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이의 주인-105화 (105/164)

#105. 괴이의 주인 104

장수풍뎅이는 갑각에서 날개를 펼쳐 날아올랐다. 이번에는 창을 최대한 줄여서 장수풍뎅이에게 날렸지만, 이번에는 장수풍뎅이가 손쉽게 피해냈다

“정확도는 엄청나게 뛰어나십니다. 하지만 여전히 느려요.

계속 연속으로 날렸지만, 장수풍뎅이는 쉽게 피했고 어느새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에는 마나를 펼쳐 방어막을 만들어 막아보았다

장수풍뎅이는 뿔로 들이받아 그 방어막을 깼지만, 생각보다 방어막이 뛰어났는지 머리가 흔들려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창을 손으로 집어 던지려고 했는데 준석 씨가 말씀하셨다

“혹시 그 창 제가 만질 수 있나요?

나는 흔쾌히 마나로 만든 창을 그에게 넘겼다. 준석 씨는 마나로 된 창을 신기하게 바라보시더니 나보다 배는 빠른 속도로 장수풍뎅이에게 던졌다

장수풍뎅이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며 그 뒤에 나무까지 전부 꿰뚫으며 사라졌다

“대단하군요. 혹시 더 크게 가능합니까?

준석 씨는 그렇게 말씀하시며 골렘으로 변하셨다. 준석 씨도 마나가 계속 성장하셔서 지금에 이르러서는 4미터 가까이 되는 골렘으로 변하실 수 있으셨다

나는 그에 맞춰 창을 두껍고 길게 만들어 골렘으로 변한 준석 씨에게 넘겨줬고 준석 씨는 그 창을 잡고 전력으로 던지셨다

창은 순식간에 꿰뚫다 못해 모든 걸 부수며 나아갔다. 주변 숲을 전부 부수며 나아갔고 이내 너무 멀어져 내가 마나를 유지하지 못해 사라졌다

하지만 사라지기 전까지 날아간 곳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게다가 주변에 다른 장수풍뎅이들도 소리를 듣고 찾아왔지만, 그들은 흔적도 남기지 못했다

“...말도 안 되는 파괴력입니다. 시우 씨의 마나가 특별한 것 같네요.

준석 씨도 어이없어하시고 나도 어이가 없었다. 내가 던질 때와는 차원이 다른 공격이었으니

“음... 우선 더 공략해 볼까요?

문제가 있었다. 그 소리를 듣고 괴수들이 죄다 도망가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리의 후각에는 소용이 없었고 금세 괴수를 찾아냈다

“너를 감싸고 있던 지네랑 똑같이 생겼네.

그 괴수는 내가 가장 처음 갔던 던전에서 만난 괴수와 똑같이 생겼다. 하지만 훨씬 컸고 머리부터 꼬리까지 10미터는 돼 보였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그 지네는 늪에서 살고 있었으며 물속에서 우리를 급습하려고 했다. 물론 이리가 먼저 찾았지만

결국, 그 괴수의 급습은 실패로 돌아갔고 나는 이번에 어떤 방법이 있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샬롯이 말했다

“혹시 저도 사용할 수 있을까요?

“뭘? 창?

샬롯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말은 달랐다

“전에 그 남자와 싸울 때 격투술이 은근 재밌더군요. 혹시 제게 맞는 너클을 만들어 주실 수 있으신가요?

나는 아직 한 번도 안 만들어 봤고 게다가 너클의 형태도 잘 몰랐다. 그래도 샬롯의 손을 잡고 그 위로 마나를 최대한 둘렀다

“그 상태에서 한계까지 마나를 집어넣었어. 이게 무슨 반응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번 사용이나 해 봐.

샬롯은 마치 복싱하듯 손을 이리저리 내질렀고 그래도 너클이 벗겨지지 않는 것에 만족했다. 에초에 마나를 샬롯의 손 피부에 집어넣듯이 만들었기에 샬롯의 손 피부가 뜯겨나가지 않는 이상 너클은 벗겨지지 않는다

분명 물리력은 있지만, 신체에 영향이 없게 몸속에 마나를 넣는 것. 전에 치료해주신 오만식 선생님에 방식을 참고해봤다

그런데 샬롯이 그냥 연습하듯 손을 내질렀는데 주변에 있는 나무가 펑펑 터져나갔다. 마치 알렉산더 님이 전에 보여주셨던 것과 같았다

“신기하네요. 마치 오민정 씨가 버프를 주는 것과 같은 느낌입니다.

