과 볼, 그리고 주둥이를 보며 강찬은 고개를 갸웃했다.
‘내 몸이 아니라서 그런가? 이 정도면 아직 반항기가 남겠는데?’
강찬은 다시 이호준의 머리를 누르고 세차게 뺨을 후려쳤다. 그가 다섯 번인가 더 때렸을 때였다.
“야 인마!”
누군가 악쓰는 소리가 들리며 학생들 틈을 가르며 중년 사내가 강찬의 앞으로 나타났다.
“너 이 녀석! 이게 뭐하는 짓이냐?”
강찬은 사내를 보며 그가 선생임을 짐작했다.
“이 새끼가 지금껏 담배 사오라 시키고 돈 뺏을 때는 가만히 있다가 반대가 되니까 이러시는 건가?”
“뭐? 너 이놈! 감히 어디다 대고!”
강찬은 알 수 없는 분노가 터져 나왔다.
“이놈 저놈 하지 마! 왜? 너도 한번 할까? 자신 있어?”
왼손을 뿌리치자 이호준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강찬은 그대로 한 걸음을 나가 선생 앞에 바싹 다가섰다.
죽인다.
평소 싸움에 임할 때 그가 가지고 있던 독기가 한껏 피어오르자 선생은 그의 눈을 함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적당히 합시다. 저 새끼가 지금껏 돈 갖다 바치라고 얼마나 괴롭혔는지 증거가 다 있으니까 너무 한쪽 편만 들지 마시라고.”
“너, 이……놈. 학교 그만두고 싶으냐?”
“그건 알아서 하시고. 나는 아직 볼 일이 있으니까 이만 자리를 좀 피해주시죠.”
강찬은 이제야 겨우 코 밑에 흐르는 피를 손등으로 닦아내는 이호준의 머리칼을 다시 움켜쥐었다.
이곳저곳에서 여자아이들이 놀란 소리를 내었으나 강찬은 주저함이 없었다.
“이호준이. 아직 안 끝났으니까 나랑 얘기 좀 할까?”
“어? 어?”
“나 때문에 담배랑 점심이랑 불편했다면서? 오라고 했으면 아직 할 말이 남아 있을 거 아냐?”
겁에 질린 이호준이 강찬의 손목을 잡고 버둥거릴 때였다. 선생이 그의 허리를 부여안았다.
“왜 이래? 이러면 너 정말 학교 못 다녀! 지금은 그만둬!”
강찬이 홱 시선을 돌려 보았을 때 선생의 눈빛은 진심이었다. 학교를 못 다니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진심을 보이는 선생에게 함부로 대하는 것이 싫었다.
강찬은 이호준의 머리칼을 놓아주고 커다랗게 숨을 쉬었다.
“알았으니까 이거 놓으십시오.”
선생이 볼을 씰룩이며 강찬을 한번 본 다음, 이호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잠시 뒤, 선생이 이호준을 부축해 건물 안으로 사라졌다.
아이들은 아직 구경거리가 남은 양 그의 주변을 멀찍이 감싸고 있었는데 그가 고개를 돌릴 때마다 이리저리 시선을 피했다.
강찬은 천천히 건물을 나가 운동장을 향해 놓인 스탠드의 제일 위에 앉았다.
‘하필 점심시간이냐? 쯧. 이럴 줄 알았으면 학교 끝나고 올걸.’
찝찝했다.
그리고 뒤를 돌봐주지 못한 부하들이 떠올랐다.
그가 멍하니 운동장을 보고 있으려니 그의 주변으로 그림자가 여러 개 나타났다.
“어이? 씨발 놈이 미친 모양이지?”
고개를 돌린 강찬은 피식 웃고 말았다.
눈꼬리며, 인상이 제법 먹어주게 생겼는데 어설픈 느낌을 지우지 못한 모습이었다.
여섯. 한 놈은 주머니에? 커터 칼?
피식.
“이 새끼가 멍청한 놈 하나 손봤다고 웃기까지 하네?”
강찬이 서서히 일어섰다. 마침 스탠드의 꼭대기에 앉아 있어서 나타난 녀석들 보다 한 칸 아래에 서 있었다.
주먹을 쥘 때 엄지를 펴서 검지에 바싹 붙이고 찌르면 약한 놈들은 그 한 방에 일어서지 못할 정도가 된다.
퍼억.
강찬은 대뜸 가장 앞에 서 있는 녀석의 바깥 허벅지 한중간을 오른손 엄지로 찔렀다.
파파박.
그리고 녀석이 반응하기도 전에 옆구리, 명치, 마지막으로 목젖을 눈 깜짝할 사이에 찔러버렸다.
“끄어엉!”
개가 울부짖는 듯한 비명과 함께 녀석이 쓰러지자, 나머지가 우르르 달려들었다.
퍼억. 퍽. 퍽. 퍼억. 타악. 퍽.
한가한 주먹을 상대하자니 하품이 나올 지경이었다.
강찬은 녀석들이 뻗는 주먹을 손바닥으로 쳐내 가며 하나씩 명치나 목젖 등을 때려 바닥에 쓰러트렸다.
파바바박.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다.
