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158화 (158/164)

#158. 괴이의 주인 157

나는 용들이 공격하기 편하게 글레이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녀석은 왠지 모르겠지만 나와 대화하는 것을 원하는 것 같았다. 거의 갈망이라고 해도 되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그걸 적극적으로 이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너무 뻔했을까

아니면 뒤에서 모이는 마나가 엄청나서 그랬을까

글레이는 바로 눈치챘다

하지만 순식간에 용들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가장 강력한 자신이 쓸 수 있는 최대한의 브레스를 쏘아냈다

글레이는 쇠사슬을 뭉쳐서 방패 모양으로 만들어 브레스를 막으려고 했다

그걸 내가 두고 볼 리가 없었고 마나로 창을 만들어 힘껏 그 방패에 집어 던졌다

용들의 브레스가 허무하게 방패에 막히기 전에 내 창이 먼저 방패에 닿았다. 오히려 글레이가 만든 방패가 내 창에 허무하게 부서졌고 창이 글레이를 향해 날아갔지만 글레이는 손쉽게 피해냈다

하지만 그 뒤로 용들의 브레스가 날아왔고 자신들의 몸 색과 같은 형형색색의 브레스가 뒤섞이며 글레이에게 직격 했다

수많은 땅 파편들이 들이닥쳤지만 나는 이고르와 샬롯이 막아주었고 일행들은 엘리가 막아 줬다

“해...치웠나?

그런데 하필 군인 중에서 마법의 주문을 외쳤고 애초에 나도 고작 저 공격으로 글레이가 죽을 리가 없을 거라는 거는 알고 있었다

엄청난 소리가 나며 브레스가 땅을 파고 들어가 싱크홀과 같은 구멍이 생겼다. 하지만 굳이 글레이의 생사를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

깊이가 보이지 않는 구멍에서 수많은 쇠사슬이 튀어 올라왔다. 글레이의 몸에서 나온 쇠사슬은 글레이를 지탱하며 지상으로 올라왔다

“전에도 브레스를 맞아본 적 있습니다만 전보다 더 약해졌군요. 안타깝습니다.

글레이는 상처하나 입지 않았다. 하지만 용들도 아쉬워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고작 한 번의 공격에 녀석이 죽는다면 굳이 내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을 거다

이고르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고 그와 동시에 태풍과 같은 바람이 불었다. 녀석은 지금 동안 광역 공격에 특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일부로 나는 녀석에게 한 명만을 공격하는 능력을 만들어보라고 시켰다. 예시로 설아의 구슬을 알려주었고

이고르는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능력을 단련했다. 그리고 지금 결과를 보여주었다

녀석은 이프닉스가 보여주었던 여의주를 참고했다. 이고르는 온 힘을 다해 구슬을 만들어 입으로 물었다

그런데 이고르의 모습이 변하고 있었다. 나는 이고르가 본래의 모습으로 변하기 전에 녀석에게 마나를 최대한 부여해주었다

그리고 녀석이 만든 여의주를 입에 물었더니 마치 녀석이 탈피하는 것 같이 허물이 벗겨지고 있었다

뱀에 날개가 달린 모습이었던 녀석의 모습이 격변하고 있었다

허물이 벗겨지며 녀석이 가지고 있던 비정상적으로 거대한 날개가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뱀의 비늘이라고 생각지도 못한 단단한 비늘이 전부 떨어졌다

뱀의 주둥이가 길쭉이 나오며 입에는 단단한 이빨이 생겼다. 입가의 주변에는 하얀 수염이 생겼으며 녀석의 온몸이 살짝 어두운 하얀색의 모습으로 변했다

탈피를 거치며 녀석의 몸에는 다리가 4개가 자라났으며 이고르는 내가 본 모든 생명체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되었다

이프닉스가 붉은색 동양의 용이었으면 이고르는 아름다운 순백의 용이었다. 녀석은 이무기였으면서도 서양의 용들을 부러워했지만, 동양의 용으로 모습이 변했다

하지만 이고르는 기뻐하지 않았다. 오로지 상대할 적인 글레이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고르는 여의주를 입에 물고 말 그대로 바람을 부렸다. 전에 보았던 이름도 기억이 안 나는 이리에게 행패를 부렸던 바람을 다루는 헌터와는 차원이 달랐다

