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괴이의 주인 103
나는 경찰서에 얌전히 수감 되어있었다. 해명할 만큼 다 했으니 내 말이 사실이란 것이 증명될 때까지 기다리면 되겠지
그리고 내가 수감 되어있다고 알려지자마자 우리 길드장 님이 찾아오셨다. 길드장 님이 내게 뭔가를 말씀하시기 전에 내가 먼저 말했다
“어떻게 된 겁니까?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지만...
“기생충 검사를 어떻게 하는 겁니까? 대충 알고 오셨겠지만, 김대식 의원의 집은 기생충 소굴이었습니다. 게다가 알아본 바로는 기생충 검사를 뇌물을 받고 먼저 하는 인원들이 있다고 합니다.
길드장 님은 면목이 없다는 듯 말씀하셨다
“미안하네. 기생충들을 계속 연구한 결과 그들은 점점 진화했다. 자네가 데리고 온 감염된 사람들은 이제 사람의 표정도 흉내 낼 수 있다네. 고작 표정이 없다고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네. 그건 숙주에 몸에 오랫동안 있는 놈들일수록 점점 똑똑해지지.
“그렇다고 뇌물을 받고 먼저 받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건 무슨 일입니까?
“그건 할 말이 없군.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기생충이 이렇게까지 퍼졌을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네.
그때 밖에서 경찰분이 검은색 봉투를 들고 오셨다. 그 검은색 봉투는 뭔가 들어있는 것처럼 꿈틀거리고 있었다
“비위 강하신 분들만 보세요. 기생충이 있는 머리입니다.
아... 맞다. 경찰분이 검은색 봉투에서 사람의 머리를 꺼냈다. 일반인이실 텐데 비위도 강하시다. 나 같으면 살아있는 머리를 보면 구역질할 것 같은데 말이지
그런데 여전히 살아있는 머리였는데 그 얼굴이 익숙했다
“김대식 의원이군. 결국엔 저렇게 갔나.
그 머리는 김대식 의원이었다. 허무하게 죽었군. 나중에 알고 보니 그의 가족 전부가 기생충에 감염되어있었고 내 아이들에게 죽었다
결국, 그 머리로 내 무죄가 인정되었고 나는 경찰서에서 풀려났다
경찰서에 있는 분들이 전부 내게 오셔서 죄송하다고 필요한 절차였다고 구구절절 말씀하시길래 나도 이해한다고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경찰서장에서부터 심지어 총장까지 오셔서 나이도 좀 있으신 분들이 내게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하시길래 부담스럽긴 했지만 내 위치가 이 정돈가 싶었다
그렇게 사람이 모여 시끄러운 경찰서를 나갔는데 밖은 더 시끄러웠다. 어느새 모인 기자들이 웅성웅성 대며 나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내게 다가오지 못했다. 내가 기자들을 싫어하는 것을 이미 알려져 다들 주변 눈치만 보고 있었다
오베른들은 답답한 경찰서에서 나오자마자 주변을 날아다녔지만 계속 내가 주의를 줘서 그런지 내 주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내 주변을 날아다니는 요정의 모습이 신비로웠는지 기자들은 멍안히 보고 있었다. 그때 한 안경 쓴 여성 기자분이 내게 다가왔다
“설시우 헌터 님. 이번에 기생충을 전부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필 그곳이 설시우 헌터 님과 악연이 있는 김대식 의원 집이었죠. 왜 설시우 헌터 님은 김대식 의원에 집에 계신 거죠? 그것도 정확히 기생충이 있는 김대식 의원에?
“... 당신의 말은 즉 제가 김대식 의원에 기생충을 풀었다. 이 말입니까?
“그렇게까지 말은 안 했습니다만...
하지만 말에 뉘앙스는 같았지. 이래서 기자들이 싫었는데 말이야... 그런데 굳이 이 사람 많은 공간에서 내게 시비를 거는 게 이상했다
“누구 사주입니까?
“...예?
“아뇨. 누구일지는 뻔히 알 것 같으니 뭐.
임정훈 협회장이겠지. 악연 하나 없애니 하나 더 생기네
“그래서 제 물음엔...
“김대식 의원이랑 원조교제 한 여고생을 우연히 만났습니다.
“...네?