민정 씨가 주는 버프와 같다고? 그녀도 SS급 헌터라 그녀의 버프만 있으면 C급 헌터가 A급 헌터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버프가 민정 씨의 버프다

마찬가지로 내 창을 집은 준석 씨에게 물어봤지만, 준석 씨는 고개를 저으셨다

“저는 그저 강한 아티팩트를 사용한 것 같았을 뿐입니다. 제, 힘이 강화되거나 그런 느낌은 없었어요.

그러면 결국엔 내 마나도 내 아이들에게만 버프가 있다는 건가? 나쁠 건 없지. 내친김에 샬롯의 맨발에 마나를 둘러주려다가 기막힌 생각이 났다

“오베른 잠시 이리로 와볼래?

오베른들은 나와 샬롯의 어깨에 나란히 앉아서 하품하고 있다가 내 부름에 쪼르르 날아왔다

“이 붉은색 마나 위에 올라가 볼래?

나는 오베른들의 크기에 맞춰 조그마하지만 올라갈 수 있게 마나를 넓게 펼쳤고 오베른이 대표로 그 위로 올라갔다

오베른이 탄 마나를 나는 조심히 움직였다. 갑자기 마나가 움직여 오베른이 놀랐지만 이내 꺄르르 웃으며 마나의 움직임을 즐겼다

애초에 날개를 가진 요정들이니 나는 점점 속도를 높였다. 오베른은 내 마나를 꽉 잡고 버티면서 놀이공원에 온 것처럼 웃었다. 그 모습은 마치 램프의 요정 지니에서 나오는 마법의 양탄자 같았다

“어때요. 준석 씨. 준석 씨도 해 볼래요?

준석 씨는 그 모습을 보시다가 화들짝 놀라며 말씀하셨다

“예? 시우 씨의 마나를 제가 타라고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왜 시우 씨가 직접 안 타시고...?

“준석 씨가 신체 강화형 헌터잖아요? 저보다 훨씬 중심도 잘 잡으시고 떨어져도 다칠 리가 없잖아요?

준석 씨는 어처구니없다는 얼굴로 나를 보고 계셨다. 뭐 솔직히 틀린 말은 아니잖아

나는 준석 씨가 탈 수 있을 만큼 넓게 펼쳤고 준석 씨도 결국, 한숨을 쉬며 내 마나의 양탄자에 올라타셨다

준석 씨가 올라탄 마나의 양탄자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하지만 오베른과 달리 크기도 있고 준석 씨의 몸무게도 있다 보니 오베른과 같이 쉽게 움직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흔들리는 마나 양탄자 위에서도 열심히 버티고 계시던 준석 씨였지만 결국엔 떨어지셨다

그런데 하필 떨어진 위치가 지네 괴수가 물속에 숨어있는 위치였다. 물에서 나온 골렘으로 변한 준석 씨가 지네의 사지를 들고나오셨다

“노린 건 아니죠?

“그럴 리가요. 그건 그렇고 조종하기 어렵네요. 제가 직접 탄 것도 아니고 준석 씨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모르니 저도 함부로 조종하기 힘듭니다. 음... 내가 타볼까?

어느새 보스 괴수 지네를 가볍게 죽이고 오신 준석 씨는 내가 탄다는 것에 흥미진진한 모습으로 보고 계셨다

나는 준석 씨의 경험으로 인해 조금 더 작게 마나 양탄자를 만들었고 마찬가지로 조심히 그 위에 올라섰다

나는 마나 양탄자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래도 준석 씨와 달리 내가 직접 타니깐 어디서 어떻게 흔들릴지를 알고 있으니깐 훨씬 버티기 쉬웠다

대신 그만큼 내가 신경 쓸 것이 많았다. 결국, 나도 마찬가지로 떨어졌지만, 아이들이 달려와서 나를 받아줬다

“내가 떨어졌을 때는 꿈쩍도 안 했으면서...

준석 씨가 뭔가를 꿍얼거리고 있으셨지만 들리진 않았다. 그래도 탈 수 있고 심지어 날아다닐 수 있다는 것을, 안 이상 여기서 그만둘 순 없지

“돌아가죠.

나는 열심히 마나를 다루는 법을 훈련했다. 여러 형태도 만들어보고 뭔가 병신같지만 해 보고 싶은 허공에 마나를 만들어 딛고 점프해 다시 마나를 딛는 그런 것도 해 보았다

아직 숙련도가 부족해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한 번은 성공했다. 하지만 딛고 다시 또 딛는 건 도저히 불가능했다

내가 정확히 어디까지 도약이 될지도 몰랐고 도약이 됐어도 발에 정확히 마나 디딤판을 만드는 건 정말 힘들었다

계속 도전하다가 발목도 삐끗하고 다치고 해서 그거 말고 다른 것을 연습했다

“설아처럼 날개를 만들면 날 수 있나?

