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괴이의 주인 109
나는 그래도 최대한 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그들의 몸에 내 마나를 둘러줬다. 그리고 샬롯을 비롯한 내 아이들도 그들을 도와주게 하고 싶었지만, 시현 누나가 네가 없으면 아이들을 컨트롤 할 수 없다고 거절하셨다
“괜찮아. 우리가 너무 네 아이들에게 밀려서 활약을 못 했지만, 우리 전부 SS급 헌터야.
“난 SSS급 헌터라고!
나는 그녀들의 등쌀에 밀려 결국엔 이고르를 타고 중국을 먼저 떠났다. 하지만 한국으로 가는 방향을 정확히 몰랐기에 우선 핸드폰이 터지는 곳까지 날아갔다
“최대한 빠르게 가자.
그나마 중국과 한국은 가까워 순식간에 별비 길드에 도착했다. 길드장 님이 나를 보고 왜 여기 있냐는 눈빛을 보내셨다
“최대한 빠르게 기자회견을 열어야 합니다. 전 세계 전부 알려야 하니 최대한 빠르게요.
길드장 님이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지만 나는 늦으면 시현 누나가 위험할 거라고 말씀드리니 군말 없이 받아들였다
1시간도 안 돼서 기자들이 폭발적으로 몰려들었다. 특히 기자를 싫어한다고 알려진 내가 먼저 기자회견을 연다고 하니 다들 궁금해서라도 관심을 가졌다
게다가 마침 외국 기자들도 한국에 있어 그들도 참가하셨다. 나는 중국에서 일어난 일들을 최대한 빠르고 간결하게 설명했다
“현재 중국은 기생충에 점령된 상태입니다. 살아있는 사람들이 드물 정도로 말이죠. 게다가 그 살아있는 사람들도 평범한 사람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기생충은 점점 진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미 멸망했습니다. 기생충이 중국을 넘어서 다른 나라로 흘러 들어간다면 걷잡을 수 없이 일이 커질 겁니다. 당장 중국에 헌터를 파견해 기생충을 박멸해야 합니다. 제 일행과 리암 헌터의 파티, 알렉스 헌터의 파티가 이미 중국에 파견된 상태입니다. 기생충의 위험성은 알렉산더 님이 중국에서 행방불명 되었다는 것으로 증명하겠습니다. 전 일행이 걱정되니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실제로 알렉산더 님이 행방불명 되었다는 사실은 퍼져있었다. 내 말을 믿든 말든 난 신경 쓰지 않았다. 중국에 있는 사람들이 걱정되어서 바로 이고르를 타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몇 시간도 되지 않았고 최대한 빠르게 돌아갔지만, 전용기가 있었던 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싸움의 흔적만이 있었다
“멀리 가진 않았겠지. 이리야?
이런 일에 있어서는 이리가 최고였다. 하지만 전용기에서 흐른 기름 냄새와 각종 괴수와 인간의 피 냄새가 섞여 어려워했다
“도대체 중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좋아하는 남자 앞이라고 센 척하긴 했는데... 이제 어쩔 거야?
설아가 물었다. 우리의 마나도 한계가 있었고 몇 시간을 내리 싸운 우리는 더는 버틸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기생충을 가장 효과적으로 막는 방법은 머리를 날리는 거다. 다른 곳은 상처가 나도 꿈쩍도 하지 않지만, 머리를 날리면 그나마 잠시 주춤했다
그런데 그때 어디선가 총소리가 났다. 총알은 정확히 기생충의 머리만을 꿰뚫었고 괴수는 등급이 높지 않아 순식간에 죽어 나갔다
총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니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수많은 군인이 총을 들고 기생충과 괴수들을 죽이고 있었다
우리는 괴수는 물론이고 체감상 기생충을 수십만에서 수백만을 죽였다. 물론 죽여도 죽여도 살아나는 게 기생충이었으니 우리가 얼마나 죽였는지는 모르겠다
적어도 군인들은 완벽히 죽이지 못했지만, 기생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고 있었다
“백인과 동양인이군. 지금 중국에 무슨 볼일이 있어서 온 지 모르겠지만 빠르게 도망가야 한다. 이렇게 오랫동안 싸우면 군인이 나올 거다.
