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111화 (111/164)

#111. 괴이의 주인 110

“그리고 잡혀있는 사람들 전부 헌터로 보인다. 기생충이 마나를 뽑아먹고 있는 것 같다.

기생충이 마나를 빨아먹고 그 기생충을 탄약 제조 과정에 집어넣어 마나가 담긴 탄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잡혀있는 사람들은 이미 동공에 초점이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살기를 포기한 것 같았다

그들의 몸에는 수십 수백 마리의 기생충이 붙어있었다. 저들은 기생충을 떼려고 하지도 않고 그저 자신의 몸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역겹기 그지없군.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구하려고 하지 않았다

“저들은 이미 삶을 포기했다. 안타깝지만 우리가 삶을 마감시켜 줘야겠지.

“하지만 저들을 죽여도 소란이 생기는 건 분명해요.

“설시우 헌터가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그가 오면 부탁하지. 그의 성격상 이런 부탁을 거절하진 않을 거야.

우리는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기생충 몰래 마나가 담긴 탄약을 가져가려고 했다. 탄약 상자가 담긴 곳은 헌터들이 잡혀있는 곳 앞이었으며 다행히 그곳에는 기생충이 없었다

물론 헌터의 마나를 빨아먹고 있는 기생충은 있었지만 저것들은 마나를 먹는 것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우리는 최대한 조심히 그 앞까지 다가가 탄약 상자를 짚었고 이제 몰래 가져가기만 하면 되었다

그런데 그때 기생충에게 마나를 먹히고 있던 헌터중 한 명의 동공이 돌아왔다. 우리를 보고 희망을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한 짓은 절대 희망이 아니었다

“살려주세요... 제발!

그는 젖먹던 힘까지 다해 소리쳐서 우리를 불렀고 그 소리는 밖에서 순찰하고 있던 괴수와 기생충에게 들렸다

“씨발! 빨리 도망가죠!

처음으로 듣는 준석 씨의 욕과 함께 괴수들과 기생충들이 몰려들었다. 그것들은 건물을 무너뜨리며 달려들었고 그 위치는 하필 우릴 보고 소리친 헌터가 있는 곳이었다

헌터의 몸에 붙어있던 기생충과 헌터는 건물의 잔해에 깔리며 잔인하게 죽어버렸다. 하지만 우린 그걸 볼 새도 없이 탄약 상자만을 든 채 지하철 계단이 있는 곳으로 달리고 있었다

“최대한 좁은 곳에서 상대해야 합니다! 그리고 군인들의 도움도 받을 수 있어요!

그렇게 우리는 지하철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 눈앞에서 지하철의 입구는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그 입구 위에 거대한 괴수가 있었다. 그 괴수는 얼굴에 한 쌍의 뿔이 기다라게 있었고 몸은 사자와 같았으며 얼굴은 마치 도깨비 같았다

“...해태다. 한때 중국을 유린했던 괴수고... SSS급 괴수다.

그 괴수는 옛날에 중국이 전장의 게이트를 정리하지 못했을 때 나타난 괴수였다. 그리고... 처음으로 보는 SSS급 괴수다

“해태는 번개를 다룬다! 번개 내성이 없는 헌터는 순식간에 몸이 마비될 거야! 최대한 도망치면서 싸워!

만약 해태 혼자였다면 우리는 해태를 이길 수 있었겠지. 하지만 해태는 혼자가 아니었고 기생충과 괴수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탄약 버려! 지금 우리 목숨이 더 위험하다!

결국엔 탄약 상자를 집어 던졌고 우리는 최대한 빠르게 도망갔다. 민정 씨와 나는 설아와 준석 씨에게 업혔고 최대한 화염을 기생충들에게 뿌리며 다가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해태는 너무나 빠른 속도로 우리에게 달려왔고 번개가 정확히 알렉스 헌터의 파티원에게 날아갔다

그때 윌리엄 헌터가 방패로 그 번개를 막았지만, 그의 다리가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마비다. 미안하군. 먼저 가게. 마비가 풀리면 금방 뒤따라가지.

“아가리 닥쳐 윌리엄. 죽을 땐 함께 죽어야지. 네 가족 볼 자신이 없다 나는.