내 말에 긴장하며 우리를 보고 있는 기자분들이 흥미진진한 눈으로 수첩 같은 것들을 꺼내었다
“이미 그는 기생충에 감염되어 죽어있었고 그와 관계를 가진 여고생도 마찬가지로 기생충에 감염되었죠.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감염되지 않은 그녀의 친구들과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엔 제가 묻겠습니다. 뇌물을 받고 기생충 검사를 먼저 받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원조교제 하는 여고생에게 들었죠. 그들은 정말 기생충 검사를 받은 겁니까?
여고생들에 얘기를 들어봤을 땐 김대식 의원은 이미 기생충 검사를 받은 것 같았다. 그런데도 김대식 의원은 기생충에 감염되어있었다. 그들은 정말로 기생충 검사를 받은 건가
“고작 원조교제 하는 여고생의 말을 믿는 겁니까?
“그럴 수밖에요. 거액을 주고 입을 막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그녀들은 사실상 푼돈에 먹히고 있으니깐요.
그만큼 입이 더 가벼울 수밖에. 그리고 그녀들은 사실 더 잃을 것도 없는 몸이다. 내가 원조교제 하는 여성들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흥지점에 가장 많은 정보가 있다는 것도 사실이니 걸어 다니는 유흥지점이나 다름없는 그녀들은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믿을 만한지는 이미 김대식 의원이 기생충인 것으로 증명되었다. 그렇게 나는 기자들에게 폭탄을 던지고 경찰서를 빠져나왔다
내가 던진 폭탄 발언에 또다시 대한민국은 뒤집혔다. 유명한 김대식 의원이 기생충에 감염된 것부터 시작해서 그 김대식 의원이 기생충 검사를 받았다는 상태라는 것
그리고 직접 내가 나서서 대한민국 정부를 규탄했다
“사람에게 기생하는 기생충이 발견된 와중에 솔선수범할지 못 할지언정 뇌물을 받고 검사를 받은 척을 합니까? 게다가 그 뇌물도 심지어 기생충에게 받은 겁니다. 이러면 성실히 기생충 검사를 받은 자는 뭐가 되는 겁니까? 사람이라면 할 짓이 있고 안 할 짓이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이때다 싶어 임정훈 협회장이 나서서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고 정부를 규탄하는 나를 규탄했지만, 본인도 뇌물을 주고 기생충 검사를 받았다는 것이 밝혀지며 다시 조용해졌다
나는 뇌물을 주는 자와 받은 정부 전부에게 한마디씩 했다. 그리고 다시 전 국민에게 기생충 검사를 시행했으며 대한민국 국민 전부가 검사를 받을 때까지 외국으로 나가는 것을 막았다
마찬가지로 외국에서 들어오는 관광객을 전부 막으며 강수를 두었다. 정확히는 나와 별비 길드에 합작으로 만들어 낸 거다
그렇게 대한민국이란 나라를 정지시키고 한 달 뒤. 기생충을 전부 박멸했고 그렇게 신년이 되었다
대한민국이 기생충 경계령이 풀렸다. 신년이 되었지만, 한국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 기생충에 감염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제대로 생활하지 못했다
그래도 이제야 기생충 검사를 전 국민이 다 했고 게다가 이미 검사를 받은 사람들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았다
고작 한 달 만에 전 국민을 전부 검사를 받게 했다는 것이 외국에도 알려지며 오히려 멈춰있던 관광객들이 더욱 늘어났다
심지어 그동안 북한을 전부 정리했고 더는 게이트에서 괴수가 나오지 않아 우리나라 영토가 급격히 늘어났다
우리나라는 순식간에 발전해나갔고 전 세계에서 유일한 게이트에 위협에서 벗어난 나라가 되었다
관광객들이 많이 올 뿐만 아니라 아직도 다 파악하지 못한 북한에 있는 던전들을 보고 찾아오는 헌터들도 늘어났다
그리고 우리 일행은 북한에 있는 던전을 공략하기 위해 북한에 왔다
“결국엔 또 던전입니까?
“당연한 거 아닌가요? 헌터가 던전에 안 가면 어딜 가겠어요.
준석 씨는 질린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이번 던전은 미지의 던전이 아니다. 게이트의 정리를 도와주신 것이 고마워 미지의 던전을 하나 드렸다
“처음으로 남자끼리 던전에 가는 건데 두근거리지 않나요?
