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118화 (118/164)

#118. 괴이의 주인 117

“이건... 해태의 뼈입니까?

우리는 주변에서 가장 큰 오두막으로 들어왔었고 그곳에는 해태의 뼈로 추정되는 것이 있었다

“아마 맞겠지. 늙은 오크들에게 들었을 때 강한 괴수 중 하나가 바로 해태였다. 그 뼈가 오두막에 있다면... 아마 꽤 나 강한 오크의 집이었겠군.

그럼 해태가 이 게이트에서 나온 건가? 그런데 내가 본 해태는 저 정도 크기보다 훨씬 컸던 것 같은데 말이지

그런데 그때 밖에서 망을 보고 있던 에이엘 씨가 말씀하셨다

“뭔가 큰 괴수가 오고 있습니다.

에이엘 씨는 바닥의 귀를 대고 소리를 들으시며 말씀하셨다. 우리는 오두막에 몸을 숨기고 어떤 괴수가 오는지 기다렸다

“해태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군.

분명 해태는 맞다. 그런데 내가 알고 있던 해태의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 내 아이인 괴이 해태는 붉은색과 푸른색이 합쳐진 색이었고 죽어있던 해태는 그 두 색의 단색이었다

하지만 지금 보고 있는 해태는 붉은색도 푸른색도 아닌 회색이었다. 게다가 온몸에 상처가 있었고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해태는 뭔가에 도망치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때 해태의 뒤에서 베틀 엑스가 날아와 해태의 뒤통수에 꽂혔다

해태는 빈사 상태가 되었지만, 아직 까지는 살아있었다. 그런데 그 뒤에서 무언가가 나타나고 있었다

“오크입니다.

그 오크들은 밖에서 보았던 기생충이 들어있는 오크와 같은 모습이었다. 그 오크들은 죽은 해태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입을 쩍 열더니 기생충을 쏟아내었다. 그런데 그 기생충의 모습이 뭔가 달랐다. 원래의 기생충은 검은색 지렁이 같은 모습이었는데 오크가 쏟아낸 기생충은 진드기의 모습과 비슷했다

그 진드기 기생충은 해태의 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오크들이 다시 기생충을 뱉었는데 이번에는 지렁이 기생충이었다

해태의 상처에 기생충이 하나둘 들어가더니 이내 몸에 터져버렸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상처들이 전부 치유됐고 상처가 전부 치료된 회색의 해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기생충에 감염된 오크를 따라갔다

“해태는 힘을 잃으면 저렇게 회색으로 변합니다.

이고르가 말했다. 기생충은 SS급 헌터에게도 제대로 기생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기생충은 처음 보는 기생충이었다

“저 기생충이 살아있는 사람에게 기생하는 기생충 같습니다.

해태를 기생할 때. 절대 죽이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회색으로 변한 해태를 보아 힘을 최대한 빼내고 무력화시켜 기생충을 해태에게 집어넣었다

해태가 SS급 헌터중 강한 축에 속한다고 했다. 그러면 일반적인 지렁이 기생충이 기생하는 것이 아닌 진드기 같은 기생충이 기생하는 건가

아마 마나 때문에 기생충이 제대로 기생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죽은 헌터에게도 마나가 있나

기생충에 감염된 오크와 해태는 떠나갔고 에이엘 씨가 조용히 주변을 둘러보았고 전부 떠나간 것을 확인하고 우리는 오두막에서 나왔다

오크로 군대를 만들려는 건 사실상 확실히 됐다고 해도 무방하다. 아마 중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군대를 풀 생각이겠지

“하지만 굳이 오크를 복제할 이유가 있나? 그들이 강한 종족이긴 하지만...

그렇게만 치면 괴수 중에서 강한 괴수들이 넘쳐 흐른다. 게이트 밖에서 보았던 괴수 중에서 기생충에 감염된 괴수는 없었다

하지만 괴수는 기생충과 협력하는 모습이었고 그리 강력한 괴수는 아니었다. 기생충 번식 능력이 뛰어난데 왜 괴수에게 기생충을 안 심었을까

해태와 전에 보았던 곰 괴수를 제외하고는 기생충에 감염된 괴수를 본 기억이 없다. 그 둘이 특별한 건가

그때 마사무네 님이 말씀하셨다

“이상하군. 숲에서는 온갖 벌레 소리와 바람 소리가 들려야 하는데 전혀 안 들린다.

