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괴이의 주인 93
다행히 5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이리가 발로그 아저씨를 찾았다
“아저씨! 정했어?! 나는 빨리 나가야 해!
그런데 발로그 아저씨는 사색에 빠진 듯 하늘을 보며 멍안히 있었다. 그런데 그의 눈을 봤을 때 검은색이었다
“글레이?
그때 순식간에 눈 색이 돌아왔다. 그런데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고 혼탁한 눈빛이었다. 그와 동시에 내게 팔을 뻗었다
그런데 그의 눈에서 좋지 않은 감정이 느껴졌다. 나는 본능적으로 붉은색 마나를 방어막처럼 앞에 세웠다
다행히 발로그 아저씨의 손은 내 방어막 앞에서 멈췄다. 마치 내 방어막을 건드릴 수 없다는 듯이
그때 발로그 아저씨의 손이 점점 타들어 가면서 손이 점점 재로 변하고 있었다. 왜 괴이가 나를 공격하지 못하는지 이제 깨달았고 나는 급히 소리쳤다
“아저씨! 그만둬!
하지만 여전히 들리지 않았고 손이 전부 재로 변했고 점점 팔을 거쳐 어깨로 올라가고 있었다
나는 급히 시리를 불렀다
“시리야! 발로그 아저씨를 멈춰줘! 죽이면 안 돼.
그렇게 말하며 나는 마나를 주었고 시리는 내 목소리를 듣고 내 몸에서 뛰쳐나오며 아저씨보다 커졌고 엘리도 그 모습을 보고 내 머리에서 뛰쳐나와서 몸집을 불렸다
시리는 발로그 아저씨의 몸을 순식간에 타고 올라서 칭칭 감아 목덜미를 물어 독을 주입했고 아저씨의 움직임이 멈췄다. 하지만 팔이 재로 변하는 게 멈추지 않았다
“엘리! 팔을 잘라!
나는 급히 엘리에게 소리쳤고 엘리는 집게로 팔을 자르려고 했다. 그런데 팔을 손쉽게 잘리지 않았다
그때 엘리는 급히 자신의 꼬리를 사용해 팔에 독을 주입했다. 그랬더니 발로그 아저씨의 팔이 까매졌고 그때 엘리가 팔을 잡아 뜯었다
쉽게 잘리지 않았던 발로그 아저씨의 팔이었지만 독을 주입했더니 너무나 쉽게 뜯어버렸다
다행히도 팔을 잡아 뜯었더니 더는 팔이 재로 변하지 않았다
그때 발로그 아저씨의 눈이 돌아오더니 그의 머리에서 검은색 연기 같은 게 나오더니 이내 검은색 여자의 형상으로 변했다
분명 처음 보는 여자였지만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글레이?
그 여자의 형태는 키득키득 웃으며 사라졌다
나는 그 모습을 잠시 쳐다봤지만, 거기에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발로그 아저씨는 이미 기절해 있었고 나는 급히 베타를 불렀다
“지금 삼킬 수 있겠어?
다행히 베타는 발로그 아저씨를 삼켰고 나는 빨리 애들을 수습해 게이트 밖으로 나갔다
그사이에 벌써 게이트 밖은 일주일이 또 지나가 있었다. 일행들은 여전히 걱정하고 있었지만 내가 무사히 나온 것을 보고 안심하셨다
하지만 나는 대충 설명하고 급히 샬롯과 오베른들을 데리고 다시 베타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발로그 아저씨는 얌전히 기절해 있었다. 조금 징그럽게도 발로그 아저씨의 팔은 잔인하게 뜯겨 있었다
하지만 피는 나오고 있지 않았고 나는 이때다 싶어 샬롯을 불렀다
“어떻게 인진 모르겠지만 이 거인의 몸에 글레이가 붙어있었다. 한번 머리를 조사해줄래? 물론 망가트리진 말고.
그런데 샬롯의 반응이 이상했다
“이 자... 분명 멸종한 종족일 것인데 어떻게 살아있는 거죠?
그걸 나한테 물어봐도..
“멸종했다니 무슨 말이야?
“얼굴에서부터 아래로 쭉 벋은 뿔. 엄청난 크기와 등에 난 날개까지. 제가 알고 있는 종족이 맞는 것 같습니다. 위대한 종족 발록.
발록...? 발로그? 뭔가 이상한데
“이미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멸종한 종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발록은 또 다른 위대한 종족, 용과 같은 세계의 중립을 유지하는 자. 그리고 오만한 자들입니다. 하지만 오만한 만큼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레비아탄과 같이 세계를 단독으로 부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만... 이미 멸종된 종족이라 알려진 정보가 별로 없습니다.