하지만 알렉산더 님이 가신 미지의 던전은 그리 높지 않은 던전이었다. 고작이라고 말하긴 그렇지만 S급과 A급 사이에 던전. S급 괴수도 나오지만, 그 숫자는 극히 적었다
그리고 나는 최근에 기생충과 싸우면서 내 마나에 이상함을 느꼈다. 내 공격을 맞고 멈춘 기생충들. 그들은 몸 안에서 재로 변해 죽어있던 것이었다
마치 내가 괴이를 공격했듯이 말이다. 그게 이상해 일반적인 던전에 가서 내 마나를 이용해 괴수를 공격해봤다
하지만 다른 괴수는 재로 변해 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간 던전은 A급 던전이었는데 생각보다 내 마나에 살상력이 강했다
내가 간 곳은 전에 엘리를 만났던 모래사막 던전. 그 전갈들은 엘리와 같이 방어력이 강한 괴수였지만 내 마나에는 허무하게 갑각이 뚫렸다
물론 설아와 같이 핏방울 같은 거로 전갈 괴수의 갑각을 부술 순 없었지만 내 마나에는 물리력이 있어 창의 형태로 만든 다음 잡아 전력으로 던졌더니 갑각을 뚫고 지나갔다
그것에 신나 나는 내 마나로 여러 가지를 실험하고 있었다. 이번 던전도 내 실험에 일환이다. 하지만 혼자 던전에 들어가는 것은 법으로 막아놨으니 가장 한가한 준석 씨를 데리고 왔다
“샬롯 씨도 있으니 남자들만 가는 것은 아니지 않나요?
물론 샬롯도 오베른들도 나와 같이 왔지만 뭐... 인간 중에서는 우리만 남자잖아
다시 준석 씨가 한숨을 쉬시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씀하셨다
“그래서 시우 씨는 마나로 무엇을 하고 싶은 겁니까?
“뭐라도요. 최대한 아이들을 도와주고 있지만, 저도 뭐라도 하고 싶어서요. 게다가...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아직 제 마나의 한계도 모릅니다.
내가 아이들에게 마나를 최대한으로 주는 건 아이들이 받을 수 있을 만큼만 주는 것이다. 오베른들에게 각각 전부 마나를 주어도 심지어 샬롯에게 마나를 주어도 내 마나는 한계를 모르고 있다
“그래도 무작정 뭔가를 하기보다는 뭔가 목표가 있는 게 좋겠지요. 전에 시우 씨가 전갈 괴수의 갑각을 마나의 창으로 뚫어버리는 것에 놀랐습니다. 최소 S급 헌터 수준이니깐요.
물론 난 아직 B급이지만. 이번에 제대로 마나를 다루고 던전을 공략하며 내 마나를 시험해야겠다
“SS급 헌터를 목표로 해야겠군요. 준석 씨의 서포트 믿겠습니다.
물론 내 아이들이 전원 참전했지만 말이다. 준석 씨는 다시 깊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우리가 간 던전은 생태계 던전과 비슷했다. 여러 가지의 곤충 형 괴수들이 나왔으며 그중 가장 강력한 괴수는 지네라고 한다
“지네라... 기대되지 않니 시리야?
물론 시리는 별말 없었고 나도 딱히 기대하지 않은 채 엘리의 등 갑각 위로 올라타 주변을 둘러보았다
던전은 숲과 정글의 사이였다. 나무로 둘러싸여 있지만, 늪과 같은 공간도 있었으며 그곳에는 물에 사는 곤충이 있었다
그때 단단하기로 소문난 곤충인 장수풍뎅이가 보였다. 물론 3미터 수준의 크기였으며 그 장수풍뎅이 괴수는 다른 곤충을 잡아먹고 있었다
“단단함으로 따지면 전에 봤던 전갈 괴수와 비슷하다더군요.
준석 씨가 부연설명을 해주셨다. 전에는 마나의 창을 만들어 던지면 갑각을 뚫을 수 있겠지만 계속 그렇게 사용하기에는 비효율적이었다
이번에는 마나로 된 창을 똑같이 만들었지만 내가 직접 던지는 대신 마나로 된 창을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 장수풍뎅이에게 향하게 했다
하지만 마나로 된 창은 꽂히지도 못한 채 허무하게 튕겨나갔다
“속도가 너무 느립니다.
확실히 내가 마나를 사용할 수 있는 거리가 있었다. 기껏해야 5미터 이내로 사용할 수 있었으며 그 이상 떨어지면 조종하기 어렵다
그러면 이 단점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