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149화 (149/164)

#149. 괴이의 주인 148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도 설시우 헌터의 행방을 몰랐다

정말 그가 무슨 힘을 가지고 있는지. 도대체 왜 게이트로 전 세계를 파멸로 몰고 가는 자가 그를 원하는지

블라디미르 대통령은 최소한 자기네들이 왜 멸망하는지 알고 싶은 것이었다

인간들은. 최소 러시아를 지켜낸 블라디미르 대통령은 그걸 알 자격이 있었다

“그래서. 어차피 설시우 헌터가 어딨는지 모르는 것 같으니 물어보지. 어떻게 할 생각이지?

“...예?

이시현의 반응에 블라디미르 대통령은 답답하다는 듯이 말했다

“정말 모든 걸 그에게 맡길 생각인가? 그가 없다면 이 사태를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 건가? 정말 우리 러시아는 별비 길드는 가디언즈 길드는 인간은 그렇게 약한 존재인가?

블라디미르의 말에 우리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 오만했던 인간들 아닌가. 드워프도 엘프도 오크도 내쳐놓고 밀리니깐 러시아로 도망 왔지. 난 내쳤던 3 종족들도 마찬가지로 찾았지만,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더군. 아쉽지만 어쩌겠어. 우리만으로 어떻게든 해야지.

그는 3 종족들이 설시우 헌터 아래. 베타의 몸속에 있는지 모른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도 설시우의 파티원. 그중에서도 설아와 이시현밖에 모른다

“그럼 그쪽은 대책이 있다는 말인가?

제임스가 까칠하게 물었다. 블라디미르 대통령도 제임스가 왜 그런지 알고 있었기에 그는 개의치 않고 말했다

“대책이라고 말하기 뭐하지만, 그저 버티는 것이지.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고 말이다. 지금 우리 러시아는 게이트가 고작 하나만 열린다면 아무 피해 없이 막아낼 수 있다. 그만큼 총알이 많이 들지만... 자네들도 알겠지만, 기생충을 이용해서 마나를 담은 총알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냈지.

그 말에 이준석과 알렉산더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직접 목격했다. 평범한 화약을 만드는 공장에 기생충을 갈아 넣더군.

“우리도 그걸 알았다. 특수한 무언가를 적용해서 마나를 담은 총알을 만들어내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군. 그냥 정말 기생충을 갈아서 넣으면 되는 것이었어. 기생충 하나에 엄청난 마나가 담겨 있더군. 효율은 좋지 못하지만, 알 게 뭔가. 어차피 기생충인 것을. 기생충은 정말 끊임없이 번식한다.

블라디미르 대통령은 희미한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놈들은 생명체의 시체만 있으면 끊임없이 번식한다. 그리고... 안타깝지만 지금 시체가 워낙 많아서 말이지. 전부 처리하기도 어려운 참에 다행이야.

블라디미르 대통령의 말을 듣고 별비 길드와 가디언즈 길드 일행은 충격을 받았다

저 말의 뜻은 즉 사람의 시신도 기생충의 먹이로 전락한 것이 아닌가

“너무 놀라지 말지. 우리도 그들의 희생을 이런 식으로 진행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 외에 방법은 없었다. 우리나라가 아무리 땅덩어리가 넓다고 해도. 아무리 우리가 피해가 적다고 해도. 결국엔 많은 사람이 죽었다. 그들의 시신을 우리가 전부 수습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일반적인 변명에 불과하지만, 그들보다도 먼저 우리가 죽인 괴수의 시체를 기생충에 먹이로 먼저 집어넣는다.

그렇게 말하는 블라디미르 대통령의 얼굴도 그리 좋지는 않았다. 당연하겠지만 자국민의 시신을 기생충의 먹이로 던지는 그의 선택에는 수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결단을 내렸고 결국 모든 나라가 멸망하는 동안 러시아는 살아남았다

“시신을 쌓아놓으면 썩고 냄새나고 결국엔 병까지 생긴다. 그렇다고 방치하면 기생충이 한 마리라도 그곳에 들어가는 순간. 과언이 아니라 나라가 멸망할 거다.

