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 괴이의 주인 152
인간들이 방벽 아래로 같이 뛰어내리자 괴수들이 당황했다
괴수들은 분명 방벽을 공격하라고 명령을 받았다
그런데 방벽 위에서 인간들이 갑자기 뛰어내린 것이다. 괴수들의 지능은 그리 뛰어나지 않았고 뛰어내린 인간을 무시하고 방벽을 공격했다
뛰어내린 인간들은 죽을 각오를 하고 방벽 위에서 뛰어내렸는데 괴수들이 자신들을 무시하고 방벽을 공격하고 있었다
인간들은 어리둥절했지만 절호의 기회였다
“방벽을 공격하는 괴수들은 다른 헌터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우리의 임무를 다해라!
괴수들이 방벽을 공격하고 있을 때 인간들은 최대한 시체들을 들고 날랐다. 방벽에는 그 어떠한 구멍도 문도 없었다
시체를 옮기는 방법은 정말 간단했다. 그냥 시체를 던져서 방벽 뒤로 넘기는 것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던지면 시체가 망가진다는 것이었다. 기생충들은 이상하고 짜증 나게도 시체가 멀쩡하지 않으면, 기생하지 않았다
그냥 팔이 잘리거나 다리가 뭉개지는 정도는 상관없었지만, 신체의 20 퍼 이상만 사라져도 기생충들은 기생하지 않았다
당연히 이유는 몰랐다. 그저 까탈스럽다고 생각했을 뿐
그리고 죽은 지 오래된 괴수는 몸에 마나가 전부 빠져나가서 평범한 생명체의 시체가 똑같았다
충격이 조금이라도 강하면 시체가 터지는 것이다
시체를 던지면 방벽 안에서 일반인들을 돌보던 신체 강화형 헌터들이 안전하게 그 괴수의 시체들을 받아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멍청하게 방벽만 공격하는 괴수들을 두고만 볼 기생충들이 아니었다. 기생충들은 바로 괴수들에게 명령을 인간들을 죽이라고 바꿨다
하지만 인간들이 워낙 일사불란하게 시체들을 방벽 뒤로 던져버리고 다시 되돌아가고 있었다
그들이 죽을 각오를 한 건 맞지만 죽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었으니 인간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벽 위로 도망치고 있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달려들기에는 하늘에 설아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뒤에서 지켜만 보던 기생충들이 나섰다
강력한 기생충은 천사 같이 하얀색의 날개가 달려있었다. 그 천사 기생충은 간 보듯이 어디선가 나타난 활을 사용해 화살을 날렸다
하지만 일부로 설아가 보란 듯이 아직 살아있는 기생충을 이용해 그 공격을 막아냈다
기생충의 몸이 터져나갔지만 천사 기생충의 화살을 막았다
몸이 터졌지만, 기생충은 재생했다. 그 모습을 본 천사 기생충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저, 하등 한 인간 따위가...
작게 읊조리듯 말했지만 설아는 그 소리를 듣고 도발하듯 말했다
“한낱 기생충이 말도 하네?
아니 도발이었다. 천사의 외형답게 아름다운 백발의 여성의 모습인 기생충이었지만 일그러진 표정까지는 아름답지 못했다
천사 기생충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그녀였지만 주변에 모든 천사 기생충이 설아의 말을 듣고 분노하는 것은 똑같았다
끝으로 설아는 잡고 있는 기생충의 피를 뽑아내 천사 기생충들에게 뿌렸다
천가 기생충들은 피를 다루는 설아 이기에 재빨리 피했지만 몇몇 피하지 못한 천사 기생충들은 피를 뒤집어썼다
하지만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고 그제야 천사 기생충들은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설아가 도발하는 동안 괴수의 시체 대부분을 방벽 안으로 집어 던졌고 헌터들은 방벽 위로 올라갔다
천가 기생충뿐만 아니라 다른 기생충들도 설아를 주시하느라 일사불란하게 인간들의 움직임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천사 기생충들은 속된 말로 머리가 돌아버렸다
그들의 눈에는 설아만이 보였다
“갈라드리엘. 막지 마. 저 인간만큼은 내가 직접 죽일 테니깐.
“저자는 괴이의 주인의 지인이다. 감당할 자신 있나?
“어차피 죽일 인간이다. 글레이 님도 인정해 주시겠지.
“알아서 해라.
