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124화 (124/164)

#124. 괴이의 주인 123

결국, 그들을 캡슐에 두고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었다. 캡슐 안에 있는 기생충을 죽이려고 했지만 죽였다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기에 가만히 내버려 두기로 했다

문제는 이 건물 전체가 저 캡슐로 도배되어 있다시피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캡슐들을 관리하는 인원이 전혀 없었다

그 어떠한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고 우리는 계속 전진했다. 대부분 중국인으로 보였고 우리는 그 끔찍한 광경을 계속 보며 나아갔다

그리고 거기서 다른 러시아 사람같이 보이는 자가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데리고 다니는 자는 여전히 기억이 없었다

그중 리암 헌터가 아는 사람이 있었다

“저자는... 알리사 헌터 파티원입니다. SS급 헌터로 윌리엄과 비등한 힘을 가지고 있는 자입니다.

이건 꽤 위험한 상황이었다. 알리사 헌터의 파티원이 잡혀있다는 것은 알리사 헌터도 잡혀있을 수도 있다는 거다

“찾아야 합니다. 만약 그녀를 잃는다면 러시아에서 말이 나올 겁니다.

우리는 조금 억울한 상황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제임스 님이 파견을 부탁했고 내가 부추겼다

그녀를 잃는 것만으로 러시아의 전력이 엄청나게 줄어들 것이다. 러시아뿐만이 아니라 인류에게도 타격이 클 것이다

글레이가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 모르는 이상 우리 전력이 떨어지면 글레이에게만 좋은 일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주변을 찾아다녔지만 다른 러시아 사람들은 보였지만 알리사 헌터는 보이지 않았다

물론 그녀를 찾아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지만, 우선은 찾아야 했다

한참을 돌아다녔지만, 알리사 헌터는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기억을 잃었던 사람이 말했다

“알리사 헌터. 잠시만요. 뭔가 생각날 것 같은데...

그는 머리를 잡고 끙끙대고 있었다. 그때 다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그와 동시에 얼음의 창이 그에게로 쏜살같이 날아왔다

그의 주변에 있던 윌리엄 헌터가 방패를 들어 얼음의 창을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윌리엄 헌터는 인상을 찡그리며 방패로 막는 대신 방패로 흘려냈다

하지만 얼음의 창 뒤에는 또 다른 창이 날아오고 있었고 윌리엄 헌터는 어쩔 수 없이 그를 포기했다.

그렇게 창이 그에게 맞기 직전에 카잔이 맨손으로 얼음의 창을 잡으셨다

“꽤 차갑군?

카잔은 손에 쥔 얼음의 창을 힘을 주어 부숴버렸다. 창에 맞기 직전인 그는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았다

우리는 창이 날아온 방향을 바라봤고 그곳에는 전에 보았던 은발의 알리사 헌터가 있었다. 그녀는 명백히 기억을 잃은 헌터를 향해 창을 날렸다

“기생충에 감염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고르의 말에 나는 의아했다. 기생충에 감염되지 않았는데 낯선 사람이 많은 이 중에서 정확히 러시아 사람을 노렸다

우리를 기생충으로 생각했다 하더라도 뭔가 이상했다

“이번에도 똑같지 뭐. 뭐해? 생포해야지.

카잔은 상태가 이상한 알리사 헌터를 보며 말했다. 그와 동시에 앞으로 달려나가셨다

“너무 하는 게 없어서 몸이 쑤셨는데 잘 됐군.

카잔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오크들은 애초부터 전투 광처럼 보였으니 놀랄 건 없었지만... 그래도 때와 장소를 구분해야지

알리사 헌터는 달려오는 카잔을 보고 그녀의 등 뒤에 수많은 창을 만들었다. 카잔은 개의치 않고 달려갔다

얼음의 창은 계속해서 건물을 뒤덮을 정도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카잔에게만 맡겨놓을 순 없는 노릇이다

시현 누나는 마찬가지로 불의 창을 수없이 만들고 있었다. 리암 헌터가 시현 누나를 돕고 있었고 윌리엄 헌터와 준석 씨는 언제 창이 날아올지 몰라 다른 일행들을 지키고 있었다

알리사 헌터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죽이는 게 아닌 생포하는 건 힘든 싸움이 되겠지

“샬롯. 네가 조커야. 생포하는 건 네가 제일 잘하겠지. 이고르 네가 도와...?