에이엘 씨와 아나리엘도 그제 서야 아차 했다. 주변은 너무 고요했다. 심지어 오크 기생충이 왔다 갔는데도 말이다

그때 조그마한 뭔가가 엄청난 속도로 날아왔다. 설아가 가장 먼저 반응해 핏방울을 발사해 날아오는 조그마한 걸 정확히 맞췄다

우리는 땅에 처박혀 허무하게 죽은 조그만 생명체를 바라봤다

“무슨... 벌 같은데?

그건 벌과 흡사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독침은 없었다. 설아의 피를 맞아 정확히 절반으로 나눠진 벌이었는데 갑자기 머릿속에서 더 조그만 무언가가 나오고 있었다

“아까 본 진드기 기생충인데요?

그때 조그마한 진드기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조그마한데도 엄청난 소리를 내더니 주변에서 엄청난 벌레의 날갯짓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보니 엄청난 숫자의 벌 떼가 우리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명확히 우리에게 적의를 보내고 있었다

나는 기지를 발휘해 내 마나를 소리 지른 기생충에게 보냈다. 기생충은 내 마나에 닿자마자 똑같이 죽었다

“모이세요!

나는 순식간에 마나를 넓게 펼쳐서 우리 주위를 전부 감싸 돔의 형태를 만들었다. 일행들은 내 마나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들어왔지만, 기생충에 감염된 벌은 죽어서 들어왔다

수십여 마리가 죽어서 들어오는 것을 본 벌들은 위협적인 소리를 내며 주변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시현 누나가 화염으로 몰살시키려고 하길래 나는 급히 말렸다

“잠시만 기다려 누나.

누나는 왜 그러냐는 듯 나를 쳐다봤지만 나는 허공을 가리켰다. 시현 누나를 비롯한 일행들이 전부 하늘을 바라봤다

“하늘이... 보인다.

분명 나무가 빽빽이 자라나서 나뭇잎으로 하늘이 막혀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하늘이 환히 보였다

그리고 그 하늘에는 벌들이 뒤덮고 있었다. 물론 엄청난 수의 벌들이었지만 시현 누나와 아나리엘이 있는 이상 문제가 되진 않았다. 문제는..

“나무도... 움직입니다.

우리를 뒤덮고 있던 나무도 움직이고 있었다. 그때 나무뿌리가 우리에게 촉수처럼 날아왔다. 내 마나의 돔을 뚫고 날아왔지만, 알렉산더 님이 잡으셨다

알렉산더 님은 나무뿌리를 잡고 잡아당겼다. 깊숙이 땅에 박혀있던 뿌리를 잡고 끄니 땅이 뒤집어졌다

얼마나 강한 힘이었는지 지진이 일어난 것만 같았다. 그런데 땅이 진짜 움직였다. 땅이 점점 흔들리더니 이내 땅이 올라갔다

우리는 급히 움직이지 않는 땅으로 이동했다. 귀신같이 내 마나의 돔에서 나오니 벌들이 달려들었지만 시현 누나와 아나리엘의 정령들이 순식간에 정리했다

땅에 내려와 움직인 땅을 바라보니 그건 엄청난 크기의 곰이었다. 그건 땅속에 웅크려있던 거였고 알렉산더 님이 나무를 잡아당기니 잠에서 깨어난 것이었다

거대한 곰이 눈을 떴고 그 눈의 크기만 해도 나랑 비슷했다. 그 곰이 깨어나자 주변에 남아있던 벌들이 전부 도망갔다

“저건... 도대체?

베타와 시리를 제외한 지금껏 내가 보았던 괴수 중 가장 큰 괴수였다. 그런데 그 괴수는 흐리멍덩한 눈으로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알렉산더 님은 나무뿌리를 잡고 뛰어내려서 거대한 곰 위에 있던 나무가 끌려 내려왔고 그 곰 등에는 나무가 있던 자리에 구멍이 뚫려있었다

그 곰은 구멍이 뚫린 등을 손으로 긁으려다가 닿지 않아서 포기했다. 그리고 다시 우리를 쳐다봤는데 그 눈은 정확히 나를 향했다

“들어본 적이 있다. 자고 일어났더니 근처에 산이 생겨서 가봤더니 그것은 거대한 곰이었다고. 사실상 전설로만 내려오는 이야기였거늘...