어느새 천사 기생충의 옆에는 엘프 갈라드리엘이 있었다. 분명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다가 나타난 것을 보아 그의 능력 중 하나인 은신해 있었던 것 같았다
인간들은 그사이에 전부 방벽 안으로 대피했지만 남아있는 인간들이 있었다
“전부 대피했어. 어떻게 할래? 기생충 전부 죽일 거야?
“그래야 전쟁이 조금 더 편해질 테니. 마침 주변에 괴수들이 거의 다 죽었어.
“저도 도울게요.
“마찬가지입니다.
이시현과 이준석. 그리고 마지막에 합류한 오민정이었다
“저것들 뭔가 이상해. 우리가 시우의 지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조심스럽게 대하는 것 같아. 내가 도발하니 이성을 잃은 듯했지만, 저 엘프에게 허락을 받는 모습을 보였어.
설아는 정확히 그들의 문제점을 짚었다
하지만 이미 분노해 이성을 잃은 천사 기생충들한테는 의미가 없었다
알렉산더와 마사무네, 리암 헌터의 파티원들도 기생충과 싸우고 싶어 했지만 그들까지 방벽 밖에 있으면 방벽 위는 취약해진다
물론 지금 살아있는 헌터들도 전부 기생충과 괴수에게서 살아남은 엘리트 중에서 엘리트였지만
강력한 헌터들은 대부분 죽었다. SSS급 헌터들도 이제는 단둘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3 종족들을 내친 인간의 결과였다
인간들은 고작 30년, 31년 정도밖에 괴수와 싸워왔지만 3 종족들은 평생을 괴수와 싸워왔다
그들만 있었다면 그들과 함께 협력했다면. 이렇게까지 인간들이 밀리고 몰살당하지 않았을 거다
“그래서 대책은 있어?
“아니 딱히. 최대한 기생충들을 생체 방패로 써. 그래도 꼴에 같은 종족인지...는 모르겠지만 방패로 쓰니 화내더라.
이시현이 물어봤고 설아가 대답했다. 생체 방패라는 말에 이시현은 인상을 찌푸렸지만, 어차피 저들은 그것보다 더한 짓도 해왔다
설아가 잠시 일행들과 대화하려고 땅에 내려온 사이에 천사 기생충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전부 하얀색 날개를 펼쳐 날아다니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아름다웠다. 천사들은 그 겉모습과 같게 외형도 아름다웠고 외모도 아름다웠다
모든 게 완벽했지만 딱 하나가 흠이었으니 그건 바로 그들이 기생충이라는 것이다
괴수들은 천사 기생충들이 그들을 노리니 방벽만을 노리고 있었고 그마저도 별로 없었다. 지금이 기생충들에게도 인간들에게도 기회였다
그 누구의 방해도 없이 서로만을 노릴 수 있었다
시작은 이시현과 이프닉스였다. 이프닉스는 전에 보여주었던 거대한 붉은 동양의 용으로 변하며 천사 기생충들을 공격했다
천사 기생충들은 이프닉스의 화염의 브레스를 산개하며 피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설아가 핏빛의 날개를 펼쳐 날아가 천사 기생충들을 요격했다
오민정은 설아에게 가장 먼저 버프를 주었으며 일행들에게 차례대로 나눠주었다
이준석은 이제는 정말 압도적인 크기의 골렘으로 변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고작 2~3 미터 수준이었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10 미터로 진짜 골렘과 같았다
하늘에 있는 천사 기생충들을 손짓으로 휘둘러서 공격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크기가 큰 만큼 비교적 느렸고 느린 공격을 맞아 줄 천사 기생충들이 아니었다
하지만 땅에는 이준석만 있는 게 아니었다. 이시현은 화염의 창과 구를 수십 수백여 개를 만들어 마치 대공 기관총과 같이 땅에서 날아다니는 기생충들을 공격했다
특히 구를 맞은 천사 기생충들은 갑자기 주변에 화염으로 된 감옥이 생겼다. 하지만 날아다니고 있어서 반응하기가 어려웠고 그 감옥을 통과했다
하지만 통과하자마자 바로 그들의 날개가 불에 타고 땅으로 떨어졌다. 그들은 자신의 자랑인 날개가 불에 타 사라지자 허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기생충들은 날개를 재생시킬 수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들이 그런 감정을 느낄 새가 없었다
땅에 떨어진 기생충들의 몫은 이준석의 몫이었다. 어느새 다가온 이준석은 그저 발을 들어서 짓밟아 죽여버렸다
온몸이 찌푸려진 천사 기생충은 재생할 새도 없이 죽어버렸다. 그 모습을 본 기생충들은 오히려 설아보다 이시현을 먼저 노렸다
하지만 이시현은 이런 상황이 익숙했다
“오랜만이네. 이런 감각.