우리는 그런 블라디미르 대통령에 선택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됐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지. 다시 묻지. 대책은 있는 건가?

그렇지만 우리는 그의 말에 대답하지 못했다. 그들의 계획은 설시우 헌터를 기다리는 것이었으니. 사실상 없다시피 했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블라디미르 대통령은 모른다. 이 게이트 사건에 배후, 글레이가 어느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는지

지금 여기 있는 모든 헌터가. 아니 러시아에 있는 모든 헌터가 그에게 달려들어도 이길 수 있을까, 라는 회의감이 들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맞설 수 있는 건 그의 주인인 설시우 밖에 없었다. 그런 내막을 모르는 블라디미르 대통령은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거겠지

“지금 동안 한 일을 계속해야 합니다. 시우가 올 때까지 버텨야 합니다. 그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시현의 말에 블라디미르 대통령은 실망했다. 그녀의 말에 실망한 게 아닌 그녀의 반응에 실망한 것이다

“...안타깝군.

그렇게 블라디미르 대통령이 더 뭔가를 말하려고 할 때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지금 사방에서 괴수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별비 길드원들과 가디언즈 길드원들은 그 소리에 즉각 반응해 방문 밖을 박차고 나갔다

“이건...

위험하다

사방에서 온갖 괴수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정말 빼곡히 몰려오는 모습이 질릴 정도였다

“정말 지구가... 멸망하려는 것인가.

러시아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군인들도 저 엄청난 숫자의 괴수를 보고 절망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듣도 보도 못한 여러 종족이 있었다

러시아는 땅이 넓다고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 전부를 지키진 못했다. 그럼에도 그들이 지키고 있던 땅은 매우 넓었다

그들은 지키고 있던 땅 주변으로 방벽을 세워 그 어떠한 생명체도 들어오지 못하게 마나로 둘러싸기까지 했다

마나로 된 방벽은 S급 괴수까지도 막아내는 엄청난 범위에 방벽이었다. 그리고 그 방벽 위에는 수많은 러시아의 군인들이 사주경계하고 있었다

이미 러시아는 모든 헌터를 군인으로 만들었고 모든 헌터가 총을 다룰 줄 알았다. 헌터 뿐만이 아니라 사지 멀쩡한 여성 남성들 전부가 총을 다룰 줄 알았다

방벽 위, 최전방에는 헌터들이 지키고 있지만, 그 뒤에는 모든 국민이 총을 가지고 다룰 줄 아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도망치는 건 불가하다. 어차피 여기서 도망치면 뒤는 없다.

절망했지만 그들은 정말 뒤가 없었다. 러시아가 지구 최후의 보루였다

군인들이 도망쳐 봤자. 살아남을 수 없는 거다

“뒤에는 지인이 있다. 친구가 있다. 가족이 있다. 이곳이 마지막이다. 끝까지 사수해라.

군인. 이름은 모르지만, 그의 어깨에는 별이 달려 있었다

그렇게 말하는 그의 얼굴에는 엄청난 자부심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런 그도 빼곡히 몰려오는 괴수에 질린 표정이었다

“어쩌면...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겠군.

나지막이 말한 그의 말에 주변에 있던 군인들이 침을 꿀꺽 삼키며 그의 말에 동의했다

그들이 절망 아닌 절망을 하고 있을 때

가디언즈 길드원들과 별비 길드원들이 방벽으로 올라왔다. 그들도 마찬가지로 엄청난 괴수의 숫자를 보고 질려 했지만 몇몇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근처에 있던 군인들이 그런 그들의 모습에 의문을 가졌다

“후... 다행히 글레이는 없군.

하지만 그 이유를 하나하나 설명할 시간 따위는 없었다. 그 순간에도 괴수는 방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으니

그때 방벽 안에서 엄청난 소리의 사이렌이 울리더니 군인들과 일반인 모두가 방벽 위로 집합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싸워라!

그와 동시에 괴수들이 방벽으로 달려들었다

나는 러시아로 이고르를 타고 날아갔다. 베타에게 러시아로 가달라는 부탁을 했지만, 베타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마치 중국과 비슷하다고

그 얘기를 듣자마자 나는 바로 러시아로 향했다. 왠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인간들이 살기 위해 한 곳에 뭉쳤다. 그렇게 된다면 글레이에게만 더 좋은 상황이겠지.