그런데 설아도 딱히 날개를 펄럭거리거나 하진 않았는데. 날개는 그저 나는 데 도움을 줄 뿐 몸속에 있는 피를 이용해 나는...

“어? 그럼 내 마나도 몸에 있으니 가능한 건가?

아니 정확히는 심장인가? 잘 모르겠다. 신체 강화하듯이 몸에 마나를 두르고 그 마나를 띄우면 나도 날 수 있을까? 궁금한 건 또 못 참지. 그럼 교수님 불러와야겠지

“이건 나도 설명하기 좀 그런데... 그냥 막 상상에서 공중부양하는 느낌 있잖아. 그런 느낌으로 해봐.

설아 교수님을 데리고 왔지만 별 도움이 안 됐다

“그리고 날개로 중심을 잡는 거야. 날개가 크면 클수록 중심 잡기 쉽지만 그만큼 마나가 들어서 오히려 조종하기 힘들어질 수도 있어.

그러면 마나 양탄자를 만들고 날개를 만들어볼까? 하지만 이 방법 역시 실패했다. 크게 만들든 작게 만들든 결국엔 신경 쓸게 하나 더 늘어났기 때문에 의미가 없었다

그렇게 열심히 훈련하고 있을 때 다시 사건이 터졌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터진 게 아니었다

중국에서 기생충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 흘러 들어간 게 아니었다

“중국 최고 정부에서 기생충이 발견됐다고 하네. 그런데 이미 그들은 기생충이 성장을 끝마쳐서 평범한 인간과 똑같다고 해.

시현 누나가 말씀해주셨다

“그런 기생충을 어떻게 발견한 거죠?

“왕 헌터가 결국엔 최고 정부에게 반기를 들었다고 해. 사실상 왕 씨 밑에 있는 헌터들까지 합쳐서 쿠데타를 일으켰는데 거기서 왕 헌터가 최고 정부 중 일부를 인질로 잡고 고문을 가하는 도중 기생충을 발견했데.

그러면... 처음부터 중국 정부는 기생충이었다는 건가? 도대체 언제부터지

“그리고 고문 도중... 천사라는 얘기가 나왔어. 끊임없이 왕 헌터를 현혹하려 하며 자신이 천사라고 말이야. 그리고... 이 이야기는 알렉산더 님의 귀에도 들어갔어.

그러면... 가만히 있지 않으시겠군

“네 예상대로 이미 중국으로 떠나셨어. 그런데 중국은 이미 무정부 상태야. 게이트 관리를 하고 있던 헌터도 사실 기생충에 감염된 것으로 판별나서 들키자마자 바로 게이트를 해방했어. 즉 지금 중국은 30년... 아니 이제는 31년 전으로 돌아간 거야.

허..

“그러고 보니 중국이랑 붙어있는 우리나라 땅은...?

“38선에 있었던 헌터는 우리가 게이트를 전부 공략한 이후로 실직했지. 지금 그 헌터들이 전부 중국이랑 맞붙어있는 땅으로 발령 났어.

이게 전부 내가 베타의 몸속에 있을 때 벌어진 일이다. 고작 며칠 있지도 않았는데 몸속에서 오니 다시 한번 세계가 난리나 있었다

“다른 나라에선 말이 없나요? 중국이 그럴 리는 없겠지만 게이트에서 나온 괴수가 중국을 점령한다거나... 혹은 딴 길로 샌 괴수가 근처 다른 나라로 갈 수도 있을 텐데 말이죠?

시현 누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씀하셨다

“시우 네가 말했다시피 중국이 그럴 리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야. 세계에서 헌터가 가장 많은 나라고 그만큼 강한 헌터도 다수 있으니. 사실 우리나라도 북한을 최근부터 개발해나가고 있어서 그렇지, 아니었으면 별 관심 없었을 거야.

확실히. 하지만 기생충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는데 이렇게 놀고만 있을 순 없다. 애초에 기생충도 글레이 녀석의 실험 결과이니

“왕 헌터는 잘하고 있나요? 그러니깐 뭐 기생충을 죽인다거나 그런?

하지만 시현 누나의 입에선 의외의 답변이 나왔다

“아니. 지금 그의 소재도 파악되고 있지 않아. 꽤 나 심각한 상황인 것 같아. 알렉산더 님도 중국에 갔다는 말만 들려오고 그 이후에 소식이 없어.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사실상 SSS급 헌터 2명이 행방이 묘연하다는 말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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