베타와 비슷한 힘을 가지고 있다라..
“그런데 그런 종족이 어떻게 멸망한 거야?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 그 오만한 성격 때문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오만한 만큼 협동하지 않았으며 같은 종족끼리도 적대했죠. 그렇게 멸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라... 그런데 저 아저씨는 어떻게 살아있을까? 날개가 잘려있고 조금 모자라 보이지만 그래도 살아있긴 했다
“글레이 녀석의 계략인가 뭔가 하겠지. 한번 네가 알아 봐줄래?
샬롯은 고개를 끄덕였고 발로그 아저씨의 머릿속으로 거미줄을 집어넣었다. 애초에 크기가 커서 머리의 크기도 워낙 컸고 샬롯은 머리 위를 이리저리 움직여가며 거미줄을 곳곳에 집어넣었다
“정보가 방대해 조금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죽진 않겠지? 피는 안 나지만 팔이 잘렸는데.
“괜찮습니다.
나는 샬롯의 확답을 듣고 오베른들을 데리고 나갔다. 나쁜 것을 보면 안 되니깐
“어떻게 된 거니 시우야? 금방 나온다고 하지 않았어? 또 일주일이 지났는데?
나는 일행들을 안심시키고 발로그 아저씨에 대한 걸 말했다
“종족이 발록인데 이름이 발로그? 너무 대충 지은 이름 같은데...
나도 그 생각을 했었다. 샬롯도 태어나기 전이라고 했으니 얼마나 과거일지 모르겠지만 그때 주인은 이름을 너무 대충 지은 게 아닌가
하긴. 딱히 전대 주인들이 괴이를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았으니
“그러고 보니 광고는 어떻게 됐어요? 광고 찍는 도중에 사고가 나긴 했잖아요.
“아... 그거요? 흐지부지됐어요. 거기서 도망간 이후로 우리에게 연락도 없었고요.
민정 씨가 말씀하셨다
“아쉽네요. 거짓말 보태서 다들 뒤에서 빛이 나셨는데 말이죠.
그때 다들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셔서 색달랐다. 민정 씨는 깔깔거리며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나쁘지 않은 답변이었어요. 그런데 다른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요?
그 말에 시현 누나를 비롯한 여성 진들을 바라보았는데 다들 뭔가 뚱한 표정이었다
음... 실패했나
준석 씨만이 어리둥절하며 우릴 쳐다보고 계실 뿐이었다
다음 날. 베타의 몸속으로 들어가 샬롯을 만났다
어느새 엔트로 변한 세계수와 그 몸에 붙어있는 오베른들이 발로그 아저씨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세계수. 발록이라고 알아?
“알다마다. 신기하군. 이렇게 날개를 찢어진 발록을 보는 건 처음이야.
오 역시 과연 세계수인가
“샬롯이 말해서 멸종했다고 알고 있는데 그럼 이 아저씨는 어떻게 살아있는 거야?
“부끄럽지만 나도 모르겠군. 발록을 실제로 본 것도 얼마만 인지. 도대체 어디서 찾았나? 심지어 일반적인 발록이 아니라 괴이인 것 같은데.
나는 세계수에게도 똑같이 설명했다
“설마 그럼 글레이란 자는 발록을 가지고 실험한 것인가? 물론 그자의 힘을 보았을 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도대체 언제부터 이런 짓을 벌여왔던 것인가?
그때 샬롯이 발로그 아저씨의 머리에서 손을 뗐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결과만 말씀드리면... 이 자는 순수 괴이가 아닙니다.
“순수 괴이가 아니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괴이가 순수고 아니고가 있단 말인가
“조금 다릅니다. 이 자는... 괴이와 발록의 혼혈입니다. 하지만 기억으로 보아 어미인 발록은 잡혀있었습니다. 게다가 아버지는... 글레이입니다.
...뭐
“글레이는 강력한 자신과 최강의 종족 중 하나인 발록과 교배해 괴물을 만들어낼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태어난 것이 발로그. 하지만 어미는 그를 낳자마자 죽었습니다. 그리고 글레이는... 그의 기억을 조작했습니다. 마치 평범하게 발록과 같이 살았고 거기서 버림받은 아이처럼...