고작 인간들이 모여봤자 녀석에게 대항할 수 없을 테니깐. 베타가 중국과 비슷하다고 말했으니 글레이가 무슨 수작을 부렸을 것이다

그래서 일부로 날 수 있는, 아니 애초에 용밖에 없었지만, 용과 함께 마치 편대비행을 하듯이 날아가고 있었다

그 모습은 장관이었고 아름다웠다. 형형색색의 용들이 그들의 거대한 날개를 펼쳐 날아가는 모습은 압도적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그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모든 강력한 헌터들이 뭉쳤을 텐데 그렇게 쉽게 무너지진 않을 거야...

입으론 그렇게 말하고 있지만 초조한 내 마음을 감출 순 없었다

괴수와 인간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인간들은 현대 문명이라곤 총밖에 사용할 수 없었지만, 인간들은 이런 전쟁이 두 번째였다

분명 인간들은 처음 게이트 사건이 있었을 때는 총도 사용하지 못해 이번 전쟁이 유리해야 했지만

괴수의 진영에 기생충에 감염된 다른 여러 종족이 있었고 인간들은 자신들을 도와줄 3 종족들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협력이 늦었긴 했지만, 인간들 모두가 괴수와 기생충을 막으려고 노력했으며 마나로 방벽까지도 만들어냈다

인간들은 괴수에게 총알을 쏟아내었다

괴수 중에서는 약한 괴수도 있었고 강한 괴수도 있었다

비교적 약한 A급 이하의 괴수들은 총알 세례로 죽어 나갔다. 그것들의 몸에는 기이하게도 기생충이 없었고 다행히 손쉽게 죽일 수 있었다

그리고 강한 S급 괴수 이상은 S급 이상의 헌터들이 도맡았다. 하지만 S급 헌터 중에서도 원거리 공격을 할 수 있는 헌터들은 많지 않았다

수없이 몰려오는 괴수와 기생충을 상대로 인간들이 전면적을 할 수 없는 노릇. 총을 이용해 어떻게든 방벽 위에서만 상대했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기생충은 자가번식으로 무한히 생선 된다고 하지만 화약과 총은 한정되어있다. 총도 결국엔 한계가 있고 심지어 이렇게 총알을 난사하면 과부하가 빠르게 온다

물론 그 또한 방벽 안에서 자급자족할 수 있겠지만... 저 괴수와 기생충은 정말 끝도 없이 밤낮도 없이 몰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총으로는 괴수만을 가볍게 죽일 수 있을 뿐. 기생충에 감염된 여러 종족이 문제였다

그들 대부분이 기본적으로 S급 헌터의 준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으며 마나 방벽에 구멍을 뚫고 있었다

마나 방벽은 전체적으로 보면 견고했지만, 기생충들은 한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기생충들을 공격하자니 괴수들이 고기 방패로 그들을 지키고 있었다. 그렇기에 인간들은 선택했다

기생충들을 죽일 별동대가 필요했다. 하지만 말이 별동대지 사실상 기생충을 죽이고 죽는 거에 불과했다

아무리 강력한 헌터를 별동대로 뽑는다, 해도 저 기생충과 괴수 소굴에서 살아 돌아올 거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유일하게 알렉산더만이 그 별동대에 지원했지만, 블라디미르 대통령이 그걸 반대했다

“정말 만에 하나 자네가 밖에서 죽는다면 방법이 없다.

하지만 알렉산더도 그 말에 반박했다

“아예 최정예 헌터들을 선별해서 기생충을 박멸하고 다시 돌아와야 한다. 그래야 다음 별동대도 그 헌터들이 계속해서 지원하겠지.

알렉산더의 말도 틀린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최정예 헌터들을 별동대로 기생충을 죽이러 나갔다가 죽는다면

애초에 인간에게 희망은 없다는 거다

이렇게 그들이 고민하고 있을 때도 기생충은 활동하고 있다

그들은 선택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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