군인? 본인이 군인 아닌가? 생각하고 있을 때 총알이 정확히 나를 향했다. 그 누구도 반응하지 못했지만, 유일이 반응한 사람이 있었다
“뭐해?! 안 피하고!
그 총알은 정확히 내 심장을 노리고 있었지만 설아가 피를 갑옷처럼 둘러 나 대신 총알을 맞았다
하지만 그 총알은 설아의 피의 갑옷을 뚫어버리고 그녀의 팔을 터트려버렸다. 설아의 팔은 팔꿈치 밑으로 터져나갔고 나는 급히 설아를 지혈하며 군인들에게 말했다
“무슨 짓입니까?!
“말했지 않나? 군인이 올 거라고.
그 군인은 우리와 다른 방향을 가리켰고 나는 고개를 돌려 그곳을 바라봤다. 가리킨 방향에는 똑같이 군복을 입고 서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분위기는 이상했고 결정적으로 기생충과 괴수의 공격을 받고 있지 않았다
“마나를 사용할 줄 아는 군인이 기생충에 감염된 상태다. 총과 마나를 동시에 다룰 줄 아는 기생충이 얼마나 위험할지는 잘 알고 있을 거라 믿는다.
“난 괜찮아 시현.
설아의 말에 지혈하고 있던 손을 떼었더니 설아의 피가 손으로 모여들더니 순식간에 손이 자라났다
하지만 기생충과 달리 설아는 고통을 고스란히 느꼈고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 군인은 그런 모습을 흥미롭게 보았지만 바로 손짓하며 군인들에게 철수를 권했다
“그대들도 따라오게. 꽤 나 강한 헌터들 같으니.
하지만 우리는 망설였다
“설시우 헌터와 달리 우리는 기생충을 분간할 방법이 없습니다.
“리암. 자네는 그 남자와 같이 호흡으로 구분 못 하나? 같은 바람의 능력을 사용하지 않나.
“장난해 윌리엄? 그렇게 치면 자네도 신체 강화형 헌터니 호흡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말과 다를 게 없어.
알렉스 헌터와 윌리엄 헌터, 리암 헌터가 순서대로 말씀하셨다. 우리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기생충은 점점 진화하고 있었고 저들이 기생충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
“만약 기생충이었다면 진작에 우리에게 총을 쐈다면 죽었겠죠. 우선 따라가죠.
그래도 여기서 실랑이만 하고 있으면 득 될 게 없다. 내가 의견을 냈고 다들 어쩔 수 없다는 반응으로 군인들을 따라갔다
“그런데 설시우 헌터가 돌아온다면 어쩌죠? 총을 가지고 있는 기생충은 그에게도 치명적일 텐데요.
“... 어쩔 수 없습니다. 여기서 계속 기다리는 거는 불가능합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표식을 남겨두죠.
알렉스 헌터는 군인들에게 총을 하나 받았다. 알렉스 헌터는 총을 부러뜨리고 우리가 있었던 자리에 두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아스팔트인 땅에 글씨를 쓰셨다. 영어긴 하지만 필요한 단어만 딱 쓰셨다
“Parasite has a gun 누가 보면 미친놈인 줄 알겠네요.
우리는 헛웃음을 지으며 군인들을 따라갔다
“도대체 어디 있는 거지?
나는 굳이 쓸데없는 싸움은 피하고자 계속 이고르의 위에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은 괴수는 물론이고 기생충조차 보이지 않았다
산처럼 쌓여있던 괴수와 기생충의 시체를 보아 아마 나를 기다리는 동안 계속 싸워왔던 것 같았다
그렇다고 기생충과 괴수를 전부 죽였다기에는 일행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면 계속해서 몰려오는 기생충을 피해 어디론가 이동했겠지
문제는 어디론가 가 도대체 어디냐는 거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이고르를 타고 하염없이 날아다니며 일행을 찾고 있었다
“지하철을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기생충은 어두우면 활동량이 적어지더군. 우리는 밤이 돼서 기생충들도 숙면에 들어가는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그것들은 밤이 되면 확연히 약해진다. 심지어 재생력마저도. 이렇게 아침에 싸우면 탄약이 낭비된다.