결국, 리암 헌터와 그의 파티원들이 마비에 걸린 윌리엄 헌터와 함께하기로 했다. 알렉스 헌터와 그의 파티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그래도 책임지고 같이 있겠습니다. 제임스 형님이 슬퍼하겠군요.

“자네 아버지는?

“아버지 때문에 저도 이렇게 된 거니 모릅니다.

알렉스 헌터와 리암 헌터는 쓴웃음을 지으며 몰려오는 기생충과 괴수를 바라보고 계셨다

“하... 어쩔래?

“뭘 어쩝니까. 아까 해왔던 일에 연장선일 뿐입니다.

설아와 준석 씨도 마찬가지로 그들의 곁에 섰다. 당연히 그들을 두고 갈 수 없었으니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 해태가 한 마리 더 있었군.

그때 우리의 앞에서 해태가 한 마리 더 나타났다. 처음 봤던 해태는 푸른색 지금 나타난 해태는 붉은색이었다

“해태가 한 쌍이 같이 다닌다고 했었는데... 까먹었었군.

하지만 그 누구도 그를 탓할 수 없었다

“살아서 다시 봅시다.

이미 우리는 몇 시간을 내리 싸우고 별로 쉬지도 못한 채로 또다시 기생충과의 결전이 시작되려고 하는 그때

“위험한데 여기서 뭣 하고 있나?

그 말이 들림과 동시에 앞에 늠름하게 서 있는 해태의 목이 떨어졌다. 그 모습에 살아있던 다른 하나의 해태가 분노해 달려들려 했지만, 곧 머리가 떨어졌다

그리고 기생충이 몰려있는 곳에는 마치 미사일이 떨어진 듯 폭발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곳에는, 수많은 기생충 사이에서 가볍게 죽이며 유유히 걸어오는 알렉산더 님이 있었다

“아버지!

하지만 처음 말한 건 알렉산더 님이 아니었다

“마사무네 님?

“이거 섭하군. 여기서 가장 활약하는 건 난데 말이야.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기생충은 신체 파편만이 남아있었고 운석이 폭발한 것처럼 크레이터뿐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걸어오고 있는 오크가 있었다

“카잔 님?

“오크에게 님 자 붙이는 건 모욕이야. 늙어서 싸움을 하지 못하는 오크에게나 붙이는 거다.

하지만 난 내 말을 사과할 새가 없었다

“SSS급 헌터 3명이서 중국에 왜 있는 겁니까?

내가 묻고 싶은 것을 리암 헌터가 대신 물어봐 줬다. 알렉산더 님은 알렉스 헌터의 머리를 쓰다듬고 계셨고 마사무네 님이 대신 대답하셨다

“전에도 알고 있는 사이였지만 설시우 헌터와 알렉산더의 대결 때 더욱 친해져서 말이야. 그런데 알렉산더가 갑자기 중국에 가자고 해서 말이야. 그거 아나? SSS급 헌터의 삶은 생각보다 무료하지. 게다가 처음 있는 알렉산더의 도움 요청에 나는 바로 승낙했지. 물론 저 오크. 카잔도 올 줄은 몰랐지만 말이야.

“마찬가지다. 물론 나는 오크의 족장이라는 지위가 있지만, 오크 녀석들은 멍청하지만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녀석들이니. 그리고 이렇게 재미있는 일인데 내가 빠질 수 없지!

카잔은 딱히 별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때 알렉산더 님이 말씀하셨다

“미안하지만 여기서 더 대화 나눌 시간은 없다.

그와 동시에 또다시 어디선가 총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알렉산더 님이 엄청난 반응속도로 날아오는 총알을 정확히 잡아내셨다

“따라오게.

하염없어 이고르를 타고 돌아다니던 중 큰 소리가 났다. 나는 이고르에게 빠르게 그쪽으로 가라고 외쳤다

이고르는 순식간에 그곳으로 날아갔고 그곳은 왕 헌터가 있는 상하이 타워였다. 하지만 전과 다른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이게... 무슨.

상하이 타워에는 아무도 없었다. 정확히는 사람이 있을 수가 없었다. 원래부터 반파되어있던 상하이 타워였지만 지금은 아예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형체도 알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내려 상하이 타워라는 것도 알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나는 보자마자 상하이 타워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고 그 이유는 그 앞에 있었다

“왕... 헌터?