순백의 동양 용이 된 이고르는 날개도 없이 하늘을 유영하며 주변에 바람을 모았다

녀석이 바람을 모으자 태풍같이 몰아치던 바람이 귀신같이 사라졌고 동시에 하늘에서 태풍이 몰아쳤다

전에도 이고르는 태풍을 일으킨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전에는 이고르가 자신의 마나를 사용해서 직접 태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지금은 이고르가 바람을 모았지만 마나를 사용한 게 아니다. 정말 자연적으로 바람이 모였고 그 자연적으로 생겨난 태풍 속에서 바람의 칼날과 같은 것이 엄청난 속도로 글레이에게 날아갔다

글레이는 마찬가지로 쇠사슬로 방패를 만들어 가볍게 막아냈다. 하지만 녀석의 표정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녀석의 방패를 보니 가볍게 막아낸 것이 아니었다. 방패에 수많은 칼날 자국이 생겨 있었다

용들이 브레스를 잠시긴 하지만 막아내고도 생채기도 나지 않았던 글레이의 쇠사슬이었다

그런데 이고르의. 그것도 온 힘을 다한 공격도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그 증거로 저 태풍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고. 그저 자신의 힘을 시험해보는 듯한 공격을 했는데 쇠사슬에 상처를 내다니

...그렇군

“그렇겠지. 모든 강력한 종족들은 전부 마나를 다룰 줄 아니깐. 네게 적수는 지금껏 없었을 거야.

글레이는 일종의 마나 항마력을 가진 쇠사슬을 사용한다. 그리고 녀석이 받은 모든 공격은 전부 마나가 담겨 있었겠지

하지만 이고르는 다르다

“이고르. 너와 내가 핵심이다. 우리만이 녀석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어.

이고르의 공격엔 전혀 마나가 담겨 있지 않았다. 그렇다는 건 즉 녀석은 마나가 담기지 않은 정말 순수한 공격은 먹힌다는 거다

물론 일반인이 공격하는 그런 수준 정도로는 택도 없겠지. 즉 이 싸움에 키포인트는 나와 이고르다

하지만 우리 둘이 전부가 아니다

글레이는 자신의 쇠사슬이 상처난 것에 신기하다는 듯이 보다가 갑자기 쇠사슬로 땅을 짚고 하늘로 올라갔다

그와 동시에 땅속에서 지네의 모습인 시리가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 시리는 글레이를 보고 아쉽다는 듯이 쳐다보더니 다시 땅속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본 글레이가 무언가를 말하려고 할 때 거대한 도끼가 굉음을 내며 글레이에게 날아갔지만 글레이는 그 도끼를 쇠사슬도 아닌 자신의 팔로 휘둘러 내쳤다

하지만 그 뒤로 엄청난 숫자의 화살이 그에게 날아들었다

화살들에는 전부 속성이 담겨 있었으며 몇몇 화살은 엄청난 마나가 담겨 있었다. 엘프들과 용들의 합작이었다. 용 중에서 인간형으로 변할 때 엘프의 모습으로 변하는 용이 있었다

그 용은 엘프의 풍습을 비롯한 습성을 전부 알고 있었으며 사실상 엘프나 다름없었다. 그런 용들이 하나가 아니었으며 전부 엘프의 모습으로 변해 같이 화살을 날렸다

용들은 자신들끼리도 협력하지 않는다. 워낙 따로 노는 종족이기도 하지만 그들은 오만한 종족이다

그나마 용들끼리는 그나마 존중하긴 하지만 용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열등한 종족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용들이 합심해서 협력하고 엘프와 함께 활을 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엘프나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하지만 글레이의 쇠사슬이 게이트를 통해 셀 수도 없이 나오면서 화살을 막아냈다. 막아냄과 동시에 쇠사슬은 엘프들에게 향했다

그렇지만 우리도 마찬가지로 예상하고 있었다

샬롯이 거미줄을 넓게 펼쳐서 쇠사슬을 막았다. 물론 그녀의 거미줄만으로는 글레이의 쇠사슬을 막을 수 없었다

거미줄을 펼친 샬롯은 손에 거미줄을 이어두었고 나는 그녀의 손에 이어져 있는 거미줄에 마나를 부여했다

글레이의 쇠사슬은 얇디얇은 샬롯의 거미줄에 닿더니 먼지로 변해 순식간에 사라졌다

“대단하군요. 당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궁금합니다. 이렇게 빠르게 그것들에게서 벗어났다는 것도 신기한데...