번역이 그런 건지 아니면 저 사람이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언제나 반말이었다. 그게 조금 거슬렸지만 그래도 쓸만한 정보를 얻었다
하지만 그들이 우릴 데려온 이유는 따로 있었다
“자네들 때문에 탄약이 낭비되었으니 우릴 도와줘야겠어. 이 지하 수로를 계속 이동하다 보면 탄약 창고가 나오지. 그곳에는 방금 본 군인 기생충들이 지키고 있지. 그것들이 괜히 지키고 있을 이유가 없으니 아마도 마나를 담은 탄약이 많을 거라 예상된다. 하지만 우리는 헌터가 없다. 마침 그대들을 구하느라 탄약을 낭비했으니 그대들이 낭비한 탄약만큼 구해줘야겠어.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 게다가 그의 말에는 우릴 깔보는 어투가 깔려있었다. 심지어 잘 보이진 않았지만 우리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가 받아줘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하지만 저들이 우릴 구해준 건 사실이죠.
“난 저들의 말투부터도 맘에 들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남을 깔보는 말투를 하고 있다.
“주변을 보세요. 군인을 제외하고 그 어떤 사람도 없습니다. 즉 저들은 다른 민간인들을 구할 마음이 없다는 겁니다.
알렉스 헌터의 말에 우리는 주변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상하이 타워에서 본 왕 헌터와 민간인들과 달리 잘 먹고 잘사는 것 같았다
음식을 한 곳에 쌓아두고 있었고 심지어는 샤워를 여유롭게 할 만한 물도 가지고 있었다. 저들이 다른 민간인들에게 뺏은 건지 아니면 주변을 약탈해서 얻은 건지는 우리도 모른다
하지만 절대로 이 상황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우선은 그 탄약 공장을 가 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 군인 기생충은 우리에게도 위험해 보입니다. 설시우 헌터도 없는 마당에 무작정 받아들일 순 없습니다.
우리는 계속 의견이 갈렸다. 하지만 결국 공장에 가는 것으로 결정 났다
“저자가 맘에 들지 않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저들이 마나를 담은 탄약을 가지게 된다면 기생충이 활개 치기 어렵겠죠.
저들이 저 마나 탄약을 가지고 민간인을 구한다는 생각은 그 누구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저들이 있다면 기생충이 조금이나마 억제되겠지
“가겠어요.
“잘 선택했다. 안내인을 붙여주지.
하지만 그가 붙여준 사람은 한쪽 팔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한 손으로 총을 들지 못해 사실상 그들에게서 버려진 군인이었다
하지만 그는 다른 군인들과 다르게 친절했고 착했다. 성실히 탄약 공장으로 안내했다
“제가 안내할 수 있는 곳은 여기까지입니다.
“조심히 돌아가세요.
그는 계단의 앞까지 안내하시고 돌아갔다. 우리는 조심히 계단을 올라갔고 이내 공장으로 보이는 것이 보였다
공장에는 대놓고 사마귀 괴수들이 주변을 날아다니며 감시하고 있었으며 기생충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총을 들고 주변을 지키고 있었다
“전부 죽이다가 소란이 나면 또 기생충이 몰려오겠죠. 최대한 들키지 않게 조심히 잠입합시다.
리암 헌터의 말에 동의하고 우리는 공장에 최대한 잠입했다. 리암 헌터는 이런 일을 자주 해봤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우리를 이끌었고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공장은 기생충에 의해 계속 돌아가고 있었다
“탄약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준석 씨가 한쪽을 가리키셨다. 준석 씨가 바라본 곳에는 기생충이 아닌 사람들로 보이는 자들이 잡혀있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기생충은 언제나 몸속에 기생하고 있었지만 잡혀있는 사람들에게는 기생충이 밖에서 기생하고 있었다
뭔가를 계속 빨아들이고 있었고 빨아들인 기생충을 탄약을 만드는 제조 과정에 집어넣고 있었다
“정확히 저 부분 이후부터 총알에 마나가 느껴진다.
라임 헌터의 말에 우리는 경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