카잔이 말했다. 오크에게서 내려오는 무슨 전설 같은 존재인 것 같았다. 그런 존재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나는 별 느낌이 없었다

분명 앞에 있는 곰 괴수는 괴이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난 전혀 위협이 느껴지지 않았다. 전에 도졌던 불감증 같은 건가 생각하고 있을 때

알렉산더 님이 잡고 있던 나무가 갑자기 소리쳤다

끼에에엑

그 철판을 긁는 소리는 전에 들어본 적이 있었다. 그러더니 곰의 둥 위에 있던 나무들이 전부 천천히 내려왔다

곰의 등은 조금 징그럽게도 구멍이 송송 뚫려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곰이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전에 기생충에 감염된 나무 괴수와 똑같군요. 그런데...

그런데 저 나무뿌리는 내 마나를 뚫고 속도 그대로 날아왔었다. 그렇다면 저 나무는 기생충에 감염되지 않은 순수한 나무라는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기생충이 있는데? 생각하는 도중 나무들이 우리 주변을 둘러쌌다. 그 나무들은 하나같이 나뭇잎이 없었다

마치 불에 타 남은 나무와 같았는데 그때 벌들이 하늘에서 다시 날아왔다. 그렇게 벌들이 모여 나무들 위에 앉았는데 이제야 전에 보았던 하늘을 뒤덮은 나뭇잎이 완성되었다

“전부 나뭇잎이었군.

하지만 간만 보듯 우리를 쳐다만 보고 움직이지 않았다. 우선 벌들이 날아오지 못하게 다시 마나를 돔으로 된 형태로 만들었다

“저것들을 죽이는 건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문제는 저 곰이군.

솔직히 벌들은 문제가 안 됐고 나무들도 별 위협이 안 됐다. 아마 지구에서 만들 수 있는 파티 중 지금 현재 파티가 가장 강하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 어떤 파티가 SSS급 헌터가 6명이나 있겠는가. 사실상 지구상 최고의 전력이다. 문제는 곰이었지만... 여전히 쳐다만 보고 있었다

그때 시현 누나가 신기하게도 내 돔의 마나에 화염을 덧씌웠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화염으로 된 돔을 점점 넓혀갔다

“될 것 같아서 해봤는데 되네. 이프닉스가 도와줬어.

아마 이프닉스가 내 마나와 시현 누나의 마나를 동시에 사용하기에 그런 것 같았다. 시현 누나는 내가 꽤 크게 만든 돔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어렵지 않게 돔을 점점 넓혀갔다

“네 마나랑 겹치니 신기하게도 마나가 별로 안 드네.

벌들은 점점 영역을 넓혀가는 돔을 보고 기겁을 하며 도망갔지만, 나무들은 도망가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는 이미 죽어있었다

나무의 몸통은 이미 절반으로 나뉘었고 이내 쓰러졌다. 그제야 나는 내 마나 돔에 샬롯의 거미줄과 같이 얇게 잘려있었다

“미안하군. 화염의 돔이 다가가니 거대한 곰이 움직이기 시작해서 말이야.

마사무네 님의 말이 들리자마자 다시 땅이 진동했다. 곰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마사무네 님은 그것을 보자마자 어느새 뽑혀있던 도를 휘두르셨다

휘두르는 것이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도에서 나가는 바람으로 된 검기가 그가 휘두른 것을 증명했다

하지만 마사무네 님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전혀 통하지 않는군.

거대한 곰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흙으로 된 곰의 몸에 흠집이 낫지만, 결국엔 흙이었다

그 거대한 곰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크기가 워낙 큰지라 천천히 오고 있는데도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았다

마사무네 님이 카잔을 바라보았고 카잔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자연스럽게 무기가 없는 카잔에게 배틀 엑스를 만들어 주었다

카잔은 고맙다며 인사하고 배틀 엑스를 잡고 거대한 곰에게 달려가 점프했다. 엄청난 높이로 점프했고 배틀 엑스를 한 바퀴 돌아서 곰의 몸에 내려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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