그런데 그때 알리사 헌터가 갑자기 쓰러졌다. 카잔이 갑자기 쓰러진 알리사 헌터를 보고 급정거를 하며 허망하게 바라봤다

“왜...? 어째서?

마찬가지로 어이가 없었지만 이고르가 기생충에 감염되었다고는 안 했으니

“알리사 헌터를 데리고 나갑시다. 다른 러시아 분들은... 나중에 생각하죠.

혹시 모르니 샬롯의 거미줄로 그녀를 묶었고 게이트를 빠져나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시간이 많이 엇갈린 것 같았다

“들어올 때는 또 밝았는데 이번에는 어둡군요. 그리 오래 있지 않았던 것 같은데.

기껏해야 2시간 정도 캡슐 안에 사람을 계속해서 확인했을 뿐. 그런데 게이트 밖으로 나오니 마사무네 님을 비롯한 일본 원정대원들이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게이트 안에 있던 건가?! 지금 중국은 난리 났네!

“...예?

우리는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우리가 게이트에 고작 2시간 정도 있었을 뿐인데 우리가 있던 세계인 지구에서는 한 달이 넘는 시간이 자났다

그사이에 다른 괴수가 나오는 게이트에서 수많은 기생충이 뛰쳐나왔다. 오크를 비롯한 드워프와 엘프, 심지어는 전혀 처음 보는 종족들이 뛰쳐나왔다

원정대원들이 즉각 반응했지만, 기생충들은 너무나 강력했다. 알렉산더 님과 마사무네 님이 있던 원정대는 피해가 적었지만 다른 원정대들은 아니었다

피해 수준이 아니었다. 전멸한 원정대들도 있었고 기생충에게 회유당한 원정대도 있었다. 이번에 나온 기생충들은 진짜 기생충들이 아니었다

“기생충인지도 모르겠더군. 인간 형태의 다른 종족들은 우리와 평범히 대화가 가능했다. 그들은 우리와 달리 아티팩트의 도움 없이 우리가 하는 말을 그대로 하고 있었다. 그들의 강함에 매료되어 그들에게 붙은 원정대들이 생겨났지.

왜 게이트의 시간이 다른지 이해가 갔다. 게이트에 우리를, 아니 나를 집어넣고 중국을 점령하고 있었다

아니 중국에 몰린 지구에 강력한 전력들을 전부 죽이거나 회유하고 있었다. 내가 그들을 중국에, 사지에 집어넣은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위험한 일이 있었다

“용이 나타났다. 그리고 숨어지내던 용인족들도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 중국은 혼란의 도가니야.

“용이요?

용이란 말에 이고르가 움찔했다. 물론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용이 나타나다니

“기생충과 괴수, 다른 인간 종족들과 여러 나라의 원정대들. 용이 나타났고 용인족들도 나타났다. 이미 우리가 막긴 힘든 상태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지. 그들은 중국을 벗어나고 있지 않다.

중국을 벗어나고 있지 않다고? 그때 베타가 아나리엘과 에이엘 씨를 몸속에서 꺼냈고 아나리엘이 말했다

“엘프 기생충이 나타났다는 소식은 저희에게도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거기선...

“중국에 엘프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게다가 대화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기생충인지도 잘 모르겠다고...

에이엘이 말한 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뭔 소리야...? 엘프가 살아있다고?

“그게 무슨 말이지?

그 말에 세계수 님도 의아해하셨다. 세계수 님은 직접 엘프가 죽는 모습을 눈앞에서 목격하셨다

“말 그대로입니다. 세계수 님. 현재 글레이란 자의 기생충으로 인해 중국이 멸망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겠죠.

