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137화 (137/164)

#137. 괴이의 주인 136

“최소한의 인원으로 가야겠는데?

알렉산더 님이나 다른 SSS급 헌터들은 지금 한국에 없다. 그렇다고 그들을 부른다고 하더라도 그때까지 기다리긴 어려웠다

정말 글레이가 그곳에 있었다면 이고르가 왔다 간 것을 눈치챘을 거다. 최대한 빠르게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그곳에 SSS급 테이머가 있던 글레이가 있던, 아니면 둘 다 있건, 한국에서 그들을 내버려 둘 수 없었다

아나리엘과 에이엘 씨는 우선 가기로 결정했다. 엘프의 일이니 당연했다. 내 아이들은 당연하고 시현 누나와 설아한테는 역설적이게도 위험해 말하지 않았다

민정 씨는 아직 마음의 상처가 떠나지 않아서 일부로 물어보지 않았고 준석 씨는 그런 민정 씨를 돌봐 주시고 계셨다

그래도 그들을 커버할 사람이 있었다. 아니, 사람은 아니지

“세계를 파괴하는 자. 글레이란 자가 그곳에 있을 수도 있다는 겁니까?

용인족 가샤와 다른 용인족들이었다. 용인족들은 용인족 가샤가 뼈 가샤에게 고개를 숙인 것을 의아해했지만 용인족 가샤에게 뼈 가샤의 진실을 듣고 난 후 다들 너도나도 고개를 조아렸다

그의 말이 거짓말일 수도 있을 텐데 그들은 하나같이 용인족 가샤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그리고 그들은 내 존재에 의문을 가졌다

태초의 용이 따르는 인간이라니. 듣도 보도 못했겠지. 당사자인 나도 신기한데 말이야. 그렇게 용인족은 내 아래로 들어왔다

용인족은 딱히 거주하던 곳이 없이 방랑 생활을 하고 있어서 내가 그들을 거뒀다. 엘프 중 일부가 반발하긴 했지만 나는 그들과 마주칠 일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전에 용인족이 엘프를 습격한 것을 알고 있는 엘프들이 많았다

“너네, 엘프들한테 고마워해. 저들 아니었으면 여기 오지도 못했어.

물론 엘프와 둘을 절대 안 만나게 할 자신이 있어서 그런 거지만. 용인족과 엘프가 친하게 지냈으면 하지만 과거의 상처는 잊기 힘들겠지

그래도 이번엔 같이 갈 파티원이니 서로에게 감정이 있으면 안 됐다. 물론 용인족들은 별로 신경 쓰지도 않고 있지만

엘프는 아나리엘과 에이엘 씨만 참가하고 용인족은 가샤만 참가하니 그럴 걱정은 없겠지... 그러라고 믿는다

“그래서 이고르. 거기가 어디야?

“한국은 아닙니다.

...응? 당연히 한국일 줄 알았는데...? 상관은 없지 뭐. 그게 만약 SSS급 테이머 헌터의 소행이었다면 사람들을 모아서 갔겠지만, 만약 글레이가 엮여 있다면..

“미국이야? 그러면 알렉산더 님이나 다른 헌터들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있겠는데.

샬롯과 다르게 이고르는 이 세계에 오랫동안 있던 아이라 나보다도 지구 지리에 능했다. 그런 이고르가 말하는 곳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이었다

“헝가리입니다.

“헝가리...?

헝가리라면 설아의 고향 아닌가? 중국의 SSS급 헌터가 점령한 걸 설아가 죽였다고 했지. 그러고 보니 그 이후에 헝가리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헝가리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있어?

지구의 소식을 이고르에게 묻는 것도 이상하지만 뭐 어때

“헝가리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입니다. 정부가 있지만, 그들은 힘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 중에서도 잘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걸 이상하게 여겨 그들 위주로 찾아보는 도중 엘프 결계가 있는 건물을 발견했죠. 그리고 다른 사람이 그 결계를 넘나드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는 결계가 있다는 걸 명백히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못사는 사람이 있다면 잘 사는 사람이 있는 건 당연했다. 문제는 그곳에 엘프의 결계가 있다는 거지

“혹시 엘프가 헝가리 근처에서 납치된 건가요?