운동장에 있던 아이들이 “어?” 하는 사이에 여섯이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강찬은 그 중 커터 칼을 가진 녀석에게 손을 뻗었다.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자 실제로 두꺼운 칼이 나왔다.
짜르르륵.
“병신. 이딴 걸 뭐하러 가지고 다녀?”
그는 칼을 가져온 녀석의 바지 끝을 붙잡아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그 상태로 스탠드를 내려갔다.
“아! 아악! 악!”
시멘트로 된 계단에 머리를 찧은 녀석의 끔찍한 비명이 운동장에 울려 퍼졌다.
퍼억.
마침내 운동장에 내려선 강찬은 녀석의 복부를 힘껏 걷어찼다.
그가 스탠드를 걸어 올라가자 쓰러져 있던 녀석들이 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뒤로 물러났다.
“아까 욕한 새끼가 누구더라?”
그가 적의 인상착의를 놓칠 리는 없다.
그는 고개를 저어대는 녀석의 머리를 움켜쥐고 엎어지게 앞으로 당긴 다음, 그대로 스탠드를 달려 내려갔다.
턱. 턱. 턱. 턱. 턱.
“아악! 아아악!”
녀석의 교복이 찢긴 틈에서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어이? 거기 네 놈. 빨리 이리와!”
“조까!”
강찬은 풀썩 웃고 말았다.
우선 이놈이 도망가면 귀찮으니까.
퍼억.
그는 구부린 손날로 앞이 온통 찢긴 녀석의 목덜미를 사정없이 후려쳤다.
털썩.
파바바바박.
그리고 정말 삽시간이었다.
계단을 두 개씩 밟는 바람에 영화에 나오는 무사처럼 강찬의 몸이 휙휙 위로 떠오르는 것처럼 보였다.
“뭐를 까라고?”
이렇게 빨리 올라올 줄은 몰랐겠지.
강찬은 녀석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아! 아!”
녀석의 비명에 아랑곳하지 않고 강찬은 고갯짓으로 남은 셋에게 스탠드 아래를 가리켰다.
그나마 독기 있던 놈이 버둥거리며 비명을 질러대자 셋은 아예 기가 질린 표정으로 밑으로 내려갔다.
원래 머리칼을 움켜쥐고 한쪽으로 당기면 안 된다. 위로 계속 들면 벌떡 일어날 수 있고, 찍어 누르면 통증을 느끼지 않아서 불리하기 때문이다.
독기고 지랄이고, 이런 고단수 테크닉을 사용하는 강찬의 손아귀를 철부지가 어떻게 빠져나가겠는가.
쫘아아악. 쫘악. 쫘악. 쫘악. 쫘악.
운동장 담벼락이 따귀 소리를 그대로 토해냈다.
점심시간이라 아이들이 새카맣게 나와서 그를 커다랗게 둘러싸고 있었는데 거짓말처럼 따귀 때리는 소리만 요란하게 들렸다.
강찬은 잡고 있던 머리를 길게 들어 올렸다.
“어후…….”
녀석이 정신을 차리려는 듯 애쓰자 피가 뒤섞인 침이 입술을 타고 길게 흘러내렸다.
쫘아악. 쫘아악. 쫘아악. 쫘아악.
공포다.
한패가 있다면 질려서라도 대들지 못하게 해놓아야 후환이 없다. 이 정도면 맞은 놈은 통증을 따로 느끼지 못한다. 대신 지금부터는 의지가 꺾이는 거다.
강찬은 녀석의 머리카락을 움켜쥔 손을 통해 녀석의 다리에 힘이 풀린 것을 알았다.
“이제 그만 할까?”
“푸후후.”
의식이 있어서 나온 것이 아님은 안다. 하지만 화들짝 놀라서 답을 하지 않는 것만은 분명했다.
퍼억.
강찬은 녀석의 배를 걷어차 앞으로 엎어지게 한 다음 그대로 스탠드를 내려갔다.
여자아이들 몇이 비명을 질렀으나 턱턱 거리며 시멘트에 살이 갈리는 소리를 막지는 못했다.
털썩.
바닥에 내려선 강찬은 더러운 물건을 던지듯 녀석의 머리를 내동댕이쳤다.
‘휴. 부모들한테는 좀 미안한데?’
주변을 둘러보니 수습하기는 늦었다.
그래도 일기장처럼 써놓은 글을 보며 강찬은 몸의 주인에게 빚을 갚은 느낌이었다. 살인 아니면 자살을 계획하던 놈이니 차라리 학교를 잘리는 게 훨씬 낫지 않겠나.
“이왕 학교에서 잘리는 거, 마무리는 제대로 해야지?”
사람은 끝이 중요한 게 아니겠나.
피투성이가 된 세 놈과 겁에 질려 서 있는 세 놈을 강찬이 천천히 훑어 볼 때였다.
상황이 진정되기를 기다렸던 것처럼 중년 사내 셋이 급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선생이겠지.
강찬은 가운데 서 있는 선생에게 시선을 주었다.
걸음걸이에서 분명 특별한 군사훈련을 받은 사람만 풍길 수 있는 향이 전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