그녀는 애초부터 혼자서 던전을 돈 헌터. 던전안에 있는 모든 괴수가 그녀를 노리는데도 살아남고 전부 죽인 그녀였다
비록 트라우마가 생기고 설시우와 함께 다니면서 전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그렇다고 그녀의 경험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이시현은 일부로 이준석의 아래에서 벗어났다. 이준석의 아래에는 오민정이 있었고 이시현이 노려지면 동시에 오민정이 위험했다
이시현이 이준석의 보호에서 벗어났지만, 일행들은 전혀 걱정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날아다니며 기생충들을 공격하는 설아도 그저 곁눈질 한 번 했을 뿐 걱정하진 않았다
천사 기생충들이 날아와 이시현을 공격하려 했지만, 그녀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천사들의 공격을 피했다
활과 화살을 가진 천사 기생충이 있는 반면에 이시현에게 날아온 천사 기생충들은 창과 방팰를 들고 날아오고 있었다
날아오는 속도 그대로 창으로 찌르려고 했지만, 이시현은 가볍게 피해냈다
이시현을 비롯한 일행들은 설시우에게 들은 것이 있었다
‘기생충들은 기껏해야 기생충이야. 지능이 뛰어난 기생충들도 있지만 기생하고 있는 종족의 특성을 제대로 사용할 줄 몰라. 글레이에게 직접 들은 내용이지만 믿을만한 것 같은데. 중국에서 헌터들에게 기생한 기생충들을 보면 대충 감이 오지?
그들은 중국에서 헌터들에게 기생한 기생충들을 상대한 적이 있었다. 확실히 헌터들에게 기생한 기생충들은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했다
그저 마나를 몸에 두르고 달려왔을 뿐
게다가 기생충들은 제대로 된 전투 경험이 없었다. 자기들이 부리는 괴수들보다도 전투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설시우의 파티원들은 달고 달은 헌터들이다. 설령 처음에는 그리 강하지 못했지만 설시우와 함께 다니며 여러 경험을 했고 성장했다
마지막에는 온갖 괴수와 기생충들을 상대하며 제대로 된 실전 경험과 난전을 겪었다
그들은 더는 이제 갖 SS급 헌터가 된 초짜들이 아니다. 각자 자신들의 분야에서 최고를 넘보는 헌터들이 된 것이다
이시현은 천사 기생충의 공격을 피하며 동시에 손에서 화염의 구를 만들어 천사들에게 붙였다
천사들은 즉각 반응해 마나도 몸을 방어했지만, 날개는 방어할 수 없었다. 똑같이 이준석에게 밟히며 같은 결과를 도래했다
설시우 파티원들의 합은 서로 착착 맞았다. 그 모습을 본 강력한 백발의 천사 기생충이 활을 들고 표적을 설아에게서 이시현으로 바꿨다
하지만 설아가 그걸 두고 볼 리가 없었다. 천사 기생충이 잠시 뒤를 돌아본 결과는 참혹했다
설아가 순식간에 비행의 방향을 정반대로 바꾸며 활을 든 천사 기생충에게 손을 뻗었다. 이내 천사 기생충의 몸에 닿았고 천사 기생충의 날개를 잡았다
활을 든 백발의 천사 기생충은 바로 활을 쏘아내고 설아를 쳐다보았지만 설아는 순식간에 날개 한쪽을 꺾어버렸다
양쪽 다 뜯어내려 했지만, 백발의 천사 기생충이 급히 몸을 꺾는 바람에 아쉽지만 꺾는 것에 만족한 설아였다
“아쉽네. 너도 저기 아래에 깔려 죽은 놈들이랑 같아질 뻔했는데.
“이...!
한쪽 날개가 꺾인 백발의 천사 기생충은 제대로 날지 못하고 간신히 날아다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화살을 쏘아냈고 그 화살은 따로 떨어져 있는 이시현에게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