혹시나 해서 물어봤지만 아나리엘은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납치된 정황도 정확히 몰랐다. 그저 실종되었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

“갈 수밖에 없겠네. 바로 가자 이고르.

우리는 이고르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녔다. 용인족 가샤는 용을 탄 것 같다고 신나 했다. 순식간에 헝가리를 향해 날아 도착했다

헝가리는 과장 조금 보태서 중국과 같았다. 건물이 반파까지는 아니었지만 엄청나게 오래 된 것 같았다

사람들이 돌아다녔지만 그들의 모습은 꼬질꼬질한 것이 마치 거지 같았다. 제대로 된 옷도 입고 있지 않았고 씻지도 못한 것 같았다

그런데 어이가 없는 건 그런 그들에게 돈을 뿌리는 집단이 있었다. 마치 자신들이 신이 된 것처럼 말이다

거지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좋다고 땅바닥에 뿌려진 돈을 하나하나 집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어디선가 괴수가 나타났다

사람들은 그 모습에 기겁하며 도망치고 있었다. 그런데 그 괴수의 모습이 이상했다. 하늘에서 보고 있는데도 그 괴수의 모습은 절대 평범치 않았다

몸 곳곳에 상처가 있었으며 엄청나게 지친 것 같았다. 게다가 별로 강력한 괴수처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런 괴수에게 대응할 수 없었고 다들 도망치기 바빴다. 그때 돈을 뿌리던 집단이 나서서 그 괴수를 퇴치했다

그 모습에 일반인들은 괴수를 퇴치한 집단을 찬양하고 있었다

“괴수가 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에이엘 씨의 말대로 괴수를 퇴치만 했을 뿐 죽이진 않았다. 그런데 나는 저 괴수에게서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저 괴수... 일반인들은 몰라도 자기를 퇴치한 자에게 공격성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뭔가 이상했다. 괴수가 자기를 퇴치한 자한테 두려움을 느꼈으면 공포라던가 다른 감정이 느껴졌어야 했다

그런데 애초에 아예 공격성을 보이지 않는다니? 이 경우는 하나밖에 없었다

“저들... 테이머 같은데요.

자기가 테이밍한 괴수를 가지고 일반인들을 위협한 다음 자기네들이 사람을 구한 척하는 건가

“악질이군.

용인족 가샤조차도 이런 말을 할 정도면 말 다한 거다. 그들은 그렇게 사람들을 구워삶고 있었다

“저들이 목표는 아니니 우선 무시합시다.

아나리엘은 저 모습을 보고 분노했지만 내 말에 우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우리는 이고르가 이끌어 엘프의 결계가 있다는 건물에 도착했다

“이건... 맞습니다. 엘프가 한 게 맞아요. 그런데... 이렇게 정교한 건...

아나리엘이 결계를 보고 당황했다. 우리는 이고르의 능력을 사용해 모습을 감추고 있었고 최대한 들키지 않고 아나리엘이 결계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아나리엘이 아닌 에이엘 씨가 결계를 바라보다가 익숙함을 느끼셨다

“이 마나는... 갈라드리엘?

갈라드리엘? 아나리엘의 아버지를 말하는 건가? 그렇게 되면 글레이가 여기에 관여한 건 사실이 된다

그리고 그 뜻은 내 마나가 통한다는 뜻이지. 하지만 내 마나를 쓰면 결계 자체가 사라지고 그렇다면 안에서 알 수 있겠지. 그런데 진짜 글레이가 있다면 지금 내가 여기 있다는 것도 모를 리가 없었다

...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아나리엘. 이 주변에 결계를 칠 수 있겠습니까? 물론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는 게 아닌 그저 사람을 물리는 용도로요.

아나리엘은 그 정도는 간단하다고 말하며 결계를 치고 계셨다. 나는 시리와 구스타프에게 이 주변 전체를 감시하라고 일렀다

시리는 내 몸에서 떨어지는 걸 싫어했지만 난 어르고 달래서 떼어냈다. 시리는 아스팔트로 된 도로를 아무렇지도 않게 뚫고 들어갔다

신기하게도 지금 아나리엘이 만든 결계는 눈에 보였다. 내가 그저 사람만 물려달라고 해서 그런지 저 결계에서 느껴지는 건 꺼림칙함이었다

일반인들은 당연히 결계를 보진 못하겠지만 그 근처에 가니 갑자기 인상을 찌푸리며 돌아섰다

사람의 감정을 조종하는 듯한 결계였다. 나는 잠시 아나리엘이 만든 결계를 손으로 만지다가 돌아섰다

“부수겠습니다.