그것들. 아마 본인의 다른 인격이겠지. 아니 본인도 아닌가

자신의 함정에서 빨리 벗어났다는 것을 신기해하고 있었다. 빨리라..

“나는 그 안에서 그다지 오래 있지 않았다. 그런데 고작 그 잠시로 지구는 대략 3달 정도 지난 것 같은데.

“맞습니다. 솔직히 당신이 아무리 빨리 나와도 일주일은 걸릴 거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하루도 되지 않아서 그곳에서 빠져나왔죠. 제가 주인을 죽였다고 했죠. 어떻게 죽였을 것 같습니까?

갑자기 퀴즈라. 확실히 녀석은 나랑 대화하고 싶은 것 같았다. 그사이에 내 일행은 엘프와 용들과 붙었다

그리고 그 뒤로 알렉산더 님을 비롯한 마사무네 님과 리암 헌터와 그의 파티원들이 합세했다

그들의 모습은 전혀 달랐다

벨라 씨는 한쪽 팔이 없었고 올리버 헌터는 다리가 비정상적으로 뒤틀려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글레이의 얘기를 들었다

나는 일행들을 처음 봤을 때 긴가민가했었다.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마나는 전과 달랐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일행들의 얼굴만 봐도 대충 감이 왔다

그들은 꾀죄죄했다.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있었고 온몸에 피가 말라붙어있었다. 지금껏 쉬지도 않고 계속해서 괴수들과 싸워온 것 같았다

그런 괴수들은 잠시 눈치를 보다가 다시 인간을 공격하고 있었지만, 용들이 잘 막아주고 있었다

“모르겠는데.

그리고 글레이의 얘기는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나를 죽일 방법이라

“간단합니다. 제가 죽이지 않으면 됩니다. 그를 제외한 모든 인간을 죽이면 그는 알아서 죽게 됩니다. 간단하죠?

즉..

“늙어 죽인다는 거냐?

“뭐 비슷합니다. 끝까지 인간들을 죽이면서 제 주인을 죽여달라고 한다면. 결국엔 죽이게 됩니다. 물론 인간들을 전부 죽일 때까지 주인이 살아남은 적이 있었죠. 그때는 주인 혼자서 늙어 죽었습니다. 간단하죠?

녀석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굳이 들어도 되지 않을 이야기를 들었다. 정말 간단한 방법이었다. 나를 죽이기에는 저만한 방법이 없겠지

혹시 녀석이 나를 직접 적으로 죽일 방법이 있을 줄 알고 녀석을 경계했거늘. 나는 몸에서 힘을 풀고 녀석을 보며 말했다

“정말 그게 끝이야?

“...예?

“그저 힘만 쎈 어린아이와 다름없었구나. 넌... 이젠 진짜 마지막이야 글레이.

그와 동시에 이고르가 바람을 날렸다. 칼날이 아닌, 그냥 바람이었고 글레이는 그걸 굳이 막으려고 하지 않은 채 그냥 몸으로 받았다

아무런 해도 없는, 그냥 바람이었지만 마나가 담기지 않은 마치 조그마한 폭풍과 같은 바람은 글레이의 몸을 밀어냈다

녀석이 밀려난 곳에는 게이트가 있었다

“...음?

그 소리와 함꼐 글레이는 게이트 속으로 사라졌다

“베타! 이고르도 삼켜!

그와 동시에 나는 베타를 불렀고 베타는 순식간에 나타나 나와 이고르를 삼켰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순식간에 글레이가 사라지고 설시우가 사라진 것을 본 이시현은 놀라며 소리쳤다. 그런 그녀에게 온몸이 붉은 남자가 다가왔다

이시현은 그가 용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가 설시우에게 깍듯이 대하는 걸 보고 뭔가 관련이 있다는 걸 감으로 알았다

“그쪽. 용이죠? 지금 이게 무슨 일이죠?

붉은 용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애초에 우리 용은 세계를 파괴하는 자. 글레이와의 싸움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을 설시우 님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를 인간들을 공격하는 괴수를 처리하라고 데려온 것이죠. 물론 저희가 시선을 끌어야 하는 역할도 있어서 최선을...

하지만 이시현은 그걸 물어본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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