그럼... 처음에 나를 아는 듯이 말했고 베타 또한 아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 기억이 전부 조작된 것이다
“발로그는 유일하게 발록과 글레이의 사이에서 나온 자식입니다. 그런데 일반 발록과 달리 날개가 날 때부터 없었습니다. 그렇게 그는 글레이에게도 버림받은 자식이 되었죠. 거기서 마지막 기억인 글레이가 몸에서 빠져나갈 때. 들은 것이 있습니다.
샬롯은 끔찍하다는 듯이 말했다
“괴이의 자식도 결국엔 괴이인가. 이럴 줄 알았으면 어미 샘플을 어떻게든 살려둘 걸 그랬네?
“그 생각이 전해져 오고 그는 발로그의 몸에서 빠져나갔습니다. 어떻게 몸에 붙어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빠져나간 이상 발로그의 기억이 어떻게 됐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 여러모로 개 같은 놈이네. 심지어 자신의 자식조차도 실험에 이용하고 버릴 줄이야. 기분이 더럽네
“발록의 육체가 고작 독에 당했다고 하루 동안이나 못 일어날 리 없다. 아마 충격에 빠져서 못 일어나는 것이겠지. 안타깝군. 혼혈이라도 유일이 살아남은 발록인데.
나는 기분이 더욱 역겨워졌다
나는 아이들. 심지어 시리와 이리, 엘리도 두고 발로그가 나왔던 게이트 속으로 들어갔다
“글레이! 보고 있지?! 나와!
분명 주변에 다 타고 용암이 흐르고 있는데도 난 전혀 더위를 느끼지 못했다. 그때 세계가 어두워지고 이내 온 세상이 칠흑처럼 변했다
그리고 한 남자가 나왔다
“저를 불러주시는 건 처음이군요.
그는 글레이였다. 그런데 이상했다. 그는 자신의 능력인 게 분명한 검은색 쇠사슬에 묶여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나는 그런 걸 신경 쓰지 못하고 있었다
“도대체 너는 네 자식까지 이용하며! 무엇을 바라는 거지?!
화가 머리끝까지 난 적은 나도 처음이었다. 나는 애초에 분노 게이지가 그리 높지 않다. 사람의 목숨 지고 장난치는 놈들도 물론 화가 나지만
자기 자식을 실험에 이용하는 미친놈. 심지어 쓸모없다고 폐기 처분까지 한 놈이. 심지어 그 새끼가 내 아이들 중 하나라면. 그 누가 화를 안 내겠는가
“전에 말씀드린 것 같은데...
“지랄하지 마. 그게 개소리란 것은 누가 봐도 알 테니.
글레이는 내 말에 잠시 침묵했다. 그러더니 이내 웃으며 말했다
“끌끌... 그 말도 안 믿으면서 지금 제가 말하는 건 믿을 건가? 아니지. 그럼 뭘까? 당신은 도대체 뭘 원해서 내게 찾아왔을까?
글레이의 웃음소리는 발로그 아저씨처럼 천둥이 울리는 소리가 났다. 글레이가 웃을 때 쇠사슬이 끌리는 소리가 났다
“하하하! 이거 걸작이군. 감정을 다루는 주인이 자신의 감정에 잡아먹힐 줄이야!
그 말에 나는 정신 차렸다
“이런. 정신 차렸나?
“내가... 내 힘에 잡아먹혔다고?
글레이는 다시 끌끌거리며 말했다
“아직 미성숙한 주인이군. 재밌는 것을 봤으니 정답을 알려주지. 다른 녀석들도 반대하진 않을 거야.
“무슨... 말이지?
“다른 녀석이 대충 말했을 텐데? 모든 인간형을 죽이겠다고. 그리고 내가 주인이 되겠다고! 어떤가? 재밌어 보이지?
“...네가 괴이인데 어떻게 괴이의 주인이 되겠다는 거지? 심지어 너는 인간도 아니지...
그때 엄청난 크기의 무언가가 글레이를 향해 엄청난 속도로 부딪쳤다
“구스타프?!
“불청객이 나타났군.
글레이는 쇠사슬을 이용해 구스타프의 공격을 막았으며 동시에 구스타프에게 쇠사슬을 날렸다
하지만 구스타프는 글레이에게 몸을 부딪치며 동시에 내게 다가왔고 나를 잡아먹으려는 듯이 입을 크게 벌려 나를 입속에 넣어버렸다
나는 구스타프가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르겠지만 급히 구스타프를 불렀다
“나를 꺼내줘!
구스타프는 내 말을 들어줬고 나를 입속에서 꺼내줬다. 그런데 전혀 처음 보는 곳이었다
“여긴... 어디야?