나는 바로 갈라드리엘이 만든 거로 추정되는 결계에게 내 마나를 부여했다. 극히 조금만 부여했는데 결계는 먼지로 변하더니 흩날려 사라졌다

“들어가죠.

그런데 그때 건물 안에서 사람들이 나왔다. 그들은 귀찮다는 듯이 표정을 지으며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아 또 뭔데. 결계가 사라지는 건 처음인데.

“됐어. 또 거지새끼들이 뭔가 또 건드렸나 보... 음?

그들은 우리를 바라보며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남성 2명이 다른 사람들과 달리 깔끔하게 빼입고 있었다. 그 어떠한 먼지도 붙어있지 않았고 다림질까지 했는지 반듯했다

“그쪽은 뭐지? 거지새끼들은 아닌 것 같은데... 그놈들 청탁받고 왔나?

“아 맞네. 요즘에 그런 말 자주 나오던데. 우리가 모든 걸 가지고 있으면서 풀지 않는다고 말이야. 웃긴 말이지. 자기네들은 한 것도 없으면서 그냥 우리가 주는 거로만 먹고 살 것이지.

그런데 녀석들은 내 옆으로 시선을 보냈다. 그 시선을 따라가 보니 그곳엔 이리가 있었다. 그들은 그제야 표정이 펴졌다

“뭐야. 너도 테이머였어? 진작 말을 하지. 어떻게 엘프도 데려왔데?

그 말에 나는 아나리엘과 에이엘 씨를 바라봤다. 그녀들은 엘프의 상징인 귀가 큰 것을 굳이 가리고 있지 않았고 애초에 이고르가 숨기고 있었으니

하지만 내가 결계에 마나를 부여하면서 우리를 숨기고 있던 힘이 사라진 거다. 정확히는 하필 근처에 있던 이리, 아나리엘과 에이엘 씨만 풀렸다. 그런데 엘프를 보고 전혀 놀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니 엘프들 전부 숨었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디서 데려온 거야? 대단하네.

아나리엘과 에이엘 씨의 표정이 점점 안 좋아질 때쯤 내가 그녀들의 앞으로 나와 가리며 말했다

“이곳에 SSS급 테이머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저도 테이머 나부랭이로서 그분 밑에 들어가기 위해 이렇게 어렵게 엘프를 찾아서 데려왔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힘을 증명하기 위해 결계를 건드렸습니다만... 이렇게 부서질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정말 다행히도 눈에 띄는 용인족 가샤는 숨기는 힘이 풀리지 않았고 이고르와 샬롯도 마찬가지였다

아나리엘이나 에이엘 씨는 유명하지만 대부분 몸을 숨기고 지내서 얼굴을 몰랐다. 그런데 테이머로 보이는 자가 내 얼굴도 모르나? 이런 걸... 연예인 병 걸렸다고 하는 건가

우선 연기를 했지만 조금 불안했다. 내 연기력이 괜찮았는지도 모르겠고, 말이지. 결계가 원래 저렇게 부서지기도 하는지도 모르고. 하지만 저들의 모습을 보아 누가 봐도 집단의 말단 같아 보였다

“어떻게 엘프를 찾았데. 나도 비결 좀 알려주라 야.

그들은 아나리엘과 에이엘 씨의 미모를 보고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어깨동무를 했다. 그리고 역겹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나도 한 번 맛보면 안 되나? 위에 올리기 전에 말이야.

그 말에 나는 표정 관리가 어려웠다. 무슨 이런 쓰레기가 있다는 표정으로 봤는데 그 둘은 내 표정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우리가 엘프를 가지고 있다는 건 그 어디에도 새어 나간 적이 없는데 그쪽이 어떻게 알지?

그와 동시에 뒤에서 괴수가 나타났다. 그 괴수는 전에 보았던 괴수와 다르게 꽤 등급이 높아 보였고 몸에 상처도 없었다

쯧. 눈치채기 쉽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즉석이었나? 그런데 어깨를 감싼 남자가 품속에 손을 집어넣더니 총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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