세계수 님은 엔트의 형태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엘프가 알고 있는 것 대부분은 세계수 님이 알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 기생충에 감염된 거로 추정된 엘프들이 중국에 나타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와 같이 대화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간들이 새로운 엘프들이 나타난 거 아닐까 생각한다고 합니다.

“답은 하나네요. 기생충에 감염된 엘프가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오랫동안 기생 되어 왔다는 것.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네. 나는... 우리 엘프는 오크와 같이 단호하게 그들을 죽일 수 있을까

“직접 눈으로 확인해봐야겠어요. 지금 은인께선 중국에 계시겠죠?

나는 조금 무섭지만 세계수 님이 부르시는 이름. 레비아탄을 불렀다

“레비아탄... 씨? 혹시 저희를 중국에 데려다주실 수 있으신가요?

하지만 레비아탄은 나타나지 않았다. 왜 그럴까 생각하다가 에이엘이 그의 다른 이름을 부르며 말했다

“베타 님.

그제야 레비아탄은 나타났다. 왜 내 말은 안 듣고 에이엘의 말만 듣는지 이제야 깨달았다. 에이엘은 내가 했던 말 그대로 베타 님에게 전했다

푸른색 물고기의 형태인 베타 님은 에이엘의 말을 듣고 안 된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왜 안 되는지는 알고 싶지만, 그와 대화가 가능한 건 은인밖에 없으니

“우리 엘프가... 인간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모습은 그다지 보고 싶지 않아요. 그렇죠, 다들?

세계수 님이 오신 이상 엘프들은 모일 수밖에 없었다. 나는 모여있는 엘프들의 의견을 물었다

“맞습니다. 인간들은 물론이고 다른 종족들에게도 우리가 무력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습니다.

“맞아요! 만약 우리가 아는 엘프가 감염되었다면... 가슴이 아프겠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확실히 해야 합니다!

그들의 모습에 나는 감동했다. 게이트에 들어가서 오크의 기생충을 바라보았을 때. 그리고 그걸 카잔이 슬퍼하면서도 가차 없이 죽이는 모습에

그 모습이 너무나 부러웠다. 나는 계속해서 고민하고 고민했다. 그래서 비겁하게도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은 척 넌지시 엘프들에게 선택을 맡겼다

하지만 엘프들은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로 정했다. 눈물이 날 것만 같았지만 꾹 참고 말했다

“숨어지내는 건 끝났습니다. 인간들에게, 다른 종족들에게 우리의 힘을 보여줄 때입니다.

베타 님의 몸속과 은인께서 사시는 한국의 터전을 관리할 인원 몇몇을 남기고 엘프 전원이 중국을 향해 나아갔다

한국과 중국이 이어져 있어 우리는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중국에 들어갈 수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건 반파된 건물들과 거리에 널려있는 시체들이었다

“끔찍하군요. 원정대들이 기생충을 죽이고 시체는 처리하지 않은 것 같군요.

그런데 이상했다. 중국에 나타난 기생충은 시체에 기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시체를 처리하지 않았다

그때 에이엘이 시체에 다가가 유심히 시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건... 화살에 당한 상처입니다.

“...그러면 그건 원정대원들의 시체들이란 건가?

그때 에이엘에게 날아가는 화살이 있었다. 하지만 에이엘은 뒤를 돌아봤지만, 에이엘과 언제나 같이 있는 최상급 바람의 정령이 날아오는 화살을 쳐냈다

그리고 뒤를 돌아본 에이엘은 바로 화살의 시위를 걸어 날아온 방향으로 쏘아냈다. 그 화살은 건물 위에서 날아왔고 에이엘의 화살도 건물 위로 날아갔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그 화살에 맞아 건물 아래로 떨어졌다. 그건 분명히 인영이었고 우리는 급히 그곳을 향해 달려갔다

“진짜... 엘프군요.

떨어진 건 엘프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엘프인데 몸이 반투명한 모습이었고 피부의 색도 검은색이었다

그때 갑자기 엘프가 벌떡 일어나더니 뒤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에이엘이 다시 활을 꺼내 저것을 맞추려고 할 때 내가 말리며 말했다

“따라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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