주변에는 셀 수도 없는 기생충과 괴수의 시체가 즐비했고, 그리고 가장 위에는 왕 헌터의 시체가 있었다

왕 헌터의 시체는 사지가 갈기갈기 찢겨 있었고 그 사지에는 기생충이 있었다. 하지만 무슨 문제가 있는지 기생충은 왕 헌터에게 기생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고르.

이고르는 내 생각을 읽은 듯 시체에 붙어있는 기생충을 전부 바람으로 찢어 죽였다. 왕 헌터의 머리만 따로 떨어져 있어 나는 머리를 가지러 갔다

뭐가 그리 원통했는지 그는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했다. 나는 손으로 그의 눈을 감겨주었다

“샬롯. 시체를 전부 붙여줄래?

샬롯은 거미줄을 이용해 왕 헌터의 시체를 전부 붙여주었다. 그 상태로 나는 베타를 불렀다

“베타. 우릴 안으로 데려다줘. 이 사람도 같이.

나는 안고 있는 왕 헌터의 시체를 보며 말했다. 베타는 언제나 와 같이 우리를 집어삼켰다. 그런데 지나가고 있던 아나리엘이 우릴 발견했다

“한창 바쁘신 것 같네요. 그런데... 그자는?

아나리엘은 내가 눕혀둔 왕 헌터의 시체를 발견하셨다. 하지만 거미줄로 사지를 묶은 듯한 모습에 아나리엘은 깜짝 놀랐다

“이...건?

“왕 헌터입니다. 혹시 기생충에 대해 알고 있으신 게 있으신가요?

“아뇨... 설시우 헌터 님이 도와달라고 했을 때 기생충을 보았을 때 말고는... 아. 그리고 설시우 헌터 님이 살던 나라에 기생충이 퍼졌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빨리 해결하셨다고...

그럴 수 있다. 나를 도와준 직후 엘프들은 계속 땅을 관리하고 있으니깐. 베타의 몸속도 전에 보았던 엘프들이 살던 은신처? 와 같은 모양새로 바뀌어있었다

애초에 바깥 세계에 별 관심이 없는 엘프들이었으니. 그때 마찬가지로 지나가던 에이엘 씨가 오셨다

“왕 헌터 아닙니까?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죠?

에이엘 씨는 왕 헌터를 알고 있는 듯했다. 나는 에이엘 씨와 아나리엘에게 중국에서 일어난 일을 설명했다

“제가 살던 나라. 한국과 마찬가지로 왕 헌터가 살던 중국에도 기생충이 퍼졌습니다. 아니 퍼졌다고 보기에는 조금 다릅니다. 중국의 실질적인 최고 기관이 이미 기생충이었죠. 그들을 필두로 중국은 기생충에 정복되었습니다.

등등 나는 최대한 간결히 중국에서 일어난 일을 설명했다

“왕 헌터가... 당할 정도로 말입니까?

“예. 중국은 이미 멸망했습니다. 그리고... 제 일행도 중국에 있습니다. 문제는 제 일행도 행방불명이 됐다는 거죠.

나는 그렇게 말하며 세계수를 찾았다. 전에 세계수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수. 왕 헌터를 네 근처에 묻어도 될까?

“... 엘프들의 풍습을 말하는 건가?

세계수가 오래 사는 이유도 이것에 있었다. 엘프들이 죽으면 세계수 근처에 묻힌다. 그리고 세계수의 양분으로 변한다

하지만 모든 엘프가 세계수의 근처에 묻히는 것이 아니다. 에이엘 씨나 아나리엘처럼 강력한 엘프나 다른 업적이 있는 엘프들만이 세계수 근처에 묻힌다

엘프는 세계수 근처에 묻히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그만큼 명예로운 일이었기에. 나는 그것을 세계수에게 부탁한 것이다

“그대가 그렇게 할 이유가 있나? 별로 만나지도 않은 거로 알고 있는데.

“... 그렇죠. 별로 친하지도 않았고. 그래도 그는 그곳에 묻힐 자격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나라에 공헌하면 국립묘지에 묻히듯이 왕 헌터는 죽을 때까지 민간인들을 지키면서 죽었다

아니었다면 진작에 전에 보았던 큰 매로 변해 도망갔겠지. 결국, 그는 자신의 일행과 함께 민간인들을 지키기 위해 기생충들과 대적했고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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